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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도/진사] 사망신고(처결/613.09.06)
이름 - 이덕무(李德武) 본관 - 전주(全州) 본적 - 충청도 생년 - 1975년 혈연 - 없음 사유 - 유배로 인해 얻은 병환 (장거리 여독) 일전에 '일단 물러난 후, 정 안 되면 따로 호적신고를 하여 즐기면 되지 않느냐' 하는 소리가 있었는데, 막상 지금과 같은 상황이 닥치고 나니, 이제는 그것조차 용납하지 못하는 것이 세상사 인심인 듯 싶다. 과연 처음부터 알려 활동하였더라면 행동에 무슨 자유가 얼마나 있었겠는가. 소장 하나 올리고 채팅에 참여하는 것이 가능하기나 했겠는가. 과연 비밀리에 연명을 구하지 않고 지역 게시판에서 공개적으로 모집하였더라면 상소문은 고사하고 말을 꺼내자마자 반발에 밀려 땅에 묻히고 말았지 않겠는가. 같은 신민(臣民)의 처지인데, 명분과 현실 사이에서 한 판 겨룰 일이지, 음모론이니 인형극이니 할 것이 무엇인가. 재야에서 어떤 일을 지적하여 제기하더라도 어차피 논지를 정해 결단하는 것은 조정 혹은 임금의 몫이 아닌가. 일에 명분이 있더라도 현실 장벽이 높다면 받아들여질 수 없는 것이 현실임에야. 소장(疏章)을 자세히 읽었더라면 상소한 본의를 알았을 것이고, 혹여 미흡할까 하여 다시 상소를 올려 자세히 밝히기까지 하였는데, 이에 관하여는 일언(一言) 기척도 없이, 결과가 이렇게 되었다고 하여 무슨 의도적 정계 개편이니 장기적 수순이니 말하는 것인가. 금번 사태에 대한 처분은 모두 금상(今上)께서 갑자기 행하신 것이 아닌가. 제기된 문제에 대한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대응은 어디로 갔는가. 왜 누구도 당초 상소하여 아뢴 세 가지 문제점에 대하여 명쾌한 입장 표명과 통렬한 반론 제시를 하지 않았는가. 그러한 행동이 없었기 때문에 명분에서부터 밀린 것이 아닌가. 일이 그러한데, 단지 억울하다느니, 몰래 음모를 꾸몄다느니 하며 떠들고 다니면 세상만사 끝이란 말인가. 상소문이 있자 벌 떼처럼 달려들어 성토하는 것에 처음 놀랐고, 일이 이렇게 결론지어진 것에 다시 한 번 놀란 것은 너나 할 것 없이 모두가 아닌가. 명분이 받아들여진 것인지, 극단적 행동이 극단적 상황을 촉발한 것인지, 자업자득의 행동들이 그런 결과를 초래한 것인지, 그것도 아니라면 금상의 뜻과 마음이 젼혀 다른 곳에 있는지는 실로 알 수 없는 일이지만. 그리고, 만일 채팅실과 게시판 등을 통해서 상대방에 대한 험담, 비방, 모략을 계속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렇게 행동하면서 상대방으로 하여금 무슨 좋은 행동과 무슨 좋은 반응을 기대하겠는가. 냉소적 태도로 비아냥 거리며 상대방을 적으로 삼으면, 마음으로는 크게 흡족할지 모르겠지만, 그 간격은 영원히 치유할 수 없게 되는 것이 아닌가. 만약 자신은 공적인 논의 외에는 조용히 있는데 상대방이 내내 그러한 행동을 하고 다닌다면, 넉넉한 도량으로 언제까지나 참고 있을 수 있겠는가. 역시 '좋은 의도가 언제나 좋은 결과를 불러오는 것은 아니다'라는 격언을 체험하고 죽는구나. 아쉬운 것이 있다면, 사조에 장차 산림(山林)이 있을지를 짐작하지 못하고 죽는다는 것과 몇몇 사람들의 묘지명과 행장 등을 짓지 못하고 생을 마감하는 것이다. 출사하지 않고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 한 가지 아쉬움이고, 이미 죽은 사람들의 행적을 기록하거나 이미 일어난 사건을 역사로 저술하는 풍토를 조성한 일에 이바지하지 못하고 죽는 것이 또 한 가지 아쉬움이다. 물론, 비록 상소문이 대부분이기는 하나, 붓을 들어 쓴 글이 4만 자(字)를 넘었으니, 아쉬움만 있는 것은 아니다. 출사와 관직 일변도에서 탈피하여, 사조를 즐기는 또 다른 '삶의 방법'이 있음을 몸으로 실증하지 못하고 가는 것이 못내 안타까울 뿐이나, 이 역시 또 하나의 자업자득이라 할 만 하며, 지금 하는 말 또한 한낱 요란한 변설에 불과하다 치부할 만 하다.  한종훈 09/06[22:54] 처결합니다.(613.09.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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