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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부/보공장군] 부디 사직을 돌보시옵소서
전하, 어찌하여 이나라 사직을 이리도 위태하게 하시나이까? 창국 이레 전하께서 사직을 장기간 돌보지 않으심이 수 차례나 되옵고, 그때마다 조정의 충직한 신하들은 전하께 간절히 간하여 사직을 이끄시도록 하였나이다. 그때마다 전하께서는 다시금 어전에 납시어 사직을 바로 이끌 어의를 밝히셨사옵고, 충직한 신료들은 그러한 전하를 믿고 따르며 맡은 바 소임을 다하려 하였사옵니다. 헌데 지금 전하께서 또다시 과거의 잘못을 범하고 계시니 이러한 때에 조정 관료가 직무를 게을리 하고 팔도의 백성이 모두 잠적하여 버린다면 나라의 기강은 하루아침에 티끌만한 먼지만도 못하게 사그라 들것이니 이러한 폐단을 전하께서는 어찌 감당하시려 하시옵니까? 백성이 나라의 주인이라지만, 사실상 왕조의 중심은 임금이시옵니다. 그런데 전하께서 계속 그 중심에서 벗어나 계시오니, 이 나라는 계속 중심을 못 잡고 흔들리고 있사옵니다. 전하께서는 지난날 만조 백관들과 백성들이 일제히 폐조에 대하여 반대하고 일어났던 일을 기억하시옵니까? 그들은 목숨 걸고 폐조만은 막아야 한다며, 나라를 위해 그들의 모든 것을 걸고 전하께 간하였사옵니다. 이러한 그들의 뜻은 언제나 유효한 것이옵니다. 지금 이순간에도 말이옵니다. 전하께서는 정녕 사직을 버리려 하시옵니까? 신하들의 간청에 정사를 돌보시겠다는 한마디 비답을 내리시고는 훗 날 다시 과오를 범하시려 하시옵니까? 군신간의 신뢰는 사직을 일끌어 나가는데 결정적인 것이온데 전하께서는 어찌 이를 잃으시려 하시옵니까? 군신간의 신뢰가 무너지면 그만큼 전하와 이 나라를 위해 일할 충직한 신하들은 사라질 것이옵니다. 이렇게 여러 신하와 백성들이 간절한 마음으로 전하께 주청드리고 있사온데 전하께서는 정사를 돌보지 않으시고 대체 무엇을 하시고 계시옵니까? 전하께서 이렇듯 그릇된 군주의 상을 보이시니, 참으로 국가의 명운이 백척간두에 있는 것 같사옵니다. 전하, 부디, 사직을 돌보시옵소서. 전하께서 창국할 당시의 초심을 되찾으신다면, 이 나라는 얼마든지 흥성해 질 수 있을것이옵니다. 전하께서 순수하고 진실된 초심을 바로 찾으시는 것이 이나라 부흥의 첫걸음이니 부디 신의 뜻을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신은 이만 물러나 강건한 전하의 모습을 다시 뵙기를 고대하고 있겠사옵니다. 개국 612년 4월 24일 한성부 보공장군 신 서양갑
 국왕 04/25[06:25] 내외(內外)로 많은 말이 있었지만, 전헌납 서양갑과 같은 인재는 다시 찾기 어려울 것이다. 상소한 뜻은 잘 알겠으니, 근심을 거두고 물러가 기다리라. 과인이 지금 할 수 있는 비답은 그것 뿐이다. |
http://www.1392.org/bbs?sangso:8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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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용
김애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