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署經)이란 일종의 신원조회 성격이 강합니다.
즉, 임명하려는 관리가 적임인지 아닌지를 양사(사헌부, 사간원)에서 심사를 하여, 통과 여부를 전조(이조,병조)에 통보해주는 절차입니다. 해당 관리의 품성, 지난 업적, 지난 과오, 조상들의 업적 등을 총망라하여 면밀한 검토를 거친 연후에야 임명장에 양사의 동의를 써 넣었고, 그 이후에야 그 관리는 정식으로 임명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만약 양사에서 서경에 동의를 하지 않으면, 그 관리는 정식으로 임명받을 수 없었고, 임명을 억지로 받았다고 하더라도 오래가지 못하였습니다.
서경의 대상은 정5품 이하 관리들로 한정되었습니다. 정5품 이하 관리들에 대해 국왕께서 친히 관직에 임명하셨다고 하더라도 서경은 받아야 했습니다. 서경을 통과하지 못하면, 결론적으로 그들을 관직에 임명할 수 없었습니다. 이번 천거도 전하께서 친히 임명하신 것이지만, 그들이 정5품 이하였으므로, 서경을 받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대부나 장군급인 4품 이상은 서경을 받을 필요가 없습니다. 이는 전조때인 조선왕조때에도 마찬가지 였습니다.
예전에는 '서경단자'라 불릴 정도로 서경에 대한 서류가 복잡했었습니다. 부계로 4대조, 모계로 4대조까지 조사할 정도로 복잡했었으나, 현재 사조에서는 그리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조의 서경문서는 "아무개를 아무관청에 임명코져 하오니 검토후 처결바랍니다"라는 간단한 문구에 양사관원들이 "이의없습니다"라고 댓글을 달면, 마지막에 문서를 확인한 양사관원이 이조나 병조에 이의없음을 통보하는 식의 약식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서경은 5품이하 관원들에 대한 인사문제 뿐 아니라, 법령의 시행에도 받아야 하는 것입니다. 어떤 법령이 제정되든디 아니면 개정되든지 양사의 서경을 얻지 못하면 발효될 수 없습니다. 전제적 왕권을 견제하기 위한 조선왕조 시대의 대표적인 민주적 절차가 바로 '서경'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답변] 서경에 관하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