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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정원/주서] <일기> 승정원일기 : 개국617년 09월(기록 완료)
○ 상(上)께서 창덕궁에 계신다. ○ 승정원에서 주관하여 3일까지 제14차 윤대(輪對)를 진행하였다. * 1일 행성균관사예 천어가 아뢰기를, "성균관에서는 이제 제4주차가 지나가고 있사오며, 수료가 멀지 않았습니다. 9월 4일이 상정일(上丁日)이나 참여가 불가한 사람이 많으므로, 9월 7일로 석전대제 일자를 잡아 준비를 하고 있사옵니다. 그 외에 강의가 종료하고 학기가 종료하기 이전에 수강자들이 강의자들의 강의를 평가하는 강의평가를 준비하고자 합니다. 이로 강의자들의 불이익보다는 강의자들의 노고를 평가하고 포상에 반영하는데에 활용하고자 합니다." 하였다. * 1일 동지중추부사 겸시호도감제조 서양갑이 아뢰기를, "존호를 올릴 때에는 책보(冊寶)를 같이 만들어 올려야 합니다. 책보는 옥책(玉冊)과 금보(金寶)를 이르며, 옥책에 새길 옥책문을 지어야 합니다. 그간 지제교의 도움 없이 행장을 찬하였지만 옥책문은 지제교 박범으로 하여금 찬하도록 함이 좋을 듯 합니다. 또한 시호가 겹치는 문제에 대하여 아룁니다. 목조대왕과 성종대왕의 시호 가운데 '인문(仁文)' 이 겹치며, 성종대왕과 숙종대왕의 시호 가운데 '헌무(憲武)' 가 겹칩니다. 신이 약간을 검토해 봤는데도 왕비의 존호, 휘호와 선대왕들의 시호가 겹치는 부분이 꽤 있었습니다. 고례를 계속 살펴보아야 할 것이나 시호의 일부분이 겹치는 것이 괜찮다면 혜종대왕의 시호를 개정할 필요가 없을 수도 있겠습니다." 하였다. * 1일 공조정랑 임상유가 특별한 업무 내용이 없음을 아뢰었다. * 2일 예조좌랑 박현철이 아뢰기를, "예조에선 지난 609년부터 616년까지의 교육자료를 간략하게 정리하는 작업을 마치고 문고에 등록하였습니다. 또한 지난 제40차 소과 상위 입격자에 대한 천거절차를 모두 마쳤고 그에 대한 내용을 어전에 계하였사옵니다. 그리고 이달에 치뤄질 제41차 소과를 병조와 합의한 결과 9월 15일부터 21일까지 만7일간 시행하기로 하였습니다. 아울러 소과에 차질에 생기지 않도록 만발에 준비를 하고 있사오며, 생진시 시관과 시제는 따로 계하도록 하겠사옵니다. 또한 민국 국가대표 선수들에 대한 치하 문서 찬술건은 예조 관원들, 지제교 박범과 논의를 거쳐 아뢰도록 하겠사옵니다." 하였다. * 2일 상(上)께서 전교하기를, "석전제에 유생들이 참여하는가. 유생 자치를 보장하고 있지만 유생들이 아무런 활동이 없다면 성균관에서 유생 자치 제도에 대해 설명하고 독려하는 바가 있어야 할 것이다. - 시호에 대한 전례가 그러하다면 굳이 고칠 필요가 없겠으나, 문(文) 자와 무(武) 자가 들어간 시호가 대부분 달랐던 것은 그냥 지나치기 어려운 일이 아닌가. 대행왕의 시호와 존호를 정할 때에 특별히 유의하도록 하라. 혜종대왕의 시호를 개정하지 않는다면, 혜장왕후에게 휘호가 없을 수 없으니 생전의 존호를 확인하여 올리거나 휘호 넉 자를 정해 올리는 방안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이때 혜종께서 생전에 받았던 존호 가운데 일부를 다시 올릴 수 있을 것이다. - 예조, 공조에서 아뢴 내용은 잘 알겠다. 윤대 중이므로 가능하면 따로 계본을 올리지 않도록 하라." 하였다. * 2일 병조좌랑 박윤상이 육조 수장의 평정을 청하였다. * 2일 행호조정랑 김준호가 상시 업무를 중임을 아뢰었다. * 2일 동지중추부사 겸시호도감제조 서양갑이 아뢰기를, "혜종대왕의 존호는 생전에 받으신 마흔 여덟자가 있으나 이 중 대부분은 역모 사건을 처단한 후에 왕권 강화를 위해 받은 것이며 임진왜란 때 다시 나라를 일으키신 공으로 받은 체천흥운준덕홍공(體天興運俊德弘功)만이 오늘날 조정에서 진정으로 취하여 올릴만한 존호라 생각합니다. 혜장왕후의 휘호는 정순왕후(定順王后)의 전례처럼 휘호 넉자를 정하여 올림이 좋겠습니다. 신의 견해에 대한 어의는 어떠하신지 삼가 비답을 기다립니다. 그리고 혜종대왕의 일보다 지금은 대행대왕의 시호, 묘호, 존호 등을 정하는 일이 우선입니다. 신의 접속체력이 10월 쯤 부터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오니 그 전에 업무를 마무리 짓고자 합니다. 옥책문을 짓는 일은 지제교 박범에게 맡김이 좋을 듯 한데 전하의 뜻은 어떠하신지 삼가 여쭙니다." 하였다. * 2일 이조참판 양지원이 특별하게 아뢸것이 없음을 아뢰었다. * 3일 상(上)께서 전교하기를, "혜종대왕의 존호 가운데 서륜입기명성광렬(敍倫立紀明誠光烈), 융봉현보무정중희(隆奉顯保懋定重熙), 건의수정창도숭업(建義守正彰道崇業) 등도 가능하지 않겠는가. 서륜으로 시작되는 존호는 태조고황제와 선조대왕에 대한 무고를 변론한 결과 올려진 존호이고, 융봉으로 시작되는 존호는 임란 때 묘사(廟社)를 받들어 모신 공로에 의한 것이니, 건의로 시작되는 존호는 명나라의 칙서 때문이기에 혹여 논란이 있을 수 있겠지만, 앞의 두 존호는 다시 올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다만 시호와 겹치는 렬(烈) 자가 문제라 하겠다. 이에 관하여는 추후 논의하여 결정하기로 하겠으니, 도감에서 면밀히 살펴 마땅한 의견을 준비해 두도록 하라. - 옥책문은 존호가 결정된 후에 짓는다고 하여도 문제가 없을 것이다. 미리 책문을 지어 놓고 나중에 글자만 적어 넣는 것이 어찌 바람직한 일이겠는가. 지제교에게 옥책문 찬술에 대비하라 이르는 선이면 되겠다. - 이조, 호조, 병조 등에서 아뢴 바도 잘 들었다. 이것으로 윤대를 마친다." 하였다. ○ 동지중추부사 겸시호도감제조 서양갑이 존호와 시책문, 묘지문에 대하여 계본을 올려 아뢰기를, "우선 금일부터 빈청에서 대행대왕의 시호 등을 정하는 논의를 개시하였음을 아룁니다. 시호도감에서 빈청에 선대왕들의 묘호, 시호, 존호, 휘호, 능호등을 게시하였고, 주요 내용을 굵게 표시한 대행대왕의 행장을 임시로 걸어 두었습니다. 또 시호법에 대한 설명과 함께 대행대왕의 유교대로 '문(文), 무(武), 충(忠), 정(正)'은 올리지 않도록 하였고, 시호는 4글자로 한정하며 묘호는 종(宗)으로 올리도록 하였습니다. 그리고 시호도감에서 생각한 대행대왕의 주요 업적과 치적, 성품에 관한 글을 게시하여 조정 관원들의 의견 제출을 돕도록 하였습니다. 이번 논의에서는 단순히 글자만을 올리지 말고 각자가 대행대왕의 행적을 정리하도록 한 다음에 글자를 정하여 올리도록 하여 의견이 분산되는 것을 막고자 하였습니다. 논의기한은 9월 15일 까지로 정해놓았지만 논의 참여도에 따라 연장을 하던지 아니면 단축을 할지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존호를 올리는 문제에 대하여 아룁니다. 도감에서 논의 결과 존호를 올리는 것이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하였습니다. 대행대왕께서 생전에는 존호를 받지 않겠다고 하셨으나 지금은 존호를 올리는 것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대행대왕께서 생전에 신하들이 올린 여덟자 존호을 받지 않겠다 하셨으니 존호를 올리되 넉자로 추가하는 것이 적합할 것입니다. 시호와 존호는 구분이 되는 것이니 시호를 넉자로 한정하신 유교에도 크게 배치될 것이 없을 것입니다. 존호는 시호논의가 종료되면 도감에서 정하여 올리고자 합니다. 시호 논의에서 넉자로 시호를 택한 다음에 기타 의견 중에서 적합한 글자가 있다면 존호로 택할 수도 있 을 것입니다. 시책문과 묘지문은 신 등이 살펴 보았으나 특별히 형식과 문장에 문제가 없었습니다. 따라서 그대로 써도 무방하다 봅니다만 성혼의 묘지문에 대행대왕께서 탄강하신 해가 잘못 기록되어있는 부분이 있는 것은 고쳐 써야 할 듯 합니다." 하니, 전교하기를, "계한 바를 알겠다. 본래 제도에 따르면 대행왕에게 올리는 시호는 단망(單望)해야 하나, 글자 배열을 다르게 하거나 뜻이 통하는 글자를 수록하는 등의 방법으로 삼망하도록 하라. - 존호는 시호를 확정한 후에 논의하기로 한다. 존호를 올릴 때에도 시책문과 같은 문서가 필요한지 고증하도록 하라. 혜종대왕의 시호 가운데 '헌문(獻文)'이 인종대왕의 시호와 겹치므로 개정할 필요가 있다. 시호를 정할 당시에 예법(禮法)을 잘 살피지 못한 일어난 일이므로, 이에 대한 대책도 예조 등과 협의하여 미리 마련해 두도록 하라. 다른 글자도 혹 중복되는 경우가 있는지 확인할 것이다. 대행왕의 묘호, 시호 등이 완료되면 그 후에 혜종경렬대왕의 시호를 바로잡고자 한다. 시책문, 묘지문 가운데 필요한 부분을 개수하여 고치도록 하라." 하였다. ○ 행강원도검률 김진이 강원도와 충청도의 현황에 대하여 장계를 올려 아뢰니, 전교하기를, " 장계한 바를 알겠다. 지방관 장기 근속에 노고가 적지 않다. 임기를 다할 때까지 맡은 바 소임을 다하도록 하라." 하였다. 9월 2일 을사(乙巳) ○ 상(上)께서 창덕궁에 계신다. ○ 예조좌랑 박현철이 소과입격자 천거에 대하여 계본을 올려 아뢰니, 비답하기를, "계본대로 등용하고, 천거된 자가 조정 사무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예조, 병조에서 충분히 교육하도록 하라." 하였다. 9월 3일 병오(丙午) ○ 상(上)께서 창덕궁에 계신다. ○ 예조좌랑 박현철이 사직제례 헌관 교체에 대하여 계본을 올려 아뢰기를, "아뢰옵기 송구하오나 이번 사직제례에 전하께서 친림하시지 않으신다 하시어 초헌관을 이조참판 양지원으로, 아헌관을 호조정랑 김준호로 삼고자 하옵니다. 또한 동지중추부사 서양갑이 일신상의 이유로 종헌관을 수행하기 어렵다 하여 병조좌랑 박윤상을 종헌관으로 삼고자 하옵니다. 윤허하여 주시길 청하옵니다. 또한 신이 이번과 같이 업무에 혼선을 빚은것은 벌을 받아 마땅하다 생각하옵니다. 신을 벌하여 주시옵소서." 하니, 하교하기를, "허락하고, 좌랑의 평점을 1점 감한다." 하였다. 9월 4일 정미(丁未) ○ 상(上)께서 창덕궁에 계신다. 9월 5일 무신(戊申) ○ 상(上)께서 창덕궁에 계신다. ○예조좌랑 박현철이 사직제례 종료에 대하여 계본을 올려 아뢰기를, "지난 9월 1일에 제례유사로 신이 선정되면서 시작된 제례일정이 5일 마무리 되었기에 아뢰옵니다. 대축관은 공조 정랑 임상유, 초헌관은 이조 참판 양지원, 아헌관은 호조 정랑 김준호, 종헌관은 병조 좌랑 박윤상이 맡았습니다. 9월 4일에 사직의 문을 열어 제례 글을 작성하였고 9월 5일 오후 12시경부터 제례가 시작되었습니다. 오후 8시경에 사직의 문이 닫혔습니다." 하니, 전교하기를, "수고가 적지 않았다. 다음 제례부터는 시간 여유를 두고 차분히 준비하도록 하라." 하였다. 9월 6일 기유(己酉) ○ 상(上)께서 창덕궁에 계신다. 9월 7일 경술(庚戌) ○ 상(上)께서 창덕궁에 계신다. ○ 예조좌랑 박현철이 제41차 소과 생진시 시관에 대하여 계목을 올려 아뢰니, 전교하기를, "윤허한다. 추석 기간에는 조정 공무를 중지하는 것이 관례이니, 시제를 조속히 계하도록 하라." 하였다. 9월 8일 신해(辛亥) ○ 상(上)께서 창덕궁에 계신다. ○ 예조좌랑 박현철이 제41차 소과 생진시 시제에 대하여 계본을 올려 아뢰니, 하교하기를, "각 1안으로 소과 시제를 결정한다." 하였다. 9월 9일 임자(壬子) ○ 상(上)께서 창덕궁에 계신다. ○ 병조좌랑 박윤상이 제41차 소과 훈련원시 시관에 대하여 계목을 올려 아뢰니, 전교하기를, "오위 외 관원으로 다시 계하라. 좌랑과 봉사는 윤허한다." 하였다. * 병조좌랑 박윤상이 아뢰기를, "하오시면 동지중추부사 겸시호도감제조 서양갑으로 하여금 이번 소과 훈련원시 시관직을 맡아 원시 채점을 하게 하시옵소서." 하였다. ○ 병조좌랑 박윤상이 제41차 소과 훈련원시 시제에 대하여 계본을 올려 아뢰니, 전교하기를, " 1안은 40차 소과와 다르지 않고 2안은 시제가 광범위하며 3안은 원시 시제에 부합하지 않는다. 다시 계하라." 하였다. ○ 병조좌랑 박윤상이 제41차 소과 훈련원시 시제에 대하여 다시 계본을 올려 아뢰니, 전교하기를, "1안으로 하되, 다른 요소에 비해 가장 중요시하는 이유를 묻는 것으로 하고 역사적 사례는 요구하지 않는다. 15일은 추석 연휴 기간이므로 소과 시행 기간을 16일부터 22일까지로 변경하니, 이를 예조에 통첩하여 혼선이 없도록 하라." 하였다. 9월 10일 임자(壬子) ○ 상(上)께서 창덕궁에 계신다. 9월 11일 갑인(甲寅) ○ 상(上)께서 창덕궁에 계신다. ○ 경상도호방 이대현 소과 생진 시관 모집 자격에는 지방관 및 관속으로 제한하는 내용을 상소로 올려 아뢰니 비답하기를, "입격 관속은 소과 시관이 되기 위한 필요 조건이지, 충분 조건은 아니다. 지방관 수가 넉넉한데, 관속이 시관 되기를 청한다 하여 그대로 명하겠는가. 생원시와 진사시 시관을 분리할 경우를 위해서라도 현행 제도를 유지하지 않을 수 없다." 하였다. ○ 동지중추부사 서양갑 통신체 규제 문제에 대하여 차자를 올려 아뢰니, 하교하기를, "통신체는 문체(文體)에 관한 문제이므로 병조보다는 예조 소관이라고 해야 한다. 다만 오래 전부터 병조에서 규제하였기 때문에 현재에도 병조 관할로 되어 있는데, 혹여 예조에서 주관하는 문풍(文風)에 관한 사안을 넘어서 형률을 가해야 할 정도라 하더라도 병조보다는 형조로 하여금 담당하게 하는 것이 이치에 맞지 않겠는가. 지금은 군영(軍營)이 있으므로, 군병이 없던 시절에 순라 임무 수행하기 위해 시행하던 통신체 관련 업무를 병조에서 계속 맡아야 할 이유가 없다. - 게시물 규찰 사무를 병조에서 예조로 이관한다. 예조에서 각 지방관에게 통신체 규찰을 지시하고, 위반 정도가 심각하면 예조에서 감영이나 형조로 공문을 보내 징계하거나 논죄 절차를 밟게 하라. 삼사에서 직접 탄핵할 수도 있을 것이다. - 초입사 교육이 광범위하고 심도 있게 진행되어 교육을 담당한 예조나 병조 업무에 부담이 적지 않고 초입사 관원들에게도 과중한 면이 없지 않다. 직함 기재, 공문 작성, 업무 개요 등 관리로서 갖춰야 할 기본 소양을 가르치는 선에서 그치도록 하고 그 기간도 15일을 넘지 않도록 하라. 행정 실무는 해당 관청에 배치된 후에 습득하여도 늦지 않다. - 전례에 따라 추석 연휴 기간인 13일부터 15일까지 상소를 제외한 조정 업무를 중지하는 철조(輟朝)를 시행한다." 하였다. 9월 12일 을묘(乙卯) ○ 상(上)께서 창덕궁에 계신다. 9월 13일 병진(丙辰) ○ 상(上)께서 창덕궁에 계신다. 9월 14일 정사(丁巳) ○ 상(上)께서 창덕궁에 계신다. 9월 15일 무오(戊午) ○ 상(上)께서 창덕궁에 계신다. 9월 16일 기미(己未) ○ 상(上)께서 창덕궁에 계신다. 9월 17일 경신(庚申) ○ 상(上)께서 창덕궁에 계신다. ○ 동지중추부사 겸시호도감제조 서양갑이 빈청 논의 결과에 대하여 계목을 올려 아뢰기를, "대행대왕의 시호 등을 정하는 빈청 논의가 어제 종료되었습니다. 원래 추석 다음일인 15일 까지가 논의 기간이었으나 추석 철조로 인하여 마지막에 의견을 내지 못한 관원이 있었기에 하루를 연장하여 의견을 받았습니다. 총 참여 인원은 도감 관원 3인과 도감외 관원 7인, 총 10인이었고, 당상관이 2인, 참상관이 7인, 참하관은 단 1인이었습니다. 신이 지역에서 사사로이 빈청논의에 대한 사담을 나누어 보니 많은 관리 들이 하는 말이 논의 내용이 어렵다고 하였습니다. 허나 대부분의 관리들이 시호 넉 자에 대하여 의견을 내는 것이 어렵다 하더라도, 묘호나 능호에 대하여 단 한글자라도 의견을 말하는 정성도 보이지 않았으니, 빈청 논의를 대하는 현 관원들의 태도가 극히 소극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허나 최소한 수장들의 의견이라도 끌어내도록 독려한 끝에 좋은 의견들을 많이 모을 수 있었으니, 최종적으로 묘호, 능호, 시호를 정하는 일을 마무리 함에 어려움이 없을 듯 합니다. 시호 등을 정하는 일은 이번 논의와 지난 개국614년의 논의를 모두 종합하여 결정짓고자 합니다. 예전의 논의는 행장이 제대로 갖춰진 상태에서 이뤄진 논의는 아니었지만 참여자 대부분이 대행대왕의 치세를 겪었던 고신들이라 그 비중을 줄여 반영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다음주 중으로 묘호, 능호, 시호를 삼망하여 계본을 올리겠습니다. 더하여 도감 외 관원으로 논의에 참여한 이조참판 양지원, 사헌부장령 박범, 군기시권지참봉 장지용, 호조정랑 김준호, 공조정랑 임상유, 예조좌랑 박현철, 호분위사직 손오공 이상 7인의 인사 평점을 1점 가산하고, 경관청 수장으로 논의에 참여하지 않은 승정원 주서 박영우와 한성 서윤 한유찬의 인사 평점을 1점 감산하기를 청합니다. 참여자를 포상하고 불참자중 수장급 관리를 징계하여 차후에도 있을 빈청 논의를 활성화 시킬 수 있도록 기강을 세워야 할 것입니다." 하니, 전교하기를, "논의 참여자에게 평점 각 1점을 가산하라. 한성부는 외관직과 동일한 취급을 받고 있으므로 서윤에 대한 감산은 시행하지 않는다." 하였다. ○ 행사헌부장령지제교 박범이 행전라검률 하동구의 파직을 청하는 차자를 올려 아뢰기를, "지난 9월 7일 예조좌랑 박현철이 사헌부에 업무요청서를 제출하였습니다. 그 내용 중에 8월 4일 전라감영으로 보낸 영남학당 정인지에 대한 재신임 문제를 처리해달라는 공문을 전라감영에서 수리하지 않아서 이를 조속히 마무리해달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이에 신은 전라감영에 공문을 보내어 예조의 공문을 조속히 마무리하도록 독촉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하 검률은 공문을 늦게 처리한 일에 대해서는 잘못을 인정하였으나 예조도 그 잘못이 있다고 업무처리에 대한 답변을 사헌부에 해 왔습니다. 이에 신이 지난 일을 적간하여 보니 지역 훈장에 대한 임면권은 지방관에게 있고, 예조에서는 통보만 받기 때문에 지방관의 책임이 무거우며, 또한 전(前)지방관이 이 문제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였음을 발견하였습니다. 이러한 내용을 다시 전라감영으로 보냈으나 공문을 수리하고는 사사로이 다시 신에게 간찰을 보내어 신이 몸담고 있는 예조의 업무처리를 비꼬거나 인수인계의 잘못으로 인하여 하 검률 혼자가 아닌 쌍방의 책임이라고 하거나 심지어 품계나 가계에 대한 보람이 무감해져서 평점점수에 연연해하지 않는다는 등의 언사를 사용하여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었습니다. 그러나 이 뿐이 아닙니다. 신은 한성부서윤 한유찬과 더불어 연계를 올려 예조좌랑 박현철에 대한 승품을 요청한 일이 있었습니다. 이 연계에 대한 형식상의 문제로 질책을 받기는 하였으나, 성상의 허락을 받아 승품이 가능하였습니다. 그러나 하 검률은 한참이 지난 뒤에 이 문제를 사사로이 간찰로 신에게 거론하여 이에 대한 부당함을 말하였고, 또한 개인적으로 신의 과거 급제를 통한 평점의 획득에도 문제를 걸어 왔습니다. 그리고 신이 주관하여 문관에 대한 포상을 진행할 때에는 지역사회에서 공공연하게 비난을 하며 무관과의 형평성에도 문제가 있다고 하면서 관원들의 눈쌀을 찌푸리게 한 일이 있었습니다. 그 스스로 말했듯이 공평하게 상소를 하거나 차자를 올려 이러한 문제들을 공적으로 풀어가면 그 누구도 그의 언사나 행동에 대해서 비난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그 방식에서 졸렬한 행태를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공적인 일을 사사로운 간찰을 통하여 불만을 드러내는가 하면 신의 자택에 있는 방명록을 통하여 공개적으로 신을 비난하기도 하였습니다. 조정의 녹을 먹는자는 그 자신이 공공의 일에 힘쓴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러나 그는 그러한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자신의 승품이 늦어진 것에 대한 불만을 스스로의 잘못이라 하지 않고 남이 더 잘 나아간다는 생각에 사로잡히고 말았습니다. 신은 그가 문관과 무관을 갈라서 생각하는 사고방식을 크게 우려하고 있습니다. 지난 무관의 포상이 지나치게 적고, 문관은 너무 크다고 지역에서 운운하면서 여러 관원들의 원상을 자아내기도 했습니다. 신은 개인적으로 무관 중에서도 안타까운 인재가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는 무관들이 모두 피해를 입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신은 그가 동료 무관들을 등에 업고 자신도 피해자라고 강변하고 있다는 생각마저 들게 되었습니다. 자신이 무엇을 잘못생각하고 있는지, 자신이 조정의 관원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떠한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지 하 검률은 모르고 있는 듯합니다. 신은 하 검률이 조금더 백성들을 생각하고, 조정을 아우르고, 성상을 보필하고자 한다면, 이와 같은 언사와 행동은 다시한번 재고해야 한다고 봅니다. 이러한 생각을 가지고 조정에 있다면 다른 관원과도 문제를 일으키며, 어찌 성상을 제대로 보필하고 백성들을 안집시키겠습니까. 이에 신은 하 검률의 파직을 청하옵니다." 하니, 비답하기를, "한 관청의 수장으로서 지방 관청에서 소관 업무 협조에 소홀하면 다시 공문을 보내거나 윤대 자리 등에서 관련 사실을 계하면 될 일이지, 예조에서 사헌부에 대신 처리를 요청하는 것은 무슨 일이며, 사헌부에서 관련 행정에 개입하여 감영에 독촉 공문을 보낸 것은 무엇에 근거한 것인가. 한 관청에서 다른 관청을 규찰하거나 업무를 독촉하라 사헌부에 요청할 수 있는 일인가. 사헌부가 그러한 민원을 들어주는 곳이 아니고, 만약 이 일을 허용하면 한 관원이 다른 관원을 감찰하거나 탄핵하라 청할 수도 있는 일이니, 사헌부 업무로서 바람직하지 않다. 그러나 전라검률의 행실에 대한 문제가 사헌부로부터 제기되고 호조정랑의 차자도 있으므로, 일단 검률을 면직한다. - 조정 밖에서 일어난 일이고 간찰을 주고 받은 내용을 단서로 삼았기 때문에 차자 두 건의 내용에 주관 개입이 많아 그 내용만으로는 사건의 정상이 어떠한지를 명백하게 알기 어렵다. 장령이 연관되었으므로 사헌부에 조사를 명할 수도 없는 일이다. 소관 업무가 덜한 공조의 수장 임상유를 본 탄핵건의 안핵어사(按劾御史)로 삼아 사건을 조사하게 한다. 차자에서 지적된 바를 면밀히 살펴 사건 내역, 혐의 사실, 전라검률에 대한 처분 수위 등을 함께 계하도록 하라." 하였다. * 공조정랑 임상유가 아뢰기를, "신(臣) 임상유, 명을 받들겠습니다." 하였다. ○ 행호조정랑 김준호 행전라검률 하동구의 파직과 관련하여 차자를 올려 아뢰니, 비답하기를, "사헌부의 탄핵차에 전교하였으니, 어사의 조사에 성실히 응하도록 하라." 하였다. ○ 행전라도검률 하동구가 사직을 청하는 차자를 올려 아뢰기를, "신은 지난 7월 전라도 검률로 부임하여 소임을 다해 왔으나, 최근에 올라온 파직 상소 등에서 신이 관직에서 물러나도록 하는 글이 올라 더이상 관직에 있어서는 안될 것 같습니다. 성덕에 힘입어 첫 외관직으로 다시 활동하고자 마음을 먹고 활동을 계속 하긴 했지만, 조정 업무외의 사적인 글들로 인해 부족한 능력으로나마 업무에 최선을 다한 것이 무색하게 되어 더이상 신이 조정에 별 도움을 주고 있지 못함을 깨닫고 관직을 유지하는게 무의미하다고 생각되어 사직을 청하게 되었습니다. 신이 비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부득이하게 사직을 청해 전하께 큰 불충을 저질렀으나, 사정이 나아져 다시 복귀하여 조정에 작은 보탬이 될 것임을 약속하고자 합니다." 하니, 하교하기를, "사헌부에 탄핵을 받은 몸으로 사직소를 올리는 것은 무슨 경우인가. 근신하며 대기하라." 하였다. 9월 18일 신유(辛酉) ○ 상(上)께서 창덕궁에 계신다. ○ 승정원에서 주관하여 23일까지 제15차 윤대를 진행하였다.. * 18일 행성균관사예 천어가 성균관 업무에 대하여 아뢰었다. * 18일 이조참판 양지원이 9월 제2차 평정을 청하였다. * 19일 예조좌랑 박현철 제41차 소과가 진행되고 있음을 아뢰었다. * 19일 공조정랑 임상유가 상시 업무를 하고 있음을 아뢰었다. * 상(上)께서 전교하기를, "성균관 수석 졸업자에게 동문선 한 질을 특사하고, 무과로서 차석한 자에게는 국궁을 하사한다. 성균관의 재회 활동에 관한 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유생의 자치 활동이 미약하였으니, 다음 기수에서는 이를 개선하여 석전제 등이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라. 생원, 진사, 장재인 유생이 없으면 유학, 한량 가운데 제례 참여자를 선발하여도 무방할 것이다. - 평정은 승정원을 통하겠다. 이조와 병조에서는 문무관 일람 등의 현황 갱신을 정기적으로 진행하여 조정 사무에 보탬이 되도록 하라. 인사 행정의 중요 업무 가운데 하나이니 소홀함이 없도록 할 것이다. 개명 건은 아뢴대로 하고, 근정포장에 따른 포상 건은 정식으로 계하라. - 성균관 졸업자 천거 진행은 수석과 차석으로 한정한다. 예조에서는 천거 사무에 신속성을 기하여 천거 대상자가 기다림에 지쳐 낙향하는 일이 없도록 주의하라. - 공조정랑에게 따로 명한 바가 있으니, 가급적 이달 안으로 사태가 원만하게 수습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 하였다. * 19일 행호조정랑 김준호가 상시업무 중임을 아뢰었다. * 19일 동지중추부사 서양갑이 아뢰기를, "근자에 예법과 관례에 어두운 벼슬아치들이 늘고 있습니다. 헌부의 논핵을 입고도 소명하는 소를 올리거나 피혐을 청하여 근신하지 않고 처신을 가벼이 한 승의랑 하동구와, 타 관청과의 협의 과정에서 소관 업무를 사헌부에 대신 처리하기를 청하는 예조좌랑 박현철의 경우 모두 예법과 관례에 미숙하였다 할 수 있습니다. 신이 생각하기로 벼슬에 초입사 할 때에 가장 먼저 배워야 할 것이 상소문을 올리는 예법과 더불어 압존법, 피휘, 피혐의 관례 등일 것인데, 현재 예조나 병조에서 하고 있는 초입사 교육은 단지 서고의 절목을 복사해와서 약간의 응용만 시킬 뿐 전혀 벼슬아치가 갖춰야 할 소양에 대한 교육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하여 전하께서 관계 관청에 명하시어 초입사 관원부터 이러한 교육을 강화하여 주시기를 청합니다. 필요에 따라 규장각을 복설시키는 일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봅니다." 하였다. * 20일 병조좌랑 박윤상이 관원 초입사 교육에 대하여 아뢰었다. * 20일 상(上)께서 전교하기를, "동지사가 주관하여 성균관에서 초입사 관원 교육을 위한 1-3회 분량의 교재나 지침을 만들어 보는 것이 어떠하겠는가. 1주 가량 성균관 개강을 늦춰 유생 입학 신청 기간을 늘리고 재회 활동 등의 준비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그 기간 동안에 예조, 병조 등과 협조하여 초입사 교육을 위한 관련 사업을 진행하면 될 것이다. 성균관이 복잡하다면 중추부나 도감3청에서 진행할 수도 있겠다. 이에 관한 성균관, 예조, 병조 등의 의견을 묻는다. 동지사도 의견을 말하도록 하라. - 이외에 호조, 병조 등에서 아뢴 바는 잘 알겠다." 하였다. * 20일 동지중추부사 서양갑 아뢰기를, "성균관에서는 강의만을 맡은 교임직분이니 신이 성균관에서 주관할 처지가 아닙니다. 중추부에서 진행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예전 규장각의 자료와 읍내서당 등의 자료를 참고하면 좋은 지침이 만들어 질 듯 합니다." 하였다. * 21일 예조좌랑 박현철이 소과 시관 교체에 대하여 아뢰었다. * 21일 병조좌랑 박윤상이 아뢰기를, "소신 또한 중추부에서 진행하는 것이 옳다고 사료되옵니다. 서양갑의 주관으로 초입사 관원 교육 교재 편찬이 시급하다고 여겨지옵니다. 또한 지난 18일에는 승정원주서 박영우가 사직서를 제출하였사옵니다. 연유는 민국의 학업과 또한 개인적인 사정으로 활동이 불가피하다고 전하였습니다. 작일, 호분위사직인 손오공이 승정원으로 실직신청을 희망하였사오니, 손오공으로 하여금 승정원주서직을 맡게 하시옵소서." 하였다. * 21일 상(上)께서 전교하기를, "현임 주서의 사직과 후임 주서의 임명을 윤허한다. 오늘 날짜로 교체 사령하여 평정에 불이익이 없도록 하고, 이조와 협의하여 전라검률 후임을 의망하도록 하라. 예조의 시관 교체 역시 허락한다." 하였다. * 21잉 이조참판 양지원이 근정포장에 따른 포상 대하여 다시 아뢰기를, "기준에 따른 포상 대상자는 다음과 같습니다. 3점 : 전정랑 한유찬 2점 : 전박사 박현철, 정자 박승종, 종사랑 김조순, 전부정자 이현성 1점 : 전부정자 묵향, 종사랑 한예준 이 가운데 한유찬과 박현철은 이미 예조에서 근무한 것으로 포상을 받았고, 김조순은 사망, 한예준은 파직되었으므로 평점을 가산하지 않는 것이 좋겠습니다." 하였다. * 22일 상(上)께서 하교하기를, "정식으로 계하라는 것은 따로 계본을 올리라는 것이다. 포장에 따른 포상을 아뢴대로 시행하라." * 22일 행성균관사예 천어가 아뢰기를, "성균관은 그 목적이 초입사관원을 위한 교육기○관이 아니므로,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하옵니다. 이는 예조나 기타 기관에서 하여야 하는 일이며, 동지사가 주관한다면 중추부가 하기에 적절하리라 생각합니다. 학기 연기에 대한 사항도 성균관의 일이 아니므로 마땅히 관련이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하였다. * 23일 상(上)께서 하교하기를, "교육을 담당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을 위한 교재, 교안, 지침 등을 마련하는 것이다. 동지사가 중추부 청사에서 유관 관청의 협조를 받아 관련 사업을 진행하도록 하라. 관리가 갖춰야 할 기본 소양을 중심으로, 15일 내외의 기간 동안에 예조와 병조에서 교육을 시행하여 이수 가능한 분량이면 되겠다. 권지 임명 후에 15일은 교육을 받고 15일은 소관 업무를 익히는 것으로 초입사 후 최초 2회분 평정을 소화하게 하는 것을 기본 방향으로 한다. 성균관 학기는 예정대로 진행한다. 이것으로 윤대를 마친다." 하였다. ○ 평안도도사 이만원이 민국의 '뉴라이트 재단' 고소건으로 이에 장계를 올려 아뢰기를, "지난 9월 11일 함경도 백성 이색이 함경감영에 민국의 '뉴라이트 재단' 이사장인 안병직(安秉直)과 뉴라이트 재단에 참여하고 있는 서울대학교 교수 이영훈(李榮勳)을 혹세무민(惑世誣民)하고, 미풍양속을 저해(沮害)한 죄로 고소하였습니다. 백성은 고소장에서 이사장 안병직과 교수 이영훈은 이제까지 구 일본군의 종군위안부 등의 전쟁범죄와 일제의 한반도 수탈을 부정하고, 또한 4·19 등 민국(民國) 현대사에 대해 당시 집권 세력을 옹호하였고, 이를 '뉴라이트 대안 교과서' 라는 이름으로 제작하여 학생들에게 잘못된 역사를 가르치려 한다고 하였습니다. 본 사건은 명확한 역사적 사실을 부정하거나 축소, 왜곡하여, 유언비어를 유포하여 민심을 선동할 수 있지만, 어떻게 보면 단순히 어떠한 역사적 사실에 대한 하나의 주장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에 문제되고 있는 사건에 대한 법률적 판단이 우선시되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시 말해서, 재판을 통해 민국과 일제 강점기의 역사를 판단하게 될 것이므로, 국가적 차원의 문제이며 상당히 무거운 사안일 수 있으므로 이에 장계를 올립니다. 현재 형조 등 상급 사법 기관이 운영되지 않고 있기에, 재판을 진행하게 될 경우 감영에서 주관하여 진행하여야 할 것입니다. 재판부를 구성해야 할 것이되, 역사적·정치적인 사안을 담고 있는 본 건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재판부 구성에도 신중을 기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본 건을 재판하기 위한 재판정의 할당을 청합니다." 하니, 비답하기를, "장계한 내용에 관하여는 윤대 자리에서 나온 성균사예의 의견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학문과 사상에 관한 문제이므로 사건 판별이 쉽지 않고, 만약 유죄로 판결할 경우에 그 결과에 대해서 모두가 수긍할 것인지를 확신할 수 없다. 혹세무민과 미풍양속을 죄목으로 삼았는데, 지금 시대에 설령 그러한 주장을 한다고 해서 넘어갈 백성이 얼마나 있을 것이며, 욕설 등을 담지 않았다면 미풍양속에는 무슨 관계가 있겠는가. 친일이나 매국에 관계되는 발언이 문제라면 그로 인한 비판이나 좋지 못한 이름을 이미 얻고 있을 것이다. 조정에서 재판을 진행하기에 합당하지 않은 듯 하니, 기소를 유예하라." 9월 19일 임술(壬戌) ○ 상(上)께서 창덕궁에 계신다. ○ 행호분위사직 손오공이 훈련원시 시제 인용에 대하여 차자를 올려 아뢰니, 전교하기를, "병조좌랑은 이에 대해 소명하라. (본 차자에 댓글로 한다)" 하였다. * 병조좌랑 박윤상이 아뢰기를, "소신은 우선 성균관 유생들의 시제를 참고하기 이전에 성균관 무과를 담당하고 있던 성균관 교임인 동지중추부사 서양갑에게 유생들의 시제를 참고 및 사용을 해도 되는지 문의 서찰을 보냈사옵니다. 하여 서 교임은 이에 참고 및 사용해도 괜찮다는 답신을 보냈고, 신은 이를 통보받아 유생들의 시제를 참고 및 사용을 했사옵니다. 허나 신이 성상의 노여움과 아래의 불신을 야기했다면 모자르고 누를 끼친 신에게 벌을 내려주소서." 하였다. * 상(上)께서 전교하기를, "과거 시제에 관한 사안을 이처럼 경솔하게 처리하는가. 관원이 아닌 자가 낸 문제를 과거 시험에 시제로 출제하면 출제자가 곧 유생이 되는 것인데, 유생 본인의 응시 자격을 어떻게 처리할 것이며 아울러 시제의 사전 유출로 인한 관생들 사이의 선행 경험과 그로 인한 형평성 문제 등은 또 어떻게 되겠는가. 좌랑의 평점을 2점 감하고 시관에 대한 혜택을 시행하지 않는다. 이러한 일이 다시는 재발되지 않도록 주의하라." 하였다. ○ 행호분위사직 손오공이 승의랑 하동구의 처신과 관련하여 차자를 올려 아뢰니, 전교하기를, "안핵어사가 마땅히 살펴 계할 것이라 여긴다. 조정에 관직 경험이 풍부한 관원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니, 실직에 진출하는 것을 고려하라." 하였다. * 행호분위사직 손오공이 아뢰기를, "삼가 명을 받잡겠사옵니다." 하였다. 9월 20일 계해(癸亥) ○ 상(上)께서 창덕궁에 계신다. ○ 예조좌랑 박현철이 백성 천거에 대하여 계본을 올려 아뢰니, 전교하기를, "윤허한다. 계본대로 등용 사령하라." ○ 동지중추부사 겸시호도감제조 서양갑이 대행대왕 묘호, 시호, 능호에 대하여 계본을 올려 아뢰기를, "도감에서 빈청에서 나온 의견들을 바탕으로 심사한 끝에 묘호, 시호, 능호를 각각 삼망하여 올립니다. 우선 묘호 수망을 '강(康)'으로 올립니다. 시법에 근원이 깊어 흐름이 이어지는 것[淵源流通]을 '강(康)'이라 하였으니, 많은 사람들이 대행대왕의 업적 중에서 가장 으뜸이 끊어진 종사를 다시 이으신 것을 꼽아 올린 것입니다. 두 차례 빈청 논의에서 압도적으로 많이 나왔던 의견입니다. 차망을 '의(毅)'로 올립니다. 과감하여 능히 일을 결단하는 것[果而能斷]을 '의(毅)'라 하였으니, 대행대왕께서 여러 어려운 숙원 사업을 성사시키신 업적을 받들어 올린 것입니다. 말망을 '장(章)'으로 올립니다. 법도를 정하여 크게 밝히는 것[法度大明]을 '장(章)'이라 하였으니, 창국대전과 각 절목을 정비하여 명확한 제도를 확립할 수 있도록 하신 대행대왕의 업적을 받들어 올린 것입니다. 다음으로 시호를 아룁니다. 빈청에서 이조참판 양지원이 선대왕들의 시호 끝자가 대부분 '효(孝)'자 였음을 지적하며 마땅히 대행대왕의 시호 끝자도 '효'로 올려야 한다고 했습니다. 마침 '효'자에 대한 의견도 빈청에서 많이 나왔던 터라 그 의견을 반영하였습니다. 수망을 '평경정효(平景定孝)'로 올립니다. 시법에 예법과 제도를 이치에 맞게 하는 것[法度皆理]을 '평(平)'이라 하고, 의를 널리 행하고 강직하게 행동하는 것[布義行剛]을 '경(景)'이라 하고, 백성을 편안하게 하고 옛 것을 본받는 것[安民法古]을 '정(定)'이라 하였으며, 선대의 뜻을 이어받아 일을 성사하는 것[繼志成事]을 '효(孝)'라 하였습니다. 대행대왕께서는 법전을 편찬하시고 기강을 세우셨으며, 의로운 자들을 칭송하고 불의를 저지른 자들을 일벌백계 하셨습니다. 또한, 항상 백성의 편의를 위해 힘쓰시고, 조상들의 예법을 본받고자 하셨으며, 열성조의 뜻을 받들어 종사를 다시 반석위에 세우셨으니, 이를 받들어 수망을 위와 같이 올립니다. 차망은 '평공정효(平恭定孝)'로 올립니다. 수망의 '경(景)'대신 '공(恭)'자를 넣은 것은 시법에 어진 사람을 공경하고 의리를 귀하게 여기는 것[尊賢貴義]을 '공(恭)'이라 하였으니, 이는 충경공과 충의공을 추증하시고, 의리를 귀히 여기시어 한품 전교를 내리셨던 뜻을 받들어 올린 것입니다. 말망은 '평성정효(平聖定孝)'로 올립니다. 수망의 '경(景)'대신 '성(聖)'을 넣은 것은 시법에 착한 것을 드날리고 간소함을 펴는 것[揚善賦簡]을 '성(聖)'이라 하였으니 역시 대행대왕께서 의로움을 칭송하셨고, 또한 늘 업무의 간소함을 강조하셨던 점을 받들어 올린 것입니다. 법도개리의 '평'자는 시호 의견중에선 가장 많이 나왔던 글자이고, 그 뜻이 대행대왕의 업적 중에서 제도를 정비하신 점을 높게 받들어 첫 글자로 고정하여 올렸습니다. 시호 넉자를 올리고 보니 넉자만으로는 대행대왕의 모든 업적을 표현할 수 없음을 다시 깨닫게 되었습니다. 시호에 미처 포함되지 못한 글자들을 택하여 존호를 추상하게 되면 이를 보완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음으로 능호를 삼망하여 올립니다. 수망으로 '단(端)'을 올립니다. 예를 지키고 옳은 것을 추구하는 것[守禮執義]을 '단(端)'이라 하였으니, 대행대왕께서 예법을 강조하시고, 항상 바른 길로 신하들을 이끌고자 노력하신 것을 받들어 올린 것입니다. 차망으로 '성(成)'을 올립니다. 백성을 편안하게 하는 정책을 세우는 것[安民立政]을 '성(成)'이라 하였으니, 명예포상절목, 교육기관절목 등을 제정하시어 백성의 편의를 돌보신 것을 받들어 올린 것입니다. 말망으로 '희(熙)'를 올립니다. 덕을 공경하여 빛을 발하는 것[敬德光輝]을 '희(熙)'라 하였으니, 여러 의인들의 칭송비를 세우게 하시어, 미덕을 남기신 것을 받들어 올린 것입니다." 하니, 전교하기를, "묘호 수망 연원유통(淵源流通)의 강(康) 자(字)는 중국 주(周)나라에서 성왕(成王) 뒤에 강왕(康王)이 있었던 것처럼 세대(世代)가 바로 이어지고 그 통치 내용이 동일하게 이어진 경우에 적합한 것으로서 대행대왕께서 이루신 종묘사직의 계대(繼代) 상황과는 연관이 적다. 시법해(諡法解)에서 연원유통의 강 자에 대해 '성무기(性無忌)'라 주석하였으므로 더욱 묘호로 취하기 어렵다. 과의능단(果而能斷)의 의(毅) 자 역시 대표하는 바가 모호하므로, 삼망된 후보 가운데 대행왕의 행적에 가장 부합하고 그 뜻이 구체적인 '장종(章宗)'으로 묘호를 재가한다. - 시호는 '경성정효(景聖定孝)'로 한다. 평(平) 자가 역대 선대왕과 왕후의 시호, 존호, 휘호 등에 한 차례도 사용된 바 없으니 이는 평(平) 자가 공평(公平)의 평이 아니라 평상(平常)의 평에 가깝기 때문이다. 이에 평 자를 대신 존현귀의(尊賢貴義)의 공(恭) 자가 가진 의미를 포괄하는 양선부간(揚善賦簡)의 성(聖) 자를 취하되, '성효(聖孝)'가 문종대왕(文宗大王)의 시호와 겹치므로 성 자를 정 자 앞에 놓는다. - 단릉(端陵)은 단종대왕을 이르기도 하였고 성릉(成陵)은 혜종대왕의 생모 공빈 김씨의 능호였으니, 대행왕의 능호를 '희릉(熙陵)'으로 정한다. - 묘호, 시호, 능호가 정해졌으므로 좋은 날을 택해 종묘에 고해야 할 것이다. 이때 존호도 같이 올리는 것이 어떠하겠는가. 묘호를 올린 후에 존호를 따로 의논하여 올릴 것인지, 지금 결정하여 같은 날에 함께 시행할 것인지에 관한 도감의 계획을 묻는다. 묘호, 시호, 혜종대왕의 존호 등 도감 업무와 관련한 다른 의견도 있으면 말하도록 하라. (본 계본에 댓글로 한다)" 하였다. * 동지중추부사 겸시호도감제조 서양갑이 아뢰기를, "존호를 지금 결정하여 같은 날에 함께 시행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시호가 정해진 이후에 바로 존호를 논의할 계획이었습니다. 시호에 포함되지 못한 글자 중에서 아까운 것을 존호로 정하면 될 듯 합니다." 하니, 전교하기를, "존호를 논의 후 계하도록 하라. 시호, 존호 등에 사용된 글자를 잘 살펴, 계본에 신중을 기할 것이다." 9월 21일 갑자(甲子) ○ 상(上)께서 창덕궁에 계신다. 9월 22일 을축(乙丑) ○ 상(上)께서 창덕궁에 계신다. 9월 23일 병인(丙寅) ○ 상(上)께서 창덕궁에 계신다. 9월 24일 정묘(丁卯) ○ 상(上)께서 창덕궁에 계신다. ○ 동지중추부사 겸시호도감제조 서양갑이 장종대왕 존호에 대하여 계본을 올려 아뢰기를, "도감에서 존호 추상에 대하여 논의를 거친 후에 존호를 삼망하여 올립니다. 시호처럼 존호도 본래 단망하는 것이 맞는 일이지만 시호를 삼망한 것처럼 신중을 기하기 위한 것이니 전하께서 슬기로운 혜안으로 가려 주시기 바랍니다. 존호의 수망을 '광경공렬(廣敬恭烈)'으로 올립니다. 시법에 아름다운 교화가 널리 미치게 하는 것[法度皆理]을 '광(廣)'이라 하였으니 장종께서 교육을 장려하시어 성균관과 청암서원, 팔도의 서당들을 부흥시키신 것을 받들어 올린 것입니다. 선한 것을 말하며 사특한 것을 막는 것[陳善閉邪]을 '경(敬)'이라 하였으니 문체 교서를 내리시어 통신체를 금하고 바른 문체를 장려하신 것을 받들어 올린 것입니다. 스스로 낮춰 자기를 다스리는 것[卑以自牧]을 '공(恭)'이라 하였으니, 생전에 신하들이 올린 여덟자 존호를 사양하시고 시호로 문(文), 무(武), 충(忠), 정(正) 등의 글자를 받지 않겠다 하셨으니 그러한 뜻을 받들어 올린 것입니다. 덕을 지키고 선대의 업적을 높이는 것[繼志成事]을 '열(烈)'이라 하였으니 이는 단종대왕과 정순왕후의 능을 합장하게 하시고 혜종대왕을 복위하신 것을 받들어 올린 것입니다. 차망은 '공렬광경(恭烈廣敬)'으로 올립니다. 대행대왕의 겸허하신 성품과 선대의 업적을 높이신 것을 더욱 비중있게 두어 배치를 바꾼 것입니다. 말망은 '숙광공렬(肅廣恭烈)'으로 올립니다. 시법에 강직한 덕으로 능히 이루는 것[剛德克就]을 '숙(肅)'이라 하였으니, 대행대왕께서 강직하신 뜻으로 창국의 대업을 이루신 것을 받들어 올린 것입니다. 본래 '광(廣)'자의 자리에 교회불권(敎誨不倦)의 '장(長)'자를 넣고자 했으나 선대왕들의 시호와 존호를 살펴보니 '장(長)'자는 찾아 볼수가 없어 비슷한 의미의 광(廣)'자로 대체하였습니다." 하였다. * 상(上)께서 전교하기를, "두 글자씩 짝을 이루는 뜻도 고려해야 하므로 '공경광렬(恭敬廣烈)'로 하는 것이 어떠하겠는가. 혜종대왕의 존호 문제도 함께 결정하여 종묘에 고할 것인지에 관한 의견도 묻는다. (본 계본에 댓글로 한다)" 하였다. * 동지중추부사 겸시호도감제조 서양갑이 아뢰기를, "존호를 공경광렬(恭敬廣烈)로 정하는 것에 이의가 없습니다. 우선 장종대왕의 존호, 시호등을 먼저 종묘에 고한 후에 혜종대왕의 존호는 혜장왕후의 휘호를 정하여 함께 올리는 것이 좋겠습니다." 하였다. * 상(上)께서 전교하기를, "존호를 공경광렬 넉 자로 재가한다. 종묘 행차에 적지 않은 준비와 인력 동원이 필요하니, 일정이 다소 늦어지더라도 혜종대왕의 존호를 함께 결정하여 고하는 것이 좋을 듯 하다. 혜종대왕와 혜장왕후의 존호가 대행왕이 비해 늦어지면 양전(兩殿)에게 미안하게 되는 점도 생각해야 한다. 두 차례에 걸쳐 종묘에 거둥하는 것이 옳겠는가. 의견을 말하도록 하라." 하였다. * 동지중추부사 겸시호도감제조 서양갑이 아뢰기를, "신이 미처 그러한 점을 감안하지 못했습니다. 종묘 행차를 늦추더라도 혜종대왕의 존호와 혜장왕후의 휘호를 정한 후에 함께 고하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혜종대왕의 존호는 생전에 받으신 것중에 체천흥운준덕홍공(體天興運俊德弘功), 서륜입기명성광렬(敍倫立紀明誠光烈), 융봉현보무정중희(隆奉顯保懋定重熙) 24자의 존호를 추가하는 것이 어떠하신지요? 나머지 24자는 역모를 다스린 것과 명나라 황제의 칙서로 붙여진 것이니, 취하지 않음이 좋을 듯 합니다. 다만 렬(烈)자가 시호와 겹치니 시호나 존호의 렬(烈)자를 의미가 통하는 글자로 대체해야 될 것입니다. 이를 윤허하신 다면 혜장왕후의 휘호 넉자와 함께 도감에서 논의하여 계본을 올리겠습니다." 하였다. * 상(上)께서 전교하기를, "이미 혜종대왕의 시호가 천하에 널리 알려져 있고 전례를 살펴 볼 때 한 번 올려진 열성조의 시호는 쉽게 고칠 수 없는 것이므로, 거듭 생각해 보니 '렬(烈)' 자가 겹치는 '서륜입기명성광렬'의 존호는 제외하는 것이 의례에 합당하겠다. '체천흥운준덕홍공'은 이견이 없을 듯 하지만 '융봉현보무정중회'에 대하여는 여러 의견이 있을 것이라 여겨지니 빈청에서 논의하여 추상 여부 결정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하라. 대행왕에게 올리는 존호는 본래 여덟 자를 기본으로 하였으니 동지사의 처음 의견대로 체천흥운준덕홍공의 존호만 올려도 가할 것이라 생각된다. 혜장왕후의 행장과 시책문을 자료로 삼아 도감에서 휘호 의정을 위한 관련 논의를 개시하라." 하였다. * 동지중추부사 겸시호도감제조 서양갑이 "삼가 명을 받들겠습니다." 하였다. 9월 25일 무진(戊辰) ○ 상(上)께서 창덕궁에 계신다. ○ 전라도 생원 이화가 지방관 파견에 대한 제도의 개선에 대해 상소를 올려 아뢰니, 비답하기를, "외관직에게 경관직을 겸차하였던 것은 지방관 임기가 다하였을 경우에 경관직이 바로 제수되지 않아 신분이나 녹봉 지급에 불이익이 있었기 때문에 중추부 같은 한가한 관직을 겸임하게 한 것이 아닌가. 지금 경관직의 업무가 한가하지 않고, 전임 외관직 임명을 전후로 외관직을 겸하게 하는 것은 사실상 외관직의 임기를 연장하는 격이므로 허락할 수 없다." 하였다. ○ 동지중추부사 서양갑이 초입사 소양교육 교재에 대하여 계목을 올려 아뢰니, 비답하기를, " 후임관에 대한 업무 인계, 휴가 제도, 장기간 활동 중단시 삭직 등에 관한 내용도 수록할 필요가 있다. 예조와 병조에서는 권지 관원의 부임 초기 보름 동안에 이 내용을 바탕으로 교육을 실시하여, 초입사 관원들이 조정 사무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하라. 지침 내용에만 한정하지 말고, 필요한 내용을 수시로 보완 시행해야 할 것이다. - 동지사의 노고가 적지 않다. 관련 치하는 도감의 업무 종료에 즈음하여 시행하겠다." 하였다. 9월 26일 기사(己巳) ○ 상(上)께서 창덕궁에 계신다. ○ 예조좌랑 박현철이 백성 천거에 대하여 계본을 올려 아뢰기를, "이익수의 정병 복무 기간이 두 달에 미달하나 수석으로 졸업하였으므로 종8품을 허락한다. 박지운의 군관 근속 기간이 2개월에 미치지 못하나 차석 졸업이고 정병 복무를 포함하면 그 기간이 6개월에 달하므로 종8품으로 정한다. 바로 등용 사령하라." 하였다. 9월 27일 경오(庚午) ○ 상(上)께서 창덕궁에 계신다. ○ 병조좌랑 박윤상이 지방관 체직에 관하여 계본을 올려 아뢰니, 비답하기를, "후임 지방관은 누구로 차정하는가. 다시 계하라." 하였다. ○ 시호도감제조 서양갑이 배향공신과 의궤 찬술 문제에 대하여 차자를 올려 아뢰기를, "지난 혜종대왕의 복위 절차와 이번 대행대왕의 시호, 묘호 등을 정하는 절차에서 배향공신의 책봉에 관한 업무가 빠졌습니다. 배향공신을 책봉하는 것은 당대 임금의 치세를 빛낸 신하를 뽑는 것이니, 이는 임금의 치세를 빛내는 것이기도 합니다. 배향공신 책봉에 대한 하교를 내려 주시옵소서. 그리고 의궤 찬술에 대하여 아룁니다. 신이 과거를 살펴보니 개국 613년 1월 7일에 국장도감이 설치되어 국장을 치뤘고 2월 22일에 국장도감이 시호도감으로 개청되었는데 업무부진으로 4월 8일에 폐청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국장을 지나치게 간소하게 치뤄 국장도감의궤조차 기록되지 않았으니, 시호도감의궤에 국장에 관련된 내용을 수록하여야 옳은 것인지 삼가 여쭈옵니다." 하니, 전교하기를, "혜종대왕 신위를 영녕전(永寧殿)에 모시고 있으므로 배향공신 책봉이 불가하지 않은가. 배향공신은 정전(正殿) 공신당에 안치하는 것인데, 영녕전에는 공신당이 없으니 배향신위가 위치할 곳이 없다. 묘정에 종향(從享)하지 않는 배향공신을 감히 책봉할 수 있겠는가. 단종대왕에게 사육신과 같이 충절을 다한 신하들이 있었으나 숙종조에 단종대왕을 복위한 후에 배향공신을 정하지 않은 이유가 그 때문이라 생각한다. 그렇다고 이미 조정 공론을 모아 엄숙한 의식으로 영녕전 제12실에 모신 혜종대왕의 신위를 세실(世室) 추숭하여 정전으로 옮길 수도 없는 일이다. 예(禮)에 없는 것을 굳이 시행하는 것은 예에 지나친 것이다. 단종대왕의 전례에 따라 열릉(烈陵) 앞에 창절사(彰節祠)와 같은 사당과 배식단(配食壇)을 마련한 후, 배향공신 책봉에 준해 당대의 신하들을 선별하여 그 신위를 봉안하는 것이 어떠하겠는가. 종묘 공신당과 열릉의 사당 사이에 공간의 차이는 있을 것이나, 의례에 충실하면 그 뜻을 발현하는 데에는 차이가 크지 않을 것이다. 사당 및 배식단사(配食壇祠) 설치와 관련한 도감의 의견을 묻는다. - 배향공신은 대행왕의 신위를 종묘에 모실 때에 정하여 들이는 것이 상례인데, 부묘 때에 이를 행하지 못하였다. 도감에서 후보를 정한 후, 도감 또는 빈청에서 조정 관원들의 의견을 수렴하도록 하라. - 가능하면 국장도감 부분을 독립시키는 것이 좋겠으나, 분량이 미미하다면 시호도감의궤에 부록 형태로 수록할 수 있을 것이다. 중건도감의궤 편찬례에 따라 사업을 진행하도록 하라." 하였다. ○ 행사헌부장령지제교 박범이 前전라검률의 평정이의제기에 대하여 계본을 올려 아뢰기를, "前전라검률이 9월 2차 평정에 대하여 병조에 이의제기를 하였습니다. 평정관이었던 병조좌랑은 중점을 주었는데, 이에 대하여 문제를 제기하여, 병조에서는 다시 사헌부에 이 문제를 처리하도록 요청하였습니다. 그러나 현재 신과 前전라검률은 안핵어사의 심리를 받고 있는 상황이고 또한 서로의 혐의가 크기 때문에 이 문제 또한 안핵어사로 하여금 처리하는 것이 어떨까 하옵니다. 신이 평정이의제기를 맡을 시에 생기는 문제 또한 신이 감당하지 못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됩니다. 이에 신은 피혐하고 안핵어사로 하여금 모든 문제를 맡기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하니, 전교하기를, "처리 시기를 양사 관원 교체 이후로 연기한다. - 지난 윤대에서 지적한 바가 있는데도 이조와 병조에서 관리하는 현황의 갱신 방치가 여전하다. 추고(推考)하라." 하였다. ○ 행강원도검률 김진이 강원도와 충청도의 현황에 대하여 장계를 올려 아뢰니, 비답하기를, "현황만을 계할 뿐, 개선 방책에 대한 내용이 부족하다. 후임 지방관에게 관련 내용을 잘 인계하여 제반 상황이 나아질 수 있도록 하라." 하였다. 09월 28일 신미(辛未) ○ 상(上)께서 창덕궁에 계신다. ○ 전라도 생원 이화가 본조 무명인에 대한 묘소 설치에 대하여 상소를 올려 아뢰니, 비답하기를, "함경도에 설립된 무명용사추모비와 같은 성격의 묘역를 말하는 것인가. 만약 설치한다면 예조 차원에서 경기도 고양군의 대행대왕릉 인근에 비를 세워 묘역을 마련하면 될 듯 싶다. 설립 여부, 장소 등과 관련한 예조의 의견을 묻는다. 논의하여 계하도록 하라." 9월 29일 임신(壬申) ○ 상(上)께서 창덕궁에 계신다. ○ 행사헌부장령지제교 박범이 민국의 올림픽 선수단 치하에 대하여 계본을 올려 이뢰니, 비답하기를, "예조에서 이 글을 한성부에 내걸어 올림픽 대회에서 선전한 민국 선수단을 치하하는 모습을 보이도록 하라. 찬술에 수고한 지제교의 평점을 1점 가산한다." ○ 동지중추부사 겸시호도감제조 서양갑이 사당 및 배식단사 설치와 배향공신에 대하여 계목을 올려 아뢰기를, "도감에서 논의 결과 사당과 배식단사를 설치함에 이의가 없었습니다. 단종대왕의 전례처럼 진행함이 좋을 듯 합니다. 배향공신에 대해 의견을 받은 결과 덕수군 이완, 공정공 조조, 정안공 최영, 경헌공 유치의, 혜정공 노사신 이상 5인을 배향공신의 후보로 올립니다. 모두 창국공신 1~2등으로 공적이 적지 않은 관리들이었으나, 경헌공과 혜정공은 생전 관직이 사헌부지평과 호조정랑에 그쳤고, 덕수군은 아직 공신 시호가 없으니 배향공신으로 적합하지는 않다고 보는 것이 신의 소견이오나, 일단은 5인을 후보로 조정의 공론을 모으면 될 듯 합니다. 빈청에는 육조 수장들이 잘 모이지 않으니 윤대 자리에서 공론을 모으는 것이 좋겠습니다." 하니, 전교하기를, "종묘에 배향하지 않는 공신을 '배향공신'이라 명할 수 없으므로, 혜종대왕의 배향공신 문제는 왕릉 앞에 사당과 배식단사를 설치하여 신위를 봉안하는 것으로 결정한다. 비록 종묘에 배향하지는 않지만 일반 원우(院宇)나 사묘(私廟)와 차별되는 바가 있을 것이니, 예법에도 맞고 전례에도 부합할 것이다. 혜종대왕의 사당 및 배식단 배향신 선정은 혜종대왕의 추숭 논의처럼 조야의 공론을 폭넓게 수렴할 필요가 있다. 시일이 걸리더라도 도감에서 주관하여 조정 빈청과 만민토론 등에서 여론을 수렴하는 과정을 거치도록 하라. 배향신 등급을 1, 2, 3등으로 나눠, 종묘 배향공신에 준하는 인물은 1등으로 사당과 배식단 정단(正壇)에, 그 이하로서 대왕을 보필하는 데 치적이 드러난 인물은 2등으로 배식단 정단에, 기타 배향할 필요가 있거나 공로와 과실이 함께하는 인물은 3등으로 하여 배식단 별단(別壇)에 배향하면 되겠다. 배향 대상이 적다면 1등과 2등으로 등급을 줄여도 무방할 것이다. 사당 명칭은 배향신 명단을 수록한 열릉배식록(烈陵配食錄) 작성에 즈음하여 정하는 것으로 한다. 도감 업무가 가중되었으므로 필요시 인원 충원을 계하라. - 태조 배향공신이 일곱에 불과하여 후대의 배향공신도 그 수를 넘지 못하였는데, 선왕께서 여덟 자로 올리는 시호를 넉 자로 줄이셨으니 그에 따라 배향공신의 수도 절감하는 예가 있어야 하겠다. 또 실직 2품 이하는 배향공신으로 책봉된 예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전례를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더라도 아예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 오는 제16차 윤대 자리에서 공정공 조조와 정안공 최영의 장종 묘정 배향 여부를 묻도록 하겠으니, 제조가 윤대에서 안건을 발의하라. * 동지중추부사 겸시호도감제조 서양갑이 아뢰기를, "애초에 대행대왕의 행장 찬술과 시호, 묘호, 능호를 정하는 사업을 목표로 시호도감이 재개되었으나 혜종대왕과 관련된 업무의 부가와 그간의 업무 강행으로 도감 관원들이 많은 피로에 쌓여 있습니다. 이미 시호도감의 업무 범위를 넘어선 작업들을 진행하고 있고 의궤를 찬술하는 업무도 남아있어 새로 명하신 업무까지 맡기에는 무리가 따를 것으로 예상되오니, 배식단에 배향할 인물을 정하는 빈청 논의는 예조로 이첩하고 만민토론에서 백성의 의견을 수렴하는 것은 평안감영으로 이첩한다면, 도감의 업무를 경감하고 공론 수렴에 더욱 원활함이 있을 것입니다. 윤허하여 주시옵소서." 하니, 하교하기를, "배식단 배향신은 배향공신이 아니므로 바로 종묘에 고하지 않아도 될 듯 하니, 관련 논의는 추후 예조 주관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한다. 지방 관청이 제대로 운영되고 있지 못하고 예조 업무가 산적하기 때문에 지금 당장은 시행하기 어렵다. 시호도감의 업무 범위는 혜종대왕과 혜장왕후의 존호, 휘호 결정 및 장종대왕의 배향공신 논의까지로 한정한다. 이에 준하여 관련 사업과 의궤 편찬을 진행하라. 배식단 논의와 관련한 사항은 열릉배식록에 수록하면 충분할 것이다." 하였다. ○ 전라도 생원 이화가 본조의 춘추관 설치와 관련하여 상소를 올려 아뢰니, 비답하기를, "상소한 내용이 절실한 국가 사업임에 분명하지만, 문제는 예문관이나 춘추관에서 사필(史筆)을 감당할 관원이 항상 존재하는가 하는 것이다. 당장은 가능할지 몰라도 관원이 교체되거나 사직하면 다시 중지될 것인지 알 수 없다. 우선 승정원일기 등에 만족하는 것으로 하고, 상소한 내용은 추후 시행을 고려하겠다." 하였다. 9월 30일 계유(癸酉) ○ 상(上)께서 창덕궁에 계신다. ○ 안핵어사 임상유가 사헌부장령 박범의 탄핵건에 대하여 계목을 올려 아뢰기를, "지난 19일 전하의 지엄하신 명을 받들어 사헌부장령 박범과 호조정랑 김준호가 올린 전라검률의 파직을 청하는 차자와 본 탄핵건에 관련된 이들로부터 자료를 제출받아 사건을 면밀히 조사중에 있으나, 이달 안으로 가급적 사건을 원만하게 수습하라는 명을 받들지 못할 것으로 예상이 되어 계목을 올립니다. 마땅히 전하께서 내린 명을 따라야 하지만, 사안이 복잡하고 여러 인물들이 연루되어 있어 신(臣) 예상했던 것보다 진상을 파악하는데 많은 시일이 소요되고있습니다. 이에 신(臣)이 전하께 청하옵기는 10월 초순 안으로 그 결과를 계할수 있도록 청합니다." 하니, 전교하기를, "허락한다. 10월 중순 이전에 계할 수 있도록 하라." 하였다. ○ 예조좌랑 박현철이 제41차 소과 생진시 시행결과에 대하여 계본을 올려 아뢰니, 하교하기를, "입격자 수가 크게 감소하였으니, 10월 문과 직부 대상자를 추천하도록 하라. 시관 혜택을 전례대로 시행한다." 하였다. 선교랑 행승정원주서 김성이 쓰다. 개국620(2011)년 2월 15일 기록 : 선교랑 행승정원주서 김성 |
http://www.1392.org/bbs?sajor1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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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 620('11)-02-16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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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각 입고 완료 (620. 2. 1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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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