[문학회지] 제02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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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조선문학회 발행 - 단체 발행 소식지 제021호 - 개국622(2013)년 11월 2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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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덕 정병욱 작 고향집 제2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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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덕 정병욱 작 고향(故鄕)집 제2막
진격하는 즉시 왕을 시해하였고 왕비와 후궁들도 모조리 시해해 암매장하였다.
그의 아들을 왕위에 옹립했던 궁 정승. 자신이 드디어 실권을 잡았다. 실권을 잡은 그는 왕을 포로삼아 자신의 세력을 마음껏 부려먹었다. 이에 궁 정승이 임금에게 다가가 말하길,
“전하, 만백성의 어버이로서 도리를 다하셨습니까.”
이에 왕은 궁 정승에게 웅크리고야 말았다.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실권을 잡아 왕을 포로삼아 자신의 세력을 마음껏 부려먹었다.
이에 궁 정승이,
“전하.”
왕은 두려워하였다.
“왜 나를 부르는 게요?”
“만 백성의 어버이로서 도리를 다하셨습니까?”
다시 궁 정승이 말을 이었다.
“허수아비 왕이 되시니 기분이 좋습니까, 하하하하.”
두려움에 사로잡힌 왕은 궁 정승이 물러간 이후에 은밀히 부하들을 불러들여,
“만인의 적 궁 정승을 죽여라!”
궁 정승은 어김없이 神殿(신전)에서 절하게 되었다. 그는 온갖 주문을 외우고서는 향을 피운다.
이에 신이 와서 말하길,
“궁아, 너를 죽이려고 하는 자가 있다.”
“그가 누구입니까.”
“왕이다.”
궁 정승이 눈을 뜨고 신전을 나서더니 부하들에게 말하였다.
“왕이 음모를 꾸몄다. 폐주의 신하들과 모든 백성을 죽이고 왕을 폐위시켜 죽여라!”
천지가 개벽하는 순간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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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인의 적 궁 정승을 죽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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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중궁궐은 그야말로 피비린내가 진동하였다. 궁녀들의 비명소리, 신하들의 비명소리, 신하들의 비명소리, 왕이 이에 놀라 피신하였다. 그러나 궁 정승의 부하 吉應(길응)의 손에 죽임을 당하였다.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이는 하나도 없었지만 왕에게 충성한 이가 있었으니 그가 張慈成(장자성)이었다. 그는 선왕 때 벼슬길에 올라 선량한 淸白吏(청백리)로 통할 만큼 선량한 관리였다. 그는 현재 東部府使(동부부사)로 일하고 있었다. 그는 항상 왕을 섬기며 폐왕에 대해 忠義(충의)로 지키는 의에 사는 이였으나 궁 정승이 실권을 잡아 왕을 시해할 때 궁 정승의 제의를 거절했지만 궁 정승이 자신의 부하로 받아들이자 결국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며칠 후 궁 정승은 공식적으로 왕위에 올랐다.
백성들이 이를 두고 ‘太政崇祿大臣(태정숭록대신)’이라 칭호를 정해 봉하였다. 國號(국호)를 先史(선사)라 하였다.
그러나 왕은 이미 노쇠한 지 오래되었다. 그래서 후계자를 정하게 되었는데 그의 아내인 暮雨(모우)가 다가가 말하길,
“전하. 國(국)을 왕위에 올려야 하옵니다. 장자는 마땅히 왕위에 오르는 법이요, 도리이옵니다.”
궁 정승에게 여섯 명의 자녀가 있었다. 맏이 奉花(봉화), 國(국), 雲峰(운봉), 楊花(양화), 金花(금화), 素花(소화)이다. 이에 왕비인 모우를 비롯한 侍女(시녀) 한 명이 있었다. 이 자녀들 가운데 왕위에 올려야할 마땅한 사람이 없었고 그리하여 궁 정승은 잠시 생각하여 신하들에게 말하였다.
“짐의 말을 들어라. 짐은 죽은 폐주의 아들을 왕위에 옹립할 것이다. 이리하여 짐의 집안하고 나눌 것이다. 王統(왕통)을 폐주의 가문이 계승하되 神統(신통)이라 하여 이 궁씨 집안이 계승할 것이니라.”
공평한 계략이었다. 그의 속셈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왕위에 옹립할 인물은 내 자식들로는 없다. 그리하면 반란이 일어날 터, 그리하면 폐주의 아들을 왕위에 올리는 방법밖에 없다. 그리하여 궁씨 집안에 양자로 입적할 수밖에.”
이 계산을 밝힌 후 궁 정승은 폐주의 집안을 괴롭히는 재미있는 일을 벌려 서서히 말려 죽이려는 속셈을 드러내게 되며 어린 시절을 떠오르는데.
궁 정승의 탄생 무렵 하늘에 北斗七星(북두칠성)을 호랑이 같이 생긴 별이 그 별을 삼켰다. 그 후 궁 정승은 예언자로서 유명했다. 萬年(만년) 후에 天子(천자)를 거스르는 왕이 될 것이니 宮(궁) 집안이 곧 천하를 장악할 것이라 하는 운이 있다고 하였다. 그 예언대로 그는 폭군이 되어있었다. 자신의 권력 아래에 있는 백성들의 신음소리도 듣지 않은 채.
궁 정승은 어김없이 궁궐에 나서는 일이 잦아지고 있었다. 그렇다고 공포가 생기는 것은 바로 태자가 된 폐주의 아들 때문이었다. 마땅히 그도 죽여야만 했지만 자신의 그 권한에 대해 자신의 아들인 국에게도 권한을 행사하게 만든 신통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물불 가리지 않게끔 자신의 보좌기관으로 신통의 권한을 강화시키기에 이르렀건만 백성들은 화를 내지 않을 수가 없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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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폭군이 되어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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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비 모우는 근심에 젖었다.
“정녕 저 아이가. 저 아이가!”
폐주의 아들인 태자가 이상한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이를 두고 어떤 예언자가 말하길,
“폐주의 자식이 보복할 것이요 궁씨 집안이 몰락하고야 말 것이외다. 그러려면 재야에서 활동을 하여 세상을 평정해야함이 있을 것이오.”
이를 두고 궁 정승은 항상 이런 말을 쓰곤 했다.
‘내가 신이다! 내가 신이야! 내가 없인 선사국도 없다!’
이를 무마하려고 태자를 불렀다. 태자는 왕에게 인사한 후 자리에 앉는다.
“오! 태자!”
궁 정승이 태자를 반겼다.
“아버님이 편찮으시기에 이렇게 문후를 여쭌 것이옵니다.”
그러고서 태자는 하인들을 모조리 물러가라 이르고 궁 정승에게 본성을 드러냈다.
“이보시오, 궁 정승.”
하며 태자 왈,
“나는 당신을 호부하고 싶지가 않소.”
이에 궁 정승은 순간 분노를 느끼며,
“네 이놈―”
이에 태자는 쓴웃음을 지으며 쾌락을 느꼈다. 본래 궁 정승은 왕보다는 한낱 예언자에 불과한 것이었다. 기도를 드리러 신전에 들어갈 적마다 여자목소리를 내며 춤을 추고 신을 찬양하는 이 일을 결코 서슴지 않은지라 사람을 고기로 보는 사고를 가졌다. 그렇기에 태자의 눈은 결코 왕이 될 재목이 있지도 않는 인식이 박혀져 있다.
“저한테 당신은 아버지로서의 가치가 없습니다. 억울하게 죽어간 내 아버지, 내 아버지의 혼이 제 주위를 맴돕니다. 당신을 아버지라 부르지 않은 그 이유, 내 아버지를 죽인 원수이라는 것임을 만천하에 고하는 바입니다. 물론 받아들이기 어렵겠지요.”
궁 정승의 눈에선 배신감이 감돌았고 이에 태자는 궁 정승을 대신해 대리청정하기에 이르렀다. 이를 계기로 선사국은 영토를 넓혀나갔고 선사국 이전에 있던 土豪(토호)들을 토벌하고 그 이후 이 국가 이전에 만들어진 법전을 재개편하여 헌법으로 만들었으며 장자성의 딸 華(화)를 왕비로 맞아들여 궁 정승의 서녀 양화를 후궁으로 맞아들였다. 왕비의 아버지 장자성을 新京府君(신경부군)에 봉하였다. 궁 정승은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이,
‘네놈이 기어이 태자 자리에 올랐다고 그렇게 만만히 보는 게로구나. 천만에 말씀이다. 내가 누구더냐, 천하의 궁 정승이 아니던가. 하하하하.’
이후 태자는 불안해하며 왕비와 같이 생활하였다. 이에 의관을 불러 왕을 독살할 것을 명하였다. 그러나 천하의 궁 정승에게 그런 일을 한다면 이는 반역에 해당되는 일이었으므로 이를 묵인하려했다. 그래서 한약을 가져와 궁 정승에게 대령하였는데 이 약을 먹은 궁 정승은 잠이 들어 꿈을 꾸게 되었다. 그 꿈에서 궁 정승은 자신의 정적들을 만나 그를 괴롭히기 시작했고 이 일이 태자 때문이라고 생각하며 저주를 퍼부었다.
“네 이놈―”
이후 궁 정승은 돌연 사망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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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아버지를 죽인 원수이라는 것임을 만천하에 고하는 바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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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식을 들은 왕비 모우가 달려들어 임금의 죽음을 슬퍼하였다.
궁 정승이 죽기 직전 왕위를 국에게 물려주지 않고 태자에게 양위할 것을 선언했다. 이에 왕비는 태후에 봉해지고 궁씨 집안 삼 남매를 태후궁에 있게 하여 왕권강화를 하였다. 태후 모우는 그렇게 잊혀져갔고 섭정을 하지 않고 왕은 친정하였다.
전하― 전하―
태후궁에서는 신음소리가 들려왔다. 이에 백성들 사이에 이런 노래가 떠돌았다.
궁은 어디로 사라지고
태후는 눈물로 밤을 지새우네.
지저귀는 저 까마귀
까악, 까악 하며 슬피 우네.
이후 왕비가 임신하여 아들을 낳았고 그 아들을 왕은 태자에 봉했다. 그리고 후궁 양화를 내쫓아 태후궁에 감금시켰는데 이를 수치스럽게 여긴 태후는 스스로 목을 매 자살했고 이 소식을 접하고는 廢妃(폐비)로 낙인이 찍혔다. 시호를 내리지 않았다. 맏딸 봉화는 지방관인 吉乭(길돌)이라는 자와 혼인하여 복수를 다짐했고 나머지 아들 국과 운봉은 벼슬길에 나아가 온건한 노선을 취하면서 궁국을 宮內大臣(궁내대신)에 궁운봉을 王內大臣(왕내대신)에 임명하여 德壽公(덕수공)에 봉했다. 이에 신하들은 일제히 반발했지만 이는 왕통을 지키는 데 있어 체면을 유지한다는 명목 아래에 있다고 말했다. 어느덧 세월이 흘러 태자가 왕성하게 자라자 태자에게 왕비를 맞이하게 하였는데 역시 장자성의 딸이며 그의 이모인 姬(희)와 결혼하였다. 이는 이찬 溫熙九(온희구)의 제안에서 비롯되었다. 이에 태후궁에 있는 양화가 반발하기에 이르렀다.
“왕비를 그렇게 두다니, 우리가 그렇게 만만한가?”
봉화가 말했다.
“장자성이 뇌물을 받았다고는 하는데 왕의 귀에 들어가서는 안 되지. 너는 절대 누설하면 안 된다.”
이에 맞지 않게 태자 부부의 금슬이 좋아 임금이 태자에게 대리청정 할 것을 명하였고 德王(덕왕)은 上皇(상황)에 올랐다. 이에 불만을 품은 봉화가 길돌의 동생 吉應(길응), 그의 부하 億(억), 岸(안) 등과 반란을 일으켰다. 이를 간파한 예언자의 말이 이러했다.
‘궁씨가 정통왕가를 범하려 하고 있사옵니다. 이는 하늘을 어둠으로 바꾸려는 수작을 부리고 있음이 틀림없사옵고 봉화 일당을 죽여야 함이 있을 줄로 아뢰옵니다. 만일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멸문지화가 될 것이옵니다!’
이에 사찬 李寶高(이보고)를 征討將軍(정토장군)으로 임명해 봉화의 세력을 토벌하도록 지시하자 이보고는 삽시간에 진압하고 길응 등 세 명을 잡아들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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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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