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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조/홍문관] <간언> 합계하여 아룁니다
금번 전교 및 주상전하께 올리는 간언. 이조 좌랑 조성민, 홍문관 부교리 박희웅, 정자 이황, 정자 이방원 등 이조와 홍문관의 신등은 금번 주상 전하께서 내리신 전교 등에 관하여 주상전하께 아룁니다. 금일 주상전하께서 작금의 조정현실을 말씀한다 하시며 하교하신 내용을 접한 신등은 참으로 황망하여 모두 말을 잃고 말았사옵니다. 전하께서 하교하신바에 따르면 주상전하께옵서는 고의로 정사를 십여일간 소홀히 하고 정전에 나아가 시지 아니한 것이 아니옵니까? 신등이 감히 아뢰오나 이는 말도 되지 않는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음이옵니다. 전하께옵서는 전하께 충을 맹세하고 입조하여 주상전하께서 하교하신 바대로 항상 일손은 부족하고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는 전하의 신하들을 시험하신 것이오니까? 시험함 자체는 그르지 않다 할 수도 있사오나. 이 것이 한나라의 국사이어늘 어찌 일순간의 판단으로 정사를 고의로 폐하는 이러한 전례가 있을수가 있습이옵니까? 이는 본국의 600년역사에서도 찾을 수 없는 심각한 사건이라 아니할 수 없나이다. 사조는 나라이며 정사는 백성을 돌보는 일이옵니다. 자고로 본국에선 민본을 앞세웠으며 민심은 천심 이라 일컬을 정도로 백성들의 안위를 살핌에 소홀함이 없었으며 이러한 백성을 살핌이 곧 정사 일 것이니 정사야 말로 바로 나라의 일이어늘 주상전하께서는 백성을 위무하고 이들을 위해 성덕을 펴 다스리신 선대왕마마들의 기대를 고의로 져버리셨으며 신등은 이러한 주상전하의 크나큰 과오를 막지 못하였으니 참으로 크나큰 불충이라 하지 않을 수 없사옵니다. 신등을 죽여주시옵소서. 전하. 전하께옵서는 8월 15일 열성조에 고하신 바를 기억하시나이까? "나라의 기강을 세워 기업을 만대후손에게까지 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며, 법령을 분명히 하고 예에 따라 일을 처결하여 한 치도 그릇됨이 없도록 할 것입니다. 몸소 절약과 검소를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 백성들의 모범이 될 것이며, 상주고 벌주는 것에 일체의 사심을 없애 문무백관이 직무를 행함에 소홀함이 없도록 할 것입니다. 또한 언로(言路:상소)를 자유롭게 열어 언제나 백성들이 청하는 바를 들을 것이며, 그리하여 정 사에 보탬이 되도록 할 것입니다. 그리고 매사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언제나 마음을 새롭게 하며 백관들과 함께 정사에 임할 것입니다. 아조 600여 년의 기업을 영원토록 후세에 전하는 것은 저와 문무백관, 그리고 백성들의 간절한 소망이자 의무입니다. 이에 이를 종묘사직에 고하오니, 조종의 영령께서는 노력하는 바가 성취되어 나라가 흥성할 수 있도록 복을 내려 주시기 바랍니다." 이와 같이 고하신 바를 잊으셨나이까? 주상전하께옵서는 항상 문무백관이 직무를 행함에 소홀함이 없도록 하실 것을 맹서하셨으며 또한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언제나 마음을 새롭게 하여 백관들과 함께 정사에 임 할 것을 맹서하셨으며 또한 조정의 기업을 보존하여 나라가 흥성하도록 기원하셨나이다. 전하께옵서는 이미 이 맹서를 어기셨으니. 첫째가 스스로의 일을 소홀히 하였으므로 이로 인하여 백관의 모범이 되어야 할 맹서를 어기시므로써 태업하는 관리들을 치죄함에 그 명분을 잃어버리셨으며. 둘째. 그로 인하여 열악한 상황에서 노력하고 있는 관리들의 신뢰를 져버리셨으며. 셋째. 백성들로 하여금 마땅히 지켜야할 스스로의 도리를 잃게 만드셨으며. 넷째. 조정의 기강을 어지럽히셨으며. 다섯째, 스스로 말한바를 지키지 못하고 또한 행하지 아니하였으며. 여섯째. 조상께 고하길 거짓을 고한 셈이 되었으니 불효라 할 것이니 주상전하께옵서는 이러한 과오를 어찌 감당하려 하시나이까. 또한. 전하. 과거 신등을 비롯하여 조정에 몸담았던 수많은 충신들이 주상전하께 성군이 되시길 목숨을 걸고 직간하였으며 주상전하께서 항시 정전에 납시지 아니하시며 정사를 소홀히 하심을 하나같이 근심하여 수차례 정사를 돌보시도록 직간하였사온데. 주상전하께서는 당시는 어디에 계시었길래 그런 신료들의 간언은 생각하지 아니하시며 무엇을 보고 계시 길래 신료들이 전한 바를 보지 아니하시나이까? 기억나지 않으시나이까? 가장 최근에는 2월 27일 전 예조 좌랑 박희웅이 주상전하께 위와 같은 내용을 간언하여 정전에 매일 나아가 정사를 돌보시길 간청하였으며 이에 "고사를 인용하며 간한바를 잘 알겠다" 하셨지 않으셨사옵니까? 또한 그러한 간언이 아니더라도 1월 17일 당시 형조 명률이었던 조성민이 창국대전 형전의 내용 수정 추가에 대한 내용을 올리었으나 주상전하께옵서는 그에 관하여 어떠한 비답이나 하교도 없으셨사옵니다. 단지. 차후 승정원이 정리한 창국대전의 내용에는 삽입되어 있으니 어찌된 일인지 모르겠사오나. 주상전하께옵서 신등이 업무를 게을리 하지 아니하였음을 모르시나이까? 주상전하께옵서는 신등의 이러한 간언에 대하여 "군자는 친구와 절교를 했더라도 상대에게 욕되는 말을 하지 않았고, 충신은 나라를 떠나더라도 허물을 군주에게 돌려 자기가 결백하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하는 고사를 들어 물리치시겠나이까? 전하. 양약은 입에 쓴 법으로 주상전하께서는 주상전하께서 옳지 않다 하시는 바가 계시어든 만조 백관의 거듭된 상소마져 물리시치며 이들의 상소와 간언과 계본이 과연 어디에서 연유하였는가 살피시지 않음 으로 그에 대해 소가 거듭되어도 돌아보지 않으시니 이러한 것이 과연 지조와 신념으로 표현될 수 있다 보시옵니까? 과연 주상전하의 곁에서 이번과 같은 정사거부의 안을 제시한 자가 뉘옵니까? 뉘가 있어 감히 영명하신 주상전하의 눈과 귀를 가렸사옵니까? 전하께서 불충과 불효와 불예를 행함을 종용하였나이까? 전하. 임금의 어명이 지엄하다 하여도 그 어명이 백성보다 중하겠나이까? 감히 주상께 아뢰오니 주상전하께옵서는 임금의 어명으로 수천명의 선량한 백성이 죽는다면 그 어명이 번복됨이 마땅함을 모르시겠나이까? 대저 어명이 지엄함으로 항시 이러한 어명의 출납에 있어 사간원의 자문을 구하였으며 문제에 따라 홍문관과 사헌부. 또한 의정부와 육조 조정의 모든 아문의 관리들과 함께 논의하였으며 재차 재고하여 서야 그러한 어명이 출납되었건데 주상전하께옵서는 이를 모르시나이까? 현재 사조의 경우는 어떠하옵니 까? 주상전하께옵서는 어명을 내리시기 전에 사간원에 의견을 구해보신 적이 있나이까? 아문의 수장 이라는 의정부를 세우시고 명을 하달하여 업무를 보도록 하는 바를 떠나 이들을 불러 정사를 논의하신 적이 있으시옵니까? 그것도 아니라면 그토록 가깝다는 홍문관의 관리들을 부르시어 정사를 논의해 보신바가 있으시옵니까? 전하. 백성들의 속담에 "남의 떡이 커보인다"라는 속담이 있사옵니다. 전하. 지금 전하의 주변에는 인재가 많아 골라 쓸 수는 없으나 적어도 본연의 소임을 다하며 주상께 충언하는 관리들이 있음에도 주상전하 께옵서는 인재를 골라쓰지 못하는 것이 그리 억울하시옵니까? 또한 고서에 세명이 함께 길을 가면 그 중에 항상 나의 스승이 있다 하였사오니. 비록 전하 주변에 인재가 없고 이들의 하는 바가 전하의 존안에 차지 아니한다 하여도 이들 중에서도 주상께서 기꺼이 배울바가 적지 아니 있을 것인데. 어찌 하여 주상전하께옵서는 세살박이 어린아해와 같이 가진 것이 없다 불평만 하시옵니까? 이리되어서야 어디 열성조에 고하신 바대로 언제나 마음을 새롭게 하여 백관들과 함께 정사에 임할 것이며 조정의 기업을 보존하여 나라가 흥성하도록 할 수 있겠나이까? 전하. 신등이 부족하와 주상전하의 존안에 이가 미치지 아니한다 한다면 더더욱 주상전하께옵서 이러한 무지하고 미거한 신등에게 모범을 보이심이 당연할 것이 아니옵니까? 헌데 주상전하께옵서 하교하신 바는 과연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이까? 전하. 부디 마음을 추스리시고 조정을 바라보시옵소서. 부디 성군의 길을 가시옵소서, 개국 610년 4월 8일 이조 좌랑 조성민, 홍문관 부교리 박희웅. 정자 이황. 정자 이방원 등. 이조 / 홍문관 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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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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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회
강준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