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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예림
[승정원/가주서] 승정원일기 : 개국623(2014)년 12월
승정원동부승지 한명회 근무함(坐)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승정원에서 주관하여 5일까지 제159차 윤대(輪對)를 진행하였다. * 1일, 군자감정 이운이 아뢰기를, "금월은 호구조사가 실시되는 달 입니다. 각 감영에 호구조사를 위한 협조 공문을 발송하여 감영의 조사 내역을 취합한 후, 확인 및 정리를 하는 방식으로 진행할 것 입니다. 당월 3일에 각 감영에 3분기 호구조사를 위한 협조 공문을 발송할 계획에 있습니다. 이외 상시업무 수행을 하고 있습니다."라고 하였다. * 같은 날, 상서원정 이다행이 아뢰기를, "현재 유품자 활동 독려 행정의 집행을 위해 준비하고 있사오며 대과에 급제한 종사랑 채근이 관직 신청을 해왔사온데 접속 체력이 좋지 못해 능전 허직에서라도 봉사하고자 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아직 권지직도 이수하지 못한 종사랑에게 능전을 맡긴다는 것이 아직은 염려되어 그에게 안내 간찰을 발송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전하께서 하교하옵시면 봉행할 것이오니 하교하소서. 더불어 이조 상서원에서는 상시 업무를 수행하고 있사오며 12월 제1차 문관 평정을 진행하고 있사옵니다."라고 하였다. * 같은 날, 행병조좌랑 겸훈련원주부 정정균이 아뢰기를, "병조에서는 상시 업무를 수행하고 있사오며 12월 제1차 무관 평정을 진행하고 있사옵니다. 각 관청 수장에 대하여 아뢰옵니다. 승정원에는 동부승지 한명회, 사헌부에는 행사헌부집의 김시습, 상서원정 이다행, 호조에는 군자감정 이운, 예조에는 행예조정랑 라우주, 병조에는 행병조좌랑 겸훈련원주부 신 정정균, 형조에는 형조참의 서민교, 공조에는 선공감정 성삼문이 있사옵니다. 12월 제1차 문·무관 평정 기간이오니 행정랑 라우주와 행병조좌랑 겸훈련원주부 신의 평정을 내려주옵소서."라고 하였다. * 2일, 행사헌부집의 김시습이 아뢰기를, "사헌부에서는 상시 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따로 아뢸 사항은 없습니다."라고 하였다. * 같은 날, 상(上)께서 전교(傳敎)하시기를, "이조에 명한다. 능전(陵殿) 직책은 권지 여부와 상관없다. 마땅한 관직을 의망하라. 호조에 명한다. 호구조사 시행을 재가한다."라고 하였다. * 같은 날, 형조참의 서민교가 아뢰기를, "형조에서는 평시 업무를 수행하고 있사옵니다. 근래 신이 다망한 나머지 공무에 소홀한데다 지난 윤대에 들지 아니하였으니, 죄가 무겁사옵니다. 벌하여 주시기를 청하옵니다. 천주교도 및 동학교도 사면 업무는 늦어도 연말까지는 계하도록 하겠사옵니다."라고 하였다. * 3일, 상서원정 이다행이 아뢰기를, "먼저 이번 12월 제1차 문관 평정으로 행함경도사 심기열이 통덕랑에서 조봉대부로 가계되었습니다. 이에 수반되는 행정 절차를 모두 마무리하였기에 이를 아룁니다. 더불어 금번 아뢰었던 종사랑 채근을 행열릉참봉에 명하여 열릉을 돌보도록 하는 것이 좋을 듯 하옵니다. 이에 청하오니 윤허하여 주옵소서."라고 하였다. * 같은 날, 선공감정 성삼문이 아뢰기를, "현재 공조는 상시 업무를 진행하고 있사오며 시전세액 문제와 관련하여 논의가 이어지다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한 것이 있어 조만간 다시 시행할 예정입니다."라고 하였다. * 5일, 행사헌부집의 김시습이 아뢰기를, "상시 업무 중의 하나인 각 관청의 업무 실태를 점검하던 중에, 행좌랑 정정균이 병조의 수장직임을 감당한 이후 실시된 무관 평정시, 평정 결과를 발표하기에 앞서 평정결과서를 등록하지 않은 사실을 파악하였습니다. 행좌랑 정정균은 10월 1차 평정부터 11월 2차 평정에 이르는 기간 동안의 무관 평정결과서 미등록 이유에 대해 미처 알지 못하여 저지른 실수임을 인정하는 공문을 사헌부로 보내 왔습니다. 행좌랑 정정균에게 평정결과서 미등록 사유를 소명하라는 공문을 사헌부에서 보내고 그에 대한 소명서 및 경위서가 다시 사헌부로 오고 가는 중에, 전이조정랑이었던 행예조정랑 라우주가 자신이 이조의 수장으로 재직하는 동안에 이루어진 8월 2차 평정부터 11월 1차 평정까지의 문관 평정시에도 평정결과서를 등록하지 않은 과실이 있음을 알리는 공문서를 자발적으로 보내왔습니다. 병조의 업무 실태 점검 이후 이조의 업무 실태를 점검하면 알 수 있었지만, 라우주의 자발적 과실 인정으로 인하여 전조에서 벌어진 평정결과서 미등록의 업무 실수를 일찍 알 수 있었습니다. 전조의 중요 업무 중의 하나인 평정과 관련하여 평정결과서를 작성하지도 아니하고 관원을 평정한 것은, 평정의 공정함을 기하고 평정 불복 등에 대비하는 근거 마련임을 간과한 것이므로 마땅히 그에 대한 문책이 있어야 할 것으로 사료되옵니다. 이에 신은 행좌랑 정정균과 행정랑 라우주에게 각 각 평점을 2점씩 감하는 처분을 내릴 것을 청하옵니다."라고 하였다. * 같은 날, 상(上)께서 전교(傳敎)하시기를, "이조에 명한다. 능참봉 인선을 재가한다. 사헌부에 명한다. 겨우 평점 2점을 감산하는 것으로 그칠 사안이 아니다. 정식으로 다시 추고하고, 이러한 사안을 적발하지 못한 사헌부 전관(前官)에 대해서도 엄중 추고하라. 이만 윤대를 마친다. 동부승지는 대명(待命)하라."라고 하였다. 12월 2일 정미(丁未) 승정원동부승지 한명회 근무함(坐)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12월 3일 무신(戊申) 승정원동부승지 한명회 근무함(坐)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12월 4일 기유(己酉) 승정원동부승지 한명회 근무함(坐)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12월 5일 경술(庚戌) 승정원동부승지 한명회 근무함(坐)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승정원동부승지 한명회가 대명(待命)하니, 전하께서 하교(下敎)하시기를, "승지를 부른 것은 다른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다. 당상에 올라 승지가 되었으니, 정7품 주서와 같은 보통의 승정원 관원과는 다른 책무를 느끼고 있을 것으로 여긴다. 이번 윤대에서 지적된 이조, 병조의 평정 사무에서 보듯이 조정 업무에 능숙한 관원이 많지 않고, 대관(臺官)은 그저 저리만 지키며 소일하는 상황이 반복되어 결국에는 인사 행정의 근간이 흔들리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승정원의 소임 가운데 가장 기본적인 것이 상소문 출납과 윤대 시행이지만, 이외에도 어명 봉행, 사업 감독 등이 있으므로 주기적으로 각 관청의 상시, 평시 업무를 살펴 독려하고 미숙한 부분이 눈에 띄면 조처하는 바가 있을 수 있도록 하기 바란다. 현재 조정 상황에 대해 말하고 싶은 바가 있으면 개진토록 하라."라고 하니, 동부승지 한명회가 아뢰기를, "작금의 조정 상황에 대해 신의 책임 또한 무거우나, 전교를 받들어 미욱한 의견이나마 아룁니다. 이러한 상황의 원인으로 크게 세 가지를 들 수 있을 것이니, 그 첫째는 조정에 관원이 부족한 것입니다. 신의 짧은 관력으로도, 조정에 사람이 성할 때는 관원들끼리 서로 돕고 가르치거나 토론하고 또 견제하며 업무에 큰 실수가 없게 되나 지금과 같이 부족하면 이조, 예조나 병조와 같이 중요한 관청에도 관원이 한 명씩 있게 되어 실수가 잦아졌습니다. 또한, 새로이 입사하는 관원이 없으니 배우는 관원이 없어져 가르치는 관원도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는 본조의 고질적인 문제이오니 한두 사람의 계책으로는 해결할 수 없고 장기적으로 대책을 논의해야 할 것입니다. 둘째는 최근에 봉입해 올린 상소와 무관치 않은 문제로, 전하께서 학문하지 않으시고 세자가 학문하지 않는 것입니다. 예로부터 위에서 배움이 없는데 아래에서 배움이 성한 일이 없었습니다. 세종대왕께서는 스스로 학문을 부지런히 하여 신하들이 모두 이를 게을리할 수 없도록 하였다 합니다. 조정의 여력이 충분치 못하니 경연을 논하기에는 아직 이르오나, 장차 태학이나 세자시강원이 열려 삼대(三代)의 법도뿐만 아니라 대전, 절목 등 본조의 법과 제도도 논하게 되면 자연히 관원들은 이를 숙지하게 되고, 거꾸로 법제에 부실한 점이 있다면 바로잡히게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신은 조정 관원들 대부분이 관직 생활을 오래 한 이들이기에 절목과 지침보다는 자신의 경험에 의지하고, 모르는 것이 있을 때 이를 찾아보고 공부하기보다는 주위에 물어서 알고자 하기 때문이 아닐까 감히 생각합니다. 신이 승지로서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해보니 승정원 관원이 한두 가지 정보를 모아 관보를 만들기보다는 조정 관원들이 모두 참여하는 관보를 제작하면 어떨까 싶습니다. 그러면 조정 관원들이 항시 자기 관청의 업무를 점검하게 되고, 승정원에서는 이를 개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며, 민보의 형식을 일부 차용하여 관원들에게 정사나 법제에 관한 문제를 내서 풀게 하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신이 주로 제도적인 문제들 들어 아뢰었으나 실은 신 등의 불민함으로 인한 까닭이 더 큼을 어찌 모르겠습니까? 다만 신이 책임을 회피하려 성상을 탓한다 생각지 마시고 깊이 상량하여 주실 것을 청합니다."라고 하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역시 문제는 지금 조정에 관원이 넉넉하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개국623년에는 출사한 자가 대과 급제자 단 3인에 그쳤으니, 이런저런 사정으로 관직에서 물러나는 관원의 빈자리를 채우는 것조차 어려웠다. 천거 등용을 명하여도 주무 관원에게 의지가 전혀 없어, 시간만 보내며 조정 현실을 수수방관하는 형세와도 같았다. 승정원에서 관계 관청과 관원에게 천거 사무와 품관 출사를 독려하고 관보 발행에 관한 건도 알아서 진행해 보도록 하라."라고 하였다. ○ 경상도 생원 정예림이 경상도 조봉대부 이정언, 경상도 통사랑 방인하, 한성부 장재 강건, 전라도 갑사 조병찬 등과 함께 청태학복설연명소(請太學復設聯名疏)를 올려 아뢰기를, "성균관은 조선 최고의 관학교육기관이자 유학의 본산으로 이업(肄業)의 임무를 관장하고 나아가 인재 양성의 바탕이 되는 장입니다. 그러나 성균관이 운영되지 않은지 실로 수년이 지났으니 어찌 면구하지 않겠습니까. 서원과 서당이 있다고 하지만 국학과 그 위엄을 나란히 할 수는 없습니다. 현재 아조의 서원은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고 각 지역의 서당들은 훈장들이 사망 혹은 사임하며 다시금 침체의 길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이러한 때일수록 성균관이 국학(國學)으로써 마땅히 본을 보여야 할 줄로 아룁니다. 《예기(禮記)》에 이르길, 옥은 다듬지 않으면 그릇이 되지 못하고 사람은 배우지 않으면 의를 알지 못한다 하였습니다. 백성들 가운데 수학의 의지가 있는 자들을 뽑아 이들이 명륜당과 비천당에서 강의를 들을 수 있게 하고 문묘(文廟)에 나가 유교 성현들에 대한 향사(享祀)를 봉행할 수 있게 하여 주시옵소서 또한 고례로 세자의 나이가 10세 전후에 이르면 입학례를 치루고 수학하게 함은 당연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현재 세자의 나이가 이미 지학(志學)을 넘어 불혹(不惑)을 지난지 오래인데 아직 세자로서 그 어떠한 공식적인 교육을 받지 못하였으니 이는 전례에 없는 일입니다. 조선은 유교를 국시(國是)로 삼는 나라입니다. 장차 백성들의 교화(敎化)를 책임져야 할 세자로서 마땅히 세자를 성균관에 보내 수기치인(修己治人)의 도를 익히게 해야 할 것입니다. 조정의 상황이 여의치 않음은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세자가 책봉례도 마치었고 시강원이 개설되지 않은 작금에 성균관 복설마저 늦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신료들 중에 재주와 덕을 갖추고 학문이 뛰어난 자를 가려 뽑아 성균관의 강의를 맡기시옵소서. 하여 안으로는 세자가 역량을 갖추게 하고 밖으로는 문덕(文德)으로 어리석은 백성들을 계도하여 교화를 일으키게 하소서."라고 하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조정과 민간에서 모두 바라는 것 가운데 하나가 성균관 운영임을 모르지 않는다. 다만 조정 형편이 그 운영을 가능하게 할 정도가 되지 못하였으므로 지난 9월에 결정하기를, 다가오는 겨울에 다시금 성균관 재개 여부를 살펴보는 것으로 관련 논의를 매듭한 바 있다. 예조는 다음 윤대에서 이와 관련된 의견을 개진토록 하라."라고 하였다. ○ 상서원정 이다행이 능참봉 인선에 대하여 계목을 올려 아뢰기를, "지난 제159차 윤대에서 아뢰었던 종사랑 채근의 열릉참봉에 제수와 관련한 사항이온데 현재 열릉에는 행참봉 이현성이 차송되어 있는 관계로 종사랑 채근을 행경기전참봉에 명하여 태조대왕의 어진이 모셔진 경기전을 관리토록 하는 것이 어떻겠나이까. 이에 관해 하교하소서, 받잡겠나이다. 더불어 신이 부족하여 능참봉 직임에 관해 모두 파악하지 못하여 다시 아뢰어 어심을 흐리니 이는 죄를 받아 마땅할 것입니다. 부족한 죄신을 내치시어 만조백관에게 본보기로 삼으소서."라고 하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관원 명부나 관직표를 한 번만 살펴보았더라도 알 수 있는 것을 놓쳐셔, 어전에 계하는 일을 이처럼 허술하게 하는가. 계청대로 사령하라."라고 하였다. 12월 6일 신해(辛亥) 승정원동부승지 한명회 근무함(坐)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12월 7일 임자(壬子) 승정원동부승지 한명회 근무함(坐)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행예조정랑 라우주가 제90차 소과 시행 결과 등에 대하여 계본을 올려 아뢰기를, "제90차 소과가 지난 11월 24일부터 30일까지 7일간 시행되었고, 생진시에 2인 원시에 1인이 응시하였습니다. 생원시에서 유학 이상용이 삼등 제1인으로 입격하였고, 원시에는 생원 정예림이 장원으로 입격하였습니다. 생진시 시관은 행예조정랑 신 라우주, 상서원정 이다행, 행함경도도사 심기열의 3인이었고, 원시 시관은 행병조정랑 정정균, 사헌부집의 김시습, 군자감정 이운이 맡았으며 참시관은 신이 맡았습니다. 시관 혜택에 대하여 아뢰옵니다. 시관 혜택 대상 기준인 채점 시권 수 7권에 달한 시관으로 군자감정 이운이 있습니다. 이번 신에 대한 참시관의 혜택은 소과 응시 인원이 적었고 대리청정절목과 천거와 같은 예조의 과업에서 별다른 성과가 없고 사헌부의 추고를 받고 있는 신이 받는건 부당하다고 사료되옵니다. 신에게 참시관 혜택을 내리지 마시옵고 그 외의 소과 시관 혜택 대상자에게 평점 가산을 규례대로 시행하길 청하옵니다. 예조 업무에 대하여 아뢰옵니다. 먼저 천거에 대하여 아뢰옵니다. 신이 예조로 부임할 당시 전임관의 인계에 따르면 천거대상자 일인이 있었사오나 다시 출사에 대해 문의하니 출사가 어렵다는 뜻을 전해왔습니다. 이번 소과 응시 독려와 더불어 출사독려업무도 시행하였습니다. 그리 많지 않은 10 여 명의 백성에게 출사를 독려하였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였습니다. 대리청정절목에 대하여 아뢰옵니다. 현재까지 절목에 대하여 아뢰지 못하였사오나 올해가 끝나기전에 반드시 대리청정절목에 대하여 아뢰고자 하옵니다. 신이 이번 사헌부 추고와 관련하여 전하께 큰 죄를 지었습니다. 조정 관원의 부족은 신이 이조에서 봉직할때의 게으름과 현재 의지가 없음이 그 원인 중 하나일 것입니다. 이번 윤대에 불참까지한 신이 뭐라 아뢸수 있겠나이까. 과거 조정에서 어려운 민국 사정에도 불구하고 봉직하며 전하를 보필한 신료들을 생각하면 소신의 사정이야 하찮은 일이옵니다. 충량한 경험많은 조정 신료들이 대부분 떠나고 힘들게 조정을 유지하는 신료들 사이에 불충한 신이 조정에 남아 있으니 재야의 능력있는 유생들이 출사하지 않는 까닭 중 하나일거라 사료되옵니다. 신을 크게 벌하여 주시옵소서."라고 하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시행 결과를 잘 알았다. 소과에서 장원이 배출되었으니 최근의 입격자를 대상으로 예조 청사에서 은영연을 베풀어 주도록 하라. 시관 혜택은 전례대로 시행하면 되겠다. 조정 형편이 이와 같은 것은 정랑이 홀로 책임져야 할 문제가 아니다. 과실이 있으면 그에 따른 처분을 응당 시행해야 훗날 상벌이 제대로 시행되었다고 말할 수 있게 된다. 그것과는 별개로 현재 맡은 소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이것 또한 훗날 사람들이 일컬어 제대로 된 관원의 모습을 보였다고 하게 될 것이다."라고 하였다. 12월 8일 계축(癸丑) 승정원동부승지 한명회 근무함(坐)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12월 9일 갑인(甲寅) 승정원동부승지 한명회 근무함(坐)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12월 10일 을묘(乙卯) 승정원동부승지 한명회 근무함(坐)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12월 11일 병진(丙辰) 승정원동부승지 한명회 근무함(坐)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군자감정 이운이 개국623년 4분기 호구조사 결과에 대하여 계본을 올려 아뢰기를, "개국623년 12월 1일을 조사기준일로 하여 개국623년 4분기 호구조사를 실시하였습니다. 한성부, 경기도, 강원도,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의 호구조사는 원주목사 겸원주진병마첨절제사 정태수가, 평안도, 함경도, 황해도의 호구조사는 행함경도도사 심기열이 수행하였습니다. 전체인구에 대해 아뢰옵니다. 전체인구는 총1527인으로 남성이 1150인, 여성이 377인 이옵니다. 지난 3분기의 인구인 1524인에 비하여 3인(남성 2인, 여성 1인)으로 소폭 증가하였습니다. 지역별 인구 현황을 아뢰옵니다. 중부지역의 경우, 한성부가 582인(남성 401인, 여성 181인)으로 전분기 대비 2인이 증가하였으며 경기도는 246인(남성 182인, 여성 64인)으로 전분기와 동일, 강원도는 44인(남성 36인, 여성 8인)으로 전분기 대비 1인이 감소하였습니다. 하삼도에서는 경상도가 283인(남성 223인, 여성 60인)으로 전분기 대비 4인이 증가하였으며 전라도는 154인(남성 128인, 여성 26인)으로 전분기 대비 3인이 증가하였습니다. 충청도는 138인(남성 114인, 여성 24인)으로 전분기 대비 1인이 감소하였습니다. 북삼도에서는 황해도가 28인(남성 22인, 여성 6인)으로 전분기와 같으며 평안도는 25인(남성 18인, 여성 5인)으로 전분기 대비 2인이 감소하였으며 함경도는 29인(남성 26인, 여성 3인)으로 전분기 대비 2인이 감소하였습니다. 지역별 유효인구에 대해 아뢰옵니다. 한성부의 유효인구는 12인(남성 12인, 여성 0인)으로 전분기 대비 6인이 감소하였습니다. 경기도의 유효인구는 9인(남성 9인, 여성 0인)으로 전분기와 대비 2인 증가하였습니다. 강원도의 유효인구는 4인(남성 4인, 여성 0인)으로 전분기 대비 1인이 감소하였습니다. 충청도의 유효인구는 3인(남성 3인, 여성 0인)으로 전분기 대비 4인이 감소하였으며 전라도의 유효인구는 10인(남성 10인, 여성 0인)으로 전분기 대비 3인이 증가하였습니다. 경상도는 유효인구는 15인(남성 12인, 여성 3인)으로 전분기 대비 5인이 감소하였습니다. 황해도의 유효인구는 1인(남성 1인, 여성 0인)으로 전분기 대비 1인이 감소하였으며 평안도의 유효인구는 3인(남성 3인, 여성 0인)으로 전분기 대비 3인이 감소하였고 함경도의 유효인구 2인(남성 2인, 여성 0인)으로 전분기 대비 3인이 감소하였습니다. 특히, 이번 분기 지방감영의 호구조사 결과를 살피면서 아조의 실질적인 활동을 담당하는 유효인구가 급감하여 신은 차마 결과를 아뢰기가 저어 되었습니다. 올해 초 연두교서 부터 하여 지난 분기까지 이르는 동안 호조에서는 유효인구 감소 원인에 대하여 규명을 하려 만전을 기했으나 그렇지 못하고 오히려 상황이 악화되었으니 신은 그저 민망할 따름입니다. 이에 신을 비롯하여 지방관들이 더욱 전력을 다하여 제반 여건이 나아지도록 열과 성을 다하겠습니다."라고 하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조사 결과를 잘 알았다. 팔도 전체의 유효 인구가 얼마인지, 전분기 대비 얼마나 감소되었는지 명확하지 않으니, 다음 분기의 호구조사 계본에서는 이러한 점을 보완하라."라고 하였다. 12월 12일 정사(丁巳) 승정원동부승지 한명회 근무함(坐)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행사헌부집의 김시습이 관원 추고에 대하여 계사를 올려 아뢰기를, "지난 제159차 윤대에서의 하교를 받들어, 前대관이었던 원주목사 겸원주진병마첨절제사 정태수와 前이조정랑이었던 행예조정랑 라우주 그리고 행병조좌랑 겸훈련원주부 정정균의 추고 업무를 진행하였사옵니다. 이들 3인이 헌부에 제출한 경위서의 내용을 먼저 아뢴 후에 추고 결과를 아뢰옵니다. 목사 정태수는, 전임 대관으로서 이와 같은 불미스러운 일의 당사자가 되어 차마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대관으로서 살피지 못한 것은 사실이기에 어떠한 변명도 이에 대한 책임을 면하리라 생각되지 않으나 몇 자 적습니다. 민국에서 보던 시험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본래 8월 경 쯤 사직서를 제출하려고 했으나 조정에 잇따른 사직과 신규 관원 충원이 미비하여 인원이 부족했었고 저 역시 어떻게든 누가 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해 해보자는 심정으로 대관직임을 수락했습니다. 그래서 9월에는 의욕적으로 관청 업무 점검을 했었고 수동적이기는 하지만 사헌부와 관련된 공문이나 진정 건은 기한 내에 해보려고 노력하였으며 도감의 업무도 수석 낭청인 한명회님에게 누가 끼치지 않도록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러나 시험이 12월 6일인지라, 이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었고, 민국의 스마트폰으로 점심, 저녁 시간 때 게시물 확인 등을 통해 대관으로서의 소임을 잊지 않으려 하였으나 불명예스럽게도 정작 이조와 병조의 평정 관련하여 세심하게 살피지 못하여 이와 같은 죄를 범하고 말았습니다. 대관으로서 이와 같은 실수를 한 것에 상께 큰 실망을 안겨드리고 다른 관원에게 모범 보일 행동을 보이지 않았으니 이 죄를 어찌 씻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즉시 통청록에서 삭제하고 파직할 것을 청합니다. 라는 내용의 경위서를 제출하였습니다. 행정랑 라우주는, 행이조정랑으로 봉직시 평정에 대한 사유서를 등록하지 않았습니다. 이는 절목과 지침을 제대로 숙지하지않은 것으로써 소관은 이 사건에 대해 변명을 할 수 없습니다. 소관의 미숙함이라고 밖에 말씀드릴게 없습니다. 동부승지 한명회가 성상께 아뢴 바와 같이, 조정의 저를 비롯한 업무에 익숙치 않은 관원들이 절목과 지침을 숙지하여도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주위에 묻거나 하는 방식으로 수행되다보니 이런 일이 발생한게 아닐까합니다. 라는 내용의 경위서를 제출하였습니다. 행좌랑 정정균은, 본관은 9월 17일 병조좌랑 부임 이후, 10월 1차 평정을 시작으로 11월 2차 평정에 이르는 총 4차례 평정을 사유서 등록 없이 실시하였습니다. 업무 인수 시 인사 평정과 관련하여 절목과 지침 등을 숙지하라는 전임관의 전달 사항이 있었으나 본관의 능력 부족으로 이를 충분히 숙지하기 어려웠습니다. 이에 최대한의 내용을 숙지한 상태에서 당면 업무간 잘 모르는 부분들에 한하여 절목과 지침을 참고하고, 선배 관원들에게 의견을 구하는 식으로 업무에 임했습니다. 따로 문제가 되지 않았던 부분들을 모두 업무의 전례로 삼고, 그대로 따르다 보니 평정에서 잘못된 점을 미처 깨닫지 못했습니다. 그 결과 잘못된 사태가 오늘의 지경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본 경위는 사실로써 틀림이 없습니다. 이러한 평정 행위의 이유는 결국, 본관이 업무 숙지를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하겠습니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업무상 필요 시 지침과 절목을 분명히 참고하였으나, 사유서 등록에 대한 부분은 일체 숙지하지 못하였습니다. 전임관의 전례도 참고하되, 평정 사유서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확인하지 못했고, 평정 시 사유서라는 것을 작성해야 하는지조차 알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추후에 사헌부의 공문을 받고 절목의 내용에서 인사 결과서라는 게 있음을 뒤늦게 확인하였으나, 그 이전에 미리 숙지하지 못한 건 본관의 부주의였음을 부정할 수 없을 것입니다. 라는 내용의 경위서를 제출하였습니다. 이들 3인의 관원이 제출한 경위서를 검토한 결과 주된 내용은, 담당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세밀하게 살피지 못했음과 담당업무와 관련된 내용을 충분히 숙지하지 못하였음을 시인하고 있습니다. 목사 정태수는 민국에서의 사정이 여의치 않음에도 불구하고 능동적으로 대관의 업무를 수행하였습니다. 관청에 대한 직무 감찰을 실시하여 해이해질 우려가 있는 조정의 기강을 다잡고자 노력하였으며, 대관으로서의 자세를 견지하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은 누구라도 인정하는 바입니다. 아울러 전조의 수장 업무가 방기되고 있었음을 상상이나 했겠는가' 하는 정상참작의 여지가 있사옵니다. 그러나 대관이기에 엄격하게 과실을 추궁해야 하며 엄중하게 그의 중대 과실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행정랑 라우주와 행좌랑 정정균은 전조의 중요업무인 인사평정과 관련하여 평정결과서를 등록하여야 하는지도 몰랐습니다. 이는 관원으로서의 기본 자질을 의심케 하는 일일 것입니다. 기본적인 업무 지침조차 숙지하지 못한 과실에 대해서는 엄하게 책임을 물어야 할 것입니다. 특히 행좌랑 정정균은 비록 훈련원주부를 겸함으로써 업무량이 많다고 할 수 있을지 몰라도, 병조의 기본업무를 수행함에 있어서도 미흡하거나 미처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다른 업무가 있음이 확인되고 있으므로 그 책임을 행정랑 라우주보다 중하게 묻고자 하옵니다. 이에 신은, "겨우 평점 2점을 감산하는 정도에서 그칠 사안이 아니다."라고 하옵신 주상 전하의 하교를 받잡아 그 징계 수위를 보다 엄하게 정하였습니다. 목사 정태수에게는 녹봉 1개월 감봉과 평점 2점 감산의 징계를, 행정랑 라우주에게는 녹봉 2개월 감봉과 평점 2점 감산의 징계를, 그리고 행좌랑 정정균에게는 녹봉 2개월 감봉과 평점 3점 감산의 징계를 주청드리옵니다."라고 하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추고 결과를 잘 알았다. 행목사는 평점 3점, 행정랑은 4점, 행좌랑은 5점을 감산하는 것으로 처분한다. 통청자는 명단에서 삭제하라."라고 하였다. 12월 13일 무오(戊午) 승정원동부승지 한명회 근무함(坐)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12월 14일 기미(己未) 승정원동부승지 한명회 근무함(坐)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12월 15일 경신(庚申) 승정원동부승지 한명회 근무함(坐)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12월 16일 신유(辛酉) 승정원동부승지 한명회 근무함(坐)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승정원에서 주관하여 20일까지 제160차 윤대(輪對)를 진행하였다. * 16일, 군자감정 이운이 아뢰기를, "호조에서는 4분기 녹봉 지급월을 맞이하여, 전조에 문무관 근무내역, 예조에 훈장 근무내역, 지방감영에 관속 근무내역과 수당 산정에 관한 의견을 통보토록 요청하였습니다. 이외 상시업무를 수행 중 입니다."라고 하였다. * 같은 날, 행예조정랑 라우주가 아뢰기를, "예조는 다가오는 제91차 소과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생진시 시관을 인선하였사옵니다. 참시관을 맡은 병조에서 시행일을 아뢰오면 생진시 시관에 대해 아뢰고자 하옵니다. 그 외에 준비중인 대리청정절목은 거의 완성되었습니다. 가까운 시일내에 아뢰고자 하옵니다. 성균관 복설에 대하여 아뢰옵니다. 현재 봉직중인 당상관이 성균관을 맡게 하시면 어떨까합니다. 하오나 인사문제와 결부되므로 이조의 의견도 필요할것으로 사료되옵니다. 그리고 교임 차정의 문제가 있습니다. 조정의 관원이 교임을 맡아야 할 것인데, 현재 조정 관원들의 여력이 되는지 신이 가늠하기가 어렵습니다. 이번 연명소에 연명한 생원 정예림을 비롯한 연명자들은 상당한 학식을 가진 것으로 사료되옵니다. 그들이 관원이 아니라 교임을 맡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전하 성균관 복설은 조정과 모든 백성이 바라는 것입니다. 신이 아뢴 사항에 대해 어느정도 해결이 된다면 복설은 가능할 것이라 사료되옵니다."라고 하였다. * 17일, 상서원정 이다행이 아뢰기를, "각 관청 수장에 대하여 아뢰옵니다. 승정원에는 동부승지 한명회, 사헌부에는 행사헌부집의 김시습, 이조에는 상서원정 신 이다행, 호조에는 군자감정 이운, 예조에는 행예조정랑 라우주, 병조에는 행병조좌랑 겸훈련원주부 정정균, 형조에는 형조참의 서민교, 공조에는 선공감정 성삼문이 있사옵니다. 12월 제2차 문·무관 평정 기간이오니 신과 행병조좌랑 겸훈련원주부 정정균의 평정을 내려주옵소서. 이조는 상시 업무를 수행하고 있사오며 통청록 등 이조의 문관 현황 유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라고 하였다. * 같은 날, 행사헌부집의 김시습이 아뢰기를, "사헌부에서는 상시 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따로 아뢸 사항은 없습니다."라고 하였다. * 18일, 상(上)께서 전교(傳敎)하시기를, "예조는 관원, 교임 등의 직책으로 성균관을 감당할 인원이 있는지 관원들에게 의사를 조회하여 보도록 하라."라고 하였다. * 같은 날, 행병조좌랑 겸훈련원주부 정정균이 아뢰기를, "병조에서는 예조와 함께 제91차 소과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훈련원시 시관은 회신을 보내지 않은 관원들이 있어, 아직 인선중에 있사옵니다. 이번 소과 일정을 예조와 협의한 결과, 12월 21일부터 12월 27일까지 만 7일간 시행하는 것이 좋겠다고 협의하였습니다. 전하께서 윤허하신다면 이대로 시행하겠사오며, 시제는 별도의 계본으로 올리도록 하겠나이다. 평정에 대하여 아뢰옵니다. 현재 12월 2차 평정이 진행중에 있사오며 평정이 끝나는 대로 1차 평정 때 아뢰지 못한 결과에 대해서도 함께 아뢰도록 하겠습니다. 신이 민국 시험 일정으로 윤대에 참여가 늦었습니다. 늦게라도 등청하였다고는 하나, 물러나 반성하지 않을 수 없사옵니다. 또한, 신이 근면하지 못하여 전반적인 소과 시행 업무가 늦어졌사오니, 이에 합당한 처벌을 내려주심이 옳다고 사료되옵니다."라고 하였다. * 같은 날, 선공감정 성삼문이 아뢰기를, "현재 공조는 상시 업무를 진행하고 있사오며, 그외 따로 계할 사항은 없습니다."라고 하였다. * 같은 날, 행병조좌랑 겸훈련원주부 정정균이 아뢰기를, "일전에 아뢴 제91차 훈련원시 시관과 관련하여, 오늘 오후 인선을 완료하였나이다. 이번 원시 시관은 호조의 군자감정 이운, 공조의 선공감정 성삼문, 행병조좌랑 겸훈련원주부 신 정정균 이상 3인으로 하고자 합니다."라고 하였다. * 같은 날, 형조참의 서민교가 아뢰기를, "신의 개인 여건이 점차 호전되어가고 있사옵니다. 지체된 사면 업무에 더욱 진력하여 근일 간에 계하도록 하겠사옵니다. 이외에 달리 계할 사항은 없사옵니다."라고 하였다. * 같은 날, 행예조정랑 라우주가 아뢰기를, "지난번에 하교하신 은영연 시행에 대하여 아뢰옵니다. 병조와 협의하였습니다. 21일 유시, 18시에 시행하는 것이 어떠하겠습니까. 성은을 베푸시어 지난 제89차 소과, 제50차 대과, 제90차 소과의 시관, 입격자와 급제자에게 은영연에 참석하도록 하심이 어떠하겠습니까. 이번 윤대에서 하명하신 성균관복설의 건에 대하여 아뢰옵니다. 신이 성균관을 맡을 관원을 조회하였습니다. 형조참의 서민교가 뜻을 내었습니다. 지금 형조에서 진행중인 과업을 마무리하면 성균관을 맡겠다고 하였습니다. 전하께서 윤허하시오면 형조의 과업이 마무리 된 후, 성균관을 맡기시어 그 후에 교임을 선정하는 절차를 진행하는것이 좋은 줄로 사료되옵니다. 천거에 대하여 아뢰옵니다. 현재 신이 별도의 간찰 발송을 통해 천거 대상자를 물색하고 있습니다만 별다른 성과가 없습니다. 전하께서 윤허하시오면, 공문을 통하여 전국 지방관들에게 천거에 대하여 추천을 받고자 하옵니다. 얼마전 성균관복설에 대하여 연명한 자들이 재야에 은거중인 학식있는 자들이오니 만약 이들이 천거된다면 성균관 교임 차정건이 해결되리라 사료되옵니다. 이들뿐만 아니라 다른 대상자들도 조정에 큰 힘이 될 것이옵니다. 다가올 소과에 대한 생진시 시관과 시제에 대해서는 시행일시에 대하여 전하께서 윤허하시오면, 별도의 계본으로 아뢰고자 하옵니다."라고 하였다. * 20일, 상(上)께서 전교(傳敎)하시기를, "예조에 명한다. 은영연은 소과 입격자만을 대상으로 시행하라. 성균관, 천거 사무 등에 관한 건은 계청대로 진행하여 보도록 하라. 병조에 명한다. 예조의 시제 계본이 아직이다. 시제는 최소 5일 이전에 보고되어야 하니, 시행 일정에 관한 의견을 다시 계하라. 훈련원시 시관 인선은 재가한다. 이것으로 윤대를 마친다. 개국623년 한 해가 잘 마무리될 수 있도록 각자 맡은 바 위치에서 노력을 다하기 바란다."라고 하였다. 12월 17일 임술(壬戌) 승정원동부승지 한명회 근무함(坐)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12월 18일 계해(癸亥) 승정원동부승지 한명회 근무함(坐)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행병조좌랑 겸훈련원주부 정정균이 제91차 소과 훈련원시 시제에 대하여 계본을 올려 아뢰었다. 12월 19일 갑자(甲子) 승정원동부승지 한명회 근무함(坐)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행예조정랑 라우주가 대리청정절목 제정에 대하여 계본을 올려 아뢰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청정절목은 국조실록 국역본을 찾아보기만 해도 바로 나오는 것이다. 다시 살펴 계하라."라고 하였다. 12월 20일 을축(乙丑) 승정원동부승지 한명회 근무함(坐)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행예조정랑 라우주가 제91차 소과 시제 등에 대하여 계본을 올려 아뢰었다. 12월 21일 병인(丙寅) 승정원동부승지 한명회 근무함(坐)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행함경도도사 심기열이 북삼도 지역 현황에 대하여 장계를 올려 아뢰기를, "먼저, 북삼도 지역의 호구에 대하여 아뢰옵니다. 북삼도 지역은 망극하옵게도, 신이 부임 후 단 1명의 인구도 늘지 않았사옵니다. 전체 인구는 황해도 28명, 평안도 23명, 함경도 29명이옵니다. 이중 유효인구는 황해도 1인, 평안도 3인, 함경도 2인으로 총6인이며, 준인구는 없사옵니다. 신이 부임한 이후로, 황해도와 함경도는 변동사항이 없으나, 평안도는 1인이 줄었사옵니다. 유효 인구 역시 3인이 줄어들었사옵니다. 신이 부임한 이후에 인구가 계속 줄어 걱정이 되옵니다. 이 또한 신이 선정을 베풀지 못한 결과라 사료되옵니다. 그리고 신이 부덕하였기 때문이라 사료옵니다. 북삼도 지역의 교육현황에 대하여 아뢰옵니다. 북삼도 지역에는 훈장이 2명이 있으며, 현재 대동학당에는 강의가 없는 상태이옵니다. 황해도 자운서당에서는 훈장 노동훈이 아조의 게시판 특성 상 가르치기 어려운 기초한문 강의를 진행 중이옵니다. 하지만 지역 게시판을 통해 내년에 강의가 어렵다고 올려, 곧 훈장직에서 물러날 듯 하옵니다. 그리하여 대동학당에 강의가 계속해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옵니다. 평안도 대동학당에서는 훈장이 사임한 상태로, 현재 아무런 강의가 진행되지 않고 있사옵니다. 빠른 시일 내에 훈장을 구하여, 교육기관 활성화에 기여하도록 하겠사옵니다. 함경도 천손서당에서는 훈장 홍봉한이 사회복지발달에 대한 강의를 진행을 활발히 하였으나, 민국의 사정으로 인해 사임을 한 상태이옵니다. 그래서 현재는 훈장 정도전이 사조적응법에 대한 강의를 진행중에 있으며, 이를 통해 입조를 처음한 백성들이 아조에 적응하는데에 도움이 되리라 사료되옵니다. 교육 활성화 방안에 대해서도 예조와 활발히 의논하여 정상화 될 수 있는 방향으로 노력할 것이옵니다. 북삼도 지역의 지역활동에 대하여 아뢰옵니다. 황해도에는 여행관련 글을 자유롭게 적을 수 있는 신사유람단이 있으며, 평안도에는 축구를 소재로하는 광개토축구단과, 아조의 대표 문중 모임인 아현문중과 용화연가가 있사옵니다. 함경도에는 책, 영화 등 문화관련 소재를 자유롭게 공유할 수 있는 박문독서회가 있사옵니다. 또, 과학적 지식을 연구하려는 사조과학회도 최근에 신설되어 모임을 가지고 있사옵니다. 하지만 현재 광개토축구단은 모임이 활성화되지 않고, 대표인 김춘추가 접속한 지 오래되어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곧 모임을 닫을 것이라고 하옵니다. 그리고 사조과학회도 원래 만들었던 백성이 사망함으로써 모임이 폐쇄되었사옵니다. 그나마 문중 가문들이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어, 이에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사오나, 아조의 전체적인 침체와도 연관이 된 것으로 사료되옵니다. 북삼도 지역의 사업에 대하여 아뢰옵니다. 최근에 북삼도 원우 방문하기 행사를 통해 3인의 백성이 참가하였사옵니다. 하지만 적극적인 참여가 부족하였다는 점과 원우에 대해 조금 더 소개를 하였더라면 좋았을 것을 이라는 후회가 있사옵니다. 하지만 현재 북삼도의 유효인구가 부족한 현실을 감안하면 지역 게시판을 이용하였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사옵니다. 또한 현재 또 다른 사업에 대해 구상 중에 있으나, 최근 하삼도와의 전국적인 사업으로 인해 잠시 기다리고 있는 상태이옵니다. 조속히 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사옵니다. 신이 부임한 지 세 달이 지났사옵니다. 상께서 사은숙배 때, 별다른 말씀을 하지 않겠다는 말씀을 부족한 신을 믿는 다는 것으로 알고 하루하루 목민관의 소임을 다하고 있사옵니다. 하지만 사조의 전체적인 침체와 더불어 활동인구가 적은 북삼도이기에 신이 조금 더 민정을 살피고 적극적으로 해야하지만, 그러지 못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사옵니다. 그러기에 임기 연장을 통해 상의 뜻을 실천하고자 임기 연장을 신청하였사옵니다. 최선을 다해 상의 뜻에 누가 되지 않도록 노력하겠사옵니다."라고 하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장계한 바를 잘 알았다. 북부 3개 지역의 열악함은 중부나 남부 지역에 비할 바가 아니다. 임기를 마치는 날까지 위에서 믿고 맡긴 소임을 다하기 바란다."라고 하였다. ○ 행병조좌랑 겸훈련원주부 정정균이 제91차 소과 시행 일정에 대하여 계목을 올려 아뢰기를, "하명하신 내용을 받들어 제91차 소과 일정을 예조와 다시금 협의한 결과, 12월 25일부터 31일까지 만 7일간 시행하는 것이 좋겠다고 협의하였사옵니다. 전하께오서 검토하시고 윤허하시면 이대로 진행하겠사옵니다. 시제와 시관은 일전에 윤대의 자리에서 계하였사옵니다."라고 하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시행 일정을 재가한다. 내년 1월 대과도 미리 준비하여, 이와 같은 일정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하라."라고 하였다. 12월 22일 정묘(丁卯) 승정원동부승지 한명회 근무함(坐)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원주목사 겸 원주진병마첨절제사 정태수가 중부 및 남부 지역 현황에 대하여 장계를 올려 아뢰기를, "먼저, 관할 지역의 호구에 대하여 아뢰옵니다. 전체인구는 한성부 582인, 경기도 246인, 강원도 44인, 충청도 138인, 전라도 154인, 경상도 283인이옵니다. 이는 신이 부임하기 이전인 3분기에 비하여 한성부는 2인, 경상도는 4인, 전라도는 3인이 증가하였으나, 충청도와 강원도는 1인이 감소한 수치이옵니다. 유효인구의 경우 경상도가 15인으로 가장 많았으며, 한성부 12인, 전라도 10인, 경기도 9인, 강원도 4인, 충청도 3인의 순이었사옵니다. 인구의 경우 민국의 방학 또는 휴가와 관련이 많기에 금월 말부터 내년 초까지는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사뢰되옵니다. 인구 증감에 소홀하지 않도록 예의주시토록 하겠사옵니다. 관할 지역의 교육현황에 대하여 아뢰옵니다. 신의 부임 이후 2명의 훈장이 민국에서의 접속체력 저하로 인한 사직으로 인해 훈장은 총 2인이옵니다. 영남학당의 경우 훈장 2인이 모두 사직한지라 공석이옵니다. 충청도 정석학당에서 훈장 김시습이 사자성어 풀이관련 강의를 하고 있으며 전라도 고산서당에서는 훈장 남세준이 여행관련 강의를 진행하고 있사옵니다. 이중 고산서당은 최근 강의가 뜸한 편이며, 정석학당의 경우 비정기적이긴 하지만 꾸준히 강의가 올라오고 있사옵니다. 교육기관의 강의는 어느 정도의 학식을 겸비하고 또한 게시글을 올리는 것은 단순 접속 체력 이상을 요하는 일이기 떄문에 이 또한 민국의 방학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것이라 사뢰되옵니다. 수령으로서 해야 할 일이 교육의 진흥인 만큼 교육기관의 지원에 소홀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사옵니다. 관할 지역의 활동에 대하여 아뢰옵니다. 경기도에는 아조의 창작 문학지를 발간하는 조선문학회가 있으며, 강원도에는 아조의 대표 가문 중 하나인 수누름가문과 창설 당시 신규 백성 위주로 조직된 사조친목회가 있사옵니다. 충청도에는 창설시기가 가장 오래된 문중인 천의명가와 고위 관료 위주로 조직된 계룡사단이 있으며, 전라도에는 아조 내에서 일조의 민보를 담당하는 해동문화재단과 동물들에 대한 자유로운 정보를 교환하는 동물농장이 있으며, 경상도에는 문중 모임 중 하나인 죽돌세가와 가장 근래에 창설된 모임 본죽이 있사옵니다. 이중 동물농장의 경우 창립자가 사망하고 구성원들의 활동이 뜸하여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며, 사조친목회의 경우도 모임 위주 활동보다는 구성원 일부의 개별 활동만 활발하는 형태를 띠고 있사옵니다. 문중 모임이나 취미 동호회가 그나마 비정기적으로 글을 남기면서 명맥을 이어간다면 상기 모임들은 공조에서 모임 점검을 할 경우 폐쇄가 될 가능성도 높다고 보여지옵니다. 관할 지역의 사업에 대하여 아뢰옵니다. 금일부로 강원도 게시판에서 중부 및 남부 지역 백성들을 대상으로 폭설대비 대응훈련을 실시하고 있사옵니다. 본래 전임관이었던 충청도 검률 방인하가 기안을 작성한 것을 신이 추가적으로 예하기관인 병조, 공조, 호조와 협의를 거치느라 늦게 진행이 되었사옵니다. 관할 지역 인구가 많기에 행사가 예정대로 종료될 것이라 보이지만, 행사가 완료될 수 있도록 예의 주시하겠사옵니다. 신이 부임한 지 한 달이 지났사옵니다. 모든 것이 부족하고 배울 것이 많기에 항상 귀를 기울이고 귀를 낮추며 목민관으로서 소임을 다하여 상의 치세를 누를 끼치지 않도록 더욱 노력하겠사옵니다."라고 하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남부 지역까지 관할하므로 노고가 적지 않다. 강의가 진행되고 있지 못한 교육기관의 구성원은 점검을 거쳐 제때 해임하고, 활동이 없는 모임도 정기적으로 점검하여 공조에 폐쇄를 상신토록 하라."라고 하였다. ○ 행병조좌랑 겸훈련원주부 정정균이 12월 무관 평정 결과에 대하여 계목을 올려 아뢰기를, "12월 제2차 무관 평정이 종료됨에 따라, 별도로 아뢰지 못한 지난 12월 제1차 무관 평정 결과를 함께 계하옵니다. 12월 제1차 평정간 前 충청도 행검률 방인하가 가계 조건을 충족하였으므로 12월 6일, 분순부위로 가계 조치하였으며, 신 또한 평점 정산에 따라 동일한 날짜에 정5품 상계 과의교위로 가계되었으며 이외 다른 무관의 가계는 없습니다."라고 하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계한 바를 잘 알았다. 관원의 내부 승진에도 충분한 주의를 기울이도록 하라."라고 하였다. 12월 23일 무진(戊辰) 승정원동부승지 한명회 근무함(坐)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행예조정랑 라우주가 제91차 소과 생진시 시관에 대하여 계본을 올려 아뢰기를, "생진시 시관에 대하여 아뢰옵니다. 시관은 동부승지 한명회, 상서원정 이다행, 행예조정랑 신 라우주의 3인이 감당하는 것이 좋을줄로 아뢰옵니다."라고 하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소과 시관 인선을 재가한다."라고 하였다. 12월 24일 기사(己巳) 승정원동부승지 한명회 근무함(坐)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12월 25일 경오(庚午) 승정원동부승지 한명회 근무함(坐)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12월 26일 신미(辛未) 승정원동부승지 한명회 근무함(坐)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12월 27일 임신(壬申) 승정원동부승지 한명회 근무함(坐)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12월 28일 계유(癸酉) 승정원동부승지 한명회 근무함(坐)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행예조정랑 라우주가 대리청정절목 제정에 대하여 계본을 올려 아뢰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청정 처소(處所)에 관한 부분이 누락되었으니 이를 추가해야 할 것이고, 윤대(輪對)를 대신할 제도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를 상참(常參), 차대(次對) 등으로 부를지 다른 명칭으로 정할 것인지에 다한 고찰이 필요하고, 용인 예외에 관한 사항도 과인이 청정할 때의 규례가 참하관 이하였으므로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 마땅하겠다. 이외에도 점검해야 할 부분이 적지 않을 것이고 청정절목이 정사(政事) 전반에 영향을 끼치므로, 다가오는 윤대에서 폭넓게 의견을 들어 처결하겠다. 절목 초안 마련에 예조의 노고가 적지 않았다."라고 하였다. 12월 29일 갑술(甲戌) 승정원동부승지 한명회 근무함(坐)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형조참의 서민교가 천주교도 및 동학교도 사면에 대하여 계본을 올려 아뢰기를, "주상 전하의 명을 받들어 형조에서는 천주교도 및 동학교도에 대한 사면을 진행하였사옵니다. 두 사안 모두 관련자가 수만에 달하므로 모두 다 사면하는 은전을 본조에서 행하는 단 한 번의 사업으로 베풀 수 없다고 사료되옵니다. 수 차례에 걸쳐 계속 시행하실 일이옵니다. 이번 사면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계하오니 널리 공론을 수렴하시어 처결하소서. 천주교도의 경우에는 정조선황제 대의 신해사옥(申亥邪獄)으로부터 천주교 포교가 허용되는 조불수호통상조약 체결 시까지 최대 2만여 인에 달하는 희생자가 발생하였고, 특히 고종태황제 대의 병인사옥(丙寅邪獄) 당시에는 단일 사건으로는 가장 많은 8천여 인의 희생자가 발생하였사옵니다. 하여 이번 사면에서는 천주교도는 민국 천주교회에서 이른바 '성인' 103인, '복자' 124인, 신이 구한 제8대 천주교 조선교구장 귀스타브 뮈텔의 [치명일기]의 일부에 기록된 병인사옥 당시에 사망한 2인, 총 229인에 대한 판단을 행하였사옵니다. 형조의 사면 판단 결과는 별단으로 계하옵니다. 삼가 형조의 별단에 대한 하회를 기다리옵니다. 동학교도의 경우, 가장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시기가 동학농민운동 당시인지라 이 시기의 희생자를 중심으로 사면 판단을 진행하였사옵니다. 다만, 동학의 후신인 이른바 천도교(天道敎)나 시천교(侍天敎) 기타 제 분파에 대한 판단은 유보하였사옵니다.최제우와 최시형은 광무 11년 7월 11일, 내각총리대신 이완용과 법부대신 조중응의 주청을 가납하심에 따라 죄명이 이미 취소되었음을 실록을 통하여 확인할 수 있었사옵니다. 동학교도의 두령으로서 동학농민운동을 주도한 전봉준, 김개남, 손화중 등 성명을 상고할 수 있는 동학교도 가운데 조정에 항거하였다는 사실 이외에 별다른 죄목을 찾아내기가 어려웠사옵니다. 이들은 본래부터 도적이 아닌 선량한 백성들로, 당시의 실정으로 인하여 처지가 곤란하게 되어 봉기한 것이니, 띠를 둘러매고 칼을 들게한 것은 위정자의 죄이지 그들의 죄가 아니었사옵니다. 또한 그 본의가 간신들을 축출하고 외세를 몰아내어 사직을 보존하는데 있었으니 가상하다 할 것이옵니다. 한편, 동학농민운동 당시에 동학교도는 소수고 일반 백성이 다수로 가담하여 많은 이들이 '비적'의 오명을 쓰고 죽고 다쳤으니, 비록 동학교도는 아니나 이들에 대한 은전을 동학교도에 붙여서 시행함이 어떠하겠사옵니까. 전봉준, 김개남, 손화중, 이 세 사람을 대표로 하여 동학농민운동 희생자 전원에 대하여 사면을 명하여 주시기를 청하옵니다. 신이 불민하여 많은 자료를 상고하지 못하였고 또한 일신의 사정으로 인하여 조정의 대사가 이토록 미뤄지게 되었사옵니다. 신을 엄히 징치하여 주시기를 청하옵니다."라고 하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병인사옥에서 처단되었던 천주교 신자가 일부나마 이미 신원되었다는 기록이 있는데 별단에는 그러한 내용에 관한 구분이 없다. 이와 같은 조사 결과를 토대로 사면령을 내려서는 조정의 명령이 중첩되는 형태를 보이게 될 것이므로 별단의 명단의 수록자만을 그대로 허락할 수 없고, 당초 하명할 때 지명하였던 이승훈(李承薰), 이가환(李家煥), 권철신(權哲身), 이존창(李存昌) 등은 명단에 포함되어 있지도 않다. 서교(西敎) 죄인 전체의 명단, 이미 시행된 사면령 대상자 명단 등에 관한 기록이 불분명하여 그 자세한 정황을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으므로, 사면 범위와 명단을 조사하여 확정하는 것에 엄밀한 절차와 규례를 적용하게 되면 끝내 해당 사업을 완수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서교 죄인을 사면하는 방식도 동학 교도의 사면을 계청한 것에 준용하는 것이 좋겠다. 1791년 신해사옥(辛亥邪獄), 1801년 신유사옥(辛酉邪獄), 1839년 기해사옥(己亥邪獄), 1846년 병오사옥(丙午邪獄), 1866년 병인사옥(丙寅邪獄) 당시 처단된 인물 가운데 아직 조령(朝令)으로 사면되지 못한 윤지충(尹持忠), 권상연(權尙然), 이존창(李存昌), 이가환(李家煥), 권철신(權哲身), 이승훈(李承薰), 홍낙민(洪樂敏), 현석문(玄錫文) 등을 모두 사면하여 '사학죄인(邪學罪人)'이라는 죄명을 일체 탕척(蕩滌)하고, 앞에서 말한 다섯 차례의 사옥 이외에 서교(西敎), 동학(東學)을 믿어 사적(邪賊) 혹은 비적(匪賊), 동비(東匪)로 처단된 전봉준(全琫準), 김개남(金開南), 손화중(孫化中) 등도 일체 사면한다. 단, 정약종(丁若鍾), 주문모(周文謨), 정하상(丁夏祥), 유진길(劉進吉), 김대건(金大建) 등 범월(犯越)에 관계한 죄가 남아 있는 자는 죄목을 '범월죄인(犯越罪人)'으로 하여 별안(別案)으로 죄명을 남겨둔다. 형조는 12월 31일을 기해 사면령을 반포하라."라고 하였다. 12월 30일 을해(乙亥) 승정원동부승지 한명회 근무함(坐)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형조참의 서민교가 이승훈의 죄명 삭제에 대하여 계목을 올려 아뢰기를, "앞서의 계본에 이승훈에 관한 사실이 누락되어 아뢰옵니다. 철종장황제 7년 4월 6일의 일성록 기사에 이승훈으 죄명 삭제에 관한 사실이 있사옵니다. '하교하여 이르기를, "설사 십분 범죄한 바가 있더라도, 먼저 혁오하여 자복한다면 곧 더 이상 따지고 심문하지 않는 것이 사도를 다스리는 법이다. 이신규가 그 부친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것은 비단 혁거하고 회오했을 뿐만 아닌데도, 아직 죄적에 있어 치사지법이 아니니, 어찌 스스로 새롭게 출발할 길을 열어줄 수 있겠는가. 이승훈의 죄명은 특별히 효주하라."고 명하다.' 명일의 사면령에서 이승훈의 이름은 의당 제외하여야 하겠사옵니다. 이에 전하의 하교를 받잡고자 하옵니다. 충분히 상고하지 못하여 조정의 사업에 누를 끼쳤으니, 죄가 참으로 무겁사옵니다. 삼가 엄히 다스려 주시기를 청하옵니다."라고 하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국조실록, 승정원일기 등의 기록에 따르면 철종조에 아들 이신규(李身逵)의 청원으로 이승훈(李承薰)의 죄명(罪名)이 한때 삭제되었으나 고종5년 윤4월에 무망(誣罔)으로 죄명이 다시 환원된 바 있다. 특별히 문제가 되지 않으니 그대로 시행하라."라고 하였다. 12월 31일 병자(丙子) 승정원동부승지 한명회 근무함(坐)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선교랑 행한성부참군 겸승정원가주서 정예림이 쓰다. 개국624(2015)년 06월 25일 기록 : 선교랑 행한성부참군 겸승정원가주서 정예림 |
http://www.1392.org/bbs?sajor11:6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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