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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욱
[선안] 세계사 강의 14
서유럽의 절대왕정 절대왕정 중세 말 이후 각국의 왕들이 중앙집권국가를 수립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 16~18세기 유럽사회는 절대왕정시대를 맞이합니다. 각국의 군주들은 절대권력을 가지고 전제정치를 행합니다. 절대군주는 관료조직과 상비군의 지원을 받으면서 국가를 효과적으로 다스릴 수 있었습니다. 통치와 행정에서 국왕의 의사를 충실히 이행하는 관리들은 귀족이 아닌 서민층으로 이루어졌고, 급료를 지급받았습니다. 또, 언제나 동원할 수 있는 상비군은 주로 용병들로 구성되었습니다. 따라서 이를 유지하기 위해서 많은 재정 지출이 요구되었는데, 이는 새롭게 성장하고 있었던 상공인층의 재정적 지원을 통해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즉, 시민계급은 조세를 부담하여 국왕을 돕고, 국왕은 시민계급의 상공업 활동을 지원하였습니다. 한편, 봉건 귀족은 여전히 여러 가지 경제적 특권을 누렸지만, 정치권력을 상실하고 왕권에 의존합니다. 또, 절대왕정은 국가의 부를 증대시키기 위해 국가가 경제활동 전반에 걸쳐 간섭과 통제를 하고, 국내 산업을 보호 육성하는 중상주의 정책을 실시하였습니다. 정치사상으로는 절대왕정을 뒷받침하는 王權神授說(왕권신수설)이 널리 보급됩니다. 프랑스의 보댕은 주권이 군주에 의해 행사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고, 보쉬에는 국왕의 권력은 신으로부터 받은 것으로 지상의 그 어떤 것도 왕권을 제약할 수 없다는 이론을 내세웠습니다. 절대주의 시대는 유럽 사회가 낡은 봉건사회에서 근대시민사회로 나아가는 과도기였습니다. 이 시기에 유럽 사회는 근대적인 제도와 정신을 확립해갑니다. 그러나 이 시대는 아직도 봉건적 특권과 신분제가 남아 있어 중세적 요소를 완전히 떨쳐버리지는 못합니다. 상업혁명과 중상주의 신항로 개척 이후 유럽의 경제는 비약적으로 발전하였습니다. 후추와 같은 동방 물산이 대량으로 값싸게 들어왔으며, 아메리카 대륙에서 가져온 사탕, 옥수수, 감자, 담배 등이 유럽인의 일상생활을 크게 변화시킵니다. 아프리카의 흑인 노예는 가장 값진 상품이 되어 아메리카 대륙으로 팔려나갑니다. 특히, 아메리카 대륙으로부터 유입된 엄청난 양의 은이 전 유럽에 유통되면서 가격 혁명이 일어납니다. 한편, 신항로 개척은 광대한 새로운 시장을 열어줍니다. 유럽의 상인과 제조업자들은 새로운 부와 자본을 축적할 수 있게 되었고, 유럽의 경제는 상업혁명이라 불릴 정도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룩합니다. 이러한 발전을 바탕으로 유럽의 절대왕정은 무역을 통해 부강한 나라를 만들려는 중상주의 정책을 내세우며 시장 확보와 식민지 획득을 위한 치열한 경쟁에 나서게 됩니다. 당시 유럽 사회에서는 시장경제가 발달하면서 화폐가 중요해졌으며, 화폐로 사용되는 금과 은이 국부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따라서 초기의 중상주의는 가능한 한 많은 양의 금을 보유하려고 하였는데, 이를 重金主義(중금주의)라고 합니다. 그러나 금을 무한정 확보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리하여 유럽 각국은 무역을 통해 수입을 적게 하고 수출을 늘려 그 차액만큼 금을 남기는 방법을 사용하였습니다. 이를 위해 국가는 관세를 높여 수입을 억제하고 수출을 장려하는 정책을 폈습니다. 따라서 절대왕정은 무엇보다 국내산업의 발달이 필수적이었기 때문에, 국내 공업의 보호와 육성에 역점을 두고 해외 시장 확대를 위한 식민지 건설에 적극적으로 나섰습니다. 에스파냐와 네덜란드 일찍이 신항로 개척에 나서 중남아메리카에 식민지를 건설한 에스파냐는 그곳에서 들어오는 막대한 귀금속을 바탕으로 유럽에서 가장 먼저 절대주의를 확립합니다. 펠리페2세는 무적함대라 불리는 해군력을 바탕으로 레판토 해전에서 오스만제국을 격파하여 지중해해상권을 장악하고 포르투갈을 합병하여 에스파냐를 유럽 최강의 국가로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에스파냐는 국내의 산업기반이 취약한데다가 상공업이 발달하였던 네덜란드 지역이 에스파냐의 지배에서 벗어나 독립하였고, 영국에게 무적함대가 패배하면서 국력이 급속히 쇠되합니다. 한편, 에스파냐가 펼친 가톨릭 중심의 강압적인 종교정책에 반발하여 독립한 네덜란드는 적극적으로 해외로 진출하여 크게 번영합니다. 동인도 회사를 설립하여 아시아 방면으로 진출하였고, 아메리카 대륙에도 진출하여 중개무역으로 번영합니다. 그리하여 17세기에 수도 암스테르담은 국제무역과 금융의 중심지였습니다. 특히 일본 에도 막부와의 교류는 일본의 변화에 큰 영향을 끼칩니다. 영국 영국의 절대주의는 헨리7세에 의해 기초가 형성되었고, 헨리8세를 거쳐 16세기 후반의 엘리자베스 1세 때 전성기를 맞이합니다. 엘리자베스는 에스파냐의 무적함대를 격퇴하면서 적극적인 해외진출을 꾀합니다. 그리하여 동인도회사를 설립하고, 수출산업의 육성에 힘을 기울여 제철, 유리, 제염의 산업을 진흥시킵니다. 한편 이 시기에 모직물 공업이 융성함에 따라 경작지를 목장으로 바꾸는 인클로저 운동이 진행됩니다. 토지에서 쫓겨난 많은 농민들이 농촌에서 도시로 밀려나면서 실업자와 빈민들이 크게 늘어납니다. 이에 여왕은 구빈법을 제정하여 빈민들에게 식량을 배급하고 실업자들에게 직업을 갖도록 하였습니다. 문화도 크게 발달하였는데 셰익스피어가 활동한 것도 이 무렵이었습니다. 프랑스 프랑스는 위그노에게 신앙의 자유를 허용한 낭트 칙령의 발표를 통해 종교 갈등을 해결하였고 왕권을 강화하여 절대왕정의 기초를 마련하였습니다. 루이 14세는 귀족의 반란을 진압하고 절대왕정을 확립하였습니다. ‘짐은 곧 국가이다’라는 말로 유명한 루이 14세는 절대주의를 대표하는 군주입니다. 그는 왕권신수설을 철저히 숭배에 가깝게 지켰습니다. 그가 등용한 콜베르는 국력의 원천이 귀금속의 소유량에 있다고 보고, 프랑스에 많은 화폐를 축적하기 위해 중상주의 정책을 추진하였습니다. 그는 프랑스 공업의 육성에 힘써 국립공장과 매뉴팩처를 설립하여 각종 특권을 부여합니다. 또,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국내 수공업의 육성과 보호에 힘썼으며, 수입 억제와 수출 증대를 도모합니다. 이러한 노력에 의해 크게 중대된 경제력을 바탕으로 루이 14세는 베르사유 궁전을 지어 왕실의 권위를 과시하고 화려한 궁정문화를 꽃피웁니다. 그러나 낭트 칙령을 폐지하여 위그노들을 탄압하자, 상공업에 종사하던 수많은 위그노들이 프랑스를 떠나면서 프랑스의 산업이 타격을 받았습니다. 또 에스파냐와 왕위계승전쟁을 일으키는 등 무모한 침략전쟁을 거듭하여 국력을 낭비함으로써 프랑스는 재정난에 허덕이게 됩니다. 동유럽의 절대왕정 동유럽의 절대주의 서유럽과 달리 엘베 강 동쪽에 위치한 동유럽은 도시와 상공업의 발달이 더디어 시민계급이 성장하지 못하였습니다. 따라서 시민계급의 도전을 받지 않았던 귀족들은 농노들의 노동으로 대영지를 직접 경영하였으며, 관료나 군대 장교가 되어 왕권을 봉사하면서 지배 계급으로 남아있었습니다. 그리하여 동유럽은 서유럽보다 1세기 정도 늦은 17세기 중엽에, 농노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절대주의가 성립됩니다. 프로이센과 오스트리아 30년 전쟁 이후 독일은 황폐해졌고, 정치적 분열이 더욱 심해집니다. 독일 영방 가운데 전쟁의 피해가 가장 적었던 프로이센은 프리드리히 대왕 때 강대국으로 성장하여 절대주의가 확립됩니다. 그리고 오스트리아와 전쟁을 벌여 산업이 발달한 슐레지엔 지방을 차지합니다. 프리드리히 대왕은 계몽사상의 영향을 받아 스스로를 국가제일의 공복임을 자처하면서 산업을 장려하고 종교적 관용 정책을 폈습니다. 또, 그는 농민들에 대한 강제부역을 억제하고, 고문을 폐지하는 등의 정치를 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어디까지나 가부장적인 성격을 지닌 절대군주였으며, 전제정치를 벗어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사회기반은 여전히 농노제였으며, 대토지를 소유한 귀족들이 강력한 힘을 발휘하였습니다. 한편, 오스트리아는 마리아 테레지아 때에 프로이센에게 영토를 빼앗긴 후, 요제프 2세가 계몽전제군주로서 내정개혁을 시도합니다. 그러나 보수적인 귀족들의 반발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합니다. 러시아 후진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던 러시아는 17세기 말 표트르 대제의 노력으로 강대국으로 성장합니다. 표트르 대제는 수행원들과 서유럽을 시찰하면서 자신의 신분을 감추고 조선소의 직공으로 일할 정도로 서유럽의 문물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그는 네덜란드와 영국 등의 선진문화와 제도를 적극 도입하고, 내정을 개혁하는 한편, 대외적으로는 부동항을 확보하기 위해 스웨덴과 북방전쟁을 벌였습니다. 그리고 이 전쟁에서 승리함으로써 발트해로 진출하고, 그곳에 상트페테르부르크를 건설하여 수도로 삼았습니다. 그는 시베리아 경영에도 힘써 청과 네르친스크 조약을 맺고 국경선을 정하였습니다. 18세기 말, 표트르 대제의 정책을 계승한 예카테리나 2세는 계몽전재군주를 자처하며 내정개혁을 단행하였으며, 프로이센, 오스트리아와 함께 폴란드를 분할 점령하였습니다. 그러나 러시아 역시 다른 동유럽 국가와 마찬가지로 농노제를 토대로 한 사회였습니다. 17, 18세기 유럽문화 예술과 문학 절대왕정이 발달한 17세기는 힘과 권위를 존중한 시대였습니다. 당시 사람들은 스스로 자신의 운명을 개척할 수 있다는 자각이 있었고, 바로크 예술은 바로 이러한 새로운 힘의 자각에 대한 예술적 표현이었습니다. 장대함과 풍요, 복잡한 장식과 뛰어난 기교를 특징으로 하는 바로크 예술은 건축과 회화 및 음악 등 모든 예술 분야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건축에서는 호화롭고 웅장한 베르사유 궁전이 바로크 예술의 특징을 잘 보여줍니다. 회화에서는 주로 궁정화가들이 군주의 권위를 과시하는 작품을 발표하였는데 플랑드르의 루벤스, 네덜란드의 렘브란트 등이 유명합니다. 음악에서는 바흐와 헨델이 근대음악의 새로운 경지를 열었고 오페라가 출현하여 유행합니다. 그러나 18세기에 이르러 건축에서는 바로크 양식이 쇠퇴하면서 우아하고 섬세하며 기교적인 로코코 양식이 유행합니다. 음악에서는 모차르트와 베토벤 등이 고전음악을 발전시킵니다. 한편, 문학에서는 고전주의 문학이 전성기를 맞이하여, 밀턴의 <실락원>, 디포의 <로빈슨크루소>, 그리고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 등이 나옵니다. 과학혁명 르네상스 시기에 싹튼 근대과학은 17세기에 눈부신 업적을 이룸으로써 과학혁명을 이루었습니다. 관찰과 실험의 강조, 망원경, 현미경, 기압계 등 과학기구의 발명은 과학의 발전을 촉진시킵니다. 영국의 뉴턴은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하고 이전의 발견들을 하나의 법칙으로 통합하여 우주가 통일적인 법칙하에 움직이고 있다는 새로운 기계론적 우주관을 수립시킵니다. 한편 하비는 혈액순환의 원리를, 제너는 종두법을 발견하였고, 린네는 식물 분류학의 토대를 마련합니다. 근대철학과 정치사상 과학혁명과 밀접한 관련을 가지면서 근대철학이 발달합니다. 영국의 베이컨은 관찰과 실험을 중시하여 경험론의 토대를 마련하였고, 로크는 ‘모든 지식의 근거는 감각과 경험’이라고 주장하여 경험주의 철학을 수립하였습니다. 프랑스의 데카르트는 연역법에 기초하여 합리주의 철학을 수립하였습니다. 독일의 칸트는 <순수이성비판>에서 이러한 두 주장을 통합하였습니다. 정치사상에서 있어서는 17세기에 왕권신수설이 유행하였으나, 시민사회가 성장하면서 자연법사상과 사회계약설이 나왔습니다. 自然法思想(자연법사상)이란, 자연법은 현실의 법을 넘어서는 근원적인 보편타당한 법으로, 현실의 법과 제도는 이러한 자연법에 일치하도록 노력해야한다는 것입니다. 사회계약설은 자연법사상에 토대를 두면서 개인들의 계약에 의해 국가를 성립한다는 주장입니다. 한편 18세기에는 중상주의를 비판하면서 자유방임주의 경제학이 등장하였습니다. 애덤 스미스는 <國富論(국부론)>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조절되는 개인의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주장하여 고전 경제학의 토대를 마련합니다. 계몽사상 근대과학과 철학의 발달에 따라 18세기에 프랑스를 중심으로 계몽사상이 널리 퍼집니다. 계몽사상은 인간의 이성을 존중하고 무지와 미신, 낡은 제도와 관습을 타파함으로써 인간 사회가 무한히 진보할 수 있다고 믿어 시민혁명의 사상적 기반이 되었습니다. 몽테스키외는 입법, 사법, 행정의 삼권 분립을 주장하였고, 볼테르는 신앙과 언론의 자유를 옹호합니다. 루소는 자유와 평등, 주권재민을 주장하여 프랑스 혁명에 영향을 줍니다. 한편 디드로와 달랑베르 등이 편찬한 <백과전서>는 새로운 사상, 정부에 대한 비판, 당대의 과학 및 기술에 관한 온갖 지식 등이 집대성되어 계몽사상의 보급에 공헌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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