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정예림
[승정원/가주서] 승정원일기 : 개국623(2014)년 3월 하(下)
행승정원주서 이정윤 근무함(仕)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승정원에서 주관하여 30일까지 제142차 윤대(輪對)를 진행하였다. * 15일, 상(上)께서 전교(傳敎)하시기를, "사헌부에 명한다. 직무 감찰 시행 내역을 별도 계본으로 자세히 보고하라. 제139차 윤대에서 하명하였던 것이므로, 지난 윤대에서 한마디 말로 보고하는 선에서 그칠 사안이 아니다. 이조에 명한다. 박사 깁갑의 갑과 급제와 관련한 초수 문제를 바로잡는 건과 지난 윤대에서 재가한 지방관 차송에 관한 건이 어떻게 되었는지 계하라. 병조에 명한다. 부봉사 정정균의 갑과 급제시의 초수 문제와 정직 사령을 바로잡는 문제에 관한 병조 의견을 계하라."라고 하였다. * 같은 날, 봉상시정 서민교가 아뢰기를, "명일인 16일부터 23일까지 제85차 소과 시행이 예정되어 있사옵니다. 참시관 소임을 성실히 수행하여 많은 동량(棟良)들이 출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나이다. 일전에 소속 관원인 행교서관박사 신 김갑이 시국을 논하는 글월을 올렸사옵니다. 구태여 신이 아뢰는 바는 그 글이 잘못되었다는 것이 아니라 규율에 관한 것이옵니다. 그가 현직 관원의 신분으로 차자를 올리지 아니하고 한낱 유학(幼學)처럼 상소를 올렸으니, 이는 법도에 어긋나는 일이옵니다. 금일, 신이 서면으로 그에게 주의를 주었사오나, 역시 조정에서 조치하여 경계함이 있어야 하겠고, 권지 관원 교육이 소홀하였던 탓이니 신이 어찌 책임을 피하오리까. 삼가 결단하심을 뜰에 부복(俯伏)하여 기다리옵니다."라고 하였다. * 같은 날, 행이조정랑 이다행이 아뢰기를, "각 관청의 수장에 대하여 아룁니다. 승정원에 행주서 이정윤이, 사헌부에는 행지평 진풍백이, 이조에 행정랑 신이, 호조에는 행정랑 김시습이, 예조에 행정랑 서민교가, 병조에는 행정랑 성삼문이, 형조에는 행정랑 정태수가, 공조에는 행좌랑 이여송이 있습니다. 3월 제2차 평정 기간이오니 신과 행정랑 성삼문에 대한 평정을 내려주소서. 먼저, 하명하오신 행박사 김갑의 초수 문제에 대하여 아룁니다. 행박사 김갑이 621년에 초수되고 622년에 갑과에 급제하여 갑과 혜택을 받아 계공랑에 올랐사온데, 신이 미욱하여 잘못되었다는 것은 인지하였사온데 아직까지는 이를 어찌 해결해야할지 고민을 하고 있었나이다. 이러하던 차에 전하께서 다시 하문하시오니 부끄러워 어찌할 바를 모르겠나이다. 신의 어리석음을 벌하여 주옵소서. 지방관 차송에 대하여 아룁니다. 현재 헌부에서 서경이 완료되지 아니하여 지방관 사령이 완료되지 못하였습니다. 계속하여 행지평 진풍백에게 요청을 바란다는 간찰을 보내었음에도 십 여일이 흐른 지금까지 이뤄지지 못하였으니 이조 수장된 신의 잘못이 크다할 것입니다. 지금 우리 조정의 사정이 예와 같지 아니하여서 신이 행지평을 어찌 처결하올지를 차일피일 미루다가 오늘에 이르렀으니 신의 잘못이 큽니다. 신을 벌하여 주옵소서. 더불어서 신의 내부 승진에 대해 아룁니다. 신이 지난 1월 18일에 부임하여 현재까지 약 3개월 동안 하점없이 근무하였습니다. 이에 신을 행종부시첨정에 명하여 내부승진하려 합니다. 마지막으로 후임 공조 수장에 대하여 아룁니다. 행좌랑 이여송이 자리를 비우는 공조는 비단 많은 업무를 수행하는 관청은 아니므로 전일, 호조정랑 김시습이 겸임하였던 것처럼 신이 선공감첨정을 겸하여 수행하고자 합니다. 신이 공조를 아직 맡아본 바가 없기도 하거니와 근자에 이조의 업무가 과다하지 아니하여 충분히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신이 미욱하여 아직까지는 전하의 어심을 바르게 이행하는 신하가 되지 못하고 있으니, 이는 신의 실책입니다. 더욱 정진하여 전하께 해가 되지 아니하는 신하가 되도록 더욱 노력하겠나이다."라고 하였다. * 같은 날, 행병조정랑 성삼문이 아뢰기를, "먼저 하문하신 부봉사 정정균의 갑과 급제시의 초수 문제에 대하여 아룁니다. 부봉사 정정균은 제1차 증광대과 무과에서 병과로 급제하여 정9품 효력부위의 품계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이후 3시 합격을 통한 특별 가계로 종8품 수의부위가 되었으며, 제36차 대과 무과에서 갑과로 급제하여 초자혜택을 받아 3계를 더하여 정7품 적순부위가 되었다고 사령기록이 남아있습니다. 그러나 전하께서 하문하셨듯이, 신이 각종 절목과 지침을 참고한 결과 부봉사 정정균의 품계 사령에는 문제가 있었으며 본래 종6품 병절교위가 되는 것이 맞다고 사료됩니다. 먼저, 초자 혜택과 관련한 창국대전 병전을 살펴보았을 때 '이미 품계가 있는 자는 갑과 장원은 4계, 나머지 갑과는 3계, 을과는 2계, 병과는 1계를 올려준다'고 하였기에 부봉사 정정균의 품계에 일단 3계를 올려주는 것이 맞지만, 병조업무지침에는 '과거 급제시 초자 혜택에 있어 가계 후 품계가 초입사자의 처음 품계와 같거나 그보다 낮을 때에는 다시 1계를 올려준다. 예를 들어, 정9품일 때 을과로 급제하여 정8품이 되면 1계를 더해 종7품으로 올려 준다'고 되어 있는 바, 부봉사 정정균의 품계가 급제 후 품계와 같으므로 다시 1계를 올려야 맞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현재 품계보다 1계를 올려주는 것이 합당하다 여겨집니다. 마찬가지로 부봉사 정정균의 정직 사령을 바로잡는 문제에 대하여 아룁니다. 정직 전환과 관련하여 그 직질에 대한 부분은 절목이나 지침에 나와 있지 않았기에 임의로 권지 관직을 정직으로 사령하였으며, 당시 행훈련원주부 윤강이 훈련원에 있은지 오래 되어 윤강을 타 관청으로 체직시킨 후 곧바로 정정균을 추후에 훈련원으로 체직을 시킬 생각에 미처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을 쓰지 못한 신의 잘못이 크다고 하겠습니다. 전하께서도 권지 관원의 정직 전환 관직은 출사 당시의 품등에 맞게 해야 한다고 하셨으니 이번 사령은 기준이 없는 명백히 바로 잡아야할 잘못입니다. 다시 바로잡아 행군기시직장으로 사령하고자 합니다. 또한, 앞서 전교를 내리셨음에도 이와 같은 잘못을 알지 못하고 그대로 계목을 올린 신의 불충을 벌하여 주시옵소서. 유품자 및 삭탈자 출사 독려 행정에 대하여 아룁니다. 현재 대상자 17인에 대하여 간찰을 발송하였으며, 이 중 황석과 진진 이상 2인이 출사를 하지 못한다는 답장을 보내왔기에 앞으로 관리단의 협조를 얻어 발송할 서찰을 이 두 명에게는 보내지 않기로 하였습니다. 또한, 현재 연두교서에서 내리신 어명에 기초하여 이조와 새로운 논의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무관 인사에 대하여 아룁니다. 어모장군 이운이 관직을 신청했습니다. 현재 공조가 공석이고 또 이운 본인 역시 공조로 사령되길 원하는 만큼 무록직을 가설하여 선공감제거에 사령하고자 합니다. 이 외에는 상시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라고 하였다. * 같은 날, 행공조좌랑 이여송이 아뢰기를, "공조에서는 금일까지 상시업무를 시행하였사오며, 시전세 문제가 미결되어 마무리 조치를 취하려 하옵니다."라고 하였다. * 16일, 행호조정랑 김시습이 아뢰기를, "호조에서는 유효인구 증대 방안을 강구하는 것에 매진하고 있으며, 조정에서의 논의를 위한 준비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는 상시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따로 아뢸 사항은 없습니다."라고 하였다. * 같은 날, 행교서관박사 김갑이 아뢰기를, "신은 지난 2월 5일에 권지교서관부정자로 임명된 이래, 오늘로 40일 동안 예조에서 근무하며 조정의 업무를 파악하고 관원 된 자로서의 도리에 대해 배우고 있습니다. 비록 참상관이라고는 하지만 아직 창국대전과 각종의 절목 및 지침을 모두 숙지하지 못하여 아는 것보다는 모르는 것이 더 많은 실정이며, 각 제도가 어떻게 시작되었고 또한 어떻게 운영되어 왔는지에 대해서는 더욱이 잘 알지 못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히 상소를 올려 제도의 간소화를 청한 것은 각급 관원들이 일상적으로 수행하는 업무의 양이 결코 적지 않다 여겼기 때문입니다. 관원들은 아조의 가장 중요한 구성원입니다. 일반백성으로서 할 수 있는 활동이 제한적이기에 아조에 꾸준한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는 백성은 대부분 과거에 응시하여 출사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그들이 조정업무를 보면서도 지역게시판에서 활동할 여력이 있어야만 비로소 아조가 활력을 되찾을 수 있는 동력을 확보하게 될 것입니다. 만약 아조생활에 익숙한 백성이기도 한 조정관원들이 업무처리에 매진하느라 지역에서 활동할 여력이 없다면 누가 있어 신규백성의 정착을 지원하고 격려할 수 있겠습니까. 또한 아조가 활력을 되찾기 위해서는 그 누구보다도 지방관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그들이야말로 신규백성과 마주하게 되는 일선의 관원이기 때문입니다. 신이 기억하기로 과거에는 지방관을 중심으로 한 행사들이 다수 기획되고 시행되었습니다. 그 중에는 단순한 끝말잇기나 릴레이퀴즈와 같은 것도 있었고, 지금도 종종 진행되는 토목공사나 모내기, 추수 등의 행사도 있었습니다. 그 같은 글에는 새로 입조한 백성이라도 가볍게 댓글을 달 수 있었으니, 또한 그들이 아조에 적응하는 데 일말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았겠습니까. 또한 그 같은 행사들이 성공적이었든 성공적이지 못하였든 지역게시판에 꾸준히 새로운 글이 올라오게 만드는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었습니다. 따라서 조정의 제도와 사무를 간소화함으로써 중앙에는 최소한의 인력만을 남겨두고 가능한 많은 지방에 지방관을 파견하는 것을 우선시해야 합니다. 물론 하나하나를 두고 살펴보면 모두 의미가 있고 중요한 업무일 것이나, 현재와 같이 어려운 시점에는 다소 무리를 하더라도 과감하게 업무를 간소화하려는 적극적인 개혁의지가 필요합니다. 이제 예조에서 40일 정도 근무한 것이 고작인 신이 어떤 제도를 간소화하고 어떤 제도를 존치할 것인지에 대해 아뢴다는 것은 무척 조심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미 아뢴 바와 같이 신은 각 제도들이 어떻게 시작되었고 또한 어떻게 운영되어 왔는지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전하께서 하문하신 바가 있으니 감히 용기를 내어 몇 가지 생각했던 바에 대해 아뢰어 보고자 합니다. 우선 제례행사를 잠정 중단함이 어떠하겠습니까. 제례행사는 조선예법의 정수라 할 만한 중요한 국가행사 가운데 하나이나, 현재로서는 정해진 일정에 따라 정해진 글을 복사하여 붙여넣기 하는 정도의 수준을 넘어서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또한 백성의 참여가 제한된 행사이니만큼 관심의 제고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큰 효과가 없을 것이며, 오히려 전하께서 가끔씩이나마 거둥하시어 지역의 백성들과 소통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일 것입니다. 각종의 독려행정 역시 잠정 중단함이 어떠하겠습니까. 실제 독려행정이 얼마만큼의 실효를 거두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지 못하나, 오랜 시간 아조에 발길을 끊은 자들이 서찰 한 통에 다시 돌아오려고 할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입니다. 차라리 독려행정을 지역게시판 등에 모습을 보이면서도 관직에 나서지 않고 있는 자들을 중심으로 축소, 진행함으로써 내실을 기하는 쪽에 그 목표를 두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정병제도를 잠정 중단함이 어떠하겠습니까. 과거의 기록을 살펴보니 정병제도의 도입목표 가운데 하나는 신규백성의 정착을 지원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정병의 수도 턱없이 부족할뿐더러 형식적인 점고와 훈련만이 행해지고 있을 뿐이니 그와 같은 목표에 충실하고 있다 보기 어렵습니다. 차라리 토관이나 관속제도를 적극 활용하여 현재 훈련원 소속의 정병들을 토관, 관속 등에 임명, 천거 출사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고 정병제도를 잠정 폐지한다면, 훈련원에 상시 배치되어야 할 1원을 즉각 지방으로 발령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기지 않겠습니까. 사헌부의 문을 잠시나마 닫는 것이 어떠하겠습니까. 사헌부의 감찰, 서경 등의 업무가 중함을 모르는 바는 아니나 과거 장종께서도 관원의 수가 부족할 때면 종종 사헌부를 비워두신 바 있으니 전례가 없는 일은 아니며, 그리 함으로써 사헌부의 1원을 지방으로 발령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길 것입니다. 이외에 어떤 제도를 어떻게 간소화할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신보다도 다른 관원들, 특히 각 관청의 수장들이 더욱 상세하게 알고 있을 것이니, 부디 그들의 의견도 들어보소서. 부족한 신이 어전에서 쓸데없는 말을 많이 늘어놓아 성심을 어지럽혔다면 신을 벌하시되, 전하께옵서는 지속적으로 아조의 현실을 개혁하려는 의지를 표명하시고 또한 여러 신하들이 그에 부응한다면 아조는 반드시 중흥의 기반을 마련하게 될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 17일, 행형조정랑 정태수가 아뢰기를, "형조에서는 상시 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이 밖에 따로 아뢸 사항은 없사옵니다."라고 하였다. * 18일, 상(上)께서 전교(傳敎)하시기를, "이조에 명한다. 정상적으로 초수, 가계 등이 이루어졌을 때의 품계와 현재 품계를 비교한 후, 정상일 때에 상응하도록 조치를 취해 주어야 할 것이다. 검수해 보도록 하라. 지평에게 무슨 일이 있어 등청조차 안 하고 있는 것인지 알 수 없으므로, 일단 면직하여 오위로 돌리도록 하라. 추후 소명을 듣고 처분하는 것으로 한다. 사직을 청한 행좌랑 이여송 또한 오위로 체직하라. 지방관은 서경 없이 사령하고, 병조와 협의하여 후임 사헌부 관원을 인선하라. 필요하면 통청 대상자 명단을 갱신해야 할 것이다. 정랑의 내부 승진에 관한 건은 계청대로 재가한다. 병조에 명한다. 이조에 하명한 바와 같다. 급제자 초수가 제대로 이루어졌을 때의 상황을 검수한 후 다시 계하라. 이외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는지 점검해야 할 것이다. 이는 이조 역시 같다. 부봉사는 행직장으로 승진 조처하고, 공조 관원에 대한 사령은 계청대로 한 자리를 가설하여 진행하라. 행박사 김갑의 의견 개진과 관련하여 말한다. 박사가 여러 의견을 말하였지만, 실로 허락할 수 없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제례는 1년에 겨우 4차례이고 일시적으로 차출된 헌관이 잠시 소임을 맡아 진행하는 것이므로 조정 사무에 부담되지 않는다. 또 본조가 왕정을 표방하고 있는 이상, 종묘사직(宗廟社稷) 넉 자와 관계된 최소한의 의례는 중단할 수는 없는 법이다. 출사 및 활동 독려는 한 명의 관원이나 백성이라도 확보하려는 간절함에서 비롯된 것이다. 독려하지 않으면 가능성이 영(零)에 수렴하고, 독려하면 약간의 희망이라도 있는 것이기에 시행하지 않을 수 없다. 정병 제도는 백성들이 활동할 길을 하나 열어준 것이니, 비록 지금은 정병 규모가 서너 명에 불과하지만 이마저 없었더라면 정병으로 지원하고 복무하였던 백성들이 과연 얼마나 유효 인구로 활동하였겠는가. 백성이 본조에 정착하지 못하는 여러 원인 가운데 '할 것이 없다'는 것만큼 큰 것이 없다. 이를 위해서라도 정병 제도는 필요하고, 훈련원 관원은 병조의 소속 관원이므로 병조에 수장 하나만 두지 않을 바에야 어차피 있어야 할 관원이다. 사헌부 관원에 관한 건도, 삼사(三司)를 모두 가동하지는 못하지만, 최소한 하나의 규찰 기관은 형식이나마 유지하고 있어야 관원 사이의 기풍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역시 가납하기 어렵다. 조정에 관원이 부족한 현실하에서도 지금처럼 관제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대개 그럴 필요성이 최소한도로 인정된 때문이다. 그래서 고심이 큰 것이기도 하다. 이러한 점을 참작하였을 때, 어떤 제도를 전부 폐하거나 중단하는 것보다는, 어떤 제도를 실행함에 있어서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을 방법으로 업무 부담을 줄이는 것이 더욱 긴요한 상황이라고 하겠다. 제도가 복잡하면 초입사 관원이 업무를 익히기 어렵고, 익히더라도 매번 실행하는데 부담이 적지 않아 자연적으로 도태되는 경우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윤대에 참여하는 관원들은 각자의 관직 경험을 토대로 제도 간소화에 대한 의견을 말해 보도록 하라. 이에 관하여는 개국616년의 연두교서 내용을 참작할 필요가 있다."라고 하였다. * 같은 날, 봉상시정 서민교가 아뢰기를, "본조에서는 한 해에 네 차례에 걸쳐 정기포상을 시행하고 있사옵니다. 이는 포상의 대상이 되는 분기 동안에 각 부문에서 뚜렷한 공적이 있는 이를 표창하기 위함이옵니다. 그러나 해당 분기에 정기포상을 시행할 만큼 공적이 있는 이가 없거나 형정 부문처럼 대상자 자체를 찾기 어려운 예도 있사옵니다. 한편 다른 부문에서는 같은 이가 수 차례 받는 일도 비일비재 하고, 기여는 하였으되 정기포상을 받을만한 자격이 있는지 단언할 수 없는 경우도 있사옵니다. 현행 정기포상은 분기 당 실적만을 평가하니 해당 분기 동안에는 성과를 내다가 포상을 받은 이후에는 그 성과가 예전만 못하게 되는 허점이 있어서 꾸준히 노력하기보다는 오히려 분기 동안에만 눈에 띄는 성과로써 정기포상의 대상이 되기도 하옵니다. 정기포상을 주관하는 관청 중 업무량이 많은 이조, 호조, 예조, 병조의 경우에는 상시적으로 시행하는 업무와 더불어 이 일에도 공력을 기울여야 하오니, 정기포상을 시행하는 동안에 업무 상 부담은 그만큼 증가하게 되옵니다. 분기 동안 각 부문에서 노력한 이들을 격려하고 포상한다는 의의는 좋지만, 자주 행하는 만큼 담당 관원들의 수고는 많아지고 그 가치는 하락하게 되옵니다. 삼가 청컨대 이 정기포상 시행 기간을 분기(연 4회/1분기, 2분기, 3분기, 4분기) 단위에서 반기(연 2회/상반기, 하반기) 단위 또는 연도(연 1회) 단위로 변경하여 정기포상의 내실을 기하여 그 가치를 제고하고, 이를 주관하는 관청들의 부담도 덜 수 있도록 하여 주시옵소서. 한 가지를 앞서 청하기는 하였사오나, 역시 제도의 간소화만이 능사는 아니옵니다. 초임 관원이나 오랜 기간동안 낙향하였다가 출사한 관원들은 업무에 능하지 못한 것이 이치이옵니다. 그러나 이들이 업무에 능하지 못하다 하여 국가의 제도를 고쳐서 간소하게 한다면 정교한 행정이 어찌 가능하겠사옵니까. 그들을 다시 가르치고 익숙해질 정도로 연수하게 하는 것만 못하옵니다. 차라리 권지 교육 기간을 늘리도록 하옵소서. 번거롭고 어려워서 덜어내고 지우고 간소화된 빈 공간에는 결국 관원의 비대해진 재량권이 채우게 될 것이옵니다. 느슨하고 성기게 된 법률의 틀 안에서 그들이 제 마음대로 집행한다면 그 해악을 어찌 감당하겠사옵니까. 누가 그 자리에 앉았는지에 따라 똑같은 사안에 대한 결정도 달라지게 될 것이고,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하거나 할 일을 안하게 될지도 모르니, 과연 제도의 간소화가 마냥 좋은 것이겠으며 쉽게 취할 바이겠사옵니까. 또한 제도의 간소화는 행하면 행할수록 주체할 수 없는 것이니, 이는 사람이 편안한 것을 즐기고 바라기 때문이옵니다. 재목을 조각하면서 마음에 들지 않아서 깎고 성에 차지 않아서 갈아내는 것을 거듭하면 한 아름의 나무가 한 줌 톱밥과 한 짐 불쏘시개가 되는 것은 오래 걸리지 않사옵니다. 제도 또한 번거롭고 불편하다는 이유로 없애고 간략하게 하면 남아나는 것이 없게 될 것이옵니다. 본조가 비록 가상의 공간에 있다지만 엄연한 대조선국(大朝鮮國)이옵니다. 본조가 나아가야 할 바는 조선의 제도와 예악을 본받아 행하되 시간과 공간에 맞게 적용하여 이미 입조하였거나 새로 입조하는 백성 모두가 옛 조선에 있는 것과 같이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옵니다. 편하지 않다 하여 버리고 현실에 맞지 않아서 내팽개치면 정체성도 남아 있지 못하옵니다. 그때가 되면 본조는 이 광막(廣漠)한 가상공간에 다만 한 자리를 차지하며 감히 무도하게 나라를 자처하는 수많은 '가상국가' 중 하나로 전락하고야 말 것이며, 본조는 더 이상 '조선'이 아니게 되옵니다. 그때가 되면 존귀하신 주상 전하께서도 참람되게 제왕이나 수령을 자처하는 간특한 필부(匹夫)들과 자리를 나란히 하게 될 것이니, 신이 어찌 차마 볼 수 있겠사옵니까. 이른바 본조가 활성하게 되는 것은 본조가 엄연한 국가를 표방하고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조선왕조'라는 정체성을 지키고 발전시키는 것에 그 요체가 있사옵니다. 당장 편하기 위하여, 작은 성과를 바라는 나머지 정체성을 잃게 된다면 그 때 가서는 후회하여도 늦사옵니다. 다행히 전하께옵서는 명철(明哲)하시고 그 누구보다 이에 충실하시니 경장(更章)하심에 정도를 잃지 않으시리라 믿사옵니다. 거듭 아뢰옵건대, 어느 나라나 어려운 시절이 있었사옵니다. 그러나 사소한 즐거움이나 작은 고난으로 인하여 자기를 잊은 이는 곧 망하였고 즐거우나 괴로우나 자기를 잊지 않은 이는 길이 이어졌사옵니다. 제도의 간소화는 제도의 '개선' 내지 '개편'의 틀 안에서 절제되어 이루어져야지 자기를 잊을만큼 무턱대고 행할 바는 못되옵니다."라고 하였다. * 같은 날, 행종부시첨정 이다행이 아뢰기를, "일단 급한 문관 사무에 관해 아룁니다. 현재 前지평 진풍백과 前좌랑 이여송에 대한 오위 체직을 완료하여, 모두 용양위 부호군에 명하였습니다. 더불어 어명을 받자와 서경을 면제하고 통사랑 정우일을 행경기도검률에 제수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신에 대한 관직 제수까지 모두 완료하였습니다."라고 하였다. * 같은 날, 행호조정랑 김시습이 아뢰기를, "제도의 간소화보다는 간결한 제도의 실현이 합당할 것이며, 이를 명문으로 규정하기 보다는 시행으로 인한 관례에 따라 자연스럽게 정착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되옵니다. 이미 아조의 공적 공간인 조정과 중앙 관청 그리고 지방 관청 등에서는 주요 기능을 차질없이 수행하면서도 번거롭고 번잡한 부분은 많이 개선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아직 미흡한 부분이 전혀 없다고는 못 할 것이지만 이 또한 자연스럽게 보완되고 개선되어질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아조의 활성화를 위한 신의 의견을 아뢰고자 하옵니다. 아조의 공간은 공적 공간과 사적 공간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조정과 관청 등의 공간을 공적 공간이라고 할 수 있고, 팔도의 지역별 활동 공간과 각도의 광역단체 공간 등을 사적 공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말과 글을 굳이 문어체와 구어체로 구분하여 그 형식과 품격에 구별을 둠으로써 사용자의 편의를 제공하는 것처럼, 공적 공간에서의 활동과 사적 공간에서의 활동에 대해서도 일률적인 기준을 적용하기 보다는 차별화된 기준을 마련해 주는 것이 좋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즉 공적 공간에서의 활동에 대해서는 대조선국의 품위와 품격에 걸맞는 활동을 유지하도록 하되, 사적 공간에서의 활동에 대해서는 각 개인의 소양과 개성을 최대한 보장해주는 공간 운영이 필요하다고 여겨집니다. 이를 위해서는 수령7사에 명시되어 있는 '문서 내용을 살펴 질서를 바로잡는 것'과 '게시물을 규찰하는 것'에 대한 조정이 필요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사적 공간에서는 미풍양속을 해할 현저한 위험이 있는 글이나 개인의 상업적 이익을 도모하는 글에 대해서만 신중한 제제를 가할 뿐, 어떤 내용의 글이라도 자유스럽게 올릴 수 있도록 한다면 지역게시판은 지금보다 더 활성화 될 것이며 지역게시판을 통한 백성들 간의 활발한 교류도 이루어 질 것입니다. 지방관들로 하여금 지역민들을 위한 행사를 자주 개최하도록 독려하고 중앙 관청에서는 이를 적극 지원할 수 있도록 하여 적어도 1개월에 한 번 이상은 지역별 행사와 전국적 행사가 시행될 수 있도록 하는 것 또한 고려할 사항이라고 여겨집니다. 지역민이 적은 지역에서는 융통성을 발휘하여 비록 지역이지만 전국 행사를 개최할 수 있도록 하고 지역민이 많은 지역에서는 지역의 특성을 살린 행사를 발굴하여 개최할 수 있도록 하면 좋을 것입니다. 지방 감영과 협의하여 각도의 광역단체나 교육기관이 주관하여 특화된 행사를 개최하는 것 또한 지역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여겨집니다. 이를 위해서는 지방관의 소임을 지역민과 소통하는 지역 활동에 우선할 수 있도록 조치하면 될 것입니다. 아조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아직 아조에서의 활동에 대해 흥미를 갖지 못하고 재미를 알지 못할 수 밖에 없는 신규 백성들에게 흥미와 재미를 불러 일으킬 수 있는 소재를 사적 공간에서 발굴하여 시행할 수 있도록 조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겼기에 아뢰었사옵니다."라고 하였다. * 18일, 선공감제거 이운이 아뢰기를, "전하의 성은으로 불서용에서 해제되고 이렇게 다시 조정에 봉직케 할 영광을 주셨으니 신 감읍할 따름입니다. 금일 공조에 부임하여 공조의 당면업무 파악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군영제도 개선에 대하여 아룁니다. 현재 본조는 훈련원이 군영의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하지만 신이 생각하기로 훈련원은 대전을 봐도 처음 아조에서 군영을 도입했을 당시에도 그러하였고 정식 군영이 아닌 줄 압니다. 군영의 역할을 수행하는 관청으로 중앙에는 5군영과 5위가 있고 지방에는 각 병영/수영이 있는데 철저히 교육을 목적으로 하는 훈련원이 단지 아조에서 정병을 모집한다고 해서 군영 임무를 맡기는 것은 맞지 않사옵니다. 이에 대하여 신은 훈련원의 군영 역할을 중지하고 5군영 중 훈련도감을 복설하여 훈련원이 담당했던 역할을 모두 인수하고 차후 훈련원은 성균관 무과 강의자를 위한 관청이나 군기시와 마찬가지로 병조 속아문으로서의 기능만 담당케 하는게 합당하다 사료됩니다. 아울러 군영 행정 업무 또한 기존 군영에서 병조로 이첩하여 처결된 후 관리단에 통보되었는데 이러한 사무 또한 모두 군영이 맡아서 하는 것이 옳다 생각 됩니다. 군영무관은 평시 교육훈련과 유사시 상황을 제외하면 업무량이 많지 않습니다. 군영무관이 정병 전입 사후 처리와 수당 지급을 전결하여도 무방하며 군영에서는 월2회 정도로 하여서 병조에 정기적으로 보고하는 형식으로 해도 개선의 효과를 볼 수 있을것이라 생각됩니다."라고 하였다. * 같은 날, 상(上)께서 전교(傳敎)하시기를, "이조에 명한다. 정4품의 오위 관직은 부사직이다. 지침에 맞게 고쳐 사령하라."라고 하였다. * 같은 날, 행형조정랑 정태수가 아뢰기를, "앞서 봉상시정이 아뢴 것처럼, 제도의 간소화는 심각히 고려하여 이루어져야 할 상황이며, 또한 현 상황에서는 간소화보다는 개정, 개편이 옳다 사뢰되옵니다. 삼사가 운영되는 이유는 각 관청이나, 관원이 업무 태만이나 또는 시시비비를 가려야 할 경우가 발생하면 응당 그 이상의 위치에서 감찰 관리할 필요하기 때문이므로, 아조가 일시적으로 철조를 하는 망극한 사태가 오지 않는 한 결코 문을 닫을 수 없사옵니다. 정병 제도의 경우 폐지를 주장하였는 데, 이 또한 불가하다 사뢰되옵니다. 본래의 목적이 신규백성의 정착이었으나 지금은 형식적인 훈련이나 점고 또는 간헐적인 진압 정도의 역할에 그치고 있는 것이 현실은 맞사옵니다. 그러나, 정병을 단순히 제대로 운영이 되고 있지 않다하여 폐지하는 것은 백성들에게 아조를 체험하게 하는 하나의 축을 없애는 것과 같사옵니다. 일반적인 백성들은 아조에 입조하여 관원, 관속, 훈장, 정병 등 여러 직책들 중 하나를 선택하여 그 직역에서 조선 사회를 간접 체험하며 흥미를 느끼고 있사옵니다. 만일 행교서관박사의 말대로, 정병이 제대로 운영이 되고 있지 않다하여 폐한다면, 다른 직역 역시 어떠한 명목으로도 폐지할 수 있을 것이옵니다. 그리되면, 아조에 남은 직역은 관원이나 관속에 불과할텐데, 어찌 이들의 직역만으로 가상이라하지만 진정한 조선사회의 모습을 구현할 수 있겠사옵니까 최대한 지방관 파견 역시 유효인구가 증대하지 않는 한 현 3도 겸임 지방관 3인에서 8도에 각 1인을 파견한다 하더라도, 오히려 중앙행정력은 약화될 것이며, 반대로 지방행정력은 유효인구와 상관없는 그 지역만의 잔치가 될 것이며, 인원 수 문제등으로 각 지역행사보다는 지역통합 행사가 진행될 것은 불보듯 뻔할 것이리 사뢰되옵니다. 종묘에서 정기적으로 거행되는 제례 역시 상께서 말씀하신대로, 年 4회에 불과하며, 헌관이 제례에 참여한다하여 업무력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제례행사를 폐할 수는 없사옵니다. 이는 아조의 정체성과도 직결되는 문제인만큼 더욱 그러하다 할 것이옵니다. 신이 미거하여 상께서 하교하신 바에 대하여 신의 생각을 말씀드렸사오나, 그 필체가 조악하여 참으로 황송하기 그지 없사옵니다."라고 하였다. * 같은 날, 행종부시첨정 이다행이 아뢰기를, "제도 간소화에 대하여 아룁니다. 우리 조정의 모토는 모든 신료가 아는대로 조선시대 표방입니다. 비록 조선시대에는 지금보다 더욱 어지럽고 어려운 제도가 있었을 것이나, 우리는 현대시대에 맞게 인터넷 사회에 맞게 제도를 간소화되었다고 신은 생각합니다. 우리 조정의 제도들은 선대 전하와 금상 전하의 치세를 거쳐 앞서 정한 제도들의 모순된 것들이 걸러져, 현재에는 많이 간소화되었고 명분화되어 있다고 사료됩니다. 이러한 때에 우리 조정의 제도가 더욱 간소화된다고 한 들 무엇이 달라질 것입니까. 조정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앞으로도 제도들을 간소하게 수정해 나갈 것이고, 시대에 맞게 보완될 것이온데 우리가 벌써부터 나서서 간소화를 운운하는 것은 이치에 어긋나며 너무 앞서가는 처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보다 앞서서도 우리 조정이 어려울 때에 제도를 간소화하기 위해서 작업을 진행한 바 있는데, 미처 이루지 못하여 차일피일 미루게 되었는데 우리 조정의 행정력과 여러가지를 생각해보더라도 아직 조정 간소화는 시기가 이르며 앞으로 우리의 조정이 짊어지고 가야할 과업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행박사 김갑의 품계 사령에 대해 아룁니다. 신이 오랜 기간 상고하여보건데 정9품으로 출사하여 갑과에 급제하여 3계를 올려받은 것이니 종7품이 맞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조업무지침 중 품계승진 조항을 보면 '과거 급제시 초자 혜택에 있어 가계 후 품계가 초입사자의 처음 품계와 같거나 그보다 낮을 때에는 다시 1계를 올려준다.'라 명시되어 있습니다. 이를 토대로 행박사 김갑이 갑과 급제 후에 수령했어야할 품계는 정7품 무공랑이 되어야할 것입니다. 신이 아직은 미욱하여 여러가지를 계산해보았지만 아직까지 부족한 점이 있다할 것입니다. 신이 이조에 부임한 지 3개월이 흘렀지만 아직까지 이와 관련한 사무를 시행해본 전력이 없어 어려움이 많습니다. 이에 이조와 병조가 협의하여 이번 일에 관한 절목이나 지침을 수정하고 보완하는 것은 어떠하겠습니까. 신과 같이 부족한 신하가 더 있지는 아니하나, 혹여 생길지 모르는 일이니 보완해놓는다면 이조와 병조에 부임하는 신료들에게 부담이 조금은 줄어들 것이라 사료됩니다. 마지막으로 전좌랑 이여송과 전지평 진풍백을 행용양위부사직으로 고쳐 사령하였습니다. 신이 지침을 제대로 숙지하지 아니한 연고이니 신의 죄를 벌하여 주소서."라고 하였다. * 19일, 봉상시정 서민교가 아뢰기를, "하교하신 '제도의 간소화'에 관한 것은 아니지만, 예전부터 이에 대하여 계하고 재가를 받고자 하였사옵니다. 본조의 석전대제가 폐하여진 것이 오래되었사옵니다. 가장 최근의 석전대제가 3년 전인 개국620년 10월 석전대제가 마지막이 되었사옵니다. 비록 선왕께서는 유학(儒學)만을 고집하고 제자백가(諸子白家)를 물리치지 않는다 하셨으나, 본래 아조(我朝)는 부자(夫子)의 가르침을 근본으로 삼아서 세운 나라이기에 제사를 마냥 폐하고 있을 수는 없는 것이옵니다. 성균관의 복설이 여의치 않다하더라도 제향마저 끊어지게 한다면 선현(先賢)의 공덕을 어찌 기릴 수 있겠사옵니까. 신이 지금 예악(禮樂)과 교화(敎化)를 맡은 자리에 있사오니, 상께서 윤허하옵시면 석전대제를 성균관이 복설될 때까지 예조에서 받들고자 하옵니다."라고 하였다. * 20일, 행종부시첨정 이다행이 아뢰기를, "3월 제2차 문관 평정이 신의 평정을 제외하고는 모두 마무리되었기로 일단 결과를 공고하였습니다. 이번 평정의 결과로 신과 행보령현감 겸홍주진관병마절제도위 심기열, 행승문원부정자 홍봉한이 가계되어 각각 통훈대부, 봉훈랑, 계공랑에 제수하였습니다. 더불어서 행부정자 홍봉한의 내부 승진에 대해 아룁니다. 행부정자 홍봉한이 2개월 여간 하점없이 예조 업무에 적응하고 있기로 행부정자를 행승문원정자로 임명하고자 합니다. 절목상 참하관은 관직에서 1개월을 하점없이 수행하면 관품을 맞춰주도록 명시되어 있사온데 신이 이를 오인하여 내부 승진을 누락하였습니다. 앞으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아니하도록 성심을 다하도록 하겠나이다."라고 하였다. * 21일, 상(上)께서 전교(傳敎)하시기를, "이조에 명한다. 품계 보유자가 갑과로 급제하면 정7품이 아닌 종6품이 되어야 한다. 무품 급제자가 정7품이므로 무품으로 급제했을 때보다 1계를 높여줘야 하기 때문이다. 갑과로 급제하였을 당시에 종6품이 되었다고 가정하고 이후에 누적한 평점 점수, 가계 사유 등을 감안하였을 때의 품계와 잔여 평점이 어떻게 되는지를 현재의 품계 및 평점 비교해야 한다. 면밀히 따져 계하라. 내부 승진에 관한 건은 재가한다. 누적된 근속 기간이 2개월이면 관품을 2계 올려 사령해야 하지만, 승문원에 마땅한 종8품직이 없으면 일단 정9품직에 명하고 1개월 후에 정8품직으로 올리도록 하라. 예조에 명한다. 종묘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문묘이다. 성균관이 가동되고 있지 않는다고 하여 제향을 방치할 수는 없는 일이니, 마땅히 관련 계획을 마련해 보도록 하라. 각 관원의 의견을 잘 들었다. 제도 간소화의 필요성이 요구되는 시점이지만, 지금의 제도가 이미 어느 정도는 간소화된 상태이고 앞에서도 말하였지만 '조선다움'을 유지해야 하므로 철폐나 폐지만이 능사가 아니다. 이와 관련하여 시정 서민교 등이 지적한 바는 과인이 충분히 인식하고 있으므로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예조에서 말한 정기포상 횟수 축소는 검토할만하다. 포상 행정에 육조가 모두 연계되어 있고, 분기별 포상이기에 작은 포상이 중첩되어서 훈장을 수여한다든가 하는 것처럼 크게 치하해야 할 때에는 오히려 최근에 금전이나 물품으로 포상한 것을 감안하여 제때 치하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과인의 생각으로는 현행 횟수를 절반으로 줄여 상반기 1월과 하반기 7월에 공적을 조사하고 2월과 8월에 포상을 시행하는 것이 좋을 듯 하다. 각 관원은 이에 대한 의견을 말하도록 하라. 연간 2회로 축소하거나 창국기념일에 즈음한 연 1회 포상으로 시행 횟수를 감축하는 건이다. 다른 제안이 있으면 말하여도 좋다. 호조에서 말한 지역 공간 규찰에 관한 건도 가납할만 하다. 통신의 자유를 보장한다는 측면에서도 그러하고, 진실로 문제가 있는 문건이라면 굳이 지방관이 규찰하지 않아도 문제가 공론화될 것이고 유사(有司:관리단)가 조처하는 부분도 있기 때문이다. 수령7사를 개편하여 지방관의 업무 부담을 덜어주는 문제에 관하여도 각 관원은 의견을 말해 보도록 하라. 행사 증진에 관한 건은 제도 간소화와 직접 관계가 없으므로 따로 언급하지 않는다. 공조에서 말한 군영 제도 개편에 문제는 지금까지 군영이 어떻게 운영되었는지를 참작해야 한다. 훈련원을 중심으로 최초의 정병 모집이 시작되었다가, 정병 양성 기관인 훈련원과 정병 복무 부대인 군영으로서 지방 감영의 병영군, 훈련도감, 수어청 등을 두었던 과정을 거쳐서, 결국 다시 훈련원 하나가 남게 된 것은 그럴만한 현실적인 요인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병조 속아문인 훈련원에 정병 훈육과 훈련을 일임하지 않고 독립 군영을 두어 운영한다면 관원이 1원(員) 이상 추가로 필요하고, 훈련원이 본래 군영이 아닌 것처럼 각 군영도 원래 정병 모집 및 양성 기관은 아니다. 군영 제도에 대한 사안은 추후 다시 논의하는 것으로 한다."라고 하였다. * 22일, 봉상시정 서민교가 아뢰기를, "정기포상 축소에 관하여 아뢰옵니다. 신은 연 1회의 포상이 합당할 것으로 사료되옵니다. 포상의 시행하는 조정 입장에서는 횟수를 줄이면서도 현재와 같이 기간 동안의 성과와 공적을 종합하여 검토할 것이므로 특별히 문제가 될 만한 것이 없사옵니다. 포상의 대상이 되는 개인이나 단체로서도 1년간 꾸준히 활동하면서 포상을 받을 수 있을 정도의 성과도 도출하여야 할 것이기에 현재보다 더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며, 후보군이 비교적 많이 선정되는 교육활성화, 지역활성화 등의 부문에서는 선의의 경쟁체제가 형성될 것이옵니다. 다만 평가 기간이 3개월에서 1년으로 바뀌는 것 뿐이겠사옵니다. 전년 1월에서 12월까지의 것을 가지고 익년 1월에 평가, 검토를 거쳐 2월에 시행하는 것이 어떻겠사옵니까. 다만 전하께옵서 비답하신 '창국기념일에 즈음한 연 1회 포상' 또한 합당하옵고, 연 2회 포상으로 바꾸는 안도 나쁘지 않사옵니다. 현행의 연 4회 시행에서 횟수를 줄이는 것 자체가 큰 의의가 있사옵니다. 문묘봉사(文廟奉祀)에 관하여 아뢰옵니다. 대축관은 예조의 수장, 초헌관은 현직 관원 중의 최고 품관, 아헌관과 종헌관은 각각 문관과 무관 중 1인을 선임하여 수행하는 것이 어떻겠사옵니까. 그 외의 사항에 대하여서는 이전의 예를 따라 제례를 행하고자 하옵니다. 호조에서 계한 지역 규찰에 관한 것은 이치에 합당하여 가히 취할만 하다 하겠사옵니다. 전하께옵서는 일찍이 민간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분란에 대하여서는 논죄하지 않으셨고, 또한 지역 규찰을 완화하시는 조치를 한 차례 명하셨사옵니다. 나라에서 질서를 잡을 것은 확실히 잡되 그 외의 범위에 대하여서는 제한을 풀어줌이 온당할 것으로 사료되옵니다."라고 하였다. * 22일, 행병조정랑 성삼문이 아뢰기를, "행군기시직장 정정균의 품계에 대하여 아룁니다. 정정균의 품계 사령에 대해 다시 한 번 검수해보았으나 전하께서 앞서 하교하신 바와 같다면 정정균의 품계는 앞서 아뢴 바와 같이 1계를 더하는 것이 옳다 보입니다. 급제자 초수가 제대로 이루어졌을 때의 상황을 검수해 보면, 본래 행군기시직장 정정균은 종8품의 품계를 가진 상태에서 갑과에 급제하였으므로 종6품 병절교위가 되어야 하고, 따라서 권지 기간 중 상점 2회 누적으로 인해 1계 가계가 이루어졌으므로 여절교위가 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현재의 품계가 종6품 병절교위이므로 품계를 1계 더하는 것이 옳다 사료되옵니다. 특히 앞서 이외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는지 전현직 무관들을 대상으로 살펴보았으나, 당시 급제 기록이나 사령 기록, 수기 정안 기록이 일관성이 없어 옳고 그름을 알기가 어려웠습니다. 개국620년 1월 1일자 이후로 사령기록이 자동화 된 이후에 기록에 따르면 정정균 이외의 사례에서는 문제점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무관 인사에 대하여 아룁니다. 3월 제2차 평정을 마무리 짓고 정정균을 행직장으로 승진 사령하고, 이운을 선공감제거에 사령하였습니다. 무관 통청 대상자 갱신에 대하여 아룁니다. 기존의 무관 통청 대상자 기록이 남아있는 것이 개국620년 1월의 것이 마지막이었습니다. 이에 무관 통청 대상자를 갱신코자 합니다. 우선, 기존 통청 대상자로 올라있는 선공감제거 이운의 경우 지난 연명소 사건 때 삭출과 동시에 불서용을 당하였으므로 통청 대상자에서 제외하고자 합니다. 또한, 현직 참상관 중 파직 등의 중징계를 당한 관원을 제외하고 평점 감산 등의 경징계를 당한 관원을 추려 추가하고자 합니다. 우선, 행호조정랑 김시습은 개국621년 2월에 초출사하여 병조, 호조, 훈련원 등의 경관직과 외관직을 두루 거치면서 타 관원의 모범이 되었으며 여러 차례 포상을 받은 우수한 관원입니다. 다만, 작년 12월에 정기 포상 계본 제출이 늦어 평점이 1점 감산된 적이 있습니다. 행훈련원주부 윤강은 개국622년 3월에 초출사하여 병조, 훈련원 등의 경관직과 외관직을 거치면서 성실한 모습을 꾸준하게 보여준 관원입니다. 이에 두 관원을 무관 통청 대상자로 추가하고자 합니다. 추가로 사헌부 관원과 관련해서는 이조와 추가로 더 협의하여 계하겠나이다. 하문하신 정기포상 횟수 축소에 관하여 아뢰옵니다. 신 역시 포상 행정을 1년에 4차례나 시행하는 것은 과도한 행정력 낭비라고 생각하오며, 1년에 한 번 혹은 두 번으로 축소하는 것이 비단 행정력의 절약뿐만 아니라 진정한 포상의 의미를 되살리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 여겨집니다. 다만, 앞서 봉상시정이 말한 것과 같이 후보군이 비교적 많이 선정되는 교육활성화, 지역활성화 등의 부문에서는 1년에 두 차례의 정기 포상을 실시하여 여러 수혜자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게 하면서도 정기 문관, 무관 포상의 경우 전하께서 비답하신 창국기념일에 즈음한 연 1회 포상으로 하여금 크게 치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어찌 포상이라는 것이 모두 획일화하여 동시에 평가할 수 있겠습니까. 각 부문마다 사정에 맞게 횟수를 조정하는 것이 합당할 것이라 사료됩니다. 또한, 수령7사를 개편하여 지방관의 업무 부담을 덜어주는 문제에 관하여 아뢰자면, 이미 지방관지침에 있는 게시물 규찰 부분은 유명무실한 지 오래입니다. '조정 관원이 퇴청 후 사적으로 올리는 문서에서의 관복 아이콘 사용 규찰은 게시물 본문만 점검한다(댓글은 규찰 제외). 관속, 훈장, 군졸 등의 복장 아이콘은 규찰하지 않는다.'고 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이러한 규칙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지 않습니다. 불필요한 조항이라고 생각하오니 차라리 게시물 규찰을 지방관의 업무 목록에서 제함으로써 지방관의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 옳지 않겠나이까."라고 하였다. * 같은 날, 행호조정랑 김시습이 아뢰기를, "신의 좁은 소견으로는 창국 기념일에 즈음한 연 1회 포상으로 시행 횟수를 줄이는 것이 좋겠다고 사료되옵니다. 연 1회 포상은 포상의 격과 가치를 높일 수 있으며 포상의 의미도 깊어질 것이라고 여겨집니다. 다만 그 대상자를 선정하는 작업은 1회에 걸쳐 조사하여 선정하기 보다는 기존과 같은 방법으로 분기별로 그 대상자를 조사하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1년 내내 부문별로 특출하거나 탁월한 성과를 내는 대상자가 있다면 분기별로 대상자를 선정할 필요가 없을테지만, 그러한 대상자가 있기가 실로 쉽지는 않을 수도 있다는 염려가 드는 때문입니다. 담당 기관의 관원이 각 분기별로 부문별 대상자의 공적을 조사하되 공적에 등급을 매기고 그 등급을 점수화하여 자료로써 보관하고 있다가 보관된 자료를 근거로 정기 포상 대상자를 추천하는 것이 합당할 것으로 여겨집니다. 분기별 공적조사의 결과 1년 내내 특출하고 탁월한 성과를 낸 대상자가 있다면 그 포상의 격을 높여 치하하고 그에 미치지 못하는 대상자는 그에 합당하게 치하를 하면 좋을 것입니다. 아울러 분기별 공적은 인정되나 정기 포상 대상자로 추천하거나 선정하기에는 미흡하다고 판단되는 대상자에 대해서는 기관이나 감영 표창을 수여하는 것도 좋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그리하면 기관이나 감영 표창이 활성화될 수 있는 계기도 될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 같은 날, 행종부시첨정 이다행이 아뢰기를, "먼저 행교서관박사 김갑의 품계에 관하여 아룁니다. 행박사 김갑의 품계 사령에 관하여 비답을 내리신 사항을 토대로 다시금 검수하였는데, 현재 품계에서 1계를 가계하는 조치를 취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처음 급제하여 초수되었을 때에 정9품 종사랑에 제수되었고, 갑과에 급제하여 재수될 때에 종6품 선무랑으로 가계되었으며 그 후에 삼시에 입격하여 인사평점 5점을 가산받아 다시 가계되어 종6품 선교랑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행박사의 정안과 문관 일람, 행박사와 간찰을 주고받던 도중 의아한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개국622년 01월 09일에 이조에서 발행한 문관 일람표에 행경기전참봉으로 봉사하던 행박사의 인사평점이 0점이 아닌 2점으로 기록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행박사도 이를 의아하게 여겨서 신에게 이에 관해 간찰로 문의하였는데, 신이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이조 청사와 인사행정절목과 인사평정절목을 살펴보았지만 행박사가 행경기전참봉 시절에 받은 인사평점 2점에 대한 해답을 찾지 못하였습니다. 이에 신은 당시 이조 장관이었던 前상서원정 천어가 문관 일람표를 작성하다 실수로 오기한 것으로 판정하고 이번 품계 수정과 함께 평점도 수정하고자 합니다. 최근 행박사가 진행한 평정은 모두 3차례이며 각 중점(1), 상점(2), 중점(1)을 받았으므로 4점이 남아야하며, 행박사 김갑을 1계 가계하여 종6품 선교랑으로 삼으심이 가할 줄로 아룁니다. 정기포상 횟수 축소와 관련하여 아룁니다. 신은 창국기념일에 즈음하여 정기포상을 시행하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 이렇게한다면 한 해에 한 번, 각 분야별로 포상을 받는 백성들이 더욱 열심히 활동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보옵니다. 지금처럼 한 해에 4차례나 시행되는 포상은 심히 적절하지 못하여 간혹 받은 사람이 또 받는 모순이 발견되기도 합니다. 물론 그만큼 활동이 없기 때문으로 귀결이 될 것입니다만은 현행 정기포상은 한 해에 4차례나 시행되고 있기때문에 짧은 활동 기간을 놓고 평가해야하는 것이기에 받은 사람이 다시 받는 일이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많은 백성들에게도 포상이 돌아갈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포상 범위를 한 해로 넓히고, 포상 시기를 1년에 한 번하게 된다면 수상하는 백성의 기쁨이 배가될 수 있을 것이라 사료됩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 조정의 형편상 오랜 기간동안 이어져 내려온 아조의 전통과도 같아진 정기포상 제도를 일거에 바꾼다는 것은 또 다른 행정력의 낭비를 불러올 수 있는 일입니다. 이미 우리 조정은 책례도감의 업무와 개인들에게 직면한 여러가지 사무들로 행정력이 집중되고 있으니 책례도감의 업무가 마무리되고, 조정이 조금의 여유를 되찾을 때에 다시금 정기포상 시행 횟수와 관련한 윤대를 다시 진행해보는 것은 어떠하겠습니까. 그리고 그 기간 안에 혹여 정기포상이 돌아온다면, 잠시 정기포상을 중단하고 새로운 절차 문제, 기장수여조목 등과 같은 정기포상에 관한 법률 개선 작업과 시행 횟수를 논의한 연후에 재시행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사료됩니다."라고 하였다. * 24일, 봉상시정 서민교가 아뢰기를, "석전제례에 대하여 추가로 아뢰옵니다. 개국620년, 성균관을 폐청할 당시에 이미 20기 유생 및 청강생 입학이 이루어져 있었사옵니다. 비록 당시 성균관 관원 및 교임들이 면직되었으나 이들 유생 및 청강생에 대한 조치는 이루어지지 않았사오니, 지금까지 그 신분이 유지되고 있다 할 수 있사옵니다. 이들 또한 초헌, 아헌, 종헌 이후에 헌관으로서 참례할 수 있도록 하소서. 이외에 석전제례에 대한 사항은 전하의 하교를 받잡고자 하옵니다."라고 하였다. * 같은 날, 행형조정랑 정태수가 아뢰기를, "정기포상 축소에 대해 아뢰옵니다. 정기포상의 축소는 바람직하다 사뢰되옵니다. 그동안 3개월마다 하다보니, 앞서 관원들이 아뢴 것처럼 이미 받은 사람들이 다시 받거나 일부 포상의 경우 아예 없는 경우도 발생하는 것이 현실이옵니다. 그러나 연 4회였던 포상이 연 1회로 축소될 경우 심사 범위가 1년이 되는 만큼 포상의 대상이 되는 인원이 민국의 사정 등을 감안하면 연초부터 연말까지 초지일관의 자세를 보이기는 어려울 것이옵니다. 따라서 신은 연 1회보다는 1~2월 과 7~8월 연 2회 포상을 하는 것이 어떨까 사뢰되옵니다. 수령 7사에 대하서는 현 상황에서는 업무에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 사뢰되옵니다. 관원 부족의 이유도 있겠으나, 한 관원이 3도 관할을 맡아온 지가 오래된 것은 그 만큼 한 명의 관원으로도 능히 3도의 업무를 맡는 데 문제가 없기 때문이라 생각되옵니다. 또한 신규백성 중 관속으로 자원하는 이가 종종 있는 바, 수령의 업무는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될 듯하옵니다. 다만, 행병조정랑이 아뢴 것처럼 게시판 규찰 같은 경우 논란의 소지가 되는 것은 유사나 다른 백성에 의해서도 충분히 알려질 수 있기 때문에 수령의 업무에서 빼도 크게 무리가 없을 것이라 사뢰되옵니다."라고 하였다. * 25일, 상(上)께서 전교(傳敎)하시기를, "이조에 명한다. 행박사 김갑의 품계를 1계 올려주도록 하고, 비슷한 피해 사례가 없는지 면밀히 조사하라. 예조에 명한다. 문묘 제례시에 헌관으로 성균유생의 참례가 있어야 할 것이다. 유생이 없다면 관내 생원, 진사, 유학 가운데 1인 이상을 참여시키는 방향으로 하라. 문묘 제향이므로 제관은 모두 문관으로 한다. 병조에 명한다. 행직장 정정균의 품계를 1계 올려주도록 하라. 통청 대상자 갱신도 계청대로 재가한다. 아직 의견을 개진하지 않은 관청은 속히 말하도록 하고, 이조는 포상 축소 문제 이외뿐 아니라 지역 공간 규찰에 대한 의견도 어서 내도록 하라."라고 하였다. * 같은 날, 봉상시정 서민교가 아뢰기를, "대축관은 일전에 아뢴대로 예조의 수장이 맡고 초헌관, 아헌관, 종헌관은 문관 중에서 선임된 이들 중에서 품계가 높은 순으로 하되, 개인 사정이나 당시의 여건에 따라 조정하고자 하옵니다. 일전에 아뢴 성균관 20기 입학 명단을 다시 상고하여 보니, 유생은 없고 청강생만 여섯이었사옵니다. 따라서 전하께서 하교하신 바에 따라 헌관 1~2인 정도를 추가로 선발하여 행하겠사옵니다. 이렇게 하여 전례에 따라 오는 음력 8월부터 석전대제를 봉행하겠사옵니다."라고 하였다. * 같은 날, 행종부시첨정 이다행이 아뢰기를, "지역 공간에 관하여 아룁니다. 호조에서 아뢴 바가 응당 옳습니다. 사적 공간과 공적 공간을 구분하여 운영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인사 사령에 관하여 아룁니다. 부정자 홍봉한을 행승문원정자에 명하였사오며 행박사 김갑을 선교랑에 제수하였습니다. 품계보유자 및 삭탈자 재출사 탐문 조사에 관하여 아룁니다. 현재 이조에서는 재출사 탐문 조사가 19명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사오며 현재에는 2차 기간에 접어들어 있습니다. 1차 기간은 간찰로 발송하여 의중을 탐문하였으나 19인 모두에게서 답이 오지 아니하였나이다. 현재 진행중인 2차 조사에서는 서찰(메일)을 보냈사온데 읽었으나 답장을 하지 않고 있는 실정입니다. 좀 더 탐문 조사에 집중할 계획입니다만 아직까지 많이 부족하니, 이는 신의 불충입니다. 이번 탐문 조사는 명월 5일까지 기간이 남았으니 조금 더 지켜본 연후에 최종적으로 아뢰겠나이다."라고 하였다. * 26일, 선공감제거 이운이 아뢰기를, "현 윤대 논의 사항에 대해서는 이미 신료들이 좋은 의견을 개진해 주어 더 아뢴다기 보다 신은 호조정랑의 의견에 재청을 하고자 합니다. 종전 포상이 분기 1회 실시 되었지만 생각보다 대상자를 선정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창국디념일이 있는 매년 8월에 전부문에 걸쳐 대대적으로 1회 정도 실시 하는 것이 포상의 격도 올리고 행정 간소화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지방관 게시물 규찰에 관한 건도 정도가 심한 것에 대해서만 해당 지방관 내지관속이 주의를 주는 선에서만 해도 무방하다 사료됩니다."라고 하였다. * 같은 날, 상(上)께서 전교(傳敎)하시기를, "예조에 명한다. 문묘 의례에 관한 건은 계청대로 시행해 보도록 하라. 시정이 다른 관직으로 옮기더라도 후임관이 잘 맡아서 이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연간 1회 시행과 2회 시행 사이에 의견이 나뉘고 있지만, 정기포상 시행 간격을 축소하는 것에 관하여는 대체로 의견이 일치되는 듯 하다. 예조의 의견처럼 두 의견을 절충하여, 백성 활동 독려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고 명예훈장 수여의 공적조사 대상이 되는 지역활성화, 교육활성화 부문은 연간 2회 시행하고, 나머지 부문의 포상에 대하여는 창국기념일에 즈음하여 한 차례만 포상하는 것이 어떠하겠는가. 이에 관한 의견을 말해 보도록 하라. 지역 공간 규찰에 관한 건은 철폐로 공론이 모였으므로 그대로 시행하는 것이 합당하겠다. 규찰 주무 관청인 예조에서 이조, 호조, 병조, 형조 및 각급 지방관의 의견을 참작하여 수령7사를 개정토록 하라. 사문서에 대한 통신체 규찰이 이미 지난 개국620년 4월 1일자로 철폐되기도 하였으니, 현재 규정된 7사(事) 가운데 6번을 제외하고 새로 하나를 추가하면 될 것이다. 백성을 위한 각종 사업 진행이나 농사 장려, 재정 관리 등에 관한 것이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여러 관청에서 의견을 수렴하여 개정하는 것이므로 6번 하나만 조정하는 것이 아니라 수령 7사 전반을 정비하는 수준으로 논의를 진행할 수도 있을 것이다. 논의 공간은 예조 청사 혹은 궐내 빈청으로 한다."라고 하였다. * 같은 날, 행종부시첨정 이다행이 아뢰기를, "전하께서 정기포상에 관하여 전교하신 사항을 신등이 받잡는 것이 가할 줄로 아룁니다."라고 하였다. * 같은 날, 봉상시정 서민교가 아뢰기를, "정기포상 단축에 관한 하교가 합당하다 사료되옵니다. 지역 규찰에 관한 것은 하교하신대로 저희 예조에서 주관하여 빈청에서 진행하겠사옵니다. 중론을 모아 결정된 바를 이후에 계하여 재가를 받잡고자 하옵니다."라고 하였다. * 같은 날, 행형조정랑 정태수가 아뢰기를, "상께서 하교하신 정기포상 단축에 대한 건은 합당하다 사뢰되옵니다."라고 하였다. * 같은 날, 행호조정랑 김시습이 아뢰기를, "정기포상과 관련하여 내리신 하교가 이치에 부합되고 지극히 타당한 바, 마땅히 받잡을 것이오니 따로 아뢸 사항이 없사옵니다."라고 하였다. * 같은 날, 선공감제거 이운이 아뢰기를, "포상 시행에 대한 건은 신 또한 맞다 사료됩니다."라고 하였다. * 27일, 행종부시첨정 이다행이 아뢰기를, "문관 사직에 관하여 아룁니다. 행박사 김갑이 2개월간의 해외 출장으로인해 업무에 지장이 있을 것을 염려하여 사직을 청하였습니다. 이에 이조에서는 별다른 특이점이 없다 판단하여 의원 면직 처리하고, 2개월간의 해외 출장 후에 행박사의 접속이 원활히 이루어질 때까지 행용양위부사과에 명하고자 합니다."라고 하였다. * 같은 날, 봉상시정 서민교가 아뢰기를, "지난 16일부터 23일까지 시행된 제85차 소과에서는 생원시에만 1인이 응시하였사오나, 입격자는 없었사옵니다. 소과 시행 기간동안 2회에 걸쳐 행교서관박사 김갑과 행승문원부정자 홍봉한이 응시를 권유하는 독려 행정을 실시하였사옵니다. 1차 독려를 통하여 50인에게, 2차 독려를 통하여 13인에게 각각 본조 내 간찰과 개인 서찰을 통하여 안내문이 발송되었사옵니다. 시권 채점 혜택 대상자는 차마 아뢰지 못하겠사옵니다. 삼가 대죄(待罪)하옵니다."라고 하였다. * 같은 날, 상(上)께서 전교(傳敎)하시기를, "이조에 명한다. 계청대로 사직서를 처결하여 오위로 체직하라. 예조에 명한다. 시관 혜택은 전례대로 시행하라. 지방 관청과 협조하여 교육이 제대로 진행되고 있지 않은 교육기관을 정비하고, 강의가 진행되더라도 그 내용이 지극히 부실한 경우에는 보완을 지시하는 등의 필요 조치를 취하도록 하라."라고 하였다. * 28일, 행병조정랑 성삼문이 아뢰기를, "정기포상 단축에 관한 하교에 대해 이견이 없습니다. 다만, 연간 1회 시행과 2회 시행 사이의 절충 의견은 예조의 의견이 아니옵고, 병조의 의견이었습니다. 예조에서는 모든 포상 일정에 대해 연간 1회 시행을 아뢰었으며, 모든 포상 일정이 '창국기념일에 즈음한 연 1회 포상'이나 연 2회 포상에 이루어지는 것도 합당하다 여겼습니다."라고 하였다. * 29일, 행종부시첨정 이다행이 아뢰기를, "행선공감봉사 정준에 관하여 아룁니다. 현재 행봉사 정준은 자리를 수차례 비워 상관의 명령을 이행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에 공조에서도 진정서가 들어와 사직과 휴직을 계도하였었는데 응답이 없기로 행봉사 정준을 오위로 체직하였다가 그 후에도 활동할 기미가 보이지 아니하면 면직하고자 합니다."라고 하였다. * 30일, 상(上)께서 전교(傳敎)하시기를, "이조에 명한다. 지평의 경우와 같다. 일단 오위로 체직하라. 정기포상 제도 정비는 병조에서 제안한 의견에 기초하여 지역활성화, 교육활성화는 연간 2회, 기타 부문은 연간 1회 시행하는 것으로 결정한다. 각 1월, 7월에 공적으로 조사하여 음력설 전후 또는 창국기념일에 포상하는 방향으로 시행하라. 이것으로 윤대를 마친다. 이조와 병조는 정기포상 및 지역규찰 논의와 관련하여 2차례 이상 의견을 개진한 관원의 평점을 각 1점씩 가산해 주도록 하라."라고 하였다. ○ 공조좌랑 이여송이 청사직소를 올리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차자한 바를 잘 알았다. 이번 윤대에 참여하고 후임이 인선될 때까지 소임을 다하도록 하라."라고 하였다. 3월 16일 병술(丙戌) 행승정원주서 이정윤 근무함(仕)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3월 17일 정해(丁亥) 행승정원주서 이정윤 근무함(仕)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3월 18일 무자(戊子) 행승정원주서 이정윤 근무함(仕)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행경기도검률 정우일이 임지에 부임하기에 앞서 사은숙배를 올리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급제하여 출사한 지 오래되었으나 면직되어 물러나 있던 것도 한참 전의 일이므로 간혹 업무에 익숙하지 않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관련 규정을 자세히 살피고 잘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전현직 지방관에게 도움을 얻어서, 위에서 믿고 맡긴 소임을 다하기 바란다. 부임하여도 좋다."라고 하였다. 3월 19일 기축(己丑) 행승정원주서 이정윤 근무함(仕)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3월 20일 경인(庚寅) 행승정원주서 이정윤 근무함(仕)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3월 21일 신묘(辛卯) 행승정원주서 이정윤 근무함(仕)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3월 22일 임진(壬辰) 행승정원주서 이정윤 근무함(仕)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3월 23일 계사(癸巳) 행승정원주서 이정윤 근무함(仕)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3월 24일 갑오(甲午) 행승정원주서 이정윤 근무함(仕)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3월 25일 을미(乙未) 행승정원주서 이정윤 근무함(仕)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3월 26일 병신(丙申) 행승정원주서 이정윤 근무함(仕)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3월 27일 정유(丁酉) 행승정원주서 이정윤 근무함(仕)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3월 28일 무술(戊戌) 행승정원주서 이정윤 근무함(仕)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책례도감 수석낭청 김관이 책봉례에 대하여 계본을 올려 아뢰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도감에서 올리는 계본이 무슨 비밀스러운 내용을 담고 있기에 이처럼 비공계로 밀계하는가. 도감이 구성된 지 두 달에 가까운 시간이 지나서야 겨우 이러한 계본이 올라오게 되었으니, 담당 업무의 지지부진함이 도를 넘었다. 당상관의 재목인지 살피기 위해 소임을 맡긴 것이라고 명시하였는데도 이렇게 하여서야 되겠는가. 이래서는 앞으로의 업무 주관도 기약하기 어렵다. 계본의 내용을 보더라도 죽책문, 교명문 찬술이 없는데 무엇을 전달하겠으며, 반포하는 교서나 세자가 올리는 전문에 관한 사항도 없다. 도감은 책봉 의례에 관한 사무를 주관하는 관청이지, 책봉 의례를 몸소 감당하는 관청이 아니다. 따라서 시강원과 익위사 관원은 겸직으로라도 일시나마 임명해야 할 것이고, 종묘에 고묘하거나 전알하는 것은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마땅히 정식으로 거행해야 한다. 낭청 김관을 면직한다. 차임 낭청이 다시 살펴 계하라. 책봉 의례에 관하여는 국조오례의, 세종실록에 수록된 오례의 등의 책왕세자의(冊王世子儀)편과 국조실록 정조24년 2월 2일 을유일 기사 등을 참조할 수 있을 것이다. 면직 낭청이 2인이니, 필요하면 낭청 인선을 주청하라."라고 하였다. 3월 29일 기해(己亥) 행승정원주서 이정윤 근무함(仕)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3월 30일 경자(庚子) 행승정원주서 이정윤 근무함(仕)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3월 31일 신축(辛丑) 행승정원주서 이정윤 근무함(仕)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선무랑 행한성부참군 겸승정원가주서 정예림이 쓰다. 개국624(2015)년 06월 20일 기록 : 선무랑 행한성부참군 겸승정원가주서 정예림 |
http://www.1392.org/bbs?sajor11:682  
|
| 
|
한명회
서민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