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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정원/주서] <공문> 피휘법 교육에 대하여(접수/613.09.04)
----------------------------------------------------------------------------------------------------- 어전에 올라온 차자에 전하께서 비답하시기를 "예조에서는 피휘(避諱) 교육을 실시하라."라고 하셨기에 피휘(避諱)에 대해 글을 올립니다. 휘(諱)는 일반적으로 임금의 이름을 일컫는데, 이미 붕어하신 선대 임금의 이름을 의미하였다가 점차 생존한 임금의 이름도 의미하는 말로도 쓰이게 됐습니다. 임금 뿐 아니라 뛰어난 선인이나 성인등의 이름을 높여서 '이름' 대신 '휘'라고 하기도 합니다. '피(避)는 피한다는 뜻이고 '휘(諱)는 역시 피한다는 뜻도 있으나 '어른의 이름', '제왕·성인·상급자 및 존경받는 사람의 이름'을 뜻하며, 피휘법(避諱法)은 '제왕, 성인, 존경받는 사람, 부모, 윗사람 등의 이름을 부르거나 이름자를 함부로 쓰지 않는 법'이라고 풀이할 수 있습니다. 압존법과 더불어 피휘법(避諱法)역시 모든 사조 백성들이 지켜야 할 중요한 글쓰기 규칙이라 할 것입니다. 특히나 상소나 차자등 전하께 올리는 글에는 더욱 엄격히 피휘가 적용되야 합니다. 대행대왕 전하와 주상전하의 휘(諱)는 국왕 게시판 3번 문서 "[기타] 국왕 전하의 휘(諱), 탄신일, 자(字), 호(號)" 제목의 글에 자세히 설명되어 있습니다. 피휘(避諱)에는 휘(諱)뿐 아니라 자(字)와 호(號)를 피하는 것도 포함됩니다. 피휘(避諱)의 풍습은 중국 주나라 때부터 있었다고 합니다. 중국의 문화를 수용하면서 삼한에도 피휘의 풍습을 따르게 되었고 신라시대부터 피휘를 했던 기록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신라 문무왕릉비(文武王陵碑)나 숭복사(崇福寺)의 비문에서 그 흔적을 찾을 수 있다고 하는데,문무왕릉비의 건립연도를 ＜경진건비(景辰建碑)＞라 하였으니 이때 경진(景辰)의 경은 당(唐)나라 고조(高祖)의 아버지 이름 병(昞)의 음을 피휘한 것이라 합니다. 신라 시대만 아니라 그 후 고려시대 역시 《삼국유사(三國遺事)》에서 단군(檀君)의 개국연대를 ＜여고동시(與高同時)＞라 하였으니 고(高)는 고려 정종의 휘인 요(堯)를 피휘한 것이며 봉암사(鳳巖寺) 정진대사탑비문(靜眞大師塔碑文)에서 무반(武班)을 호반(虎班)이라 칭한 것도 고려 혜종의 이름인 무(武)를 피휘한 것입니다. 조선시대 유관(柳觀)의 아들이 관찰사로 부임하려 했으나 관찰사의 관(觀)이 아버지 이름과 같아 부임할 수 없다고 하자 이름을 관(寬)으로 바꾼 것도 피휘의 한 예라 할 수 있습니다. 문장이나 대화에서 조상이나 부모의 이름자를 피하고 다른 글자로 대신 사용하는 것은 개인적인 것이겠으나, 임금의 이름자는 모든 백성이 피휘(避諱)해야 하였으므로 국휘(國諱)라 불렀는데, 국가간의 외교문서에서도 국휘(國諱)는 피휘(避諱)하는 것이 외교적 예의였습니다. 백성중에 혹 국휘(國諱)를 범할 경우, 대역무도(大逆無道)라 하여 심하면 참형(斬刑)이 내려지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청나라 시대 건륭(乾隆) 42년(1777)에 왕석후(王錫侯)라는 학자가 책을 쓰면서 건륭(乾隆) 황제의 이름을 범했다 하여 본인은 물론 관계된 인물 수 십명이 참형(斬刑)에 처해졌습니다. 피휘(避諱)의 방법 중 대표적인 것에 같은 뜻의 다른 글자로 바꾸는 것이 있다. 일례로 一은 單(단), 旺(왕)은 昌(창), 元은 首(수) 등으로 바꾸는 것이다. 예기(禮記)에 보면 부모와 자식간을 一世라 하여 30년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래서 조상을 언급할 때 ‘世’라고 했다. 그러나 당태종의 이름이 이세민(李世民)이었으므로 당나라 280여 년간은 世와 民 두 자는 사용할 수 없게 되고 말았다. 하는 수 없이 世와 같은 뜻인 代자를 사용하게 되었다. 그러나 당나라가 망한 이후에는 이 두 글자를 피휘(避諱)해야 할 이유가 없어졌으므로 이 두 자가 함께 사용되기 시작하면서 마침내 ‘世代’라는 말이 등장하게 된 것입니다. 피휘(避諱)의 방법 중 위에 설명한 개자법(改字法)외에, 이름을 아예 쓰지 않고 모(某)로 기록하거나 비워두는 방식인 '피휘공자법(避諱空字法)'이 있는데, 이 경우에는 주를 붙여 글자를 쓰지 않은 이유를 붙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런가하면 피휘할 글자를 쓰되 읽는 사람이 읽지 말라는 표식으로 글자의 획 중 한 획을 긋지 않는데, 이는 '피휘결필법(避諱缺筆法)' 또는 결획법(缺劃法)이라고 하며, 이 방법은 문자 생활에 대단한 번거로움을 주었기 때문에 왕명을 아예 사용하지 않는 글자로 쓰는 관례가 나타났습니다. 사조내에서도 피휘(避諱)논란이 있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에 따라 지난 개국 611년 7월 3일에 현동시성균관사 이동진 영감께서 상소를 올리시기를, "(상략)하지만 현재의 문자체계상 조선시대의 그것과 동일시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현재는 한글 사용이 일반화되었기 때문에 모든 문서가 한자로 이루어지던 조선조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피휘를 적용한다 할지라도 한글로 적용해서는 안될 것이라 사료되옵니다. 예를 들어 휘가 '동'자라고 하였을때 한자로 '銅'이 실제의 휘입니다. 그런데 한글로 모든 '동'자를 사용하지 못하게 한다면 이는 문자사용에 큰 혼란을 줄 수 있는 경우를 발생시킬 수도 있다고 생각되어집니다. 그러므로 한글로 '동'은 휘에 적용되지 않는 것으로 보고, 한자로서 표현할 때의 '銅'자만 휘로 보고 사용을 피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생각하나이다. 즉 공문서 등에도 한글로 표기할 때는 휘의 적용을 받지 않는 것으로 하고, 한자로 표기할 때만 휘의 적용을 엄격히 적용한다면 휘를 지키는 뜻도 존중하면서 일반 백성들의 문자사용에도 큰 피해를 주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하략)" 라고 하셨습니다. 이 상소에 대해 대행대왕 전하께서 비답을 내리시기를, "예전의 기휘(忌諱)나 피휘의 범위는 매우 넓어, 단순히 부모나 조상, 임금의 이름을 범하지 않는 것뿐만 아니라, 시호나 존호에서부터 가까운 친우(親友:친한 벗)의 이름에까지 범하지 않았다. 보통 사람을 지칭하거나 부를 때라도 임금의 앞에서가 아니라면 그 이름을 직접 언급하지 않고 호(號)나 자(字) 등을 정해 불렀으니, 이를 미루어 보면 그 광범위한 기휘나 피휘의 적용을 알 수 있다. 물론, 지금은 그와 같이 그대로 적용할 수 없으므로, 기휘나 피휘의 범위를 최소화시킬 필요가 있다. 또 법령으로 강제해야 할 것이 아니라, 사람이면 모두가 자연적으로 인지하고 실천할 수 있는 예법 또는 예식이 수준이 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라와 사회를 유지시키는 방책 가운데 예(禮)에 근거한 것만큼 좋은 것이 없다. 예를 지키면 본분을 알게 되고, 본분을 알게 되면 그에 걸맞는 행동을 하게 되며 일에 명분과 기강에 생기므로 따라서 나라가 유지된다. 때문에라도 예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을 수 없다. 결론지어 말하자면, 휘를 범하지 않는 것은 모두가 지켜 고수해야 할 양속(良俗:좋은 풍속)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이미 말한 바와 같이 그 범위를 한정하여 현재 임금의 한자 이름에 국한되게 하고, 그 이외의 기휘와 관련한 것은 각자가 생각하고 따라야 할 도리로 삼는다. 과인의 이름자는 흔하게 쓸 수 있는 글자가 아니므로, 피휘의 법를 적용한다 하여 지키는데 어려움이 있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다. 또 그로 인하여 지나치게 풍토가 경직된다거나 하지 하는 폐해도 없을 것이다. 만약 서양갑이 시권에서 휘를 범했다고 하더라도 무겁게 처벌하기 어려운 이유가 있음에도 유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 즉, 널리 알려지지 않아 백성들이 충분히 인지하지 못하였으므로 이를 헤아리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예조에서는 과인의 휘와 관련한 바를 중외(中外:조정과 민간)에 널리 알려,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라." 라고 하교하신 바가 있었습니다. 또다시 어전에 올라온 글이 피휘(避諱) 논란이 일고 있으나 주상전하께서 특별히 "과인이 즉위한 이래 처음으로 발생하였으니 특별히 처분(處分)하지 않겠다."라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사조의 백성된 자 모두는 압존법과 함께 피휘법에도 유념하여 대행대왕 전하의 전교대로 양속(良俗)을 지키고 예를 벗어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개국 613년 9월 3일. 예조 정랑. 조병옥. * 참조문헌 * 엠파스 백과사전 (http://100.empas.com/pentry.html?i=2037670) 엠파스 뉴스 (http://news.empas.com/show.tsp/20021110n01417/?s=877&e=1054) 정구복, 고려조의 피휘법,《한국중세사학사(I)》, 집문당, 1999. |
http://www.1392.org/bbs?sajor11: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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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운익
국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