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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예림
[승정원/가주서] 승정원일기 : 개국613(2004)년 11월 상
승정원에 배속된 관원이 없음(無)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병조정랑 서양갑이 시제 출제자의 과거 급제에 대하여 차자를 올려 아뢰기를, "전하, 금번 16차 대과 무과에 응시하여 급제한 군기시 부봉사 박한은 다름아닌 금번 무과의 시제 출제자이옵니다. 창국대전 예전의 관련 조항에서 '시관은 자신이 출제한 시제에 응시할 수 없다.'라고 되어 있으니 출제자 자신이 스스로 낸 시제에 대하여 시권을 제출하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용납되지 못할 것이옵니다. 허나 이번에는 출제자가 시관으로 선정되지 못한 경우라, 사정이 약간 다르다고 할 수 있을 것이옵니다. 신이 대과 시관을 선정하여 비변사에 올릴 때, 당시 박한은 권지의 신분이었고 과거 급제 경력이 없었기에 시관에서 제외하였사옵고, 전하께서 비변사에서 올린 계본을 윤허하셨기에 문제될 사항은 없다고 여겼사옵니다. 헌데 과거 종료후 결과 발표에 박한의 이름이 올라 있으니 급제 여부 및 혜택에 대한 처결 여부를 정하기가 애매하게 되었사옵니다. 시제 출제자에게 별다른 혜택이 주어지지 않았던 것은, 출제자 자신이 시관에 포함되어, 근무일수 가산의 혜택을 받기 때문인데, 이번의 경우는 출제자가 시관에서 제외된 경우라, 예전의 조항에 따라 급제를 취소하게 되면, 결국 아무 혜택도 입지 못하게 되는 것이니, 출제자인 박한에게 시관의 근무일수 가산 포상에 준하는 헤택을 주는 것이 좋을 듯 하옵니다. 박한은 관직에 오른지 얼마 되지 않은 관리이니 법 조항에 위배되는 과거 응시를 하였다 하여 이를 논죄하는 것은 지나칠 것이라 사료되옵니다. 그간 과거 응시 자격이 없는 사람이 과거에 응시하였을 경우 단지 응시를 무효화하는 조처만 하였을 뿐 별다는 논죄를 하지 않았으니, 박한에게 별다른 문책은 하지 않되, 단지 출제자로서 시관진에 참여하여 혜택을 보지 못한 것을 보상해 주는 것이 옳을 것이라 주청드리옵니다. 또한 애초에 신이 시제 출제자를 시관에 포함시키지 않은 것은 신의 불찰이오니 전하께서 문책하신다면 벌을 달게 받겠사옵니다."라고 하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시제 출제자의 과거 응시는 적절치 못하다. 병조는 박한(朴桓)의 급제를 취소하라. 시제 출제자의 포상은 별도로 시행하고 있으나, 금번 무과에는 3인만이 응시하였을 뿐이니 특별히 포상할 필요는 없겠다."라고 하였다. ○ 군기시부봉사 박한이 피혐하는 차자를 올리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병조정랑이 올린 차자에 조처하였다."라고 하였다. ○ 사헌부감찰 성혼이 관속제도 개선에 대하여 계본을 올려 아뢰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아뢴 바를 알겠다. 비변사와 옥당(玉堂:홍문관)의 의견을 모두 듣고 전교를 내리겠다."라고 하셨다. 11월 2일 을유(乙酉) 승정원주서 손오공 근무함(仕)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병조정랑 서양갑이 승정원 관리 임명에 대하여 계목을 올려 아뢰기를, "전하, 지난달에 승정원 주서직을 사직한 진용교위 손오공이 이번에 다시 관직 신청을 하여 그를 다시 승정원에 임명하였음을 고하옵니다. 진용교위가 개인 사정이 일정 정도만 완화된 것이라 예전만큼의 접속체력을 기대할 수는 없는 상황으로 파악되오나 그가 2지망으로 승정원을 지원하였기에 충분히 직임을 수행할 수 있으리라 판단되어 그를 임명하였사옵니다. 그가 1지망으로 형조를 지원하기는 하였으나, 형조에는 이미 두명의 참상관이 있어 그를 임명하는 것은 효율에 맞지 않사오며, 승정원이 공석이었기 때문에 그를 다시 임명한 것이오니, 비변사로 돌렸던 왕명출납의 업무를 다시 승정원에 위임하여 주시기 바라옵니다."라고 하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계목을 윤허한다."라고 하였다. 11월 3일 병술(丙戌) 승정원주서 손오공 근무함(仕)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홍문관박사 천입성이 관속제도 개선 문제에 대하여 계본을 올려 아뢰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아뢴 바를 알겠다. 비변사의 의견을 듣고 전교를 내리겠다."라고 하였다. 11월 4일 정해(丁亥) 승정원주서 손오공 근무함(仕)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11월 5일 무자(戊子) 승정원주서 손오공 근무함(仕)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11월 6일 기축(己丑) 승정원주서 손오공 근무함(仕)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11월 7일 경인(庚寅) 승정원주서 손오공 근무함(仕)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11월 8일 신묘(辛卯) 승정원주서 손오공 근무함(仕)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홍문관박사 천입성이 읍내활성화 문제에 대하여 차자를 올려 아뢰기를, "소신이 아뢴 공문개혁(公文改革)문제에 언급하였던 읍내의 활성화 문제에 대하여 아뢰고자 하옵니다. 읍내라함은 아조의 백성들이 지역을 넘나들어 자유로이 인사를 나누고 정보를 공유하기 위한 장소로 마련되었사옵니다. 하오나 이러한 취지에 크게 부합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오니 소신이 읍내의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발안(發案)하기에 이르렀사옵니다. 읍내는 주막, 장터, 모임, 행사, 서당의 다섯가지 구역으로 나누어져 있음은 상감께서도 알고 계실 것이옵니다. 이중에서 조정에서 관리하는 곳은 읍내서당으로 훈장을 임명하여 새로 입조하는 백성들의 적응을 돕는 역할을 담당하게 하였사옵니다. 읍내서당의 운영에 관하여서는 훈장 뿐만 아니라 사조에서 활동중인 많은 전현직관리 및 백성들이 신규백성들을 위하여 질문에 대한 답변을 자유로이 하고 있어 그 실효성을 입증하고 있사오며, 현행의 방침으로도 잘 운영되어 오고 있다고 판단되옵니다. 서당을 제외한 나머지 네구역에는 조정에서 관리가 파견되지 않는 특수성으로 큰 효율성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판단되오며, 그중에서 사조 주막은 호조에서 정기 온라인 모임(정팅)을 주관하여 시행하도록 하였음에도 제도가 명문화 되지 않은 이유로 그러한지 모르겠으나 현재는 이루어지지 않는 듯 보여집니다. 하오니 호조로 하여금 온라인 모임의 활성화에 대한 구체적인 안을 마련하도록 하여 실시하도록 하시길 바라옵니다. 다음으로 읍내 장터에 대하여 아뢰옵니다. 읍내 장터는 신규 백성의 첫인사의 장소로서 소수의 신규백성들이 이를 이용하고 있사오며, 기존의 백성들이 이를 따뜻하게 반기는 모습을 여러번 목도하였사옵니다. 하오나 백성들의 재산거래의 공간으로서는 아직 활용되지 못하고 있으며, 이는 녹봉재산제도가 완벽하게 정착되지 못한 까닭으로 백성들간의 재산거래가 활발하지 않은 것이 원인일 것이나 많은 백성들이 읍내장터가 재산거래의 장소로 활용되고 있음을 모르는 것또한 원인이 될 것이라 생각하옵니다. 실정이 이러하오니 각지역 관찰사로 하여금 백성들이 읍내 장터를 제대로 활용하도록 권면하라 명하시고, 공문개혁안에서 아뢴것처럼 관속 및 훈장 모집 공고와 지역 행사에 대한 공고는 읍내장터를 활용하시어 신규 백성 뿐만 아니라 기존의 백성들도 읍내장터로 발걸음을 옮기게 하시옵소서. 이는 침체된 읍내 장터의 활성화 뿐만 아니라 신규백성과 기존백성간의 화합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길이라 생각하옵니다. 또한 아조의 메인화면에도 읍내 장터의 신규 문서가 링크되도록 조치되었으니 살펴 주시길 바라옵니다. 읍내 행사에 대하여 아뢰옵니다. 읍내 행사의 경우 개국611년 9월이후 한건의 행사도 진행하지 아니하다 2년이지난 올해 9월에 사조 백일장을 통하여 다시금 본모습을 찾았다 할 것입니다. 하오나 이 또한 일시적인 것으로 그칠까 저어되오니, 재산제도를 최대한 활용하시어 조정차원에서 다양한 행사를 개최토록 하고 이러 행사들이 민간에서도 이루어 질 수 있도록 행사를 개최하고 주관하는 단체 또는 개인에게 호조에서 자금을 지원하는 제도를 마련하시어 다양한 행사가 이루어 질 수 있는 기반을 잡으시길 바라옵니다. 마지막으로 읍내 모임에 대하여 아뢰옵니다. 읍내 모임은 창국 초기 몇차례 이루어진 오프라인 모임을 위한 공간으로 마련되었사오나 현재 오프라인 모임을 계획하고 추진하고자 하는 단체나 개인이 없는 관계로 전혀 활용되지 못하는 장소가 되었사옵니다. 아조의 관리자 역시 초기에 오프라인 모임에 재정을 지원하는 등의 열의를 보였으며, 적지 않은 백성들이 이에 동조하여 몇차례 만남을 가지기도 하였으며, 이를 후기로 남기는 등, 적절하게 활용되었으나 현재의 상황이 그러하지 못함이 안타까울 따름이옵니다. 이 문제는 조정 차원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오니 마땅히 조처할 일이 없다 여기옵니다. 백성들이 주로 활동하여야 하는 곳이 지역게시판과 읍내게시판이 되어야 한다고 아뢴적이 있사옵니다. 백성이 활기있고 흥성하여야 나라가 안정되고 발전하는 것이옵니다. 하여 위와 같이 읍내활성화방안을 아뢰오니 상감께오서 깊이 상량하시고 윤허하여 주시길 바라나이다."라고 하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박사가 아뢴 바를 잘 알겠다. 과인이 관심을 갖고 점차 개선될 수 있도록 조처하겠다. 이와는 별도로 공문(公文) 수령에 관한 전교를 내린다. 금일부터 각급 관청의 수장(지방관)은 등청(登廳)에 앞서, 필히 공문게시판에 방문하여 소속관청과 관계된 공문이 있는지 여부를 살피도록 한다. 소속관청과 관계된 공문이 있다면 내용을 살펴 본 후에 수령 여부를 덧글로 기록하되, 공문을 별도로 작성(복사)하여 소속관청에 게시하지 않도록 한다. 아울러, 과거 시행. 관속(훈장) 모집 등과 같이 백성들에게 특별히 전파할 사안이 있다면 공문을 생산하는 관청에서 읍내장터에 바로 공지하되, 지방관청에서 수령하여 지역에 별도로 게시하는 일이 없도록 한다."라고 하였다. 11월 9일 임진(壬辰) 승정원주서 손오공 근무함(仕)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11월 10일 계사(癸巳) 승정원주서 손오공 근무함(仕)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이조참판 정재안이 외관직 인사에 대해 차자를 올려 아뢰기를, "현재 호조 평시서 령으로 있는 한종훈이 민국에서의 사정으로 경관직의 업무 수행이 어려워 외관직을 신청하였사옵니다. 이에 주청하오니 지금 황해도가 비어 있사오니 황해도 재령군수로 당직으로 임명하는 것이 어떨까 사료되옵니다. 지금 황해도는 지방관이 비어 있어 상당히 어려운 지경이오니 한종훈을 황해도 지방관으로 파견한다면 실로 황해도 백성들을 위해서도 다행이라 사료되옵니다. 이에 주청드리오니 윤허하여 주옵소서. 또한 만약 한종훈이 체차한다면 그의 지난 평정일이 10월 19일로 약 22일가량의 근무일수 손실이 발생하오니 이를 감안하여 보존조치를 할 수 있도록 주청드리옵니다. 호조 후임 인사로는 현직 참상관 중 한명을 조만간 호조로 파견하려 하옵니다. 삼가 주상전하의 하교를 기다리옵니다."라고 하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임지(任地:부임하는 곳)는 봉산(鳳山)으로 하고, 근무일수 보전은 전례에 따라 조처하라."라고 하였다. ○ 사헌부감찰 성혼이 근무태만 관리에 대해 탄핵하며 아뢰기를, "본조가 창국이래 수많은 이들이 사판에 그 적을 두었고 이중 근무태만으로 삭직되어 오명을 전하는 관리가 또한 적지 않은 것이 아조의 냉엄한 현실입니다. 하오나 관리로서 근무를 해태함은 위로는 전하를 기만하고 아래로는 조정의 업무를 마비시켜 그 폐해가 적지 않으니 어찌 가벼운 죄라 할 수 있겠습니까? 이에 백관을 규찰하는 사헌부의 감찰로서 신 성혼 근무태만 관리에 대하여 어전에 아뢰오니 부다 지고하신 혜안으로 상량하시어 신의 누천한 뜻을 가납하여 주시옵소서 강원도 前검률 민성휘(閔聖徽)는 재임기간이던 지난 10월 12일 이후 감영에 등청하지 않아 감영의 업무가 중단된 상태이며 이에 대한 사헌부의 소명서 제출요구와 조기 업무재개 요구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였습니다. 지방관은 경직과는 달리 관속의 통솔과 백성의 교화에 힘써야 하는 중직임이 자명하거늘 이와 같은 소임을 저버림은 결코 가벼운 죄라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이렇듯 이조에 부재신고 조차 하지 않고 장기간 등청하지 않은 검률 민성휘를 마땅히 삭탈관직의 중벌로 다스려야 하나 검률의 임기가 만료됨에 따라 이에 갈음하는 형벌을 내리시어 후임 지방관들의 경계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또한 홍문관 박사 천입성(天立星)과 정자 김종서(金宗書)는 예조의 속아문인 홍문관의 관리로서 대과 시관으로 선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시관의 업무를 저버리고 채점결과를 등록하지 않는 과오을 범했습니다. 비록 민국의 사정과 개선된 법도를 숙지하지 못한 과실이라 하나 이 또한 조정의 동량지재를 선발하는 대과 시관의 책무가 중한 만큼 이를 해태함도 경미한 일이라 할 수 없을 것으로 사료되옵니다. 마땅히 파직의 형벌에 처해야 하나 조정의 형편과 민국의 사정을 감안하여 근무일수 감산조치로서 그 죄를 물어야 할 것입니다."라고 하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아뢴 바는 비변사의 의견을 듣고 조처하겠다. 이와는 별도로 사헌부에 전교한다. 헌부는 대대적인 직무감찰(職務監察)을 시행한 후, 그 결과를 계(啓:보고)하라. 헌부의 감찰이 종료된 후에 전조(銓曹:이조와 병조)를 통해 인사를 단행하겠다."라고 하였다. 11월 11일 갑오(甲午) 승정원에 배속된 관원이 없음(無)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11월 12일 을미(乙未) 승정원에 배속된 관원이 없음(無)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비변사 유사당상 이동진이 관속제도 개선 등에 대해 계본을 올려 아뢰기를, "전일 전하께옵서 이조참판 정재안(鄭宰安)이 관속제도의 개선에 대하여 차자(箚子)를 올림에 비변사 등의 의견을 물으시었사온대 신이 불민(不敏)하여 이제야 계본을 올리오니 그 죄가 크고도 무겁사옵니다. 신의 죄는 따로이 어전에 청할 것이오니 이 계본에서는 현안(懸案)에 대해서만 아뢰겠나이다. 이조참판 정재안이 현행의 관속제도에 대해 아뢰기를 관속의 임명이 번거롭고 관리가 어려우며 이북양도의 토관직과 비교해 업무에는 차이가 없으나 그 임명은 더욱 어렵게 되어 있어 형평에 어긋나므로 관속제도를 개선하여 지방관이 전결(專決)하여 임명토록 하고 이조에 이를 보고하는 형식으로 바꾸기를 청하였사옵니다. 신 등을 비롯한 비변사의 관리들이 의견을 모아본 바 비변사에서도 이조참판의 주청(奏請)이 합당하다 뜻을 모았사옵니다. 관속은 지방관의 업무를 보좌하는 직책이오니 지방관이 선별(選別)하여 관속을 임명함이 합당할 것이며, 현행과 같이 가관속(假官屬)의 기간을 두지 않는다 하여도 그 역량이 부족하다면 언제라도 해임할 수 있을 것이오니 현행과 같은 제도는 오히려 번거로움만을 더할 것이옵니다. 하오니 이조참판의 주청을 가납(加納)하여 주시옵소서. 또한 어전에 아뢰올 것은 경기도 검률 이충(李忠)과 평안도 검률 서민교(徐民敎)의 장계(狀啓)에 관한 것이옵니다. 경기검률 이충은 지방관으로 부임한 이후 도내 교육의 활성화를 위해 분투(奮鬪)하고 있사오며 조만간 경기도의 상징 문양을 공모하는 등 지방의 활성화를 위한 행사를 다각도로 준비하고 있사오니 전하께옵서 그 노고를 치하하여 주시옵소서. 또한 평안 검률 서민교 역시 자신이 훈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대동학당의 강의 재개를 준비하는 등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사오니 마땅히 치하를 받기에 충분하리라 여겨지옵니다. 신이 청하옵건대 경기검률과 평안검률의 근무일수를 5일 가산하시어 노고를 치하하여 주시옵소서. 또한 아뢰올 것은 지난달 30일로 공신개정에 관한 빈청 논의가 종료되었음을 아뢰옵니다. 10월 14일부터 16일에 걸쳐 논의를 진행하였사온대 9인의 관리만이 참여하여 비교적 논의의 폭이 넓지는 않았사오나 대부분의 관리가 공신개정은 옳지 않다 의견을 내었던 바 이것이 조정관리와 내외 백성들의 중론(衆論)이 아닌가 하옵니다. 논의가 종료 되는대로 자세한 경과를 아뢰어야할 것이나 이미 시일이 지체된 탓으로 여기서 그 대강의 결과만을 아뢰는 것이오며 조만간 자세한 계본을 다시 올릴 것이옵니다. 신이 빈청 논의를 주관하였으니 마땅히 논의가 종료 되는대로 어전에 그 결과를 아뢰어야할 것이나 신이 태만하여 아직까지 계본을 올리지 못하고 있사오니 부디 신의 죄를 크게 징치(懲治)하시옵소서. 신이 민국(民國)의 사정으로 인하여 근래 조정에 출사(出仕)하는 것이 힘에 겨운 점이 많사오니 부디 신의 직을 파하시어 더 이상 전하께 대죄(大罪)를 짓지 않도록 통촉(洞燭)하여 주시옵소서."라고 하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금일, 임시관속제(臨時官屬制)를 폐(廢)한다. 다만, 금일부터 호적신고를 완료한 후 만 7일 이상이 경과하지 않은 백성은 관속에 지원할 수 없도록 제한하도록 한다. 경기검률과 평안검률의 포상은 아뢴대로 하라."라고 하였다. 11월 13일 병신(丙申) 승정원에 배속된 관원이 없음(無)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11월 14일 정유(丁酉) 승정원에 배속된 관원이 없음(無)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사옹원직장 김준호가 교육기관 활성화방안과 관련하여 차자를 올려 아뢰기를, "지난 10월 30일에 예조에서 실시한 '8도 교육기관 실태조사'에 따르면 현재 전국 총 19개 지방교육기관 중에서 무방비로 방치되어있는 곳이 5군데, 훈장은 있으되 9월 19일 조사 이후 단 한 건의 강의도 올라오지 않은 개점휴업 상태의 서당이 5군데, 잘 못 올린 곳이 1군데라고 하옵나이다. 즉, 이 조사에 따르면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기관은 고작 6군데에 불과하다는 것인데 어쩌다 이런 지경에 이르게 되었는지 신은 의아해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이는 현재의 예조의 방만한 허가실태와 설립자 혹은 훈장 개개인의 책임감이 부족함을 뜻하는 것으로, 현재의 제도 하에서는 필히 교육기관의 활성화는 불가능하다고 사료되옵나이다. 특히나 강원도, 황해도, 평안도, 경상도는 사실상 교육이 마비된 상태이니 이는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할 점이라고 사료되옵나이다. 이에 대한 방책을 아뢰오자면, 미봉책이나마 급한대로 최근 몇 개월간 교육행정이 완전히 마비된 상기 4도의 황해도 관립 자운서당, 강원도 관립 태백서당, 평안도 관립 대동학당에 예조의 관리들을 파견하시어 교육 환경이 정상화 될 때까지 훈장직을 맡게하시고, 경상도 관립 영남학당의 훈장에게 교육재개를 명하시어 해당 도민들의 교육에 차질이 빗어지지 않게 하옵소서. 이는 단기적인 미봉책에 불과할 뿐 자의(自意)가 없는 것이니 훌륭하거나 의욕적인 훈장을 구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나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니 현 제도를 개혁하는 것이 교육기관 활성화에 가장 좋은 묘책이라 생각되옵나이다. 현재의 교육기관 개설절목으로는 누구나 손쉽게 훈장이 될 수 있을 뿐만아니라 어떤 사항에 대해서도 구애받지 않습니다. 물론 개설자 개개인의 자유도 존중해주어야 할 것이지만은 도내 교육의 중임을 부여받을 훈장에 대해 아무런 제재조치나 감독조항을 두지 않는다는 것은 크나큰 헛점이라고 사료되옵기에 구체적인 방안들을 아뢰옵나이다. 첫째로 교육기관 설립과 폐쇄에 관하여 엄격하게 심사하여 수 많은 개점휴업의 서당들과 부재훈장 서당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예방할 수 있게 하시옵소서. 둘째로 현재처럼 비정기적으로 실시하는 예조의 전국 교육기관 실태조사를 각 해당 지방관아로 이양하여 한 달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자도내 교육기관의 실태보고서를 예조에 제출하여 보다 자세하고 세밀하게 교육기관을 평가할 수 있게 하시옵소서. 셋째로 관립, 민립서당 훈장들에게 한 강의당 일정 수당을 지급하는 등의 인센티브를 부여하여 활발한 강의가 진행될 수 있게 하시옵소서. 마지막으로 풍실한 교육을 위해 예조에서 전국의 서당에 대한 평점을 매기고 이를 서당 개.폐의 기초자료로 삼는다면 분명 전국의 교육은 다시 부흥할 수 있으리라 사료되옵나이다. 천신(賤臣)이 부족하여 많은 방안들은 제시하지 못하였은 즉, 옥당(玉堂)과 예조(禮曹)의 관료들에게 의견을 물으시어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의 기틀을 세우신다면 신은 충분히 만족하나이다."라고 하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직장이 아뢴 바는 깊이 상량해 보겠다."라고 하였다. 11월 15일 무술(戊戌) 승정원에 배속된 관원이 없음(無)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비변사 유사당상 이동진이 제22차 소과 시행에 대하여 계본을 올려 아뢰기를, "예조(禮曺)와 병조(兵曹)에서 협의를 거쳐 11월 소과 일정을 정한 결과 19일 00시부터 25일 24시까지 7일간 시행하려 하옵니다. 민국의 수능이 17일인 관계로 이를 피하여 일정을 마련하였사오니 윤허(允許)하여 주시옵소서. 이번 소과의 시관(試官)은 아래와 같이 정하였사옵니다. 생원시(生員試) 시관에 전라 검률 권율(權律), 경상 검률 홍유풍, 경기 예방 김준호(金埈鎬)로 정하였사옵고, 진사시(進士試) 시관에 한성부 참군 주공단, 경상 검률 홍유풍, 경기 예방 김준호로 정하였사옵니다. 또한 훈련원시 시관으로서 병조정랑 서양갑과 훈련원 참군 박신신, 성균관 직강 조운으로 정하였사옵니다. 생진시와 원시의 시관들은 대부분 소과에 한차례 이상 입격한 경력이 있사오며, 원시 시관 모두와 경상검률 홍유풍, 경기 예방 김준호 등은 이미 한 차례 이상 소과 시관을 역임하였으며, 한성부 참군 주공단은 15차 대과 문과에 병과로 급제한 경력이 있사옵고, 권율은 생진시 양과에 입격하였으니 모두 소과 시관으로서 부족함이 없으리라 사료되옵나이다."라고 하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계본을 윤허한다."라고 하였다. ○ 비변사 유사당상 이동진이 제22차 소과 시제에 대해 계본을 올렸다. ○ 비변사 유사당상 이동진이 근무태만 관리 탄핵에 대하여 계본을 올려 아뢰기를, "전일(前日) 근무태만 관리에 대하여 사헌부 감찰 성혼이 올린 계본에 대하여 비변사의 의견을 듣겠다 하시었기에 업무에 태만한 관리들의 처벌에 대하여 아뢰옵니다. 먼저 강원도 前검률 민성휘(閔聖徽)에 대하여 아뢰옵니다. 민성휘는 전하의 지엄(至嚴)한 명을 받잡아 지방관으로 파견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위로는 전하의 성은(聖恩)을 저바리고 아래로는 백성들의 바램을 돌아보지 않았으니 이는 전하를 기망(欺罔)한 죄에 해당하옵나이다. 혹시나 민국(民國)의 사정이 급박(急迫)한 점이 있다 하더라도 헌부(憲府)에서 통문하여 직임(職任)을 방기(放欺)한 죄를 추궁(追窮)하였을 때에 소명(疏明)이라도 함이 마땅할 것이나 이마저 돌아보지 않았으니 그 죄를 무엇으로 대신할 수 있다 할 것이옵니까. 마땅히 그 직을 파하여 조정관리들의 경계(警戒)로 삼음이 마땅할 것이나 이미 그 임기가 종료된 시점이오니 전조(銓曹)에 명하시어 근무일수를 30일 감하시옵고 기타의 제재(制裁)는 파직(罷職)된 관리에 준(準)해 시행토록 하심이 마땅할 것이옵니다. 또한 시관(試官)으로서의 업무를 방기한 홍문관 박사 천입성(天立星)과 홍문관 정자 김종서(金宗書)에 대해 아뢰옵나이다. 시관이란 조정의 인재를 뽑는 중차대한 업무로 하시(何時)라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업무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소홀히한 죄는 파직으로 다루심이 마땅할 것이옵나이다. 하오나 신이 살펴보건대 박사 천입성과 정자 김종서의 죄를 동일하게 다루는 것은 오히려 형평(衡平)에 어긋남이 있다 사료되옵나이다. 정자 김종서의 경우는 오로지 자신의 업무를 망각(妄覺)하고 방기함에 있으나, 박사 천입성의 경우는 조정(朝廷)을 떠나 있은 지 오래되었고 그 사이에 과거 시관이 채점하는 방식이 변경되었으나 제도의 변화를 깊이 살피지 못함에 있으니 이는 자신의 직무를 방기한 것이 아니라 널리 살피지 못한 소홀함에 있다 할 것이옵니다. 또한 일시에 옥당(玉堂)의 관리 모두를 파함으로서 옥당을 비우시는 것 역시 전하의 치세(治世)에 누가 될까 저어되옵나이다. 하오니 청하옵건대 정자 김종서는 그 직을 파하시옵고, 박사 천입성은 그 직은 유지토록 하되 감봉(減俸) 2개월에 더하여 근무일수 감산 20일을 병과(竝科)하여 여타 관리들의 경종(警鐘)이 되도록 하옵소서. 삼가 어전에 엎드려 주청(奏請)드리옵나이다."라고 하니, 전하께서 답하시기를, "천입성(天立星)과 민성휘(閔聖徽)는 근무일수 30일을 감(減:감산)하고, 김종서(金宗書)는 파직하라."라고 하였다. 통덕랑 행이조좌랑 겸승정원가주서 정예림이 쓰다. 개국624(2015)년 10월 14일 기록 : 통덕랑 행이조좌랑 겸승정원가주서 정예림 |
http://www.1392.org/bbs?sajor1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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