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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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방인하
작성일 개국625(2016)년 12월 18일 (일) 15:34  [신시(申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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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정원/가주서] <보관> 현재 시국에 대한 간언 - 사헌부감찰 홍봉한

행사헌부감찰 신 홍봉한, 전하께 현재 시국에 대한 간언을 올립니다.

신이 근래에 들어 느낀 것은 아니지만, 조정을 살펴 보건대 관청의 문서나 공문의 처리가 늦어지고, 어전에 올라간 계본과 계목의 처리 역시 함흥으로 보낸 차사를 기다리는 듯 하옵니다. 올해는 조정 정상화 교서가 반포된지 10년째 되는 해이온데, 그 날의 영광을 지금은 어디에서든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또한 언관의 차자라면 마땅히 예외를 두어 전하께 직접 계할 수 있도록 해야하는데 전하께서는 비변사를 통해 계하라 하셨으니 언관의 행동에도 많은 제약이 따르는 것이 사실입니다. 언관이 정론직필을 제 때 하지못한다면 이 역시도 언로가 막히는 참담한 지경에 이른 것입니다. 하여 행사헌부감찰 신 홍봉한은 눈물을 머금고 전하께 현재의 시국에 대한 간언을 올리옵니다.

하나, 예전에 소공(召公)이 성왕에게 고하기를 "처음 일을 시작한는 것은 아들을 낳아 놓은 것과 같으니, 모두 처음 낳았을 때에는 스스로 어진 지혜를 갖추도록 해야하는 것입니다. 이제 하늘은 어질게도 명하실 것이고, 길하게 또는 흉하게 명하실 것이며, 여러 해 다스리도록 명하시기도 할 것인데, 이제 우리가 일하기 시작한 것을 하늘이 압니다.'고 하였습니다. 소공은 주나라의 훈척 대신이었는데, 무왕이 갑자기 예척하고 성왕이 어린 나이로 즉위하여 이러한 진언을 하였습니다. 어찌 시초하는 것은 일의 시작인데, 끝마무리를 잘하는 자로서 시작을 잘못하는 자가 있겠습니까? 공손히 생각하건데 주상전하께서 조정을 다시 일으키시어 철조를 거두시고 정사를 올곧게 하여 광명을 거듭하고 은덕이 널리퍼져 태평한 정치가 10년이 지났사옵니다. 하지만 오늘에 이르러서는 그 명광과 은덕이 조정은 물론이요, 팔도와 사도 곳곳에 미치지 못하고 있사옵니다. 이는 불통에 그 원인이 있는 것입니다. 전하께서 백성이 올리는 상소를 승정원에서 봉입하고 관원이 올리는 차자를 차단하시니 어찌 전하의 은덕이 팔도와 사도의 곳곳에 퍼질 수 있겠습니까. 조속히 상소와 차자에 대한 봉입을 해제하여 막혀있는 언로를 열어주시옵소서.

하나, 비변사는 전하의 국정 공백을 대리하기 위해, 폐지되었던 것을 다시 일으켜 세운 관청입니다. 차자를 봉입하라 하신 것도, 상소를 막으신 이유도 전하께서 제 때에 재결하시 못하시어 그런것이 아니옵니까. 또한 웬만한 일은 비변사에서 논하라고 하시는데 도리어 비변사 역시 일을 처리하는 데에 수일이 지체되고 있으니 그 기능을 다하고 있다고 할 수 있겠사옵니까. 이미 지난 신의 차자로 별시 시행에 대해 비국에 두차례에 걸쳐 논의를 당부하는 공문을 보냈사오나 한달이 넘어가도록 비국에서는 어떠한 움직임도 보이질 않다가 근래에 이르러서야 논의를 시작하여 전하께 계하였습니다. 또한 앞서 올린 논시무차에도 언급하였듯이 비변사의 전결권이라는 것이 특별한 것이 없습니다. 하여 지금도 대부분의 국사는 어전에 계본 혹은 계목의 형태로 올라가 전하의 재결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전하의 재결이 늦어지는 와중에 비변사의 일처리도 이와 같으니, 그렇다면 처음에 비변사를 개청하신 그 뜻과는 사뭇 다릅니다. 또한 대부분의 사무는 비변사를 거쳐서 계하라고 되어있는데, 기존에 차자의 형식을 통해 관원이 전하께 계하고자하는 바가 있으면 어전에 직접 계하였는데, 지금은 비변사를 거쳐서 올라가니 이 또한 행정간소화에 대한 뜻과도 위배되옵니다. 신은 비변사를 통해 올라가는 계목 및 계본과 해당 관청의 관원이 직접 전하께 차자로 계하는 것에 대하여, 전하와 관원의 사이에 비변사가 있고 없고의 차이만을 느낄 뿐, 별 다른 차이를 느끼지 못하겠습니다.

하나, 전하께서 조속히 정국에 복귀하시는 길이 작금의 상황을 해결할 가장 중요한 일이옵니다. 작금의 사조를 보시옵소서. 전하께서는 차자와 상소를 승정원에 봉입하도록 하시고, 계본과 계목의 친람 역시 더디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조정은 어떠합니까. 조정 역시 최소한의 행정만 유지할 뿐입니다. 전하께서 침체되시니 조정은 더욱 침체되고 백성의 삶은 이루 말할 것도 없습니다. 전하의 국정공백을 우려해 개청한 비변사의 일처리가 전하께서 등청하시어 재결하시는 일과 비슷하게 처리되고 있으니, 조정에 산적한 여러 현안들을 해갈하는 데에 시일이 지체되고 있습니다. 조정의 관원들도 해야할 일을 미루어 처리하고 앞서 나아가서 하려고 하질 않습니다. 더욱이 상소까지 차단하셨으니, 언로가 막히면 전하께선 백성의 소리를 들을 수 없고, 결국 조정은 전하의 뜻도 백성의 뜻도 헤아리지 못한채 표류되는 형국이 되는 것입니다. 이는 나라의 큰 불행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백성과의 소통이 그쳤으니, 왕실과 조정은 진실로 망망대해에 떠 있는 나룻배와 같은 신세가 아니겠습니까.

엎드려 원하건대 전하께선 조종의 창업이 어려웠던 것과 철조를 거두고 다시 조정을 일으키는 데에 어려웠던 점을 생각하시어 성학을 어떻게 하면 날로 새롭게 할 것인가, 풍속을 어떻게 하면 날로 아름답게 할 것인가, 어떻게 하면 날로 언로를 넓히실 것인가를 궁구하시옵소서. 신은 삼가 치도(治道)에 대해 아뢰오니 삼가 바라건대 전하께서는 유념하여 살펴주소서.

삼가 하교를 기다립니다.

개국625년 12월 12일
행사헌부감찰 신 홍봉한

* 어명에 따른 해당 간언 승정원 보관
- 실상이 차자와 다르지 않다. 계한 바는 잘 알았으니, 승정원은 본 문건을 승정원에 보관해 두도록 하라. (625.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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