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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 제112차 소과 생원시 응시
1) 생원시 시제 (시험 문제) : 조선왕조는 구휼사업에 있어서 국가의 직접 개입을 중요시하였다. 백성이 가난한 것은 곧 왕의 부덕이라는 인(仁)과 의(義)의 유교사상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왕의 책기(責己, 자책)도 중요했지만, 특히 지방관의 구휼 책임을 강조하였다. 이는 후대에 갈수록 지방관의 역할, 처벌 강화로 나타났다. 이처럼 구휼사업에 있어서 지방관의 역할이 강화된 이유를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응시자 본인의 의견을 기술하라. (300자 이상으로 답안 작성) ---------------------------------------------------------------------------------- 응시 과목 : 생원시 (또는 진사시) 답안 내용 : 신이 엎드려 성책을 읽으니, '규휼에 있어 지방관의 역할이 강화된 이유를 무엇이라 생각하는가'라고 하셨습니다. 가만히 생각하건대, 조선왕조, 즉 본조(本朝)는 유학(儒學)을 근본이념으로 나라를 세워 수백 년 동안 다스려져 왔으므로 성리학 질서에 기반하여 각종 체계를 마련하였습니다. 그 질서에 따르면 천명(天命)을 받은 천자(天子)가 천하를 다스리고 그 황제는 여러 제후를 두어 각 방면을 감당하게 합니다. 제후는 군국의 왕후(王侯)로 나뉘는데, 근래 동방의 한 나라를 이르러 조선이라 하고 그 제후왕을 칭하여 조선국왕이라 하였습니다. 황제로부터 위임받아 한 국가를 왕이 다스리는 것과 같은 이치로, 제후들도 각 지방에 관원을 임명하여 인사, 사법, 군권을 행사하게 하니, 천하를 통치하는 체계가 가장 위로는 황제로부터 최말단으로는 지방 품관(品官)에 이르기까지 동일한 체재로 적용됩니다. 이에 하늘로부터 주어진 사명이 차례대로 줄기를 타고 천하에 골고루 미치게 되는데, 위에서 아래를 제어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책은 공(功)을 논하여 상을 주고 죄(罪)를 논하여 벌을 주는 것입니다. 백성은 나라의 근본이므로 정치를 행하는 사람은 이러한 민본(民本) 정신에 따라 모든 힘을 오로지 백성의 안녕과 행복에 쏟아야 합니다. 인의예지(仁義禮智)를 실천하기 위해 각종 시책을 펼치고 제도를 만들어 실천하는데, 그것은 모두 사람이 하는 일이므로 각 단계마다 권한을 가지고 있는 자에게 임무와 책임을 맡길 수밖에 없습니다. 천하의 황제는 마땅히 각 제후에게 명하여 천하 백성을 평안케 하고, 각 제후는 당연히 각 관원에게 명하여 지역 백성을 위해 노력하라 하는 것은 바로 그 때문입니다. 각 지역에서 백성과 가장 밀접하게 접촉하는 지방 관원의 책무가 가장 중요하니, 지방관이 어떤 생각과 다짐으로 임무에 종사하는지에 따라, 그리고 그 능력과 품성이 어떠하냐에 따라 천차만별의 결과가 나오게 됩니다. 특히 우리 조선의 지방관은 대체로 부임 지역에서 가장 높은 관원이고 해당 지역의 행정, 사법, 치안, 군사 등에 대하여 거의 완전한 권한을 가지고 있으므로 그처럼 많은 권한이 주어진 것만큼 책임도 막중합니다. 그래서 일을 잘하지 못할 경우에는 응당 그에 상응하는 처벌을 피할 수 없습니다. 상급 관청인 감영에서 수시로 살피고 때로는 위에서 어사를 파견하여 규찰하는 것은 지방관의 권한이 매우 크므로 그 지역에서는 좀처럼 견제할 세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간혹 경내에 살고 있는 양반이 상소하거나 백성이 직접 민원을 제기히는 경우가 있는데, 상황이 그러한 정도에 이르게 되면 무거운 논란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이러한 문제, 논의, 처벌에 대한 사례가 쌓이고, 작은 처분으로는 제대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후대로 갈수록 강화되어 처벌 수위도 점차 증가하였습니다. 본조 개국 초기에는 나라의 체계가 자리 잡기 이전이고 국력이 미약하여 백성을 위한 시책을 펴는 경우가 많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농토 개간, 백성 증가 등으로 말미암아 식량이 풍부해지고 조세가 확보되었으므로, 팔도 각 지역에 어려운 사람을 위하여 구휼할 재정이 확보되었습니다. 이에 열성조계서는 극심한 기근, 흉작 등을 당할 때마다 현명한 신하들의 의견을 좇아 구제 사업을 펼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사업이라는 것이 기본적으로 돈과 쌀을 가지고 하는 것이므로 그만큼 부정이 파고들 틈이 많습니다. 수령이 작심하고 횡령하기도 하고 아전이 몰래 작당하여 몰래 챙기기도 하니, 지방관이 누구냐에 따라 성패가 좌우된다고 하는 것은 바로 본조의 제도와 현실이 이러하기 때문입니다. 가만히 생각하건대, 결론하여 말하자면 지방 관원에게 막중한 권한이 주어져 있고 수백 년에 걸쳐 국가 재정 여력이 향상되면서 각종 구휼 사업이 점차 확대 시행되는 과정에서 금전과 관계된 부정부패도 그에 따라 증가하였기에 전례를 참작하여 과거보다 엄중하게 처분하는 사례가 증가한 것이 바로 ‘후대로 갈수록 지방관의 책무가 증가한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그 대책에 대하여는 책문에서 묻지 않으셨기에 삼가 공경한 마음으로 시권을 매듭 하여 제출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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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영
조우현
권준우
강준영
홍국영
공은
김준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