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정원/주서] 승정원 일기 613년 10월 권(1)

- 10월 1일

- 상께서 조정인사 개편을 단행하시고, 비변사를 개청할 것을 명하셨다. 그 내용은 아래와 같다.

* 가정대부 덕수군 이완(李浣)을 호조 참판으로 삼는다.
 * 가선대부 이동진(李東珍)을 규장각 제학 겸 비변사 유사당상으로 삼는다.
 * 가선대부 정재안(鄭宰安)을 이조 참판으로 삼는다.
 * 상의원 부제조 양지원(梁志元)을 공조 참의로 삼는다.  
 * 곡산군수 이현(李炫)을 겸비변사 구관당하로 삼는다.
 * 행성균관 직강 박상진(朴商鎭)을 겸비변사 유사당하로 삼는다.
 * 행성균관 직강 조운(曺雲)을 겸비변사 유사당하로 삼는다.
 * 평시서령 한종훈(韓宗勳)을 겸비변사 유사당하로 삼는다.
 * 예조 정랑 조병옥(趙炳玉)의 시호도감 낭청직을 면직한다.
 * 봉직랑 성혼(成渾)을 행사헌부 감찰로 삼는다.
 * 무공랑 천입성(天立星)을 홍문관 박사로 삼는다.
 * 승사랑 김종서(金宗書)를 수승정원 주서로 삼는다.

- 병조 정랑 서양갑이 "수의부위 이충과 이은을 각각 경기도 검률과 충청도 검률에 행직 임명하였음을 고하옵니다." 하고 아뢰었다.

 상께서 전교하시기를 "지방관 임기 중에 정7품으로 승품한 충청검률 박신신(朴新信)이 임기를 연장하지 않고, 경관직으로 체직한 연유가 무엇인가. 살펴 계본하라. 이와는 별도로 이조에 전교한다. 승사랑 김종서(金宗書)의 관직을 행홍문관 정자로 고쳐 사령하라. 당분간 왕명(王命) 출납은 비변사에서 대행한다." 하셨다.

- 10월 3일

- 성균관 직강 박상진이 백일장 시행결과에 대해 계본을 올렸으나, 압존을 위배하였다. 하여 상께서 "대부(大夫)의 신분으로 거듭 압존(壓尊)을 위배한 직강 박상진(朴商鎭)을 어찌 처분하면 좋겠는가. 양사(兩司:사헌부와 사간원)의 의견을 듣겠다." 하셨다.

- 홍문관 박사 천입성이 공문개혁에 대해 차자를 올리자 상께서 비답하시기를 "아뢴 바를 알겠다. 우선은 비변사의 의견을 듣겠다." 하셨다.

- 병조 정랑 서양갑이 박신신의 인사에 대해 아뢰자, 상께서 알겠다 하셨다.

- 10월 6일

- 홍문관 박사 천입성이 비변사 청폐에 대하여 차자를 올리자, 상께서 비답하시기를 "과인의 건강이 매우 좋지 않아 한동안은 치료를 받으며 요양을 해야 한다. 과인의 건강이 회복되고 묘당(廟堂:의정부)을 구성할만한 여력이 갖추어 지면, 마땅히 비변사를 폐(閉:닫음)할 것이니 크게 심려치 말라. " 하셨다.

- 사간원 사간 신성룡이 직강 박상진의 압존위배에 대해 헌부와 의견을 합계하여 아뢰되, "직강 박상진을 파직하여 후세에 경계로 삼아야 할것으로 의견을 모았나이다." 하자, 전하께서 비답하시기를 "아뢴 바를 알겠다. 학사 일정이 종료된 후에 적절한 처분을 내리도록 하겠다." 하셨다.

- 병조 정랑 서양갑이 "일전에 의정부서사제가 시행되었을 때에는 적어도 이러한 혼란이 없었는데 비변사 개청이후로 조정의 체계가 흔들리고 있사옵니다. 전하께서 사정이 있으시다면 어찌하여 의정부를 복설치 아니하고 역사적으로 폐단이 많았던 비변사를 개청하셨사옵니까?" 하고 상께 비변사 폐청에 관해 아뢰자, 상께서 답하시기를  "앞서, 홍문관 박사 천입성(天立星)이 올린 차자에 전교한 바가 있으니 재론(再論)하지 말라." 하셨다.

- 10월 7일

- 군기시 권지부봉사 박한이 청장기기증자치하소(請臟器寄贈者致賀疏)를 올리었다. 상께서 비답하시길 "상소한 바를 알겠다. 본 사안은 비변사에서 적절히 조처하라." 하시었다.

- 10월 8일

- 병조 정랑 서양갑이 행 사간원 사간인 어모장군 신성룡의 평정결과에 대해 아뢰자, 상께서 비답하시기를 "병조에서 평정한 바를 알겠다. 이후로도 당상관의 평정결과는 직계(直啓:직접 아룀)토록 한다." 하셨다.

- 군기시 권지부봉사 박한이 아뢰기를 "비변사가 정상 운용될시 그대로 영구히 운용된다면 그 명칭을 비변사라 할 것이 아니라 의정부로 함이 마땅할 것이라 사료되옵니다." 하자, 전하께서, 아뢴 바를 알겠다 하시었다.  

- 10월 10일

- 비변사 유사당상 이동진이 근무우수자 포상에 대해 계본을 올리자, 전하께서 계본을 윤허한다 하시었다.

- 역시 비변사 유사당상 이동진이 공문제도 개선에 대해 계본을 올렸다. 상께서 전교하시기를 "아뢴 바를 알겠다. 양사(兩司:사헌부와 사간원)와 홍문관 정자 김종서(金宗書)의 의견을 듣고 결단하겠다." 라고 하셨다.

- 비변사 유사당상 이동진이 무관 근무일수 보전에 관해 계목을 올렸다. 상께서 비답하시길 "계목을 윤허한다. 다만, 이후로 근무일수 보전에 관한 사안은 전조(銓曹:이조와 병조)에서 직계토록 한다."라고 하셨다.

- 비변사 유사당상 이동진이 함경도에서 올라온 장계에 대해 계목을 올리자 상께서 전교하시길 "장계는 비변사를 거쳐 과인에게 보고되는 문서이다. 이후로는 격식(格式)을 갖추도록 한다. 함경검률의 근무일수포상은 7일로 한다. 하셨다.

- 10월 11일

- 비변사 유사당상 이동진이 공신개정 문제에 대하여 차자를 올렸다. 상께서 비답하시기를 "아뢴 바를 알겠다. 윤허한다. 아울러, 빈청 3실을 비변사(備邊司) 관할로 한다." 하셨다.

- 군기시 권지부봉사 박한이 성균관 직강 박상진의 압존위배에 대해 차자를 올리었다. 상께서 아뢴바를 알겠다 하시었다.

- 10월 14일

- 비변사 유사당상 이동진이 한성부에서 올라온 계본을 아뢰었다. 상께서 비답하시기를 "판관대행 박정신(朴貞信)의 근무일수를 7일 가산한다." 하시었다.

- 비변사 유사당상 이동진이 소과 시관진 포상에 대해 아뢰었다. 상께서, 계본을 윤허한다 하시었다.

- 형조 좌랑 장운익이 국선변호인제도에 대해 계본을 올리었다. 상께서 비답하시기를 "시간을 두고, 초안(草案)을 충분히 검토한 후에 별도로 전교를 내리겠다."라 하시었다.

- 10월 15일

- 이조 참판 정재안이 문관 휴가에 대해 계목을 올리자, 상께서 계목을 윤허한다 하시었다.

- 경기도 백성 김방경이 연산군 복위를 주청드리자, 상께서 비답하시기를 "상소한 바를 알겠다. 우선은 비변사와 삼사(三司:사헌부, 사간원, 홍문관)의 의견을 들어 보겠다."라 하시었다.


- 개국 613년 10월 승정원 일기 권 1 結 

개국613년 12월29일

승정원 주서 민지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