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조/좌랑] <차자> 문후를 여쭈옵니다
예조 좌랑 신 최영, 문안여쭈옵니다.
전하 기체후(氣體候)일향(一向) 만강(萬康) 하오신지요, 정사(政事)를 펼치시는데, 어느하나 치우침 없이, 두루 살피심에, 어체(御體)에 다소 무리가 따르온지 신이 황망(慌忙)하기 이를때 옵사옵니다. 지난 9월15일 윤음(綸音)을 받자와 조정에 출사하여 정무를 보왔사온데, 대전(大殿)에 안부를 알수가 없사와 백관들의 심려 이루 말할수 없사옵니다. 전하 정사를 살피심에 기체가 만강치 못하오시면, 승정원 승지를 통하여 백관들에게 하교하여 주시옵소서, 신등이 마땅히 어전에 계하여 문안을 여쭈올것입니다.
신등의 불충으로 전하를 바로 보필하지 못하와, 어전에서 정사를 살피시는 전하의 용안을 바로 뵈올수 없음에, 망극하기 그지없사옵니다. 전하 하루빨리 어전에 행차하시여 어진 정치를 고루 펼쳐주시옵소서.
개국610년 9월 19일
예조 좌랑 신 최영
 국왕 ( ) 11/02[21:50]
춘추전국시대 오(吳)나라의 신하 오자서(伍子胥)가 비록 그 지혜는 출중했으나, 오나라를 후세에 이르게까지 존속시키지 못한 것은 오자서의 간언을 이해하고 실행할 줄 아는 현명한 군주(君主)를 만나지 못한 때문이다. 과인이 바로 그러한 군주가 아니겠는가. 제갈량이 북벌에 실패한 후에 스스로의 직위를 삼등 강등한 것과 같이 처신할 수 없으니, 과인의 심경을 헤아릴 수 있겠는가.
'시경(詩經)'에 이르기를 '시작은 누구든지 하지만 유종의 미를 거두는 사람은 드물다.'라고 하였으니, 구차하게 말을 늘어놓기 보다는, 때를 보아 정무(政務)에 치중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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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회
강준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