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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조/참의] <계본> 규장각 복설에 대하여
진사 이덕무가 올린 상소에 대하여 전하께옵서 예조의 의견을 물으신 바, 예조에서 논의를 거친 결과 주상전하의 연구기관 및 관리교육기관으로서의 규장각 복설에 대한 의견은 참으로 좋은 취지를 가진 의견이라고 중지를 모았사옵니다. 진사 이덕무가 상소에서 염려하였듯이 옥상옥의 기관이 될 수도 있을 것이오나, 그 점은 어떻게 새로운 기관을 활용하느냐에 달린 문제일 것이옵니다. 현재 홍문관이 정책자문기관으로서 본래의 역할에 충실하고 있으니 복설이 논의되고 있는 규장각과 그 업무가 중복되는 점이 있다 할 수도 있을 것이옵니다. 홍문관의 기능을 확대하여 현재의 정책자문에 더해 연구기관 및 관리교육기관으로서의 업무를 홍문관 안에서 총괄토록 할 수도 있겠사오나, 그리되면 오히려 한 아문이 맡은 바 직임의 범위가 지나치게 방대함으로 효율을 기대하기 어려울 수도 있사오니 새로운 아문을 설치하심이 옳을 것이라 생각하옵니다. 고래로 훌륭하신 군주들은 새로운 기관을 창설하기를 주저하지 않으셨사옵니다. 세종대왕께서는 집현전을 창설하시어 훌륭한 관리들이 연구에 몰두하고 정진할 수 있도록 그 기반을 마련하시었사옵니다. 세조대왕 때 집현전이 폐지되기도 하였사오나, 성종대왕께서는 홍문관을 창설하시어 또다시 새로운 기관으로 하여금 제도개혁과 학문연구를 담당토록 하여 임금의 정책결정을 보좌토록 하였사옵니다. 정조대왕께서도 역시 규장각을 창설하시어 홍문관과 구별된 제도개혁과 문신들의 교육등을 담당케 하여 당파에 찌들지 않은 신하들을 양성하고 그들의 학문연구를 독려하셨으니, 마땅히 본받아 행할 만한 것이옵니다. 오히려 문제는 새로운 기관의 창설이나 복설보다는 그 내용에 있을 것이옵니다. 현재 조정의 관리들 중에서는 초입사를 비롯해 신진관리라 할 만한 이가 대부분이니 이 새로운 관청을 맡아 그 직임을 다할 관리를 찾기가 쉽지 않으리라 여겨지옵니다. 무엇보다 그 내용이 충실한 기관이 되어야만 하는 관청일 것이기에 이런 문제에 대해 걱정하지 않을 수 없사옵니다. 그러나 이미 그 능력이 검증된 참상 이상 관리 중에 2인 정도를 겸직으로 배치하고 전하께옵서 초계문신제를 본받아 직접 내각에서 관리들의 교육을 검증하신다면 이 문제 또한 난망한 일만은 아니라고 보여지옵니다. 또한 예조의 논의중 일부의 관원들은 비록 육조직계제를 시행한다 하여도 의정부를 비워두는 것은 별로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오니 합당한 대신으로 하여금 의정부를 맡게 하여 규장각을 겸임토록 하는 방안도 제시되었으니 이 또한 고려할 만한 의견이라 생각되어 함께 아뢰옵니다. 이번에 규장각이 복설된다면 관리들의 소양교육을 기본으로 하되, 진사 이덕무가 소장의 마지막에 언급한 대행대왕의 행장 찬술과 같은 학술 사업에도 심혈을 기울인다면 신구 관리들이 조화롭게 일하여 사조 발전의 밑거름이 되는 기관이 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옵니다. 신은 물러나 전하의 하교를 기다리겠사옵니다. 개국613년 4월 19일 예조 참의 신 이동진, 교서관 별제 신 조병옥, 승문원 정자 신 이승재, 교서관 정자 신 윤성민, 교서관 정자 신 김준영  국왕 04/21[20:20] 예조의 의견을 알겠다. 삼사(三司)의 의견을 듣고, 깊이 상량한 후 별도로 전교하겠다. |
http://www.1392.org/bbs?sajor02:53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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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회
강준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