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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동지사] <차자> 사직소
신이 본시 재능(才能)는 용렬(庸劣)하여 쓸만한 것이 없고, 학문(學文)은 천박(淺薄)하여 아는 바가 적으니 감히 조정에 출사(出仕)하여 국사(國事)에 관여할만한 재목이 되지 못하오나 선대왕전하의 하해(河海)와 같은 성은(聖恩)을 입어 오늘날 당상(堂上)의 지위에까지 오르는 광영(光榮)을 입었사옵니다. 신이 입은 성은에 보은하자면 육신이 진토(塵土)가 되도록 진력(盡力)하여도 모자랄 지경이오나 일신의 재능이 미천(微賤)하니 마음만 앞설 뿐이옵니다. 더욱이 이번 진사(進士) 이덕무(李德武) 등이 창국공신(昌國公臣) 위훈(偉勳) 조정(調整)을 청하는 상소를 올려 공신들 중에 공은 없이 은상(恩賞)만을 누리는 자들을 삭제하여야 한다 청하였으니 이는 바로 천신(賤臣)과 같은 자들을 이름이 아닌가 하옵니다. 진실로 체통을 아는 자라면 이덕무가 소를 올렸을 때에 사직하고 물러나야 함이 마땅할 것이나 전하의 하해와 같은 성은으로 아직도 자리를 보전(保全)하고 있으니 참으로 내외(內外)에 민망한 일이옵니다. 또한 일신의 심화(心火)를 간수치 못하고 전하의 금령(禁令)을 어기며 차자를 올렸으니 이는 실로 전하의 어명(御命)에 반하는 행위이니 천신의 작은 몸뚱아리로는 감히 그 죄를 다하지도 못할 지경이옵니다. 하오니 신으로 하여금 모든 관직에서 물러나 향리(鄕里)로 돌아갈 수 있도록 윤허(允許)하여 주시오면 천신은 유자(孺子)로서 체모(體貌)나마 유지할 수 있겠나이다. 더불어 아뢰옵나이다. 금번 함경도로 유배된 진사 이덕무의 형을 면하여 주시옵소서. 이덕무가 공신의 위훈을 삭제할 것을 주청(奏請)드려 조정 중신들의 체모를 훼손(毁損)하고 선대왕전하의 업적에 누를 끼친 바가 있으나 이것이 어찌 이덕무의 의도하는 바이겠사옵니까. 더욱이 이번 일로 인하여 전하께옵서 언로(言路)를 막고자 한다는 풍문이라도 생긴다면 어찌 전하의 성덕(聖德)에 일점 누가 되지 않겠사옵니까. 하오니 너그러우신 은전을 베푸시어 진사 이덕무의 유배형을 면하여 주시옵기를 감히 청하옵니다. 용렬하고 미천한 신이 전하의 선정을 바로 보필하지 못하옵고 이처럼 황망히 사직을 청하오니 그 죄가 적지 아니하옵니다. 부디 신의 공신녹권(功臣錄卷)과 직첩을 모두 거두시어 후대의 경계로 삼으시옵소서. 신은 물러나 감히 전하의 하교를 기다리옵니다. 개국613년 9월 3일 동지성균관사 신 이동진  국왕 09/03[18:33]그간 수고하였다. 사직을 윤허한다. 이와는 별도로 전교한다. -. 형조는 즉시 이덕무(李德武)를 방면하라. -. 사직한 공신(功臣)들의 간곡한 계청을 가납하여, 이달 12일까지 다른 공신들의 특별한 반대가 없다면 창국공신(昌國功臣)의 위훈(僞勳)과 군호(君號)를 삭제토록 할 것이니 예조에서는 생존 공신들에게 통문하라. |
http://www.1392.org/bbs?sajor02:56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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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회
강준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