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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인하
[승정원/가주서] 승정원일기 : 개국612(2003)년 11월
승정원에 배속된 관원이 없음(無)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이조참의 정재안이 외관직 임명 등에 대하여 계본을 올려 아뢰기를, “현재 지방관 다수가 공석이라 지방이 크게 황폐한 현실에서 다행히 동지중추부사 덕수군이 지방관 근무를 희망하였기에 주상전하께 아뢰옵니다. 현재 지방관대행이 사망신고한 한성부와 오래도록 지방관이 비어있는 평안도에 지방관이 시급하오니 한성부 또는 평안도에 제수하여 주시기를 청하옵니다. 덕수군의 능력은 익히 검증된 바이오니 큰 문제가 없을 것이며 지방의 부흥에 좋은 계기가 되리가 사료되옵니다. 아울러 공조좌랑 최사강에 대해 양사의 서경을 거쳐 홍문관 부교리에 발령하였사옵니다. 현재 홍문관에 수찬 이찬형이 있지만 혼자서 홍문관의 업무에 어려움이 있을 듯하여 최사강을 발령하였사옵니다. 최사강의 재주라면 이찬형과 협력하여 홍문관에서 그 능력을 보일 수 있으리라 사료되옵니다. 아울러 정2품 자헌대부에 오른 한양군 조조가 9월 넷째주 문관 정기 평정에서 가계(상중/8.00)점을 받았나이다. 이는 한양군이 자헌대부에 오른 후, 두번째 실시된 평정의 결과이옵니다.”라고 하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동추 덕수군 이완을 곧 평안관찰사 겸병마수군절도사로 명하도록 하겠다. 토관직 제도의 정착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외에 아뢴 내용은 잘 알겠다.”라고 하였다. 11월 2일 기묘(己卯) 승정원에 배속된 관원이 없음(無)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11월 3일 경진(庚辰) 승정원에 배속된 관원이 없음(無)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강원도 유생 조광윤이 계미상소를 올려 아뢰기를, “성상께서는 황천후토(皇天后土)의 도움과 성조(聖祖)들의 보우하심으로 5백년 기업을 물려받으시어 새롭게 종사를 세우셨으니 만방의 큰 기쁨이요, 이 나라 창생(蒼生)들의 오랜 숙원을 이루셨나이다. 또한 간악하고 흉포한 도이들의 만행의 원수를 갚으시어 선왕들의 원한을 갚으셨나이다. 이 모두가 성상의 크신 공덕(功德)일 것입니다. 성상께서 역대 조종조의 위패를 종묘에 모시고 천하에 이를 널리 알리니 기뻐하지 않는 자들이 없었다 들었나이다. 이는 성조들의 은혜가 하해와도 같아 삼천리 방방곡곡 전해지지 않은 곳이 없었으며 신문성무(神文聖武)로 사이(四夷)들을 교화하고 평정하시어 본조의 위엄이 천하에 크게 울리게 하셨으니 옛날 주국(周國) 문,무왕(文,武王)의 공덕이 이에 비하겠나이까. 그러한 성왕들의 높으신 공덕이 지금에 이르러서도 사라지지 않고 창생들의 가슴속에 남아 있었기에 창생들의 기쁨이 마치 자신의 일인 듯 기뻐하지 않았나이까. 하오나 당금에 이르러 조정의 면모가 쇄진하여 공사(公事)가 다단(多端)하기 일쑤이니 이는 성상의 성세에 크나 큰 누가 될 것이옵니다. 수많은 조정의 백관들이 사직하고 낙향하여 자신을 내보이지 않고 있으니 참으로 망극한 일이옵니다. 성상께서 큰 기업을 받드신지 벌써 네 해를 지났사오나 아직도 이 나라 종사는 반석위에 굳게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사오니 이는 이 나라 창생들의 큰 근심이 아닐 수가 없나이다. 조정의 백관들은 사직을 마치 주머니에서 물건 꺼내듯 쉽게 여기고 있사오며, 중책을 맡은 조신들은 종사를 위해 일만 가지의 계책을 내어 종사의 안위(安慰)를 돌봐야 할 것 이온데 오로지 자신의 안위를 위하여 서로가 관직만을 높이고 백성들 앞에서 권위만을 내세우려 하고 있으니 어찌 창생들이 편한 마음으로 조정에 복종하오리까. 또한 조정에서는 백성들을 위한 계책들은 내지 못하고 있사오니 백성들의 생활이 어찌 윤택할 수 있겠나이까. 각 지방은 황폐해진지 오래이며 팔도의 각 고을에는 도신(道臣)들의 자리가 비어있어 고을 감영의 마당에는 잡초만이 무성하고 송사나 민의들은 쌓이고 쌓인지 오래이니 어찌 백성들이 편안히 생업에 종사할 수가 있겠나이까. 그마저 도신들이 부임한 곳조차 잠시 왕성한 활동을 보이는 듯 하다 다시금 원점으로 돌아가 황폐해지는 경우가 다반사요, 도신들 역시 도정에 의욕을 잃고 등한시 할 정도이니 이러고서 어찌 이 나라 종사가 반석위에 굳건하게 세워졌다 하겠사옵니까. 하옵고 정기적으로 시행되는 소과(小科) 및 대과(大科)조차 그 응시가 저조하니 이는 백성들의 마음이 어떠하고 이 나라 종사의 현실이 어떠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 아니겠나이까. 성상께서는 이러한 난국을 밝게 헤아리시고 살피시어 혁파할 것은 혁파하고 없앨 것은 없애시어 진정으로 이 나라 백성들이 성상과 조정의 공덕을 칭송하며 생업에 종사할 수 있게 하시옵소서. 백성들이 바라는 것이 무엇이겠나이까. 이 나라 종사가 반속위에 굳건하게 세워지는 것일 것이옵니다. 이를 위해서는 관과 민이 합심하여 지금의 어려운 난국을 풀어갈 수 있는 지혜를 모아 계책을 내어야 할 때이옵나이다. 이러한 때에 신이 강원도 원주목사의 천거제의를 받았사오나 감히 조정의 은혜를 받들기에는 부족한 바가 매우 크기에 선뜻 조정의 은혜를 받들지를 못하였나이다. 신이 재야에서 아무런 공적을 세우지 못하고 유유자적 세상의 모든 근심을 잊으며 지내고 있사온데 어찌 조정의 크나 큰 은혜를 받아 조정에 출사할 수 있으오리까. 다행이도 재야에 은거하던 유학들이 조정의 은혜를 입어 평소 품고 있던 재능을 펼칠 수 있게 되었으니 이 모두가 성조들의 도움이요 종사의 큰 다행일 것이옵니다. 이처럼 재야에 은거하던 왕자지재들이 하나 둘씩 조정에 나오니 지금의 난국이 어찌 오래 가오리까. 강원도 향유 신 조광윤이 성상께 아뢰오니 성상께서는 중흥의 도를 널리 펴시어 본조의 중흥을 꾀하시옵소서. 먼저 춘조(春曹)와 도백들에게 명하시어 도성과 각 주현(州縣)에 학교를 열게 하여 나라의 학문을 크게 장려하시옵소서. 현재 각 지방의 학교들이 유명무실할 정도로 방치되어 있나이다. 무릇 학(學)이란 것은 바로 사람으로 사람 노릇을 배우는 것이옵니다. 편안하게 살면서 가르침이 없으면 곧 금수에 가깝게 됩니다. 그러므로 상(庠), 서(序), 학(學), 교(校)를 삼대(三代)가 함께 하였던 것입니다. 본조도 문치(文治) 6백 년 동안 학교를 설치하는 일이 바로 교화의 근본이 되었으니 찬란하여 볼 만하였나이다. 하오나 근래에는 학교의 정사가 닦이지 않아 교화가 침체되고 풍속이 무너져 버렸나이다. 말이 이에 미치니 근심과 탄식을 어찌 다 말할 수 있겠나이까. 또한 성상께서도 정학(正學)을 숭상하시옵소서. 군왕의 치도(治道)가 이로부터 생겨나는 것이요, 교화가 이로부터 베풀어지는 것이라 들었나이다. 옛날 성왕들의 천하를 다스리는 큰 원칙과 큰 법이 모두 학문에 있었으니, 전날의 감계(鑑戒)를 징험하는 것도 반드시 이를 통해서이고 훗날의 일에 대한 스승도 이를 통해서입니다. 만약 성상께서 몸소 솔선하여 배우시고 이를 바탕으로 조정의 백관들을 인도하지 않으신다면 국가의 치란과 백성의 고통을 어디로부터 들을 수 있겠나이까. 또한 아뢰오니 조야(朝野)의 기강(紀綱)을 바로 세우시옵소서. 기강이란 무릇 천지의 정도이니 군주는 신하의 강(綱)이 되고 아비는 아들의 강이 되고, 원형이정(元亨利貞)은 천도로서 강이 되고 인의예지(仁義禮智)는 인성으로서 강이 되는 것이니, 강의 강(綱) 됨이 이와 같이 중하고도 큰 것이옵니다. 과거 조정과 나라에 기강이 무너져 도이들이 선왕과 왕실을 능멸하는 만행을 보이는데도 감히 이를 탓하지 못하고 몸을 굽혀 강화를 하여 하늘이 슬퍼하고 백성들이 슬퍼하였으니 이는 모두 기강을 바로 세우지 못한 소치의 결과이옵나이다.《시경(詩經)》에 이르기를, ‘사방에 기강이 펼쳐진다.’ 하였으니, 삼가 바라건대, 성상께서는 한 사람에게 관작을 주고 한 사람을 형벌하시는 데도 삼가 천도(天道)를 받들어 사사로움이 없이 공경히 행하소서. 그리하여 가까이는 궁궐에서부터 윤리의 기강이 세워지고 조정에서 법의 기강이 세워지면, 온 나라의 기강이 다 확립되어 군주는 군주답고 신하는 신하답고 아비는 아비답고 자식은 자식다운 도리가 해와 별처럼 환해지고 상하가 화목하여 원망이 없어져서, 저절로 정사가 닦여질 것이니 성조들께서 내리신 이 나라 종사가 어찌 만년사직의 대를 잊지 못하오리까. 또한 아뢰옵니다. 군자를 등용하고 소인을 물리치시옵소서. 군자와 소인은 얼음과 숯 같아서 서로 용납할 수 없으며 향초와 악취 같아서 서로 섞일 수 없으니, 소인이 등용되면 군자는 물러나고 군자가 등용되면 소인은 물러나는 것이니, 겸하여 수용하고 함께 기를 수 있는 것이 아니옵니다. 그러나 군자는 나아가기는 어렵고 물러나기 쉬우며 소인은 나아가기 쉽고 물러나기가 어려우니, 그 까닭은 무엇이겠습니까? 군자는 충직한 말로 임금의 귀를 거스르며 소인은 달콤한 말로 임금의 마음에 아부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잘 살핀다면 반드시 한쪽으로 치우치는 잘못이 없게 될 것입니다. 삼가 바라건대, 성상께서는 현인을 등용하는 데 출신을 가리지 마시고 간사한 이를 제거하는 데 의심하지 마시어, 산 속에 숨은 유일(遺逸)이나 초야에 묻힌 덕을 지닌 사람들로 하여금 그 재주를 지닌 채로 몸을 마치게 하지 마소서. 신이 아뢴 바처럼 정학을 숭상하시어 조정과 나라의 기강을 바로세우시고 현재(賢才)들을 등용하시어 본조의 중흥을 이루신다면 주성왕(周成王)과 한무제(漢武帝)가 세운 중흥의 공적이 어찌 성상의 공적에 미치오리까. 위에서 진달(進達)한 내용은 금할 수 없는 신의 간곡한 충심에서 나온 것이기에 수백리 길을 발을 싸매고 달려와서 우러러 구중궁궐에 호소하는 것이오니 삼가 바라건대, 천지 부모와 같으신 성상께서는 특별히 미천한 신의 생각이 공의(公議)임을 염두에 두시고 신의 충심을 밝게 헤아리시어 부디 본조의 중흥을 이루시옵기를 바라고 바라옵나이다.”라고 하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상소한 내용이 대개 마땅히 힘써 추진해야 할 것들이다. 그러나 학업을 장려한다든가, 기강을 세운다든가, 군자를 등용한다든가 하는 것들이 어찌 미처 알지 못해서 실현하지 못하고 있는 것들이겠는가. 교육을 일으키는 일처럼, 위에서 명령하고 당부한다고 하여 그대로 시행되는 성격의 사안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 군자를 등용하고 소인을 제외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어찌 행실이 군자에 이르지 못한 백성들을 조정 일에서 모두 배척하겠는가. 군자는 군자대로 필요한 곳이 있고 작은 일에 재능이 있는 소인은 소인대로 쓸 곳이 있기 마련이니, 다소 부족하더라도 하급 관직 가운데 어느 하나는 능히 맡길 수 있는 법이다. 군자로 하여금 그들을 조관(照管:보살핌)하고 다듬도록 한다면 또한 조정에서 좋은 풍토를 몸소 실행하는 경우가 될 것이기도 하다.”라고 하였다. ○ 병조정랑 신성룡이 백성 자천제에 대하여 계본을 올려 아뢰기를, “병조에서는 지방관 자천제에 대하여 자천제를 통한 지방관의 확충은 적절치 못하다고 생각하옵니다. 현재 지방의 관리 부족하여 없어 각도의 현직 지방관이 부족한 상황이오나 근자에 들어서 의정부등에서 전임 지방관들의 지방관 대행직 수행을 적극 권장하여 지난날에 비하여 지방관들이 임기가 지났음에도 성실히 수행하는 사례가 많사옵니다. 또한 지방의 황폐화를 걱정하여 근자에는 오히려 관직 신청시 외관직을 지원하는 사례가 많아 지는등 지방관의 확충을 자천제까지 동원하여 임시방편 처럼 인기있는 자를 앉히어 검증되지않은 모험을 하는것은 너무도 위험부담이 따른다고 생각되옵니다. 또한 이처럼 무리한 수를 둔다면 혹여나 지방의 어떤이가 악한 마음을 먹고 인기를 끌기위해 작당을 하고 모의를 하여 지방관으로 부임하고자 맘먹는다면 어찌하오리까. 하여 소신의 짧은 식견으로는 자천제를 실시하기보다 지방관들이 현직이나 대행직에 있을적에 각도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는 자들을 관속으로 삼거나 식견이 높은자들은 교육을 맡기는것을 장려하여 지방활성화에 참여시키고 좋은 활동을 보이는자들에게 천거의 기회를 높여주고 좋은 활동을 보인자들을 일반적인 천거보다 한자급 높은 품계를 제수하여 훗날 조정에서 크게 쓰임받은 자를 만드는것이 옳다 사료 되나이다. 진정으로 지역발전을 도모하는 자라하더라도 조정의 법도를 알고 따르기위한 기간이 필요한법이라 생각되오며 궁하다 하여도 격식과 도를 지키지 못한 자를 검증하지도 하지 않은체 한도를 관장시키게 하오신다면 현직에 있는 초입사 관직자들이 괴리감을 느끼지나 않을지 염려되옵나이다. 부디 성상께서 사료깊게 다시 살피시어 활용할수 있는 범위내에 쓰시도록 하시옵소서.”라고 하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의정부의 의견과 대체로 같다. 여러 백성들이 추천한 인재라 하더라도 검증 절차를 거친 후에야 지방관으로 사령하도록 하는 것이 공론인 듯 하니, 일단 유보하여 현행 제도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으로 결정한다. 관속이나 훈장으로 능력을 입증한 자에 대하여 출사(出仕:관직 진출)시 가점을 주거나 가계하는 것은 좋은 제도라고 여기니, 감안하여 시행하도록 하겠다.”라고 하였다. ○ 이조참의 정재안이 예조 인사와 지방관 자천제에 대하여 계본을 올려 아뢰기를, “현 예조수장인 좌랑 한종훈이 민국의 급박한 사정으로 인하여 이조에 사직을 제출하였사옵니다. 예조의 다른 관원들은 품계가 낮고 아직 초입사한지 얼마 안되어 예조 수장으로는 삼기 어려우며 따로 예조 수장으로 명할 만한 다른 참상관 이상의 관원을 찾기 어려운 실정이옵니다. 신이 일전에 계본을 올려 아뢰기를 동지중추부사 덕수군 이완을 지방관으로 삼기를 청하여 주상전하께서 평안감사로 삼도록 윤허하였사옵니다. 하지만 지금 이러한 상황에서 예조수장으로 삼을 만한 인물로 덕수군 외에 다른 인물을 찾기 어렵사옵니다. 덕수군은 현재도 승문원제조로 예조의 업무에 관여하고 있사오며 예조에서의 경험도 적지 않사오니 삼가 덕수군을 예조참판으로 명하여 주시기를 청하옵니다. 본인의 의중을 탐문한 결과 본인 또한 조정의 현실을 감안하여 예조 부임에 동의하였기에 신 주상전하께 청하옵니다. 지방관 임명도 중요한 일이나 경관의 핵심인 예조의 수장을 비워둘 수는 없는 일이라 삼가 아뢰옵니다. 아울러 일전에 하교하신 지방관 자천제에 대해 아뢰옵니다. 신은 지금 현 상태로서는 지방관 자천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사료되옵니다. 신 또한 행정력이 검증되지 않은 백성에게 갑자기 지방관을 임명한다는 것이 그다지 바람직하다고 사료되지 않사오나 지방관이 장기간 부재하거나 지방관을 대행체제로 장기간 운영하는 것은 더더욱 바람직하지 않다고 사료되옵니다. 역시 지방의 활성화는 지방관의 유무에 달려 있다는 것이 현재의 실정이오며 대행이 아닌 현직 지방관은 적은 형편이라 진정 지방의 활성화에 뜻이 있는 인물이라면 지방관을 한번 맡겨 시험하는 것도 나쁘지 않으리라 사료되옵니다. 주상전하께서 천거에 대해 하교하신 바대로 관원이 매우 부족하여 어느정도 재주가 있어도 중히 쓰여야 하는 상황인데 지방의 활성화에 뜻이 있으며 인망이 있는 인재를 쓰지 못할 까닭이 뭐가 있겠사옵니까. 그가 적당하지 않은 인재라면 임명 후에 얼마든지 그 직책을 거둘 수 있사오니 약간의 위험이 있다 하더라도 신은 지방관 자천제 역시 지방의 활성화를 위해서라면 마땅히 이루어져야 한다고 사료되옵니다.”라고 하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윤허하지 않는다. 예조 수장으로 마땅한 자가 없다면 새로 참상관이 부임하기 전례에 따라 임시로 홍문관에서 예조를 이끌도록 한다. 지방관 자천제에 관하여는 병조의 계본에 전교한 바가 있으니, 그리 알라.”라고 하였다. ○ 지중추부사 하빈군 이휘가 예조 수장 인사에 대해 차자를 올려 아뢰기를, “예조정랑 한종훈이 급히 사직하매, 이조 참의 정재안이 아뢰기를 작일 어명이 내려진 평안도 관찰사 덕수군 이완의 교지를 거두시고, 예조 참판에 변하여 명하여 주시길 청하였사온데, 신의 의견은 다름을 아뢰고자 하나이다. 대저 군주의 명은 그 무거움이 태산과 같아야 한다 들었습니다. 어제 내린 어명이 틀리고, 상황이 바뀌었다하여 오늘 내린 어명이 어제 내린 어명을 뒤집는다면, 그 어찌 왕명의 위엄이 설 수 있겠습니까? 신이 아뢰건데, 평안도 관찰사 이완은 그 직무를 그대로 수행하게 하시옵소서. 때 마침 공조 좌랑 최사강이 홍문관 부교리로 체직되었사온데, 최사강이 예조 수장의 직무를 대행할 수 있을 것이라 사료됩니다. 작년 5월 현 의정부 우참찬 한양군 조조가 홍문관 교리로 재임시 윤희승의 파직으로 공석이 된 예조 수장의 직무를 대행한 전례도 있사오니, 불가하지는 않을 것으로 사료되나이다. 최사강은 잠시나마 예조수장직을 역임한 바 있사옵고, 홍문관이 예조의 속아문이니 만큼 능히 당분간 예조 수장직을 역임하기에는 부족함이 없을 것이라 사료되나이다. 전하께서는 삼가 살피시고 세번 생각하시어 현명한 하교를 내려 주시옵소서.”라고 하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과인의 생각과 다르지 않소. 그대로 전교하였으니, 심려를 거두어도 좋을 것이오.”라고 하였다. 11월 4일 신사(辛巳) 승정원에 배속된 관원이 없음(無)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병조정랑 신성룡이 한성판윤 임명 등에 대하여 계본을 올려 아뢰기를, “지난 8월, 의정부 우참찬에서 물러나 중추부 지사로 실직에서 물러났었던 정2품 정헌대부 하빈군 이휘가 근자에 조정 어려움과 지방의 침체를 알고 재출사의 뜻을 비추며 한성부로 나아가기를 의망하였나이다. 하여 전하께 아뢰오니 하빈군 이휘를 정2품 한성판윤에 임명하시어 그간 수도의 면모를 잃었던 한양의 부흥을 도모 하시옵소서. 정헌대부 하빈군 이휘의 경력을 아룁니다. 하빈이 본관인 이휘는 1968년에 출생하여 개국 610년 3월에 입조한 자로서 제4차 대과 무과에서 을과로 급제하여 출사한 뒤, 경상도 검률. 형조 심률. 병조 용양위 부사정,부장. 병조 좌랑,정랑 .의정부,사인, 우참찬 등을 역임하였사오며, 녹훈도감 정사 등의 임시직을 수행한 바 있사옵니다 하울러 오랜기간 관직에서 물러나있던 함경도 종3품 보공장군 서양갑 또한 금번 민국에서 수능을 마치도 아조의 어려움을 알고 함경도로 재출사를 의망하였나다. 하여 전하께 아뢰오니 보공장군 서양갑을 함경도에 제수하여 주시길 청하옵나이다. 그간 아조와 전하를 위한 고굉지신들이오니 금번 이들의 출사로 장기간 침체되었던 아조의 지방들이 다시금 활기가 차고 번영할것으로 생각되옵니다.”라고 하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형조 인사가 우선 급하다. 형정(刑政) 경력이 적은 지중추 이휘를 형판에 명하고자 하니, 의중을 알아 보도록 하라. 맡아 행할 수 없는 사정이 있다면 전헌납 서양갑을 형조에 임명하도록 하겠다.”라고 하였다. ○ 승문원정자 신대치가 백성자천제에 대하여 상소를 올리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금번에 결정한 것은 일반적인 천거 제도를 말한 것이 아니다. 중인(衆人:여러 백성)에 의한 지방관 자천(自薦:스스로 천거)을 의미한 것이니, 따로 비답할 것이 없다.”라고 하였다. 11월 5일 임오(壬午) 승정원에 배속된 관원이 없음(無)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사헌부감찰 한백겸이 이조좌랑 박다은에 대하여 계본을 올려 아뢰기를, “이조좌랑 박다은은 개국 611년 9월 17일 홍문관정자직으로 조정에 출사하여, 형조와 지방관 등을 거쳐 개국 612년 6월 26일 이조 좌랑직에 임명받은 자이옵니다. 그러던 도중, 한양군 조조가 개국 612년 8월 22일에 의정부우참찬으로 부임을 하게 되면서 이조의 수장으로써 홀로 업무를 맡아보고 있었사옵니다. 활동을 하면서 업무처리에 대한 미숙한 점들을 종종 보이면서, 관직사령 과실(過失)과 더불어 평정업무의 누락(漏落) 등의 실수를 저지른 바가 있어, 개국 612년 10월 6일에는 관직사령과실로 인해 근무일수 20일을 감산된 경력이 있사옵니다. 또한 이조좌랑 박다은은 개국 612년 10월 11일, 전라도검률이 보고한 관속 해임 신청서를 처리한 것을 끝으로 지금까지 이조의 많은 업무를 방치(放置)함으로 인해 조정의 업무가 윤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 조사가 되어졌사옵니다 그러나, 일전의 미등청에 관한 사유로는 개국 612년 10월 31일 그가 어전에 올린 사직소를 살펴보았건데 민국에서의 건강 악화(惡化)와 학업적인 이유로 인하여 등청치 못하였음을 알 수가 있었사옵니다. 또한 헌부에서 조사하였사온데 이조좌랑 박다은은 금번 장기간 미등청이 있기 전까지는, 업무를 처리하는 태도와 관리로써의 성실한 면에 있어서 여러 관리들의 귀감이 되고 있었다는 것이 조사가 되어져 금번의 미등청이 고의(故意)적 태도가 아니였다는 것을 알수가 있었사옵니다. 전하, 이조좌랑 박다은이 본조가 어려운 상황에 있던 때에 조정에 등청하지 않아 업무를 돌보지 않았음은 대부의 반열(班列)에 오른 자로써 좌랑직을 파직(罷職)당해도 마땅하오나 일전에 사직(辭職)을 청하는 소(疏)를 보면 알수 있듯이 그의 민국적 상황이 어쩔 수 없었다는 것을 알수가 있사옵니다. 이에 헌부에서는 현 이조참의 정재안이 이조의 업무를 능히 처리하고 있사오니 좌랑의 사직소를 거두어 주시옵고, 업무를 방치함에 있어서는 직무유기(職務遺棄)의 죄를 물으시어 근무일수를 20일 감산하시는 것으로 맺어주시기를 주청(奏請)드리옵나이다.”라고 하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피하기 어려운 사정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업무가 중지되고 지체되어 발생한 일에 대해 그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계사대로, 근무일수 20일을 감한다.”라고 하였다. 11월 6일 계미(癸未) 승정원에 배속된 관원이 없음(無)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이조참의 정재안이 외관직 임명에 대해 계본을 올려 아뢰기를, “4월 호조참의를 마지막으로 실직에서 물러난 녹훈도감부사 해원군 최영이 지방관으로 다시 재출사를 희망하였기에 아뢰옵니다. 최근 조정의 어려움을 맞이하매 여러 당상관들이 이제 다시 출사하여 조정의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힘이 되고자 하오니 크게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사옵니다. 이에 아직 지방관이 비어있어 많이 황페해진 충청도 또는 경기도에 제수하여 주시기를 청하옵니다. 해원군 역시 전라도와 한성부의 지방관을 역임하고 조정의 여러 요직을 지내어 그 능력이 입증된 바 있사오니 침체된 지방 부흥에 큰 계기가 되리라 사료되옵니다.”라고 하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곧 경기관찰사에 명하는 교지를 내리도록 하겠다.”라고 하였다. ○ 함경도 보공장군 서양갑이 상소를 올리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상소한 바를 잘 알겠다. 극변(極邊)이라 상황이 여러 모로 어렵기는 하겠지만, 평안도와 더불어 토관직 제도를 적극 활용하여 현재 처한 함경도의 내외 형편이 개선될 수 있도록 하라.”라고 하였다. ○ 의정부우참찬 조조가 형조 인사에 대하여 차자를 올려 아뢰기를, “병조에서 지중추부사(知中樞府事)와 장군 서양갑(徐羊甲)의 의중을 탐문하여 별도로 고하겠으나, 신(臣)이 지중추부사의 관직신청서(접속체력)와 서장군의 상소를 살펴 볼 때 형조의 인사가 쉽지 않을 것으로 감히 판단되옵니다. 하여, 미흡하나마 신의 소견을 아뢰오니 차선책으로 상량하여 주시옵소서. 전(前)형조참의로 형조의 발전을 계획하다가 한 달만에 원주목사로 체임(遞任)된 이동진(李東珍)의 임기가 이 달 15일에 만료되오니, 원주목사를 다시금 형조참의로 기용하시어 장기간 파행적으로 운영돼 온 형조를 조속한 시일 내에 정상화시키도록 하여 주시옵소서. 머지 않아 천거가 완료되오면 관원의 충원도 가능할 것이라 사료되옵니다.”라고 하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형조 인사는 이조와 병조의 의견을 물어 매듭짓도록 하겠소.”라고 하였다. 11월 7일 갑신(甲申) 승정원에 배속된 관원이 없음(無)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병조정랑 신성룡이 형조 인사 등에 대하여 계본을 올려 아뢰기를, “지난번 지중추부사를 형조판서로 명하려고 하여 의중을 알아 보라 하신데 대하여 서찰로 알아본즉 오랜기간 경관직으로 부임하였음에 백성에게 보답하는 차원에서 외관직으로 나가려 한다고 하며 형조로 갈생각은 없다고 하옵니다. 하여 소신의 생각으로는 본인이 원하는대로 한성판윤으로 명하시어 수도를 굳건히 하심이 옳은줄 사료되옵니다. 또한 보공장군 서양갑의 경우에도 오랜기간 함경도로 부임을 원하였던 자리이니 만큼 더욱 열심히 다스리라는 뜻에서 함경으로 명하시고 의정부에서 차차에 이른데로 전 참의 이동진을 형조로 명하시고 금번 새롭게 천거되는 자를 골라 관료를 충원한다면 형조도 정상화 되리라 생각되나이다. 아울러 헌부에서 계사가 올라오리라 생각되옵니다만 전 형조좌랑 정치수에 관하여 아룁니다. 이미 지난날 전하께서 개국 611년 12월 12일자 전교에서 아래와 같이 이르셨듯이 '직임을 맡고 있는 신하로 갑자기 사망한 자는, 수장일 경우에는 관작을 삭탈 내지는 추탈하고, 일반 관원일 경우에는 당상은 당하 대부로, 당하 대부 또는 장군은 5품 이하 참상으로, 참상은 참하로, 참하는 종9품 말단으로 관작을 내린다. 업무를 인계하거나 사직을 허락받는 일 가운데 먼저 하나라도 행하고 죽은 자는, 수장일 경우에는 갑자기 사망한 휘하 관원의 경우에 준하고, 관원일 경우에는 품계를 3계 내린다. 단, 절박한 사정이 있는 자에 관하여는 다른 곳에서 이의가 제기되는 내용을 보아 적절하게 처결하도록 하겠다.' 정치수의 무책임한 사직은 엄중한 죄를 묻는것이 마땅할 것입니다. 하지만 정치수는 이를 알면서도 죄를 마땅히 받으려고 사직소를 내지 않았으며 그간 오랜기간 조정에서 근무하였던 점과 민국에서도 건강이 좋지 아니함에도 사직을 하지 아니하고 노력하려한 흔적이 보이오니 품계를 참상에서 참하로 내려 정9품 효력부위로 내리는 것으로 마무리 하여 주시옵소서.”라고 하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인사 문제는 병조의 계본대로 곧 교지를 내리도록 하겠다. 이조와 병조에서는 형조 관원 재구성에 전력을 다하도록 하라. 수장으로 마땅한 자가 있다면 즉시 아뢸 것이다. 정치수의 경우는 사태의 심각함을 알면서도 급서한 경우이니, 더욱 선처할 이유가 없다. 규례대로 적용하라”라고 하였다. 11월 8일 을유(乙酉) 승정원에 배속된 관원이 없음(無)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홍문관부교리 최사강이 대과시관징계계본(大科試官懲戒啓本)을 올려 아뢰기를, “금번 대과에서 문과에는 모두 4명의 시관들이 선정 되었사온데, 덕수군 이완과 봉훈랑 한종훈, 승사랑 한명회와 승사랑 김무현이 그들이옵나이다. 그러나 이 중에서 덕수군 이완과 봉훈랑 한종훈만이 시관직을 제대로 수행하였을 뿐 나머지 2명인 한명회와 김무현 등은 시관직을 불이행 하였사옵니다. 이에 신이 비록 몸은 홍문관에 있으되 임시 예조 수장으로서의 그 후속조치로 지난 5일 대과의 결과가 발표된 직후 이들 한김(韓金)의 무리에게 그동안의 미등청 문제와 대과 시관직 불이행에 관련하여 어제 7일까지 소명서를 제출할 것을 서찰로 통보하였사옵니다. 이제 소명서 제출의 기한을 넘기고 어전에 계본을 올리는 이 때, 오로지 한명회만이 소명서를 제출하였으며 김무현은 소명서를 제출하지 않음과 동시에 지난 10월 12일을 마지막으로 단 한번도 등청을 하지 않고 있사옵니다. 한편으로 한명회의 경우를 살피오면 그는 소명서를 제출하였으나 그의 소명서를 보건데 출사한지 3개월이 넘어가면서도 아직 제대로 업무파악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옵니다. 하여 등청만 하고 예조에서 지시된 업무는 하나도 실행한 것이 없사옵니다. 이에 신은 전하께 전례대로 이들을 파직(罷職)할 것을 청하옵니다. 비록 당금 조정의 상황이 극히 열악하여 이들이 파직된다면 예조에는 관원이라고는 홍문관을 제외하고 승문원 정자 신대치(承文院 正字 申大治) 단 1명만이 남게 되옵나이다. 따라서 차후 예조와 조정의 운영에 얼마간의 차질은 불가피할 것으로 사료되옵니다. 전하, 허나 본조의 현 사정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이번 일로써 한김의 무리를 일벌백계(一罰百戒)심을 본보기로 조정의 기강은 언제나 굳건함과 전하의 위엄은 어떠한 경우에도 엄강(嚴剛)함을 내외(內外)로 알리시옵소서. 신이 생각하시에 지금은 제신(諸臣)들과 백성들에게 이런 때일수록 더욱 더 그 몸가짐과 그 마음가짐을 바르게 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할 때라 생각하옵니다. 전하께오서는 대과 시관직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한명회와 김무현을 파직하시고 조정의 기강을 바로 세옵소서.”라고 하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전례에 따라 파직하는 것이 옳다. 규례대로 적용 시행하라.”라고 하였다. ○ 홍문관부교리 최사강이 의사자칭송계본(義死者稱頌啓本)을 올려 아뢰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역시 여러 모로 불합리한 점이 있는 듯 하다. 종전과 같이 의인(義人)이 있으면 개별적으로 칭송하거나 포상하는 것이 좋겠다.”라고 하였다. ○ 의정부우참찬 조조가 인재 천거에 대하여 계본을 올려 아뢰기를, “의정부에서 전하의 하교를 받잡고 각급 지방관들과 공조하여 인재를 탐문한 결과, 다음과 같이 4인의 동량을 천거(薦擧)하게 되었사옵니다. 또한, 상주(上奏)에 앞서 이조. 예조. 병조. 사헌부 등과 협의를 거쳤사오니 전하께서 인재들을 살펴보신 후, 직접 교지를 내리시는 것이 적절하다고 사료되옵니다. 금번에 천거한 인재들은 학식이 출중하다고는 할 수 없사오나, 본적지에서의 활발한 활동으로 지역 부흥에 크게 일조한 자들로서 시정(時政)과 역사 등에도 관심이 남다르고 기회가 주어진다면 출사하여 전하와 나라를 위해 헌신하려는 의지가 매우 강하옵니다. 이에, 관리로 등용하여 그 능력을 검증해 보시는 것이 적절하다고 사료되옵니다. 처음으로 신(臣)이 추천한 한성부 유생 박상진(朴商鎭)을 정9품 종사랑 형조율학훈도에 천거하옵니다. 포항이 본관인 박상진은 1976년에 출생하여 개국 610년 1월 18일에 호적신고를 완료한 자이옵니다. 다음으로 경상도판관 조운(曺雲)이 추천한 경상도 유생 양환모(梁桓模)를 정9품 종사랑 예조 승문원 정자에 천거하옵니다. 남원이 본관인 양환모는 1984년에 출생하여 개국 610년 3월 26일에 호적신고를 완료한 자이옵니다. 다음으로 충청도검률대행 한백겸(韓百謙)이 추천한 전라도 한량 민겸호(閔謙鎬:충청 이방)를 정9품 효력부위 형조율학훈도에 천거하옵니다. 여흥이 본관인 민겸호는 1986년에 출생하여 개국 610년 12월 5일에 호적신고를 완료한 자이옵니다. 마지막으로 경기도도사대행 신성룡(申星龍)이 추천한 경기도 한량 한신(韓信)을 정9품 효력부위 병조 군기시 부봉사에 천거하옵니다. 삼화가 본관인 한신은 1990년에 출생하여 개국 612년 9월 22일에 호적신고를 완료한 자이옵니다.”라고 하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계본을 윤허하오. 모두 9품으로 초임 품계가 낮으니, 1개월 가량 후에 업무나 활동면에서의 성과를 보아 1인을 선발해 평정과는 관계 없이 1계를 더하고자 하오. 때가 되면, 의정부에서 가장 우수한 1인을 추천하도록 하시오.”라고 하였다. 11월 9일 병술(丙戌) 승정원에 배속된 관원이 없음(無)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이조참의 정재안이 토관직 임명 등에 대해 계본을 올려 아뢰기를, “일전 평안도 유생 서상현이 평안도 토관의 품계를 제수받았습니다. 하지만 대전상의 규정이나 토관직 절목에서 토관의 관직 임명에 대한 사항이 다소 불분명하여 이에 대해 주상전하께 아뢰옵니다. 대전상에서는 "품계 승진과 관직 임명 등에 관한 사항은 경관직의 경우와 같다."로 규정되어 있어 봉작외에 참사, 섭사등 토관직으로 임명할 경우에는 유품자의 관직임명과 마찬가지로 관직신청을 통해 서경등을 거쳐 임명해야 하는 것으로 해석할수 있으며 절목에는 토관에게 품계를 내리고 해당 감영에 사령한다고만 규정되어 있고 토관직임명에 대해서는 규정되어 있지 않사옵니다. 주상전하께서 일전 우참찬의 계본에 하교하시기를 "특별한 관직 구분이 없이 단지 정해진 관속의 일을 행할 뿐이니, 따로 서경을 거치지 않아도 무방할 것이오." 라 하셔서 신은 서상현의 토관직임명의 경우 봉작사령만 하였으며 별도로 토관의 관직 임명은 하지 않았사옵니다. 하지만 토관의 품계를 내렸으면 이에 맞는 토관직 관직으로 사령하는 것이 보다 토관 설치의 의의에 타당하다 보여지며 관직신청 안내에서도 "평안도와 함경도의 관속에 임명될 경우에는 자동적으로 토관직(土官織) 품계와 관직을 받게 됩니다." 라 규정되어 있어 토관 관속이라 하더라도 관속직과 별도로 명예직으로 토관의 관직을 자동적으로 부여받는 것이 타당하다 사료되옵니다. 신의 소견으로는 토관직 임명 절차를 완화한 취지에 맞추어 양도의 관속직을 수행하는 토관에 한하여 토관 품계 승품에 따라 양사의 서경절차 및 평정예정일과 관계 없이 자동적으로 해당 품계에 맞는 토관의 관직을 임명하도록 하고 아울러 현재도 가능할 것이라 해석할 수 있지만 차후 분쟁을 예방하기 위해 토관의 관속으로서의 성격에 따라 토관의 품계를 가진 자에 한해서는 참상이상의 토관이라도 이방 등의 관속직을 수행할 수 있도록 예외를 두는 것을 명확히 해두는 것이 좋을 것이라 사료되옵니다. 아울러 11월 첫주 당상관 평정 결과에 대해 아뢰옵니다. 지난 7월 28일, 정2품 자헌대부에 오른 한양군 조조가 11월 첫째주 문관 정기 평정에서 가계(상중/8.00)점을 받았사옵니다. 이는 한양군이 자헌대부에 오른 후, 세번째 실시된 평정의 결과이옵니다. 다음으로, 원주목사 이동진의 평정결과를 삼가 아뢰옵니다. 지난 6월 21일, 정3품 통정대부에 오른 이동진이 11월 첫째주 문관 정기 평정에서 가계(상하/7.00)점을 받았나이다. 이는 이동진이 통정대부에 오른 후, 세번째 실시된 평정의 결과이옵니다.”라고 하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담당 업무가 관속 일로 한정되어 있이니, 아뢴 것과 같이 품계 변화에 따라 이조 또는 병조 명의로 해당 토관 관직을 자동 사령하는 것으로 하고, 토관직은 참상 참하를 막론하고 모두 관속직을 수행하는 것으로 한다. 다만, 토관직자가 일신상의 사유로 사직하거나 파직되었을 때에는 사령장을 회수하여 평정 기간에 반영하지 않는다.”라고 하였다. 11월 10일 정해(丁亥) 승정원에 배속된 관원이 없음(無)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이조참의 정재안이 형조 인사와 전서윤 추증에 대한 계본을 올려 아뢰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수찬 이찬형을 형조 수장으로 명하는 문제는 병조의 계본을 보아 결정하도록 하겠다. 홍문관이 논의를 중심으로 하는 한 관청인데, 관원이 수장 단독이여서야 되겠는가. 전서윤 이방원을 추증 및 추봉하고 추시하는 일은 그대로 시행할 것이나, 시호를 정하기에 앞서 반드시 행장(行狀)이 있어야 할 것이다. 전례대로 본가(本家)로 하여금 찬하게 할지, 동문이나 문인으로 하여금 짓게 할지, 아니면 조정에서 편찬할 것인지는 예조 등의 의견을 듣고 결정하도록 하겠다. 개명은 아뢴 대로 하라.”라고 하였다. ○ 의정부우참찬 조조가 사직소를 올리며 아뢰기를, “처음으로 의정부 운영에 대하여 아뢰옵니다. 지난날 전하의 옥체가 일시 미령(靡寧)하시어 임시방편으로 '의정부 서사제'를 시행하여 왔으나 신 등이 미흡하여 큰 성과를 거두지도 못하였으며, 작금엔 전하께서 친히 국정(國政)을 관장(管掌)하고 계시오니 다시금 '육조 직계제'를 시행하시는 것이 타당하다고 사료되옵니다. 다음은 녹훈도감 운영에 대하여 아뢰옵니다. 현재 녹훈도감은 의궤(儀軌) 편찬사업을 진행하고 있사온데, 부사 이동진(李東珍)이 일찍부터 신을 도와 편찬사업을 주도하였사오니 부사 이동진을 정사로 기용하시어 편찬사업을 마무리할 수 있게 하여 주시옵소서. 다음은 '지역별 특색화 제도' 존폐에 대하여 아뢰옵니다. 신이 전하의 하교를 받잡고 지역별 특색화 제도 존폐에 대한 조야(朝野)의 일부 의견을 수렴한 결과, 제도의 폐지. 개선 등으로 의견이 분분하여 쉽게 결론을 도출할 수는 없었사옵니다. 이에, 좀 더 시간을 가지고 논의하여 조정의 공론을 모으는 것이 적절하다고 사료되옵니다. 다만, 신의 소견으로는 지역(본적지) 단위로 융화(融和)되어 지역민(地域民)간에 자유로운 주제를 논(論)하고 서신을 교환하며 친목을 도모하던 백성들이 지역별 주제에 따라 관심지역으로 옮겨 다니며 광역(廣域)적인 활동을 전개하다 보니 지역의 융화를 크게 저하시켜, 각급 지역의 고른 발전을 위해 시행했던 제도가 오히려 일부 지역의 발전을 크게 저해시키는 결과를 초래하였다고 사료되옵니다. 하여, 지역별 특색화 제도를 폐지하여 백성들이 예전처럼 소속지역에서 소속감을 갖고 자유로운 주제로, 자유로운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보장해 주는 것만이 각급 지역의 고른 발전을 도모하는 방안이라고 사료되옵니다. 마지막으로 11월 과거 시행에 대하여 아뢰옵니다. 신이 예조 및 병조와 협의하여 11월 과거는 소과(小科)를 시행하고, 민국의 학사일정을 고려하여 개국612년 11월 20일(목)부터 11월 26일(수)까지 만 7일간 시행하는 것으로 정하였사옵니다. 시관 및 시제는 14일까지 예조와 병조에서 별도로 계하도록 조처하였사옵니다.”라고 하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의정부서사제(議政府署事制)를 중단하고 다시 육조직계제(六曹直啓制)를 시행하는 문제는 차자 하나에 비답 한 장으로 결단할 사안이 아니오. 홍문관을 비롯한. 조정 육조의 공론을 묻지 않을 수 없으니, 그 의견을 기다린 후에 결정하도록 하겠소. 우참찬의 사직은 후임관 임명 문제가 걸려 있으므로 육조직계제 시행 여부를 보아 가납하는 것이 좋을 듯 하오. 힘들더라도 몇일 간 더 수고하여 주시오. 지역별 특색화 제도는 폐지 후에 예전과 같은 형태로 환원하는 것이 좋을 듯 하나, 계본이 지나치게 간략하므로 달리 전교를 내리기가 어렵소. 대체 의견 수렴이나 논의가 어떠하였기에 정식 계본이 없이 사직소에 겸하여 올리면서 그 문장이 한두 줄에 그친단 말이오. 제15차 소과는, 가능하면 과거가 열린 금월 안으로 입격자를 발표하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할 것이니, 17일부터 23일까지 시행하는 것이 좋을 듯 하오. 민국 학교의 기말고사 학사 일정을 고려하여도 기간을 앞당기는 것이 좋을 것이라 생각하오.”라고 하였다. 11월 11일 무자(戊子) 승정원에 배속된 관원이 없음(無)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11월 12일 기축(己丑) 승정원에 배속된 관원이 없음(無)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11월 13일 경인(庚寅) 승정원에 배속된 관원이 없음(無)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의정부우참찬 조조가 특색화 제도의 존폐에 대하여 아뢰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주제를 개편하자는 것은 현행 제도상의 문제점을 그대로 안고 가자는 것이나 다름 없소. 특히 역사를 중심으로 개편할 경우에는 사이트 차원에서 설정한 다른 공간(역사세상)과 중첩되는 문제도 걸려 있으니, 결코 현명한 대책이라 할 수 없소. 일단 지역별 특색화 제도를 폐지하는 것으로 대계(大計)를 확정하도록 하겠으니, 그리 아시오. 추후로는 별단이 아니고서는 과장(科場:과거)에서 금지하고 있는 이러한 보고서 형식이나 문체의 계본이 없기를 바라오.”라고 하였다. ○ 강원도원주목사 겸원주병마첨절제사 이동진이 육교직계제에 대하여 장계를 올려 아뢰기를, “예로부터 의정부서사제는 주상께옵서 옥체(玉體) 미령(靡寧)하시옵거나 보령(寶齡)이 어리신 중에 보좌(寶座)에 등극(登極)하신 경우에 시행하는 것이 상례(常例)이었사옵나이다. 아조(我朝)에서 의정부 서사제를 시행한 연유(緣由) 역시 과거 전하께옵서 옥체 미령하시어 편전(便殿)에 납시지 않으시는 기간이 길어짐에 조정대사가 파행(跛行)을 겪게 되었사옵고 이를 우려한 조정신료들이 그러한 파행을 미연(未然)에 방지하고자 고심 끝에 시행한 것이었으니, 현재는 전하의 옥체도 강건(剛健)하옵고 정사(政事)를 돌보심에 문제가 없으시니 마땅히 의정부 서사제를 폐하시옵고 육조 직계제를 시행하심이 마땅할 것이라 사료되옵나이다. 현재 의정부의 업무를 되돌아보면 대부분의 업무가 전하의 하교(下敎)를 받잡아 조정 내의 논의를 주도하는 것과 어명(御命)의 시행을 독려하는 것, 그리고 매월 공이 있는 자와 그렇지 못한 자를 가려 근무일수를 가감(加減)하는 포상(褒賞)을 일부 시행하는 것 외에는 뚜렷한 사무가 없으니 이것이야말로 행정의 낭비요 옥상옥(屋上屋)의 처사가 아닌가 생각하옵나이다. 또한 당금(當今)에 있어 전하께옵서 만사(萬事)를 친람(親覽)하시옵고 육조의 사무에 손수 응대하심에 부족함이 없으시오니 굳이 의정부 서사제를 시행하여야할 연유를 알지 못하옵나이다. 하오니 의정부를 폐하시옵고 육조를 친히 돌보시어 전하의 성덕(聖德)이 만천하에 가득하도록 하심이 마땅할 것이옵나이다. 의정부를 폐함으로 조정의 수장이 없음을 저어하신다면 육조의 수아문(首衙門)인 이조의 당상관으로 하여금 조정의 수장을 대신하거나, 육조의 당상관 중 선임(先任)으로 이를 대신케 하신다면 문제가 없을 것이옵나이다. 또한 우참찬 한양군 조조의 사직이 윤허(允許)를 얻게 되오면 아경(亞卿) 이상의 당상관들이 모두 외직(外職)으로 나아가 있는 현실에서 이를 대신할 중신(重臣) 또한 없는 형편이오니 결국 의정부를 잠시라도 비워둘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 할 것이옵나이다. 하오니 전하께옵서 깊이 혜량하시어 육조직계제를 시행하옵기를 신 이동진 감히 주청(奏請)드리옵나이다.”라고 하였으나 상(上)께서 유중불하(留中不下)하였다. ○ 의정부우참찬 조조가 소과 시관 편성에 대하여 계본을 올려 아뢰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소과 이상 미입격자는 제외하는 것이 좋겠고. 고쳐 시행하도록 하시오.”라고 하였다. 11월 14일 신묘(辛卯) 승정원에 배속된 관원이 없음(無)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이조참의 정재안이 육교직계제에 대하여 계본을 올려 아뢰기를, “작년 4월 의정부서사제가 시행된 이후 하빈군과 현재 한양군이 차례로 의정부수장을 맡아 조정을 이끌어 오며 나름대로 조정의 안정화에 기여하였사옵니다. 하지만 현재 한양군이 지병으로 인해 의정부 수장직을 사임하여 의정부 서사제가 계속 되기 어려울 지경이옵니다. 당시 의정부서사제를 시행한 까닭이 주상전하께서 편전에 납시지 않는 기간이 장기화되어 조정의 운영에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에 임시로 서사제를 시행한 것이옵니다. 비록 의정부서사제가 육조를 통괄하고 조정의 중론을 모으는 긍정적인 기능을 하고 있으나 현재 한양군이 병고로 사직하면 다른 당상관들은 거의 외직에 나가 있거나 다른 직임을 맡고 있어 의정부의 역할을 수행하기 어려운 형편이옵니다. 또한 현재 주상전하께서 자주 편전에 납시어 정무를 처결하오니 막힘없이 정무가 흐르고 있사옵고 의정부의 기능 또한 목사 이동진이 아뢴 바처럼 주상전하의 하교를 받자와 조정의 공론을 모으는 것이오니 역시 당장 필요하다고 보기 어렵사옵니다. 이러한 역할은 사안에 따라 육조의 수장이 관장하면 될 것이옵니다.”라고 하였으나 상께서 유중불하(留中不下)하였다. ○ 승문원정자 양환모가 일본의 문호개방에 대하여 상소를 올리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상소로 주청한 내용은 그대가 소속된 예조에서 힘써야 할 일이 아닌가. 관청을 통하지 않고 이렇듯 문득 상소하는 이유를 알지 못하겠다.”라고 하였다. ○ 함경도 갑산도호부사 서양갑이 토관직 천거에 대하여 장계를 올려 아뢰기를, “신이 아뢰올 자는 도내 백성 이순지(李純之)이옵니다. 이순지는 얼마전 11월 8일 본조에 입조하였사온데, 그간 본조의 통념상 입조한지 얼마 안되는 백성이 관속에 임명되는 경우는 드물었사옵니다. 하오나 신이 그를 살펴본 즉, 사조에 대한 의욕이 넘치고 특히 상황이 열악한 현 함경도를 위해 훈장지원서를 자청하여 이미 민립서당인 쌍수서당(雙修書堂)의 훈장으로 예조의 처결을 받았사옵니다. 비록 입조한지 일주일 가량밖에 지나지 않은 백성이오나, 신의 그간의 본조활동을 통해 살펴본 바에 의하면 입조한지 얼마되지 않은 이들중 그 의욕이 남다른 자들 중에 인재가 많았사옵니다. 또한 현 함경의 사정이 매우 어렵고, 신입 백성인 이순지의 그 적극성을 높이 사서 토관직에 임명하고자 하옵니다. 함경도 백성 이순지를 종9품 토관직 문반으로 천거하오니 전하의 윤허를 바라옵니다.”라고 하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장계를 윤허한다. 반드시 실효가 있을 수 있도록 조관(照管:관리)하라.”라고 하였다. ○ 병조정랑 신성룡이 형조 인사와 빈청 논의에 대한 계본을 올려 아뢰기를, “먼저 전좌랑 정치수의 사망으로 인해 공석이 된 형조에 대해 아뢰옵니다. 현재 무관으로 형조수장으로 마땅한 자가 최근 무관수 부족과 외관직으로 출사로 적임자가 없나이다. 하여 이조 참의 계본대로 처결하시는 것이 옳은것으로 사료되옵니다. 다음으로 지난번 민국군의 이라크 파병에 관하여 조야의 여론을 들어보고자 빈청을 개설하였으나 우려하였던대로 마땅한 결론으로의 도출이나 활발한 의견개진이 부족하여 이번 빈청개설로 조야의 여론을 들어본것으로 본 논의를 마무리 지었나이다. 이에 본조에서는 민국군의 이라크 파병에 대하여 공식적인 논평을 지양하고 중립적인 입장으로 이번 문제를 마무리짓고자 하옵니다.”라고 하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이조에서는 수찬 이찬형을 형조에 명하도록 하라. 민국군 파병에 관한 건은 아뢴 것과 같이 매듭한다.”라고 하였다. 11월 15일 임진(壬辰) 승정원에 배속된 관원이 없음(無)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형조율학윤도 박상진이 육조직계제에 대하여 계본을 올려 아뢰기를, “그동안 시행된 의정부서사제는 그 개설된 취지가 무엇인지 전례를 상고할 길은 없사오나, 중외의 일을 모두 의정부의 재상(宰相)들이 맡아 관장하는 신권 중심의 제도인 것은 분명하옵니다. 그러나 이미 전하께오서 중외의 일을 관장하고 계시옵고 사조의 명령이 모두 전교로부터 나오는 터에, 의정부의 관장과 총괄이 별도로 필요하며 그것이 얼마나 효율적인지는 미심쩍사옵니다. 불초 신이 형조 율학훈도로 겨우 입조하여 외람되이 제도의 개폐를 말씀드리기는 어려우나, 이미 모든 정령이 전하의 현명하신 처사에 의해 처결되고 있고 만민 또한 그것을 부정하는 이 없사오니 의정부서사제의 폐지를 논하게 됨은 마땅한 일이라 사료되옵니다. 신이 생각컨대, 만일 전하께서 일일이 모든 명령을 처리하기 어려운 것이 아니라면 재상에게 일을 나누실 필요는 없을 것이며, 재상은 전하의 하교를 받들어 시행하고 그 추이를 감독하면 될 뿐, 굳이 이를 앞서 주장할 필요성은 없을 줄로 아옵니다. 또 한편 생각해보면, 신 등이 중요한 상주를 올림에 있어 육조직계제를 통하게 된다면 긴급한 사안에 관해서도, 그리고 중대한 결정에 대해서도 직접 전하에게 진언을 드리고 전교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직무의 안정성이 높아질 것으로 생각하옵니다. 물론 의정부 중심 체제에서도 그러한 점에 문제가 있다고는 할 수 없겠으나, 각 조가 일에 있어 생각하는 바를 직접 아뢸 수 있다면 전하께서 전교를 내리심에도 한결 적절한 근거를 삼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의정부서사제를 폐지하실 양이라면, 조속히 의정부의 권한을 정하시고 각 조의 보고 방법과 이에 따른 세부 절목을 정하시어 육조직계제에 따른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다면 우려하는 바도 줄어들 수 있을 것입니다. 전하께서 깊이 상량하시어 처결하옵소서.”라고 하였으나 상께서 유중불하(留中不下)하였다. ○ 이조참의 정재안이 예조 인사에 대하여 계본을 올려 아뢰기를, “원주목사 이동진이 작일로 임기가 종료되었으며 어려운 조정 현실을 감안하여 경관직으로의 복귀하고자 하옵니다. 신이 생각하건데 현재 예조의 수장이 비어 있어 홍문관 수장이 대신하고 있는 임시체제로 진행되고 있어 서둘러 예조의 수장을 임명하여야 하는 형편이옵니다. 이동진은 조정의 여러 관직을 역임하여 그 경험과 능력이 특출하여 예조의 수장으로 명하기에 부족함이 없으리라 사료되옵니다. 신 주상전하께 청하오니 통정대부 이동진을 예조참의에 명하시어 조정의 전 아문이 정상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하옵소서. 또한 형조인사에 대해 일단 이찬형을 형조수장으로 명하도록 하시며 홍문관에 대해서는 금번 소과 종료 이후 및 차후 대과등에 있어서 초입사자를우선적으로 홍문관으로 명하도록 최대한 노력하도록 하겠사오니 주상전하께서는 심려를 거두시옵소서. 현재 형조에 수장이 없이 초입사로 출사한 관원 둘만이 있사오니 이들을 위해서도 형조의 인사는 늦출수 없는 것이라 사료되옵니다. 이렇게 공조를 제외한 전 아문에 유능한 관원이 수장으로 임명되어 활발히 활동하게 된다면 우참찬이 사직하게 되어 의정부의 기능이 정지된다 할 지라도 조정은 정상적으로 활동할 수 있으리라 사료되옵니다. 삼가 주상전하의 하교를 기다리옵니다.”라고 하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예조 인사 문제는 육조직계제 시행 여부를 결단한 후에 결정하도록 하겠다. 형조 수장에 관한 건은 병조에서도 동의하는 바이니, 아뢴 대로 하라.”라고 하였다. ○ 홍문관부교리 최사강이 직제개편론(職制改編論)에 대한 계본을 올려 아뢰었으나 상께서 유중불하(留中不下)하였다. ○ 홍문관부교리 최사강이 관보발행계본(官報發行啓本)을 올려 아뢰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관보(官報)를 사실상 호조나 공조를 통해 발행하게 한다는 것도 사리에 맞지 않고, 호조나 공조의 해당 관리로 하여금 춘추관의 관직을 겸하게 한다는 것 또한 이치에 맞지 않다. 춘추관의 사관은 시정(時政)을 기록하는 일이 본래 임무가 아닌가. 만약 그렇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관보 발행에 재능이 있는 인재를 살펴 호조나 공조에 보(補:임명)하겠는가. 또 호조나 공조에 임명이 제한된 무관의 경우는 어찌하겠는가. 관보 발행을 주기적으로 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면 승정원을 통하거나 따로 별청(別廳:별도 관청)을 두는 것이 보다 합리적이다. 새로운 제도를 시행하려는 마음이 어찌 없겠는가마는, 아래에서 제기되는 모든 소요를 그대로 시행하기는 어려운 법이다.”라고 하였다. ○ 한성부판윤 하빈군 이휘가 육교직계제에 대하여 차자를 올려 아뢰기를, “현임 의정부 우참찬 한양군 조조가 건강상 이유로 사직을 아뢰며, 의정부 서사제의 폐지와 아울러 육조직계제의 시행을 아뢰었는데, 신의 생각으로는 한양군의 의견이 참으로 적정하다 사료됩니다. 신 이전에 여러 신료들이 전하께 아뢰었는데, 그 의견이 한결같이 같으니 조정의 공론이라 한 들 지나침이 있겠습니까? 당상관들이 즐비한데, 의정부의 수장에 당하관을 임명할 수 도 없는 것이고, 현직에 부임한지 얼마되지 않은 당상관을 체직하실 수 도 없는 일일 뿐 아니라, 무엇보다도 이제는 의정부의 직임이 다하였기 때문입니다. 당상관들의 출사로 조정이 어느 정도 안정을 찾은 것이 사실이옵고, 이제는 각 관청도 문제가 없으므로 육조직계제로 그 체제를 바꾸심이 가한줄 아뢰옵니다.”라고 하였으나 상께서 유중불하(留中不下)하였다. ○ 홍문관부교리 최사강이 전서윤행장계본(前庶尹行狀啓本)을 올려 아뢰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사망한 자의 행장은 일가(一家:가문)나 동문, 문인 등이 지어 예조에 제출하게 한다. 생전 행실에 덕(德)이 있다면 다소 시일이 지체될 수는 있겠으나 끝내 행장을 찬술이 없지는 않을 것이다. 시호 논의는 행장이 있은 이후에 비로소 진행한다.”라고 하였다. ○ 평안도관찰사 덕수군 이완이 육교직계제에 대하여 차자를 올려 아뢰기를, “현 의정부 우참찬의 사직으로 말미암아 의정부서사제를 폐사하고 육조지계제를 시행하고자 하시는 각 대신들의 의견은 현 당상관 중 의정부를 감당할 만한 인물이 없어 이를 폐하고 육조직계제를 시행하여야 한다고 이구동성 주장하고 있사오나, 신은 육조직계제를 고려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본조가 무엇 때문에 창국초기 육조직계제를 시행하다가 작년 3월 11일 주상전하의 전교에 의하여 육조직계제를 폐하고 의정부 서사제를 시행하게 된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다시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나이다. 그 이유를 간략 명료하게 설명드리면 그간 있었던 주상전하의 장기 부재와 그로 인해 발생한 조정의 침체와 긴요한 상황에 있어 대책마련을 위해서 의정부 서사제가 시행되었던 것으로 신은 기억하고 있나이다. 이에 따라 그 후속조처로 의정부는 각급 관청을 통제하게 되었고, 만7일이상의 장기부재시 정3품 당하관 이하 종4품 대부나 장군 이상 관리에 대한 인사권 행사하고 호조, 공조 등의 업무대행 등을 맡아서 처리하도록 하였으며, 관리들의 포상 징계권을 가지게 되었으며, 명예백성 선정 심사 등에도 그 역할을 가지게 되었나이다. 신이 현재 서사제 하에서 현 의정부가 가지고 있는 권한에 대해 장황하게 나열하고 설명드린 것은 현 조정의 상황에서 볼 때 다시 과거와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으리란 법이 없고, 육조직계제로 회귀하였을 때 다시 조정의 침체와 무능을 스스로 탓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도래할 지 모른다는 우려 또한 없지 않아 있나이다. 따라서 신은 육조직계제 시행에는 찬성은 하나, 주상전하께옵서 만7일 이상 장기 부재시 대책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되옵나이다. 현 서사제에서 육제직계제로 체제 변경이 현 상황에서 이루어진다면 현재 의정부가 가지고 있는 비상시 권한을 이조와 병조로 이관하고 그 권한도 당하관에 한 하는 것을 현 조정의 대신들의 품계에 비추어 당상관 이상으로 확대하여 시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 할 것이며, 예조에서 시행되는 소과 및 대과 역시도 정기적인 시행을 보장하기 위해서라도 장기 부재시에는 예조 수장이 그 시행과 방법을 결정하여 인력 충원에 만전을 기하여야 할 것이라 사료되나이다.”라고 하였으나 상께서 유중불하(留中不下)하였다. ○ 한성부판윤 하빈군 이휘가 부교리의 계본에 대하여 차자를 올렸으나 상께서 유중불하(留中不下)하였다. ○ 사헌부감찰 한백겸이 육교직계제 시행에 대하여 계본을 올렸으나 상께서 유중불하(留中不下)하였다. 11월 16일 계사(癸巳) 승정원에 배속된 관원이 없음(無)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병조정랑 신성룡이 육조지계제에 대하여 계본을 올려 아뢰기를, “병조에서 육조직계제에 대하여 논의를 하여 본 결과 병조의 의견은 부분적 육조직계제를 시행 하여야 한다고 결론 지었나이다. 사실 근간 의정부 서사제를 시행을 통하여 본조가 어려운 가운데 조정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하여 주상전하의 부제시 뿐만 아니라 각 아문간의 의견을 조정하고 조정을 관장하여 조정과 나라의 대사를 위하여 힘쓴 공로가 크지 않다고 아니 할 수 없습니다. 다만 다른 아문에서 올린 계본에서 이른바대로 의정부 서사제를 유지하기위한 기본 여건이 안된다는 점이 문제가 있습니다. 하지만 추후 주상전하의 부제가 문제가 될시를 대비하여 파행적인 조정이 되기를 방지하기 위한 기본적인 안전장치를 마련하여 지난날 조정의 파행을 막도록 철저히 대비할수 있도록 비상권한의 전조로 이전하여 뒷날을 걱정하여야 한다고 생각하나이다. 하지만 이 또한 전조의 수장의 파행적인 업무수행이 이루어 진다면 이또한도 역시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생각되나이다. 하여 병조에서는 훗날 조정에서 여건이 된다면 다시금 의정부 서사제로 회귀할수있는 여건을 만들어 놓고 육조 직계제를 시행하고 의정부 서사제를 유지할수 있는 조정의 당상관들을 모두 중추부에 상시 임명하여 조정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수있는 여건으로 만들어주고 조정이 파행적인 정국으로 흐르거나 국가의 안위가 흔들릴 경우 중추부에서 의정부를 재구성 할 수 있는 권한을 주어 의정부 서사제의 의미를 잊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고 생각되나이다.”라고 하였으나 상께서 유중불하(留中不下)하였다. ○ 병조정랑 신성룡이 외관직 임명에 대하여 계목을 올려 아뢰기를, “지난 13일, 병조 의용위 사용에서 사직을 했다가 다시 출사의 희망한 정8품 승의부위 이의방을 접속체력과 업무수행능력을 고려하여 충청도 검률로 임명하였으니 삼가 고하옵니다. 신임 충청도 검률 이의방은 지난 6월 8일 제10차 대과 무과 병과에 급제하여 정9품 효력부위를 봉작 받고 병조 의용위 사용으로 근무하였다가 민국으로 사정으로 8월 27일 사직후 이번에 본조의 어려움을 알고 관직신청을 하여 외관직을 수행하게 되었나이다.”라고 하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병조에서 사령한 바를 잘 알겠다.”라고 하였다. ○ 경기도관찰사 해원군 최영이 육조직계제에 대하여 차자를 올렸으나 상께서 유중불하(留中不下)하였다. 11월 17일 갑오(甲午) 승정원에 배속된 관원이 없음(無)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함경도 갑산도호부사 서양갑이 육교직계제에 대하여 차자를 올렸으나 상께서 유중불하(留中不下)하였다. ○ 호조산사 김지수가 육교직계제에 대하여 차자를 올렸으나 상께서 유중불하(留中不下)하였다. 11월 18일 을미(乙未) 승정원에 배속된 관원이 없음(無)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강원도 유생 조광윤이 논재상정치소(論宰相政治疏)를 올렸으나 상께서 유중불하(留中不下)하였다. ○ 충청도검률 이의방이 육교직계제에 대하여 차자를 올렸으나 상께서 유중불하(留中不下)하였다. ○ 상(上)께서 육조직계제 시행에 관하여 전교(傳敎)하시기를, “의정부를 거쳐 국정 사무를 집행하는 의정부서사제(議政府署事制)를 폐지하고, 이호예병형공의 육조(六曹) 각 관청에서 정무를 분담 시행하는 육조직계제(六曹直啓制)를 실시하는 문제는, 조정의 정치 체계를 일대 변동하는 문제이므로 쉽게 결단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하여 지난 12일에 조정 공론(公論)을 물었던 것이다. 아직 예조의 의견이 개진되지는 않았지만, 육조직계제 시행에 찬성하는 의견이 많았다. 의정부, 이조, 호조, 병조, 형조, 한성부를 비롯해, 경기, 충청, 강원, 평안, 함경 등에서 육조직계제 시행에 원칙적인 찬성 의사를 표명한 반면, 홍문관과 한 유생의 상소만이 의정부서사제 유지를 주장하였다. 이를 보면 조정 공의(公議:공론)가 대개 어디에 있는지를 알 수 있다. 물론, 공론이 그렇다고 하여 반드시 육조직계제가 최선이며 최고의 대책이라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과인의 의지와 행동이 중요하고, 육조직계제 시행을 위한 제반 환경 조성이 선행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서사제 시행 이후로 1년 1개월 동안 과인이 정무를 장기간 중지한 적이 없었다고는 하지만, 어찌 그것만으로 직계제 환원의 근거가 되겠는가. 육조 관청의 직무가 끊임없이 이어지는 것 또한 직계제 시행의 필수 요소가 된다. 더하여, 직계제 시행으로 인해 일어날 수도 있는 만일의 사태에 대한 대비책 역시 분명하게 하지 않을 수 없다. 서사제를 유지할 필요성이 사라진 조정 현실, 이를테면 제신(諸臣:여러 신하)들이 말한 것과 같은, 의정부 수장으로 마땅한 자가 없다든가, 그간 의정부의 역할에 한계가 적지 않았다든가, 서사제가 시행될 당시의 상황과 다르다든가 하는 점 등을 받아들여, 조정 공론에 따라 의정부서사제를 폐(廢:폐지)하고 조정 체계를 육조직계제로 환원한다. 직계제를 시행한다고 하여 의정부를 닫아야 할 이유는 없지만, 지금 마땅한 후임관을 정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므로 당분간 의정부를 폐(閉:닫음)한다. 우참찬의 사직을 윤허하고 지중추를 제수하며, 녹훈도감 정사직은 신임 예조참의 이동진으로 하여금 대신하게 한다. 차후 구성되는 의정부는 조정 공론을 결집하는 자문기관 내지는 특정 사무를 총괄하는 사업기관화 하도록 하겠다. 의정부가 담당하던 사무 가운데 포상 및 징계는 삼사(三司:사헌부와 사간원, 홍문관) 합계의 의거할 것이며, 겸임 지방관 임면은 이조 또는 병조에서, 호조 공석시 해당 업무는 이조에서, 공조 공석시 해당 업무는 예조에서 수행하게 한다. 군주의 7일 이상 장기 부재시 임무는 의정부 또는 중추부의 선임자가 대행하되, 양 관청에 시임(時任:현임)이 없다면 4품 이상 원임(原任:전임)들이 합의하여 그 가운데 1인을 추천, 그로 하여금 직무를 대행하게 한다. 원임을 쓴다고 하였지만, 이러한 사태는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니 크게 심려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조정에서 한 번 결단하여 시행하는 정책에는 일관성과 지속성, 계속성이 있어야 한다. 이는 모두 '믿고 의지하는 것'과 연관된 말이다. 의정부서사제 도입이 다시 제기되는 일이 없도록 조정 관원 모두가 노력할 것이다.”라고 하였다. 11월 19일 병신(丙申) 승정원에 배속된 관원이 없음(無)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홍문관부교리 최사강이 지난번의 관보발행계본에 관하여 차자를 올려 아뢰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호조나 공조와 같은 한직 또한 조정에 필요한 법이다. 업무 부담이 적은 관청에 관리를 임명할 필요가 때때로 있기 때문이다. 또 호조와 공조에 관리를 임명하는 것이 그 직무를 맡기기 위함이지 어찌 관보를 발행하게 하기 위함이겠는가. 현행 승정원 운영 체제를 개정하여, 직접 관리를 임명 후 소관 임무를 맡기는 것으로 변경할 생각으로 있다. 이미 분명하게 전교한 바가 있는데 이처럼 재차 청원하는 이유를 알지 못하겠다. 반드시 뜻을 관철해야 내외로 평안하겠는가. 역시 가납하지 않겠으니, 그리 알라.”라고 하였다. 11월 20일 정유(丁酉) 승정원에 배속된 관원이 없음(無)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형조좌랑 이찬형이 한기총 외 3건에 대하여 계사를 올려 아뢰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사단법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의 경우는 여러 모로 죄가 명백한 듯 하지만, 이외 사건은 민국 검찰에 의해 아직 수사중이거나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주장에 불과하지 않은가. 특히 여의도순복음교회나 단군상문제대책위의 경우는 무엇을 두고 증거라 하겠는가. 이와 같이 올릴 계사라면 착수하지 않는 것이 낫다.”라고 하였다. 11월 21일 무술(戊戌) 승정원에 배속된 관원이 없음(無)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11월 22일 기해(己亥) 승정원에 배속된 관원이 없음(無)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11월 23일 경자(庚子) 승정원에 배속된 관원이 없음(無)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이조참의 정재안이 참의 이동진의 평정결과에 대하여 계본을 올려 아뢰기를, “전 원주목사 이동진이 11월 셋째주 문관 정기 평정에서 가계(상하/7.00)점을 받았나이다. 이는 이동진이 통정대부에 오른 후, 네번째 실시된 평정의 결과이옵니다. 그동안 이동진이 통정에 오른 후 실시된 평정의 평균은 6.875점으로 상하에 가까운 평점이옵니다. 신이 생각하건데 이동진이 통정대부에 오른 이후 시일이 상당히 경과하였으며 그동안 형조에서의 활동과 강원도의 지방관으로 지역 활성화의 공로 및 녹훈도감에서의 공적이 적지 아니하니 가선으로 가자 되어도 결코 부족하지 아니 하다 생각되옵니다. 삼가 주상전하께 청하오니 조정의 공론을 모아 예조참의 이동진의 가자를 명하도록 하옵소서.”라고 하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가계를 논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수령칠사(守令七事)에 얼마나 부합하였기에 외관직 수행에 품계를 더할 만한 공로가 있다고 하는 것인가. 4품 이상의 승품 하한이 중상이고, 5품 이하의 승품 하한이 중중인 관계로, 별반 노력이 없는 관리들에게 실제 이상으로 평점 점수를 후하게 주는 경우가 많다. 이를 시정할 수 있도록 평정을 공정하고 엄격하게 시행하라. 비단 이번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니라, 오늘날 조정 풍토가 그렇다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 예조참의 이동진이 정경(正卿)의 부고에 대하여 계본을 올려 아뢰기를, “금일 여명(黎明)에 지중추부사 한양군 조조가 사망하였다는 소식이 호조(戶曹)에 접수되었나이다. 그동안 조정을 지탱하여온 중신(重臣)의 한사람으로서, 또한 의정부 우참찬으로 조정의 수장을 역임한 대신(大臣)인 한양군의 부고(訃告)는 조정신료들과 백성들에게 큰 충격과 슬픔을 주고 있사옵니다. 한양군은 그 지위가 정경(正卿)에 이르렀으니 마땅히 예법에 따라 조문(弔問)함이 마땅하리라 사료되옵나이다. 창국대전(昌國大典) 호전(戶典)에 보면 "정2품 이상의 실직(實職)을 지낸 관리가 사망하면 호조에서는 국왕에게 보고하여 이후 절차를 집행할 수 있도록 한다." 라고 명시되어 있사옵니다. 마땅히 호조에서 부고를 어전에 계하여야 하오나 신이 등청하는 길에 소식을 먼저 접한 터라 먼저 아뢰옵나이다. 조정 중신의 부고이니 시일을 미룰 수도 없는 터라 신이 이후 절차를 계하며 함께 어전에 아뢰오는 불충(不忠)을 널리 통촉(洞燭)하시옵소서. 창국대전 예전(禮典)을 살펴보면 "종실(宗親)이나 정2품 이상의 실직을 지낸 대신(大臣)이 죽으면 조정의 업무를 중지한다.... 의정(議政)을 지냈으면 3일간이고, 참찬(參贊)이나 판서(判書)를 지냈으면 2일간으로 한다."라고 규정하였으니, 한양군의 경우 참찬의 실직을 역임(歷任)하였으니 2일간 조정의 업무를 중지하고 조문하는 것이 마땅하리라 사료되옵나이다. 또한 전하께옵서 전교에 이르시기를 "정2품 이상인 경우에는 당상관 1인을 보내 조문하는 것을 규례(規例:규정)로 삼는다. 해당 조에 적합한 관원이 없으면 문관 또는 무관 가운데 1인을 보내도록 한다."라고 하시었으니, 조정의 당상관이 빈소를 찾아 조문하는 것이 예법이라 생각하옵나이다. 현재 예조의 수장을 신이 맡고 있사오니 신이 한양군의 빈소를 찾아 조문할 수 있도록 윤허하여 주시옵소서. 기타 추증과 추시 등의 문제는 차후에 다시 계하여 올리도록 하겠나이다.”라고 하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26일과 27일 양일간 상소를 제외한 조정 사무를 폐(閉:닫음)한다. 조문하는 것은 예조에서 알아서 시행하도록 하라. 추증은 품계와 관직이 이미 정2품이니 해당이 없고, 시호를 정하는 것은 전서윤 이방원의 경우에 준해 집행하면 될 것이다.”라고 하였다. 11월 24일 신축(辛丑) 승정원에 배속된 관원이 없음(無)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녹훈도감정사 이동진이 의궤 찬술에 대하여 계본을 올려 아뢰기를, “전하(殿下)의 하해(河海)와 같은 성은(聖恩)으로 공신(功臣) 책봉(冊封)이 있은 이후 그간 녹훈도감의 활동내역을 정리하여 의궤를 찬하라 하신 전교를 받잡아 도감에서 불철주야(不撤晝夜) 매진한 끝에 의궤의 찬집(撰集)을 완료하였기로 전하께 아뢰오며 어람(魚籃)을 청하옵나이다. 이번 의궤는 녹훈도감의 전신이었던 공신도감 시절의 활동을 비롯하여 그간 녹훈 과정의 논의와 절차를 망라(網羅)하여 차후 또다른 공신의 녹훈이 논의될 때에 참고가 될 수 있도록 도감의 관원들이 성심(誠心)을 다하였사옵니다. 전하께옵서 어람하신 연후에 대과(大過)가 없다면 서고에 봉안(奉安)할 수 있도록 하교하여 주시옵소서. 더불어 녹훈도감의 유공자에 대하여 아뢰옵나이다. 전하의 어명을 받잡아 공신도감이 설치된 때로부터 3년여, 녹훈도감으로 개칭되어 재가동된 때로부터 헤아려도 1년5개월여 동안 그 활동을 이어오면서 많은 관원들이 도감을 거쳐 갔사옵나이다. 하오나 그중 도감의 직임(職任)을 충실히 이행하여 그 공이 적지 않은 관원이 3인이 있사오니 前녹훈도감 정사 하빈군(河濱君) 이휘(李輝), 前녹훈도감 정사 한양군(漢陽君) 조조(趙造), 녹훈도감 부사 해원군(海原君) 최영(崔瑩) 등이 바로 그들이옵나이다. 하빈군 이휘는 개국611년 녹훈도감 재가동시부터 정사의 대임을 맡아 충실히 그 직분을 다하였으며 창국공신 책봉과 후속 절차를 무사히 수행하였으니 어찌 그 공이 적다 하겠나이까. 오랫동안 조정의 수장을 겸하면서도 도감의 일에 한 치의 소홀함도 없었으니 녹훈도감이 오늘날 무사히 그 임무를 마침에 이르기까지 하빈군이 기여한 공이 으뜸이라 할 것이옵나이다. 한양군 조조는 녹훈도감 재가동시부터 부사로 재임하며 정사인 하빈군 이휘를 잘 보좌하여 공신 책봉의 대업(大業)을 무사히 마치었으며, 이후 정사의 직임을 이어받아 의궤 찬술에 진력(盡力)하여 마침내 맡은 바 대임을 마치게 되었나이다. 비록 의궤 찬술의 완성을 목전(目前)에 두고 사임하였다 하나 그가 도감에 기여한 공이야 어찌 잊혀질 수 있겠나이까. 해원군 최영은 개국609년 공신도감이 처음 설치되었던 당시에 정사의 직임을 맡아 공신 책봉의 기준을 세우는 등 그 공로가 적지 않았으며, 녹훈도감으로 재가동 된 이후에도 부사로서 한결같이 업무에 매진하였으니 실로 도감의 시작에서 마지막까지 함께 한 자는 오로지 해원군 뿐이라 할 것이옵나이다. 오랜 경험과 경륜을 활용하여 도감의 대임을 수행함에 있어 해원군의 공로 또한 적지 아니하다 할 것이옵나이다. 공신도감, 녹훈도감을 거쳐간 많은 관원들 중에 이들 삼인만한 공로가 없으니 바라옵건대 이들에게 큰 포상을 내리시어 그동안의 노고를 위로하여 주시옵기를 청하옵나이다. 또한 덕수군(德水君) 이완(李浣), 행병조정랑 신성룡(申星龍), 예조 참의 신 이동진 등이 녹훈과 의궤 찬술에 있어 약간의 공로가 없지 않다 할 것이니 치하의 말씀을 내려주신다면 신 등은 감읍(感泣)할 것이옵나이다. 부디 성은을 베푸시옵소서.”라고 하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의궤 내용에 미진한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는 책으로 편찬하는 과정에서 가감하여 보완하면 될 것이라 생각한다. 하빈군은 품계가 정헌이니 가자할 수 없지만, 한양군과 해원군은 그렇지 않으므로 한양군은 소급하여 사망한 날에 정헌으로 가자한 것으로 하고 해원군은 가정으로 가자한다. 하빈군은 근무일수 50일, 덕수군과 예조참의, 병조정랑 등은 근무일수 30일을 더하여 포상의 근거로 남긴다. 도감은 오는 30일에 폐(閉:닫음)한다.”라고 하였다. 11월 25일 임인(壬寅) 승정원에 배속된 관원이 없음(無)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호조산사 김지수가 지중추부사 한양군 조조의 부고에 대하여 계본을 올려 아뢰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이미 예조의 계청이 있었으니, 다시 보고할 것이 없다.”라고 하였다. 11월 26일 계묘(癸卯) 승정원에 배속된 관원이 없음(無)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11월 27일 갑진(甲辰) 승정원에 배속된 관원이 없음(無)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11월 28일 을사(乙巳) 승정원에 배속된 관원이 없음(無)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11월 29일 병오(丙午) 승정원에 배속된 관원이 없음(無)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홍문관부교리 최사강이 지역교육제도개편에 대한 계본을 올려 아뢰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지방색은 분명하게 하고 외관직의 업무 영역을 일정 정도 보존하기 위해서라도 현행 제도의 유지가 불가피하다. 교육기관을 모두 예조로 집중시킨다면 외관에서 달리 노력할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 또 교육 공간이 9개로 확장된 것에 불과할 것인데, 이렇게 한다면 도별로 나눠 구분할 이유가 없다. 모두 철폐하고 서너 개만 할당하거나 각종모임 형식을 빌려 교육 모임을 개설하게 하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교육기관을 도별로 1개로 국한하는 역시 백성들의 활발한 활동을 기대한다면 바람직한 조치가 아니다. 제도 개선을 추진하려면 교육기관개설절목이나 명예백성제도절목과 같은 관련 법령의 개정안을 먼저 논해야지, 이렇듯 전반적인 체계를 개혁하는 문제를 평이하게 나열하듯 말하는 것은 바람직한 행동이 아니다. 또한 사이트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할 사항이 적지 않으므로, 전교한다고 하여 그대로 반영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새로 부임하는 관원마다 이렇듯 개정을 청원한다면 장차 조정이 어찌 되겠는가.”라고 하였다. ○ 상(上)께서 왕세제 책봉 교서를 내리시길, “교서를 내려 다음 왕위를 계승할 왕세제(王世弟)를 책봉한다. 다소 급작스럽게 세제를 책봉하므로 내외(內外:조정과 민간)에 혼란이 있을지 모르겠으나, 현재 조정의 상황을 헤아려 보면 이는 실로 필연에 가까운 것이다. 지난 3년여의 시간 동안 과인이 국정을 돌보면서 많은 실책을 범하였는데, 그 허물이 적지 않았으므로 예사 일이라고 하기 어렵다. 즉, 군주된 자의 자질이 근본적으로 크게 부족한 데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하는 것이 옳다. 또 평소 덕이 없고 품성과 행실이 미약할 뿐만 아니라, 체력과 정신 또한 예전과 같지 않아 더욱 쇠미한 지경에 처하게 되었으니, 문자 그대로 조정의 앞날을 기약하기 어려운 지경에 처하게 되었다. 마땅히 후사를 세워 종사를 굳건하게 해야 할 때인 것이다. 만일 불행한 사태가 가까이에서 촉발된다면 무엇으로 능히 감당할 수 있겠는가. 금번 책봉은, 세제가 극력으로 사양한다 하여 늦출 수 있는 일이 아니고, 문무백관들이 교서를 거둬들일 것을 거듭 청원한다 하여 연기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다. 예법에 따른다면, 도리에 있어 적게는 세 번, 많게는 아홉 번에 걸쳐 극구 사양하는 것이 마땅하겠으나, 지금의 급박한 조정 현실에 있어서는 그러한 것들 모두가 허례에 지나지 않는다. 종묘사직이 단절되느냐, 이어지느냐가 하는 문제가 곧 세제 책봉이 성사되느냐 하는 여부와 직결되어 있으니, 세제는 물론이고 만조백관들 모두가 만류하는 글을 올려 세제 책봉이 조금도 늦어지게 하지 말라. 금일, 융(瀜)을 책봉하여 세제로 삼아 동궁(東宮)에 거처하게 한다. 예조에서는 세자시강원의 규모에 맞춰 세제시강원(世弟侍講院)을 구성하여 세제를 이끌도록 하라. 나라의 존망이 함께하는 사안이므로 교육에 내실이 있어야 할 것이다. 병조에서는 세자익위사의 전례에 근거해 세제익위사(世弟翊衛司)를 설치하여 세제를 호종토록 하라. 이들 관직은 실직 또는 겸직으로 사령하되, 시강원은 학식과 덕행이 출중한 3인, 익위사는 경력과 근면을 갖춘 2인으로 한정한다. 승정원 청사를 동궁 처소로 하여, 그곳에서 시강원을 통한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라. 익위사는 세제의 명령에 따라 행동한다.”라고 하였다. ○ 세제(世弟)가 왕세제상사은전(王世弟上謝恩箋)을 올리기를, “세제 신(臣) 융(瀜)은 삼가 겸양(謙讓)하지 못하고, 개국612년 11월 29일 병오(丙午)에 성의(聖意:임금의 뜻)를 받들어 세제의 위(位)에 올랐기에 망극하신 전하의 성은에 사은(謝恩)하고자 삼가 전문(箋文)을 올립니다. 전하께서 이렇듯 상서로운 빛이 감도는 좋은 날, 길한 날을 택하시어 신에게 예(禮)를 베풀어주시니 신은 감격스러움을 금할 수가 없사옵니다. 신이 이제 칠장복(七章服:예복)을 갖추어 죽문(竹文:죽책문)과 교문(敎文:교명문)을 받아 들고 세인(世印:인장)을 물려받아 생각해보니 신의 불초무장(不肖無狀)함이 더욱 부끄러워지옵니다. 신이 오늘에 이렇듯 귀한 몸으로 자리를 보존하고 이름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전하께서 임(臨)하고 계셨기 때문이니 어찌 황공해 하지 않을 수 있겠사옵니까. 일찍이 우매한 신은 다만 전하를 본받아 오교(五敎:오륜의 가르침)에 따라 일을 행하였고, 항상 여기에 마음을 두었을 뿐인데 전하께서 오늘에 이렇듯 성대한 국가의 의식을 행하시고 차후로 종사(宗社)를 맡으라는 영(令)을 내릴 줄은 정녕 알지 못하였사옵니다. 삼가 생각하옵건대 전하께서는 일찍이 토붕지우(土崩之愚)와 같은 나라의 어지러움을 보시고 몸소 떨치고 일어나 나라를 일으키셨으니 다행히도 이 나라가 소강(小康:다소 평안한 상태)에 이를 수 있었사옵니다. 하되, 이제 한낱 비인(非人)에 지나지 않는 신은 비록 전하와 동기(同氣)이기는 하오나 그 덕과 능력은 전하의 만 분의 일도 미치지 못하는데 이렇듯 춘궁(春宮)의 자리에 올랐으니 그 용지(容止:몸가짐이나 행동)를 어찌 두고, 어찌 살펴야 할지를 모르겠사옵니다. 실로 그윽이 생각하옵건대 옛적의 진수(秦隋:중국의 진과 수나라)는 그 이세(二世:왕위 계승자)로 인하여 나라를 망쳤으며 옛적의 당송(唐宋:중국의 당과 송나라)은 그 이세로 인하여 그 사직(社稷)이 흥하였사온데 신이 이제 바로 그 이세가 됨에 마음이 급박하고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사옵니다. 오로지 신은 전하께서 계속하여 개유(開諭:알아듣도록 깨우쳐 타이름)해 주시기만을 바랄 뿐이옵니다. 우활(迂闊:사정이 어둡고 부족함)한 신은 앞으로도 전하를 감계(鑑戒:본받을 만한 훈계)로 삼고 절차탁마(切磋琢磨)하여 백성을 돌보고 열조(列朝:열성조)를 모시는 것에 조금의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사옵니다. 신이 엎드려 간절히 바라옵건대 전하께서는 부디 부족한 신에게 법(法)을 내려 주시옵고, 헌앙(軒昻:풍채가 좋고 의기가 당당함)하신 옥체를 보존하시어 만년의 성수(聖壽)를 누리시옵소서. 신은 오늘에 감읍하여 삼가 전문을 올려 칭사칭례(稱謝稱禮)하옵나이다.”라고 하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전문(箋文)이기 때문에 문체가 이러한 것이라고 생각하겠다. 널리 알려지지 않은 고문체나 고사(故事), 한자어의 지나친 사용은 상하간 의사 소통을 어렵게 할 뿐이니, 과인이 행한 전례를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 글과 말을 절제할 것으로 믿는다. 예법이나 의식에 관계된 경우를 제외한다면, 백성들이 이해하기 쉬운 문체와 문장으로도 능히 위엄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조정의 앞날이 세제에게 달려 있음을 유념한다면.”라고 하였다. 11월 30일 정미(丁未) 승정원에 배속된 관원이 없음(無)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돈용교위 행훈련원주부 겸승정원가주서 방인하가 쓰다. 개국626(2017)년 01월 21일 기록 : 돈용교위 행훈련원주부 겸승정원가주서 방인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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