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영상문화제] <참가> 드라마 부분

물론 드라마를 돈으로 판단해서는 안된다. 어느 드라마에 방송사에서 엄청난 거금을 들려 번질번질 때 빼고 광을 내면서 까지 만든 드라마가 그 스토리와 줄거리에 있어서 어긋난다면 시청자의 흥미는 그 길로 바로 돌아설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불멸의 이순신"은 시청자인 나로서 큰 흥미를 느끼게 한다. 다른 사극에서는 찾아볼수 없었던 그래픽 기법과 실감나는 전투 장면 그리고 무엇보다 흥미진진하고 박진감 넘치는 스토리 구성이 내 작은 마음을 동요케 했는지도 모르겠다. 실제 인물 이순신의 생애가 그러했을까? 그 유명한 조광조의 기묘사화, 이제 나이 16인 중학교 3학년인 국사란 제목의 학과에 기묘사화가 들어있어서일까? 나에게 낯설수도 익을수도 있는 그런 단어의 피해자이면서 관직에 나아가지 못하는 서러움 그 때에 살지 못한 나로서는 그 심정을 헤아리지 못할것이다.

하지만 중요한건 이순신의 유아시절과 청년시절에 잠시 브라운관에 비치었던 이정이라는 분이다. 이정은 이순신의 아버지로 극중에서는 이정의 아버지 그러니까 이순신의 조부, 할아버지께서 기묘사화에 얽히시어 참수당하시고 집안은 파락호로 남아가며 역적의 아들이라는 거짓 낙인이 찍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모습의 분이다. 그 겉모습은 비록 술을 찌들어 현몽판단에 흐린 방탕자이자 노름꾼이지만 내실 자신이 세상에 나아가 그 더러운 세상을 바꿀수 있는 때를 기다리던 그런 이로서 그 당시 역적으로 취급 당하던 조광조의 제사를 근친 유림을 모아 주도한 죄로 옥을 살다 천신만고 끝에 나와 이순신의 고향이자 자신의 고향인 한양 건천동을 버리고 아내의 외가인 충청 아산으로 이사를 가게된다.  

이정역을 맡으신 분의 열혈적인 연기에서 일까? 충청 아산으로 이사 온 후 자신이 주도하여 조광조의 제사를 지낸 죄명으로 옥살이까지 하며 자신에게 역적의 낙인을 찍히게하고 조정이 썩어 나라마저 더러운 세상에 대한 극도의 경멸과 경계로 자기의 자식에게마저 관직의 꿈을 버리고 농사에 전념하라는 말까지 서슴치 않고 남기며 광기 어린 행동을 취하니 실로 이정의 그 애절한 심정과 마음이 시청자인 나에게 까지 뼈저리게 느껴짐에 부족함이 없다.-지금껏 보아왔던 불멸의 이순신 드라마 인물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인물이다. 겉으로는 광기에 사무쳐 미친 짓을 서슴치 않지만 속으로는 열화같은 뜨거운 가슴을 지닌 사내로서 그 풍모가 가히 대담하다.- 

지금 KBS1 채널에서는 불멸의 이순신이 하고있다. 어느덧 광란 속 고요함이 매력적인 이정이란 분께서는 극중에서 죽음으로 사라지고 청년 이순신이 이제 장년이 되어 임진왜란을 맞고 있는 부분이다. 일찍히 이 드라마에서 세간의 주목을 받은 점은 항상 이순신에 대해서 악독한 이미지로만 남았던 원균에 대한 재조명에서 의미가 짙다 할수 있다. 원균이라고 하면 드라마에서나 소설에서나 속여 사람들이 간단히 써나는 거의 모든 글에서 이순신의 정적으로 항상 악역을 맡아왔었던 기억이 머리에 박혀있기 마련이다.그런데 이 드라마에서는 그 관념을 깨고 이순신을 지장(智將)으로 원균으로 맹장(猛將)으로 고정하고 있다. 진실로 역사 속의 원균과 이순신은 동학수인으로 같은 과목에서 같은 과정을 거쳐온 지기라면 지기라고 할 수 있을것이다.

필자야 무지하여 원균과 이순신이 어떠한 일을 계기로 서로 헐뜯는 관계가 되었는지 몰라도 극중에서는 전라 좌수사를 놓고 두 사람이 갈라진것으로 보고있다. 일전에 육진에서도 여러 차례 의견차로 마찰을 빚었던 적이 있지만 말이다. 일전에 청년시절 원균의 도움으로 이순신이 그와 같이 동문수학하였을때 현재 극중의 이순신 아내인 방연화라는 여인을 상대로 여러차례 마찰을 빚은 면에서도 그간 원균이 참고 있어왔던 분노를 터뜨렸을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가 없다.-특히 지난번 원균이 극중에서 좌수사 자리를 빼앗기고 유성룡의 간천으로 이순신이 선조의 크나큰 신임?으로 좌수사 자리에 임명되면서 두 사람이 펼쳤던 연기에 원균이 이순신의 멱살을 잡고 눈물을 흘리며 분노를 토했던 장면은 개인적으로 정말 놀랍기 그지없었다.-

용맹하기론 조선에서 따라올자가 없는 맹장 원균, 전략과 치술에 능통하여 그 지략의 치밀함에는 따라올 자 없는 지장 이순신 이 두 사람이 펼쳐가는 서로간의 경쟁과 견제 속에서 이야기는 더욱더 흥미진진해지는데 우리는 여기서 흥미에만 머물게 아니라 불멸의 이순신 홈페이지 제작의도 게시판에 제작진이 남긴 글과 같이 현재 우리 대한민국의 진정한 리드가 무엇인가 를 알아볼 필요가 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육진에서 보여준 포활하다면 포활할수도 용맹하다면 용맹할수도 있는 원균의 여러 모습은 시청자의 마음을 현혹시키기에 충분하다. 거추장스러운 전례에 따르지 않고 바로 일을 해결하는 원균의 시원시원한 모습은 부장 구치적에게서도 그 내음이 물씬 풍겨오는데 지금의 대한민국(이하 민국)에서 이 정도로 일을 시원시원하게 혁통하게 이끌어갈 리더가 있는가?

아니면 비록 패배로 끝난 녹둔도 전투였지만 그 동안 극중에서 이순신이 보여왔던 작전의 치밀함과 지략, 준비성 그리고 치술에 능통하다 할 수 있는 일의 원만한 부드러움은 민국에서 정치 및 경제, 인간이 살아가는 많고 적은 모든 분야에서 리더들이 보여줄 수 있는 사항이라 보는가? 비록 존재하다 한들 극중 이순신에 당할 이 누가 있겠는가? 물론 인간은 완벽을 추구하지만 결국은 불완전일수 밖에 없는 존재로써 완벽한 인간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을 것임에 자명한다. 하지만 지금 민국에서 보여주는 여러 분야의 리더들은 민원들의 기대에 너무 부흥하지 못하고 있다. 마치 극중에서 보여주는 임금 선조의 유우부단한 성격을 그대로 보여주듯 이곳 저곳에서 민초의 불만이 한껏 터져나오고 있으니 속칭 사회 리더들이라 하는 사람들의 무능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지경이다.

일전에 노무현 대통령은 선거공약으로 자신있게 내걸었던 행정수도이전을 무리 아닌 무리인지 오래되었고 제 17대 국회는 상생의 정치를 펴겠다는 일론에 보수와 진보라는 이념 아닌 이념에 걸려 국민들의 기대에 상응하지 못하고 있다. 보수는 너무 조심스러워 탈이지만 진보는 너무 급격해서 탈이다. -이말을 바꾸자면 이순신으로 너무 조심스러워 탈이지만 원균은 너무 급격해서 탈이다.- 이런 점에서 원균과 이순신의 대립은 지금 민국의 상황에 보수와 진보의 대립으로 융화해도 탈은 없겠다. 물론 주인공을 중심으로 한 사극이기에 이순신을 너무 완벽한? 존재로 몰아가는 성향이 짙긴 하다만 그 정도는 감안하고 살피자면 필자는 위 글과 같이 이순신을 보수 아닌 보수로 원균을 진보 아닌 진보로 그리 본다. -모든 면에서 이순신이 파혁적이고 개혁적인 모습이 보이니 필자는 진보적인 보수라 칭하고 싶다.-

우리는 지금 보수와 진보의 대립에 분열된 국론을 지니고 있다. 남북 분단의 아픔에 앞서 지금 우리 나라 안에서도 이리 국론이 찢겨지고 분열되니 통일이란 단어는 궁색하게만 들려진다.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는 무엇을 필요로 하는가? 매사에 신중을 기하여 해전에서 한번도 패전한적 없는 이순신인가 시원시원한 일 처리에 용맹한 원균인가. 이런 어려운 질문에 불멸의 이순신이 우리에게 던져주는 화두는 매우 값지다고 말할수 있겠다. 진정한 애국심이 무엇이며 진정한 리더정신이란 무엇인가를 보수와 진보의 대립, 이순신과 원균의 대립. 그리고 지도자 이순신이 이끌어가는 이야기 속에 그 해답이 있는것이다. 불멸의 이순신은 분명 가상을 배경으로한 아니 역사를 배경으로한 거짓된 이야기에 틀림없다 하지만 그 속에 해답이 있으며 그 속에 우리의 미래가 있다 필자는 생각한다.

근자에 들어 불멸의 이순신에 대한 많은 비판과 역사왜곡이라는 관점들이 맹렬히 쏟아부어지고 있는 이때에 이 사람은 전혀 관여치 않는다. 비록 그 역사가 왜곡된다 하들 사극은 사극일뿐이며 이야기의 원작이 소설인만큼 어느정도의 왜곡?은 감수해야함이 옳은것이 아니겠는가? 어찌 역사의 사료만으로 사극을 창출해 낼수 있겠으며 하나의 거대한 드라마를 연출해 낼 수 있겠는가? 특히 여러 사람들의 비난이 집중된 본 드라마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하는 원균에 대한 재조명. 이 부분은 특히나 그렇다. 변화는 항상 변화를 낳아가는 법이다. 역사는 아이러니 하게도 우리가 그 시대에 살아가지 않는한 우리가 알고 있는 바는 극히 적다. 하여 역사가 왜곡되었다 한들 역사와 역사가 서로 일치하지 않는다 한들 거짓일수도 진실일수도 있는것이다. 그런 면에서 꼭 원균에 대한 재조명이 비판적으로 보이지 않을것이다.

뭐니 뭐니해도 이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의 재미는 그동안 틀에 박혔던 사극 개념에서 벗어나 좀더 흥미진진하게 등장인물의 성격을 조율하며 그 성격을 마음대로 조율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 역사에 기반하여 조율하였으며, 지금의 시정의 형세를 풍자하는 듯한 스토리 구성일것이다. 그 밖에 문화재 보호 차원에서 대규모로 설치한 경복궁 세트장, 그리고 판옥선과 거북선의 실감나는 재제작, 실물과 그래픽이 별반 차이 나지 않는 고도의 기술 등등 여건 면에서도 월등히 뛰어나다. 나는 이 드라마를 단지 사극으로만 보는것을 원치 않는다. 불멸의 이순신을 통해 시청자들이 진정 리더란 무엇인가? 삶의 여러 지혜를 배워갔으면 한다. 필자 또한 그것에 노력을 기할 것이다. 아직 불멸의 이순신은 종결이 되지 않았다. 앞으로 이 드라마의 스토리가 어떻게 될 것인지. 무엇을 어떻게 시원스레 시청자들의 마음을 달래며 희망?을 심어줄것인지 참 궁금하기 그지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