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정병욱
[선안] 시대(時代)_04 (제8편)
태화 1년 길안 3년 정월, 영의정 이만원이 세상을 떠나자 영의정에 옥구를 임명하고, 좌의정에 성우지, 우의정에 궁손, 좌찬성에 백의송, 우찬성에 민옥숭, 좌참찬에 황보진, 우참찬에 현태, 사인에 손철은, 검상에 배국, 사록에 정일대군으로 하여금 겸임하도록 명하였다. 2월, 의정부사록에 염건식을 명하였다. 3월, 영의정 옥구가 병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이에 왕이 의정부 대신들 가운데 덕망(德望)이 높은 이로 하여금 영의정을 맡게 했는데, 나이로 보나 인품으로 보나 부족함이 없는 이로 백의송이 낙점되었다. 이에 그를 영의정으로 맡기고, 후임 좌찬성으로 정일대군을 맡겼다. 왕실의 일원이 관직을 맡는 것이 도리에 어긋난다는 신진관료들의 반발이 있었으나 왕이 이를 강행하고 법전으로 말미암아 이를 폐지하도록 명했다. 이후의 치세가 태평성대였다. 태화 2년, 길안 4년 정월에 궁인 단씨의 몸에서 왕자가 태어났다. 이에 왕이 선산군(善山君)에 봉하였다. 그러나 왕자를 낳은 지 보름이 지나서 궁인 단씨가 세상을 떠났다. 왕이 이를 슬피 여기어 숭비(崇妃)라 하였다. 이에 왕후로 하여금 선산군을 기르도록 당부했다. 2월, 왕후가 딸을 낳으니 왕이 이름을 안녕공주(安寧公主)라 봉하였다. 이후의 치세가 태평성대였다. 태화 3년, 길안 5년 정월에 궁일달을 성현도찰방(省峴道察訪)에, 최병도를 경안도역승(慶安道驛丞)에 명하였다. 2월에 치른 과거에서 궁일달의 차남 궁덕보(宮德寶)가 급제하였다. 왕이 이에 평구도찰방(平丘道察訪)에 명하였다. 3월에 설준을 영화도찰방(迎華道察訪)에 명하고, 남희를 영서도찰방(迎曙道察訪)에 명하였다. 그리고 정범을 도원도역승(桃源道驛丞)에, 방서를 중림도역승(重林道驛丞)에 명하였다. 4월에 주만식을 이인도역승(利仁道驛丞)에, 온인을 안기도찰방(安奇道察訪)에, 봉열을 유곡도찰방(幽谷道察訪)에 명하였다. 5월에 강원도의 모든 찰방과 역승을 그곳 관속(官屬)들 가운데 뽑아서 임명하도록 강원감영에 명하였다. 뒤이어 장수도찰방(長水道察訪)에 초금, 오수도찰방(獒樹道察訪)에 초보를 명하였다. 6월에 황진태를 사근도역승(沙斤道驛丞)에, 옥선을 소촌도역승(召村道驛丞)에, 제연수를 송라도역승(松羅道驛丞)에, 향부를 자여도역승(自如道驛丞)에, 향일을 창락도역승(昌樂道驛丞)에, 향국을 황산도역승(黃山道驛丞)에 명하였다. 이는 경상도 지역에 외적이 잦은 까닭이다. 7월에 문길구를 강원도관찰사에 겸해 춘천도호부사(春川都護府使)에 명하였다. 8월에 왕후가 공주를 생산했다. 왕이 공주를 안덕공주(安德公主)라 했다. 9월에 경상감영에서 군사를 모집하여 오십만 명을 뽑았다. 이에 왕이 흔쾌히 삼위의 군사들로 하여금 대마도를 거쳐 지금의 장기(長崎)에 쳐들어가 보니 그곳에 적들의 소굴이 있음을 밝혀내어 왕에게 보고했다. 왕이 이곳을 공격하도록 명하였다. 10월에 왕명에 의해 장기를 점령하기에 이르러 적들의 소굴을 파괴하고 적들을 소탕하니 그 우두머리를 죽여 머리를 취한 뒤 왕에게 직접 바치니 이를 기뻐하였다. 이에 주현덕을 현록대부에 봉하였다. 11월, 왕후의 간청에 따라 왕이 죽은 궁인 단씨를 재등왕후(齋燈王后)라는 시호를 내렸다. 12월에 배달국왕이 사신 백 명을 통해 농기(農器) 백만 개를 보냈다. 왕이 이에 기뻐하며 배달국왕에게 강원도에서 나는 모든 작물 오백만 근(斤) 보내주었다. 태화 4년, 길안 6년 정월에 나라를 위해 헌신한 공로를 높이 사 홍흥선의 아들 홍기성을 함열공(咸悅公)이라는 시호를 내렸다. 한 나라의 국운이 그만큼 기울어졌음에도 오로지 제 일신보다는 나라의 안위에 온몸을 바친 공로를 인정한 까닭이었다. 이에 왕은 그를 정국공신(靖國功臣)에 봉하였다. 2월에 태조궁왕 이전의 임금들을 종묘에 배향하였다. 왕이 이에 대해 말하길, “천지가 창조된 뒤에 바로 임금이 나셨다. 그 임금에게 존호를 올리지 못하여 겨우 이 대만을 남기고, 삼십 년이 된 뒤에 궁씨가 나라를 찬탈(簒奪)하려 하여 폐위를 시켜 스스로 옥좌에 올랐다. 이에 내가 승국(勝國)의 두 임금에게 시호를 올리고자 한다.”고 하였다. 왕이 이들을 각각 요공(曜公)과 순공(殉公)이라 올리니 의정부 이하 대신들이 모두 왕실의 홍복(洪福)을 노래했다. 3월에 치른 과거에서 성우지의 손자이자 성질의 아들인 성인공(成仁功)이 급제하였다. 왕이 이에 충무위장(忠武衛將)에 명하였다. 4월 1일에 백의송이 세상을 떠났다. 왕이 이에 상을 후하게 치르도록 명했다. 3일, 예조로부터 죽은 온희구의 사당을 새로이 건립할 것을 주청하였다. 왕은 이를 받아들여 그 사당의 이름을 효성사당(孝城祠堂)이라 하여 편액(扁額)하고 건립하게 했다. 왕실의 중흥을 이끈 대신들 가운데 한 사람으로서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이에 그치지 않고 온희구를 옥강공(玉崗公)이라 했다. 5일 의정부의 인사들을 단행하였다. 영의정 성우지, 좌의정 궁손, 우의정 민옥숭, 좌찬성 황보진, 우찬성 현태, 좌참찬 손철은, 우참찬 배국, 의정부사인(議政府舍人) 염건식, 의정부검상(議政府檢詳) 서가교, 의정부사록(議政府司錄)을 서가교로 하여금 겸임(兼任)하게 했다. 5월, 왕이 요공과 순공의 부인들을 왕후로 추숭했는데, 인명왕후(仁明王后)와 선혜왕후(宣惠王后)라는 시호를 내렸다. 6월, 왕이 요공과 순공의 시호를 각각 요종(堯宗)과 순조(舜祖)로 봉하였다. 이는 인명왕후와 선혜왕후의 존호를 올린 것에 대한 조치였다. 7월, 영의정 성우지가 병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이에 왕이 후임으로 의정부 인사들 가운데 영의정을 골랐는데 그가 바로 궁손이다. 좌의정에 민옥숭, 우의정에 황보진, 좌찬성에 현태, 우찬성에 손철은, 좌참찬에 배국, 우참찬에 염건식, 의정부사인에 서가교, 의정부검상에 궁희종, 의정부사록에 봉열을 명했다. 이후의 치세가 태평성대였다. 태화 5년, 길안 7년 정월에 궁손이 세상을 떠났다. 이에 영의정으로 민옥숭이 임명되었다. 이로써 궁손의 집안사람들은 그 자손들과 함께 조정에 나서지 않았으며, 경기도 광주목에서 향리(鄕吏)로 지내게 되었다. 일각에서는 향반(鄕班)으로 나앉았다는 소문이 매우 무성했으나 이는 사실무근(事實無根)이다. 이후의 치세가 태평성대였다. 태화 6년, 길안 8년에 민옥숭이 세상을 떠나자 그 후임으로 황보진을 명했다. 이후의 치세가 태평성대였다. 태화 7년, 길안 9년에 황보진이 세상을 떠나자 그 후임으로 현태를 명했다. 이후의 치세가 태평성대였다. 태화 8년, 길안 10년에 현태가 세상을 떠나자 그 후임으로 손철은을 삼았다. 이후의 치세가 태평성대였다. 태화 9년, 길안 11년에 손철은이 세상을 떠나자 그 후임으로 배국을 삼았다. 이후의 치세가 태평성대였다. 태화 10년, 길안 12년에 배국이 세상을 떠나자 그 후임으로 염건식을 삼았다. 이후의 치세가 태평성대였다. 태화 11년, 길안 13년에 염건식이 세상을 떠나자 그 후임으로 서가교를 삼았다. 이후의 치세가 태평성대였다. 태화 12년, 길안 14년 정월에 서가교가 세상을 떠났다. 이에 궁희종으로 하여금 영의정에 앉히고, 좌의정에 봉열, 우의정에 최병도, 좌찬성에 옥선, 우찬성에 초정술, 좌참찬에 초금, 우참찬에 초보, 의정부사인에 제길, 의정부검상에 향부, 의정부사록에 향일을 명했다. 뒤이어 향국을 영돈령부사에, 향호를 영중추부사(領中樞府事)에 명하였다. 2월에 왕명으로 대각간을 혁파했다. 이는 전조의 직제임을 들며 유명무실한 까닭이다. 3월에 왕명으로 태대형을 혁파했다. 이는 전조의 직제임을 들며 유명무실한 까닭이다. 4월에 왕명으로 태자태부를 혁파했다. 이는 전조의 직제임을 들며 유명무실한 까닭이다. 5월에 왕명으로 궁내대신을 혁파했다. 이는 전조의 직제임을 들며 유명무실한 까닭이다. 6월, 영의정 궁희종의 주청에 따라 태자궁(太子宮)을 따로 두도록 명하니 왕이 이를 받아들이고 선산군으로 하여금 원자(元子)에 봉하였다. 그리고 원자에게 인현궁 문화당(文華堂)에 기거하게 했다. 이는 장래에 다른 왕자가 태어남을 의식한 까닭이다. 7월에 흥덕궁주 호씨가 하세했다. 왕이 이를 듣고 애석하게 여겨 장사를 후하게 치르도록 명했다. 8월에 태자궁을 따로 두도록 청한 영의정의 의견을 받아들이되, 태자가 장성할 때까지 태자궁을 새로이 지을 것을 명하였다. 이에 임은이 별궁(別宮)을 짓도록 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묻자 왕이 대로하며 말하길, “백성들에게 또다시 부역을 시키란 말이냐!”고 오히려 질책했다. 이후의 치세가 태평성대였다.
|
http://www.1392.org/bbs?history23:351  
|
| 
|
| 창작 역사소설 최근 댓글 | ||||||||||||||||||||||||||||||||
|
정병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