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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조/좌랑] <차자> 피혐소(避嫌疏)
금번에 본조가 새롭게 리뉴얼 되면서, 함경도에 설문조사 게시판이라는 것이 새로이 생겨 났사옵니다. 신은 그것에 부응하여, 금번 참봉 권某와 호조관원과 관련한 일련의 상소에 대한 비답의 결과에 대하여 백성들의 생각이 어떠한가 궁금하여 설문조사를 통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여부를 알아보고자 하였사옵니다. 다만, 그것이 오해의 발단이 되어 신이 이렇게 탄핵을 당하는 결과에 이르고 말았사옵니다. 소신이 금번 설문조사를 한 연유에 있어, 금상전하의 어의를 거스르고 이를 말미암아 상을 모독하고자 하는 불경스러운 마음을 속에 지니고 있다면 어찌 이 천신이 살아남고자 할 수 있겠사옵니까. 정현의 말대로, 소신이 설문조사의 어휘 사용에 있어, 비답이 옳다 그르다로 표현한 것은 신의 언행이 거칠었음을 인정 하옵나이다. 신의 어리석음으로 인하여, 어휘 표현에 적절치 못한 단어 사용으로 인하여 문제가 되었음은 부인 할 수 없는 사실이오나 전라도 백성 정현의 말대로 주상전하를 모독하고자 하는 행위를 했다면 어찌 떳떳하게 살아남을 수 있는 여지를 남겨 놓겠사옵니까. 전하. 정현은 신의 행동에 있어 이를 사가의 아버지를 두고, 아버지의 말이 옳지 못하다 하여 뒷공론을 하는 행위로 곡해하였사온데, 이는 천부당 만부당 하온 줄로 아뢰옵니다. 이와 비슷한 행위는 분명 조종조 성균관 유생들이 단체로 공론을 모아 상께서 신료들과 공론은 논하는 자리인 편전 앞에서 집단 농성을 하며 이를 공론화 시키는 등의 경우와 조종조 신하들이 어의를 불복하여 뜻이 맞는 사람들과 마음을 같이 하여 공론화 시키는 등의 자유로운 집회 등이 있어 왔사옵니다. 실상이 그러하온데, 만약 위와 같은 행위를 했다고 하여 이를 불경한 죄라 몰아 처벌을 하는 경우가 있사오면 어느 누가 언로를 열어 말을 할 수 있사옵고, 설령 자신의 사가에서 상의 어의와 뜻을 같이 하지 못하여 넋두리를 한다하여 그를 잡아 가둬 문초를 한다 하오면 어느 누가 본적지와 자택에서 입을 열고 살아갈 수 있겠사옵니까? 신은 정현이 아뢴 바와는 달리, 전혀 금상전하께 불경할 의도가 전혀 없었사옵니다. 다만, 그가 이것을 곡해하여 신을 만고의 역적으로 몰아 이를 탄핵하니, 신은 비통함을 금할 길이 없사옵나이다. 하여 이렇게 피혐소를 올리나니, 이와 관련하여 신은 피혐하여 근신하며 죄를 청하나이다. 금상전하의 은전(恩典)을 입어 기조(騎曹)의 전랑(銓郞)에 이른 소신이 이렇게 되었사오니 황공할 따름이옵니다. 전라도 백성 정현의 상소와 관련하여 금상전하의 혜안으로 현명한 판단을 하시어, 소신의 죄가 명백하다 여기시오면, 대죄로 다스리시어 국법의 지엄함을 만조에 알리시옵소서. 삼가 하교를 기다리나이다. 개국614년 1월 29일 병조좌랑 신 손오공. |
http://www.1392.org/bbs?sajor02:5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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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회
강준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