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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조/참의] <신본> 박남이 칭송비에 대하여
일전에 한성부에서 예조로 한성부 백성 박남이의 선행에 대한 칭송을 의뢰하였사온대 이에 대해 예조에서 논의한 결과 칭송비나 정문을 세우기에는 부족함이 있어, 한성부 차원의 치하로 시행하도록 한성부에 통문한 사실이 있었습니다. 그후 한성부에서 재심을 청구하기를 "제 생각에 이번 박남이씨의 선행은 지난날 일본 도쿄지하철 신오쿠보역에서 일본인 취객 사카모토 세이코씨를 구하려다 전동차에 치어 의사한 이수현씨와 유사하다 생각합니다. 비록 이수현씨는 타국에서 목숨을 잃었고 박남이씨는 살아남았다 하나 실족하여 철로에 떨어진 취객을 구하고자 뛰어들 당시 두사람의 마음에 차이가 있었으면 얼마나 차이가 있었겠습니까. 이러한데 누구는 칭송비를 건립하고 누구는 칭송비를 건립하지 않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 생각합니다."고 하므로 예조에서 재논의를 시행하였으니 역시 한성부 차원의 치하가 마땅하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신을 비롯한 예조 관원들이 한성부 차원의 치하가 마땅하다 결정한 연유는 결코 박남이씨의 선행이 용감하지 않았다거나, 살신성인의 마음이 없었다거나 하는 것은 전혀 아니나, 칭송비나 정문등으로 기릴 정도가 아니라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살아 있는 사람에 대해서 칭송비나 정문등을 설치하는 것이 일단 권장할 만한 일인가에 대한 의문이 논의 중에 제기되었습니다. 살아 있는 사람에 대해서 그 덕을 칭송하고자 함은 그 사람이 평생을 그리 살았다는 명백한 증거와 평가가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신격화'의 우를 범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비슷한 사건에 대해서 죽은 사람에 대해서는 칭송비를 설치하고 산 사람에게는 하지 않는 이유는 보통 이와 같은 이유 때문이니, 죽을 뻔하였음에도 선행을 행한 것은 물론 죽음으로써 선행을 행한 것과 그 마음에서는 차이가 없다 하더라도 실제 결과나 다른 백성에게 끼치는 영향의 차이는 크기 때문입니다. 이번의 박남이와 전일의 이수현의 경우 생명을 잃었느냐 그렇지 않느냐의 차이밖에 없다 할 것입니다. 이러한 차이로 한명은 기념물이 설치되고 한명은 감영차원의 치하 하는 것이 문제가 있다 할 수도 있을 것이나 사안의 중요성을 가늠하자면 부득불 자신의 생명을 바쳐 선행을 행하였는가 하는 점이 가늠의 잣대가 될 수 밖에 없지 않느냐 하는 것이 대다수 관원들의 의견이었습니다. 감영차원의 치하도 엄연한 포상이며 단지 기념물 설치와는 그 방법과 수준이 약간 다를 뿐입니다. 감영차원에서 치하한다고 해서 박남이의 선행이 가려지거나 빛이 바랜다고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자신의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위태로운 상황에서도 타인을 위해 용기를 낸 박남이의 선행이 어찌 귀감이 되지 않겠습니까. 하오나 굳이 한성부에 이를 칭송하는 비까지 세우는 것은 타당치 않다고 여깁니다. 민국에는 박남이 외에 칭송 받을 사람들이 수 없이 많습니다. 일일이 칭송비를 세워 그들의 선행을 널리 알려 이를 귀감으로 삼는 것은 당연지사이겠으나 경중(輕重)을 구준하지 않고 선행비 건립을 남발한다면 그 소중한 뜻이 퇴색되어 지지 않을까 염려스럽습니다. 하여 이번 박남이님의 선행에 대해서는 조정차원이 아닌 한성부 감영 차원에서의 치하와 포상이 적절하다고 여겨져 그리 결정한 것입니다. 신은 물러나 하교를 기다리겠습니다. 개국613년 1월 3일 예조 참의 신 이동진  세제 01/04[20:45] 예조의 의견에도 일리는 있으나, 마땅히 칭송비(稱頌碑)를 세워줄 만한 의로운 일을 행하였는데 의인(義人)의 생존으로 차후 신격화의 우려가 있다고 해서 포상의 등급을 격하(格下)하는 것은 옳지 않소. 의인에게 칭송비를 세워주는 목적이 의인이 당시에 행한 아름답고 의로운 행위를 널리 칭송하고 알려 만성(萬姓:만백성)이 본받게 하자는 것이지, 일생의 행적이나 업적 등을 전반적으로 평가하여 칭송하자는 것이 아니지 않소. 참의는 그간 예조의 상신으로 비(碑)를 세워 칭송한 의사자(義死者)의 선행 이전의 행적이 전부 의롭고 아름다웠다고 단언(斷言)할 수 있겠소. 과거에도 생존한 선행자나 효행자에 대하여 칭송비를 세워준 전례(典例)가 여러 차례 있었으니, 의인에게 특별히 드러난 결격사유(缺格事由)가 없는 한 비를 세워주는 것이 합당하겠소. 자신의 생명을 담보로 하여 타 백성의 생명을 구한 효자(孝子) 박남이의 선행은 마땅히 비를 세워 칭송할 만하오. 예조에서는 평안도의 '재중교포 칭송비'에 준하여 칭송비를 한성부에 세우도록 조처하시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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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교
이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