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제국

ㆍ작성자	황제
ㆍ작성일	2008/10/18 (토)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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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 금번 사건에 관하여

짐이 환난에 옥좌(玉座)에 올라 황폐한 나라를 다시 일으켜 세워 아름다운 태평성대(太平聖代)를 꿈꾸고자 하였으나 짐이 부덕(不德)함으로 조정과 나라가 하루도 평안한 날이 없다. 짐의 오랜 칩거의 사연이 무엇이건 한 나라의 지존으로써 백관들과 백성들에게 한 약조를 지키지 못하였으니 황실의 권위는 땅을 치고 종묘와 사직이 위태롭게 되었다. 허나 짐은 그대들의 주군이며 그대들은 짐의 충성스러운 신하들이 아닌가. 언제까지 옳고 그름을 가리고 논쟁을 하고만 있을 수는 없는 일이기에 충신들의 간언을 마음에 새기고 새로운 마음으로 조정을 열고자 하였으나 신하와 임금 사이에서 결코 넘어서는 안될 선을 넘으며 군신의 도를 스스로 허무는 인사가 있기에 금일 윤음을 내려 일을 마무리 짓고자 한다.

만조백관들은 짐의 윤음을 새겨 들으라. 황제가 국정를 돌보지 않는다고 관리들끼리 소위 '긴급조치'라는 것을 만들어 황제의 재가 없이 마음대로 황권에 도전하는 전례가 어디에 있단 말인가. 연산군, 광해군 적에도 이러한 일은 없었으며 대국(大國)이었던 중국의 그 어느 조정에도 이러한 일은 없었다. 허나 짐이 그대들의 충심을 높이 사고 그대들의 뜻이 가상하다 여기어 경계치 아니하고 그 충심을 치하함으로 마땅히 일을 일단락 시키려 하였건만 끝끝내 불충된 언행으로 짐을 농락하고 폐주를 일컬어 전군(前君)이라 높여 부르는 신하가 있으니 어찌 이 일을 묵과할 수만 있겠는가.

수내부의랑 겸우도감영경무사 겸건국도감부정 겸형부의랑 이휘는 들으라. 짐이 그대의 충심을 믿고 제국에 품은 큰 뜻을 높이 사 귀히 쓰고자 하였음이다. 허나 그대는 짐이 명한 방현진의 죽음에 대한 수사 또한 시행치 아니하였으며 끝끝내 짐의 신망을 배신하고 폐주를 운운하며 짐을 능멸하기를 거리낌 없이 하니 그대는 과연 짐의 신하인가, 폐주의 신하인가. 또한 前 감찰어사 염파의 탄핵 상소에 화기를 다스리지 못하여 저자에서 난동을 피우니 그 어찌 여러 관청의 수장으로 있는 자의 행실이라 하겠는가. 짐으로 하여금 그대를 벌할 수 밖에 없게 하니 그대의 불충이 참으로 크고 깊다.

금일 부로 이휘를 파직하고 우면도로 유배한다. 다만 제국에 새운 공로를 인정하여 품계는 유지케 하나 활동은 우도로 제한한다. 이휘 그대는 마음에 품은 충심이 폐주를 향한 것인지 제국을 위한 것인지 아직도 갈피를 잡지 못한다 하였으니 그대의 마음이 제국을 향한 충심으로 동할 때, 그 때 다시 돌아오라. 짐에 대한 그대의 충심이 거짓된 것이라 할지라도 그대는 짐의 신하가 된 이상, 결코 짐이 그대를 먼저 버리는 일은 없을 것이다. 다만 짐을 오래 홀로 두지 말라.

이휘의 파직으로 인하여 새로이 인사를 시행해야 할 듯 하다. 곧 따로 윤음을 내릴 것이니 백관들은 심려치 말고 각자 맡은 바 소임을 다하라. 또한 비록 前 감찰어사 염파가 조정에 머물렀던 시간이 오랜 것은 아니나 그는 어심 또한 움직일 수 있는 뛰어난 문재를 지닌 동량지신(棟梁之臣)이었다. 과인의 미거함으로 두 명의 인재를 잃게 되었으니 금일이야 말로 이 옥좌가 원망스러운 날이 아닐 수 없겠다.

건원2년 10월 18일
대한제국 황제 (大韓帝國皇帝)

이휘

2008-10-18 13:10

신(臣)등이 발효하고 서명했던 긴급 조치에 황권에 도전했다고 어이 말씀하나이까. 임시로 육부를 돌아가게 하고 사령조치도 아니하였으나 황권 도전이라 하시니 소신의 마음이 찢어지옵니다. 소신이 다른 죄 없는 관리를 대역죄에 끌어들인 죄를 받아 도성을 벗어나 우면도로 가오니 부디 문무신료의 간언(諫言)을 들으시어 올바른 황정(皇政)으로 태평성대를 이끄시옵소서. 죄인은 이만 떠나가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