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민국에서 있었던 '땅콩 회항'사건은 전형적인 오너 일가의 '갑질'을 보여주는 것이었고 제왕적 리더십의 일그러진 한 단면을 보여준 것이었다. 사원은 내 하인이요 기업은 내 것이라는 삐뚤어진 인식에 기반한 '까라면 까' 문화는 21세기가 된 지금에도 기업 내에 여전히 남아있다. 기업은 진취적이고 창의적인 인재상을 제시하지만 정작 회사에 입사한 신입사원들은 이러한 경영문화에 그저 말만 잘듣는 상명하복에 충실한 침묵형 인재가 되버리고 만다. 자신이 내뱉는 한마디에 면박의 후폭풍이 몰려오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입을 닫게 되는 것이다. 결국 이러한 상하관계가 고착되면 상하간에 신뢰가 깨지고 정말 중요한 일이 있어도 아랫사람은 윗사람에게 말을 하지 않게 된다.

최근에는 제왕적 리더십과는 대비되는 '섬김의 리더십(Servant leadership)'이 뜨고 있다. 섬김의 리더십이란 조직구성원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부하들의 인격을 존중하며 그들을 섬김으로써 스스로 자기 능력을 발휘하도록 이끌어주는 리더십을 말한다. 이러한 리더십을 보이는 지도자는 존경을 받고 훌륭한 지도자가 될 수 있다고 한다. 섬김의 리더십의 구체적인 양식은 학자들마다 제시하는 것이 조금씩 다르지만 그들이 공통적으로 제시하는 것들은 다음과 같다. 조직구성원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배려하며 부하들의 고통에 관심을 가지는 것, 거만하거나 스스로를 맹신하지 않으며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더 배우고자 하는 것, 조직구성원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공동체를 이루고자 하는 것 등이다.

우리 사회가 더 나은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불통의 제왕적 리더십이 아니라 소통하는 섬김의 리더십이 필요하다. 우리 사회가 그간의 병폐로 어려운 만큼,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그 어느때보다 더욱 섬김의 리더십을 지닌 지도자 나타나야 한다. (글-수습기자 정예림)

군생활에서 가장 서러웠던 것은 속이 허전할 때 맘대로 뭘 못 먹을 때였다. 쌍팔년도도 아니고 먹을 것이 없었던 것은 아닌데도 이등병 시절에는 참 먹고 싶은 것이 많았다. 그나마 영내에 있을 때는 PX라도 있었지, 훈련이라도 나가서 건빵주머니에 바리바리 챙겨둔 간식까지 똑 떨어지면 동시에 없던 사기도 떨어지곤 했다.

훈련 중에는 밥도 사실 제대로 먹기 힘들었다. 식판도 닦기 귀찮아서 비닐봉투에 담아온 밥과 반찬에 따로 준비한 고추장과 마요네즈를 쓱쓱 비벼 반합에 덜어먹었다. 그게 참 꿀맛이었다. 뭐가 즐겁다고 함박웃음을 지으며 그 개밥을 處먹던 사진이 한 장 있었는데 지금은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다. 있어도 별로 찾아보고 싶지는 않다.

땅콩으로 유명세를 탄 조 모 부사장님이 감방에서 느끼셨던 기분도 별반 다르지 않았나보다. 얼마 전 발표한 '반성문'에 따르면, 구치소 언니가 만들어준 양념 고추장에 밥을 비벼 게눈 감추듯 먹었다 한다. 실제로 그 분이 그렇게 느끼셨는지, 아니면 반성의 의미를 극대화하기 위한 일종의 극적 장치인지는 뭐 모를 일이기는 하다.

다만, 땅콩봉지를 스스로 까드실 수 없을 정도로 위대하신 분께서도 맛있게 드셨다는 에피소드로 활용할 정도니, 짬밥이야말로 참 갸륵한 음식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글-이벽손)

지폐는 우리 생활에 가까이 있지만 아무도 지폐 도안에는 신경을 쓰지 않는다. 우리와 가까이 있어 친근하긴 하지만 도안이 무엇인지 어떻게 생겼는지는 잘 기억하지 않아 그저 물건 값을 지불하기 위해 쓰이는 지극히 화폐 본연의 역할만을 생각한다. 단순 교환수단에 지나지 않은 지폐에 무슨 문화가 있는지 살펴보자.

우리나라 지폐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19세기 구한말 발행된 호조태환권으로 거슬러 올라가고 이후 일제강점기 초기 조선은행권에는 불교의 대흑천상(大黑天像)을 도안하였고 후기에는 수노인상(壽老人像)을 도안하였으며 광복 이후 독자적인 지폐 발행 시기에는 광복 이전과 차별하여 우리의 색이 짙은 문화재(광화문, 독립문, 숭례문, 경회루, 첨성대, 총석정, 탑골공원 팔각정, 현충사)와 위인(세종대왕, 이황, 신사임당, 이이, 이순신, 이승만)을 도안으로 하였다.

시간이 지나면서 도안의 대상이 구체화 되며 그 과정에서 우리에게 역사적으로 우수하거나 익숙한 대상이 점차 도안으로 변화하였다. 그러므로 화폐를 보면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알 수 있다. 유구한 역사와 수려한 문화를 손바닥 만한 지폐에 고스란히 담아 가지고 보는 것만으로도 우리 역사를 이해하는데 좋은 방법이 된다. (글-서각관장 이운)

땅그지 개그지
콩콩콩 심쿵쿵 (필명: 무명씨)

땅땅 하늘땅 별땅
콩콩 알콩 달콩 (필명: 귀요미)

땅은 땅이요
콩은 콩이로다 (필명: 콩지노)

땅땅땅
콩밥 십년 (필명: 부장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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