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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윤
[승정원/주서] 승정원일기 : 개국622(2013)년 9월
상(上) 10년, 개국622(2013)년 9월 1일 경오(庚午)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승정원에서 주관하여 7일까지 제129차 윤대(輪對)를 진행하였다. *1일, 행승정원주서 이다행이 아뢰기를, "승정원에서는 상소 봉입, 관보 발행, 승정원일기 찬술 등의 상시업무를 수행하고 있사옵고, 그 외에 따로 아뢸 것은 없습니다. 다만, 이번 129차 윤대의 시행이 신이 민국에서 출장 중에 있어 귀가하는 시간이 늦어져 늦춰졌으니 신의 죄가 무겁지 않다할 것이옵니다. 신을 믿고 승정원을 맡기셨는데, 이와 같이 믿음을 배반하오니 신 고개를 들어 전하를 뵈올 수 없나이다."하였다. *2일, 행사옹원첨정 겸한성부서윤 정태수가 아뢰기를, "이조에서는 평시 업무를 시행 중에 있사오며, 따로 아뢸 사항은 없사옵니다."하였다. *같은 날, 행사헌부감찰 이여송이 아뢰기를, "사헌부에서는 서경 등 평시 업무를 수행하고 있사옵니다."하였다. *같은 날, 행예조좌랑 진풍백이 아뢰기를, "예조에서는 이번 80차 소과 채점을 진행하고 있사옵니다. 전하께서 분부하시었던 소과 입격자 천거에 대한 결과는 따로이 계본을 올려 계하였사옵니다. 제80차 소과 채점이 종료되고, 이번 소과 입격자가 있으면 그 해당자에게 의사를 물어 천거를 진행토록 하겠사옵니다. 이번 사직제례일은 개국622년 9월 9일이옵니다. 현재 헌관을 선임 중에 있사옵니다. 헌관 선정이 끝나는대로 계하겠사옵니다."하였다. *3일, 병조정랑 겸군자감주부 성삼문이 아뢰기를, "각 관청의 수장에 대하여 아룁니다. 승정원에 행주서 이다행이, 사헌부에는 행감찰 이여송이, 이조에 행첨정 정태수가, 호조에는 행좌랑 김시습이, 예조에 행좌랑 진풍백이, 병조에는 신이, 공조에는 행부정 한명회가 있습니다. 9월 1차 평정기간이오니 행첨정 정태수와 신의 평정을 내려주십시오. 병조에서는 현재 상시 업무를 처리 중이오며, 제80차 소과 채점을 마무리 하고 시관혜택을 정리 중에 있습니다. 빠른 시일 내에 소과 결과를 계하도록 하겠습니다."하였다. *같은 날, 행병조좌랑 겸호조좌랑 김시습이 아뢰기를, "호조에서는 평시 업무를 수행하고 있사옵니다. 산학교수 이정윤이 호조의 업무를 수행함에 빠른 업무 적응을 보이고 있사오며, 따로 아뢸 사항은 없사옵니다."하였다. *같은 날, 상(上)께서 전교하기를, "예조에 명한다. 제례유사는 좌랑이 겸하려는 것인가. 유사부터 차정하고, 3분기 교육 부문 포상에 관한 계본도 속히 올리도록 하라. 이외에 각 관청에서 계한 바는 잘 알았다."하였다. *같은 날, 행예조좌랑 진풍백이 아뢰기를, "이번 사직제례의 대축관과 제례유사를 신이 겸하고자 하옵니다. 3분기 교육 부문 포상에 관한 계본은 조속히 올리겠사옵니다."하였다. *4일, 상(上)께서 전교(傳敎)하기를, "예조좌랑이 제례유사 직임을 겸하는 문제는 계청대로 하고, 병좌정랑은 지방관으로 나가는 일자를 정해 계하도록 하라."하였다. *같은 날, 행선공감부정 한명회가 아뢰기를, "공조에서는 각 지방감영에서 보낸 지역 물품 구입 신청내역을 받아 수량 제한 등 물품 제도에 맞지 않는 내역이 있는지 전수 확인하였고, 이에 따라 지역 물품 판매 최종 낙찰자 명단을 공고하였습니다. 또한 지난 모임 평가 결과에 따라 예담방송의 폐쇄를 시행하였습니다. 이 외 각종 모임 개설, 변경, 특수물품 구입 등 상시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하였다. *같은 날, 행예조좌랑 진풍백이 아뢰기를, "신이 제례유사와 대축관을 겸하고, 헌관은 전하께서 친림하실 경우, 초헌관은 전하께서 행하시며, 아헌관은 사옹원첨정 정태수가, 종헌관은 병조정랑 성삼문이 맡을 예정이옵니다. 혹, 전하께서 친림하시지 못하신다면 초헌관은 선공감부정 한명회, 아헌관은 사옹원첨정 정태수, 종헌관은 병조정랑 성삼문에게 맡기고자 하옵니다. 전하께서 친림 여부를 택하여 주시기를 주청 드립니다."하였다. *5일, 상(上)께서 전교(傳敎)하기를, "예조에 명한다. 제례일자가 평일이고 얼마 남지 않았으므로 친림하지 않는 것으로 거행하라 이것으로 윤대를 마친다."라 하고 윤대를 마치었다. 9월 2일 신미(辛未)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9월 3일 임신(壬申)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9월 4일 계유(癸酉)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9월 5일 갑술(甲戌)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행예조좌랑 진풍백이 개국622년 3분기 교육포상 및 근속기장 수여자에 대하여 계본을 올려 아뢰기를, "현재 본조의 교육이 침체되어 안타깝고, 송구하옵게도 전국 교육기관들 중 운영되는 곳이 한 곳밖에 없사옵니다. 예조의 수장으로서 이 같은 상황을 개선시키지 못하는 신의 잘못이 크다 할 것이옵니다. 하오나 이러한 와중에도 매월 2회씩 강의를 하는 훈장이 있사오니 충청도 정석학당의 훈장 김시습이옵니다. 김시습은 지난 포상에서 이미 명예삼급 팔괘장을 수여받은 적이 있습니다. 성균관도 운영되지 못하고 있고, 지방 교육 활성화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이 어려운 상황에서 정석학당 훈장 김시습은 꾸준히 강의를 하여 지방 교육의 명맥이 끊어지지 않게 하고 있으니, 마땅히 이번 포상에서 그 수준을 높이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옵니다. 하여 신은 김시습에게 명예이급 근화장을 수훈하도록 하는 것이 어떨까 하옵니다. 역대 근화장 수훈 내역을 보니 정석학당 교육으로 박범, 김민승이 명예이급 근화장을 받은 내역이 있었사옵니다. 박범이 개국616년 6월부터 강의를 시작하여 개국618년 1월까지 약 1년 7개월간 강의를 하여 명예이급 근화장을 받았고, 김민승이 개국618년 8월부터 강의를 시작하여 개국620년 1월까지 1년 5개월간 강의를 하여 지방 교육 활성화로 명예이급 근화장을 받았나이다. 김시습이 개국621년 9월부터 강의를 시작하여 오늘에 이르기까지 약 1년간 강의를 하고 있고, 지금이 어려운 상황임을 감안한다면 결코 과하지 않다 사료되옵니다. 이와 더불어 문, 무관 근속 기장 수여자에 대하여 아뢰옵니다. 문관 3년 근속기장 대상자는 행용양위사직 서민교로 3년 9개월을 근무하였고, 문, 무관 1년 근속기장 대상자로는 행사헌부감찰 이여송, 행병조정랑 김시습이 각각 1년 3개월을 근무하였사옵니다. 이들에게 근속기장을 수여하시어 그 충정과 노고를 치하하여 주시옵소서." 라 하니 상(上)께서 비답하기를, "강의 기간은 중요하지 않다. 근화장을 받은 인물들이 삼급 훈장을 수훈한 이후 이급 훈장을 받기 전까지 시행하였던 모든 강이의 횟수와 김시습의 팔괘장 수여 이후 강의 회차를 계산하여 계하라. 또 강의의 내용이나 백성의 호응도 중요하니, 이 부분에 대한 내용과 의견도 비교하여 계하라."하였다. ○ 병조정랑 겸군자감주부 성삼문이 인사평정절목 일부 개정 등에 대하여 계본을 올려 아뢰기를, "인사평정절목 일부 개정에 대하여 아룁니다. 신이 금번 9월 1차 평정을 시행하던 중, 인사평정절목에서 애매한 부분을 발견하여 이에 대해 전하의 혜안을 청합니다. 현재 인사평정절목 제4조 3항에 따르면, "각 관청의 당하관 수장은 이조(문관) 또는 병조(무관)의 당상관, 정랑, 좌랑이 평정한다."고 되어 있으며 별단으로 "좌랑 이상이 없으면 수장이 평정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정랑, 좌랑이 있지만, 수장이 따로 있는 경우, 즉 당상관도 아니고, 정랑, 좌랑도 아니지만 수장인 경우가 있기 때문에 해당 조항을 "각 관청의 당하관 수장은 이조(문관) 또는 병조(무관)의 당상관(또는 수장), 정랑, 좌랑이 평정한다."로 구체화하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 윤대에서 직접 하문하신 신의 지방관 체직에 대하여 아룁니다. 금번 평정이 마무리되고, 소과 결과가 나오는 대로 후임관인 좌랑 김시습에게 업무를 인계하고 지방관으로 나가고자 하니 윤허하여 주시옵소서. 제80차 소과 결과에 대하여 아룁니다. 소과 결과 및 시관혜택, 독려 행정 등은 관리단에서 소과 결과를 공고하는 대로 아뢰겠습니다." 라 하니 상(上)께서 비답하기를, "재가한다. 인사행정절목도 함께 서경을 거쳐 정식으로 개정하라."하였다. 9월 6일 을해(乙亥)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행예조좌랑 진풍백이 3분기 교육 포상에 대하여 계본을 올려 아뢰기를, "전하께서 하명하신대로 근화장을 받은 인물들이 삼급 훈장을 수훈한 이후 이급 훈장을 받기 전까지 시행하였던 모든 강의의 횟수와 김시습의 팔괘장 수여 이후 강의 회차를 계산하고, 강의의 내용 및 백성들의 호응도를 살펴보았나이다. 먼저 강의의 내용과 백성의 호응도를 비교하여 아뢰옵니다. 현재 김시습은 사자성어, 한시 풀이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백성들이 잘 알지 못하였던 사자성어를 알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주고 있기도 하고, 알고 있었던 쉬운 사자성어여도 그 배경과 사례를 풀어 설명해주니 백성들의 관심과 호응을 유도하고 있사옵니다. 김시습이 올린 강의 중 ‘화사첨족’ 편이 그리 어렵지 않은 사자성어임에도 열람수 161에 댓글 8개가 달리면서 가장 호응도가 컸던 강의라는 점에서 이를 방증하고 있나이다. 김민승은 역사를 주제로 강의하여 본조 백성들의 큰 관심을 끌었사옵니다. 그가 올렸던 강의들 중 ‘안중근’ 편이 열람수 186에 댓글 14개로 가장 호응도가 컸던 강의였나이다. 박범은 천자문, 백전기법, 과거의 시대상에 대하여 강의를 하였사옵니다. 그가 하였던 강의들 중 ‘조선 후기 여성의 보학 교육’ 편이 열람수 133에 댓글 10개로 가장 호응도가 컸던 강의였나이다. 강의의 내용과 백성의 호응도 면에서는 김시습이 근화장을 받았던 인물들의 사례에 뒤지지 않는다고 사료되었사옵니다. 다만, 근화장을 받았던 인물들이 삼급 훈장 수훈 이후부터 이급 훈장 수훈 전까지 시행하였던 강의 횟수와 김시습이 삼급 훈장 수훈 이후부터 지금까지 한 강의 횟수를 비교하여 보았을 때 김시습의 강의 횟수가 적었사옵니다. 박범은 개국616년 9월 4일에 팔괘장을 받은 이후 개국617년 5월 20일에 근화장을 받기까지 총 82회의 강의를 하였나이다. 그는 매일 강의를 하였고, 하루에 2회분의 강의를 올린 적도 있어 강의 횟수가 많습니다. 김민승은 개국619년 3월 11일에 팔괘장을 받고, 이후 개국619년 12월 6일에 근화장을 받기까지 한 달에 4회(1주에 평균 1회 정도) 총 29회 강의를 하였습니다. 김시습은 개국622년 5월 24일에 팔괘장을 받은 이후 현재까지 7회 강의를 하였는데 그것은 그가 한 달에 2회 강의를 했기 때문이옵니다. 전하께오서 제127차 윤대에서 “예전에 교육 부문에서 이급 훈장을 수훈한 사례와 격이 맞아야 한다”고 하시었는데 신이 보니 아직 김시습에게 이급훈장을 수훈토록 하는 것은 이르다고 사료되옵니다. 전례를 알아보지 않고 계본을 올린 신을 벌하여 주시옵소서. 그럼에도 김시습이 침체되어 있는 본조의 지방 교육 활성화에 큰 힘이 되어주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옵니다. 어려운 시기에 큰 힘이 되고 있는 백성에게 그 공을 치하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생각되옵니다. 정석학당은 당시 훈장 박범이 616년 9월 4일에 팔괘장을 받은 이후, 616년 9월 13일에 명예포장을 받았고, 그 이후 김민승이 훈장으로 있었던 618년 8월 15일에 명예포장을 받은 사례가 있습니다. 신이 전례를 살펴보건대, 훈장이 삼급 팔괘장을 받은 이후 꾸준히 강의를 하면 그에 대한 치하로 훈장이 강의를 하는 학당에 명예포장을 내리고, 그 이후에도 계속해서 교육 활성화에 이바지하면 다시금 그 훈장에게 이급훈장을 수훈토록 한 것으로 보였사옵니다. 그래서 신은 김시습이 강의를 하고 있는 충청도 정석학당에 명예포장을 내릴 것을 주청 드리옵니다." 라 하니 상(上)께서 비답하기를, "청암서원, 자운서당 등에서 한 강의는 어찌하여 합계에서 누락된 것인가. 한 교육기관에서만의 강의만을 교육 부문 포상의 대상으로 삼지 않는다. 전례와 현격한 차이를 보이므로 당초 계청한 이급 훈장은 허락할 수 없고, 앞으로의 포상을 염두에 두고 포장을 내려는 전례를 세워서는 안 되므로 지금 청한 것도 허락하지 않는다. 개국622년 제3분기 정기 포상에 관한 각 관청의 계본을 참작하여 전교한다. 문관 포상, 사직 서민교, 동문선 한 책 및 은사 300냥, 지역 포상, 前찰방 이현성, 명예삼급 팔괘장, 故진사 이국호, 명예삼급 팔괘장 추서, 급제 장지용, 문방사우 및 은사 200냥, 급제 박현철, 문방사우 및 은사 200냥, 교육 포상 훈장 김시습, 동의보감 한 질, 모임 포상 신사유림단, 은사 200냥."라 하였다. 9월 7일 병자(丙子)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9월 8일 정축(丙丑)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병조정랑 겸군자감주부 성삼문이 제80차 소과 시행 결과에 대하여 계본을 올려 아뢰기를, "제80차 소과 시행 결과에 대하여 아룁니다. 지난 8월 24일부터 9월 1일까지 9일 간 시행된 이번 소과에서는 진사시에 3인, 생원시에 1인, 훈련원시에 2인이 응시하여 진사시에서는 유학 김진만이 병과 제1인, 여절교위 이성필이 병과 제2인으로, 훈련원시에서는 정병 강건이 이등 제1인으로 입격하였습니다. 지난 소과에 비해 응시자 수도 많았으며, 입격자 수도 많았으니 이 모든 것이 아조의 만백성을 굽어살피는 전하의 은덕이 아니겠습니까. 소과 독려 행정에 대하여 아룁니다. 병조에서는 이번 소과의 참시관으로서 응시 기간 중 신규입조자들을 대상으로 독려 간찰과 서찰을 발송하였습니다. 신규입조자 30인을 대상으로 훈련원별제 이성필이 8월 26일에 각기 간찰을 발송하였고, 이 중 서찰주소가 확인가능한 15인을 대상으로 행좌랑 김시습이 같은 날 서찰을 발송하였습니다. 이외에 알림글 기능을 이용하여 예조와 병조가 소과 기간 중 응시를 독려하기도 하였습니다. 시관 혜택에 대하여 아룁니다. 채점 시권이 7권에 달한 신과 행좌랑 김시습, 행사직 서민교와 행주서 이다행, 행좌랑 진풍백의 평점 가산과 참시관으로서 신의 평점 가산을 규례대로 시행하길 청합니다." 라 하니 상(上)께서 비답하기를, "수고가 적지 않았다. 이달에 시행되어야 할 과거에도 만전을 기하기 바란다. 독려 행정에 대한 노고가 평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고, 그래도 부족한 부분은 정기 포상시 반영될 수 있도록 근거를 남겨 두도록 하라. 시관 혜택은 규례대로 시행한다."하였다. 9월 9일 무인(戊寅)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9월 10일 기묘(己卯)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행예조좌랑 겸군자감주부 진풍백이 사직제례 종료에 대하여 계본을 올려 아뢰기를, "제례는 절목에 명시된 대로 하루 전인 8일에 사직의 문을 열어야 했으나 신의 무지로 인해 9일 새벽 1시경에 사직의 문을 열었습니다. 9일 새벽 1시 30분에 사직의 문을 열고 대축관으로서 신이 축문을 읽었습니다.이후 초헌관 선공감부정 한명회가 술잔과 폐백을 올려야 했으나, 9일 밤 11시가 넘는 시각까지 초헌관이 제례에 참석하지 아니하였고, 미욱한 신이 이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여 사직의 문은 10일 오전 12시 34분에 닫혔습니다. 본래 초헌관에 통훈대부 선공감부정 한명회, 아헌관에 통훈대부 사옹원첨정 겸한성부서윤 정태수, 종헌관에 과의교위 병조정랑 겸군자감주부 성삼문을 선임하여 전하께 아뢰었으나 제례가 늦게 진행되면서 전하께 미리 아뢴 헌관 대신 다른 헌관을 선임하여 제례를 지냈습니다. 대축관은 통선랑 예조좌랑 겸군자감주부 신 진풍백, 초헌관은 통훈대부 사옹원첨정 겸한성부서윤 정태수, 아헌관은 예조좌랑 겸군자감주부 신 진풍백, 종헌관은 여절교위 훈련원별제 이성필이 맡았습니다. 전하께 계한 헌관들 대신 다른 헌관들로 사직제례는 마쳤사오나 신이 국가 대제에 관한 업무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였으니 전하를 뵐 면목이 없습니다. 신을 벌하시어 일벌백계로 삼으시기를 청하옵니다." 라 하니 상(上)께서 비답하기를, "예조의 수장 직임을 맡은 지 알마 되지 않았다는 점을 참작하더라도, 사직 제례라는 사안의 특성상 일정에 차질을 빚고 헌관들이 우왕좌왕한 사태는 그냥 넘길 수 있는 일은 아니라고 하겠다. 지난 제127차 윤대에서도 지적하였지만, 본분에 충실한 헌관은 새벽부터 자정까지 노심초사 대기하였을 것인데, 직무를 잊은 관원에게 아무런 조차가 없어서야 되겠는가. 사헌부에서 전후를 살펴 관계 관원들을 모두 추고하라."하였다. ○ 행선공감부정 한명회가 죄를 청하며 아뢰기를, "신이 작일 초헌관으로서 사직제례에 참여해야 했으나 황망한 와중에 미쳐 잊어버리고 불참하여, 사직에 죄를 짓고, 전하와 조정에 죄를 짓고, 오랜 시간 노심초사하며 기다린 동료 관원들에게 죄를 지었으니 이 나라 어디에서건 감히 고개를 들고 다닐 수 있겠습니까. 신을 용서치 마시고 중한 벌을 내려주시길 청하옵니다. 신이 지난날 사직을 청하였을 때, 망령되고 어리석어 전하께서 거듭 내려주시는 성은만 믿고 직을 유지해왔으니 "물러날 때임을알았"다고 아룄던 것이 오늘에 이르러 이토록 한심하고 송구스러울줄을 어찌 알았겠습니까. 이제 신의 몰염치함으로도 사직을 청할 수조차 없게 되었사오니 죄신을 벌하고 내치시어 종사에 거듭 죄를 짓지 않도록 마지막 성은을 베풀어 주시옵소서." 라 하니 상(上)께서 비답하기를, "부정의 등청 사정이 여의치 않아 공조로 체직되었기에 사직 제례와 같은 소임을 맡기 어려웠을 것이나, 일단 직임을 맡기로 한 다음에는 유사의 관리나 별도 통문이 없었더라도 충분한 주의를 기울였어야 한다. 사헌부에서 추고한 결과와 그에 따른 결정을 기다리도록 하라."하였다. 9월 11일 경진(庚辰)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행사헌부감찰 이여송이 사직제례관련 추고에 대하여 아뢰기를, "예조의 계목에 전하께서 "예조의 수장 직임을 맡은 지 알마 되지 않았다는 점을 참작하더라도, 사직 제례라는 사안의 특성상 일정에 차질을 빚고 헌관들이 우왕좌왕한 사태는 그냥 넘길 수 있는 일은 아니라고 하겠다. 지난 제127차 윤대에서도 지적하였지만, 본분에 충실한 헌관은 새벽부터 자정까지 노심초사 대기하였을 것인데, 직무를 잊은 관원에게 아무런 조차가 없어서야 되겠는가. 사헌부에서 전후를 살펴 관계 관원들을 모두 추고하라." 라고 비답하시어 사헌부에서 추고를 시행하였습니다. 관련자는 3인으로 행좌랑 진풍백, 행부정 한명회, 정랑 성삼문입니다. 행좌랑 진풍백은 예조의 수장으로서 사직제례를 책임지는 관원입니다. 스스로 "대제를 주관하는 예조의 수장으로서 9일 새벽 1시에 축문을 읽은 이후 ‘헌관들이 잘 참석하겠지’하는 안일한 생각을 가진 것이 명백한 저의 불찰입니다."라고 소명하였으나, 헌관들의 민국에서의 사정을 고려했을 때 행좌랑은 그 부분에 대해서는 과실이 없는 것으로 사료되옵니다. 그러나 사직의 문을 하루 늦추어 연 죄를 물어야 할 것입니다. 행부정 한명회의 과실은 명백하며, 경위서에서도 "사직제례 헌관직 미수행과 그에 따른 지연은 변명의 여지 없이 전적으로 소관의 잘못입니다."라고 이를 시인하였습니다. 별도의 사정을 설명하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지 않아 사헌부에서는 경위서의 내용대로 헌관직 미수행 및 제례 지연의 죄를 물으려 합니다. 정랑 성삼문은 민국에서 모의 국회에 참여하는 일정으로 제례 시행일 동안 접속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 있었습니다.경위서에서는 9일 오전부터 모의국회연습에 참여하였고, 접속할 시간이 마땅치 않았으나 오후 3시, 6시 반, 11시 10분경에 모바일로 사직을 확인하였다고 진술하였습니다. 그러나 초헌관이 아직 제례에 참여하지 않아 매번 접속을 종료하였으며, 10일 새벽 1시 반 경 다시 접속하였으나 이미 사직제례가 종료되었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진술하였습니다. 사헌부에서 판단하기로, 이번 사안은 초헌관으로서의 의무를 다하지 못한 행선공감부정의 불찰이라고 판단되오며, 행부정에게 벌점 2점과 녹봉 1개월분을 감액하는 징계를 시행하고자 하옵니다. 행예조좌랑은 그에 대해서 취할 수 있었던 행동이 없었던 것으로 판단되옵니다. 사직이 하루 늦춰진 것에 대하여 벌점 1점의 징계를 시행하고자 하옵니다. 병조정랑은 사직제례에 참여하지 못하였으나, 민국에서의 사정이 있었고 꾸준히 접속하였으며, 사직제례가 10일 자정부터 수십 초 만에 종료된 것을 참작하여 벌점 1점의 징계를 시행하고자 하옵니다. 윤허하여 주시옵소서." 라 하니 상(上)께서 비답하기를, "유사의 소임은 헌관 차정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제례 시행 일정을 살펴 미리 대축관, 헌관 등을 관리하여 제례가 최소한의 수고로 원활하게 수행될 수 있도록 하는 것까지 나아가야 한다. 부정 한명회에 대한 징계는 계사대로 시행하고, 좌랑 진풍백은 사직의 문을 하루 늦게 열기까지 하였으니 평점을 2점 감산하고 제례 시행에 따른 혜택을 적용하지 않는 것으로 하라. 정랑 성삼문은 자신의 위치에서 나름 최선을 다하였으므로 징계를 유예한다."하였다. 9월 12일 신사(辛巳)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행병조좌랑 겸호조좌랑 김시습이 무관 인사에 대하여 아뢰기를, "개국622년 9월 10일에, 병조정랑 겸군자감주부 성삼문은 소과 시행 결과가 마무리 된 이후인 개국622년 9월 11일까지 병조 수장직을 담당한 후에 그 직임에서 물러난다면서 신에게 업무를 인계하였습니다. 이미 9월 5일에 올린 병조정랑 겸군자감주부 성삼문의 지방관으로의 체직과 관련된 계본에 대하여 "재가한다"는 비답이 계신 사안이므로 신이 그 직임을 승계하였습니다. 사직제례의 헌관으로서 그 직임을 수행하지 못한 이유로 헌부의 추고를 받고 있는 때이지만, 인사의 공백을 방지한다는 차원에서 지방관으로 부임하고자 하는 병조정랑 겸군자감주부 성삼문을 행경상도사로 명하여 하삼도를 감당케 하고자 하옵니다." 라 하니 상(上)께서 비답하기를, "재가한다. 외관직 인사이므로 정랑의 호조 겸직은 사령시에 면직하라. 좌랑의 호조 겸직 면직에 관한 건은, 호조 차장에게 수장 직임을 맡길 수 있다고 판단될 때 시행하는 것이 어떠하겠는가. 좌랑의 직무 부담 여부를 참작하여 의견을 계하라." 하니 행병조좌랑 겸호조좌랑 김시습이 아뢰기를, "신은 산학교수 이정윤이 호조의 수장 직임을 능히 수행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사옵니다. 하오나 조졍의 막중한 직임인 만큼 직무 수행에 추호라도 미숙함이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기에 당분간은 호조의 업무를 보좌하면서 수장으로서의 업무 수행 능력을 배양할 필요가 있다고 사료되옵니다. 신의 업무 부담보다는 조정의 안정이 중요한 만큼 약 1주일간의 수장으로서의 업무 능력 배양에 주력케 한 연후에 호조의 수장직을 인계하고자 하옵니다." 라 하니 상(上)께서 비답하기를, "병조의 의견을 잘 알았다. 추석 연휴 기간이 있으므로 25일을 전후로 인계하면 되겠다."하였다. ○ 경상도 생원 박승이 아뢰기를, "신 등은 전하께 삼가 박연의 복작을 청하는 상소를 올립니다. 금일 전하께서 친히 말하셨듯이 조정의 운명이 실로 바람앞의 등불과 같습니다. 백성들이 나라를 떠나고 신하들이 관아에 머물지 않아, 육조는 쓸쓸하고 팔도의 백성은 동헌에 앉은 수령을 본지 오래되었습니다. 창국을 함께하였던 훈구는 간데 없고, 복조 이후 조정에 출사했던 구신들 역시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한 두 신하가 사직하면 육조와 삼사, 팔도가 모두 움직이기 어려워지니 어심의 근심스러움을 신은 차마 헤아릴 수 조차 없습니다. 아성께서 이르시길 교목(喬木)이 있어 고국(故國)이 아니요, 세신(世臣)이 있어 고국(故國)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진실로 그렇습니다. 신하는 얻기 쉬우나 세신은 얻기 어렵습니다. 때문에 열성조께서 태묘에 공신당을 만드시고 훈구의 자식에게는 벼슬이 없어도 대대로 녹을 주어 충성을 다하게 하셨으니 이는 모두 세신 얻기의 어려움을 아시고 그들을 우대하신 것입니다. 나라가 나라다운 것은 임금이 임금답고, 신하가 신하답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세도가 무너져 신하가 신하답게 되지 않으니 혹 이는 어버이이신 전하의 보살피심이 부족하기 따름은 아니겠습니까? 이제 한 신하가 있는데 아조의 몇 안되는 당상관이었으나 전하의 어명으로 삭탈되어 묘갈에는 급제 두 글자만 쓸쓸히 적혀있을 뿐입니다. 박연이 누구입니까? 조정에서는 사라진 종묘의 예법을 다시 세우고 정비한 것만 들어 생각해도 열성조께서 흐믓하게 생각하실 일입니다. 게다가 오래동안 관직을 하여 아조에서 처음이자 유일하게 훈1등 태극장을 서훈하였으며, 그가 교편을 잡았던 정석학당과 성균관은 포장을 받았습니다. 전하께서도 그 공을 알아 특별히 통정의 반열에 올려세우신 것이 아니겠습니까? 물론 박연이 고집을 부려 형조의 직을 끝낸 받지 않았으니 이는 불충이라고 할만 합니다. 그러나 그가 과연 진실로 불충하여 그러하겠습니까? 박연은 단지 형정의 업부가 과다하여 지방관에게 부담이 된다 하여 형정을 폐지하자고 한 것이니, 조정을 생각하는 마음이 지나친 것이며, 올바른 판단을 내리지 못한 죄로 다스릴 수는 있으나 전하를 기망한 죄로 다스릴 수는 없을 것입니다. 열성조께서 산림을 부르실 때 그들이 극구 사양하여도 사관과 승지를 보내 돈유하시고 사직 상소에 우비로 답하시며 오히려 관직을 더욱 높이신 것은 무엇 때문이겠습니까? 모두 교목세신을 대우하는 일이었을 뿐입니다. 박연이 비록 그러한 선정신의 반열에 오르지는 못하겠으나 아조만 두고 본다면 그 공이 결코 작지 않습니다. 그러나 박연에 대하여 전하의 비답이 너무나 준엄하여 모든 직과 품을 모두 거두어들어셔서 백면서생과 같이 만드셨으니 많은 백성들이 전하의 위엄에 떨기는 하였으나 전하의 자애로움은 또한 알지 못하였습니다. 박연이 졸하고 그 가문에서 보인 행태는 또한 지나친 것이었습니다. 전하의 진노가 어찌 그르다 하겠습니까? 그러나 그 가문의 죄를 이미 죽은 박연에게 씌울 수는 없는 것이며, 이미 그 가족이 모두 폐족이 되어 벼슬길에 나가아지 못하게 되었으니 성심을 어지럽히게 한 대가를 받은 것 아니겠습니까? 이미 죽은 지 오래된 박연에 대한 진노를 푸시고 그의 공을 생각하시어 생전에 받았던 고신을 돌려주는 것이 어찌 전하의 치세에 누가 되겠습니까? 서경에 이르길 백성을 어린아이 보듯이 하려고 하였습니다. 전하께서는 백성의 어버이시며 어버이는 어린 자식이 혹여 상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며 어르고 감쌉니다. 엄부의 위엄을 드러내시는 것도 옳으나 또한 자모의 자애로움 역시 필요합니다. 오히 죽은 고신의 관작을 회복시켜 전하의 자애로움을 만백성이 알게 한다면 또한 성세의 기미가 되지 않겠습니까? 박연의 관작을 회복시키며 돈유하고 어루만지는 비답을 내리신다며 떠나간 구신들이 전하의 성심을 알고 다시 돌아오지 않겠습니까? 또한 그 가문의 족속들은 전하의 어지심이 감읍하고 지난날의 행실을 반성하지 않겠습니까? 단지 죽은 박연에게 빼앗은 고신을 돌려주는 것만으로 전하의 성심을 만백성이 알 수 있다면 진정 훌륭한 일이 아니겠습니까? 바라옵건테 전하께서 통촉하시어 박연의 고신을 돌려주고 죄는 덮고 공을 북돋아 높이신다면 천하의 인재들이 모두 감읍하고 조정에 나오고자 할 것이니 지금 조정이 겪고 있는 어려움 또한 조금 가실것입니다. 미천한 신 등의 충정을 헤아리시어 부디 가납하소서." 라 하니 상(上)께서 비답하기를, "당시의 처분은 한때의 성화로 말미암은 것이 아니라, 당상이든 당하든 그 지위나 경력에 상관없이 엄중한 처분이 이루어진다는 준칙을 세운 것이다. 시간이 지났다거나 불만을 달래야 한다는 이유로 사면하고 복권하는 식으로 처분을 흐지부지되도록 하여, 그나마 가까스로 시행하였던 바를 허무는 것만큼 큰 폐해도 없다. 민국에서 예사로 벌어지는 그러한 폐단을 본조에서 답습하는 것이 어찌 바람직한 일이겠으며, 무엇으로 훗날의 경계로 삼겠는가. 당시와 지금 사이에 달라진 것이 없고 그렇게 해야 할 명분도 없으므로 상소한 바는 허락하지 않는다."하였다. ○ 경상도 생원 박승이 아뢰기를, "금일 경상도의 생원 박승이 죽은 故박연의 복작에 대하여 청하였습니다. 이는 故박연을 평소 존경하던 많은 사조민들에 염원의 시발점 임에는 틀림없을 것입니다. 신 또한, 그의 평소 품행이나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관직에 나아와 봉사하는 모습을 보며 많이 존경하였고, 그의 모습을 조금이라도 닮고자 하였었습니다. 그러나, 신이 무지하여 감히 따라잡을 수 없는 사람이었기에, 신이 그의 발끝도 미치지 못하고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그는 신과 같이 많은 후임 관리들의 버팀목이자, 관리로써 갖추어야하는 의지를 보여준 사람이며 본조사(本朝史)와 함께한 역사적인 사람이라는 것에는 변함이 없을 것입니다. 그가 비단, 형조에서 보여준 마지막 모습이 전하 보시기에 타당하지 아니하여 삭직의 과분을 받아냈사오나, 어찌 그 당시에 신하들과 백성들이 전하께서 내리신 어명이 모두 옳다 여겼겠습니까. 1년도 넘은 작금에 이와 같이 그의 복작을 기원하는 연명 상소가 봉입된 것을 보아도, 그 누구도 당시 전하의 어명을 옳다 여긴 이가 없었음을 방증(傍證)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 당시를 되돌아보건데, 그의 삭탈은 모든 신하와 백성들이 만류하였던 사안이었습니다. 전하께서 신하들과 백성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고집하여 얻어낸 것은 전하의 대위(大威)뿐, 그 외에 도대체 무엇을 얻으셨습니까, 전하께서 바라시던 조정이나 조정을 운영하는 중신들의 충성을 얻으셨나이까. 오히려 그 일이 있고 난 후로 관리들은 계속해서 연명소를 통해 조정의 잘못됨을 바로잡으려 하였고, 그도 되지 않아 조정에 충성하였던 충신(忠臣)들 마저 죽어 백골이 되었습니다. 심지어 고인의 가문에선 조정의 조문을 거부하는 전례없는 일이 발생하여 또 다시 삭탈이 되거나 죽음을 택하게 되는 비참한 일들이 발생하였습니다. 이는 어느 나라의 역사이든지간에 왕과 신하 사이에서 일어난 일의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일이라 할 것입니다. 이러한 전례를 만드시고, 또 이 전례 위에 세운 전하만의 준칙이 도대체 무엇인지 신은 아직도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전하께서 당시 연두교서에서 전교하신 바와 조정을 조정답게 하기 위한 삭직이었다 윤음하시지만, 그 당시 고인은 조정의 조정다움을 위해 일한 충신이었습니다. 인사행정을 바르게 하고자 하였고, 잘못 되어가는 조정 업무들을 비판하며 전하께서 즉위 초의 정도(正度)로 돌아가실 수 있도록 하는 충언을 올리기까지 하였습니다. 이러한 그를, 전하께선 그저 형조에 있기 싫다는 생떼부리는 어린 아이처럼 취급하시고 그의 충성을 매도하였으니, 이가 어찌 바른 일이라 할 것입니까. 또한 그의 파직차에서 아뢴 바가 신의 생각과 대동소이합니다. 지금 어떤 자가 전하의 그릇된 어명을 바로 잡고자 하고 있습니까. 그저 전하께서 내리신 어명을 행하는 것이 다일 뿐, 도대체 어느 누구가 전하의 잘잘못을 바로잡고 있습니까. 충신이 그저 전하께서 내리신 어명을 이행하는 것에만 있지 아니하고, 전하께서 정도를 지키실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진정한 충신이 아니겠습니까. 또, 그저 어명만을 이행하기를 바란다면 과거가 필요가 없지 않겠습니까. 천거로 어명을 잘 이행할 자를 선발하여, 그에게 어명을 내리시고, 그가 잘 이행한다면 친히 전하께서 충신의 칭호를 부여한다면 그가 바로 사조의 충신이 아니겠습니까. 어찌 전하께선 스스로 조정을 조정답지 못하게 만들고 계십니까. 그저 어명만을 이행하는 것이 조정입니까. 관리를 그저 어명을 이행하는 전달자로만 바라보시고, 내린 어명만을 이행하는 수동적인 관리들로 만드는 것이 진정 전하께서 의중에 품으신 조정의 모습입니까. 이러한 신하가 어찌보면 자신의 무사안일을 위해 사사(邪辭)한 말을 일삼는 난신(亂臣)라고는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또 작금에 이르러 전하의 잘잘못을 비판하지 아니하는 것은 어명을 이행하지 아니하면, 전하께선 무조건 그에 대해 비난하고 대노하시기 때문입니다. 신하가 아뢴 것을 조금이라도 생각하지 아니하시고, 무조건 그를 두고 대노하시는데 어떤 신하가 그에 대해서 비판하려 하겠습니까. 이는 신하된 도리가 아니라 생각합니다. 나라의 주체에는 왕이 있지만, 왕이 제대로된 길을 가도록 보필하고, 왕이 역사에 길이남을 성군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에는 왕 스스로가 아니라 신하들의 간언(諫言)들이 있습니다. 왕이 제대로된 정치를 펴지 못하면 신하들이 이를 간섭하고 비판해야 합니다. 이것은 너무나 당연합니다. 그리고 선대왕들의 전례도 같습니다. 조선조 뿐만 아니라, 이웃나라의 왕들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명의 잘잘못을 비판하고, 그를 고쳐 시대에 맞는 어명을 내리시게끔 하였던 신하들이 있었기에 선대왕이나 이웃나라의 추앙(推仰)받는 성군이 된 것이지, 스스로가 잘하여 성군이 되었습니까. 아니질 않습니까. 그런데도 불구하고 전하께선 그것을 그저 생떼부리는 어린아이로 바라보셨다는 것을 생각하니 암담하고 참람하옵니다. 신하들을 신하답지 못하게 만드신 그 때부터 조정은 조정답지 못하게 모두 엉클어져 버린 것입니다. 그리고, 그의 파직차에 다른 어명을 내리실 수도 있으셨지만, 그를 삭직하여 이러한 의지들을 아예 꺾어, 본조를 떠나게 만든 이 일에 그 누구가 찬성하고 기뻐하고 지키고자 하겠습니까. 1년이 넘게 지난 그 일을 다시금 돌이켜보건데, 너무나 엄청난 일이 조용하게 지나가 버린 듯 해 가슴이 미어질 따름입니다. 삼가 목을 내놓고 전하께 간하건데, 조정을 조정답게하여 주소서. 또한 조정을 주관하는 것에는 왕에게만 있지 아니하고 중신들에게도 있다는 것을 다시한 번 상고(詳考)하여 주소서. 전하께서 독단적으로 조정의 일을 결정하시는 것 자체가 바른 일이 아니질 않습니까. 지난 일들도 마찬가지지만 이번 연명소 건도 그렇습니다. 신하들과 상의해보고 물리치셔도 늦지 않질 않습니까. 만약, 전하께서 중신들과 논의하여 하교하겠다는 비답을 내리셨다면, 신 그를 따를 요량(料量)었습니다. 그런데, 전하께선 무조건 내치시려고만 하시니 이가 어찌 잘못되지 않다하겠습니까. 더불어, 이번 연명소에 대해서 신하들도 생각할 수 있게 하여주소서. 만약, 그것이 전하의 뜻과 다르다면 전하께서도 다시 물으시거나 내치셔도 상관없는 일이지 않겠습니까. 조정의 의견을 물으신다면 이것부터가 작금의 조정이 다시금 조정같은 조정으로 변할 수 있게 만드는 초석이 될 것입니다." 라 하니 상(上)께서 비답하기를, "단순히 전교를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러한 처분이 있었겠는가. 당상관으로서 보인 행동이 전혀 기대에 미치지 못하였기 때문이니, 삭직을 명한 이유에 대하여는 당시 충분히 설명하였다. 이런저런 이유를 들며 끝내 맡은 직무를 회피하려 드는 관원을 징계하지 않는다면, 그 무엇으로 같은 사례에 대해 처벌을 내리겠으며 그 어떤 명분으로 비슷한 일을 방지하겠는가. 잘 알지 못하겠거든 당시 파직을 청한 차자와 공조좌랑의 차자에 대한 비답을 다시 한 번 읽어 보도록 하라. 다만, 당시에는 징계 범위에 일반 파직과 삭탈관직으로 적용하였던 삭직이 있었기 때문에, 청파직차를 허락하지 않기 위해 삭탈하였던 측면을 참작할 수 있겠다. 지금은 당시의 삭직이 삭탈관직이고 파직과 삭탈 사이에 삭직이 있으므로, 직명을 깎는 삭직 처분 등으로 징계 수위를 조정하는 것을 검토할 수 있다고 여긴다. 이에 관하여는 다가오는 윤대에서 하문하여 처결하겠다."하였다. 9월 13일 임오(壬午)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경상도 백성 박승이 아뢰기를, "어제 생원 박승 등이 소를 올려 지난 봄에 죽은 박연에게 관작을 회복하여 줄 것을 청하였사옵니다. 소두가 아뢴 바와 같이 죽은 박연은 공훈이 남다르고 학식과 덕이 있어, 가히 '남의 신하된 자[人臣]'라 할만한 사람이었다 하겠사옵니다. 그는 사(史)와 예(禮)에 밝아 종묘와 사직의 법도를 가지런히 하였으며, 문(文)과 덕(德)을 갖추어 많은 문생을 가르쳐서 쓸만한 동량(棟梁)으로 키워냈사옵니다. 묘당(廟堂)에 나아가서는 주상 전하를 옆에서 돕고 뭇 관원을 이끌고 밀어 권면하였으며, 외방(外方)에 나아가서는 주상 전하의 백성을 어루만지고 일으켰사오니, 그 공로는 일일이 열거하지 못하며 굳이 세세히 일러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으니, 이로 인하여 그의 생전에 전하께옵서는 중히 여겨 쓰셨으며 백성들은 그의 덕을 본받고자 하였사옵니다.아, 그러나 그 때를 당하여 한번 군신(君臣)이 뜻한 바 다르자 전하께옵서는 받아들이시지 않으셨고 박연은 굽히지 않았으니, 결국 전하께옵서는 그를 쫒아내시는 전교를 내리셨으며, 박연은 하루아침에 포의(布衣)로 전락하고 말았사옵니다. 어찌 한번 탄식하지 않을 수 있겠사옵니까. 당시에 전하께옵서 형정(刑政)을 다시금 정돈하여 나라의 기강(紀綱)을 바로잡아 악한 자를 치고 선한 자를 보듬으려 함은 마땅히 인군(人君)으로서 하여야 할 책무이며, 그 소임을 맡은 박연에게 하명하실 수 있는 일이었사옵니다. 그러나 박연 또한 크게 잘못은 없는 것이 형벌이란 존재가 반드시 있어야 하지만 굳이 독려하고 부추겨서 활발히 할 것은 못 되옵니다. 위가 덕이 있고 어질어서 본받을만 하면 아래는 저절로 그렇게 되는 법이오니, 이는 군자가 마음에 새기고 힘써 행하여야 하는 것이옵니다. 구태여 형벌을 써서 윽박지르고 때리는 것이 마치 가지 않으려는 소를 줄로 얽어 매고 나무꼬챙이로 찌르고 때려서 억지로 끌고 가려는 농부의 모습과 비교하면 어느 것이 더 좋은 것이겠사옵니까. 군자는 바람같고 소인은 풀 같으며 임금은 그릇같고 백성은 물과 같아서 인(仁)으로 대하고 예(禮)로 다스리면 저절로 따르게 되는 것이옵니다. 박연이 얼마나 말과 행동을 잘못하였기에 전하께옵서는 그를 책망하시고 쫒으셨나이까. 또한 당시가 지금보다는 조정의 사정이 나았다지만 그때도 별반 좋았던 것은 아니었는데, 전하께서 형정을 강화하라 명하시게 되면 자연히 민생이 경직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소임을 맡은 관원들의 책임과 업무도 무겁게 되는 것이 자연한 이치이옵니다. 그리 되면 그나마 활동하던 백성들도 죄가 없음에도 죄를 떠안아 벌받을까 두려워서 숨게 될 것이며, 관원은 견디지 못하고 하나둘 자리를 옮기려 하거나 낙향할 것이니, 이것이 전하께서 바라시는 바는 아니었을 것이옵니다. 박연이 이와 같은 것으로 수 차례 아뢰었으나, 전하께서는 이를 들으셨나이까. 주상 전하, 신이 전에 아뢴 바와 같이 신하를, 백성을 이렇듯 엄하게만 대하신다면 결국 모두에게 해(害)가 되는 길이 될 것이옵니다. 위세를 이용하여 누르려 하고 경쟁하여 이기려 하는 것은 단지 이기는 것 그 뿐이지, 결국 그 마음을 얻지는 못하고 화(禍)가 그 주위를 맴돌고 재(災)가 닥쳐 오래가지 못하옵니다. 전하께서는 상하 법도의 지엄함을 보이고 법률의 공정함을 지키려 하시니 이는 명군(明君)의 행보이므로 후세의 칭찬을 받으실 것이니, 군주 자신에게는 홍복(洪福)이 있을 것이고 백성에게는 그러한 군주를 모시는 광영(光榮)이 있사옵니다. 하오나 이것에만 마음을 두시어 결국 인심을 잃었다는 사론(史論)만은 피하시기를 바라옵니다. 엄하기만 하면 반감이 생길 뿐이며, 착하기만 하여서는 업신여김을 받을 것이니 이는 취할 바가 아니옵니다. 그러므로 합당한 기준에 따라 상과 벌, 관용과 상벌을 적절히 쓰는 것이 제왕, 윗사람된 자, 더 나아가 사람이 지녀야 할 덕목이 될 것이옵니다. 신은 삼가 물러나 전하의 하교를 받들고자 하옵니다. 이 차자로 인하여 신에게 벌(罰)을 내리신다면 오히려 상(償)으로 알고 달게 받겠사옵니다." 라 하니 상(上)께서 비답하기를, "본조의 형정은 민국 사건에 중점을 두기 때문에 민생 경직과는 관계가 없다. 앞서 차자의 비답에서도 말하였지만, 복작을 허락하여 당초 징계하였던 바를 없던 것으로 하게 되면 몇 사람은 흡족하게 여길지 모르겠지만,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되어 결국에는 잘못을 처벌하지 않는 전례로 남게 될 것이다. 다른 어떤 관원이 비슷한 행동을 보인다면 무슨 처분을 내릴 수 있겠는가. 같은 사례가 반복되는 등의 폐해를 막을 길이 없게 되며, 조정에서 일어난 잘못도 바로잡지 않는데 무슨 명분으로 민국의 일을 논하고 논죄할 수 있겠는가. 인심을 얻고자 한다면 잘잘못을 가리지 않고 모두 후하게 처리하거나 너그럽게 좋은 말만 하고 앉아 있으면 그만이다. 그러나 그렇게 할 수 없는 것은, 이러한 사안들이 바로 조정을 지탱하는 근간에 관한 것이기 때문이다."하였다. 9월 14일 계미(癸未)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9월 15일 갑신(甲申)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행예조좌랑 겸군자감주부 진풍백이 제81차 소과 일정에 대하여 아뢰기를, "예조와 병조가 논의한 결과, 제81차 소과는 9월 21일부터 9월 29일, 9일간 시행하기로 협의하였습니다. 이번 9월은 추석 연휴가 있는 달이라 추석 연휴 동안에는 귀성과 귀경을 하느라 바쁠 것이니 추석 연휴 기간을 피하면서, 대신 시행 기간 동안 주말이 2번 포함되게 하였습니다. 그리하면 응시자 수 증가와 응시 독려 행정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되어 위와 같이 협의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소과의 참시관을 맡은 관청은 예조이며, 이 외에 소과 시관 인선과 시제안을 마련하여 곧 계하도록 하겠나이다." 라 하니 상(上)께서 비답하기를, "추석 연휴 3일 동안은 조정 휴무이고, 아직까지 시제 계본이 올라오지 않았으므로 시행 일자를 21일로 단정하기 어렵다. 일단 23일부터 29일까지 7일간 시행하는 것으로 잠정 결정한다. 속히 계본을 올리도록 하라."하였다, 9월 16일 을유(乙酉)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승정원에서 주관하여 27일까지 제130차 윤대(輪對)를 진행하였다. *16일, 상(上)께서 전교하기를, "전례에 따라 추석 연휴 기간에 조정 업무를 일시 중지한다. 18일부터 20일까지 3일간 철조(輟朝)하니, 상소문 봉입을 제외한 조정 업무를 일체 중지하라. 각 관청에서는 휴무(休務) 기간을 미리 공시토록 하라. 또 논의의 연속성을 위해 본 제130차 윤대의 개시 기준일을 21일로 변경하니, 시급한 사안을 제외하고는 각 관원의 윤대 참여도 가급적 21일 이후에 진행하도록 하라."하였다. * 21일, 행예조좌랑 겸군자감주부 진풍백이 아뢰기를, "예조에서는 이번 제81차 소과 시행을 준비하고 있사옵니다. 소과 생진시 시제에 대한 계본은 따로 올려 계하였나이다. 제80차 소과에서 평점 4.00으로 병과 제1인에 급제한 유학 김진만에게 간찰로 의사를 확인한 결과, 조정 출사에 대한 의지가 있는 것으로 회신이 왔사옵니다. 하여 예조에서는 현재 이와 관련해 이조와 논의 중에 있사옵니다."하였다. *같은 날, 행사헌부지평 이여송이 아뢰기를, "사헌부에서는 평시업무를 수행하고 있사오며, 9월 말에 관청업무점검을 실시할 계획입니다."하였다. *같은 날, 행승정원주서 이다행이 아뢰기를, "지난 개국622년 09월 12일, 경상도 생원 박승의 상소와 신, 그리고 행용양위사직의 차자등을 통해 故박연의 징계수위 조절을 명하셨습니다. 이에, 이번 윤대는 故박연의 징계 수위 조절을 주제로 하여 진행코자 합니다. 윤허하여 주소서.더불어, 승정원에서는 상시 업무를 수행하고 있사오며 현재 전임관 행예조좌랑 진풍백의 업무인계에 따라, 개국620년 12월분부터 찬술을 시작하여 개국621년 8월 승정원일기까지 찬술을 완료하였습니다. 현재, 9월분 찬술을 진행하고 있사오며, 이 외에 따로 아뢸 사항은 없습니다."하였다. *같은 날, 행병조좌랑 겸호조좌랑 김시습이 아뢰기를, "병조와 호조에서는 평시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하교하신 바에 따라, 유품자와 정병 중에서 출사 대상자에 대한 출사 독려를 무관들과 협의하여 진행할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다만 아뢰올 것이 있사온데, 지난 3분기 지역 활성화 수상자인 급제 장지용에 내리신 하사품 문방사우는 이미 급제 장지용이 지난 2분기 지역 활성화 포상시에 하사받은 물품과 중복되기에 문방사우를 대동여지도로 교체하여 주실 것을 청하옵니다."하였다. *같은 날, 행사옹원첨정 겸한성부서윤 정태수가 아뢰기를, "각 관청의 수장에 대하여 아룁니다. 승정원에는 행주서 이다행이, 사헌부에는 행감찰 이여송이, 이조에는 신이, 호조에는 행좌랑 김시습이, 예조에는 행좌랑 진풍백이, 병조에는 행좌랑 김시습이, 공조에는 행부정 한명회가 있습니다. 9월 제2차 평정기간이오니 신과 행좌랑 김시습의 평정을 내려주십시오. 아울러 병조에서 경상도도사로 체직한 前정랑 성삼문의 평정도 같이 해주실 것을 청하옵니다.이조에서는 상시 업무를 수행 중에 있사옵니다.한성부를 비롯한 중부지역에 대해 아뢰옵니다. 중부지역에는 현재 신이 한성부서윤으로서 경기와 강원 지역을 대행하고 있으며, 본래 하삼도까지 대행하였으나, 경상도도사 성삼문이 부임함에 따라 업무를 인계하였사옵니다. 관속의 경우 중부지역에는 한성부 이방 이강이 있으나, 업무 미실시와 접속이 없는 상황이라 주의 간찰을 발송하였고, 기한 내에 답이 없을 경우 관속에서 해임할 예정에 있사옵니다. 호구에 대해 아뢰옵니다. 한성부는 유효인구가 총 19인이며 이중 남자가 15인에, 여자가 4인이옵니다. 경기도는 총 10인이며 모두 남자이며, 강원도 역시 유효인구 8인 전원 남자이옵니다. 8월에 하삼도까지 포함하여 총 6인의 백성이 입조하였으며 9월의 경우에는 한성과 경기에서만 총 7인의 백성이 입조하였사옵니다. 이중 일부 백성의 경우 훈장을 지원하여 강의를 하는 등 활동을 보이고 있어, 유효인구 증가에 큰 보탬이 되고 있으니, 이 또한 전하의 홍복이옵니다. 교육에 대해 아뢰옵니다. 민망하옵게도 중부지역의 교육기관에는 아직 문을 연 교육기관이 없으나, 신이 도사 성삼문이 부임하기 전까지 대행하였던 남부지역의 경우 충청도 정석학당에 김시습이 꾸준히 사자성어 강의를 해왔으며 경상도 영남학당에는 신규 백성인 김춘추가 영어의 기초 문법을 강의하고 있사옵니다. 신이 미거하여, 교육의 중요성을 앎에도 이를 활성화 시키지 못하였으니, 참으로 황공하기 그지 없사옵니다. 지역활동에 대해 아뢰옵니다. 중부지역에는 백성 이강이 낭만조선이라는 모임을 열었으나, 8월 말 이후로 활동이 뜸해져 있는 상황이며, 이밖에는 강원도의 수누름 가문이 간간히 가문으로서의 활동을 이어가고 있사옵니다. 대행을 맡았던 남부지역의 경우 충청도에는 천의명가가 활동 중이며, 전라도에는 동물농장이라는 모임이 생겨나 활동 중에 있으나, 근래 활동이 뜸한 모습을 보이고 있사옵니다. 이밖에도 해동재단이나 경상도의 죽돌세가의 경우도 8월까지는 활동이 있었으나 9월에는 다소 주춤한 모습이옵니다.관내 사업 및 관보 발행에 대해 아뢰옵니다. 관보 발행의 경우 부임 초 즉시 발행하려 하였으나, 민국의 일로 인하여 아직 발행을 하지 못하였사옵니다. 9월 내로 발행하려고 하옵니다. 관내 사업의 경우 본래 추석 전에 추수 사업을 전국 단위로 실시하려고 하였으나, 남부지역에 도사 성삼문이 부임함에 따라 행검률 윤강과 더불어 협의 후 10월 전후로 전국단위의 사업을 진행하려고 하옵니다. 본시 신이 능력이 부족하오나, 아조의 관원이 부족한 만큼 끝까지 목민관의 소임을 다하겠사옵니다."하였다. *22일, 상(上)께서 전교하기를, "호조에 명한다. 은사품은 용벼루로 바꿔 지급하라. 예조에 명한다. 천거 절차를 조속히 진행하라. 이번 제81차 소과 시행은 23일부터 29일까지 7일간으로 한다. 대과가 곧바로 시행될 수 있도록 지금부터 준비하라. 한성부에 명한다. 관할 지역의 사정을 잘 알았다. 최근 유효인구가 조금이나마 증가하였다고 하니 실로 다행한 일이다. 인구 증대에 기여한 관원이나 백성이 있다면 적절한 포상이 내려질 수 있도록 호조 등을 거쳐 그 현황이 보고될 수 있도록 하라. 추석 연휴가 지났으니 추수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것이다. 지난 12일에 올라온 승정원의 차자에 익일 하교한 바가 있다. 당상이든 당하든 그 지위에 상관없이 처분이 엄중하다는 전례를 세우기 위해 삭탈을 명하였으나, 징계 제도가 보완되기 이전이었으므로 징계 처분을 일부 조정할 여지가 있다. 삭직은 본래 당시의 직명만을 깎는 것이나, 일반 삭직은 그저 삭직될 때의 관직을 경력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에 불과하므로 뒷날의 폐단을 막고 경계하기 위한 징계로써 실효가 없고 그 직책이 무록이었으므로 더욱 불가하다. 이에 정3품 당상의 모든 직명을 삭직하여 통정대부라는 산계(散階)만을 남겨두거나 정3품 당하인 통훈대부나 종3품 이하로 강등하는 탈고신(奪告身) 등으로의 징계 수위 조정을 검토할 수 있겠다. 윤대에 참여하는 각 관원은 처분과 관련된 전교를 참작한 후, 이 사안에 대한 의견을 말하도록 하라."하였다. *24일, 행병조좌랑 겸호조좌랑 김시습이 아뢰기를, "행병조좌랑 겸호조좌랑 신 김시습, 하문하신 바에 대하여 삼가 아뢰옵니다. 급제 박연의 청파직차에 대한 삭직 처분만을 놓고 본다면 그 처분이 어찌 지나치다 할 수 있겠사옵니까. 아울러 그에 대한 삭직의 처분으로 조정의 기강을 일신하고자 하셨던 전하의 어의를 모르는 신민이 또한 그 어디에 있겠사옵니까. 하오나 그의 복작을 청하는 상소에 이미 적시되었듯이 급제 박연은 종묘와 사직의 법도를 가지런히 하였고, 문덕을 갖추어 후학을 양성하는데 매진하였으며, 묘당에서는 주상 전하를 보필함에 있어 소홀함이 없었고, 외방에 나아가서는 주상 전하의 애민을 몸으로 실천하는데 주저함이 없었으니 죄를 짓기 전까지의 공훈이 또한 가볍다고는 못할 것이옵니다. 근일에 이르러 급제 박연의 복작을 청하는 상소가 올려지고 많은 신민이 연명으로 혹은 또 다른 상소로 그의 복작을 청하고 있는 까닭이, 그에 대한 삭탈관작의 처분이 억울하다거나 혹은 그의 죄를 다시 살피시어 그를 용서해 달라는 것에만 있는 것은 아니라고 사료됩니다. 죄인이지만 급제 박연의 생전의 공이 결코 작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공은 묻히고 죄만 남았음을 안타까이 여기는 마음의 발로이기도 할 것이옵니다. 삭직의 처분이 곧 삭탈관작으로 시행되던 때의 일이었지만 부디 관대히 처결하시어 그의 복작이 이루어지기를 앙망하옵니다. 탑전의 권위는 때로 죄가 크다 하여도 죄를 묻기 보다는 오히려 작은 공이라도 그 공을 격려함으로써 더 공고해지기도 할 것이오며, 이것이 귀감이 되어 아조의 많은 신민이 종묘와 사직에 신명을 바치는 계기가 되기도 할 것이옵니다. 하여 신은 감히 아뢰건데 징계의 수위를 조정하는 논의보다는 그의 생전의 공을 기리는 차원에서 조정의 논의가 이루어지기를 바라옵니다. 아울러 부디 통정대부의 품계를 그의 묘비에 새김으로써, 아조의 많은 후학들이 그의 충성과 문덕을 기릴수 있게 되기를 신은 간절히 바라옵니다."하였다. *25일, 상(上)께서 전교하기를, "승정원은 각 관원들의 윤대 참여를 독려하라."하였다. *같은 날, 행승정원주서 이다행이 아뢰기를, "故박연의 징계 수위 조절에 대하여 아룁니다. 신도 행병조좌랑 김시습의 의견과 같사옵니다. 청파직차만을 놓고 보자면, 그의 그 당시 삭직이 어찌 부족하다 하겠습니다. 그러나, 알아야할 것은 그 전까지 조정에서 공헌한 노고가 세간의 이목을 주목시킨 사람이었다는 것입니다. 그는 통정의 계에 이르기까지 많은 요직을 두루 거치며 조정의 발전을 위해 견마지로(犬馬之勞)를 다하여 근정이급 진충장을 수훈받고, 또한 지역에서 후학 양성에 힘써 훈장부 일급 태극장을 수훈받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그가 겸사성으로 일했던 성균관은 근정포장을 수훈받았고, 그가 훈장으로 있었던 정석학당도 명예포장을 수훈받기까지한 일들이 있었습니다. 이와 같이 조정과 나라 발전을 위해 공헌을 마다아니한 그를 삭직한다는 것이 가엾은 일이 아니겠습니까. 행좌랑이 아뢴 바와 같이 그의 죄를 없애고, 다시 복작하여 죄신의 죄를 덮자는 얘기가 아닙니다. 그의 공헌과 공로를 일정 부분 상고하여 주시라는 것입니다. 이에 신도 행좌랑이 아뢴대로, 통정대부의 산계를 되돌려주시어 그가 아조를 위해서 공헌한 노고를 치하하고 후학들이 그의 충정을 기릴 수 있게하여 주시옵소서."하였다. *같은 날, 행사헌부감찰 이여송이 아뢰기를, "故박연의 징계 수위 조절에 대해 아룁니다. 신 역시 행병조좌랑 김시습의 의견과 같사옵니다. 분명 조정과 전하 앞에 죄신이었지만, 행주서가 아뢴 것처럼 그는 당상에 오를 만큼 조정에 헌신하였고, 나라의 모든 분야를 발전시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빛나는 공로를 세웠습니다. 물론 그 공로를 세웠다고 엄연한 죄를 덮을 수는 없사오나, 그 공과 업적을 생각하여 양면을 기록할 수는 있지 않겠사옵니까. 행좌랑과 행주서이 아뢴 바와 같이 통정대부의 산계를 되돌려주시옵소서."하였다. *같은 날, 행예조좌랑 겸군자감주부 진풍백이 아뢰기를, "故박연의 징계 수위 조절에 대하여 아룁니다. 그 당시의 삭직 조치는 지나친 것이 아니었으나 그가 본조와 조정에 공헌한 노고를 헤아려주심이 어떠하옵니까. 그가 말로만 조정에 충성한 것이 아님을 근정이급 진충장과 훈장부 일급 태극장 수여로 전하께서 보여주셨사옵니다.앞서 행좌랑, 행주서, 행감찰이 아뢴대로 故박연에게 통정대부의 산계를 되돌려주실 것을 청하옵나이다.하였다. *같은 날, 행사옹원첨정 겸한성부서윤 정태수가 아뢰기를, "故박연의 징계 수위에 대하여 아뢰옵니다. 신 역시 행좌랑 김시습과 행주서 이다행 등이 아뢴 바와 같사옵니다. 그의 품계가 당하가 아닌 아조의 몇 안되는 당상이었던 것은 생전에 아조에 이렇다 할 공이 있었으며, 이를 상께서 인정하시는 뜻이옵니다. 이미 이전의 징계에서 상께서 분명히 죄를 물으셨으니, 또한 아조에 헌신을 다한 살아 생전의 공 역시 인정해야 할 것이옵니다. 앞서 행좌랑을 비롯한 신료들이 아뢴대로 故박연에게 통정대부의 산계를 되돌려 주실 것을 감히 청하옵니다."하였다. *27일, 상(上)께서 전교하기를, "각 관원의 의견을 잘 알았다. 급제 박연에게 통정대부 산계를 특별히 되돌려 주도록 하라. 삭직 제도가 자리 잡기 이전의 처분이었기 때문에 공론을 살펴 이처럼 명하는 것이지, 징계한 뜻을 약화하기 위해 그 처분 수위를 조정하는 것이 아님에 유념해야 할 것이다. 또 독려 전교 이전에 의견을 개진한 행좌랑 김시습의 평점을 1점 가산한다. 이것으로 윤대를 마친다."라 하고 윤대를 마치었다. ○ 행경상도도사 성삼문이 사은숙배하며 아뢰기를, "행경상도도사 신 성삼문, 임지에 부임하기에 앞서 전하께 사은숙배를 올립니다. 사은숙배를 올리면서 신이 처음 관직에 나온 지도 벌써 4년이 지났고, 근무일도 어언 2년이 되었다고 생각하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금번 무관 인사를 통해 신에게 제수된 경상도도사 직은 처음으로 수행하게 된 외관직으로서 신에게 큰 의미를 가질 것이라 여깁니다. 신은 개인적으로 이번 목민관의 경험을 통해 혹여 관직 출사의 초심을 잃고 거의 대부분의 관직 생활을 병조에서 하다보니 나태하게 업무를 처리하지는 않았나 반성하는 기회로 삼고자 합니다. 또한, 신이 수없이 저지른 지난날의 과실을 경계함과 더불어 맡은 바 소임의 가장 기본이 되는 것에 충실함으로써 위로는 전하의 기대에 부응하고 아래로는 관할 지역 백성들의 민생 안정에 주력하고자 합니다. 이제 어명에 따라 임지로 부임하여 전하의 은덕을 두루 펼쳐 보이고 선정을 베풀고자 합니다." 라 하니 상(上)께서 비답하기를, "처음 외관직으로 나아가는 것이지만, 경관직에서 쌓은 경력이 적지 않으므로 주어진 소임을 잘 이행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속히 부임하여 지방관 3관 체제를 정립하도록 하라."하였다. 9월 17일 병술(丙戌)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행예조좌랑 겸군자감주부 진풍백이 생진시 시관 인선에 대하여 아뢰기를, "금번 제81차 소과 생진시 시관으로는 행예조좌랑 신과 행사헌부감찰 이여송, 행사옹원첨정 겸한성부서윤 정태수로 인선하고자 하옵니다. 윤허하여 주시옵소서." 라 하니 상(上)께서 비답하기를, "재가한다. 추석 연휴 3일 동안의 조정 휴무에 주의하여, 시제 계본이 22일 이전에 재가될 수 있도록 하라."하였다. ○ 행병조좌랑 겸호조좌랑 김시습이 훈련원시 시관 인선에 대하여 아뢰기를, "금번 제81차 소과 훈련원시 시관으로는 행병조좌랑 겸호조좌랑 신과 행경상도도사 성삼문, 행평안도검률 윤강으로 인선하고자 하옵니다. 이미 여러 차례에 걸쳐 시관직을 수행한 경력을 고려하여 시관으로 인선하였으며 훈련원시 시제는 따로 계하겠사옵니다." 라 하니 상(上)께서 비답하기를, "재가한다. 유품자 출사, 정병 발탁 등용 등에도 관심을 가지기 바란다."하였다. ○ 행병조좌랑 겸호조좌랑 김시습이 훈련원시 시제에 대하여 아뢰었다. ○ 행예조좌랑 겸군자감주부 진풍백이 생진시 시제에 대하여 아뢰었다. 9월 18일 정해(丙亥)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9월 19일 무자(戊子)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9월 20일 기축(己丑)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9월 21일 경인(庚寅)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행병조좌랑 겸호조좌랑 김시습이 훈련원시 시제에 대하여 아뢰었다. 9월 22일 신묘(辛卯)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9월 23일 임진(壬辰)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9월 24일 계사(癸巳)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9월 25일 갑오(甲午)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행선공감부정 한명회가 사직을 청하며 아뢰기를, "신이 금년에 들어 민국에서의 학업과 다른 여러 막중한 과업으로 인해 하루에 한 번 접속하기를 어려워하고, 이로 인해 조정에 큰 해를 끼친 것이 벌써 여러 달이 되었습니다. 신은 전하의 하해와 같은 은덕을 받아 여러 차례 직을 옮기며 조정의 녹을 받아왔으나, 지난 사직재례 때 헌관의 직임을 수행하지 못하는 크나큰 죄를 저지르고서야 물러나야 할 때임을 알았습니다. 지난날 신은 두렵고 부끄러운 마음에 파직에 준하는 죄를 받을 줄로 알고 감히 사직을 청하지 못하였으나, 또 한 번 성은을 입어 가벼운 벌에 그쳤으니 다시 붓을 들어 사직을 청하는 소를 올립니다. 문순공(文純公) 이황(李滉)은 "벼슬이라는 것은 실로 남을 위하는 것이지만 만약 남에게 이익을 미치지 못하고 자기 자신에게 우환이 절박해 있다면 물러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라고 하였나이다. 신의 학문이나 처지를 그에 견줄 수는 없겠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의 판단이 이러하니 부디 사직을 윤허하시어 신이 더 이상 종사에 죄를 짓는 일이 없도록 하여 주십시오. 그렇게 된다면 신은 물러나 때를 기다리다가, 신이 조정에 이익을 미칠 수 있는 시점이 오면 전하께서 부르지 않으시더라도 다시금 조정에 나아가 조신(朝臣)의 역할을 다하고자 할 것입니다." 라 하니 상(上)께서 비답하기를, "차자한 바를 잘 알았다. 더 이상의 직무 수행이 무리인 듯 하므로 사직을 허락한다. 이달 말일까지는 봉직하도록 하라. 이조는 내달 초1일에 부정 한명회를 오위에 명하고, 병조와 협의하여 후임 공조 관원을 의망하라."하였다. ○ 행병조좌랑 겸호조좌랑 김시습이 호조 수장직 인계에 대하여 아뢰기를, "주상 전하께서 하교하신 바에 따라, 호조의 수장직임을 산학교수 이정윤에게 인계하고자 하옵니다. 산학교수 이정윤은 이미 호조의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필요한 자격과 능력을 갖추고 있사온데, 다만 급작스러운 수장직임의 인수가 부담이 될 것을 염려하여 직임의 인계에 여유를 두어 산학교수 이정윤으로 하여금 대비케 하고자 했습니다. 이제는 더 이상 그 직임의 인수를 위한 대비가 필요치 않다고 여겨지므로 호조의 수장직임을 인계하고 신 또한 겸호조좌랑직에서 물러나 병조의 직임에만 충실하고자 하오니 윤허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라 하니 상(上)께서 비답하기를, "계한 바를 잘 알았다. 계청대로 시행하라."하였다. ○ 행예조좌랑 겸군자감주부 진풍백이 소과 입격자 천거에 대하여 아뢰기를, "현재 윤대가 열리고 있사오나 윤대에서는 故 박연의 징계 수위 조절에 대한 논의가 한창이온지라 따로이 계본으로 아뢰옵니다. 예조와 이조가 협의한 결과, 지난 제80차 소과에 병과 제1인으로 급제한 강원도 진사 김진만을 종9품 권지승문원부정자로 초입사하게 하여 관원으로서의 소임을 맡기고자 하옵니다. 강원도 진사 김진만은 지금까지 천거로 조정에 입사하였던 인물들보다는 아조의 활동이 적은 편이지만, 본인의 의사가 있고, 또한 아조의 지역게시판에서도 활발하지는 않지만 꾸준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사헌부에서 622년 9월 25일자로 서경을 마쳤기에 계본으로 전하께 아뢰옵니다." 라 하니 상(上)께서 비답하기를, "소과 입격자이면 정9품이 원칙이다. 정9품계로 등용하고 권지 사령은 계본대로 하라."하였다. 9월 26일 을미(乙未)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9월 27일 병신(丙申)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9월 28일 정유(丙酉)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호조산학교수 이정윤이 호구조사 시행에 대하여 아뢰기를, "9월은 호구조사를 시행하는 달입니다. 개국622년 제3분기 호구조사를 호조에서 신의 주관 아래 9월 30일부터 10월 5일까지 개국622년 제3분기 호구조사를 시행하고자 합니다. 또한 불민한 소신의 불찰로 조정의 업무가 지체되었으니 어찌 일신의 편안함을 강구하겠사옵니까. 불충한 신을 벌하시옵소서." 라 하니 상(上)께서 비답하기를, "재가한다. 조속히 시행하되, 호조 수장이 되어 처음 임하는 사업이므로 두루 살펴 시행토록 하라."하였다. 9월 29일 무술(戊戌)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9월 30일 기해(己亥)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행사옹원첨정 겸한성부서윤 정태수가 공조 관원 인사에 대하여 아뢰기를, "10월 1일부로 오위로 체직하는 행선공감부정 한명회의 공조 수장 문제로 이조는 병조와 인사 관련 협의를 했사옵니다. 그러나 문관의 경우 경관직에 있는 관원 3인 중 2인이 겸직이며, 1인은 갓 호조의 수장으로 부임한 지 얼마되지 않아 공조의 직을 겸임하기에 적합하지 않다 사뢰되었으며, 무관의 경우는 경관직의 2인 중 훈련원별제 이성필의 경우 무록직을 수행하고 있어서 공조를 맡을 수 없으나, 행병조좌랑 김시습이 공조의 업무를 겸직으로 맡을 수 있다고 하였사옵니다. 이에 행병조좌랑 김시습을 공조의 좌랑을 겸임하게 하여 행부정의 후임관으로 임명하고자 하옵니다." 라 하니 상(上)께서 비답하기를, "호조 겸직을 덜어준 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또다시 겸임으로 명하게 되었으니, 병조좌랑의 업무 부담이 염려된다. 최소한의 겸임 업무만 수행케 하는 것으로 하여, 겸직 사령을 재가한다."하였다. ○ 행예조좌랑 겸군자감주부 진풍백이 소과 입격자 천거에 대하여 아뢰기를, "지난 제80차 소과에 병과 제1인으로 급제한 강원도 진사 김진만을 정9품 권지승문원정자로 초입사하게 하여 관원으로서의 소임을 맡기고자 하옵니다. 사헌부에서 622년 9월 30일자로 서경을 마쳤고, 이미 지난번에 계본으로 전하께 아뢴 적이 있어 이번에는 계목으로 아뢰옵니다." 라 하니 상(上)께서 비답하기를, "이미 재가한 사안이다. 무엇 때문에 다시 계하는 것인가. 전교대로 시행하라."하였다. 개국623년 04월 05일 기록 : 봉직랑 행승정원주서 이정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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