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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정원/주서] <일기> 승정원일기 : 개국618년 11월 (下) 교정완료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11월 18일 정묘(丁卯)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공조참의 박연이 지역물품 구입에 일정한 규정을 두는 것, 경기의 땅을 개간하여 더 많은 논과 밭, 기와와 초가집을 공급할 것, 시전의 경우 한유제(限有制)를 풀어 줄 것 등에 대한 계본을 올리니, 전교(傳敎)하기를, “물품 낙찰에 관한 건은 계본대로 시행하라. 농장, 농사, 물품 소유량 등에 관한 사항은 조정에서 관여할 수 있는 성질의 사안이 아니다. 윤대가 시행중이면 이러한 내용은 윤대에서 계하라.” 하였다. ○ 공조참의 박연이 논면신례차(論免新禮箚)에 대한 차자를 올리니, 전교(傳敎)하기를, “인사치레에 불과한 면신례와 업무 능력 향상 사이에 무슨 연관이 있는가. 사헌부의 지적이 당연한 것이다. 각 관원이 알아서 부임 인사를 다니는 것까지는 제한할 필요가 없겠지만, 하나의 제도로 도입 및 시행하는 것은 불필요한 일이다.” 하였다. ○ 전라도 통선랑 이희철이 홍보도감을 설치하여 대대적인 홍보를 통해 유효인구를 늘이는 것에 대한 상소를 올리니, 비답하기를,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것인지 정확히 이해되지는 않지만, 본조에 대한 홍보 또는 선전에 관한 문제라면 일전에 하명한 바가 있다. 지금은 관계 관청에서 그러한 사업을 추진할 여력이 없으므로, 적절한 때가 되면 논의할 수 있을 것이다.” 하였다. 11월 19일 무진(戊辰)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前경기도검률 한호가 시권불채점에 대한 소명서를 올리니, 전교(傳敎)하기를, “전직(前職) 참하관이 어전에 출입하여 차자를 올리는가. 병조에 소명하라.” 하였다. 11월 20일 기사(己巳)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행함경도도사 이벽이 토관직 천거와 가(假)관속제에 대한 장계를 올리니, 비답하기를, “절목대로 서경을 거쳐 장계하는 것인가. 그에 대한 내용이 없으므로 천거를 재가할 수 없다. 계한 것처럼 관속 임명권은 지방관에게 있는 것이니, 관속에 명한 후에 적임이 아니라는 판단이 서면 즉시 면직시켜 이조에 보고하면 될 일이다.” 하였다. ○ 권지홍문관저작 임랑이 대부급 이상 승품제에 대한 차자를 올려 아뢰기를, "승품제도의 수정을 요구하는 신하들의 의견은 많지만 결국 정리하자면 현행 승품제도는 1~2년 근속을 한다면 충분히 정3품 당하에 이를 수 있으므로 승품의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오나 1~2년 근속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매우 불가능 하며 또한 1~2년 근속하여 통훈의 자리에 오른 다는 것은 그 사람의 능력이 출중(出衆)하기 때문이지 제도의 문제는 아닐 것입니다. 또한 현재 통훈대부의 정체(停滯)는 문관에서만 일어나는 문제이지 무관에서는 일어나는 현상이 아닙니다. 이는 통훈대부의 정체현상이 제도의 문제가 아니라 다른 문제라는 것을 방증(傍證)하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또한 다수의 통훈대부의 노고를 치하할 방법이 없는 것, 다른 당하관들보다 통훈이 많은 기형적 구조가 될 것이라는 점이 현행 승품제도의 문제라고 보는 것은 타당하지 않는 논리입니다. 통훈대부의 노고를 치하할 방법이 없다면 그 방법을 연구해야 할 것이고 기형적 구조를 염려한다면 참하관의 출사를 독려하고 참하관의 관직 적응을 도울 수 있는 제도를 연구해야 함이 옳지 않겠습니까. 이는 승품제도 이외의 문제이지 승품제도로 인한 문제점이 아닌 것입니다. 신이 정안 기록을 검토하여 현행 승품제도를 통해 문무관에서 통훈 및 당상관에 이른 신하들의 출사기록을 살펴보았습니다. 허나 그들이 통훈대부의 자리에 이르기 까지 걸린 기간은 모두 달랐습니다. 통훈에 이르기까지 2년 미만으로 걸린 신하는 단 2명뿐이었고 대부분 3~4년 이상이었으며 통훈에 이르기까지 7년이 걸린 신하도 있었습니다. 또한 대부분 617년을 전후하여 통훈대부의 자리에 이르렀습니다. 즉, 1~2년 근속하여 통훈에 이른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불가능하며 설령 이를 해낸다 하더라도 이는 개인의 능력 여하에 달린 일입니다. 또한 이러한 문제는 개인의 출사시기와도 밀접히 연관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결국 이를 통해 알 수 있듯이 현행 제도를 통해 통훈대부에 이르기까지도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통훈대부에 이른다는 것은 마땅히 크게 여길만한 일인 것입니다. 게다가 현재 당상 가자를 받는 신하는 그만큼 아조에 공을 많이 세웠기 때문에 받는 것이므로 많은 신하들로부터 우러름을 받고 있습니다. 통훈과 당상 가자가 평점을 쌓고 시일이 지나 이루어졌다고 여기는 자가 누가 있단 말입니까. 또한 통훈의 자리에 올랐으나 당상의 반열에 오르지 못하여 자신에 대해 나태해지고 흥미도 잃고 자신보다 좀 부족하다 여기는 다른 관원이 당상에 오를 경우 거기서 오는 자괴감과 허무함을 느끼는 신하가 있다면 그것은 개인 소양(素養)의 문제이지 어찌 이를 제도와 결부(結付)시킬 수 있다는 말입니까. 통훈의 자리에 오르고 당상 가자를 받는 것은 개인의 능력 여부에 관련한 것입니다. 만약 당상에 오르지 못한 것을 비관하며 현행 제도에 불만을 품거나 당상에 오른 자를 시기하고 자신에게 나태해진다면 이는 마땅히 엄벌(嚴罰)에 처해야 할 일인 것입니다. 허나 전하께서 지난 제41차 윤대에서 하교하셨던 것처럼 만약 승품제도를 수정하여 이전 승품자와의 형평문제가 발생하여 관원들의 사기가 떨어진다면 이는 무엇으로 해결한단 말입니까. 이는 엄벌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무릇 제도라 함은 한번 정착되면 수정하기가 매우 어려우며 그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수정된 승품제도로 인하여 위에서 언급한 폐단(弊端)이 발생하였을 때는 그 때는 어찌해야한단 말입니까. 이미 폐단이 발생하였을 때는 문제가 발생하기 이전으로 돌이키기도 어려운 법입니다. 현재 시행하고 있는 승품제도는 역사적 제도를 참작(參酌)하고 그 부족한 점의 수정을 거듭하여 현재에 이른 것입니다. 현행 승품제도에서는 아무런 문제점도 발견되지 않았는데 어찌 함부로 수정한단 말입니까. 또한 이와 같이 중차대한 일에 대해 여러 생각이 있을 수 있는데 윤대에서만 의논한다는 것은 매우 불공평한 일입니다. 승품제도에 관한 문제는 현직 관원들만의 문제가 아니며 훗날 관원이 될 수 있는 모든 본조의 백성들과도 직결(直結)되는 문제입니다. 이와 같은 중차대한 문제를 윤대에 참여하는 현직 관원, 즉 수장의 자격으로 참여하는 현직 관원들의 의견만 가납(嘉納)한다는 것은 부당하다 사료됩니다. 마땅히 백성들의 의견을 묻고 여러 의견을 수렴하여 신중하게 의논해야 할 것입니다. 이에 신은 다음과 같이 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아룁니다. 첫째, 현행 승품제도를 유지할 것. 둘째, 승품제도를 수정하는 것 보다는 무관 출사를 장려하고, 참하관의 출사를 독려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것. 셋째, 당상 가자를 받을 수 있는 기준을 명확히 하고, 통훈에 이른 신하들의 노고를 치하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것. 넷째, 만약 승품제도 수정에 관해 논해야 한다면 의논에 참여할 대상을 본조 모든 관리뿐만 아니라 이후 출사할 가능성이 있는 백성들에게 까지 폭넓게 적용할 것.이상입니다." 하니, 전교(傳敎)하기를, “차자한 뜻을 잘 알았다. 감안하여 전교하였으니, 추가 의견이 있으면 윤대 석상에 참석하여 말하도록 하라.” 하였다. 11월 21일 경오(庚午)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행이조정랑 이만원이 종묘제례 종료에 대한 계본을 올리니, 전교(傳敎)하기를, “윤대 중이면 이러한 일은 윤대에서 계하라. 대축관의 제례 참여가 늦어진 이유를 계해야 할 것이다.” 하였다. ○ 전라도 백성 윤선거가 청왕자봉군소(請王子封君疏)에 대한 상소를 올리니 비답하기를, “원자(元子) 정호(定號)를 한 바가 없고, 봉군(封君)은 한 백성의 상소로 제기되거나 재가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승정원은 소(疏)을 상소자에게 돌려주도록 하라.” 하였다. ○ 한성부 진사 정승태가 소과 시제가 시대에 뒤떨어진다는 상소를 올리니, 비답하기를, “진사(進士)라는 자가 이러한 내용으로 이러한 형식의 상소를 올리는 것을 보니, 소과 입격자라고 해서 모두 능력이 있거나 인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겠다. 상소를 돌려주고, 서명(署名)에 대해 엄중 경고하라.” 하였다. ○ 경기도 진사 이국호의 농경정책, 북삼도 지역 개간 및 양안에 대한 상소를 올리니, 비답하기를, “공조참의의 차자에 전교하였지만, 상소한 것과 같은 일은 조정에서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하였다. 11월 22일 신미(辛未)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경상도검률 황희가 양남 지방 현황에 대한 장계를 올리니, 비답하기를, “장계한 바를 잘 알았다. 임기 마지막까지 한 지역을 책임지는 장관(長官)으로서의 책무를 다하기 위해 노력하도록 하라.” 하였다. 11월 23일 임신(壬申)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형조좌랑 김관이 황산테러사건 논죄에 대한 계사를 올리니, 전교(傳敎)하기를, “절목에는 계사를 올린 후에 선고하고 그에 대해 피고, 변호인, 검사 등의 불복 여부를 묻게 되어 있는데, 이미 검사와 변호인이 승복하였다고 하는 내용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 재판관이 내리는 처분은 재판 참여자 사이의 합의로 흥정하듯 결정하거나 조정하는 것이 아니다. 심리나 형량에 대한 승복 여부를 묻는 것인지, 증거 제시와 변호를 끝낸 것인지를 묻는 것인지부터 재판 절차부터 제대로 확인하라. 변호인 명부는 자원(自願)에 의해서는 마련되기가 쉽지 않을 것이므로, 형조에서 적임자를 살펴 임시 명부를 만들고서 당사자에게 확인하는 방안을 고려하라.” 하였다. ○ 행예조정랑 이화가 청사직차를 올리니, 전교(傳敎)하기를, “직접 차자를 올려 예조를 맡게 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다. 사정이 여의치 않더라도 홍문관 권지 관원의 정직(正職) 전환 시점까지 소임을 다하도록 하라. 하급 관원에게 업무를 적절히 분장한다면 능히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차관(次官)에 대한 수장 권한의 부분 위임을 특별히 허락한다.” 하였다. ○ 행함경도도사 이벽이 토관 인사에 대한 장계를 올리니, 비답하기를, “봉작은 어명으로 하는 것이지 도사가 하는 것이 아니다. 이번 장계 역시 기대 밖이니, 경관(京官)에서 오래 물러나 있었던 탓으로 생각하겠다. 장계를 다시 갖춰 올리도록 하라." ○ 행의정부사인 윤호가 민국의 사정으로 접속력이 약화되었음을 밝히고 외직으로 체직할 것을 아뢰었다. 후임으로는 사헌부대사헌 서양갑을 추천하는 차자를 올리니, 전교(傳敎)하기를, “최근 모습에서 차지한 사정을 헤아릴 수 있다. 이조, 병조 등에서는 후임 인선과 지방관 사령에 관한 의견을 계하도록 하라. 대사헌 역시 윤대에서 의정부 체직에 대한 뜻을 말하도록 하라.” 11월 24일 계유(癸酉)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행함경도도사 이벽이 토관 인사에 대한 장계를 올리니, 비답하기를, “문맥이 그러하니 계본이나 장계 작성에 있어 주의하라는 것이다. 지금 장계도 여전하다. 어찌 '봉작하고 임명하려고 한다'는 표현을 쓰는가. 이것이 주청(奏請)하는 장계인가. 다시 갖춰 올리도록 하라.” 하였다. ○ 경회루에서 제31차 대과 은영연이 열렸다. 문과 시관 이화, 문과 시관 박현철, 문과 시관 천어, 무과 시관 이운, 무과 시관 박지운과 급제자 전원이 참여하였다. * 24일 압연관 의정부사인 윤호, 부연관 행예조정랑 이화, 행병조정랑 박지운이 보은영연지문(報恩榮宴之文)을 지어 올리니, 비답하기를, “압연관의 말처럼 실로 오랜만의 궐내 은영연이다. 소과와 대과 과거가 끊임없이 시행되고 그 과거를 통해 많은 인재가 출사하여 조정에 봉직하므로 문관과 무관으로 대표되는 조정의 기반이 흔들리지 않는 것이다. 급제자에게 치하의 말을 건네고, 더불어 시관들의 노고를 위로한다." 하였다. * 24일 제31차 대과 급제자 대표로 문과 갑과 제2인 급제자 승사랑 김민승이 사은영연전(謝恩榮宴箋)을 지어 올리니, 비답하기를, “급제(及第) 호칭은 물의를 빚어 관작(官爵)이 모두 삭탈(削奪)되더라도 부정응시 등으로 삭과(削科)되지 않는 한 영원히 남는 것이다. 그만큼 영예로운 것이고 무게가 남다른 것이 과거 급제이다. 궐내 은영연은 자주 시행되는 것이 아니므로 그 감회가 특히 남다를 것으로 생각한다. 방문(榜文)이 붙은 지 적지 않은 시간이 지났으나, 은영연의 분위기를 즐기도록 하라. 갑과 급제 출신으로 전문을 올린 저작에게 국조보감 한 질을 하사하고, 시관을 포함한 은영연 참여자에게 각 50냥을 별급(別給)한다.” 하였다. 11월 25일 갑술(甲戌)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행평안도검률 이상수가 평안도,황해도 지방에 관하여 장계를 올리니, 비답하기를, “황해와 평양 양(兩) 지역의 사정을 잘 알았다. 지방관은 임기가 정해져 있으므로 어느새 체직할 날짜에 이르게 된다. 남은 임기를 충분히 살펴 도정(道政)에서 치적이 있을 수 있도록 노력하라.” 하였다. ○ 사헌부대사헌 서양갑이 조정업무 간소화에 대한 차자를 올려 아뢰기를, "전하께서는 지난 개국615년 10월에 복조를 천명하시면서 하교하시기를, "모든 법령과 제도는 최대한 간결해야 한다. 조정 관원의 업무 부담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이고, 일반 백성들이 관련 규정을 손쉽게 이해하고 적응할 수 있어야 지속적인 관원 충원 및 호적 유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지나치게 복잡하고 어렵게 만들어진 기존의 법령, 제도 등의 개정을 더 이상 늦추기 어려우니, 주요 관청이 구성되면 현재 초안(初案)으로 작성된 절목(節目), 사목(事目)을 먼저 논의하여 확정한다. 이것이 철조 이후 조정 재개의 성패(成敗)와 득실(得失) 좌우하는 핵심 사안이라고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하셨습니다. 이는 전하께서 다시 초심으로 하교하신 비답이십니다. 이 중대한 하교에 대해 공감하지 않을 조정 관원은 아마도 없을 것입니다. 신이 다소 불충한 행동을 한 이후였지만 이 문제와 관련하여 신이 지난 개국617년 11월 15일에 상소를 올렸을 때 전하께서는 윤대 등의 자리에서 불필요 업무나 절차에 대해 의견을 수렴하여 줄일 것은 줄이고 개정할 것은 개정하도록 하겠다고 하셨으나 일시적인 비답에 그쳤을 뿐, 이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그 어떤 방책도 세우지 않으셨습니다. 이번 인사 개정 문제를 논하기 이전에 전하께서 복조 하는 날 천명하신 제도의 간소화를 우선 고려한다면, 현행제도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책입니다. 신이 윤대에서 수 차례 '현행대로'를 주장하다가 전하께서 개정에 대한 의지가 확고하시니, 절충안으로 정7품의 승진에 필요한 점수를 8점으로 올리고 나머지를 현행대로 하는 것을 주청드린 것도 그 때문입니다. 또한 품계가 높다고 하더라도 하위 관직부터 1~2개월 단위로 차근차근 관직 임명을 하도록 하는 것은 이미 이조와 병조의 업무지침에 포함되어 있는 내용입니다. 현행대로 전관의 재량에 맡겨도 충분할 일을 어찌하여 굳이 복잡하게 평점을 몇 점 얻어야 된다는 조건을 덧붙이시려 하십니까. 평정에서 상점이 많은 경향에 대해서도 이미 전하께서는 그간의 비답에서 모순을 드러내셨습니다. 전하께서는 분명, 개국617년 3월 2차 윤대에서 이르시기를, "전일 윤대 제도에 관한 상소문 논의에서 호조정랑 한종훈이 말하기를 관원들의 업무 부담이 적지 않아 하루에 2시간 가량 공사(公事)에 매진하는 경우가 있다고 하였다. 조정 업무가 일상 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가 되어서는 장기간 근속할 관원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각 관원들의 업무량을 하루 20분 내외로 경감시키려는 것이 바람직하며, 그 이상이 될 경우에는 적절히 업무를 배분 또는 조정하거나 인사평정에 반영시켜 주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 하셨습니다. 오히려 지금은 관원의 업무량을 하루 20분 내외로 경감시키기는 커녕 애초에 문제가 되었던 업무시간인 2시간을 훨씬 초과할 지경입니다. 그러한 관원이 있다면 마땅히 평정에 반영하여 상점을 주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겠습니까. 현재 각 관청의 수장이나 참상관 중 업무량이 많은 관원은 마땅히 상점을 받아야 합니다. 결국 업무의 간소화나 배분이 이뤄지지 못했고 추세로 보아 앞으로도 그러지 못할 것이니 당연한 것이 아니겠습니까. 헌대도 어찌 상점이 후한 경향을 탓할 수 있겠습니까. 평정을 지금보다 엄격히 시행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이겠습니까. 평관이 2명일때 평점이 1.5점이면 당연히 상점을 줘야 합니다. 하루 단 20분 내외의 업무를 보아도 될 관원이 아닌 이상 말입니다. 당장 현재 진행중인 일체의 논의를 접고, 현행을 유지하도록 하시옵소서. 이미 '하루 20분'으로 수렴하지는 못할 망정 점점 업무량을 늘이는 추세가 이어지는 조정인데 어찌 제도를 더 복잡하게 운용하려 하십니까. 그리고 그간 이루지 못했던 업무의 간소화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하여 현재 불필요하게 시행되고 있는 일체의 제도를 파하시고, 절차가 복잡한 것들은 모조리 약식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 하여야만 관원을 더욱 늘릴 수 있고, 유지할 수 있으며, 조정에 오래 남게할 수 있습니다. 그리 한다면 근래 관원들이 주장했던 통훈대부 적체현상도 자연스레 해결 될 수 있습니다. 전하께서는 부디 신의 진심어린 간언을 통촉하여 주시길 청합니다." 하니, 전교(傳敎)하기를, “승진 제도를 보완함에 있어 근속 기간을 헤아려 관직을 승진시키는 정도만 시행하고 품계 승진시의 평점 감안 등의 추가 제도를 도입하지 않으면 업무 부담이 크지 않을 것이다. 대사헌의 말처럼, 승진 인사에 앞서 경력을 확인하고 반영하는 것이 지금도 행해지고 있다면 업무상 가중되는 바가 없을 것이 아닌가. 다만, 지금처럼 1-2개월이라는 모호한 기준에 따라 승진 여부를 결정할 것이 아니라, 참하관은 1개월, 참상관은 2개월 등으로 관직 승진에 필요한 근무 기간을 분명하게 마련하여 시행하자는 것이다. 또 그렇게 해야만 전관(銓官)의 교체에 따른 인사 운용의 편차가 크지 않게 된다." 하였다. 11월 26일 을해(乙亥)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행함경도도사 이벽이 토관 인사와 계문의 격식에 대한 장계를 올리니, 비답하기를, “정사(政事)를 처결함에 있어 겉으로 드러나고 기록으로 남는 것은 문장뿐이다. 사소한 잘못은 바로잡지 않고 그냥 지나쳐도 좋다는 것인가. 장계에 쓴 문맥의 차이를 모르지 않을 것인데, 토관 하나를 명하는 것이 무슨 중대한 조정 대사라고 이런 것을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여기고 신속하게 처결해야 한다는 것인가. 군주로 하여금 여러 번 같은 글을 쓰게 하는 것이 성세(盛世)로 이르도록 하는 길은 아닐 것이다. 생각이 이러한 것을 보니, 그저 장계상의 문맥 실수에 불과한 문제가 아님을 알겠다. 도사를 파직한다.” 하였다. 11월 27일 병자(丙子)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행예조정랑 이화가 행함경도도사 이벽의 파직에 대해 차자를 올리니, 비답하기를, “주장을 굽히지 않는 행동에 모두 강직, 강개 등의 미칭(美稱)이 붙는 것은 아니다. 한낱 실수에 불과하다면 어찌 파직까지 이르렀겠는가.” ○ 사헌부대사헌 서양갑이 업무 간소화에 대한 차자를 올려 아뢰기를, "이틀전 신이 올린 차자의 골자는 단순히 현재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인사제도가 지나치게 복잡해질 것을 우려한 탓 만은 아니었습니다. 재차 아뢰지만 전하꼐서도 각 관원들의 업무량을 하루 20분 내외로 경감시키려는 것이 바람직하다 전교하셨으나 그 이후에 이를 개선하기 위한 어떠한 방책도 찾지 못하셨습니다. 단지 한 두차례의 윤대에서 개선책을 모으려 하셨지만 결국 흐지부지 되었습니다. 이미 많은 제도가 신설되었고 개정되었습니다. 관원들의 평균 업무시간은 더 늘어났을 것이 자명합니다. 전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이런 현실속에서는 장기간 근속할 관원을 확보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다소 변명일 수 있겠으나 신은 복직 이후 시호도감에 매진하느라 그간 바뀐 조정의 제도에 적응하지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사헌부로 다시 복직한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의정부로의 이직에 앞서 지침과 전례를 꼼꼼히 찾아본다면 업무의 틀이 어떤지는 파악할 수는 있을 것이나, 지금 당장 소화가 가능하다 하더라도 이 자리가 장기 근속하기엔 무리가 따를 것이란 생각에 이르니 뜻을 두기가 힘들게 되었습니다. 시호도감에 재직하던 시절에도 이전과 같은 업무량일 것이라 판단하여 병조에 겸직을 청하였으나, 이전보다 훨씬 늘어난 업무량에 당황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시호도감 업무 종결 후에 현 성균관사성인 박연이 신을 의정부에 추천했을 때에도, 신은 예전의 의정부를 생각하고 나섰지만, 상상 이상으로 부과된 업무에 적응할 수가 없었습니다. 물론 근본적인 원인은 당시 신의 접속체력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었으나, 예전에는 다소 등청할 여유가 없다고 하더라도 어떻게든 근속이 가능할 정도의 관직들이, 지금은 정말 등청할 여유가 없다면 맡기 힘든 관직들이 되어버렸음을 미처 파악하지 못하고 관직에 나섰던 것 더 컸었습니다. 신은 어떻게 하면 좀 더 업무량을 줄이고 똑같이 수고로운 관직이라고 하더라도 근속할 관원을 확보할 수 있을것인가에 대해 장기적으로 논의해 보고자 한 것입니다. 전하께서 말씀하신대로 업무량이 하루 20분 내외로 경감되는 것이 실현되었다면 어찌 신이 이런 고민을 하였겠습니까. 무리 없이 근속을 할 수도 있었을 것이고, 의정부의 수장직에 자신있게 나서지 못해 전하의 심기를 건드리는 일도 없었을 것입니다. 이 문제가 하루 아침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란 것을 신도 잘 알고 있습니다. 빈청을 항시 개설하여 각 관원으로부터 본인의 담당 업무량에 대한 의견을 듣고, 업무량 경감을 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하고 논의할 수 있도록 윤허하여 주시옵소서." 하니, 전교(傳敎)하기를, “관원이 교체되어 새로 부임할 때마다 새로운 사업을 모색하고 추진하므로 시간이 지날수록 업무가 복잡해지고 조직이 확장되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것이다. 문제는, 그렇게 새로운 것을 추가하더라도 줄일 것은 줄이고 폐지할 것은 폐지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라고 하겠다. 의지만 있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권한이 있는 자리가 뒷받침되어야 가능한 것이니, 조정 업무 경량화에 소신과 포부가 확실하다면 의정부에 부임하여 우선 그 분야에 뜻을 펼쳐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였다. 11월 28일 정축(丁丑)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행예조정랑 이화가 소과 생진시 결과와 시관 혜택에 대해 계본을 올렸다. 아울러 천거를 지양하고 대과를 통해 출사를 하도록 유도하는 것에 대해 아뢰니, 전교(傳敎)하기를, “계한 바를 알았다. 시관 혜택은 7권 기준을 적용하여 시행하라. - 3개월에 한 차례 시행되는 대과(大科)로는 조정에서 필요로 하는 모든 관원을 충원하기 어렵다. 또 논술로 시행하는 과거 급제자라고 해서 모두 관직 수행에 적임인 것도 아니다. 반드시 실직(實職) 출사이어야 할 것은 없으니 마땅한 인재가 있으면 능전 참봉이라도 의망될 수 있게 하라.' 하였다. ○ 행이조정랑 이만원이 문관 정기 포상에 대해 계본을 올렸다. 11월 29일 무인(戊寅)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함경도 장재 박문유가 토관직을 신청해 담당 지방관을 독촉한 본인에게 책임이 있어 담당 지방관의 파직을 거두어 달라올린 상소를 올리니, 비답하기를, “민원이 지체될 때 민원인이 독촉하는 것은 문제라고 할 수 없다. 장재를 토관에 명하는 것은 재가할 것이니, 후임 관원이 부임할 때까지 잠시 기다리도록 하라.” 하였다. ○ 행선공감첨정 한종훈이 모임 활성화 포상에 대한 계본을 올렸다. ○ 행병조정랑 박지운이 소과 훈련원시 결과, 시관 혜택, 무관 정기 포상 대상자 등에 대해 아뢰니, 전교(傳敎)하기를, “소과 시행 결과를 잘 알았다. 시관 혜택은 7권 기준을 적용하여 시행하라. 포상에 관한 건은 다른 관청의 계본이 모두 올라오기를 기다려 전교하겠다.” 하였다. 11월 30일 기묘(己卯)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행예조정랑 이화가 교육활성화 포상에 대한 계본을 올렸다. 선교랑 행승정원주서 임랑이 쓰고 승의랑 행승정원주서 이수현이 교정하다. 개국619(2010)년 07월 04일 기록 : 선교랑 행승정원주서 임랑 개국619(2010)년 08월 27일 교정 : 승의랑 행승정원주서 이수현 |
http://www.1392.org/bbs?sajor11:4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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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data/board/member/img/1/i_32a9b32d51.gif "[1]")
이수현 619('10)-08-27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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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식변경 및 홍문관, 사헌부, 전조 관원인사 내용 추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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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현 619('10)-09-29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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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각입고 완료(상하권통합)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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