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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
[승정원/주서] <일기> 승정원일기 : 개국620(2011)년 7월
상(上) 8년, 개국620(2011)년 7월 1일 정해(丁亥)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승정원에서 주관하여 7일까지 제78차 윤대를 진행하였다. * 1일 동부승지 박연이 아뢰기를, "승정원의 급한 사무는 없으며, 공조는 지역물품에 대한 정리를 진행 중에 있습니다. 이외에 아조의 시무(時務)에 대한 생각은 차자로 올렸습니다." 하였다. * 1일 행군기시부정 겸훈련원첨정 이운이 아뢰기를, "각 관청의 수장에 대하여 아뢰옵니다. 사헌부에는 지평 이수현, 이조에는 좌랑 심기열, 호조에는 산사 라우주, 예조에는 첨정 임랑, 병조에는 신이, 형조에는 율학훈도 한명회가, 공조에는 대행 박연이 있습니다. 1일부터 5일까지 7월 1차 평정기간입니다. 신의 평정을 내려주시옵소서. 최근 무관이 급격히 감소하여 조정의 인사난이 더욱 심해지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많은 방책들이 나왔지만 큰 효과는 거두지 못했습니다. 이에 신이 청하는 것이 있사온데 전현직 문관 중 희망자에 한하여 무관으로 전직을 하게 하는 것 입니다. 본조 창국 이래 이러한 경우가 없는 걸로 알고 있어 그 절차가 마련되어 있지 않은데 토관의 정직 전환에 준하거나 아니면 다른 기준을 적용하여 시행하는 것이 좋다 생각됩니다. 당장은 시행하기 어렵더라도 한번 쯤은 고려해 볼 만한 사안이라고 사료됩니다. 시제는 계본을 통해 아뢰었습니다." 하였다. * 1일 행형조율학훈도 겸세제상정도감낭청 한명회가 추관안 작성을 완료하였음을 아뢰었다. * 1일 행봉상시첨정 겸세제상정도감낭청 임랑이 아뢰기를, "현재 예조에서는 당면 업무들을 처리 하고 있으며 특별히 진행중인 사업은 없습니다. 청암서원 원장은 경상도 통훈대부 천어로 임명되었으니 앞으로 청암서원의 정상화가 기대됩니다. 또한 현재 제38차 대과 문과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시관은 소신과 행승문원박사 묵향, 행호조산사 라우주가 맡을 것입니다. 시제는 늦지 않게 따로 계하도록 하겠습니다." 하였다. * 1일 상(上)께서 전교하기를, "병조에 명한다. 개국612년 5월에 문관의 무관 전환을 허용한 전례가 있으니, 일단 희망자를 탐문해 보도록 하라. 원시 입격이나 정병 복무 경력이라도 있어야 할 것이다. -예조에 명한다. 시관 인선을 재가한다. 앞에서 하교하였지만, 직부 대상자가 있으면 살펴 계하도록 하라." 하였다. * 1일 행사헌부지평 겸세제상정도감낭청 이수현이 아뢰기를, "사헌부에서는 감찰 중 前사헌부감찰 김성의 근정삼급 진충장 수여에 따른 가계혜택이 미시행 된 것을 인지하여, 그와 관련된 전조 인사평점관리 및 각 관청 정기포상 시행 여부에 대하여 조사 중입니다. 또한, 호조업무 감찰 중 군관 및 관속수당을 수령하지 않아, 이를 수령하도록 조치하였습니다." 하였다. * 2일 행군기시부정 겸훈련원첨정 이운이 아뢰기를, "무관 전환에 대하여 덧붙여 아룁니다. 612년 전례를 살펴 본 결과 정언신이 문관에서 무관으로 전환할 때 품계 강등 없이 품계를 그대로 유지한 채 무관으로 전환하였습니다. 작금의 조정 상황이 좋지 않은 만큼 무관 전환 시 품계 강등 없이 자신이 보유한 품계를 그대로 유지한 채 무관으로 전환할 수 있게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하였다. * 2일 행호조산사 겸세제상정도감낭청 라우주가 아뢰기를, "호조에서는 7월 녹봉업무를 비롯한 6가지 당면과제를 선정, 업무 시행 준비 중에 있습니다. 특히 호구 증대에 대한 각 지방관아로의 공문 발송 및 신규백성 관리 점검과 만민토론회 개최 준비가 있습니다. 또한 지방관의 신규백성 간찰 발송 외에 장기 미접속 백성에 대한 안내 서찰 발송에 대해 관리단 측에 문의한 결과 기술상의 문제로 1-2개월의 시간이 걸린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만 시행에 대해 긍정적인 답변을 얻었습니다. 더불어 신이 업무가 미숙하여 사헌부지평의 감찰이 아니었으면 군관 및 관속 수당 지급에 차질이 생길뻔 하였습니다. 신이 업무 미숙에 대하여 벌하여주옵소서." 하였다. * 2일 상(上)께서 전교하기를, "병조에 명한다. 문무관의 동서반 전환시 품계를 강등하는 명문 규정이라도 있는가. 조정의 필요에 의해 특별히 허가하는 것이므로 본래 품계를 그대로 유지시켜 주는 것이 당연하다." 하였다. * 2일 행봉상시첨정 겸세제상정도감낭청 임랑이 금일 전한 이화가 졸하였음을 아뢰고, 예조에서 조문관을 보내기를 청하였다. * 3일 행이조좌랑 심기열이 아뢰기를, "현재 이조에서 7월 제1차 평정을 시행하고자 합니다. 동시에 평정이의제기한 문관들에 대한 재평정도 실시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행형조율학훈도 겸세제상정도감낭청 한명회를 행전옥서주부로 사령하려고 합니다. 또한 전하께서 전한의 사직을 허락한다고 하셨는데, 신이 민국의 사정으로 인해 접속하지 못해 전한 이화의 사직을 처리하지 못하였습니다. 그래서 전한 이화의 품계를 그대로 두고자 합니다." 하였다. * 3일 상(上)께서 전교하기를, "이조의 형조 사령을 재가하한다. 전한의 사직은 재가한 날짜로 시행하라. 예조의 조문관 차송도 계청대로 시행하라." 하였다. * 4일 동부승지 박연이 아뢰기를, "첨정의 차자대로 지금 지방관 체제를 4관에서 3관으로 전환하는 것이 옳을 듯 싶습니다. 경관직도 부족한 지금 굳이 지방관을 많이 둘 이유는 없을 듯 합니다. 또한 겸관체제에 대하여 아뢰옵니다. 겸관제는 대행과는 그 성격이 다릅니다. 겸관은 임시적인 행정업무만 대행하면 되는 일입니다. 지난 물품구매에서도 그러하였듯이 한 지방관이 장기간 휴직을 하면 대행이 되지 못하는 결함이 있습니다. 그럴때에는 전조에서 겸관을 하도록 유도해야 하는데 그러한 면이 없어서 거의 한달 가까이 지체되고 말았습니다. 비단 물품구매에만 그러한 것은 아닐 것입니다. 간단한 행정처리도 원활하게 운영되지 못한다면 백성들의 불만은 더 커질 것이고 아조를 찾는 발길 또한 끊길 것입니다. 아조에 백성들이 늘어나는 방책은 단순히 홍보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백성들이 원하는 바를 잘 처리하고 대처하는 일일 것입니다. 지역에서 이러한 사소한 일에 대한 불만이 늘어간다면 홍보와 포상을 한들 무슨 이익이 있겠습니까." 하였다. * 4일 행봉상시첨정 겸세제상정도감낭청 임랑이 아뢰기를, "대과 문과 시제는 따로 계하였습니다. 직부 대상자는 없습니다. 또한 지방관 체제에 대해 아룁니다. 현재 인력이 부족하여 경관직을 구성하기에도 벅찹니다. 이전의 차자에서도 아뢰었지만 현재 조정에 인력이 부족하고 또 새로운 관원들이 충원되기를 기대하는 것 또한 요원(遙遠)하므로 지방관을 현행 4인 체제 에서 3인 체제로 변환하는 것이 마땅하다 생각합니다. 현재 양남을 주관하고 있는 금천도찰방의 임기는 끝났으며 경조(京兆)와 경기(京畿)는 파송할 관원이 없어 지방관이 부재 중으로 현재 대행체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시기가 이러하니 충청도도사가 양남또한 관할하게 하고 강원도는 한성부와 경기도를 담당하는 관원이 관할하게 함이 어떻겠습니까. 또한 대행제도는 지침에 그 업무의 한계가 명시가 되어 있습니다. 그러하여 대행제도를 적극활용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물품구매 지체와 같은 문제가 발생한 것입니다. 동부승지가 아뢴대로 겸관제를 활용하여 대행제도의 한계를 보완토록 함이 옳다고 사료됩니다." 하였다. * 6일 행봉상시첨정 겸세제상정도감낭청 임랑이 아뢰기를, "이조좌랑 심기열이 민국에서 봉사활동을 떠나는 것으로 전해들었습니다. 전하께서 사헌부의 계사에 사흘 이내에 개선이 없으면 파직하라고 하교하셨는데 좌랑의 민국사정상 사흘 안에 개선은 무리라 판단됩니다. 또한 이러한 사실을 미리 어전에 계하지 않고 자리를 비운 것은 직무 경험과 별개라고 사료됩니다. 현재 이조에 밀리고 개선되어야 할 사무가 한,두가지가 아니기 때문에 하루라도 지체해서는 안됩니다. 허나 좌랑이 아직 봉정대부 김관의 사령을 마치지 않고 부재한 상태기에 문제가 있습니다. 이를 해결할 방도가 필요하다 사료됩니다." 하였다. * 6일 상(上)께서 전교하기를, "겸관은 겸직을 명하는 것이다. 직함을 부여하지 않으면 계청한 겸관제와 현행의 행정 대행에 크게 차별이 없다. 또 겸관으로 내정된 관원조차 유고하면 어떻게 되겠는가. 지방관의 파직이나 휴가로 인한 행정 공백은 그러한 일이 발생할 때마다 재가를 받아 처리하든지 중앙 관청에서 적절히 배분하거나 관계 관청의 협조를 얻어 시행하면 될 일이다. 지방관 체제 개편은 지난 10여 년 동안 변동이 많지 않았을 정도로 신중을 기해야 할 문제이다. 일단 이조, 병조 등의 후속 인사를 보도록 하겠다. 봉정대부 김관의 내수별좌 임명은 금일자로 적용하고 승정원에서 통첩하여 즉시 등청하여 윤대에 참여케 하라. 사령은 별좌가 직접 시행하고, 좌랑에 대한 판단 기한은 별좌의 의견을 듣고 조정하는 방향으로 한다." 하였다. * 6일 행내수사별좌 김관이 아뢰기를, "신 금일부로 전하의 명을 받들어 신이 직접 사령하여, 이렇게 윤대에 참여하였사옵니다. 신이 관직을 오래 떠나있었던 터라 현재의 이조에 대한 상황을 파악중에 있사옵니다. 또한 좌랑 심기열에 대해서는 이조의 업무가 많이 지체되거나, 시행이 안되었던 점은 본래 본조에서 이조의 업무가 막중하고, 그 중요성이 무거움에 따라 처음 부임한 좌랑이 감당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었을 줄 아옵니다. 그러나 전하의 명을 거짓으로 이용하거나 혹은 그를 살피지 못하여 실수로 전하의 명을 잘못전하였다 하는 등의 발언 및 행동은 그러한 의중의 여부를 떠나 전하를 기만하고 능멸하는 행위이기에 충분하다고 사료되옵니다. 하오나 현재 사헌부의 계사가 올라와 있고, 이에 전하께서 하명하시었으므로, 신이 현재의 이조업무에 대해 모두 파악하지 못하였으므로 좌랑에게 이조업무 파악에 대한 건을 물을 것이며, 좌랑이 그에 대해 전하께서 말씀하신 시일안에 업무 정상화에 대한 의지를 보인다면 이 역시 이조업무에 정상화를 위해 중요한 부분이라 사료되오니, 하명하신 기일을 유지해 주시옵소서." 하였다. * 7일 동부승지 박연이 아뢰기를, "전하의 말씀대로 직함만 부여하지 않았지 겸관제와 대행체제는 실제로는 같은 것입니다. 그러나 그 운영은 달라서 대행을 누가 맡고 그걸 당연으로 하느냐의 차이에 있어서 책임소재를 분명히 할 수 있다는 점이 다릅니다. 충청도의 지방관이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그 자리를 인근의 강원도에서 겸관하게 하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이는 지금의 대행체제처럼 책임이 불분명한 것과는 다르다고 봅니다. 현행 대행체제는 전임자가 하도록 되어 있으나 만약 파직이나 사직을 하는 경우, 혹은 휴가를 신청하는 경우 당연히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는데 그 시간을 메워줄 지방관이 없는 것이 현행 제도의 문제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1개 지방관이 2~3개의 지역을 대행하는 제도와는 또 다른 것으로 이는 공석이 된 지역을 책임지게 한다는 점에서 효율성이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충청도를 대행하는 강원도 지방관이 전라도를 대행하는 경상도 지방관의 휴가나 파직, 사직으로 인한 자리를 양남지역의 지방관이 부임하기 이전에 잠시 겸관하게 하는 것으로 행정의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굳이 겸관의 관직을 띨 필요가 없으며 조선조 이래 지방관의 공백은 이와같은 식으로 메꾸고 있었습니다. 이는 법전에 규정되어 있는 것으로 지금의 아조에서도 마땅히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겸관은 지방의 사업과 같은 구체적인 업무가 아닌 단순한 행정업무를 통해 백성들의 민원에 불편함이 없도록 하는 정도면 가능할 것이며 전조로 하여금 신속하게 공문을 보내게 하거나, 일정한 규정을 만들면 될 것입니다." 하였다. * 7일 상(上)께서 전교하기를, "별좌의 의견을 잘 알았다. 계청대로 시행하라. -동부승지가 말하는 겸관 제도는 현행 제도와 다를 바가 없다. 지방관의 파직이나 사직시 업무 대행은 현재 지방관 업무지침에 명시되어 있고, 의정부가 가동하지 않으면 이조에서 재량껏 처결하게끔 의정부 업무지침에 규정되어 있다. 장기 휴가시에는 어전 재가를 거치므로 역시 행정 대행을 조처할 기회가 있다. 만일에 대비해 미리 대행 지역을 할당한다 하더라도 인접한 두 지방관이 모두 유고하면 역시 중앙에서 처분이 있어야 할 것이니, 더욱 현행 제도와 차별이 없다. -이만 윤대를 마친다. 재결을 받지 못한 사안이 있으면 계본, 계목 등을 올리도록 하라." 하였다. ○ 행군기시부정 겸훈련원첨정 이운이 제38차 대과 무과 시제를 아뢰었다. ○ 동부승지 박연이 시무에 대한 차자를 올려 아뢰기를, "현재 공조가 공석입니다. 지역물품 판매가 완료된지 이미 오래이나 찰방 이현성의 긴 휴가로 지금까지 지체되었다가 이제야 공문이 도착하였습니다. 관원이 부족한 작금의 현실에서 새로운 관리가 채용되기는 기다리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 판단합니다. 그러므로 대행체계보다는 겸관제를 시행하여 지역의 민원을 바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함이 좋을 듯 싶습니다. 지방관이 체직되어 다음 지방관이 올때까지 인근지역의 지방관이 자동적으로 그 지역을 대행할 수 있도록 체계를 구축해야 합니다. 혹은 이조나 병조에서 겸관을 시행하도록 미리 공지를 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그러나 현재 전조에서는 그러한 움직임이 없으니 답답할 따름입니다. 공조도 공석일 뿐만 아니라 성균관 운영도 전한의 사직으로 불투명한 실정입니다. 무관은 겨우 1인이어서 신이 무과 시관을 할 정도이면 상황이 어느정도인지는 당연지사라 할 것입니다. 승정원은 업무가 중하나 급한 자리는 아니므로 가주서로 하여금 정원업무를 담당하게 하고 신으로 하여금 공조와 성균관을 담당하도록 하심이 어떠하온지요. 신은 일전에도 실록청 복설에 대하여 진언하였습니다. 세제도감도 중하기는 마찬가지이나 그보다 더 중한 것은 실록을 찬하는 일입니다. 이미 고위 관원은 대부분 물러난 상황이고 실직으로는 신이 가장 높은 자리에 있으나 신도 이전의 관원에 비하면 오래 조정에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신도 과거의 일을 잘 모를진대 지금의 당하관원은 어떠하겠습니까. 앞으로 나아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옛 것들 되돌아보는 것은 앞으로 한걸음 더 나아가기 위한 전제조건입니다. 그러나 앞으로 언제일지를 기약할 수 없다 하여 차일피일 미루는 것은 결국 하지 않겠다는 것과 다를 것이 없습니다. 못하는 것이 아니라 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어떠한 일에는 물론 일을 하는 사람이 많으면 많을 수록 좋은 경우도 있지만, 실록을 찬하는 일은 그러한 성격을 가지지 않습니다. 지난 경연에서도 그러하듯이 많은 관원이 있어도 중언부언하는 경우가 대다수이고 실질적인 논의는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므로 하겠다는 의지가 있는 관원을 중심으로 꾸려간다면 실록청 개청은 무리가 없을 것입니다. 신이 문장과 학식이 있는 관원을 선발하여 실록청을 운영할 수 있도록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고위 관원이 점점 줄어드는 가운데 앞으로 이와 같은 일이 지속된다면 어찌 아조를 이끌어갈 신하들을 배출할 수 있겠습니까. 아조를 이끌어가는 것은 물론 백성이자 전하이십니다. 그러나 그 많은 행정업무와 민원을 원활하게 처리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관원입니다. 이미 아조는 많은 고위 관원들을 배출하였습니다. 그러나 작금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여 일에 능숙한 고위 관원들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실정입니다. 앞으로 누구와 정치를 하시고자 하는 것입니까. 업무처리에 밝은 고위 관원들을 멀리하시고 이제 겨우 업무에 눈을 뜨기 시작한 참하관과 정치를 하고자 하시는 것입니까. 아니면 무품 백성 중에서 능력이 된다고 하여 이제 겨우 발탁하여 정치를 하시려는 것입니까. 아조를 이끌어가는 것은 고위 관원들이 오래 봉직했기 때문에 그러했던 것을 신은 모르지 않습니다. 물론 새로운 관원이 계속 아조에 모습을 나타낸다면 그보다 더 좋은 것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러하지 못할 뿐더러 앞으로 계속 함께 하고자 하는 신하를 정령 전하께서는 모르시는 것입니까. 신은 아직 전하께서 신이 처음 참하로 관직 생활을 하였을 때 따끔한 충고를 하셨던 모습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으며 전하께서 관원들을 아끼시고 항상 함께하시려던 의지를 되새기고 싶을 뿐입니다. 고위 관원들이 수년간 오래도록 전하 곁에서 봉직하였던 것은 다 무엇때문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하니 비답하기를, "지방관이 임기를 다하면 후임이 부임할 때까지 대행하는 것이 현행 제도이다. 파직 등으로 공석이 된 지역의 행정은 때에 따라 조처하여 인근 지역에서 관할하게 하면 된다. 있는 제도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에 불과하고, 지금도 충청도사가 강원도 관직을 겸하지 않고 강원 지역까지의 행정을 대행하는 식으로 운영되고 있으니, 여러 지역에 대한 겸관제 시행은 불가하다. 조정에 관원이 없는 현실을 지적하면서 굳이 당장 실록청 복설을 주청하는 것이 과연 이치에 합당한가. 또 옛날의 일에 대해 잘 아는 관원이 없어 실록 찬술이 어려울 것이라고는 하지만, 당대의 관원이 자신의 이해관계에 얽힌 실록 찬술에 관계하여 발생하였던 폐해를 생각하면 한두 관원에 의해 실록의 내용이나 사론이 좌우되기보다는 차라리 후대의 관원이 객관적으로 사료를 살펴 실록을 찬술케 하는 것이 낫다. 실록청에 대한 동지사의 마음을 모르지 않으나, 도감 개청 당시의 인원이 지금 남아 있지 않다는 이유로 상정도감의 폐청을 청한 예조의 차자가 불과 며칠 전에 있었다. 지난 시무차에서도 하교하였지만, 그간 여러 사업의 진행 사례를 생각하면 몇몇 관원의 뜻에 따라 즉시 개청하기 어렵다." 하였다. ○ 행봉상시첨정 겸세제상정도감낭청 임랑이 동부승지의 차자에 대한 차자를 올려 아뢰기를, "오늘 동부승지의 논시무차를 보니 진실로 틀리지 않은 말이 없었습니다. 먼저 공조의 공석과 지방관의 부재에 대한 것입니다. 작금(昨今)에 많은 백성들이 아직까지도 일반물품 신청이 처리 되지 않은 것에 대한 비판과 소지가 많았습니다. 이는 해당 관원이 부재할 시 보여주는 대표적인 폐해의 사례로 남을 것입니다. 지방관의 대행과 같은 경우는 지침에도 나와 있지만 여러가지 업무의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대행의 경우 업무 처리에 한계를 가지고 있으며 평정이나 녹봉에 반영되지 않습니다. 또한 지난날 소신이 지금이야말로 성균관을 개청할 적기라 판단되어 전하께 성균관 관원으로 동부승지를 추천하였으나 전하께서는 승지는 다른 관직을 겸할 수 없다고 하시며 이러한 소신의 청을 물리치셨습니다. 하오나 현재 조정의 상황을 보면 관청을 개청하는 것조차 여의치 않으며 특히 이중에 태학(太學)을 맡을 적임자는 몇이나 되겠습니까. 현재 조정 관원의 상황을 볼 때 동부승지의 학식과 덕망을 쫓아갈 수 있는 사람이 없고 지방관제를 유지할 수 있는 현실이 아닌데 오직 전하께서는 법도에만 치중하시려고 하니 지금은 권도(權道)를 행하심이 옳지 않겠습니까. 마땅히 동부승지가 청한대로 우선은 승정원의 업무도 중하나 그보다 다른 관청의 업무가 중하니 승정원은 가주서로 하여금 담당하게 하시고 승지는 공조와 성균관을 겸임하게 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또한 지방관은 대행체제 보다는 겸관을 가능하게 하시어 이번처럼 대행의 폐해가 일어나지 않도록 함이 옳을 줄로 아룁니다. 그리고 현재 조정에 인력이 부족하고 또 새로운 관원들이 충원되기를 기대하는 것 또한 요원(遙遠)하므로 지방관을 현행 4인 체제 에서 3인 체제로 변환하는 것은 어떻겠습니다 마침 금천도찰방의 체직일이 다가오고 있으므로 충청도도사를 전라도로 이관(移管)하시어 충청도와 양남을 담당하게 하고 강원도는 한성부와 경기도를 담당하는 관원이 관할하게 함이 어떻겠습니까. 또한 실록청 개설에 대해 아룁니다. 현재 실록은 610년 06월에서 멈춰 있습니다. 그러나 시간은 멈추지 않고 흘러 지금은 620년 7월이니 10년의 간극(移管)은 언제 메워야 하는 것입니까. 지금도 물론 조정의 사정이 어렵다고 하지만 승지가 말하였듯 실록찬술에는 많은 관원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승정원일기 찬술도 오직 1인이 그 모든 것을 행하지 않았습니까. 실록 찬술 또한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그저 찬술에 의지가 있는 관원 몇몇을 선발하여 실록청을 개청하면 그 뿐입니다. 현재 조정에는 과거의 일을 모르는 관원이 다수입니다. 지난날 철조와 복조를 경험한 관원들은 모두 파직을 당하였거나 사직하여 초야에 은거해버리고 심지어는 사망하기까지 하였습니다. 조정에 가장 오래되었다고 하는 승지조차도 복조 이후에 출사하였기에 그 이전의 사실은 정확히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소신 또한 그저 승정원일기를 찬술하면서 장님이 코끼리 다리를 만지듯이 조금 과거의 일들을 알게 되었을 뿐입니다. 당상과 대부가 이러할진데 현재 조정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참상, 참하 관원의 사정은 어떠하겠습니까. 고위관원이 점차 물러나는 이 때에 더이상 실록청 개청을 미룰 수는 없습니다. 세제상정도감은 현재 운영되는데 막힘이 없으니 세제상정도감과 더불어 실록청이 가동되어도 크게 무리는 없을 것입니다." 하니 비답하기를, "이제 7월이니 성균관 개청 문제를 더는 유보하기 어렵다. 이조와 병조에서 주서 혹은 가주서를 의망하라. 실록청 문제는 동부승지의 차자에 하교하였다. 실록 찬술에 있어 중요한 것은 직임을 감당할 관원과 사초(史草), 문헌 등의 존재 여부이지, 찬술 대상 시전에 활동했던 관료의 참여 여부가 아니다. 상정도감이 완료된 후에나 개청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하였다. 7월 2일 무자(戊子)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행봉상시첨정 겸세제상정도감낭청 임랑이 최근 관원들의 물러남에 대하여 차자를 올려 아뢰기를, "옛 말에 이르길 '임금이 똑똑하지 못하면 곧 나라가 위태롭고 백성은 혼란하며, 임금이 어질고 훌륭하면 곧 나라는 편안하고 백성은 잘 다스려진다. 화와 복은 임금에게 달려 있는 것이지 하늘의 시운에 있는 것이 아니다.(君不肖 則國危而民亂 君賢聖 則國安而民治 禍福在君 不在天時)'라 하였습니다. 최근 고위관원들이 잇따라 사망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진, 김진, 이화가 그러합니다. 이들은 오랫동안 전하를 곁에서 보필한 충신이었습니다. 그런데 하루아침에 조정과의 의를 끊고 사망을 하니 이것이 과연 '자기 정성'에 달린 일이겠습니까. 통훈대부 이진은 어떠합니까. 그는 복조된 직후부터 활동하였으며 암암리에 활동한 것까지 포함한다면 철조 이전부터 전하를 모셨습니다. 그러나 한번의 큰 실수로 인하여 낙인이 찍힌듯이 전하께서는 그를 중용하지 않으셨으며 최근에는 명을 지체하였다는 이유로 파직하였습니다. 한번의 큰 실수는 그 이후 지속적으로 반성하고 성찰하여 끊임없이 조정을 위해 헌신한 그의 노고를 본다면 전하께서 하해와 같으신 성은을 베풀어 봄 직 하였으며 최근의 일은 그의 문제라기 보다는 신규 백성의 문제가 아니겠습니까. 또한 허술하게 서경을 통과시킨 사헌부의 문제가 아니었겠습니까. 지방관은 그저 토관 신청이 들어오면 사헌부에 서경을 요청해야만 할 따름이니 어찌 백성의 잠적으로 발생한 문제가 그의 탓이라 하겠습니까. 이화는 어떠합니까. 그는 홍문관에 오랫동안 재직하며 전하의 곁에서 옳은 것은 옳다하며 그른 것은 그르다 하며 전하를 바른길로 모시고자 하는 옥당의 관원으로서 그 맡은바 책무를 다하였습니다. 허나 그가 홍문관에 오랫동안 복무하였던 것이 오로지 그의 뜻이었겠습니까. 수년간 조정에 있으며 주로 홍문관에 있었던 것은 수차례 그가 사직하고자 하였으나 조정의 사정이 여의치 않아 전하께서 그를 만류하시고 홍문관에 배속시켰던 것이 아니었습니까. 이화가 처한 상황만을 따졌다면 어찌 그가 지금까지 조정에 몸을 담그고 있을 수 있었겠습니까. 진작에 사직함이 마땅하나 이를 참작하여 홍문관에 있었던 것이 아닙니까. 하지만 전하께서는 최근 그가 사직하려 함에 오직 그만을 탓하시지 않으셨습니까. 그 외에 통정대부 한유찬의 파직, 통정대부 박현철의 첨지중추부사의 면직, 前행군기시부정 김진의 사망또한 궤가 같다 할 것입니다. 작금의 군신간에 의가 이 정도이니 어찌 조정의 운영이 잘 되기만을 바랄 수 있겠습니까. 오늘날 조정이 철조의 어려움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의 위치에 까지 올라설 수 있었던 것은 모두 다 전하와 그리고 고위 관원들의 합심에 의한 노력 덕분이 아니었겠습니까. 그러나 최근 전하께서는 오랫동안 조정을 위해 그 노고를 아끼지 않은 관원들을 내치시려 하시니 아직도 많은 가르침이 필요한 소신은 도대체 누굴 의지하며 누구에게 조언을 듣고 일을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신이 지난날 사헌부에 있을 적 사직을 청하며 전하께 아뢰길 '조정의 작은 일일지라도 관원들이 의정하여 계하거나 백성이 상소하면 보통 그 비답은 불가하다는 것이 많을 뿐이며, 크고 작은 일의 결정에 있어 오직 그 결정은 전하의 입에 달려 있을 뿐이니 관원들이 오직 그를 바라볼 뿐 무엇을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간하겠습니까. 전하께서 공론(公論)을 소중히 여기시고 선비를 아끼신다면 당연히 조정에 청류가 가득할 것이나, 시절이 그러지 못하니 남아 있는 관원들은 오직 의무감에 일을 처리할 뿐이고 그러다가 병과 민국의 사정을 이유로 물러나기에 바쁜 것입니다.'라 하였습니다. 그러나 오늘날은 이에 더하여 군신간의 의가 상하였으니 더욱 상황은 심각하다 하겠습니다. 소신의 말에 지나침이 있어 삭직을 당한다 한 들 거두지는 않을 것입니다. 부디 전하께서는 소신의 간언을 물리치지 말아 주십시오. 그저 전하께서 성세를 이루시길 바랄 뿐입니다. 마지막으로 아룁니다. 본디 천신(賤臣)은 미욱하고 졸렬하여 포의지사로서 사는 것이 분수에 맞을 따름이었으나 욕심을 내어 관복을 입고 그 품계가 대부에 이르렀으니 이 자리에 올라서 돌이켜 살펴보니 부끄러운 일만 가득할 뿐입니다. 그동안 작금(昨今)의 조정에 많은 중신들이 파직에 이르고 사직을 청하며 사망하기에 이르니 조정의 운영이 걱정되어 그저 부끄러운 마음은 속으로만 삭힐 뿐 묵묵히 맡은 바 일을 다하고자 하였으나 소신의 앞 날이 보이는 것만 같아 더이상 조정에 남아있는 것이 두렵습니다. 또한 소신도 민국에서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있는 처지라 휴학까지 불사하며 의지를 굳건히하는 중입니다. 소신또한 진작에 민국의 처지를 생각하였다면 사헌부에 있을 시절 사직을 함이 마땅하였겠으나 그간까지 조정에 남아있던 것은 앞서도 말했듯이 이 나라의 조정을 염려하였기 때문입니다. 예조와 세제상정도감이라는 중임을 맡아 국사(國事)에 관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사직을 청할 수 밖에 없는 소신의 처지를 헤아려 주시길 바랍니다." 하니 비답하기를, "일의 경과를 하나하나 차분하게 살펴보고 과인이 누차 강조하였던 것을 충분히 이해하였더라면 어떤 이유로 그러한 처분을 내렸던 것인지 능히 헤아릴 수 있을 것인데, 사태의 면면을 자세히 고찰한 후에 이러한 차자를 올리는 것인지 모르겠다. 정랑을 파직한 것은 그가 사헌부에 소명한대로 자의적 판단으로 어전에서 재가한 사안을 보류하였기 때문인데, 신하가 어명을 저지한 것이 파직될 사안이 아니라는 것인가. 당시 사헌부 관원도 추고하여 평점을 감하는 것으로 처분하였지만, 토관직 서경의 책임이 사헌부에 있고 지방관은 그저 신청을 받아 서경을 요청하는 것이 의무라고 하니 어찌 논리가 이러한 지경까지 이르렀는가. 전한의 경우도 그러하다. 전한이 사직을 청한 것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나 조정 형편이 넉넉하지 않으므로 그 뜻을 만류하여 마지막으로 성균관의 소임을 맡기려 하였는데, 조정에 다시는 봉직할 마음이 없다고 하기에 그간의 남다른 처우를 한 번 상기시켜 당부하고자 한 것이다. 한유찬의 파직은 문관 인사를 어지럽힌 결과에 따른 당연한 징계이니, 파직에 다른 뜻이 없었음은 그 직전까지 형조, 공조 등으로의 체직에 대비하라 명한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는 일이다. 토관직 사령을 방기한 것은 물론, 서경을 거치지 않고 인사를 단행하여 권한이 없는 자가 직함을 띄고 업무를 보게 된 상황이 되었으므로 행정 효력이 어지러워졌다. 이러한 행동에 책임을 묻는 징계가 없어서야 하겠는가. 중추부에 명한 지 반년이 되어 면직한 것은, 동일한 대기 관직인 오위의 녹봉이나 근속 기간과 견주어 보면 그 전교를 부당한 것이라고 하겠는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을 두고 무슨 의도가 있는 것처럼 여기고 처신하는 것이 진정한 군신간의 의리는 아닐 것이다. 이처럼 다시 밝혀 유시하였는데도 과인의 고심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어찌할 도리가 없다. 어제는 실록청 개청을 주장하였으나 오늘은 사직을 청하니, 대체 누구에게 그러한 소임을 맡겨 진행하라는 것인지, 무엇을 위해 어제와 같은 차자가 있었던 것인지 알 수 없다. 끝내 관직에서 물러나야 하겠다면 만류할 수 없음을 모르지 않는다. 다만, 지금 조정의 형편을 헤아려 당분간 맡은 소임을 다하기 바란다." 하였다. ○ 행사헌부지평 이수현이 사직을 청하는 차자를 올려 아뢰니, 비답하기를, "정성(精誠)이 아니라 정성(情性), 즉 인정(人情)과 성질(性質)을 이른 것이다. 같은 일을 당하여도 어떤 사람은 유명을 달리하고 어떤 사람은 그렇지 않은 것은 사람마다 마음과 특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남을 따라 생을 마감하는 방향으로 결심하고 움직이는 것도 포함된다. 후세를 기약하기 위해 목숨을 가볍게 여견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사직을 허락하지 않는다. 조정의 기강을 세워야 하는 사헌부 관원으로서 심사가 편치 않으리라고 짐작하지만, 마음 한편에 나라를 위하는 생각이 있다면 지금과 같은 시국에 이러한 행동을 보일 수는 없는 일이다." 하였다. 7월 3일 기축(己丑)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행군기시부점 겸훈련원첨정 이운이 사직을 청하는 차자를 올려 아뢰니, 비답하기를, "허락하지 않는다. 사직을 재가할 수 없는 사정은 부정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으로 여긴다." 하였다. ○ 행봉상시첨정 겸세제상정도감낭청 임랑이 사직을 청하는 차자를 올려 아뢰니, 비답하기를, "지위가 높거나 경력이 적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징계하지 않고 유야무야 넘어가는 것이 성은이라면 조정과 민국의 현실 사이에 다른 것이 무엇인가. 신하들이 청론(淸論)을 주장하고 군주가 은혜를 베푸는 것이 옛날 조정의 자연스러운 모습인데, 지금은 오히려 반대되어 누구도 후폐(後弊)를 생각하지 않으려 하니 결국 한탄이 한 곳으로 향하게 되었다. 좋은 것이 좋은 것이라고 덮고 넘어갈 수 있는 사안이라면 과인도 주저할 이유가 없지만, 지켜야 할 것은 지켜 시행해야 그것이 조정(朝廷)이다. 앞에서도 하교하였지만, 처지가 그러하다면 사직을 만류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조정이 처한 형편이 평상시와 같지 않으므로 당분간 직무를 다하기 바란다." 하였다. ○ 충청도 생원 박민승이 전하에게 간하는 상소를 올려 아뢰기를, "금일 또 한명의 대부가 졸하였습니다. 그리고 두명의 대부가 다시 사직을 청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하께서는 "죽고 사는 것은 자신의 정성에 달린 일이다"라고 답하셨을뿐입니다. 신은 이를 듣고 황망한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 작금 조정의 형편이 어떠한데 전하께서는 죽음 앞에 정성 두글자를 붙이시는 것입니까? 군주가 자신을 지칭하는 말인 과인은 과덕지인의 준말입니다. 군주는 만인지상의 지엄한 자리에 있기 때문에 더욱 더 자신을 근신하고 스스로 덕이 부족한 사람이라고 칭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전하께서는 작금의 상황에도 신하들의 죽음과 사직을 모두 자신의 정성에만 돌리시니 과연 앞으로 누가 조정에 출사하여 충심을 바치겠습니까 본래 신하된 자는 도가 있으면 출사하고, 도가 없으면 모습을 숨기는 법입니다. 과연 작금의 조정에 신하들이 모습을 감추는 것인 자신의 정성이 부족해서인지 깊이 상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하니 비답하기를, "원칙이 시행되는 곳이 도리가 행해지는 곳이고 도(道)가 거처하는 곳이다. 가까운 사람에게 폐가 되거나 남에게 좋지 못한 소리를 듣게 될까 염려하고 혹여 마음에 상처라도 줄까 두려워 평정을 공정하게 시행하지 못하고 징계나 탄핵 같은 행동을 주저하는 것이 도라면, 그러한 것은 조정(朝廷)이 아니라 가정(家庭)에서나 권장할 바이니 차라리 폐기하는 것이 낫다." 하였다. 7월 4일 경인(庚寅)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행봉상시첨정 겸세제상정도감낭청 임랑이 제38차 문과 시제를 아뢰었다. 7월 5일 신묘(辛卯)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행사헌부지평 겸세제상정도감낭청 이수현이 정기포상 시행 및 전조 인사평점 관리 등에 대하여 계사를 올려 아뢰기를, "지난 6.20일 감찰 중 이조에서 근정 삼급 진충장을 수훈한 김성의 가계혜택을 시행하지 않은 것을 인지하였습니다. 하여 소관은 6.21일 전조에 인사평점 관리 및 지난 6.4일 시행된 정기포상의 시행여부를 확인하여 줄 것을 요청했으며, 같은 날 호조, 예조, 공조에도 공문을 보내 정기포상 시행 여부를 확인하였습니다. 확인 결과, 모든 정기포상이 시행되었으나, 유일하게 김성의 가계혜택만이 시행되지 않았습니다. 또한 전조의 인사평점 관리에서, 이조는 제37차 대과 병과 급제자 이수현의 과거급제에 대한 인사혜택과 지난 62차 소과 시관혜택자 중 충청도도사 서민교의 시관혜택 2점을 적용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지난 6.7일 사헌부 계사 시 서경미흡으로 벌점을 받은 김성의 벌점 2점을 적용하지 않았습니다. 병조는 특이사항이 없었습니다. 더불어 감찰 중 이조에서는 지난 6.21 소명에 관한 공문을 접수하였으나 현재까지 아무 소명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하여 소신이 이조의 인사평점 관리에 대하여 감찰을 시행하였습니다. 감찰을 하면서 이조에서 시관혜택, 상점, 벌점 등에 대해 공고하거나, 확인할 수 있는 정식문서를 발견할 수 없었고, 문관 인사평정 공고 시 아무런 언급 없이 적용만 되어있어 적용여부를 찾는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또한, 출사를 하지 않은 관원의 인사평점에 대하여는 관직표 문관일람(6.28)을 확인결과 그 혜택을 적용하지 않았습니다. 하여 이조에서 각종 인사 혜택 등을 적용시에는 공문으로 그 시행여부를 남겨 적용여부를 공고하도록 하는 것이 좋을 듯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이조좌랑 심기열은 지난6.28일 사헌부 '문관 평정이의제기 등에 대하여'란 계본에서 이의제기 평정에 대해 전교하신 "재차 평정을 시행하게 하라.", 통정대부 박현철과 관련한 "이조 소지에 전후 사정을 설명하고 사과하는 것으로 처리하라."는 전교를 지금까지 시행하지 않고 있습니다. 사헌부에서 판단하건데 이조좌랑 심기열은 사헌부의 소명에도 응신을 하지 않았으며, 전교에 대해서도 시행을 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서경업무, 인사평정 등 이조업무 미흡으로 인사업무의 혼란을 가중시킨 바 이에 대한 책임을 물어 벌점 3점과 이조에서 빠른 시일 내에 미처리된 인사평점 관리를 시행하도록 하는 것이 좋을 듯 싶습니다." 하니, 전교하기를, "사헌부 규찰에 응하지 않은 것과 前첨지의 일과 관련한 후속 행위 등은 직무 경험이 일천한 것을 넘어서는 문제라고 하겠다. 계사대로 처분하고, 사흘 이내에 개선이 없으면 파직하라." 하였다. ○ 행승문원박사 묵향이 이조좌랑의 평정에 대하여 차자를 올려 아뢰기를, "현재 이조에서는 7월 1차 문관평정이 시행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평정대상자로 행금천도찰방 이현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봉상시첨정이 이에 대해 이현성은 평정기간동안 휴가중이었다하여 이의를 제기하자 이조좌랑 심기열은 전하께서 비답을 내리시어 찰방이 휴가기간 중이었어도 평정을 시행하라고 하시었다 하였습니다. 그러나 신이 어전의 윤대와 이조좌랑의 차자 및 계본을 모두 둘러보아도 전하께서 이와같이 하교하신 바가 없으니 신은 이를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설령 전하께서 이와같이 하교하셨다 하더라도 인사평정절목에는 "사직, 면직, 파직, 휴가 등으로 인해 실제 근무한 기간이 10일 미만(9일 이하)이면 평정하지 않는다" 라는 명문 규정이 있습니다. 제78차 윤대에서 전하께서는 병조에서 계한 문무관의 동서반 전환에 대하여 명문 규정이 없는데 동서반을 전환할 때 어찌 품계를 강등할 수 있겠느냐고 하셨습니다. 이렇듯 명문 규정을 강조하신 전하께서 만약 이조좌랑에게 이와 같은 비답을 하신 것이 사실이라면 신은 판단을 바로할 수가 없어 혼란스럽습니다. 지난날 전하께서는 형조정랑 이진을 어명을 지체하였다 하여 파직하셨습니다. 그러나 이조좌랑 심기열은 어명을 날조하였으니 어찌 그 죄질이 정랑보다 가볍다 하겠습니까. 이는 좌랑이 처음 참상관 직임을 맡아 실수를 벌인 것과는 별개의 문제라고 사료됩니다. 또한 전하께서 하교하시길 "가까운 사람에게 폐가 되거나 남에게 좋지 못한 소리를 듣게 될까 염려하고 혹여 마음에 상처라도 줄까 두려워 평정을 공정하게 시행하지 못하고 징계나 탄핵 같은 행동을 주저하는 것이 도라면, 그러한 것은 조정(朝廷)이 아니라 가정(家庭)에서나 권장할 바이니 차라리 폐기하는 것이 낫다."고 하셨습니다. 이에 소신은 그저 전하의 명을 받잡고자 할 뿐입니다. 전하께 아룁니다. 계속해서 확인해보니 신이 차자를 올린 후에 이조좌랑 심기열이 이조에 자신이 쓴 댓글을 삭제하고 현재 청죄소를 올린 상태입니다. 그리고 청죄소에서는 전하의 어명을 날조한 사실을 어디에도 드러내지 않고 구구한 변명으로 일을 수습하려 하고 있습니다. 공문서에 실리는 글을 작성하고 삭제함을 이와 같이 함부로 하여 증거를 인멸하고 위로는 전하를 아래로는 뭇 관원들과 백성들을 기만하니 그가 좌랑의 자격이 있다 할 수 있겠습니까? 파직이 가한 줄로 아룁니다." 하니, 비답하기를, "미쳐 차자와 별단 내용을 살피지 못하였다. 금일 사헌부 계사에 처분하였으니, 그리 알라." 하였다. ○ 이조좌랑 심기열이 행승문원박사 묵향의 이조좌랑의 평정에 대해 청죄소를 올려 아뢰기를, "전하, 삼가 엎드려 죄를 청하옵니다. 전하의 하해(河海)와 같은 성은을 입고도, 그 성은에 보답하지는 못하고 이와 같이 상소를 올리는 신에게 벌을 내려 주시옵소서. 신이 민국의 생활을 하면서, 전조의 업무를 맡다보니 신속하고 빠르게 처리해야 하는 전조의 업무를 제때에 다하지 못하였사옵니다. 그리고 최근 민국의 일로 인해 자주 접속을 하지 못하였습니다. 이조에서의 생활이 1개월 가까이 되감에도 불구하고, 신이 6월 2차 평정 때와 헷갈리어 금천도찰방 이현성이 근무기간이 10일이 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평정을 실시하는 행정상의 착오를 범하였습니다. 왜냐하면 금천도찰방 이현성의 사직이 반려되고, 휴가를 주었습니다. 6월 2차 평정 당시에 근무기간이 10일 이상되었기에, 가능하였지만 7월 1차 평정에서는 10일 이상 되지 않음을 미쳐 파악하지 못한 죄입니다. 또한 신이 이조좌랑에 앉은 다음, 기존의 당상관들과의 마찰, 문관 수 부족 역시 신의 부주의함에서 나온다고 사려되옵니다. 그래서 신의 부족함에 대해 전하께 삼가 엎드려 죄를 청하옵니다. 또한 신이 민국의 사정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민국에서의 방학 생활과 함께 성당에서 지내야하는 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이런 실수도 저지른 것입니다. 또한 이조좌랑이라는 막중한 자리에 앉아 있음에도, 전하의 하해와 같은 성은을 입었음에도 전하의 뜻에 충족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신이 물러나 분수를 지켜야함이 도리임을 알았습니다. 하여 심중에 많은 고민을 하다 사직을 청하오니 통촉하여주시옵소서. 행형조율학훈도 겸세제상정도감낭청 한명회를 행전옥서주부로 사령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종8품직으로 먼저 사령하고, 당직으로 사령하는 순서를 저의 실수로 인해 파악하지 못하였습니다. 그래서 행형조율학훈도 겸세제상정도감낭청 한명회를 전옥서봉사로 임명하고자 합니다. 전하의 하해와 같은 성은을 입고 저지른 실수에 대한 죄도 함께 청합니다." 하니, 비답하기를, "참하관으로 몇몇 관청에서 근무하다가 불시에 이조 전랑의 직에 사령되었으므로 소관 직무에 대해 경험이 없고 자세히 알지 못하여 그만큼 실수와 실책이 적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한다. 봉정대부 김관이 출사를 희망하고 있으므로 내수사별좌에 명하여 이조 수장 직임을 띄게 한다. 즉시 사령하고, 이하 인사에 관한 계청이나 사령은 신임 수장이 다시 의견을 정해 진행하도록 하라." 하였다. ○ 행봉상시첨정 겸세제상정도감낭청 임랑이 이조좌랑의 청죄소에 대하여 차자를 올려 아뢰기를, "'인사가 만사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는 인사를 잘하면 모든 일이 순조롭게 풀린다는 것을 의미하며 그만큼 인재를 그 능력에 알맞게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상기시킵니다. 그러나 지난날의 인사는 어떠했습니까. 참상관직의 경험이 없는 자가 처음 맡은 관직이 이조의 수장이었습니다. 이조는 육조의 으뜸으로 그 업무가 중함은 따로 말할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인사권을 행사하는 이조가 흔들리면 관계 관청은 물론이고 문관 전체가 흔들리는 참상을 겪을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최근 이조는 어떠했습니까. 좌랑 심기열은 민국의 사정상 접속력 또한 한계가 있는 상태였습니다. 또한 아직 수장의 직임을 맡기기엔 경험이 부족하였습니다. 좌랑의 사정이 이러하니 최근 이조는 청죄소를 두번이나 올리는 지경에 이른 것입니다. 최근 연달아 고위관원이 사망을 하거나 파직을 당하는 일이 발생하였습니다. 고위관원의 부재 또한 이러한 일에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고 보긴 어려울 것입니다. 만약 경험이 풍부한 관원들이 있어 좌랑에게 도움을 주었다면 작금과 같은 일이 발생하였겠습니까? 좌랑이 착오가 있었다 하나 받지도 않은 어명을 내세운 것은 사실이며 이는 어명을 지체한 것보다 더 큰 죄입니다. 누구는 파직을 하고 누구는 파직을 하지 않으신다면 이것이 도가 바로 세워지는 길이겠습니까? 그렇다고 하여 좌랑을 파직하면 이 조정에는 누가 남아 전하를 보필하겠습니까? 전하께서는 법도를 바로세워 조정의 기강을 바로 세우고자 하였으나 누굴 위한 기강인지 모르게 되버렸습니다. 마지막으로 아룁니다. 전하께서는 조정과 가정은 다르다고 하시나 수신제가치국평천하라 하였으니 제가의 법도나 치국의 법도가 다른 것은 아닐 것입니다. 또한 전하께서는 권도라고 하시었으나 이것이 정도가 될 수도 있고 사도가 될 수 있으니 부디 만백성의 어버이 된 마음으로 조정을 어루만지시어 떠나간 이들이 돌아올 수 있도록 하여주십시오." 하니, 비답하기를, "처음 중임을 맡아서는 누구나 그러한 실수나 착오를 하기 마련이다. 더군다나 그 소임이 첨정의 지적처럼 문관 인사를 담당하는 전랑이고 좌랑이 출사 이래 직무에 관한 경력을 두루 갖추지 못하였으니, 그 처지와 처우가 그렇지 않은 관원과 같을 수 없다. 이는 첨정이 하급 관원이었을 때의 경험을 되돌아 보면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좌랑 기용이 성급하였으므로 수장을 새로 명하였으니, 차차 사정이 나아지리라 생각한다. 공직자로서의 수신은 공사분별이 기초라고 하겠다." 하였다. ○ 행호조산사 겸세제상정도감낭청 라우주가 이조좌랑의 청죄소에 대하여 차자를 올려 아뢰기를, "전하 지금과 같은 일은 없었습니다. 지난 전하의 명에 따라 이조에서 오래 봉직한 한유찬에게 공조수장의 직임을 맡기시고 심기열에게 좌랑의 직임을 맡기셨습니다. 전하의 대권에 따른 당연한 인사이동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직 행정과 정치적 능력이 검증안된 심기열에게 맡기신것은 처음부터 불안의 요소가 나타났습니다. 과거 좌랑과 같이 수차례 전하께 죄를 청한 관원이 있었습니까? 그리고 이조의 권한 행사와 그 행정에 관해 수많은 이의제기가 제기된 적이 있었습니까? 신이 생각하건데 이조를 맡는 관원의 자리는 전하의 권위를 받들어 고도의 정치적 판단을 할 수 있어야 하고 행정실무능력과 더불어 경력을 갖추어야 행정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민국에서 성직에 몸담은 좌랑의 처지와 접속력 그리고 그동안의 관원으로서의 경력은 이조를 맡기에 많은 우려가 되었습니다. 특히 이번의 청죄소에서 어명에 대한 착오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죄를 청한 것만하더라도 좌랑의 정치적 판단에 대해 의구심을 품지 않을 수 없습니다. 좌랑에 대해 만백성이 그 선량함을 인정하지만 그것이 관원으로의 능력이 입증되는것은 아닙니다. 심기열 대신에 이조를 경력이 많은 관원이 맡고 있었다면 지금과 같은 일이 있었겠습니까?그렇지 않았더라고 하더라도 봉상시첨정 임랑이 아뢴바와 같이 경험이 풍부한 관원이 좌랑에 대해 조언하였더라면 현재와 같은 파국을 맞이 하진 않았을것입니다. 전하께 총신이 있으리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좌랑의 경우 단지 수장의 직임에서 해제하여 주셨고 한편으로 과거 불서용의 처분을 받은 장모에 대해 반성의 기미가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무관의 부족으로 인해 복직을 명하신 것은 과거 한유찬의 파직과 비교해 볼때 너무나 다른 경우입니다. 장모의 경우만 하더라도 교위로 강등되었지만 과거의 품계와 그동안의 봉직기간을 생각하면 비록 한유찬에 비해 관료로서의 능력과 봉직년수는 월등히 모자르지만 결코 짧은 기간을 지낸 자는 아닙니다. 그렇기에 한유찬의 사안이 더욱 부각되는 것이고 거의 대부분의 관원이 전하께 간언하는 것입니다. 전하 이미 심기열에 대해 이조 수장의 직임을 해제한 현 상황에서 좌랑에 대해 간언코자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동안의 좌랑의 심리적인 부담감과 고통은 상당하였을것입니다. 좌랑의 사례를 통해 더욱 경험 많은 관료의 필요성을 느꼈기에 전하께 다시한번 간언하는 것입니다. 전하께서는 만백성의 태양이십니다. 조정의 관료는 그 권위를 받아 비추는 거울과도 같은 존재입니다. 제대로 비추지 못하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이번 사태로 인해 충분히 알 수 있었습니다. 오랫동안 전하의 권위를 비추고 받들어온 관원의 가치와 효용은 이뤄 말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이미 오래 봉직한 전현직 관리가 여럿 사망하였습니다. 그것은 단순한 사망이 아님을 모든 백성들이 알고 있습니다. 이제 한유찬, 한 사람이 남아 있습니다. 한유찬을 복직케 하는 것은 단순한 복직이 아니라 자애로운 어버이로서 신하를 어루만져 조정에 다시 불러들이시는 전하의 자비심의 어지를 내세우는 것입니다. 더불어 그 어지를 통해 이미 조정과 아조를 떠난 관료들의 돌아옴을 기약할 수 있는 것입니다. 전하 얼마전 신이 호구증대와 관해 몇가지 계획을 계본을 통해 아뢰었습니다. 국가의 번영에 분명 호구 증대도 그중 하나일 것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번영을 받쳐줄 체계와 풍조의 완성에 있습니다. 아무리 호구가 증대되고 유효인구가 늘어난다 할지라도 그것을 받쳐줄 체계와 풍습이 미비하다면 일시적인 수치의 증가일뿐 상황의 호전은 없을 것입니다. 전하의 자애로우심은 구중궁궐에서 펼쳐진다 할지라도 그것을 능히 받들 관료가 없다면 전하의 덕을 백성들이 체감할 수 없을 것이고 여러 제도는 그 소용이 없을 것입니다. 경력이 풍부하고 능력이 출중한 관료가 있다면 전하의 덕을 만백성에게 전하고 그 능력을 발휘하여 소통하고 막힘없는 국가 운영을 도모하여 결국 번영하는 국가를 건설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니, 비답하기를, "불서용 해제는 병조 계청과 사헌부, 이조 등의 의견을 참작하여 결정한 것이다. 이에 대한 경계에 관해서는 관련 상소에 비답한 바가 있다. 징계 처분에 다른 뜻이 없음은 이미 명시하였고, 파직 관원의 복귀는 규례에 따라 진행할 일이다." 하였다. 7월 6일 임진(壬辰)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7월 7일 계사(癸巳)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행군기시부정 겸훈련원첨정 이운이 제38차 대과 무과 시제를 아뢰었다. 7월 8일 갑오(甲午)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행내수사별좌 김관이 관원들의 승진 및 가계와 관련하여 계본을 올려 아뢰니, 전교하기를, "계한 바를 잘 알았다. 심률이 형조에서 능력을 입증하고 있으니, 계청대로 승진을 진행하고 이후에도 업무 성과가 치하할만 하면 바로 참상 관직에 의망하라." 하였다. 7월 9일 을미(乙未)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행군기시부정 겸훈련원첨정 이운이 무관 전환 등에 대하여 계본을 올려 아뢰기를, "무관 전환에 대하여 아룁니다. 전하의 재가를 받은 지난 1일 부터 7일까지 무관 전환 신청을 진행하였습니다. 이에 승훈랑 행승문원박사 묵향이 지원하였습니다. 행박사 묵향은 617년 제38차 소과 훈련원시 일등 제2인으로 입격한 경력이 있습니다. 자격면에서는 크게 문제가 될 것이 없습니다. 또한 현재 예조에 근무하면서도 성실히 자신이 맡은 바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묵향이 대과 시관을 맡고 있는 관계로 대과 일정이 끝나는 대로 무관으로 전환토록 하겠습니다. 무관 인사에 대하여 아룁니다. 작일 봉직랑 성삼문이 관직을 신청하였습니다. 이에 성삼문을행군기시직장으로 사령코자 합니다. 병조에 신 혼자서 모든 병조 업무를 감당하고 있으니 성삼문으로 하여금 신의 업무를 보조케 하고자 합니다.' 하니, 전교하기를, "재가한다. 모두 계청대로 시행하라." 하였다. 7월 10일 병신(丙申)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7월 11일 정유(丁酉)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7월 12일 무술(戊戌)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7월 13일 기해(己亥)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과의교의 장지용이 행군기시부정 겸훈련원첨정 이운을 통해 자송문을 올려 아뢰기를, "경기도 과의교위 신 장지용, 엎드려 삼가 신의 잘못을 뉘우치며 자송하는 글을 올립니다. 말은 모든 화(禍)의 근원이 된다고 들었습니다. 신의 잘못은 바로 이것입니다. 일전에 시호법을 운운하며 말을 했던것도 그러니와, 말을 잘못하여 지금의 이 지경이 된 사건을 되새겨보니 그것은 이제 잊고 싶을래야 잊을 수 없는 사건이 되었습니다. 신은 그동안 파직과 불서용으로 인하여 인천부의 자택에 외부와의 연락을 거의 끊고 칩거하면서 이 사안이 왜 그랬는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그제서야 신의 잘못이 왜 잘못이었는가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신성한 시호법을 사사로이 쓰는것은 피휘에 버금가는 결례라는것을 배웠고, 별단은 어전에서만 써야 한다는것을 배웠습니다. 또한 아조와 민국의 경계선상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그렇지 않다라는 사실도 깨달았습니다. 신의 잘못의 근원은 아조와 민국의 경계선상을 잘못 넘었기 때문일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신은 그 화를 불러 분노케한자들을 찾아서 사죄의 말을 전하려 했으니 최근 잇달은 인사들의 졸서로 인하여 그것을 이루지 못하여 매우 아쉬울 뿐입니다. 왜냐면 그 일과 연관된 인사들이 대부분 최근 졸서한자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불충은 저는 이것을 씼고 이제 다시 나아가고자 합니다. 그리하여 이조와 사헌부까지 거든 신의 복직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관원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다시한번 언급하지만, 말은 만사의 화의 근원이며 화를 그렇게 일으킨 신의 잘못은 백번 정형을 당할지언정 잊지 말아야 한다는것입니다. 앞으로는 말 조심을 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특히, 민국에서 불손한 말을 하였다고 두번이나 형조에 고발하였던 신의 명예에도 이번에 먹칠이 되었으니, 이제 그것을 씻을 수 있도록 전하께서 하해와 같은 은혜를 베풀어주셨으니, 이 기회에 먹칠하지 않는, 아니 먹칠을 씻을 수 있는 관원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하니, 전교하기를, "병조에서 전결하라." 하였다. 7월 14일 경자(庚子)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행봉상시첨정 겸세제상정도감낭청 임랑이 사직을 청하는 차자를 올려 아뢰니, 비답하기를, "도감 문제는 사직차에 간단히 몇 줄 적는 것으로 처리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호조에서 작년 12월에 보고한 재정 출납 계본에 따르면 개국618년과 개국619년의 연평균 지출 금전이 8-9만 냥에 달하였다. 이러한 지출을 감당하고도 약간의 여유가 있을 정도로 재정 규모가 넉넉해야 한다. 사직하려는 뜻은 잘 알았으니, 대과 직후의 종묘 제례까지 차질 없이 업무를 완수하기 바란다. 사직 재가는 제례 계본에 명하도록 하겠다." 하였다. 7월 15일 신축(辛丑)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행군기시부정 겸훈련원첨정 이운이 무관 인사에 대하여 계목을 올려 아뢰니, 전교하기를, "한 관청을 책임지게 하기에는 아직 부적합한 자이니, 소속 관원으로 의망하라. 지방관 차송은 하급 관원의 소임을 잘 수행한 후에나 검토할 일이다." 하였다. ○ 충청도도사 서민교가 충청ㆍ강원 양도의 현황에 대하여 삼가 전하께 장계를 올려 아뢰니, 비답하기를, "장계한 내용을 잘 알았다. 계획대로 사업을 진행하고, 업무 공백이 있는 인근 지역에 대한 행정 처리도 중앙 관청과 협의하여 적극적으로 시행해야 할 것이다." 하였다. 7월 16일 임인(壬寅)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승정원에서 주관하여 22일까지 제79차 윤대를 진행하였다. * 16일 행형조심률 겸세제상정도감낭청 한명회가 형정 업무에 보조자료로 활용하고자 간단한 지침을 만들고 있음을 아뢰었다. * 18일 동부승지 박연이 승정원과 공조에는 특별한 일은 없음을 아뢰었다. * 18일 행봉상시첨정 겸세제상정도감낭청 임랑이 대과가 시행 중임을 아뢰었다. * 18일 행군기시부정 겸훈련원첨정 이운이 관청의 수장에 대하여 아뢴 뒤 평정을 청하고 무관인사에 대하여 아뢰었다. * 18일 행내수사별좌 김관이 문관인사에 대하여 아뢰었다. * 18일 상(上)께서 전교하기를, "이조와 병조에 승정원 관원 의망을 명한 것이 지난 초1일이다. 마땅한 관원이 없으면 없다는 계목이라도 있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속히 계하고, 병조의 무관 인사는 계청대로 하라." 하였다. * 18일 행봉상시첨정 겸세제상정도감낭청 임랑이 아뢰기를, "호조에서 아뢴 지난 618-619년 기준 재정 출납과 현재의 재정 출납에는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올해 1분기 산출액을 기준으로 1년 세출(녹봉과 행사지출, 정병수당 등의 합)을 유추한 결과 48380냥이었습니다. 금전 구휼과 같이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는지라 1-200냥을 더하여 산출한 결과입니다. 큰 일이 있지 않는 한 세출이 5만냥을 넘어가지는 않을 것이라 보여집니다. 1년 세입은 명의가 기록되는 각 관아에서 거둬지는 전결-결작세 그리고 선혜청에 납부되는 시전세 등의 금전 1과 명의가 기록되지 않는 금전2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금전1의 세입은 26560냥이고 금전2의 세입은 33076냥으로 전체 1년 세입은 59636냥입니다. 세입이 세출보다 11256냥의 여유가 있습니다. 당시 호조에서 계한 재정출납과 작금의 출납이 차이를 보이는 것은 녹봉 때문인 것으로 사료됩니다. 당시에는 녹봉을 받는 관료 수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618년에는 근무하는 문관수도 20명 가까이 되었으며 무관 또한 10명이상 근무하여 문무관이 합하여 30명 이상이 되었습니다. 하여 당시에는 녹봉 지급이 대략 1만 5천냥 - 2만냥 가까이 소모되었기 때문입니다. 허나 작금의 조정은 어떠합니까. 1분기 녹봉 지출이 9830냥 뿐입니다. 본조의 구조상 관료 1명이 배출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인데 기존에 근무하던 많은 관원들이 사망을 하거나 재야에 은거하고 있을 따름입니다. 또한 세입에 있어서도 618년 과는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지금은 본조의 경제제도에 자동화 체제가 자리를 잡아 농사를 지을 때마다 일정량이 전적세, 결작세라 하여 자동으로 적립되고 있으며 양도세 또한 자동으로 적립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세제상정도감의 존재 이유가 세입과 세출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었습니다. 지난 618년과는 달라진 현재의 기준에서 볼 때 충분히 세입과 세출이 균형을 맞추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오히려 세입이 1만냥 이상 여유가 있는 상태입니다. 만약 세입과 세출의 균형을 맞추고자 하신다면 세제를 도입하여 조정의 업무량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녹봉을 일정량 감하는 것이 합당하다 할 것입니다. 도감을 폐하시고 일정량 녹봉을 감하는 방안을 상량(商量)하심이 어떠하겠습니까. 이는 조정 업무의 간소화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하였다. * 18일 행사헌부지평 겸세제상정도감낭청 이수현이 지방감영 감찰에 대하여 아뢰었다. * 18일 행호조산사 겸세제상정도감낭청 라우주가 아뢰기를, "현재 상시업무 외에 녹봉업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각 감영의 신규백성에 대한 안내 업무에 대해 점검하였습니다. 더불어 호구 및 유효인구 증대에 관한 토론회를 황해감영의 협조를 얻어 호조에서 주관하여 현재 진행중에 있습니다." 하였다. * 19일 상(上)께서 전교하기를, "조정 관원의 증감은 때에 따라 얼마든지 변하는 것이고, 지출 규모가 9만 냥에 달하였던 것은 오래전이 아니라 바로 작년이다. 또 상정도감을 개청한 것이 올해 2월인데, 당시의 재정 적립 방식이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았고 세입과 세출에 관한 정보가 없었던 때도 아니다. 폐청을 거듭 주장하는 것은 도감 업무에 의지가 없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 도감 사무는 주무 관청인 호조 낭관이 주관하라." 하였다. * 19일 행봉상시첨정 겸세제상정도감낭청 임랑이 아뢰기를, "다음달 7일에 종묘제례를 시행하고자 합니다. 제례유사는 신이 맡으며 전하께서 친림하실 경우 대축관은 내수사별좌 김관, 아헌관은 동부승지 박연, 종헌관은 군기시부정 이운으로 차정하고자 합니다. 전하께서 친림하지 않으실 경우 초헌관은 동부승지 박연, 아헌관은 군기시부정 이운, 종헌관은 사헌부지평 이수현으로 차정하고자 합니다." 하였다. * 19일 행군기시부정 겸훈련원첨정 이운이 무관 인사에 대하여 아뢰었다. * 20일 행내수사별좌 김관이 문관 인사에 대하여 아뢰었다. "종묘제례 친림에 대한 예조의 의견은 무엇인가. 행차 준비와 관련하여 병조 등과 협의가 있어야 할 사안이므로, 친림하는 것으로 어전에서 결정한다고 해서 바로 시행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에 대한 의견을 계하도록 하라. -이조의 지방관 관할 대행에 관한 건을 재가한다. 앞으로 이러한 사항에 대하여는 이조에서 전결하라. 병조의 가주서 의망 역시 계청대로 시행하고, 가주서가 선임되면 이조에서 동부승지를 공조참의 겸성균관대사성으로 체직하라." 하였다. * 20일 행봉상시첨정 겸세제상정도감낭청 임랑이 아뢰기를, "전하께서 친림을 하신다면 마땅히 병조 등과 제례 일정 및 어가 행차 일정, 절차 등을 협의하고자 합니다." 하였다. * 20일 행내수사별좌 김관이 관원 휴가에 대하여 아뢰었다. * 20일 행군기시부정 겸훈련원첨정 이운이 아뢰기를, "제례에 대하여 아룁니다. 제례에 대해서는 우선 예조와 협의한 후에 차후 행차 호종에 대해 아뢰도록 하겠습니다." 하였다. * 21일 상(上)께서 전교하기를, "종묘제례는 일단 친림하는 것으로 진행하고, 이조의 문관 휴가 계청은 그 기간이 한 달에 달하니 오위 체직으로 시행하라. 성균관 가동에 대해 예조에서도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것으로 윤대를 마친다." 하였다. 7월 17일 계묘(癸卯)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7월 18일 갑진(甲辰)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7월 19일 을사(乙巳)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7월 20일 병오(丙午)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7월 21일 정미(丁未)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7월 22일 무신(戊申)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7월 23일 기유(己酉)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행호조산사 겸세제상정도감낭청 라우주가 사직을 청하는 차자를 올려 아뢰니, 비답하기를, "후임으로 마땅한 관원이 있을지 모르겠다. 시관 직임을 마친 후에도 다만 얼마간 후임이 부임할 때까지 소임을 다하기 바란다. 이조, 병조는 호조 관원을 의망하여 들이도록 하라." 하였다. 7월 24일 경술(庚戌)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7월 25일 신해(辛亥)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7월 26일 임자(壬子)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7월 27일 계축(癸丑)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7월 28일 갑인(甲寅)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행군기시부정 이운이 제38차 대과 결과 등에 대하여 계본을 올려 아뢰니, 전교하기를, "계한 바를 잘 알았다. 시관 혜택과 무관 인사 모두 계청대로 시행하라." 하였다. 7월 29일 을묘(乙卯)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7월 30일 병진(丙辰)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7월 31일 정사(丁巳)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조봉대부 행승정원주서 황희가 쓰다. 개국620(2011)년 11월 13일 기록 : 조봉대부 행승정원주서 황희 |
http://www.1392.org/bbs?sajor11:5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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