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왕] <녹훈> 정공신 훈급에 관하여

녹훈도감, 의정부, 양사, 홍문관, 예조 이외에 더 이상 의견이 제기되지 않으므로, 해당 의견만을 살펴 비답한다.

1등공신으로 추천된 이휘, 이완에 대하여는 관계된 관청에서 모두 합당하다는 의견을 보였으므로, 재론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2등공신으로 추천된 최영, 조조, 유치의 등에 대하여도 조정 공론이 대략 일치하는 모습을 보였고, 과인 또한 그리 생각하니 다시 논의를 거듭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문제는 전정랑 노사신을 2등에 수록할 것인지에 관한 것인데, 이에 대하여는 녹훈도감에서만 반대를 하였을 뿐, 의정부, 양사, 홍문관, 예조 등에서는 2등에 녹훈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하였다. 과인의 생각으로도 노사신의 공로를 유치의 등의 공적과 비교하면 특별히 불가할 것이 없다고 여긴다. 따라서 별다른 의견이 제기되지 않는다면 노사신의 훈급을 2등으로 정하도록 하겠다.

3등공신으로는 양지원, 이방원, 신용호, 허준, 강다소, 신용호, 조성민 등의 이름이 거론되었는데, 이들 6인 가운데 조성민을 제외한 나머지 5인에 대하여는 대체로 의견이 합치되는 모습을 보였다. 역시 문제는 전정랑 조성민을 3등에 수록할 것인지가 되는데, 양사에서만 3등 책봉이 가능하다고 하였을 뿐, 다른 관청에서는 모두 거론하지 않았다. 따라서 공론에 따라 정공신에서 제외하여 원종으로 책봉하여도 무방할 듯 하다.

1등공신은 이휘, 이완 등 2인, 2등공신은 최영, 조조, 유치의, 노사신 등 4인, 3등공신은 양지원, 이방원, 신용호, 허준, 강다소 등 5인이다. 공신 명단을 최종 확정하는 날까지, 내외(內外:조정과 민간)로부터 특별한 사유나 문제점 등이 제기되지 않는다면, 이들 11인의 명단을 그대로 확정하여 정공신으로 하겠다.

원종공신의 명단을 조속히 확정하고자 하니, 제신(諸臣:신하들)이나 관직이 없는 백성 가운데 할 말이 있는 자가 있다면 차자나 상소로 의견을 표명하도록 할 것이다.

관계된 관청에서는 지난 계본과 전교 등을 감안하여 명단을 원종1등과 원종2등으로 나눠 계(啓:보고)하되, 논란의 소지가 있는 인사가 아니라면 이력, 경력 등을 생략한 채 단지 명단만을 아뢰도록 한다. 예비로 정한 정공신 훈급에 대하여도 의견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 개국612년 2월 1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