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회지] 제050호
| |
|
| |
| 경기도 조선문학회 발행 - 단체 발행 소식지 제050호 - 개국625(2016)년 4월 04일 |
| |
| |
| 시작 1 |
| |
홀로 서있는 고목(古木)
- 최준
마을 어귀 모든 것을 관망하고 있는 한 그루의 나무
오랫동안 사람들은 나무의 이야기를 들어주려하지 않는다.
이유는 시대가 변하고 시간이 빠르게 지나가버리기 때문이며
바삐움직이는 시간속에서 고목에 이야기는 뒷전이 되었기 때문
아름다운 이야기와 선율이 담긴 가지가지마다 바람에 나부끼는 나뭇잎까지도
그저 홀로 서있는 한 그루의 나무일 뿐이다.
하지만 그 고목 또한 한 세상 살며 수 많은 이야기들을 갖고 있지않을까 |
| |
| |
| 시작 2 |
| |
시간
- 최준
흐르는게 시간이며
그 시간들 속에서 많은 것들을 경험한다.
그리고 지켜보며 지나가고 있는 시간들을 생각한다.
지금 우리들의 시간들은 어디로 왔다가 어디로 흘러가고 있을까
시간, 시간은 우리에게 희망을 주기도 슬픔을 주기도 기쁨을 주기도 한다.
시간의 마법과 같은 이야기들은 경이로움 그 이상일 것이다.
아껴야 할 것도 시간이며 소중히 여겨야 할 것도 시간이다. |
| |
| |
| 선안 작 청년들이여 제10화 |
| |
청년들이여 제10회
- 선안 작
이 소식을 누이에게서 듣고 온 수철은 기가 막힌 듯이 웃음을 터뜨렸다.
“아버님, 어느 누가 아버님의 재산을 탐내고 훔치겠습니까. 사회주의라는 게 마냥 그렇다고는 볼 수 없는 일이지요.”
그러자 아비가,
“그래, 너도 사회주의자란 놈들한테 경도(傾倒)된 게로구나. 그놈들은 왕을 내몰아서 그 목을 쳤다고 하잖니.”
“하하하하, 그건 노서아의 사정이구요. 우리 사정은 뭐가 다르겠습니까. 생각해보십시오. 우리 순종황제께서 돌아가실 때, 그들이 앞장서서 왕의 비통한 죽음을 보고 만세운동을 벌였는데 어느 누가 왕을 타도하려고 들겠습니까.”
일자무식한 것도 아니련만 이 직장은 아들의 올곧은 논거에 입을 꾹 다물었다. 그래 네놈 말이 옳다 옳아! 마음 같아서는 쥐어박고 싶은 심정이었으나 꾹 참아냈다. 하― 인생이 무상타 저런 놈이 내 뱃속에서 나왔단 말이냐. 치가 떨리는 가슴을 부여잡고 아들을 밖으로 내보냈다. 안대치의 비웃는 소리와 신참찬의 새삼스럽게 그런 이야길 왜 하느냐는 눈빛이 오히려 자신으로 하여금 우물 안 개구리에 지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우친 순간이었다. 아니 상것들도 양반이라고 거들먹거리는 세상이니 이 얼마나 기가 차고 피가 거꾸로 솟는단 말인가. 이 직장은 진종일 잠을 잘 수 없게 되었다. |
| |
| |
| 보덕 작 박씨부인전 제12화 |
| |
박씨부인전 제12화
- 보덕 작
"병판께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내 어제 사사로이 성상을 만나 뵈었습니다. 그러면서 전하께서 이르셨습니다. 황제의 말씀을 곧이곧대로 들으셔야 한다고. 그러니 하는 수 없이 평정을 해야지요. 지난날 임진년에 일어난 왜란을 극복한 원동력이 무엇입니까? 바로 명나라의 신임을 얻은 덕택이 아닙니까. 그러니 그 은혜를 갚고서라도 난을 평정해야하지 않겠소이까."
그러자 임경업은 머뭇거리었다.
"그렇다고 하지만 명나라가 한낱 난을 두고 두려워한다는 것 자체가 의심스럽지 않소이까."
"그 이야길 들으니 이는 필시 명나라가 망할 징조이올시다. 사실 몽고가 우리 본토를 유린할 적에 당시 이곳에서 여러 차례 반란이 일어났다고 하더이다. 이 혼란을 수습한 것이 바로 태조가 이니오리까? 한데 그대가 이야기한 것에 염려가 가득한 것을 보아 걱정이 되신 듯 싶은데."
"걱정이라기보다."
"성상의 말씀을 따르도록 합시다."
이윽고 두 사람은 다음날로 황제에게 나아가 반란을 진압하도록 할 것을 답하고 평정의 길을 나섰다.
가달의 반란은 삽시간에 두 장수에 의해 진압되었고 명나라에서 후한 선물들을 보내어주어 드디어 조선으로 돌아왔다.
가달은 명나라를 배신한 사람 중 한 사람이었다. 이 사람은 청나라, 아니 후금의 대신으로 군림한 지 어언 5년이 되었을 즈음이었다. 난을 패배한 가달은 후금의 태조에게 눈밖이 나버렸다.
"폐하!"
가달에게 으름장도 놓을 겨를조차 없단 태조가,
"그만 물러가라."
그를 보기 싫은 듯 물러가게 했다.
패배는 자고로 수치스럽다고 생각했던 태조 누르하치는 자신의 여동생을 아랫것을 시켜서 불러들였다.
"폐하, 소녀를 찾으신 연유는 무엇이옵니까."
"네년에게 명을 내릴 것이 있어서니라."
"말씀해주시옵소서."
태조 누르하치는 이에 앞서서 내관을 시켜서,
"가달을 처형하도록 하라."
가달을 처형하도록 명한 왕의 명에 한사코 거부를 하였다.
"폐하, 폐하께서 어찌하여 소신을 충정을 모르시옵니까! 폐하, 폐하!"
이윽고 저자거리에서 가달은 처형되어 효수되었다.
한낱 명나라의 간신으로 있다가 눈 밖이 나서 후금에 투항한 뒤, 태조의 눈에 들어 오늘날의 권신으로 나아갔다. 하지만 명나라의 공격에 무너져 결국 그를 처형하기에 이르렀다. |
| |
| |
| |
| [연재] |
소설 혜공왕 제07화
- 봉당(奉堂) 작
대사에게 청하여 뱃속의 아이를 사내로 바꾸어 주기를 청하였다. 월명대사가 왕의 갑작스런 부탁에 거절했다. 그 연유를 물으니,
"사내로 바뀐다면 장차 나라에 큰 화가 닥칠 것이옵니다."
대사의 입에서 거침없이 말이 나왔다.
"물론 있기는 합니다."
왕의 기다림이 빗발같아 대사가 직접 기도를 드리겠노라 하고 자리를 떴다.
"허나 전하의 하해와 같은 은혜를 저버릴 수 없사옵니다. 허나 기도를 드리옵니다. 전하께서는 이 나라에 화가 닥치더라도 이를 감수하여야 합니다. 그럴수록 아들을 얻으시겠나이까."
대사의 물음에도 왕은 굳건히 그렇다고 대답했다.
이윽고 왕비에게 태기가 있었다. 그 아이가 차차 뱃속에서 열두 달을 앞두고 한달 전에 일찍 태어났다.
소덕태후는 아이가 태어난 것을 기뻐하며 왕에게 잔치를 후하게 하자고 했다. 왕은 이 아이 앞길에 닥쳐올 위험천만한 일을 생각하지 못한 채 그리하라고 했다.
허나 아이가 자라면 자랄수록 이상한 짓거리를 하고 있었다. 물론 사내이건대 하는 행동을 보아서는 계집아이와 같았다.
"에그머니, 왕자마마가 왜 저렇지?"
하루는 왕자가 궁중 나인 몇과 놀고 있었다. 숨바꼭질 하는 꼴을 보니, 사내의 몸짓이 아닌 계집의 몸짓인 것이다. 이를 보던 지밀나인들은 당황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설마, 그럴리야 있겠느냐."
소덕태후의 말에도 불구하고 궁중에서 일어나는 왕자의 이런 기괴한 행위가 일거수일투족 눈에 띄니 왕에게 가서 아뢰어 오는 말이라고는,
"그냥 가만히 있게나."
였다.
그로부터 이년이 지나서도 왕자의 이 해괴한 행위는 고쳐지지 않았다. 그리하여 신료들은 사내가 계집처럼 하는 행위를 대표적으로 제시한 것이 바로 여자가 입는 옷을 좋아한다든가, 또는 여자처럼 화장을 한다던가, 또는 다른 남자와 어울리고 싶지 않은지 걸핏하면 어떤 궁녀들을 불러다가 놀고 있는 것이 나라에 큰 누가 되지 않을까 하여 태후에게 다가가 하소연을 했다.
하지만 태후는 오리무중이었다.
이날 밤. 만월왕후의 거처에서 돌아오고서 몸이 곤하여 잠이 들었다. |
| |
| |
|
| |
| |
|
정병욱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