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동신문] 제06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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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조선국 전라도 해동문화재단 해동신문사 발행 - 종합 소식지 제068호 - 개국624(2015)년 9월 3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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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례를 올리지 않는 지방관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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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은 전하의 탄신일이었다. 중앙에서는 관원들의 하례가 연이었지만 지방은 잠잠하였다.
창국대전(昌國大典) 예전(禮典)에 따르면 설날과 국왕 및 왕비의 생일에는 세자 이하 모든 관원들이 조하(朝賀:조정 하례)를 드려야 하며, 각 관청의 수장이 소속 관원을 대표하여 어전에 축하를 드리고 외관직 관원은 근무지에서 축하를 드린다는 조항이 있다. 대전을 살피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전례만 살펴보아도 충분히 알 수 있는 사실임에도 올해 탄신일에는 외관직 관원들의 하례는 없었다.
대전, 절목, 지침, 전례 등을 살피는 것은 관원의 기본 덕목이다. 그러나 이번과 같은 사례는 관원들이 최소한의 기본 덕목조차 갖추지 못하였다는 것을 방증한다. 특히 경상감영은 오지도 않는 유령 백성들의 생일은 성실하게 챙기면서도 정작 가장 중요한 전하의 탄신일은 챙기지 못하였다. 참으로 모순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지난 해동신문의 사설은 차라리 행정이라도 제대로 하자였는데 이번 사례를 통해 이마저도 갈 길이 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조정 차원에서 계도가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기자 정예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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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백성들의 호소 잇달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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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조선에서 자신이 바라는 바를 이루기 위한 상소의 역할은 컸다. 관원들은 공론을 형성하여 자기 혹은 당파의 주장을 내세우기도 하였고 지방의 선비들은 조정의 시책에 맞서 만인의 목소리를 모으기도 하였다. 이러한 모습은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위하여 지위고하를 가리지 않고 모두가 정치참여가 가능하며 오늘날 아조에까지 이르렀다. 이러한 모습은 올 8월 더욱 돋보였다.
올 8월에만 6건의 상소가 올라왔다. 이는 백성들이 조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음을 말해준다. 특히, 주목할 만한 상소는 평안도 통사랑 박규의 '논척병조포상계본소', 한성부 장재 강건의 '성균관 유생의 원점 포상에 대하여', 한성부 백성 조혜원의 '청구원소' 등이다. 이들이 지은 상소를 보건데 기탄없이 조정 현안에 대한 자신의 소신을 밝혀 상소 제도의 주된 기능 중 하나인 백성의 정치참여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잘 보여주었다. 상소를 통하여 자신의 생각을 밝히는 것은 백성으로서 마냥 조정에서 행해지는 정책이나 법령을 무조건 따르는 것이 아닌 더 나은 방향으로 나갈 수 있게 제시하는 적극적인 자세인 것이다.
이렇듯 상소의 제출은 남녀노소, 지위고하를 가리지 않는다. 지금보다 더 나은 방책이 있다면 마땅히 널리 알려야 할 것이다. 그것이 꼭 대단한 지식이나 식견이 높은 사람만이 하는 것이 아니라 재야의 촌부, 어린아이 등 누구나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하고 정치에 반영되게 할 수 있다. 이러한 상소를 통한 백성의 정치참여는 정치를 더욱 건강하게 오래가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기자 이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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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암서원 정상화 가능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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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암서원 정상화는 가능할까. 지난 8월 11일 행한성부참군이 올린 계본에 대한 전교로 팔도의 교육기관이 미진한 점을 들어 특별히 청암서원의 정상화를 위하여 예조와 협의를 하고 필요한 조처를 하도록 하라고 지시하셨다. 이에 따라서 예조에서는 8월 18일 내부 논의를 거쳐 청암서원 관선유사로 행통례원인의 이현성을 파견하고자 했다.
하지만 청암서원 원장 장지용은 전교가 내려진 즉시 한성부에 통문(통문은 서원이나 향교 간에 주고받는 공문이지, 공기관에 보내는 양식이 아니다)을 보내 서원을 독단으로 처리할 수 없다고 하면서 원임과 협조하여 운영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또한 관선유사의 파견이 결정된 이후 장 원장은 다시 예조에 소지를 올려 관선유사의 파견 자체를 당황해하면서 원임 문제로 겨우 정비를 하는 와중에 있으므로 집행 권한의 문제가 발생할 이유를 들어 관선유사의 파견을 중지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24일 예조정랑 심기열은 관선유사의 파견 중단을 결정했다.
이미 국왕의 판단에 따라 결정된 사안이긴 하지만 다시 공은 청암서원으로 넘어갔다. 결국 한성부의 지역 사정을 아뢰는 계본으로 인하여 잠시 묻혀 있던 청암서원 정상화 문제가 다시 환기되었지만, 그 이후의 모습은 몇번의 내부 회의가 있을뿐 현재 그 어떠한 자구책도 내 놓고 있지 못하다. 서원의 기능은 강학과 제례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훈장을 선임할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으며 제례는 요원하다. (편집장 박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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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친절한 성균관
문과 강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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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 인사난 가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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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 강의는 교육기관 강의 중 최고의 강의가 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성균관 유생이 된다는 것은 최고의 학문을 배운다는 자신감이 생긴다는 것을 말하며 성균관 졸업증을 받는다는 것은 이미 학문의 경지를 경험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성균관 문과 강의가 불편하다.
현재 문과 강의를 진행하고 있는 사성 서민교의 논어를 보면 어딘가 불편해 보이고 어렵다. 논어는 한문 강좌이기 때문에 다른 설명식 강의와는 다를 수 있다. 그런데 그것이 지나치면 어려울 수 밖에 없다. 그의 논어 강의는 원문, 음독, 번역 순서, 번역, 주석의 순서로 기재되어 있다. 그런데 문제는 논어의 의미를 설명해야 할 주석 조차 본인의 설명이 아니라 주자가 모아 놓은 논어집주의 내용을 그대로 두었다는 사실이다. 실제 우리는 공자의 논어 만큼 주자의 집주도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강의가 어려우니 과제는 더 어렵다. 대체 고대 중국 사회를 압축적인 용어로 표현한 시경을 대체 어떻게 감상하라는 것이며, 논어 강의인데 왜 시경의 편제 분류를 약술하라는 것인지 알 수 없다. 조금더 유생의 입장에서 바라본 친절한 강의가 아쉽다. (편집장 박규) |
최근 조정의 인사 문제가 조야의 관심거리이다. 현재 실직에 있는 관원의 수는 총 11명(문7+무4) 으로 그리 넉넉하지 못한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 행사헌부집의 김시습이 민국의 사정으로 인하여 오위 체직까지 하게 되어 인사난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특히, 지난 윤대에서 체직에 대한 하교가 있었던 만큼 행집의의 오위 체직은 전조에게 커다란 공백으로 다가왔다. 또한, 상황이 이러한 만큼 당장 다음 달 모든 지방관의 체직은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임기연장을 할 것으로 보인다.
비단, 아조의 인사 문제가 이번만이 아니었고 고질적으로 인사난에 처해있었다. 그때마다 실직에 있는 사람들은 더욱 열심히 하였고 전조에서도 전직 관원, 유품자의 출사 독려 등의 노력을 부단히 해왔다. 조정이 늘 어렵다 어렵다 하지만 아직 의지가 있는 관원들이 건재하기에 이번 조정의 인사난도 합심하여 잘 극복해 나갈 것이다. (기자 이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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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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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탐사보도] |
맹목적인 모방, 영혼없는 복사신공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는 말이 있다. 이는 좋은 것이 있다면 받아들여서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내자는 뜻일 것이다. 모방을 하면서도 원본에 대한 비판적인 의식은 갖추고 있어야 하며 또한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내고자 하는 의지가 담겨야 한다. 모방이 항상 옳다거나 합법적이라는 것은 아니다. 최소한의 합리화를 하자면 그렇다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아조에서 맹목적인 모방, 영혼없는 복사신공의 사례들이 있었다. 계본, 훈장 수훈, 하례 등이 그러하다. 먼저 계본으로는 지난 13일에 있었던 예조의 종묘제례 등에 대하여라는 계본을 들 수 있다. 이는 사성의 계본 내용을 그대로 인용한 표절이나 다름없는 계본이었다. 당시 전하께서도 "사성의 계본 내용을 그대로 인용하니, 이럴 것이라면 무엇 때문에 예조에서 정식으로 보고하라 명하였겠는가."라고 지적하신 바 있다.
훈장 수훈에 있어서는 예조 관원이 몇가지 실수를 하였는데 기존에 타인에게 수여되었던 명예 훈장증을 그대로 복사하여 붙이는 바람에 한자명을 잘못 기입된 상태로 방치하다가 당사자의 지적이 있자 비로소 수정을 한 일이다. 또 죽은 이에게 추서한 것을 그대로 붙여넣어 살아 있는 사람을 강제로 고인(故人)으로 만든 것이다. 이또한 해당 업무를 담당한 관원이 먼저 실수를 발견한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의 지적이 있고 나서야 수정이 되었다. 훈장을 수여받는 것은 당사자에게는 매우 명예로운 일이고 아조에 있어서도 본조약사에 기록되는만큼 중한 일인데 영혼없는 복사신공으로 인해 흠이 날뻔한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하례또한 마찬가지다. 최근에 전하의 탄신일이었고 조정 관원들의 하례가 연이었는데 그 중에는 타인의 하례를 그대로 인용하여 표절한 것들이 눈에 띄었다. 병조좌랑의 하례 첫문단은 몇년 전 당시 군자감첨정 김시습의 글을 그대로 인용한 것이었고 예조정랑의 하례는 오래전 당시 행한성부서윤 서민교의 글을 작년 예조정랑이 승정원가주서일 때 인용하고 이를 올해 또 인용한 것이었다. 영혼없는 복사신공과 그에 따른 하례는 과연 진심이 담겨있다고 할 수 있는가. 단지 때가 되었기 때문에, 남들이 하니까, 부득이하게 올려야 하는 그런 것밖에 되지 않는다.
최근에 아조에 있었던 맹목적인 모방, 영혼없는 복사신공의 몇몇 사례는 문제 의식이 결여된 것이며 또한 더 나은 결과를 위한 노력이었다기 보다는 오히려 문제만을 일으킨 잘못된 선택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선택을 경험이 일천한 참하관도 아닌 대부급에 이른 관청의 수장들이 했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보다 자주적이고 비판적인 관원과 조정이 되기를 바라는 바이다.(기자 정예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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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설] |
시행하지 않을 시권, 무의미한 시제
지난 2차 증광시 소과에서는 진사시의 시제로 창국 15주년을 맞이하여 본조의 활성화가 저조한 문제를 제기하면서 백성의 호응과 활동을 끌어내기 위해서 어떤 정책을 시행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가 제시되었다. 한편 비슷한 논지로 2차 증광시 대과 문과 시제로 본조에서 현재 가장 시급히 진행해야 할 사업 또한 시책은 무엇인지에 대한 응시자의 의견을 물어 보았다. 문제의 문구는 조금 다르기는 하지만, 시제를 제출한 시관의 의도는 대개 비슷했다.
현재 아조의 문제는 유효 백성인구의 감소와 급제를 통한 관직 진출 저조를 들 수 있다. 그러므로 이러한 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어떻게 하면 백성들의 호응을 이끌어 내어 인구도 늘릴 뿐만 아니라 급제자를 대거 양산하여 관직자의 수를 늘리고 만성적인 조정의 인사난을 해결할 수 있는지를 물었던 것이다. 이러한 문제제기는 곧 그것을 활용하고자 하는 의도가 다분히 깔려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에 과거 응시자는 절박한 심정으로 여러 대책을 내 놓았다.
진사시의 한 응시자는 정착인구를 늘리기 위해서는 입조 초기에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함을 강조했다. 그러므로 관직 제도 진출 중심에서 순수하게 백성으로 살아갈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되어야 함을 주장했다. 그래서 정부 주도의 지방행사에 수동적인 백성이 아닌 적극적으로 자신이 무언가를 만들어가는 백성들이 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대과 문과의 한 응시자는 아조에서 시급히 시행해야 할 행사로 천거와 품계 환급을 들었다. 현재 만성적인 조정의 인사난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한편으로 과거가 아닌 천거를 통해 인사를 등용해야 하며 파직이나 삭직 처분을 받아 재야에 남아 있는 인재를 사면하여 다시 등용해야 함을 강조했다. 또한 다른 문과의 한 응시자는 아조의 역사가 길지 않음을 들어 이제 역사서를 편찬해야 하며 그것은 곧 아조 백성들의 축제의 장이 되어야 함을 주장했다.
이번에만 그런 것은 아니다. 제13차 별시, 제53차 소과 진사시, 제1차 증광시, 제38차 대과 무과, 제65차·제66차 소과 진사시 모두 아조의 문제점과 이에 대한 해결방안을 응시자에게 요구했다는 점에서 이번 제2차 증광시의 시제와 통하는 부분이 있다. 심지어 제76차 소과 진사시는 이번 증광 대과 문과 시제와 완벽히 일치한다.
정작 응시자가 제시한 여러 대책에 대해서 정부의 반응은 미온적이다. 시제를 낼 때의 기대와 정작 시권을 받을 때의 태도가 다른 것이다. 물론 시권은 평가를 받아야 할 대상이지만, 이번에 제시된 시권은 정부에서 지금껏 제시하지 못한 아조 활성화 대책을 관원의 입장에서 대신 제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시권은 그대로 과거 답안지로 남아 그 누구도 읽히지 않는 글이 되고 말았다. 시관은 왜 시권에서 제시한 대책을 어전에 고하지 않을까. 이렇게 묵혀 둘 것이면 왜 이런 시제를 낸 것인가.
그동안 제출된 시권들이 사장(死藏)되지만 않았더라도 지금과 같은 시국은 오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조정에서 위정자들이 아조의 문제점과 그 해결방안에 대해 논하는 것이 아니라 시제로 제출한 것은 위정자들이 책임을 다하지 않은 것이며 일반 백성들에게 책임을 전가한 것이다. 처음부터 시권들을 검토할 생각이 전혀 없었으면서, 증광시라서 구색을 맞추기 위해 아조에 대한 것을 시제로 낸 것이라면, 차라리 안낸 것만 못하다. 시제와 시권이 아깝다. 응시자가 과거에 응시하기 위해 들인 시간과 노력이 아깝다. (편집장 박규, 탐사전문기자 정예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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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고] |
현재 치러지는 과거시험은 주어진 시제를 보고 응시자가 논술한 내용을 시관이 점수를 매겨 평점이 높은 순으로 당락을 가르는 방법으로 진행되고 있다. 논술형 시험이기 때문에 적든 크든 결과에 평가자의 의견이 개입되지 않을 수가 없다. 평가 기준의 객관성과 평가의 공정성이 담보되어야 하는 이유다.
평가자들은 각자 고유한 평가 기준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서로 종사하는 분야가 다르고, 배운 내용과 양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여럿의 평가가 지나치게 상반되어 편차가 커질 때 발생한다. 심지어는 평가자마다 평가의 구간이 달라지는 경우까지 발생한다.(한 평가자가 9점에서 6점 사이의 구간에서 채점하고, 다른 평가자는 7점에서 3점 사이의 구간에서 채점하는 등) 따라서 이런 부정적인 영향을 차단하기 위한 구체적인 지침이 필요하게 된다. 즉, 글의 논리적 구조, 어법과 단어 선택의 적절성, 주제의식에서 드러나는 사고의 깊이나 의도파악력 등 평가항목을 명확히 규정하고, 각 항목마다 수준별, 등급별로 배점을 하는 식이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글의 전체적인 인상비평이 점수의 대부분을 구성하는 현재의 모순을 극복할 방법이 없을 것이다.
평가의 공정성 역시 중요하다. 10살 어린이와 30살 어른이 같은 자리에서 시험을 치는 것을 두고 공정한 시험이라 말하는 이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몇 년 가까이 응시자 기근에 시달리고 있는 것은 애당초 과거 자체가 공정성을 상실하여 낙방자에게는 체념만을 강요하는 구조로 공고히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몇 년에 걸쳐 지나치게 낮아진 평점도 이런 분위기 형성에 기여했다. 낮아진 응시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억지로 권위를 세우려 하니 자연스레 평점이 낮아지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활동자들은 관리가 되기 위해서, 또는 조정에서는 관리를 구하기 위해서 과거가 아닌 다른 루트를 찾게 되고, 이러한 이들이 관리가 되어 과거의 평가를 맡게 되어 문제상황을 극복할 동력을 상실한다.
객관적이고 공정한 시험을 만들기 위한 노력은 아무리 해도 지나침이 없다. 현실이라는 변명은 잠시 접어두어도 좋다. 어차피 문제 없는 시스템은 없다. 이를 극복해 나가는 과정에서 우리는 성장에 필요한 에너지를 얻는다. 객관적인 평가 기준을 만드는 것도, 그리고 공정한 과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활동의 풍요로움에 기여한다. 모두의 참여로 선순환을 만들 수 있는 과거라는 시스템이 내부적인 모순으로 왜곡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이를 위해서 필요한 것은 절대자의 명령("So be it")이 아닌 우리 모두의 자그마한 힘이다.(익명기고)
* 외부기고는 본지의 주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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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
대과 급제자는 왜 관직 진출을 하지 않을까
창국 15주년을 맞이하여 과거가 여러 차례 시행되었다. 많은 백성들에게 소과와 대과 응시 기회를 주어 관직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는 것이 주 목적이었다. 과거는 본래 관직 진출을 위한 하나의 방편이었으므로 이번 15주년을 맞이하여 조정에서는 많은 백성들이 관직에 나아갈 것이라는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그러나 막상 결과는 그 반대였다. 지난 54차 대과에서는 모두 3인이 급제하였는데 이중 2인은 관직자였고, 이번 2차 증광시에는 모두 3인이 급제하였는데 이중 1인은 관직자였고 2인은 비관직자였다. 그런데 누구도 관직에 나아가지 않았다. 왜 그랬을까.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증광시 대과 시행 결과에 대한 계본의 전교에서 전하께서는 응시자가 많지 않아 걱정이었는데 여러 급제자가 나와 매우 다행이라고 여기셨지만, 안타깝게도 여러 급제자가 관직에 나아가지 않으니 과연 다행스러운 일인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정작 급제자가 나와도 관직에 나가지 않는 현실 속에서 입으로만 관직자가 부족한 현실을 말하고 있으니 답답하지 않을 수 없다. 현실은 너무 혹독하여 사헌부 인사에 대한 이조의 계목을 보면 조정의 인사난이 이미 극단으로 치닫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하께서 급제자가 많이 나왔음을 다행으로 여기고 계실 때 이제 다음에 해야 할 일은 과연 무엇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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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성] |
편집장 박규
기자 이벽손
탐사전문기자 정예림
기자 이운
해외특파원 한유찬
* 본지에 게재할 광고를 모집하고 있습니다.
* 본지에서는 백성들의 기고문을 받고 있습니다.
* 본 신문사에서는 수습기자를 모집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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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예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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