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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유생] 좌랑 손오공의 처신에 대하여
주상전하께옵서 새로 즉위하시어 공명한 정사를 널리 펼치니 최근 사조에서 활동하는 백성들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다시금 새로이 부흥할 기운을 보이고 있어 크게 다행한 일이옵니다. 최근 살펴보건데 경상도 관리인 권 모의 일로 어전에서 다소 문제가 되고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사옵니다. 권 모의 행실이 잘 한 것은 아니나 일단 어전에서 주상전하의 비답이 내려왔으면 그것을 최대한 존중하여야 하며 비답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면 얼마든지 어전이나 상소를 통해 다시 문제 를 제기할 수 있을 것이옵니다. 하지만 최근 병조좌랑 손오공의 행동을 보고 문제가 결코 작지 않다고 생각하여 감히 주상전하께 아뢰옵니다. 사조는 과거 조종조의 법통을 계승하고 그 예절을 계승하였으니 사조에서의 예절은 과거의 예에 따라야 할 것이옵니다. 군주는 만백성의 어버이시고 문서상에 감히 휘를 범하지 못하고 압존법을 철저히 존중하는 것은 국왕께 대한 예가 그만큼 철저하고 중요하기 때문인 것이옵니다. 군사부일체라 하여 국왕의 권위는 사가에서 아버지의 권위에 결코 부족함이 없음이요 오히려 만백성의 주인으로써 국왕의 권위는 충분히 존중되어야 한다고 사료되옵니다. 실로 생각하건데 사료를 상고하여도 국왕의 권위를 위해 목숨을 바친 신하들이 적지 아니한 것이니 조선에서 왕권은 태산과 같이 무거운 것이옵니다. 현 병조좌랑 손오공은 관직에 처음 출사한 이후 대행대왕 전하와 주상전하의 성은을 입어 그동안 의정부, 형조, 병조의 요직을 역임하고 한 때 주상전하를 최측근에서 보좌하는 승정원의 관직에 임명되기도 하였사오며 일전 그의 과실로 불서용에 처하여졌으나 주상전하의 크신 성덕으로 불서용을 해제하고 지금은 병조의 전랑이라는 요직에 있으니 그가 주상전하께 입은 성은이 결코 적지 아니함을 알 수 있사옵니다. 헌데 지금 주상전하의 비답이 마음에 들지 아니한다 하여 시정 한복판에서 그 비답이 옳으나 그르냐는 설문을 조사하고 있으니 왕권이 땅에 떨어짐이 지금보다 더함이 없을 것이옵니다. 비답에 문제가 있으면 얼마든지 직접적으로 어전에 아뢰어 그 부당함을 간하는 것은 오히려 신료로써 당연한 의무라 할 수 있으나 지금 손오공이 하는 행동은 조선시대에 국왕의 비답이 마음에 안든다고 하여 시장 한복판에서 그것이 옳으냐 그르냐 하는 것을 방을 내걸어 백성들에게 묻는 것이니 그것이 어째 용납될 수 있겠사옵니까. 사자에서 아버지의 말이 마음에 안든다고 하여 면전에서는 말을 못하고 뒤에서 여러 사람에게 뒷공론 하는 것이니 이것이 어찌 예에 벗어나지 않는다고 할 수 있겠사옵니까. 일전 이덕무의 상소건이 사조에서 문제가 되었을 때도 손오공은 자신의 고향에서 주상전하를 비꼬는 행태를 보였으니 그가 전하를 존중하지 않음이 이와 같음이옵니다. 실로 그동안의 상황을 보건데 손오공은 신료로써의 예를 잃고 국왕을 국왕으로 존중하는 의식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없사옵니다. 그런 자를 더이상 신료로 부린다고 하여 국가에 무슨 도움이 되겠사옵니까? 신 감히 전하께 주청드리오니 그를 즉각 파직하고 삭탈관직하여 이러한 일을 모든 백성에게 일벌백계의 본이 되게 하옵소서. 아무리 주상전하께서 너그러움의 덕을 펼치신다 하여도 결코 넘어서는 안되는 선이 있는 것이옵니다. 사조가 중심에 바로 서기 위해서는 왕권이 그만큼 인정되고 존중되어야 하는 법이옵니다. 삼가 전하께 아뢰오니 손오공을 벌하시어 그 왕권을 바로 할 수 있도록 주청드리옵니다. 삼가 주상전하의 하교를 기다리옵니다. 개국 614년 1월 28일 전라도 유생 신 정현  국왕 01/30[14:26] 유생의 상소만으론 논죄(論罪) 여부를 결단하기가 어렵다. 상소한 내용과 그간 손오공(孫悟空)의 행적에 관한 의견을 두루 들은 후에 합당한 조처를 내리도록 하겠다. 이와 관련하여 전교를 내린다. 양사(兩司:사헌부와 사간원) 수장과 2품 이상 현직 관리는 소견(所見)을 아뢰도록 한다. |
http://www.1392.org/bbs?sangso:1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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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용
김애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