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 제194강 : 절도죄 - 사용절도(使用窃盜)

그런데 영구적으로 타인의 재물을 소유ㆍ이용ㆍ처분하려는 의사가 없이 일시적으로 사용할 의사로 절취한 경우를 '사용절도(使用窃盜)'라고 하는데, 사용절도를 절도죄를 볼 것인가 하는 문제도 실은 '불법영득의사'와 관계되어 있습니다.

이에 관하여 사용절도는 불법영득의사가 없으므로 절도죄가 되지 않는다는 설이 있습니다. 반면 절도죄가 성립하는데에는 불법영득의사가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에서 사용절도도 절도죄가 된다는 설도 있습니다. 절도죄에는 불법영득의사가 있다고 보아야 하고, 그런 과넘에서 일시 사용목적의 절취행위는 절도죄가 되지 않는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 '일시'라는 것은 적어도 피해가 경미하고 사용 시간이 극히 짧으며 그 사용으로 인한 다른 가치의 소비가 없는 경우여야만 할 것입니다.

우리 대법원 판례에서는 남의 오토바이를 열 시간 가량 사용하고 원래 있던 곳에 둔 경우와 강변에 매어 둔 배를 절취하여 용무를 마치고 다른 곳에 방치해 둔 경우에는 사용절도라고 하더라도 불법영득의사가 있다고 보아 절도죄를 인정한 바 있습니다. 이에 비추어 본다면 나재능 씨의 경우 수 분의 시간이 흐르고, 10여킬로를 운전한 것은 사용절도로 보기 어렵고, 이는 절도죄로 보아야 하는 것입니다.

고무열

626('17)-06-19 09: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