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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시서/제조] <차자> 사직소
호조 평시서 제조 신 덕수군 이완, 삼가 아뢰나이다. 한 유생의 상소 한장에 온 조정이 들썩이니 조정의 중신된 자로서 부끄러움을 이기지 못하겠사옵나이다. 유생 덕무가 아뢴바와 같이 신들이 이루어 놓은 일이 이렇게 미미하게 평가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치 못하고 공신이라 상께서 내려주신 은전을 아무런 생각없이 넙죽 받아 상하의 신망을 잃고, 어린 백성들이 이를 시기질투하니 스스로 느끼는 부끄러움에 고개를 들 수가 없나이다. 창국후 지금까지 조정 대소사에 사심없이 임하였다고 스스로 자부한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는 듯하여 하늘이 꺼지고 땅이 내려 안는 듯한 느낌이나이다. 하여 신은 하빈군과 더블어 조정에서 내려주신 모든 재산과 관직, 군호 등 모든 것을 조정에 반납하고 재야로 돌아가 땅을 일구고 밭을 갈며 나머지 여생을 소일코자 하오니 윤허하여 주시옵소서. 호조의 일은 마침 평시서 령 한종훈이 잘 적응하고 있사오니 당분간 큰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 여겨오니 큰 우려는 없을 것이라 여겨지옵고, 대임을 맡아 부담을 느껴온 신의 체력 또한 점차 소진 되어가고 있사오니, 때마침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이 오히려 잘 된 것인 듯도 하나이다. 하오나, 신이 우려되는 것은 8월 27일 이덕무가 이조좌랑 김지수에게 아무런 댓가 없이 자신의 재산을 양도, 양수 한 이후 오늘과 같은 소에 좌랑의 이름이 언급 된 것에 깊은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나이다. 혹여 경제제도라는 것이 마련된 이후 조정의 여론이 돈과 토지로 매매되어 조정의 기풍이 혼탁해지고 선비의 곧은 기상이 흐려질까도 우려되는바, 이에대해서도 관련 아문에 령을 내리시어 한점 의혹없이 조사해 주시오면 황감하겠나이다. 삼가 사직의 윤허를 바라며 신은 고향땅 황해도로 내려가나이다. 개국 613년 8월 29일 호조 평시서 제조 신 이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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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회
강준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