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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성/백성] 삼가 폐하께 아뢰옵니다
소인(小人) 도성 백성 이율곡, 사배(四拜)하고 감히 아뢰나이다. 소인이 듣기로, 근자에 죄인의 신분으로 소(疏)를 올린 자 있다고 들었습니다. 소인은 이제 막 제도에 복귀하여 그 죄인의 죄가 얼마나 높은 지는 알지 못 하나이다. 다만, 폐하께서 내리신 비답(批答)에 수각황망(手脚慌忙)하여 이처럼 소(疏)를 올리게 되었나이다. 폐하, 백성은 나라의 근본이옵니다. 폐하께서 이를 모를 리 없을 것이옵니다. 하온데 폐하의 비답에서는 죄인이라는 이유로 소(疏)를 물리치셨으니, 이는 어인 까닭입니까. 죄인 또한 폐하의 백성이며, 폐하께서 자식처럼 여기셔야 할 여럿 중 한 사람일 뿐입니다. 노(魯)의 애공(哀公)이 정치를 물었을 때, 공자께서 구경(九經)을 말하시며, 그 중에 자서민(子庶民)이 있는 것이 어인 이유이겠습니까. 부모가 자식을 아끼는 마음으로, 군주가 백성을 아껴야 한다는 뜻에서 나온 것 아니겠습니까. 부모가 우둔한 자식을 훈계함은 지극히 마땅한 일이나, 소(疏)에 귀기울이지 아니하시고 죄인이라는 이유로 내치심은 온당치 않다 사려되옵니다. 옛적 자사(子思)께서 구변(苟變)이라는 자를 간성지장(干城之將)으로 천거하였을 때에, 위(衛)의 임금은 그의 재주를 알고도 세금을 거둘 때 백성의 계란 2개를 취하였다 하여 쓸 수 없다 하였나이다. 이때 자사께서 취장기단(就長棄短)을 말하시며 훌륭한 장수를 잃지 않도록 간(諫)하신 적이 있습니다. 지금 제국이 폐하의 헤아름과 군신(群臣)의 진력(盡力)으로 인하여 흥성하였으나, 백성들의 수효가 터무니없이 적습니다. 이러한 때에 우국(憂國)의 소(疏)가 어찌 뜻 깊지 않겠나이까. 헌데 죄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소(疏)의 내용을 모두 물리치시니, 어리석은 소인으로서는 헤아릴 수가 없나이다. 소인이 듣기로 천려일득(千慮一得)이라는 말이 있다 하옵니다. 어리석은 사람이라도 천 번을 생각하면 하나 얻을 것이 있다 하니, 폐하의 혜안(惠眼)으로 현명한 자와 우둔한 자 모두 품으시고, 그 뜻을 헤아리심이 좋지 않겠습니까. 상(商)의 명신(名臣) 이윤(伊尹)이 태갑(太甲)을 추방하고 탕(湯) 임금의 능이 있는 동궁(東宮)에 가두어 근신(謹愼)토록 하였기에, 태갑이 뉘우치게 되었으니 이 얼마나 아름다운 일입니까. 죄인이 소(疏)를 올림은 분명 놀라운 일이나, 근신하며 스스로의 죄를 뉘우치었기에, 소(疏)를 올려 우국지정(憂國之情)를 내보인 것이 아니겠습니까. 이러하니, 천려일실의 심정으로, 소(疏)를 물리치지 마시고 살펴 주시기를 간절히 바라나이다. 공자께서 이르시기를, "순 임금은 참으로 지혜롭구나. 순 임금께서 묻기 좋아하시고 비근한 말도 살피기 좋아하시어 나쁜 점은 덮어주고 좋은 점은 드러내어 돋우시며, 그 양단(兩端)을 잡아 중(中)을 백성에게 쓰셨다." 하셨으니, 성군(聖君)의 뜻이 참으로 지극하다 하겠습니다. 아무쪼록 폐하께서 지혜롭게 살피시어 살펴주시기를, 재삼(再三) 청하나이다. 소인은 물러나 페하의 비답을 기다리겠나이다. 건원2년 7월 26일 도성 백성 이율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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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이 뜻이 응당 옳으나, 짐은 짐을 비방하고 제국을 모독하였던 기만의 죄를 지닌 죄인이 황제에 대해서, 또한 제국에 대해서 왈가왈부함이 가하지 아니하다 생각하여 짐은 비답을 물리쳤던 것이다. 제국을 비방하였던 자가 뒤늦게서야 짐에게 충성을 맹세하고 제국에 열정을 다 하겠다라고 하는데 이것이 진정 옳은 충성이고 열정이겠는가. 한번 빗나간 죄가 어찌 다시 궤도를 복도하여 다시 이어지겠는가. 이것이 참으로 궁금하다. 백성이 이리 죄인을 감싸고 도니, 죄인이 더욱 황제와 제국에 대해서 난리를 치는 것이 아니겠는가. 백성은 경거망동을 금하고 자중할지어다. |
![[1]](./skin_board/b_istandard/b_img/attrib/mani20.gif)
황제 
1
이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