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현세자의 세아들

인조의 세자인 소현세자는 병자호란으로 인하여 9년간이나 청 나라에 인질로 잡혀있다가 인조 23년(1645)에 귀국하였으나 병을 얻어 급사하였다. 그러나 소현세자는 인조의 방관에 의한 타살일 가능성이 매우 많다. 즉, 인조는 후궁 조소용(趙昭容)이란 여인을 총애한 나머지 인륜을 배반하고 말았던 것이다. 세자가 죽자, 소현세자의 장자 석철(石鐵)이 당연히 세자의 뒤를 이어야 함에도, 인조는 후궁의 아들 봉림대군(효종)을 세자로 책봉하였다. 이를 반대하던 홍무적이 제주에 유배된 것도 이때이다.

 인조와 인조의 후궁에 의한 소현세자의 부인 강씨와 세 아들에 대한 탄압은 더욱 노골화되었다. 결국 인조 24년(1646) 3월에 인조는 왕을 독살하려 했다는 죄명을 덮어씌워 세자빈을 폐출시키고 사약을 내려 사형시켰다. 이에 후일의 화를 두려워 하여 소현세자빈이 낳은 세 아들 석철(石鐵, 12세)·석린(石麟, 8세)·석견(石堅, 4세)을 인조 25년(1647) 5월에 제주에 유배시켰다. 어린 이들을 돌볼 보모와 약간 명의 내관이 함께 보내졌다. 내통을 우려하여 이들 이외에 그 누구도 유배 적소를 출입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장남 석철과 막내 석견이 유배 1년만에 유배장소에서 사망하였다. 인조에 의해 이들의 시신은 한양으로 옮겨져 소현세자 묘 옆에 장사를 지냈다. 효종이 즉위하자, 석견은 남해현, 함양현, 강화도로 그 유배지가 여러 차례 옮겨지다가 효종 7년에 유배에서 풀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