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제국

ㆍ작성자	김선생
ㆍ작성일	2008/05/25 (일)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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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성/백성] 상소

도성의 백성 김선생이 폐하께 글을 올립니다.

역경(易經)에서 이르기를 “몽매(蒙昧)할 때에 바른 도(道)를 기르는 것은 성인의 공을 이룩한다.” 고 하였습니다. 성현께서 파악하시기를 인간의 성정(性情)이 본래 악한 것이 아니니, 요임금과 순임금의 공을 열고 우임금과 탕임금의 치(治)를 펴는 것이 옛 성군(聖君)이 다른 혈통을 타고났기 때문이겠습니까. 모두 시작은 다른 바가 없으나, 거(居)하는 곳에서 두려워하고 삼가는 마음을 가지고서 도(道)에 바르도록 하고, 의(義)에 넘치지 않도록 절제하는 마음을 가지고, 견문(見聞)을 넓히고 단정한 선비와 함께 더불도록 하고, 또한 의롭고 도에 바른 자를 구하였으므로 삿된 마음이 침범할 길이 없고, 고르지 못한 것이 저절로 물러났으므로 모두 그와 같은 다스림을 열 수 있었던 것입니다.

신이 졸렬한 마음을 가지고 마땅히 관직에 나아갈 뜻을 품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시국이 돌아가고, 폐하께서 제국의 위엄을 세우셨다는 소식에 심복(心腹)에 두려운 마음을 품고서도 폐하께 말씀을 올리지 않을 수 없겠습니다. 인재를 세우는 데에는 과거(科擧) 만한 것이 없습니다. 공공정정(公公正正)하게 그 제도를 다시금 연다면 아국의 어느 제도도 그만한 것이 없습니다. 무릇 인재를 세우는 것은 제왕의 도의 근본이 되는 것입니다. 문무주공(文武周公)의 곁에는 태공(太公)이 있었으므로 주(周)의 제도를 펼친 것입니다. 이 하나만을 올리는 것도 신에게는 과한 것일 정도로 무거운 사안이옵고, 또한 근본이 되는 것입니다. 엎드려 생각하건대, 전하께서는 신이 미천하올지라도 이를 유념하시어 폐하지 마옵소서. 제왕의 도에는 이보다 급한 것이 없사오니, 종사의 전통을 생각하시고 창생의 희망을 보시어 이 작은 신하의 정성에서 올리는 말씀을 받아들이어 억만의 태평을 여시기를 바라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