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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조/정랑] <계본> 황부천 처벌과 과거 시관
천신이 전하의 어명을 받잡고 죄인 황 부천의 소과 부정응시에 대한 처벌로 고심(苦心)하며 예조 관원들과 논의한 끝에 죄인 황 부천을 형옥(刑獄) 60일에 정거(停擧) 3회 처분으로 결정하였으며 전하께서 내리신 진사와 백패교지(白牌敎旨) 회수를 결정하였나이다. 이는 대전(大典) 형전(刑典)에 명시된 “나라에서 주관하는 각종 시험(試驗)에서 부정한 행위를 행하는 자는 1개월 이하의 형옥에 처하고, 응시 자격을 1회 이상 박탈한다.“는 국법을 근거로 이와 같은 처벌을 내리게 되었나이다. 비록 국법은 1개월 이하의 형옥과 정거 1회로 명시되어 있사오나 이번 황 부천의 부정응시는 도용정도가 극에 달하여 완벽하게 옮겨 적은 것이며 자신의 뜻은 한 자도 포함되어 있지 않나이다. 하옵고 과거는 나라의 국기(國基)를 다지는 경사 중의 경사입니다. 하온데 죄인 황 부천은 자신의 일신의 영광을 위해 나라의 경사를 가벼이 여겼으며 또한 부정응시로 위로는 성상을 능멸하고, 아래로는 조정과 조정 신료들을 능멸하고 업신여겼으며, 더 나아가 이 나라 신민들을 능멸하였으니 이는 작게 처벌할 사안이 아니옵니다. 본조가 창국 이래 수많은 과거를 시행하였으나 갈수록 부정을 저지르는 응시자들이 줄지 않고 오히려 늘고 있사오니 이는 나라에 국법이 있으나 국법을 가볍게 여기는 자들로 인하여 엄정하고 중해야 할 과거가 부정응시로 그 대의(大意)가 흐려지고 있나이다. 하여 죄인 황 부천의 부정응시를 처벌함에 있어 그 본을 세우고 후인들에게 경계로 삼고자 함이나이다. 아아, 갈수록 유생들이 학문에 정진하여 나라에 충성을 바치려 하지 않고 간악한 마음을 먹고 부정을 저질러 일신의 영광을 얻으려 하니 이는 나라에 있어 크나 큰 손실일뿐더러 성조(聖祖)들께서 나라의 학문을 키우시고, 기업을 만대 후손에게 전하기 위하여 인재들을 등용하기 위한 과거의 대의가 갈수록 퇴색되어져 가고 있나이다. 이에 예조에서는 과거를 시행함에 있어 시관들을 독려하여 채점과 동시에 부정한 행위를 적발하여 성상의 성심에 누가 되지 않도록 각별히 유념하도록 하겠나이다. 하옵고 천신이 아뢰고자 하는 것이 있나이다. 성상께서 천신이 아뢴 2월 소과 시행의 계본에 답하시기를 진사시 시관들의 연치(年齒)들이 어리다 하시며 새로이 시관(試官)을 뽑아 올리라 명하시었나이다. 이에 천신이 아뢰나이다. 비록 진사시 시관들의 연치가 어리기는 하오나 엄연히 그들은 조정의 관리들이며 지방 감영의 관속들이나이다. 성상께서 지난 개국 611년 12월 12일에 전 예조 정랑 정 재안이 올린 12월 소과 시행에 대한 계본에 비답 중에 “지방관과 관속에 국한하여 시관을 현행 소과 과거의 취지가 희미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하셨나이다. 이에 천신은 성상의 비답을 받들어 뫼시고자 이번에 시행하려 하는 소과의 시관들을 지방 감영의 관속들을 위주로 정하려 하였기에 시관진들의 연치들이 어린것이나이다. 비록 이들이 연치는 어리다 하나 이 나라 조정의 관리들이요, 지방 감영의 관속으로 국정과 도정에 성심을 다하고 있는 자들이오니 믿으시고 이들로 하여금 진사시 시관으로 그 임무를 감당할 수 있도록 윤허(允許)하여 주사이다. 하옵고 과거 시행일은 2월 10일부터 16일까지 시행토록 하겠나이다. 또한 앞서 아뢰었듯이 예조 관원들도 이번 과거에 혼신을 다하여 어떠한 부정한 행위도 적발하도록 하겠으니 성심 놓으사이다. 이에 삼가 하교하여 주시옵소서. 개국 612년 2월 8일 예조 정랑 강 자아
 국왕 02/12[00:52] 근거한 조문은 처리 지침이니, 반드시 조문에 의거할 일이 아니다. 가중할 필요가 있으면 적용하여 처리하는 엄중함이 있어야 한다. 허나, 과거 부정과 관련한 지난 처분들에 비해 갑자기 형량이 가중되는 듯 하니, 지난 처분에 배가하는 것으로 그쳐 형옥 40일에 정거 3회에 처하도록 한다. 금일 이후로 적발되는 과거 부정 행위에 대하여는 더욱 무겁게 처분할 뜻이 있음을 분명히 한다. 시관에 관한 문제는, 비록 그러한 사정이 있더라도 한 과목의 시관 전원을 연령이 낮은 자로 정해 시행할 수는 없는 일이다. 더군다나 평소 유생들의 응시가 많은 진사시가 아닌가. 정녕 시관을 추가 지정할 수 없다면, 생원시 시관 등과 직임을 교체하는 등의 방법이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과거 시행 기간은, 원시 시제가 시행일 직전에서야 승정원에 제출 되었으므로 윤허할 수 없다. '시제(試題:과거 문제)의 적절성 여부에 대해 달리 조처할 틈이 없다'고 지적한 후에도 상황이 이와 같다면, 과인도 어찌할 수 도리가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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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회
강준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