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회지] 제05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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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조선문학회 발행 - 단체 발행 소식지 제052호 - 개국625(2016)년 4월 12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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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50호를 기념하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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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호를 기념하여
조선문학회에서 간행되는 <문학회지>가 어느덧 50호를 돌파하였다. 이것은 모두 아조 백성들의 관심과 성원에 의해서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간간이 기고를 해주는 열렬한 회원들이 있어서 이렇게 버틸 수 있었던 것 같다. 게다가 조선방송사 후신으로 있은 지 만 4년여만에 조정으로부터 모임 활성화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포상을 받았다.
그렇기에 이 글을 쓰는 감회가 무엇보다 남다르다. 나는 전신인 조선방송사에서 주로 소설 담당을 도맡다가 불미스런 일로 인해 잠시 아조를 떠난 적이 있었다. 그런데 몇 달이 되어서 다시 아조에 활동을 하게 되었는데, 창작에 대한 내 욕심을 주체할 수 없어 다시 후신인 문학회에 문을 두드렸다. 하여 시부터 시작하여 소설 창작을 해보고 했는데 이것이 결국 조선문학회의 대표로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줄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었다.
특히 원년 맴버 격인 최준 님과 오덕성 님이 끝까지 조선문학회에 남아 간간이 문학회지에 기고를 하였으니 그 감회를 어이 표현하랴. 우리 조선문학회는 이제 50호를 기점으로 새로운 기틀을 마련해야할 때라는 점을 절실히 느끼고 있고, 또 간절하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 아조에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이 없는 탓에 줄줄이 단체나 교육기관이 문을 닫는 일들이 늘어나느니만큼 조선문학회의 앞길도 등하불명(燈下不明)이니 여러분들의 자유로운 필력을 간절히 바랄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여 조선문학회는 이런 사회적 환경의 어려움을 딛고 하루 속히 변화를 가지지 않으면 안된다는 점을 다시금 깨우칠 수 있게 되었다. <문학회지>를 이제 독자 제현들에게 양보할 각오를 가지고 있으니 독자 여러분들의 소소한 일상에 대하여 글을 마음껏 써주기를 바란다. 물론 기교도 좋다. 모방도 좋다. 일기나 수필 정도? 장르란 모든 장르? 다 좋다. 여러분들이 마음껏 글로 표현을 해보도록 하는 것을 권한다. 대신 남의 글에 대해 함부로 평하거나 논하지 말자. 문학을 통해, 있는 그대로 감정을 표출하는 것이 우리 문학회의 주요한 가치이다.
자, 여러분들이 가꾸어 나가는 조선문학회를 보고 싶다. 독자 제현들이여, 글을 쓰고 싶은가. 내 맺힌 하소연을 해보고 싶은가. 조선문학회에 문을 두드려라. 여러분들이 자유롭게 회원이 아니라도 글을 쓸 수 있도록 조선문학회는 항상 문을 열 것이다. 다시 당부한다. 조선문학회에서 맘껏 놀 수 있는 좋은 놀이마당이 될 수 있기를 진실로 진실로 바라는 바이다.
개국625년 4월 12일
조선문학회 대표 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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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 1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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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2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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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씨부인전 제14화
- 보덕 작
그러한 일이 있은 뒤 박씨부인은,
"이런 고얀 것이 있나. 천한 계집이."
하며 지아비를 나무라기 시작한다. 박씨부인이,
"저 천한 계집을 범하였으니, 당신은 어리석소이다."
하며 이렇게 나무라자 이시백이 아연질색하여,
"그게 무슨 소리요?"
되묻자 박씨부인이,
"오랑캐의 딸을 범하셨소이다."
라며 너즉이 지아비를 나무랐다.
이에 이시백은 '아차!' 하는 찰나, 잠시 자기가 한 행위를 후회하고 질책하였다.
그러고서 시백은 점차로 마누라가 있는 피화당에 머물게 되었다.
이를 눈치 챈 기룡대는 자신의 계획이 틀어짐을 알고 큰 치욕을 당했다.
"기룡대를 당장 끌고 오너라!"
박씨부인의 호령이 온 집안에 울려퍼졌다. 계집종들이 일제히 기룡대를 찾아내어 끌어내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었다.
"네 이년! 놓지 못하느냐! 네 이년들!"
으르렁거리며 기룡대는 박씨부인의 앞에까지 끌려갔다.
"네년은 오랑캐의 자식이라고 했더냐."
"……"
기룡대는 그저 대답을 안한다.
"저 계집을 아주 농락할 사내들은 실컷 부려 먹거라!"
그러자 장정 두 사람이 기룡대의 앞에 나아가서 박씨부인이 보는 그 자리에 서서 거침없이 기룡대의 옷을 사정없이 벗어 농락을 하고 나섰다. 기룡대의 눈에서는 두려움에 사로잡히기 시작했다.
그러자 박씨부인의 웃음소리는 하늘을 찌르고도 남았다.
다음날 신새벽에 기룡대는 맨몸으로 달아나 청나라로 건너갔다. 청나라에 도착한 것은 낮이었다.
"이런 발칙한 것!"
하며 죄없는 기룡대의 뺨을 때리던 왕이,
"조선 사대부 집안에 그런 계집이 있다더냐."
묻자, 울먹이며 기룡대가 그렇다고 끄덕였다.
"그렇다면 네년은 자진해서 죽어라!"
기룡대는 기다렸다는 듯 칼을 가슴에 찌르고 자진해 죽었다.
이때 기다렸다는 듯이 왕이 용골대를 데리고 친히 조선을 정벌하고자 십만의 대군을 이끌고 그곳으로 떠나갔다. 이 소식을 접한 박씨부인은 종 계화를 불러내어 남편 이시백으로 하여금 친히 호왕의 군사와 맞서라고 일렀다.
"부인! 저들의 군사가 십만 군사라고 하오. 어찌하여 내게 저들을 공격한단 말이오?"
하며 시백이 반대하였으나 박씨부인이 남편으로 하여금 침착하게,
"호왕의 군사가 설령 십만이라고 할지라도 조선의 무기가 잘 되어 있지 않사오리까."
하면서 전략을 일일이 일러주었다. 그러한 뒤 시백은 부인의 조언에 따라 조정을 향하였다.
그러나 김자점이 그 곁을 버젓이 지키고 있었다.
김자점이 곁에 버젓이 버티고 있으니 시백의 입에 침이 마르기는 당연한 이치리라.
"전하, 신 이시백은 감히 벼슬에서 물러나고자 하옵니다."
난데없이 시백이 임금에게 벼슬에서 물러나올 의지를 밝혔다. 이때 왕이 당황하기에 당연한 이치였다.
"물러나시다니요. 그게 무슨 말씀이오리까?"
"소신이 미처 집안을 다스리지 못한 까닭이옵니다."
그러한 의질 밝힐 때 김자점이 흐뭇하게 지켜보았다. 윤대가 거행된 상황에서 나온 말이기에 임금은 하는 수 없이 그의 말을 따르도록 했다. 윤대가 파하자,
"잘 생각하셨소이다."
하며 흐뭇하게 웃던 김자점. 그를 바라보던 시백의 얼굴에서는 핏기가 끓어올랐다.
"네 이놈! 네놈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이 무엇이냐!"
하며 김자점 앞에서 감히 호통을 친다.
작년에 이득춘이 죽고, 상중에 있었을 때 김자점은 술김에 이런 말을 했었다.
'득춘 대감이 어째서 왕의 신임을 얻었던가.'
라고 말한 적이 있었다.
그 뒤로 이시백은 이 자점의 말에 듣지도 못하고, 얼굴을 보지도 못했다. |
소설 혜공왕 제09화
- 봉당 작
만월을 새 왕비로 맞이하기 전에, 그러니까 삼모가 한이 서린 구중궁궐을 떠날 때 왕을 알현하였을 때가 떠올랐다. 자신은 후사를 이을 수 없다는 자책감으로 눈물을 뿌릴 날이 끊어지지 않았다. 그러던 왕비가 태연하게 왕을 알현하여 폐비가 되었음을 알려주니 물론 어머니의 성화에 아랑곳하지 않고 거침없이 반대했다. 하지만 여론은 기울게 마련인지라 하는 수없이 왕의 손으로 폐비를 만들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것이 어느덧 십년이 넘고 이십 년이 되어가는 지금 시점에서 태자의 이상한 징후는 태후에게 큰 비극으로 나아가는 단추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태후의 죽음은 다음날에 있었다. 태후는 태자의 기대가 지나친 까닭으로 화병에 몸져 누워 지병을 앓던 찰나 생을 마쳤다.
이제 왕이 직접 정치 전면에 나서게 되었다. 만월은 왕의 친정에 불만을 일으키지 않고 조용히 살아왔다. 자식에 대한 지나친 바람이었을까 왕에게 병이 들었다.
태자가 장성하자 경덕왕의 서거가 전해졌다. 그 후 혜공왕은 정치의 상황을 알지 못하였으므로 만월태후가 섭정하기에 이르렀다. 소덕태후 덕에 선왕의 계비 자리를 맡게 된 그는 떡두거비같은 자식을 얻었다.
그 아들에게 불운이 타고났다는 선인의 말을 듣고서는 그 즉시로 아랫것을 시켜 그 선인을 남몰래 찾아내어 죽이라는 말을 내뱉었을 정도로 안하무인이 되어있었다.
하지만 그런 그녀의 끈질긴 노력에도 하늘에서는 그를 받아들이지 못했다.
금상의 나이 여덟살. 만월의 섭정은 이루어졌다. 한데 맙소사.
그녀에게도 애인이 있었다. 그 애인의 이름은 김양상. 그는 선왕인 경덕왕의 신임을 한몸에 받은 귀족들 중 하나였다. 양상과 만월은 어린 시절부터 죽마고우처럼 지낸 사이였다. 그리고 사랑에 눈 뜰 나이에는 혼사가 오고가곤 했던 사이였다. 그러나 이제는 사정이 다르다. 만월과 양상은 군신의 관계로 자리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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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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