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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예림
[승정원/가주서] 승정원일기 : 개국623(2014)년 3월 상(上)
행승정원주서 이정윤 근무함(仕)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승정원에서 주관하여 4일까지 제141차 윤대(輪對)를 진행하였다. * 2일, 행형조정랑 정태수가 아뢰기를, "형조는 평소 제반 업무를 수행 중이며 이 밖에 업무에 관하여 따로 아뢸 사항은 없사옵니다."라고 하였다. * 같은 날, 봉상시정 서민교가 아뢰기를, "예조에서는 제85차 소과 생진시를 준비하고 있사옵니다. 관례대로 예조에서 참시관 소임을 수행하고자 하옵니다. 시행 기간, 시관 인선, 시제 등은 추후에 준비되는대로 계하겠사옵니다. 3월 8일에는 사직제례가 예정되어 있사옵니다. 하교하심을 받자와 성심을 다하여 봉행하겠사옵니다."라고 하였다. * 같은 날, 행호조정랑 김시습이 아뢰기를, "1분기 호구조사를 시행하고자 하옵니다. 이를 위하여 각 감영에 호구조사를 위한 협조 공문을 발송하여 그 조사 내역을 취합할 것이옵니다. 신이 민국의 일로 인하여 해외에 출장을 나와 있는 관계로 귀국하는 4일부터 시행하겠사옵니다. 이 외에는 상시 업무를 수행하고 있사옵니다."라고 하였다. * 같은 날, 행병조정랑 성삼문이 아뢰기를, "각 관청의 수장에 대하여 아룁니다. 승정원에 행주서 이정윤이, 사헌부에는 행지평 진풍백이, 이조에 행정랑 이다행이, 호조에는 행정랑 김시습이, 예조에 행정랑 서민교가, 병조에는 신이, 형조에는 행정랑 정태수가, 공조에는 행좌랑 이여송이 있습니다. 3월 1차 평정기간이오니 행정랑 이다행과 신의 평정을 내려주십시오. 제84차 소과 시행 결과에 대하여 아룁니다. 개국623년 2월 16일부터 2월 23일까지 소과를 시행한 결과, 진사시에서는 총 2인이 응시하여 정병 박하늘이 이등 제1인, 유학 이벽손이 삼등 제1인으로 입격했으며, 생원시에는 2인이 응시하였으나, 입격자는 없었습니다. 또한, 훈련원시의 경우 총 1인이 응시하였으나, 역시 입격자는 없었습니다. 제84차 소과 응시 독려에 대하여 아룁니다. 병조에서는 신규백성을 대상으로 간찰을 통해 응시 독려를 꾀하였으나, 응시자 수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한 듯합니다. 신규백성 50인을 대상으로 간찰을 발송하였으며, 이 중 서찰주소가 공개된 19인에게는 따로 서찰을 발송하였습니다. 시관 혜택 대상자는 없습니다. 무관 품계 몰수 행정에 대하여 아룁니다. 4품 이상 1년, 5품 이하는 6개월이라는 인사행정절목 제6장 삭탈 규정에 따라 조사한 결과 어모장군 박지운, 소위장군 조지아, 효력부위 정은호 3인이 해당하기에 2월 10일에 1차 알림 서찰, 2월 17일에 2차 알림 서찰을 발송하였으나 박지운과 조지아의 경우 서찰을 읽었음에도 별다른 회신이 없고 정은호는 서찰을 읽지도 않았기에 이상 3인의 삭탈을 정상적으로 진행하고자 합니다. 하명하신 군관 등용 및 출진훈련에 대하여 아룁니다. 군관 임명 대상자를 탐문하였으나 김세상이 의원전역을 한 상태라 현재 갑사로 있는 자는 최준이 유일합니다. 행훈련원주부 윤강이 의사를 탐문하였으나 군관 임명에 대하여 주저하는 반응을 보여 아직 군관으로 임명하지 못했습니다. 다시금 의사를 탐문하여 군관 등용에 대하여 따로 아뢰겠나이다. 또한 출진훈련은 훈련원과의 협의를 거쳐 3월 한 달 간 함경병영 일대를 중심으로 군사 점고 및 훈련을 시행하기로 하였습니다. 앞으로도 이번 출진훈련을 토대로 훈련 다각화에 앞장 서도록 하겠나이다. 무관 인사에 대하여 아룁니다. 신이 평점 누적으로 어모장군, 행훈련원주부 윤강과 행군기시주부 겸책례도감낭청 이성필이 2월 2차 평정 결과 각각 현신교위로 1계 가계되었습니다. 이 외에는 상시 업무 및 유품자 및 삭탈자 출사 독려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간찰을 발송하고 있으며, 곧 관리단의 협조를 얻어 서찰을 발송할 계획입니다."라고 하였다. * 3일, 행공조좌랑 이여송이 아뢰기를, "공조에서는 상시 업무를 수행하고 있사오며, 특별히 아뢸 점은 없사옵니다."라고 하였다. * 같은 날, 상(上)께서 전교(傳敎)하시기를, "이조에 명한다. 도감 관원은 평정하지 않도록 주의하라. 인사평정절목상의 경관직 각 관청에 도감은 포함되지 않는다. 호조에 명한다. 호구조사 일정을 재가한다. 병조에 명한다. 과거 응시 독려는 신규 백성만 대상으로 할 것이 아니다. 각 지역별 유효, 준유효 인구에 대한 독려도 추진해야 할 것이다. 삭탈은 보고대로 진행하고, 군관 등용에 관한 건은 진행을 중단하라. 개국623년 제1분기 정기 포상에 관한 각 관청의 계본을 살펴 전교한다. 문관 포상 행예조정랑 서민교, 근정삼급 진충장. 행이조정랑 이다행, 평점 가이점(加二點). 행정자 홍봉한, 평점 가이점. 무관 포상 행호조정랑 김시습, 평점 가이점 및 국궁 한 장(張). 행봉사 윤강, 평점 가이점 및 국궁 한 장. 지역 포상 정병 조병찬, 문방사우 및 은사 300냥. 행정자 홍봉한, 문방사우 및 은사 200냥. 교육 포상 훈장 김시습, 은사 300냥. 훈장 노동훈, 동문선 한 질 및 은사 200냥. 훈장 홍봉한, 은사 200냥. 형정 포상 - 모임 포상 천의명가, 은사 300냥. 수누름가문, 은사 300냥. 시전 포상 조선은행, 해시계 및 은사 300냥. 문관 포상에 지방관 일기류 찬술 내역을 반영하였다."라고 하였다. * 같은 날, 행병조정랑 성삼문이 아뢰기를, "시관 혜택에 대하여 아룁니다. 신이 시관 혜택 대상자에 대하여 잘못 알고 있었기에 다시 아룁니다. 행형조정랑 정태수가 10권, 행이조정랑 이다행이 8권으로 시관 혜택 대상자에 올랐습니다. 시관 혜택 대상자에게 평점 가산을 규례대로 시행하길 청하옵니다."라고 하였다. * 4일, 행이조정랑 이다행이 아뢰기를, "이조에서는 현재 3월 제1차 문관 평정을 진행하고 있사오며 유품자 및 품계몰수자에 대한 출사 독려업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소기의 결과가 도출되오면 바로 아뢰도록 하겠나이다. 더불어 아뢰올 것은 전직 문관의 재출사에 관한 건입니다. 작월 23일, 통사랑 정우일이 관직을 신청하였습니다. 이에 신이 통사랑의 자력을 확인하였더니 그가 지방관으로 재직한 경험이 아직은 전무하였습니다. 자력을 살펴보면 예조에서의 관력이 그의 관직생활의 모두라 보여집니다. 이에 신은 통사랑 정우일을 금번 공조의 좌랑으로 자리를 옮긴 前강원도사 이여송을 대신하여 중부지역을 맡기는 것이 어떨까 사료됩니다. 비록 출사 후 평정에서 한 차례의 하점은 있었지만, 그 외에는 문제없이 모든 업무를 수행해 나간 것을 보았을 때에 그가 충분히 중부 3개 지역을 담당할 수 있을 것입니다. 통사랑을 행경기도검률에 명하여 경기도로 차송코자 하오니 윤허하여 주소서. 윤허하시오면 서경을 거쳐 사령하겠나이다. 더불어 이제서야 통사랑의 관직을 아뢰옵는 것이 송구스럽기 짝이 없습니다. 신이 민국 사무로, 약 2주 간의 출장을 다녀온지라 핸드폰으로 들어와 신이 맡은 긴박한 사무들을 뺀 나머지 사무를 처리하지 못한 지라, 이조 업무가 다소 차일피일 미뤄지게 되었습니다. 하오나 현재에는 다시 복귀하였으니 다시금 이조가 활발하게 업무를 집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외에는 상시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라고 하였다. * 같은 날, 행사헌부지평 진풍백이 아뢰기를, "지난번 실시한 직무 감찰에서 특별히 문제가 있거나 업무를 방기하고 있는 부서는 없었사옵니다. 사헌부에서는 현재 평시 업무를 수행 중이오며, 이 밖에 업무에 관하여 따로 아뢸 사항은 없사옵니다."라고 하였다. * 같은 날, 상(上)께서 전교(傳敎)하시기를, "이조에 명한다. 지방관 차송을 허락한다. 병조에 명한다. 시관 혜택은 규례대로 시행하라. 특별한 사안이 제기되지 않았으므로, 이만 윤대를 마친다. 평상시 업무에 소홀함이 없도록 노력하기 바란다."라 하고 윤대를 마치었다. 3월 2일 임신(壬申) 행승정원주서 이정윤 근무함(仕)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3월 3일 계유(癸酉) 행승정원주서 이정윤 근무함(仕)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3월 4일 갑술(甲戌) 행승정원주서 이정윤 근무함(仕)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봉상시정 서민교가 제85차 소과 일정 등에 대하여 계목을 올려 아뢰기를, "소과 일정을 병조와 더불어 협의한 결과 3월 16일부터 동월 22일까지 만 7일간 시행하려 하옵니다. 소과 시제와 시관 인선은 차후에 따로 계하겠나이다. 신이 변변치 못한 일기 몇 편을 씀에 이토록 큰 은혜를 내리실 줄이야 생각치 못하였사옵니다. 주상 전하께서 신이 있음을 알아주심만으로도 신은 누항(陋巷)에서 고두감읍(叩頭感泣)하옵니다. 모자란 신에게 근정훈장이란 참으로 불감당(不敢當)이오나, 사직(社稷)을 위하여 더욱 진력(盡力)하라 하시는 것으로 알고 삼가 받들고자 하옵니다. 성은(聖恩)이 망극하옵니다."라고 하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23일까지 8일간 시행하는 것으로 재가한다."라고 하였다. 3월 5일 을해(乙亥) 행승정원주서 이정윤 근무함(仕)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3월 6일 병자(丙子) 행승정원주서 이정윤 근무함(仕)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행이조정랑 이다행이 문관 평정 결과에 대하여 계목을 올려 아뢰기를, "3월 제1차 문관 평정이 기한 내에 모두 완료되었습니다. 문관 평정에 따라 권지교서관부정자 김갑이 무공랑에서 선무랑으로 가계되었으며 하점없이 권지 기간을 모두 성실히 이행하여 정직으로의 전환에 무리가 없다 판단하고 이조업무지침에 따라 권지부정자를 품계에 맞는 관직인 행교서관박사에 명하였습니다. 신이 여러 절목, 지침을 두루 살펴보고 행한 것인데, 아직까지 이러한 전례가 없었기에 당연히 실수가 있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전하께서 이에 대해 어명을 내리시면 미천한 신이 그를 봉행하겠습니다. 더불어서 전직 문관, 품계몰수자에 대한 행정을 진행중이온데 신이 부족하여 준비만 하고 있습니다. 최대한 빨리 문관들의 재출사를 독려하여 복귀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라고 하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권지 관원의 정직 전환 관직은 출사 당시의 품등에 맞게 해야 한다. 과거 급제를 병과로 하였으나, 이후 갑과에 급제한 바가 있으니 적절히 사령한 것이다. 그런데 출사할 때에 병과로 급제하여 종사랑이 되었는데 다시 갑과에 급제하여 오른 품계가 계공랑에 그쳤으니, 이는 당시 규정대로 품계를 올리지 않은 것이다. 이미 품계를 가지고 있는 갑과는 종7품이고, 품계가 없이 급제한 갑과는 정7품이 되는 격이기 때문이다. 이후의 인사 내역이 모두 엉쿨어졌을 것이므로 바로 잡도록 하고, 비슷한 사례가 있는지 조사토록 하라. 병조 역시 같다. 그 과정에서 드러난 과실은 사헌부에서 추고하라."라고 하였다. 3월 7일 정축(丁丑) 행승정원주서 이정윤 근무함(仕)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행보령현감 겸홍주진관병마절제도위 심기열이 하삼도 지역 현황에 대하여 장계를 올려 아뢰기를, "인사에 관하여 아룁니다. 현재 신이 관할하고 있는 하삼도 지역에는 지방관으로서 신이 충청도에 재임 중이오며, 관속으로는 홍봉한이 경상감영에서 형방으로 근무 중입니다. 관에서는 상시적으로 관속을 모집하였으나 홍봉한 형방 이외에는 관속을 더 충원하지는 못하였나이다. 호구에 관하여 아룁니다. 금일을 기준으로 경상도의 인구는 총 270인(남 215인, 여 55인)이오며, 이 중 유효인구는 15인(남 14인, 여 1인)입니다. 전라도의 인구는 총 152인(남 126인, 여 26인)이오며, 이 중 유효인구는 13인(남 13인)이옵니다. 충청도의 인구는 총 136인(남 112인, 여 24인)이오며, 이 중 유효인구는 8인(남 7인, 여 1인)이옵니다. 前도사 성상문이 올렸던 장계와 비교하였을 때 경상도의 유효인구가 3인 감소하였으나 전라도와 충청도의 유효인구가 각각 3인, 1인이 증가하여 하삼도의 총유효인구는 증가하였나이다. 신이 불민하였으나, 유효인구가 증가하여 다행이라고 여겨지옵니다. 재정에 관하여 아룁니다. 지방재정은 호조의 통제 하에 있사옵니다. 금일을 기준으로 경상감영에서 보유하고 있는 공금이 22,011냥, 전라감영이 14,360냥, 충청감영이 48,907냥입니다. 교육에 관하여 아룁니다. 하삼도에 있는 교육기관으로는 충청도에 정석학당, 경상도에 영남학당, 전라도에 고산서당이 있습니다. 충청도의 정석학당에서는 지난 장계에서 아 바와 같이 훈장 김시습이 평균 1달에 두 번 사자성어를 주제로 하여 강의를 꾸준하게 진행 중입니다. 또한, 경상도의 영남학당에서는 훈장 김춘추가 12월까지 강의를 하였으나 현재는 진행하지 않는 상황이옵니다. 전라도의 고산서당에서는 지난 11월 훈장 이혜가 부임하여 한국사를 주제로 한 강의를 진행 중입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강의가 올라오지 않은 실정이옵니다. 하삼도의 모든 교육기관에 강의가 진행되고 있으나, 현재는 충청도에 있는 정석학당에서만 교육이 진행되어 조금 더 신이 관심을 가져야함을 느끼고 있사옵니다. 군정에 관하여 아룁니다. 현재 하삼도의 모든 감영과 병영에 소속된 군사는 없습니다. 형정에 관하여 아룁니다. 현재 관내의 송사(訟事)는 없습니다. 아울러 지역 게시물의 규찰과 죄인의 관리에 힘을 쏟아 민심이 흔들리는 일이 없도록 노력해 왔으나 앞으로도 꾸준한 노력이 필요해 보이나이다. 관내에 정배된 죄인으로는 전라도에 김우증, 경상도에 이명슉이 있사오며 충청도에는 없습니다. 이들 죄인들의 관리를 소홀히 하지 않음으로 해서 관의 기강이 추상과 같음을 민간에 알리겠나이다. 지역 활동에 관하여 아룁니다. 경상도에는 죽돌세가가 활동을 이어가고 있사오나 최근까지도 그리 활발한 활동을 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전라도에는 해동문화재단이 있사오나 이 역시 뚜렷한 활동을 보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만 새로 생긴 동물농장이라는 모임이 꾸준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충청도에는 천의명가가 있사오며 유서 깊은 친목모임인 만큼 일부 구성원들이 활발하지는 않지만 꾸준한 활동을 보이고 있습니다. 일부 모임들이 활기를 찾지 못한 듯하여 안타까울 따름이오나 이 또한 신의 불찰이오니 망극하나이다. 사업과 관보에 관하여 아룁니다. 신이 부임하였을 때, 날씨가 매우 추워 어떤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백성들을 괴롭히는 일이 될까 염려하여 아무 사업도 하지 않았사옵니다. 하오나, 이제 날씨도 따뜻해졌으니, 성과 위주의 사업이 아닌 백성들을 위한 사업을 하고자 구상중이옵니다. 앞으로 사업부분에 대해 신경쓰도록 노력하겠나이다. 지난날 전하께오서 성은을 베푸사, 오늘날에 부족한 소신이 과분한 자리에까지 이르렀사옵니다. 최근 신이 민국에 개학문제로 인하여 아조에 접속할 수가 없었사옵나이다. 하여 소신은 마땅히 견마의 수고를 마다하지 않고자 하였사온데, 오늘날에 이르러 전하께서 친히 맡겨주신 조정의 일을 소흘히 하였으니 어찌 망극한 일이 아니겠사옵니까. 전하, 부디 청하옵건데 이런 불충한 소신을 엄히 벌하시어 조정의 기강을 바로세우시옵소서."라고 하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장계한 바를 잘 알았다. 장기간 이루어지지 않고 있거나 정상화 기미가 보이지 않는 교육기관은 담당자를 면직하라. 식목, 모내기 등의 사업 진행에 대한 준비도 있어야 할 것이다."라고 하였다. ○ 봉상시정 서민교가 제85차 소과 생진시 시제 등에 대하여 계본을 올려 아뢰었다. 3월 8일 무인(戊寅) 행승정원주서 이정윤 근무함(仕)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상(上)께서 개국623(2014)년 갑오년 연두교서를 내리셨다. "개국623(2014)년 갑오년(甲午年) 교서를 내린다. 근래에 연두교서는 음력으로 정월 대보름인 2월에 내리는 것이 정례화되었으나, 올해는 교서에 담을 내용에 관한 의견 수렴이 늦어 사직제례가 거행되는 지금 3월이 되어서야 이처럼 교서를 내리게 되었다. 윤대(輪對) 자리에서 한 차례 하명한 내용이지만, 이조와 병조에서는 품계 보유자의 출사를 독려하고 삭탈자가 다시 조정에 나와 활동할 수 있도록 품계 환급 등의 행정을 펼치도록 하라. 팔도 백성의 활동이 활발하지 않은 것도 문제이지만, 조정 여러 관청에 관원이 부족하여 각종 행정이 매끄럽게 돌아가지 못하는 것도 불행한 일이다. 소임을 감당할 만한 관원이 있어야 그동안 유예되었던 사업들을 하나라도 추진하고 매듭지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간찰이나 서찰을 한두 번 발송하는 수준의 평범한 재출사 독려와 다를 수 있는, 적극적인 독려 행정을 이조와 병조에서 논의 후 마련하여 보도록 하라. 본조에 대한 대외 홍보가 적극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에 호적신고를 하는 백성의 수가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지만, 관심을 가지고 신고를 한 백성들조차 확고한 유효인구로 정착하고 있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조에서 의견을 개진한 것처럼 이를 위한 별도의 도감을 두고 체계적인 안내, 독려 방법을 마련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은 책례도감이 기능하고 있으므로, 세자 책봉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호조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등의 방법을 추진해 보도록 하라. 본 교서에서는 크게 두 가지 사안만을 담았다. 매년 교서를 내리지만, 교서에 담을 내용에 관한 의견을 듣고 초안을 잡아 기술할 때에만 그 마음이 가지런히 정돈되고 수행 의지가 발휘될 뿐, 시간이 지나면 차차 흐려져 교서에 담긴 바가 얼마나 시행되었는지를 점검하는 지경까지 이르지는 못하였다. 올해 연말에는 연두교서에 담은 내용을 확인하여 잘된 부분은 크게 치하할 예정이니, 주요 관청의 관원을 중심으로 이 교서에 실린 내용이 조금이라도 실현될 수 있도록 노력하기 바란다. - 개국623년 3월 8일 (음력 임진년 2월 상무일) 어제(御製) 갑오연두교서(甲午年頭敎書)" ○ 봉상시정 서민교가 사직제례 종료에 대하여 계본을 올려 아뢰기를, "개국623년 3월 사직제례를 마쳤사옵니다. 대축관은 통훈대부 봉상시정 신 서민교, 초헌관은 통훈대부 착례도감낭청 신 김관, 아헌관은 중직대부 행이조정랑 신 이다행, 종헌관은 어모장군 행병조정랑 신 성삼문 등이 각각 맡았사옵니다. 종묘제례 거행을 위하여 3월 7일 오후 12시 30분(午時)에 사직의 문을 열었사옵니다. 다음날인 8일 오전 0시 11분부터 오후 11시 19분까지 제례가 거행되었사옵니다. 2월 9일 오후 11시 20분(戌時)에 종묘의 문이 닫혔사옵니다. 평점 가산에 관하여 아뢰옵니다. 행이조정랑 신 이다행은 헌관을 3회 수행하여 평점 가산 대상에 해당하옵니다."라고 하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시행 결과를 잘 알았다. 제례 참여 관원에 대한 혜택은 규례대로 시행하라."라고 하였다. 3월 9일 기묘(己卯) 행승정원주서 이정윤 근무함(仕)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3월 10일 경진(庚辰) 행승정원주서 이정윤 근무함(仕)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봉상시정 서민교가 소과 생진시 시관 인선에 대하여 계목을 올려 아뢰기를, "봉상시정 신 서민교, 행형조정랑 신 정태수, 행이조정랑 신 이다행 등 3인으로 하고자 하옵니다."라고 하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시관 인선을 재가한다."라고 하였다. ○ 행병조정랑 성삼문이 무관 평정 등에 대하여 계목을 올려 아뢰기를, "가계 대상자에 대하여 아룁니다. 평점 정산에 따른 가계대상자로 신이 해당되기에 2월 24일자로 신은 보공장군에서 어모장군으로 가계하였습니다. 또한, 3월 제1차 무관 평정 결과 행훈련원주부 윤강이 현신교위에서 충의교위로 가계되었으며, 권지군기시부봉사 정정균이 권지 기간 동안 시행된 두 차례의 평정 기간 동안 상점을 받아 절목에 따라 적순부위에서 병절교위로 1계 가계하였으며, 행군기시부봉사로 정직 사령하였습니다. 또한, 금번 제85차 소과 훈련원시 시관으로는 신과 행호조정랑 김시습, 행훈련원주부 윤강 이상 3인으로 하고자 합니다. 소과 시제는 따로 계하겠나이다."라고 하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이조에 명하였던 것과 같다. 병과로 급제한여 정9품 품계를 받은 후에 승진하여 종8품인 상태에서 다시 갑과에 급제하였는데 어찌하여 당시 가계한 품계가 정7품에 그쳤던 것인가. 이조 계목에 비슷한 사례를 조사하라 명하였는데 이러한 내용을 그대로 올리는가. 더군다나 정직 전환 관직의 직질이 이조의 경우와 차이를 보이니 대체 무슨 기준으로 인사를 한 것인지 모르겠다. 바로 잡도록 하라. 시관 인선은 재가한다."라고 하였다. ○ 행병조정랑 성삼문이 제85차 소과 훈련원시 시제에 대하여 계본을 올려 아뢰었다. 3월 11일 신사(辛巳) 행승정원주서 이정윤 근무함(仕)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행함경도검률 정병욱이 북삼도 지역의 현황에 대하여 장계를 올려 아뢰기를, "인사에 관하여 아룁니다. 현재 황해도의 관속과 평안도와 함경도의 토관은 현재까지 없사옵니다. 관속이나 토관을 배출하지 못했음은 매우 송구스럽사오나 북삼도에서 활동하는 백성들이 줄어있던 탓으로 일의 효율이 뒤떨어진 탓도 있어서 좀 더 지켜본 연후에 관속이나 토관을 임명할 예정이옵니다. 호구에 관하여 아룁니다. 먼저 황해도에는 전체 인구가 28인으로, 남자 23인, 여자 5인이며 유효인구는 모두 5인으로 남자 5인입니다. 평안도에는 전체 인구가 22인으로, 남자 18인, 여자 4인이며 유효인구는 모두 5인으로 남자 4인, 여자 1인입니다. 함경도에는 모든 호구 수가 29인으로 남자 26인, 여자 3인이며 유효인구는 모두 2인으로 남자 2인입니다. 작년 4분기 호구조사 때와 비교해 보았을 때 황해도의 경우, 유효 인구가 6인으로 드러났고, 평안도는 유효 인구가 5인으로 늘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함경도의 경우는 전체 인구에서는 1인이 감소하여, 29인으로 줄어들었고, 유효 인구에서도 1인이 감소하여 남자 2인으로 드러났나이다. 이에 북삼도로의 이사를 독려하지 않은 불찰로 인해 신이 호구에 대한 관리를 소홀한 탓이 매우 큰 줄로 아뢰옵니다. 보다 앞으로 북삼도 지역으로의 정착을 독려할 수 있는 방도를 하루 빨리 강구해보도록 할 예정입니다. 교육에 관하여 아룁니다. 저희 북삼도에는 황해도의 자운서당과 평안도의 대동학당, 그리고 함경도의 천손서당이 있습니다. 먼저 황해도의 자운서당은 훈장 노동훈이 담당하고 있으며, 한문학 관련 강의를 진행하여 아조민들의 지식 능력을 향상하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평안도의 대동학당에는 훈장 이다행이 도맡아 강의를 하고 있으나 강의가 시작된 지 석 달이 넘은 가운데 강의 진행이 이루어지지 않아 이를 독려코자 간찰로 보냈사온대, "민국에서 일신 상의 이유"로 강의를 하지 못하여, 빠른 시일 내에 강의를 진행하고자 하겠다고 답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함경도 천손서당의 경우는 훈장 홍봉한이 담당하고 있사온대 민국에서 크게 대두되고 있는 사회복지발달사라는 이름의 강의를 개설하여 아조 백성들의 참여를 크게 독려하고 있사옵니다. 그러한 터에 올해 제1분기 정기 포상에서 두 훈장이 교육 활성화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은사금과 동문선을 하사받는 영광을 받았나이다. 이에 신은 이번 일을 계기로 북삼도 교육에 대한 활성화에 더욱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며 더욱 최선을 다해 강의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방도를 마련하여 보다 더욱 좋은 교육으로 이끌어가도록 노력하겠나이다. 모임에 관하여 아룁니다. 저희 북삼도에는 네 개의 모임이 있사온데, 황해도의 신사유람단과, 평안도의 광개토축구단과 아현문중, 그리고 마지막으로 함경도의 박문독서회가 있나이다. 이 단체들에서는 모임 활성화에 대한 움직임은 간헐적으로 일어나고 있사오나, 신의 무지함으로 인해 모임 활성화를 이루는 데에는 어느 정도 시일이 걸릴 것으로 사료되옵니다. 그렇기에 신은 각 모임의 대표들에게 추후 모임을 어떻게 꾸려가야 할 지에 대해서 점차적으로 의견을 묻고, 또 모임의 활성화를 이끌어갈 수 있도록 독려하도록 하겠나이다. 형정에 관하여 아룁니다. 현재 북삼도에서는 송사는 따로 없었습니다. 다만 평안도에 1인(서원구), 함경도에 4인(조두숭, 이준항, 전셩기, 이겅식)의 유배죄인이 있을 뿐이옵니다. 이후의 송사나 유배죄인에 대한 변동사항은 추후에 보고하겠나이다. 군정에 관하여 아룁니다. 북삼도의 모든 감영과 군영에는 소속 군사가 없습니다. 재정에 관하여 아룁니다. 우리 북삼도의 재정은 전결세와 결작세 징수로 이뤄지며 황해도의 공금으로는 5천 7백 60냥, 평안도의 공금으로는 지난 현황과 다름이 없는 1천 4백 70냥, 그리고 함경도의 공금으로는 지난 현황과 다름 없는 1천 1백 70냥입니다. 감영의 행사등의 행정에 관하여 아룁니다. 저희 북삼도에서는 겨울철이 막바지에 이른 관계로 따로 행사를 개최하지 않았나이다. 이에 신은 봄이 다가옴을 계기로 하여 보다 다채로운 행사를 개최해보고자 합니다. 이에 신이 북삼도의 백성들을 비롯, 다른 도의 백성들과 함께 아울러 참여할 수 있는 행사를 구상 중에 있나이다. 하여 신은 지방관으로서의 마지막 소임으로 생각하여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나이다. 전하의 하해와 같은 은혜로 함경감영의 지방관으로 부임을 한 지 어언 두 달이 되어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이 지방관으로서의 소임에 소홀한 점이 많았었나이다. 그러나 이런 저의 불찰에도 불구하고, 북삼도의 교육기관인 천손서당과 대동학당에서 교육활성화에 대한 포상을 받게 되니 지방관으로서 뿌듯하면서도 앞으로 보다 더 도정에 힘써야하는 막중한 책임을 다시금 느끼게 되었나이다. 이에 신은 이를 기반으로 하여 보다 구체적으로 백성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 백성들의 편에 서 있는 목민관으로 살아갈 것을 굳게 다짐하나이다."라고 하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장계한 바를 잘 알았다. 미흡한 부분은 보완할 수 있도록 하고, 잘 진행되고 있는 부분 역시 더욱 활발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물심양면의 지원을 아끼지 말도록 하라. 세 지역을 관장하므로 수고가 적지 않을 것이나, 식목 사업 등도 차질 없이 시행하여 관내 백성이 다른 지역과 비교하여 불이익을 받는 일이 없도록 주의하기 바란다."라고 하였다. 3월 12일 임오(壬午) 행승정원주서 이정윤 근무함(仕)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3월 13일 계미(癸未) 행승정원주서 이정윤 근무함(仕)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행호조정랑 김시습이 개국623년 1분기 호구조사 결과에 대하여 계본을 올려 아뢰기를, "개국623년 3월 1일을 조사기준일로 하여 개국623년 1분기 호구조사를 실시하였습니다. 한성부, 경기도, 강원도의 호구조사는 신이,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의 호구조사는 행보령현감 심기열이, 평안도, 함경도, 황해도의 호구조사는 행함경도검률 정병욱이 수행하였습니다. 우선 전체인구에 대해 아뢰옵니다. 전체인구는 총1482인으로 남성이 1120인, 여성이 362인 이옵니다. 작년 4분기의 인구인 1468인에 비하여 14인(남성 12인, 여성 2인)이 증가하였습니다. 지역별로 인구 현황을 아뢰옵니다. 중부지역의 경우, 한성부가 562인(남성 387인, 여성 175인)으로 전분기 대비 4인이 증가하였으며 경기도는 239인(남성 177인, 여성 62인)으로 전분기 대비 1인 증가, 강원도는 44인(남성 36인, 여성 8인)으로 전분기 대비 2인이 증가하였습니다. 남부지역은 경상도가 270인(남성 215인, 여성 55인)으로 전분기 대비 1인이 감소하였으며 전라도는 152인(남성 126인, 여성 26인)으로 전분기 대비 3인이 증가, 충청도는 136인(남성 112인, 여성 24인)으로 전분기 대비 6인이 증가하였습니다. 북부지역은 황해도가 28인(남성 23인, 여성 5인)이고 평안도가 22인(남성 18인, 여성 4인)이온데 공히 전분기 대비 변동이 없으며 함경도는 29인(남성 26인, 여성 3인)으로 전분기 대비 1인이 감소하였습니다. 지역별 유효인구에 대해 아뢰옵니다. 한성부의 유효인구는 13인(남성 12인, 여성 1인)으로 전분기 대비 5인(남성 4인, 여성 1인)이 감소하였으며, 경기도의 유효인구는 9인(남성 8인, 여성 1인)이고 강원도의 유효인구는 8인(남성 8인)으로 두 지역은 전분기 대비 증감이 없습니다. 충청도의 유효인구는 8인(남성 7인, 여성 1인)으로 전분기 대비 1인이 증가하였으며 전라도의 유효인구는 13인(남성 13인)으로 전분기 대비 3인이 증가하였습니다. 그러나 경상도는 유효인구가 15인(남성 14인, 여성 1인)으로 전분기 대비 6명이 감소하였습니다. 황해도의 유효인구는 5인(남성 5인)으로 전분기 대비 1인이 증가하였으며 평안도의 유효인구도 5인(남성 4인, 여성 1인)으로 전분기 대비 1인이 증가하였습니다. 그러나 함경도의 유효인구는 2인(남성 2인)으로 전분기 대비 1인이 감소하였습니다. 인구는 1482인(남성 1120인, 여성 362인)으로 전분기 인구 1468인(남성 1108인, 여성 360인)에 비해 14인이 증가하였으나 유효인구는 83인(남성 75인, 여성 8인)에서 78인(남성 73인, 여성 5인)으로 5인이 감소하였습니다. 전분기 호구조사의 결과와 똑같이 전체인구는 증가하였으나 유효인구는 감소하였사온데, 주상 전하께서 연두교서에서 하교하신 바, 유효인구의 증대를 위한 방안에 못지않게 유효인구가 감소하는 원인을 조정 차원에서 규명하고 그 대책을 강구하여야 할 필요가 절실함을 통감하옵니다. 이에 호조에서는 혼신의 힘을 다해 그 방편을 강구할 것이오며 또한 언제라도 조정의 논의가 이루어질 것을 대비하여 만전을 기하겠사옵니다."라고 하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조사 결과를 잘 알았다. 교서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책례도감의 소임이 마무리될 즈음에 호조를 중심으로 관련 대책을 마련하는 모습이 있어야 할 것이다. 지방관 등과 협의하여 미리 충분히 준비해 두도록 하라."라고 하였다. 3월 14일 갑신(甲申) 행승정원주서 이정윤 근무함(仕)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충청도 선무랑 김갑이 상소를 올려 아뢰기를, "‘갑오년 연두교서’에서 전하께서 하명하신 두 가지 중점사안은 ‘관원충원’과 ‘유효인구증가’를 위한 방안마련이었습니다. 그러나 유효인구가 충원되어야만 관원이 충원될 수 있을 것이니 실상 이는 하나의 문제나 다름없으며, ‘무자년 연두교서’가 내려진 이래 여러 차례 반복되어 제기된 문제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 오랜 세월 동안 문제해결을 위해 군신이 함께 고민하고 논의한 일이 몇 번이나 있었습니까. 계속하여 원론적인 문제제기와 해결방안만이 제시되었을 뿐 현실적인 해결방안이나 근본적인 개혁방안이 논의된 바는 없었습니다. 신이 생각건대 아조가 이 같은 위기상황에 빠지게 된 가장 주요한 원인은 전하를 보좌하여 백관을 통솔하고 각종 제도와 법률을 총괄할 수 있는 대신(大臣)이 부재하기 때문입니다. 조정 내외의 상황을 널리 파악하고 각종 의례에 정통하며 조야의 존경을 받아 능히 대신의 직임을 감당할 만한 신하가 나타난 바는 있었으나, 현재는 모두 직에서 물러나거나 아조를 떠나 그 종적마저도 묘연하게 되었습니다. 신은 입조한 지도 얼마 되지 않았고 입조 전의 일에 대해서는 피상적인 이해만을 가지고 있을 뿐이니 구체적인 해결방안을 제시하기는 어려우나, 그들이 어떤 이유로 아조를 떠났는지를 헤아려 개선할 수 있다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일말 도움이 되지 않겠습니까. 본래 대신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나, 전하께서 살펴 헤아리시고 대신을 양성하는 데 힘쓰신다면 수년 내로 전하께서 믿고 일을 맡길 만한 신하가 나타날 것입니다. 그러나 훌륭한 재상이 없다고 하여 종묘와 사직이 당장 무너지는 것은 아니며, 조정이 원활하게 운영되지 못할 이유도 없습니다. 국가운영의 원칙을 바로 세우고 그것을 뒷받침하는 체계와 조직을 운용함으로써 특별히 뛰어난 인재가 없이도 전성기를 구가한 예는 얼마든지 있기 때문입니다. 우선 아조의 국가운영의 원칙이라 하면 “인터넷 상에서 조선시대를 구현한다.”라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러나 신은 감히 그러한 원칙이 철저하게 지켜지고 있는 지 문제를 제기하고자 합니다. 물론 현실적으로 조선시대를 완벽하게 구현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인터넷 상이라는 제약이 있을뿐더러, 조선역사를 전공한 연구자가 아닌 바에야 복잡다단한 의례를 완벽하게 이해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얼마만큼 ‘간결하게’ 조선시대를 구현할 수 있느냐가 핵심 사안이 되어야 합니다. 전하께서도 ‘정해년 연두교서’에서 “무엇보다도 누구나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간결한 제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이르신 바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아조의 제도는 지나칠 정도로 번잡하고 전문적인 형태 보이고 있을뿐더러, 조선과는 다른 이질적인 요소들이 곳곳에 존재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조선시대의 구현이라는 원칙에 맞추어 조선의 제도와는 다른 이질적인 요소는 과감하게 제거하고, 형식적으로 진행되는 행사와 의례 가운데 반드시 필요치 않은 것 또한 과감하게 혁파해야 합니다. 호적신고를 하는 백성은 꾸준한 반면 유효인구의 증가세는 그에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는 막상 관심을 가지고 입조한 백성들도 아조에 적응하는 데는 실패한다는 뜻이 아니겠습니까. 신 또한 입조 후 오랫동안 아조에 적응하지 못하였고 출사를 결심하는 데도 망설임이 적지 않았습니다. 아조에 적응하고 또 조정에 적응하는 데 소모되는 시간이 결코 적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며 실제로도 그러하였습니다. 따라서 제도를 간결하게 함으로써 아조를 이해하고 조정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줄일 수 있다면 일정 부분 유효인구의 증가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하였기에 위와 같은 상소를 올리게 된 것입니다. 신처럼 어려움을 느끼면서도 아조에 적응할 수 있었던 백성이 적지 않을 것입니다. 그들이 겪었던 어려움에 대해 널리 의견을 수렴하고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면 그 또한 아조의 중흥을 모색하기 위한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굳이 공문 등의 딱딱한 형식을 취하지 않더라도 자유롭게 자신의 정착과정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보는 것이 어떠하겠습니까. 미관말직의 불초한 신이 시국에 대해 논하고 있자니 한 편으로는 두려운 마음이 앞섭니다. 다만 전하의 너그러우심을 믿고 그에 기대어 상소를 올리니 삼가 헤아리소서." 라고 하였고, 행승정원주서 이정윤이 덧붙이기를, "마지막 문장의 '삼가 헤아리소서'의 내용을 '살펴 헤아리소서'로 고쳐서 올려야 하온데, 어전에 이미 봉입하여 수정이 불가하옵니다. 이는 미처 살피지 못한 소신의 불찰이옵니다. 통촉하여 주시옵소서."라고 하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제도 간소화에 대해 그동안 여러 차례 교서에서 말하고 전교에서 명령하였으나 크게 실효를 얻지 못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렇다고 무조건 폐지하거나 간결하게 할 수만은 없으니, 조선시대의 제도나 전통의 정수 내지 골격을 유지해야 본조가 조선답게 되기 때문이다. 아마도 그러한 점들 때문에 제도나 법령의 간결화가 쉽지 않은 것이리라. 현직 참상관이니, 금번 윤대에 참여하여 출사 이후 느낀 점을 중심으로 제도 간소화에 대한 의견을 말해 보도록 하라."라고 하였다. 선무랑 행한성부참군 겸승정원가주서 정예림이 쓰다. 개국624(2015)년 06월 20일 기록 : 선무랑 행한성부참군 겸승정원가주서 정예림 |
http://www.1392.org/bbs?sajor11:6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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