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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행
[승정원/주서] 승정원일기 : 개국621(2012)년 04월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승정원에서 주관하여 6일까지 제96차 윤대를 진행하였다. * 1일, 행사헌부지평 서민교가 아뢰기를, "사헌부에서는 상시 업무를 처리하고 있사오며, 별도로 추진하고 있는 업무는 없사옵니다."라 하였다. * 같은 날, 군자감정 겸세제상정도감낭청 천어가 아뢰기를, "세제도감을 개청하여 업무를 준비하고 있사오며, 녹봉을 지급하고자 하옵니다. 아울러 아뢰옵니다. 3월이 호구조사를 시행하는 달이었으나, 진행되지 못하였습니다. 1분기 호구조사를 늦게나마 4월 2일부터 4일까지 시행하고자 합니다."라 하였다. * 같은 날, 행병조정랑 겸세제상정도감낭청 묵향이 아뢰기를, "69차 소과가 종료되었습니다. 원시 시관들에게 채점 독려를 하겠습니다. 이 외에 상시 업무를 수행중입니다." 라 하였다. * 같은 날, 행병조정랑 겸세제상정도감낭청 묵향이 다시 아뢰기를, "검률 이성필이 토관직 천거에 대한 장계를 올렸습니다. 전하께서 지난 93차 윤대에서 토관은 서경과 재가를 면제한다고 하교하셨습니다. 신이 이에 대해 검률에게 간찰로 계속해서 통보를 했음에도 장계를 올렸으니 절목이 바뀌지 않은데 대한 혼란이 아직 있는 듯 합니다. 토관직 절목을 개정할 수 있도록 윤허해주십시오."라 하였다. * 2일, 행공조좌랑 겸세제상정도감낭청 라우주가 아뢰기를, "공조에서는 상시 업무를 처리하고 있으며, 별도로 추진하고 있는 업무는 없습니다. 업무 인수인계가 이뤄지지 않았사오나 큰 혼란은 없었습니다."라 하였다. * 같은 날, 상(上)께서 전교하시기를, "호조에 명한다. 지체된 호구조사를 계청대로 시행하라. 병조에 명한다. 지난 윤대에서 결정된 사항은 토관직 천거에 관한 부분이 아니라 면직된 자의 재임명에 관한 것이다. 정랑이 '사직했던 토관이 다시 토관에 나아갈 경우'에 관하여 의견을 개진했던 것을 잊었는가. 혼동에 유의하라."고 하였다. * 같은 날, 행형조명률 겸세제상정도감낭청 이태영이 아뢰기를, "형조에서도 상시적인 업무를 수행중입니다. 다만 일전에 재판부 구성으로 몇 주간 지연되었었던 학교폭력에 따른 청소년 자살사건과 축구 승부 조작사건을 각 재판2, 3부에서 진행중입니다. 재판2부 재판장에는 행공조좌랑 라우주, 검사에 행주서 정태수, 국선변호인에 장재 이원익이, 재판3부에서는 재판장 행주서 정태수, 검사 라우주, 국선변호인에 신이 맡아 진행하고있습니다. 많이 지연되었으나 준엄한 법의 심판이 내려지도록 형조에서 계도하겠습니다."라 하였다. * 같은 날, 행이조정랑 한명회가 아뢰기를, "이조에서는 4월 1차 평정을 준비중에 있으며 사헌부의 평정 이의제기 건의 처리와 호조에 근무내역서를 발송하는 등의 업무에 협조하고 있습니다. 이 외 특별히 아뢸 내용은 없습니다."라 하였다. * 같은 날, 행사헌부지평 서민교가 아뢰기를, "토관직 서경에 관하여, 토관직 임면에 관한 규정이 변경된 후 최초의 토관직 임명이라 아직 바뀐 규정이 익숙하지 않고 모호하여 업무 상 혼선이 빚어진 것 같사옵니다. 지난 제93차 윤대 中, 2월 23일자 전교에서 전하께서 하교하시기를, '토관직 임용에 관한 건은, 토관에서 물러났던 자가 다시 그 직을 맡으려 할 때에만 서경을 거치는 것으로 결정한다. 재가를 면제하며, 품계가 오를 때마다 시행하는 내부승진의 서경도 면제하여 이조 또는 병조에서 전결한다. 또 재가를 받지 않고는 평안도의 토관이 함경도의 토관이 되는 등의 경우도 제한하여, 처음 사령되었던 지역 관청에 계속 임명하는 것으로 시행하라.'고 하셨사옵니다. 전하의 진의를 헤아리지 못한 것은 분명 불충이오나, 사무를 담당하고 있는 관원의 입장에서는 '최초의 토관 임명의 경우에는 서경을 면제하며, 토관직에서 사직 또는 면직되었던 자가 다시 임명되는 경우에만 서경을 시행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사옵니다. 전하의 하교를 행병조정랑 묵향이 오해하고 혼동한 것, 황해감영과 사헌부 간의 업무 혼선이 그 예라 할 것이옵니다. 조정에는 적지 않은 수의 관원들이 근무하고 있으며, 사람인지라 실수가 있고 어떠한 상황이나 문장 및 언어에 대한 이해도 각각 차이가 있을 수 있사옵니다. 그러므로 혼선이 빚어지는 것이옵니다. 본조가 계속되는 한 토관직 임명도 계속될 것이므로 지금 토관직절목을 개정하도록 명하시어 규정을 명확하게 하고, 절목마다 도식(圖式)과 같은 것을 첨부하게 하여 모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시옵소서. 또한 이를 깨닫지 못하고 바로잡지 못한 소신의 허물을 꾸짖어 주시옵소서."라 하였다. * 3일, 행공조좌랑 겸세제상정도감낭청 라우주가 아뢰기를, "현재 지방관 대행체제가 장기화에 이름에 따라 상당기간 지역행사가 개최되지 않고 있습니다. 공조에서는 각 감영에 대해 식목사업에 대한 공문을 발송히여, 식목사업을 시행하고자 합니다."라 하였다. * 같은 날, 행병조정랑 겸세제상정도감낭청 묵향이 아뢰기를, "아뢰옵기 송구하오나 현재 진행되는 감정 천어의 평정 이의제기에 대하여 신의 소견을 올리고자 합니다. 헌부에서 1차 판결로 정 천어의 이의 제기를 기각하였으나 감정은 이에 불복하였습니다. 그 뒤에 헌부에서는 다시 그 판결을 무효로 하고 이조에서 재평정을 하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신이 생각건대 이번 일은 이조의 원래의 평정을 따르는 것이 옳은 줄로 아룁니다. 감정 천어가 2월 말에 호조에 부임하여 호조에 산적한 업무를 해결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번 윤대에서 감정이 계한대로 그는 3월달에 시행되었어야할 호구조사를 시행하지 않았습니다. 호구조사는 녹봉지급과 더불어 매년 3,6,9,12월에 이루어지는 호조의 정기적인 업무에 속합니다. 감정이 3월 2차 평정의 기간인 3월 1일부터 15일까지 근 2주일간 호구조사업무를 인지하지 못하고 이에 대해 계하지 않았으니 책임이 결코 없지 않습니다. 결과적으로 그가 3월 2차 평정에서 높은 평가를 받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사료됩니다. 다만 또 다른 문제는 평정 이의제기를 처리하는 동안 이조와 헌부 또한 감정과 마찬가지로 호구조사 업무를 인지하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평정 이의제기가 이루어졌던 절차에서는 이조와 헌부에서 모두 호구조사를 고려하지 못했고 결과적으로 호조는 호구조사라는 정기 업무를 시행하지 않았으니 세 관청에서 모두 잘못을 범하였다는 것이 신의 어리석은 소견입니다. 하오니 감정 천어의 평정은 원래의 결과대로 하고, 정랑 한명회가 평정에 호구조사를 반영하지 못한 점과 지평 서민교가 이의 제기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또한 이를 고려하지 못한 점을 이번 4월 1차 평정에서 그들의 평점에 반영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신이 이번 일에 관련된 관원이 아님에도 외람되이 소견을 올렸습니다. 세 관청에서 모두 과실을 범했으니 모두가 나름의 책임을 지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라 하였다. * 같은 날, 상(上)께서 전교하시기를, "토관직 사령 문제에 대한 전교와 관련하여 해석상에 혼동의 여지가 있었으므로, 여러 관청에서 제대로 일을 처리하지 못한 사정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크게 변동된 부분이 없으므로 절목을 정식으로 개정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지만,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관계 관청에서 보완해 보도록 하라. 형조에 명한다. 지방 관청의 재판을 통제하는 일 이외에, 형조에서 나서서 사건을 수사하는 등의 업무가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또 각지에 유배된 죄인의 현황 등에 대한 관리도 놓치지 않도록 하라."고 하였다. * 같은 날, 행승문원참교 겸세제상정도감낭청 김관이 아뢰기를, "예조에서는 제69차 소과가 시관의 채점까지 마무리가 잘 될 수 있도록 전반적인 과정을 독려하고 있으며, 다가올 대과준비를 하고 있사옵니다. 또한 현재 문관천거자인 권지교서관정자 서성일의 초입사 소양교육에 대하여 진행 중에 있사옵니다. 신 또한 짧은 소견을 아뢰옵니다. 평정에 대한 시비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옵니다. 부끄럽게도 신 또한 일전에 이러한 일로 어심을 어지럽혔으나, 이에 대한 사안은 뚜렷한 기준이 없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마찰이 있을 수 있는 일이옵니다. 하오나 일전에 전하께서도 하명하셨듯이 평정의 이의제기는 전조와 사헌부 등의 판단에 힘을 실어주셨사옵니다. 그것은 바로 두 기관의 능력만으로도 충분히 시시비비가 가려질 수 있으며, 평정에 대한 기준 역시 두 기관의 능력에 일임을 하신다고도 보여지옵니다. 신 역시 이러한 일로 전하의 심기를 어지럽히며 대역 죄를 지었사오나, 백의종군하는 마음으로 신 이렇게 전하를 뫼시고 있사옵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논쟁의 끝은 기준이 없는 한 계속 될 수 있으나, 신 역시 전조와 사헌부만으로도 충분히 해결될 수 있다고 보여지옵니다. 행병조정랑 역시 평정권을 가지고 있는 관원으로서 충심으로 본 평정 이의제기 사건에 대하여 아뢴 것으로 보여지옵니다. 하오나 이조와 전조는 필히 문/무반이 다르고, 업무에 대한 평정권 역시 이조에 있는 바, 행정랑의 의견이 반영되기보다는 사헌부와 이조의 평정관련의 내용으로서 처리 됨이 옳은 줄 아뢰옵니다."라 하였다. * 같은 날, 상(上)께서 전교하시기를, "예조에 명한다. 조문관 차송 결과부터 계하라."고 하였다. * 같은 날, 행승문원참교 겸세제상정도감낭청 김관이 아뢰기를, "지난 27일 올린 계본에서 하명하신대로 조정에서는 5품이하의 참상관으로 봉훈랑 행공조좌랑을 조문관으로 편성하여 29일에 전 통정대부 故 박연이 생전에 몸을 담고 있던 문중인 '아현문중'에 공식적인 조문을 하였사옵니다. 하오나 문중의 가주이자 상주인 전라도 백성 이혜는 삭직자에게 공식적인 조문은 법도에 어긋남을 말하며 공식적으로 거절을 표하였사옵니다. 이후 가원인 전 통정대부 박현철 역시 조정의 조문을 거절하여 조문관으로 차송되었던 행좌랑은 다시 돌아오게 되었사옵니다."라 하였다. * 같은 날, 상(上)께서 전교하시기를, "어전에서 재가한 사안이므로 조문 관원은 어명으로 사명을 띠고 나아간 것이다. 미증유의 일이 벌어졌는데 예조는 일의 경중을 어디에 두고 아직까지 계하지 않은 것인가. 경황중에 벌어진 일일 수 있으니, 다시 조문하라." 고 하였다. * 4일, 행승문원참교 겸세제상정도감낭청 김관이 아뢰기를, "전하의 명에 따라 前조문관으로 차송되었던 봉훈랑 행공조좌랑 겸겸세제상정도감낭청 라우주가 다시 조문관으로 조문을 시행하였사옵니다. 하오나 아현문중의 가주이자 상주였던 이혜는 이미 장례가 완료되었으며, 삭직자에 대한 업무지침과 실제는 별개라 하며, 이는 전례가 없는 것으고, 또한 죄를 지은 죄인의 몸으로 삭직되었는데 조정의 조문을 시행하는 것은 예법에 맞지 않다 하였사옵니다. 이에 다시한번 조문을 거절당하였사옵니다."라 하였다. * 5일, 행병조정랑 겸세제상정도감낭청 묵향이 아뢰기를, "검률 이성필이 시권 채점 내역이 8권이 된 후 평점 가산이 누락되었습니다. 그의 평점을 1점 가산하고자 합니다." 라 하였다. * 같은 날, 상(上)께서 전교하시기를, "예관(禮官)의 계청이 있었으므로 지침에 정해진 규정에 따라 특별히 조문을 허락한 것인데, 감히 무슨 전례를 운운하는가. 장례를 마친 후라고는 하지만 멀리서 찾아온 조문을 받지 않는 것은 어느 예법이며, 같은 날에 문상하였는데 평복(平服)은 받고 조복(朝服)은 거절하는 것은 대체 무슨 전례인가. 경황이 없어서 보인 행동이 아니었음을 분명히 알 수 있다. 이러한 무리는 신자(臣者)로 대우할 수 없으니, 해당 모임에 소속한 품관(品官)을 전원 삭직하고 아울러 정거(停擧)하라. 병조에서 계한 평점 가산은 금번 소과가 종료된 후에 시관 혜택을 적용할 때 함께 시행하라. 이것으로 윤대를 마친다."라 하고 윤대를 마치었다. ○ 행황해도검률 이성필이 토관직 천거에 대하여 아뢰기를, "지난 3월 26일 한성부 생원 이여송이 토관직을 신청하였습니다. 한성부 생원 이여송은 개국621년 2월 26일에 호적을 신고한 이래 짧지만 준수한 활동을 하고 있으며 또한 최근에는 경상도의 영남서당에서 서양 미술사를 주제로 강의를 해오고 있사옵니다. 활동이 짧으나 토관 수행 의지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토문관을 지원하였기에 토문관으로 사령하고자 하며, 금일 사헌부의 서경을 통과하였습니다. 이미 생원 이여송이 제68차 소과 생원시에서 삼등 제2인으로 입격하였으나 그의 토관직 신청이 처음이기에 종9품 평안도 평양부사옥국섭사로 임명하고자 합니다." 라 하니 상(上)께서 비답하시기를, "생원이면 문무반 정직 천거시 정9품에 의망하도록 되어 있다. 토관은 정직의 아래이니 정9품으로 하고, 토관직 천거 절차에 따라 서경을 제대로 거쳐 다시 장계하라."고 하였다. 4월 2일 계사(癸巳)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행사헌부지평 서민교가 평정 이의제기 처리에 대하여 아뢰기를, "지난 3월 26일, 행군자감정 겸세제상정도감낭청 천어가 3월 제2차 문관평정 결과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였습니다. 그가 주장하기를 '금번 3월 2차 평정에서 본관의 평정이 중점으로 나왔으므로, 평정에 이의를 제기한다. 본관이 부임한 것이 2월 27일로, 그간 산적한 호조 업무를 말끔히 처리하고 세제 도감 준비를 시작할 정도로 업무가 과중하다. 이에 이의를 제기하니 절차를 진행하여 주시기 바란다.'라고 하였사옵니다. 그래서 신은 이를 접수하고 평정을 담당하였던 행이조정랑 한명회에게 평정 사유 및 자료 송부를 청구하였사옵니다. 행군자감정 겸세제상정도감낭청 천어가 업무 진행 상황 및 성과를 설명하기를, '지역 활성화 포상 처리에 있어서는, 포상 내역 및 진행이 본관 부임 이전에 전혀 진행되지 않았고, 시일이 촉박하여 전 지역을 대상으로 직접 조사를 시행(지방협조 없었음) 후 포상 대상자 8인을 선정하였다. 녹봉 지급 업무에서는, 기존 녹봉 산정이 체계적이지 못하고 오류 내역을 일일이 확인할 수 없어 근무내역서를 기준으로 새로 녹봉내역을 작성하여 3월 3일에 공고 후 지급을 완료하였다. 전라도 임금 지급내역 계도 및 북삼도 임금 내역 관리단 통보 및 교육기관 지원금 지급 등을 완료하였다. 지방 본적 변동건 처리는 3월 8일 접수 건을 13일에 통보 완료하였다. 8일 이후 본적 변경건 발생시 통보간격 유지 및 일괄 통보를 위해 계류하다가, 업무 처리 기한 5일에 맞추어 통보한 것이다. 업무인계도 없는 상황에서 업무 파악 및 산적한 업무(포상 및 녹봉)를 처리하였다. 평시에는 업무가 과중하지 아니하니 중점을 받아도 모르겠다. 다만 호조 업무는 특성상 처리 과정이 기재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업무 종료시에 일괄 등록되는 내용이므로 그 부분을 이조에서 파악하지 못하였을지도 모르겠다.'고 하였사옵니다. 행이조정랑 한명회가 평정사유를 설명하기를, '前 자산군수 김관이 이첩한 본적변동에 대한 공문은 처리가 6일 정도 지연되었다. 4분기 녹봉 지급 업무는 2월 28일에 관리단에 통보하였다 반려되었으며, 해당 기간에는 이에 대한 수정 업무만 진행되었음을 알 수 있다. 마땅히 해야할 업무만이 진행되었으며 업무가 과중하지도 않았다 판단된다. 지역활성화 포상 처리는 29일 종료되었으므로 평정에 반영될 수 없다. 세제상정도감 건은 차자가 작성된 것으로 공식적 업무가 아니며 14일에 명 받은 도감 인선이 21일 윤대 때 계하여졌으므로 15일 이전에 이에 대한 처리가 있었다고 보여지지 않으며 확인도 불가능하다.'고 하였사옵니다. 이에 신은 지난 3얼 30일, 평정이의제기에 대하여 판결을 내렸사옵니다. '사헌부는 군자감정 겸세제상정도감낭청 천어의 평정이의제기를 반려한다. 3월 제2차 평정 기간인 금년 3월 1일부터 동년 3월 15일까지의 호조 업무를 검토한 결과, 특별히 과중하다고 판단되지 않는 상시 업무였으며, 녹봉 지급 업무 또한 호조 관원으로서 당연히 처리하여야 할 업무였다. 지역활성화 포상 대상자 선발 건은 지난 2월 29일, 어전에 계본이 올려짐으로써 종결된 사안이므로 이 부분은 3월 제1차 평정에 반영되었으리라 판단된다. 세제상정도감 건은 지난 14일에 하교가 있었으며, 제95차 윤대 중인 지난 18일에는 '전하께서 하명하신 사항을 준비중인 이외에 특별한 업무가 없습니다'라고 아뢰었다. 이는 '호조에서 도감에 참여시킬 관원을 인선해 보도록 하라'는 전하의 하교를 수행하고 있었던 중으로 보인다. 관원 인선이 완료되어 윤대에서 계하여 진 것은 21일이므로 금번 평정과는 무관한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도감 관련 업무가 추진되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공식적으로 증명할 수 문서가 존재하지 않으며, 평정권자인 행이조정랑 한명회가 확인할 수 있는 수단도 전무하다. 다만 이조에서는, 호조에 이첩된 함경도의 본적 변동 건이 '6일 정도의 업무 지체'가 있었으며 이를 평정에 반영하였다. 그러나 지난 7일에 이첩된 공문이 지난 8일에 이미 접수된 상태였으며, 통보 간격을 유지하고자 관리단으로의 통보가 지연되었다. 이것은 평정권자의 과실이라고 할 수 있다. 재평정을 실시하여야 할 중대한 사유가 있다고 할 수는 없으므로 평정이의제기는 반려한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함경도 본적 변동 건의 확인 시에 평정권자의 과실이 있었으므로 차후 평정(4월 제1차 평정) 시에 이를 참작ㆍ반영하여 피평정자의 불이익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하라.'고 하였사옵니다. 그러나 행군자감정 천어가 이에 불복하였으며, 신 또한 사료하건대 이전 평정의 불이익을 차후 평정에서 참작하여 상쇄할 수 있을까라는 의혹이 일어났사옵니다. 그래서 신은 이전의 판결을 무효로 돌리고 평정에 대한 의혹과 불만을 없애버리고자, 금일 다시 판결을 내려 재평정할 것을 권고하였사옵니다. 신이 불민하여 평정이의제기에 대한 답을 내지 못하였사옵니다. 신의 무지함을 꾸짖으시고 명쾌한 답을 내려주시기를 소망하옵니다." 라 하니 상(上)께서 비답하시기를, "본적 변동은 지방 감영에서 제출한 문서를 결재하여 통보하는 지극히 간단한 사무이므로, 그 업무가 즉시 처리되었다는 사실이 인지되었다고 해서 반드시 중점의 평정 점수가 상점이 되어야 할 근거가 되는 것은 아니다. 호구조사 지체가 중차대한 것이니, 이를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던 상황 등을 반영하여 평정하였던 것으로 갈음하여, 사헌부의 원안 공시대로 기각 처분하라. 이조는 금번 4월 제1차 평정에서 호구조사가 3월 안에 시행되지 못한 사실을 감안하지 않도록 하라."고 하였다. ○ 행황해도검률 이성필이 재차 토관직 천거에 대하여 아뢰기를, "지난 3월 26일 한성부 생원 이여송이 토관직을 신청하였습니다. 한성부 생원 이여송은 개국621년 2월 26일에 호적을 신고한 이래 짧지만 준수한 활동을 하고 있으며 또한 최근에는 경상도의 영남서당에서 서양 미술사를 주제로 강의를 해오고 있사옵니다. 활동이 짧으나 토관 수행 의지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토문관을 지원하였기에 토문관으로 사령하고자 하며, 금일 사헌부의 서경을 통과하였습니다. 이미 생원 이여송이 제68차 소과 생원시에서 삼등 제2인으로 입격하였으나 그의 토관직 신청이 처음이기에 정9품 평안도 평양부전주국참사로 임명하고자 합니다. 소신이 토관직 임면에 관한 규정의 변경을 확인하고도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여 업무에 혼선을 일으킨 점은 소신의 잘못이옵니다. 소신을 벌하여 다시는 이러한 일이 없도록 하여 주시옵소서." 라 하니 상(上)께서 비답하시기를, "토관직 제수를 재가한다. 담당 업무는 관속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조정에서 정식으로 품계와 관직을 명하는 것이다. 토관직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이끌고 배려하기 바란다."라 하였다. 4월 3일 갑오(甲午)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4월 4일 을미(乙未)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군자감정 겸세제상정도감낭청 천어가 동년 1분기 호구조사 시행 결과에 대하여 아뢰기를, "어명에 따라 개국621년 4월 2일부터 4일까지 호구조사를 실시하였습니다. 4월 2일을 기준으로 실무관 및 담당관은 각 지역 지방관으로 삼아, 북삼도를 행검률 이성필이, 삼남은 대행 정태수가, 한성 및 경기와 강원 지역은 대행 라우주가 담당하였습니다. 호구가 전기에 비하여 다소 증가하였으나(총 1360인, 32인 증가), 유효인구는 감소하였습니다(79인, 전기대비 8인 감소) 이는 증가한 인구의 대부분이 한성부 백성(21인 증가)이나, 유효인구는 한성부와 경기도 및 함경도를 제외한 전 지역에서 대체로 감소한 것이 요인입니다. 특히 전기에 유효인구가 크게 증가하였던 경상도의 유효인구가 대폭 감소하여(9인 감소) 전체 유효인구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입니다. 별단으로 호구조사 결과를 함께 올립니다." 라 하니 상(上)께서 비답하시기를, "호구조사 결과를 잘 알았다. 호구가 늘었으나 유효 활동자 비중이 동반 성장하지 못하는 것이 나라의 오랜 근심이다. 도감 사업이 마무리되면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도 대책을 한 번 마련해 보도록 하라."고 하였다. 4월 5일 병신(丙申)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행공조좌랑 겸세제상정도감낭청 라우주가 삭직에 대하여 아뢰기를, "전하 금일 아현문중의 품계자 전원에 대해 삭직의 하명을 내리신데 대하여 신은 놀라움과 동시에 두려움을 금치 못하였습니다. 전 통정대부 박연의 사망에 대한 조정의 조문과 재차 행한 조문에 아현문중의 조문 거절은 미증유의 사태로써 당연 이에 대한 응분의 처분을 내리는 것이 합당하오나, 해당 모임에 소속한 품관(品官)을 전원 삭직하고 아울러 정거(停擧)의 처분을 내리신것은 망극하옵게도 신의 생각으로는 과한것으로 사료되옵니다. 사인간의 분쟁과 국가의 형벌을 시행함에 있어서 자신의 행위로, 자기 자신의 책임에 따라 처벌을 받는 자기책임주의가 원칙임에도 불구하고 이번의 삭직은 조문 거절을 표하지 않은 자에게도 삭직과 정거의 처분을 내리셨습니다. 비록 조문 거절이 그 가문의 대표에 의한 것이라지만, 거절의 뜻을 모든 소속원의 결의하였음을 알 수 없습니다. 유례없는 조문 사태에 대해, 국가의 기강을 바로 잡고자 응분의 처벌을 가함이 옳지만은 그와중에 비례성의 원칙에 따라 적절한 처분을 가함이 옳다고 사료됩니다. 전하, 박연이 어떤 사람이옵니까? 오랫동안 조정에 봉직하며 조정의 원로로서 성상을 옹위하고 아래로는 조정을 다독이며 조정을 이끌어온 자 아니였습니까? 그동안 시국에 대해 논한 차자는 무수히 많고 그가 국정에 대해 근심한 흔적은 곳곳에 남아있습니다. 그렇기에 여항에서도 그를 존경하는 백성들이 많았고 사망에 대해 수많은 백성들이 당황하고 슬퍼하였던 것입니다. 하물며 가문의 가원들은 어떠하겠습니까. 단순히 박연의 사망으로 인한 사태는 아닐것입니다. 과거 전 이조참의 한유찬의 파직으로 인한 일련의 사직을 청하는 차자들로 표출되고 시작된 군왕과 신하의 갈등은 이미 극단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갈등을 심화시킨 일이 전 이조참의 한유찬의 파직뿐이었습니까. 그동안 면직되고 혹은 사망한 자를 차마 어전에 고할수 있겠습니까. 신하는 성상의 뜻을 헤아리지 못하고 전하께서는 신하의 아뢰는 바를 가납(嘉納)하지 않으시니 그 갈등이 지금에 이르고 있는 것입니다. 조문 거절의 사태는 일련의 사태의 연장선상에 있는것 아니겠습니까. 이번의 사태에서 끝이 나겠습니까. 그 누군가가 조정을 떠나게 된다면 또다시 반발이 일어날것이고 누군가가 사직을 청할것이고 또 누군가는 은둔을 시작할 것입니다. 이러한 악순환속에서 조정과 국가가 입는 손해는 헤아릴수 없습니다. 사회는 사회가 경험한 역사와 경험의 전달속에서 발전하고 화합합니다. 조정의 원로대신들이 떠나고 봉직한지 얼마안된 신하들이 조정을 지키고, 사회의 원로들은 점차 은둔하게되니, 이러한 전달의 부재속에서 사회는 활력을 점차 잃게됩니다. 지금의 상황이 그렇지 않습니까? 전하, 군왕의 명이 지엄하고 무거워 재처분이 어려움을 신이 모르는바 아니오나, 조문에 대한 해당 모임의 거절에 대해서는 거절을 한 당사자에 대해서 가원의 사망으로 인한 행동임을 참작하여 완화된 처분을 내리시고 이번 사태의 책임이 적은 다른 소속 품관에 대해서는 삭직과 정거의 처분을 거두심이 어떠하겠습니까. 이렇게 불충한 차자를 올리는 소신을 헤아려 주시옵고 그들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시길 청하옵니다." 라 하니 상(上)께서 비답하시기를, "당상의 지위에 있던 자가 직접 거절 의사를 표출하였다. 또 조문관을 거절하는 것이 여러 날 간격을 두고 두 차례에 이르렀으니, 다른 마음이 있었더라면 어찌 그 사이에 나서서 만류하는 모습이 조금도 없었겠는가. 그 때문에 그리 전교하였던 것이다. 사명(使命)을 거부한 이러한 행위가 좋은 말로 너그럽게 타이르는 것으로 그치고 넘어갈 수 있는 가벼운 사안이 아님은 분명하다. 당상관으로 대표되는 조정 원로의 역할과 소임이 무엇인가. 관직에 나아가서는 한 부문을 맡아 솔선수범하는 것으로 아래 관원들의 모범이 되고, 경험과 통찰을 바탕으로 주어진 소임을 능히 완수하며, 혹여나 발생할 상하좌우의 갈등이나 충돌을 봉합하여 신구(新舊) 사이에 조화를 이루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모습은 고사하고 경솔하게 처신하거나 사적인 의리에 휩쓸려 행동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화합을 위해 노력하지는 못할망정 오히려 불만의 촉매제가 되는 경우도 있었으니, 바로 그러한 이유 때문에 종신토록 지위와 영예를 온건히 보전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일에 근면하고 원리원칙에 충실한 행동을 보여 상하의 기대에 부응한 경우라면 무슨 걱정이 필요하겠는가. 청사직차에 대한 삭직 처분을 지나치다고 말하는 자들도 있겠지만, 지난 2월에 제93차 윤대 자리에서 형조 업무와 관련하여 적지 않은 지적과 유시가 있었다. 그 말미에서 '이처럼 하교한 후에도 달라지는 것이 없다면 과인도 더는 어찌할 도리가 없다'고까지 하였으니, 그 이후에 위에서 믿고 맡긴 소임을 다하려는 모습이 있었더라면 어찌 당시와 같은 처분이 있었겠는가. 약간이라도 열성을 다하는 행적이 있었는데도 처벌을 한 것이라면 안 되겠지만, 그로부터 한 달 가량이 지났음에도 오로지 형조에서 벗어나 다른 관직을 구하는 것으로 행적이 모였으니 어찌 당상관의 지위에 있다는 이유 때문에 그 잘못을 다스리지 않아서야 되겠는가. 언급하는 것마다 전직(轉職)의 계제로 삼았으니, 이러한 행동을 허용하면 앞으로 어떻게 관원 인사를 시행할 것이며, 기피하는 직임을 누구에게 맡기겠는가. 기대에 부응하는 행적을 보였으면 결과가 현저하게 달라졌을 것이고, 스스로 원하던 바에 가까워졌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지 못하였기에 징계 처분이 있게 되었고, 당상관이 되어 그리 처신하였기에 처분이 더욱 엄중하여 결국 삭직에 이르게 되었다. 지금까지 어느 한 처분에서라도 조정의 기강과 공적인 의리에 바탕을 두지 않은 적이 없었다. 다시 중외(中外)에 천명하지만, 단지 관직에 종사한 기간이 길거나 품계가 높다는 이유만으로 시비(是非)를 가리지 않고 유야무야 덮고 넘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는 한 치도 기대하지 말라. 또 공의를 뒤로 하고 사사로운 정리(情理)에 이끌려 행동하는 것이 운에 따라 용납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한순간이라도 기대하지 말라. 이러저러한 궤변과 사설을 끌여 들어 상황을 적당히 마감하거나 모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단 한 차례도 기대하지 말라. 본조에서는 품계나 관직이 오르는 과정에서 면죄부가 적립되지 않는다. 민국의 부조리 가운데 가장 큰 것이 바로 신상필벌(信賞必罰)이 공정하지 못한 것이니, 이를 결단코 허용하지 않을 것임을 명심하라. 윤대에서 보고된 통정대부 박현철은 즉시 삭직하고, 이외 인물에 대하여는 사헌부, 이조, 병조 등에서 삭직 처분과 관련한 의견을 정해 올리도록 하라."고 하였다. 4월 6일 정유(丁酉)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4월 7일 무술(戊戌)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행병조정랑 겸세제상정도감낭청 묵향이 관원의 삭직에 대하여 아뢰기를, "신 또한 공조좌랑과 의견을 같이 합니다. 이번에 해당 모임에서 조정의 조문을 받지 않았음은 전하의 말씀대로 실로 예에 어긋나는 행동이었습니다. 아울러 박현철은 조정의 조문 따위는 필요치 않다는 말까지 하였으니 충분히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박현철과 이혜는 조문을 거절한 당사자로서 전하께서 내리신 처분을 받아 마땅하오나 나머지 가원인 이수현, 손오공, 한유찬은 이 일에 동참 혹은 개입하였는지 그 사실이 분명하지 않습니다. 아뢰옵기 송구하오나 직접적인 연관이 되지 않은 이들에게까지 삭직과 정거의 처분을 내리심은 과한 줄로 압니다. 굳이 이들까지 벌하시려 한다면 삭직 외에 다른 처분을 내리심이 어떠하겠습니까?" 라 하였으나, 상(上)께서 따로 비답하지 아니하였다. ○ 행병조정랑 겸세제상정도감낭청 묵향이 무관 인사에 대하여 아뢰기를, "금번 4월 1차 평정의 결과로 권지군기시참봉 최준이 하점을 받아 파직되었습니다. 그가 아직 민국에서 군인의 신분인지 그렇지 않은지가 불분명하며 초입사 교육에 장기간 참여하지 않은데 대한 소명서를 제출하였고 뒤늦게나마 교육에 참여하였기에 상황을 참작하여 지난 평정에서는 중점으로 처리하였습니다. 하오나 이번에는 다른 권지 관원의 교육에 참여하는 등 부주의한 모습을 보였으며 업무 지시 및 분장은 확인조차 하지 않았고 과거 일정에 대한 논의는 두차례 모두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신이 그가 접속 사정이 어려운 것으로 이해하려 했으나 권지참봉이 3월 29일에 前제거의 빈소에 조문을 다녀간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하여 권지참봉의 명백한 부주의 및 업무 방기로 판단하고 하점을 주어 파직하였습니다. 아울러 이번 소과 진사시에 유품자인 승의부위 김시습이 입격하여 생원시, 진사시, 훈련원시에 모두 입격하였습니다. 평균점수가 중중을 넘으므로 종7품인 분순부위로 가계하였습니다. 아울러 그에게 출사를 독려해보고자 합니다" 라 하니 상(上)께서 비답하시기를, "계한 바를 잘 알았다."라 하였다. ○ 행사헌부지평 서민교가 품관의 삭직에 대하여 아뢰기를, "죽은 박연은 뛰어난 학행과 재기를 바탕으로 출사한 후로부터 얼마 전 삭직을 처분을 받기까지, 전하와 더불어 시정(時政)을 논하고 사직을 위하여 국사를 돌보던 양신(良臣)이었사옵니다. 그러나 이제 삭직의 처분이 있음과 더불어 죽기에 까지 이르렀사오니 조야(朝野)가 비통함을 금할 수 없었사옵니다. 비록 예조의 주청이 먼저 있었고 정해진 규정에 따라 조문하는 관원을 차송(差送)하였으나, 그 본의는 훈신(勳臣)의 마지막을 배웅하려는 전하의 뜻이 아니었겠사옵니까. 그러나 조문하러 간 공조좌랑 라우주가 두 번씩이나 그 집 문턱을 넘지 못하고 돌아오니 어찌 해괴한 일이 아니겠사옵니까. 좌랑은 전하의 명을 받들어서 갔다가 쫒겨 났으니, 이는 전하의 행보를 가로막은 것과 무엇이 다르오리까. 지금 이를 벌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그와 같은 일이 또 벌어지지 않으리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겠사옵니까. 차마 입에 담기조차 민망하고 고개를 들 수가 없사옵니다. 그들이 죽은 박연의 충심과 전하의 본의를 알지 못하고, 단지 원통하고 한스러운 정한(情恨)에 좌우되어 마음을 다스리지 못하고 생각나는대로 어지러이 행동하여 급기야 소란을 일으켰사옵니다. 소신이 살펴보건대, 통정대부 박현철, 유학 이혜는 그 죄가 명백하나, 통정대부 한유찬, 보공장군 손오공, 봉정대부 이수현 등은 죄가 있는지 없는지 판별할 수 없으니 벌주기는 곤란하옵니다. 통정대부 박현철은 당상의 반열에 있는 자임과 동시에 조야의 원로의 지위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언행을 신중히 하지 않고 제 마음대로 하였으니 어찌 벌주지 않을 수 있겠사옵니까. 삭탈(削奪)하소서. 유학 이혜는 제일 먼저 조문을 저지하였으니 그 큰 죄를 피할 수 없사옵니다. 정거(停擧)하소서. 오늘날, 신하된 자가 도리를 잃고 대들고 묘당(廟堂)과 조관(朝官)이 위엄을 잃었으니, 어찌 다스려졌다 하겠사옵니까. 통탄스럽기 그지 없사옵니다. 다른 자들이 이러한 것에 물들까 두렵사옵니다. 바라옵건대, 전후(前後)를 잘 살피시고 사리에 맞게 재결하시어 이후로 이를 두고 시비를 논하는 일이 없도록 하시옵소서. 그러나 '삭직자에게는 조정에서 조문한 전례가 없다'고 한 이혜의 말은 그 전례가 있고 없음을 막론하고 일리가 있사옵니다. 대체로 삭직의 처분을 받은 자는 과오(過誤)가 있는 자이니, 이러한 자가 목숨을 잃었다하여 조정에서 조문하는 은혜를 보인다는 것은 은사(恩賜)를 분별없이 베푸는 것이 아닌가 하옵니다. 이후로는 상당한 공로가 있다고 판단되는 자에 한하여 전하의 특명(特命)에 따라 시행하도록 하시옵기를 삼가 청하옵니다." 라 하니 상(上)께서 비답하시기를, "지평이 말하는 '상당한 공로가 있다고 판단되는 자'라는 것이 매우 모호하지만, 이번에 조문을 허락하였던 것이 바로 그러한 사례라고 하겠다. 삭직자는 징계 삭직자와 장기 미활동 삭직자로 구분된다. 사헌부의 의견은 후자에게만 살펴 조문을 허락하자는 것인가, 아니면 모두 불가하다는 것인가. 재직중 사망하여 품계가 강등되는 자에게 강등 이전의 품계를 기준으로 조문할 것을 특별히 허락하기도 하였다. 이처럼 현행 제도를 유지한 상태에서 때에 따라 정사을 참작하여 판단하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겠는가. 조문 기준과 관련한 의견이 있으면 다가오는 윤대 자리에서 의견을 말하도록 하라. 공론을 수렴할 필요가 있다."라 하였다. ○ 행승정원주서 정태수가 한성부 백성 오덕성의 상소를 봉입하기를, "전하, 경기도 포천현 백성 오덕성 감히 성상께 주소코자 이렇게 글을 올리옵니다. 옛 太祖성상께서 漢陽에 도읍하시고 620여년이 지난 이래로 漢陽은 대대로 이 나라의 도읍이었사옵니다. 본래 漢陽은 漢水가 있던 땅이라 하여 옛부터 漢州, 漢山라 불리었습니다.그런데 소인이 지금 보니 漢陽이 韓城이 된 것은 무엇때문인지 알 수가 없나이다. 또한 漢水를 漢水라 부른 것은 중국의 장강의 지류 漢水에서 따온것이니 무릇 漢水는 남북으로 흐르는 특징을 지닌 강으로 이 나라 중앙을 가로지르다 남북으로 나뉘는 성질에 의해 漢水라 불린것인데 만약 漢陽이 韓城이라면 漢水또한 韓水가 되어 본래 그 의미가 퇴색됨과 더불어 그 명칭또한 바뀌어야 할것이며 삼각산의 이칭인 北漢山과 南漢山의 명칭또한 바뀌어야 할것이며 우리나라의 갈비뼈와 같은 漢北正脈의 명칭또한 바뀌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소인이 지금 보니 漢陽이 韓城이 된 것은 무엇때문인지 알 수가 없나이다. 또한 漢이라는 글자는 본래 크다라는 뜻을 지니어 이를 미루어 큰 강이라는 뜻의 漢水와 크게 양지바른곳이라 하여 漢陽이라 하였습니다. 게다가 漢이라는 글자는 미리내라는 뜻도 지니어 미리내처럼 아름다운 강의 漢水와 미리내처럼 아름드리 볕든 곳이라 하여 漢陽이라 하였습니다. 비록 중원의 華族이 이러한 뜻을 취하여 漢族이라 칭하고 나라이름도 漢이라 하여 다만 漢이라는 것이 중국을 뜻하는 것이라 여기는 이가 많으나 본래 그러하지 않사옵니다. 그런데 소인이 지금 보니 漢陽이 韓城이 된 것은 무엇때문인지 알 수가 없나이다. 이러한 생각에서 미루어보았을때 불초한 소인이 생각컨데 마땅히 韓城은 漢城 혹은 漢陽이 되어야 함이 마땅하다 사료되옵니다. 바라건데 성상께서는 겁없이 감히 목숨으로써 주소를 올리는 이 어리석은 백성의 간곡함을 버리지 아니하시어 위로는 선대 여러 성상들을 연모하시어 종묘를 보존하시고, 아래로는 백성들을 연민하시어 사직을 보존하시어 요, 순임금과 같은 만백성의 어버이가 되시길 바랄 뿐이옵니다." 라 하니 상(上)께서 비답하시기를, "한성(漢城)을 한성(韓城)으로 개칭한 것은 창국 초기에 있었던 정사이다. 명칭을 바꾼 지 10여 년이 지나 그 이름이 굳어졌지만, 상소한 내용에 근거할 만한 점이 없지 않다. 이 문제는 즉시 비답할 수 없으니, 제97차 윤대에서 논의를 거쳐 결정하는 것이 마땅하겠다. 승정원은 유생에게 이러한 내용을 알려 주도록 하라."고 하였다. 4월 8일 기해(己亥)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행승문원참교 겸세제상정도감낭청 김관이 제69차 소과 종료에 대하여 아뢰기를, "제69차 소과가 4월 5일부로 모든 일정이 종료되었사옵니다. 금번 소과에서 생원시 입격자로는 함경도 생원 정병욱이 5.00으로 삼등 1인으로 유일하였으며, 진사시 입격자로는 한성부 분수부위 김시습이 6.00으로 이등 1인, 경기도 진사 오덕성이 4.33으로 삼등 1인으로 입격하였으며, 훈련원시로서는 충청도 생원 박세연이 7.67로 일등 2인으로 입격하였으며, 한성부 백성 고준용이 4.33으로 삼등 1인으로 입격하였사옵니다. 또한 아뢰옵니다. 금번 소과의 시관이었던 신이 10권, 행병조정랑 묵향이 7권, 행공조좌랑 라우주가 8권, 행형조명률 이태영이 11권, 행황해도검률 이성필이 10권으로 시권이 누적이 되어 가산대상자에 올랐사옵니다. 제41차 대과의 일정에 대하여 아뢰옵니다. 병조와 협의한 결과 제41차 대과는 4월 22일부터 4월 28일까지 만 7일간 진행하고자 하옵니다. 시관인선은 추후에 다시 계하도록 하겠사옵니다. 금번 소과의 시관이었던 행형조명률 이태영이 민국에서 군 복무를 하면서 활동을 이어왔으나, 채점기간 중에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는 일이 생겨 불가피하게 늦게 채점을 하게 되어 이제야 전하에게 소과 결과를 아뢰게 되었사옵니다. 신 역시 바로 확인하고 계하였어야 하지만, 민국의 일을 하다보니 오늘에서야 이를 계하게 되었으니, 신 또한 불충의 신하가 아니고 또 무엇이겠습니까. 신을 벌하시어 본을 삼아주시옵소서." 라 하니 상(上)께서 비답하시기를, "시행 결과를 잘 알았다. 시관 혜택과 제41차 대과 일정에 관한 건은 계청대로 시행하라. 입격자 수가 근래의 평균보다 많으니 실로 다행한 일이다. 지난 소과 입격자와 통합하여 특별히 은영연을 시행해야 할 것이니 일자, 장소 등을 의망하라."고 하였다. ○ 행이조정랑 한명회가 문관 평정 등에 대하여 아뢰기를, "지난 4월 6일 4월 제1차 문관 평정이 종료되었습니다. 평정 결과, 행사헌부지평 서민교가 조산대부에서 봉렬대부로, 행공조좌랑 라우주가 종훈랑에서 봉직랑으로 가계되었습니다. 또한 상점 10회 누적으로 가산을 신청한 신과 행지평 서민교, 행형조명률 이태영의 평점을 3점 가산하였습니다. 이 결과 신이 조산대부에서 봉렬대부로 가계되었습니다. 예조의 요청에 따라 소과 시관혜택을 적용한 결과 행좌랑 라우주가 봉직랑에서 통선랑으로, 행명률 이태영이 선교랑에서 승훈랑으로 가계되었습니다. 삭직 처분에 관한 소견을 아롭니다. 신 또한 병조정랑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직접 의사표현을 한 이혜를 정거하되, 모임에 책임이 없을 수는 없으니 지난 619년 8월 30일 당모임에 수여된 표창을 거두소서." 라 하니 상(上)께서 비답하시기를, "계한 바를 잘 알았다. 삭직에 관한 처분은 이조 의견에 따라 시행하는 것으로 결정한다."라 하였다. 4월 9일 경자(庚子)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4월 10일 신축(辛丑)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4월 11일 임인(壬寅)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4월 12일 계묘(癸卯)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4월 13일 갑진(甲辰)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행승문원참교 겸세제상정도감낭청 김관이 소과 은영연에 대하여 아뢰기를, "제68차와 제69차의 소과 은영연은 비록 많은 입격자가 나왔다할지라도 대과와는 성격이 다르므로, 전하께서 친림하지 않는 것으로 시행하였으면 하옵니다. 전하께서 은영연을 베풀어 주시는 것만으로도 많은 입격자들에게는 크나 큰 광영일 것이옵니다. 또한 전하께서 친림하지 않으시므로 장소는 경회루가 아닌 예조에서 진행하는 것으로 하는 것이 어떨까 하옵니다. 은영연의 일정은 평정과 대과 일정을 피해 15일 일요일에 시행하는 것으로 하여 입격자들이 부담없이 참석할 수 있게 하였으면 하옵니다. 또한 전하께서 친림하지 않으시고, 예조에서 진행하는 은영연이기에 부연관을 두지 않고 신이 압연관을 맡아 진행토록 하겠사옵니다." 라 하니 상(上)께서 비답하시기를, "재가한다. 곧 시행될 대과 응시를 간단하게나마 당부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은영연을 마친 후, 시관을 포함한 은영연 참여자에게 각 30냥을 별급(別給)하여 주도록 하라."고 하였다. 4월 14일 을사(乙巳)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행병조정랑 겸세제상정도감낭청 묵향이 무관 관직신청에 대하여 아뢰기를, "절충장군 임상유가 관직을 신청하였습니다. 현재 육조에 모두 수장이 있으며 신청서에서 본인이 접속 체력이 좋지 않다고 하였으니 지난 3월 8일부터 공조좌랑 라우주가 대행중인 한성, 경기, 강원 지역의 행정을 맡기고자 합니다. 임상유를 광주목사 겸광주병마첨절제사에 임명하고자 합니다. 지난 대과의 입격자인 김시습이 관직 신청을 하였습니다. 그를 권지군기시참봉에 임명하고자 합니다." 라 하니 상(上)께서 비답하시기를, "광주목사와 권지 인선을 모두 재가한다. 후임 지방관 인선이 한 달 넘게 지체되었으니 즉시 사령하고, 권지 관원도 업무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병조에서 살펴 이끌도록 하라."고 하였다. 4월 15일 병오(丙午)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4월 16일 정미(丁未)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승정원에서 주관하여 20일까지 제97차 윤대를 진행하였다. * 16일, 행승정원주서 정태수가 아뢰기를, "승정원에서는 상시 업무를 수행하고 있사옵니다. 금월 7일 경기도 백성 오덕성이 올린 한성(韓城)을 한성(漢城)으로 개칭하자는 상소에 대해 전하께서 이번 윤대에서 논의하겠다 하셨사옵니다. 이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였으면 하옵니다."라 하였다. * 같은 날, 행형조명률 겸세제상정도감낭청 이태영이 아뢰기를, "현재 각 지방에서 주관하여 진행 중인 재판2부 《학교폭력에 따른 청소년 자살사건》과 재판3부 《축구 승부조작 사건》이 현재 심리까지 진행된 상태입니다. 판결이 내려지면 탑전에 계사하여 재판 여부와 재판의 형량에 대해 자세히 아뢰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2, 3부 재판부 국선변호인에 대한 금전 출납도 계사에서 아뢰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형조에서는, 삼가 전하의 어명을 받자와 형조에서 자체 수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민국에서 일어난 사건인 토막살인 사건과 살인사건을 방조한 민국경찰청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자 합니다. 민국 실세계에서 일어난 사건을 논죄하는 것이므로 조심스럽기만 합니다만, 최선을 다해 형조 수장으로써 이들이 준엄한 법의 심판을 받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또한, 지금 재판부에서 진행중인 재판처럼 고소장을 접수한 형사재판과 민사재판에 대한 절목과 지침은 존재하는데, 형조에서 자체수사를 진행할 경우에 대한 지침은 명확한 자료와 지침이 존재하지 않으니 자체 수사를 처음 진행하는 어려움이 많습니다. 이에 전임관들과 사헌부의 도움을 받아 형조 수사에 대한 지침 마련에도 최선을 다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한성부 개칭에 대해 아룁니다. 신 또한, 처음 이곳에 입조하여 한성을 보았을 때, 한성(韓城)이 아닌 한양(漢陽)으로 알고있었는데 명칭이 변경되어있어 정확한 이름을 파악하는데 어려움이 많았사옵니다. 본조는 실세계인 민국과 역사의 중간기로에 위치한 아주 중요한 곳이옵니다. 우리가 만드는 것이 역사이기는 하오나, 어찌 실사(實史)를 완전히 배제하겠습니다. 기존의 명칭과 훈음들은 그대로 차용하여 사용하되, 우리가 임의로 변형할 수 있는 것들은 좀 더 보완하는 것이 어떨까 사료됩니다."라 하였다. * 같은 날, 상(上)께서 전교하시기를, "윤대에 참여하는 관원들은 한성부의 명칭을 한성(韓城)에서 한성(漢城)으로 환원하는 문제에 관하여 의견을 말하도록 하라. 조정 공론을 확인해야 할 사안이므로, 윤대 참석 자격이 안 되는 일반 관원들도 말할 바가 있으면 참석하여 의견을 개진하여도 좋다. 외관, 오위, 권지 관원도 포함한다. 형조에 명한다. 계한 바를 잘 알았다. 조정 업무에 아직 능숙하지 못하여 어려움이 적지 않겠지만, 계한 내용에 대해 한 번 노력하여 결과를 만들어 보도록 하라. 한성부 명칭에 관한 의견은 잘 알았다. 해당 논의는 당초 한성(漢城)을 한성(韓城)으로 바꾸게 된 명분을 고찰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승정원은 실록을 상고하여 개국609년 9월 6일 정묘조 기사를 들이도록 하라."고 하였다. * 같은 날, 행사헌부지평 서민교가 아뢰기를, "일전의 차자에서 신이 아뢴 '삭직자에 대한 조문'에 관하여 먼저 아뢰옵니다. 인사행정절목에 명시되어 있는 삭직 예외자는 논외로 하옵니다. 그러므로 문제는 징계로 인한 삭직자와 미활동으로 인한 삭직자에 대한 처분이 될 것이옵니다. 소신의 소견으로는, 미활동으로 인한 삭직자가 사망하였을 경우에는 규정대로 하고, 징계로 인한 삭직자일 경우에는 당상관에 한하여 조문 규례를 적용하여 예조에서 주청하도록 하시고, 비록 당상이라 하더라도 그 죄가 중하여 전하께서 이를 윤허하지 않으신다면 조문을 행하지 않도록 하시옵소서. 아울러 한성부 명칭에 대하여 아뢰옵니다. 개국 609년 9월 6일, 선왕 전하께서 하교하시기를, '과인은 평소 한성(漢城)의 이름을 한성(韓城)으로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한(漢)이란 저 중국의 한족(漢族)을 지칭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하여 뜻 자체가 중국의 도시로 인식되기도 하니, 과인은 한성부(漢城府)를 한성부(韓城府)으로 개칭하고자 한다. 한(韓)이란 대대로 우리나라를 일컫는 단어이기 때문이다. 멀리는 고조선 시대 대동강 이남의 한족에서부터 가깝게는 광무황제께서 정하신 국호 대한(大韓)에 이르기까지 예로부터 조선과 더불어 이 나라와 민족을 아우르는 단어로 사용되어 단어로 사용되어 왔다. 과인의 생각은 이러한데, 조관들의 생각은 어떠한가. 아뢰도록 하라.'라고 하시었나이다. 이에 당시의 조관(朝官)들이 만장일치로 선왕의 하교를 따랐고, 다음 날에 명칭을 개칭할 것을 하교하셨사옵니다. 같은 날, 한성부주부 박혁거세가 한강(漢江)도 한강(韓江)으로 바꿀 것을 계청하자 곧 윤허하셨사옵니다. 황공하오나, 당시에 이 명칭을 바꾸는 것에 있어서 어떠한 고증을 거치지 않고 다만 선왕 전하의 하교를 당시 관원들이 이를 받든 것에 그친 것으로 보이옵니다. 하오니, 먼저 그 명칭에 대한 시비를 명확히 가려야 한다고 사료되옵니다. 한성부의 '한(漢)'이 실제로 중국을 의미하는 것인지, 아니면 고대로부터 전래되어 온 것인지를 밝히는 것이 선행되어야 하며, 명칭 존속 또는 환원에 관한 논의는 그 다음이 되어야 할 것이옵니다."라 하였다. * 같은 날, 행공조좌랑 겸세제상정도감낭청 라우주가 아뢰기를, "공조에서는 상시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곧 각 모임의 회원현황을 조사하고 갱신하고자 합니다. 또한 가문모임을 제외한 활동이 미약한 모임에 대해 간찰 혹은 공문을 통해 활동 독려를 하고자 합니다. 아울러 한성부 명칭에 대하여 아뢰옵니다. 명칭에 대해 이의는 납득이 가지만 아직 백성들의 공감을 충분히 받지 못한 것으로 사료됩니다. 그리고 609년 9월의 명칭 변경에 관한 조정의 정치적 판단에 대해 존중하여야 할 것입니다. 다만 이 문제에 대해 공론화되고 기간을 두고 토의를 거쳐 존부를 결정해도 늦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한 공론화가 이뤄질때까지 명칭을 그대로 유지하는게 어떨까 합니다."라 하였다. * 17일, 행승문원참교 겸세제상정도감낭청 김관이 아뢰기를, "지난 15일 제68차와 제69차 소과의 은영연이 진행되었사옵니다.신을 포함한 시관 7명과 응시자 6명이 은영연에 나와 전하의 성은에 감사를 드리며, 성공적으로 마쳤사옵니다. 이들에 대하여 전교하신대로 별급 30냥씩을 하사토록 하겠사옵니다. 또한 예조에서는 대과 시관 및 시제에 대하여 준비중에 있사옵니다. 이는 빨리 마무리하여 전하께 계하도록 하겠사옵니다. 한성부 명칭에 대하여 아뢰옵니다. 신 역시 명칭에 대한 교체는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하옵니다. 하오나 그것 역시 점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보옵니다. 명칭에 대한 의미와 상징성만을 놓고 보자면 바뀌어야 하는 것이 맞지만, 현재까지 그대로 쓰임에 있어 여러 면모로 혼란성에 대해서도 생각해보아야 할 것입니다. 그렇다고 그대로 둘 수는 없는 일이므로 행공조좌랑의 말대로 조정 뿐 아니라 본조의 공론화를 이룬다음 점차 진행하는 것이 본조를 위해서도 좋은 판단이라 사료되옵니다."라 하였다. * 같은 날, 군자감정 겸세제상정도감낭청 천어가 아뢰기를, "현재 제1분기 녹봉 지급을 준비하고 있으며, 도감에서는 기술적인 문제와 낭청들의 지적을 바탕으로 세제안을 마련하고 있사옵니다. 아울러 한성부 명칭에 대하여 아뢰옵니다. 무론 논리와 역사를 따른다면 漢의 어법도 맞는 말이옵니다. 또한 漢의 의미가 단순히 중국의 한나라만을 뜻하는 것도 아니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漢은 종래에 저 중국을 일컫는 말로 오래간 사용되어 왔으며, 백성들의 어법 또한 그에 맞추어 있을 것입니다. 삼가 아뢰옵기 황송하건대 장종대왕께서는 이러한 부분에 대하여 정치적인 판단을 하사와, 도읍인 한성과 함께 도읍을 흐르는 한수에 대하여 韓으로 바꿀 것을 하명하신 것이 아닌가 사료되옵니다. 단순히 논리나 역사를 가지고 이야기할 것이 아니라, 수도의 명칭을 바꾸는 그러한 선상의 결단으로 본다면 이에 한성의 명칭을 환원할 필요가 있겠습니까." 라 하였다. * 같은 날, 행병조정랑 겸세제상정도감낭청 묵향이 아뢰기를, "41차 대과를 준비중에 있습니다. 순번에 따라 참시관은 병조에서 맡습니다. 아울러 지금은 4월 2차 평정기간이니 신과 정랑 한명회의 평정을 내려주십시오. 한성부의 이름에 대하여 아룁니다. 실록을 보니 지평의 말대로 개명 과정에서 철저한 고증을 거친 것인지는 알 길이 없습니다. 하오나 신 또한 정 천어와 의견을 같이 합니다. 논리나 역사적, 지리적 사실을 비추어 볼 때는 漢을 쓰는 것이 맞으나 아조는 웹 상이며 모든 부분을 예전과 같이 하지는 않아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609년에 개칭되어 약 10여년간 그대로 쓰였으니 신의 생각에는 지금에 와서 굳이 바꿀 필요는 없다고 사료됩니다. 다만 이 백성의 지적이 일리가 있고 지금까지 아무도 짚어내지 못한 바를 이야기하였으니 그 식견을 전하께서 상금을 별급하심으로써 치하하심이 좋을 듯 싶습니다. 아울러 한가지 더 아뢸 것이 있습니다. 前제거 박연이 속한 모임의 일원들이 지역 게시판에 성명서를 게시하였습니다. 그 내용을 읽어보니 전하께 직접 소(疏)를 하지 않았을 뿐 전하와 조정에 직접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전하께서 이에 하교해주시고 만약 그 내용이 도에 어긋나는 것이라면 그에 합당한 처사를 내리심이 어떻겠습니까?"라 하였다. * 18일, 행승정원주서 정태수가 아뢰기를, "차대(次對)에서 신하들에게 물었다. "과인은 평소 '한성(漢城)'의 이름을 '한성(韓城)'으로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한(漢)이란 저 중국(中國)의 한족(漢族)을 지칭하기도 하기 때문에 뜻 자체가 중국의 도시로 인식될 수 있다. 하여 과인은 '한성부(漢城府)'를 '한성부(韓城府)'으로 개칭(改稱)하고자 한다. '한(韓)'이란 대대로 우리나라를 일컫는 말이다. 멀리 고조선(古朝鮮) 시대 대동강(大同江) 이남의 한족에서부터 가깝게는 광무황제(光武皇帝)께서 정하신 국호(國號) '대한(大韓)'에 이르기까지, 예로부터 조선과 더불어 이 나라와 민족을 아우르는 단어로 사용되어 왔다. 과인의 생각은 이러한데, 조관(朝官)들의 생각은 어떠한가." 이조좌랑 양지원(梁志元), 행훈련원봉사 김알지(金閼智) 등이 아뢰기를, "소신 등의 의견도 전하의 뜻과 같습니다." 하였다. 전교하여 도성(都城) 이름을 한성(漢城)에서 한성(韓城)으로 개칭하였는데, 한성부주부 겸홍문관부수찬 박혁거세(朴赫居世)가 아뢰기를, "더불어 '한강(漢江)'도 '한강(韓江)'으로 개칭하시기 바랍니다." 하니, 전교하기를, "아뢴대로 하라."하였다."라 하였다. * 같은 날, 행형조명률 겸세제상정도감낭청 이태영이 아뢰기를, "민국 축구 승부조작 사건의 죄인인 최 모의 배소에 대해 아룁니다. 죄인 최 모를 성상 전하의 비답에 따라 1년 하옥후에 강원 흡곡현으로 유배코자 합니다."라 하였다. * 같은 날, 상(上)께서 전교하시기를, "사헌부에 명한다. 징계 삭직자와 장기 미활동 삭직자 가운데, 잘못이 덜한 미활동 삭직자에게 보다 후(厚)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런데 지평의 의견은 이와 반대인 것 같으니, 이치에 합당하지 않다. 현행처럼 사안에 따라 판단하여 시행하는 것으로 유지한다. 병조에서 말한 성명서에 물의를 일으킬만한 내용이 있으면 사헌부 등에서 문제점을 지적하는 소리가 있을 것으로 여긴다. 정랑이 보기에 그러한가. 그렇다면 문제로 판단되는 내용을 계하도록 하라. 형조에서 계한 유배 장소를 재가한다. 여러 의견을 들으니 한성부 명칭 환원에 관한 건은 조정 내에서만 공론을 물어 결정할 일이 아닌 듯 하다. 황해감영에서 만민토론을 개최하여 민간의 여론을 수렴한 후에 그 결과를 계하도록 하고, 윤대에 참여하는 신하들은 실록에 기록된 개국619년 9월 당시의 명칭 변경과 관련된 논의 과정을 중심으로 한 의견 개진을 계속하라."고 하였다. * 같은 날, 행사헌부지평 서민교가 아뢰기를, "신이 앞서 아뢰기를, '미활동으로 인한 삭직자가 사망하였을 경우에는 규정대로 하고, 징계로 인한 삭직자일 경우에는 당상관에 한하여 조문 규례를 적용하여 예조에서 주청하도록 하시고, 비록 당상이라 하더라도 그 죄가 중하여 전하께서 이를 윤허하지 않으신다면 조문을 행하지 않도록 하시옵소서'라고 아뢰었나이다. 그 이유는 미활동으로 인한 삭직자는 규정대로 조문하는 예를 시행하는 것이 옳은 것이고, 징계에 의한 삭직자는 제한을 두어 은사(恩賜)를 줄여야 하겠다 생각하였기 때문이옵니다. 전하께옵서는 '잘못이 덜한 미활동 삭직자에게 보다 후(厚)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하교하셨사옵니다. 징계로 인한 삭직자에게는 박(薄)하게 할 필요가 있겠사오나, 미활동으로 인한 삭직자에게 조정에서 일부러 징계 삭직자보다 후(厚)하게 대할 필요가 과연 있겠사옵니까. 활동하지 않고 삭직된 자에게도 조정에서 기억하여 조문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할 것이옵니다. 미활동으로 인한 삭직자가 사망하였을 경우에는 규정대로 처분하시옵고, 징계로 인한 삭직자일 경우에는 조문의 등급과 범위를 조정하시기를 삼가 청하옵니다. 아울러 행병조정랑 묵향이 아뢴 사안에 대하여 아뢰옵니다. 제주 유학 이혜 등 5인이 평안도 시정(市井)에 게재한 문건을 소신 또한 접하여 여러 날을 검토하였으나, 과실(過失)을 찾아내지 못하였사옵니다. 만약 근거없이 나붙은 괘서(掛書)라면 어찌 소신이 방관하였겠사오며, 수령이 즉시 규찰하지 않았겠사옵니까. 만에 하나라도 조정을 욕보일 목적으로 그러한 글을 지어 유포하였다면 즉시 나래(拿來)하여 엄히 추핵(推劾)할 일이옵니다. 비록 그들이 일전에 소란을 일으킨 바가 있사오나, 이미 합당한 벌을 받았으므로 이 사안에까지 결부하여서야 되겠사옵니까. 그들의 언사가 격분한 바가 없지 않으나, 국가에 대한 원망 보다는 종묘사직에 대한 충정과 근심이 더 크다 하겠사옵니다. 이 어찌 벌을 줄 일이겠사옵니까. 지금 조정에 있는 소신들이 말하지 못하는 바를 전관(前官), 포의(布衣)가 대신하여 신명(身命)을 걸고 간(諫) 한 것이오니, 이것은 차라리 불경(不敬)일지언정 불충(不忠)은 아니옵니다. 오히려 목이 베어져서 조리돌림 당해야 할 자는 대각(臺閣)에 있는 소신이옵니다. 소신이 간관의 책무를 다하지 못하여 주상 전하께 정도(正道)를 권하는데 소홀히 한 나머지, 오히려 초야로부터 오해를 받으시도록 하고 급기야 이러한 글이 나돌게 하니 죽어 마땅할 대죄이옵니다. 전하, 옛날 당(唐)의 태종황제는 정적(政敵)이었던 위징(魏徵)을 벌하기는 커녕 오히려 기용하여 곁에 두고 그가 때마다 올리는 직언을 허심탄회하게 받아들였다고 하옵니다. 항상 그가 바른 말 하는 것을 적어다가 병풍에 붙여두고 잠언(箴言)으로 삼아서 수시로 읽으며 마음에 새겼사오니, 위징은 그 임금을 올바로 인도한 것이고 태종황제는 대양과 같은 마음으로 신자(臣子)를 품었사옵니다. 군신 간에 참으로 아름다운 일이 아니옵니까. 신은 전하께서 이들을 너그러이 포용하시고 그 말을 쾌(快)히 받아들이시옵기를 바라옵니다. 그러나 그들을 용납할 수 없어서 벌을 내리실 날에는 신에게도 합당한 벌을 내려 주시어 조정의 기강을 바로 세우시옵소서."라 하였다. * 같은 날, 행병조정랑 겸세제상정도감낭청 묵향이 아뢰기를, "신 또한 지평의 말대로 그들이 종묘사직에 대한 충정과 근심이 크다는 것에 동의합니다. 하오나 신은 몇가지 부분에서 동의할 수 없는 부분이 있기에 윤대에서 이를 계하였습니다. 전하, 신은 현재 조정의 관원들은 모두 옳고 그름을 판별할 줄 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조정의 관원 모두가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에 대해 생각하는 바가 어찌 모두 같을 수 있겠습니까? 모임의 일원들이 생각하는 충간과 신이 생각하는 충간이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조정의 관원들은 모두가 자신만의 옳고 그름의 판단 기준을 갖고 있습니다. 그들이 보기에 간언을 올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은 그저 그들과 의견을 달리하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지난날 전하께서 해당 모임의 품관을 전원 삭직하라 명하셨을 때도 신들 중 몇몇은 전하와 다른 의견을 피력하여 간언하였습니다. 신의 주된 직무가 간언은 아니오나, 신은 지난 소과 때에 참교로 하여금 시관을 문관으로 다시 차정하게 하는 것이 옳다고 아뢴 적이 있으며 감정 천어가 평정 결과에 이의를 제기하였을 때도 신이 생각하는 바를 지어 올렸습니다. 비록 이것들은 사소한 사항이고 신의 식견이 짧으나 신은 지금까지 전하께 신의 생각에 무엇이 옳고 그른지 아뢰어 전하께서 더욱더 올바른 판단을 하시도록 하는 것을 주저한 적이 없었습니다. 전하께서 내리시는 판단에 그대로 따랐을 때는 신 또한 전하께서 내리신 판단이 지당하다 여겼기 때문이지 결코 그 판단이 옳은 것인지 그른 것인지를 몰라 무작정 따른 것이 아닙니다. 신들은 결코 대전과 절목에 명시된 업무와 주어진 명만을 수행하는 이들이 아닙니다. 그들의 성명서에는 실로 신들로 하여금 반성하게 할 부분이 많은 점은 사실입니다. 또한 그들이 아조를 걱정하는 마음을 느끼고 있습니다. 다만 몇가지 부분에서 신이 그에 동의할 수 없기에 전하께 이렇게 아뢰게 되었습니다. 대과 시관에 대하여 아룁니다. 이번 대과의 시관은 신과 목사 임상유, 검률 이성필이 맡고자 합니다."라 하였다. * 19일, 행이조정랑 한명회가 아뢰기를, "이조에서는 4월 제2차 문관 평정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윤대에 만3일 내에 참석하지 못했으니 벌을 내려주십시오. 신이 민국에서의 학업으로 인해 접속체력이 떨어지고 있으나 조정 업무에 폐가 되지 않도록 성심껏 일하겠습니다. 한성부 개칭에 관해서는 신이 당시 정황을 정확히 알지는 못하나 실록의 기사로 추측컨대 충분한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변경이 된 듯하니 다시금 이 문제를 공론화하여 여러 백성들의 토의를 거치고 정확한 사료에 근거하여 환원 또는 유지를 결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같은 날, 상(上)께서 전교하시기를, "사헌부에 명한다. 품계 강등자는 강등된 품계를 기준으로 조문관 차송 규정을 적용하므로, 장기 미활동 삭직자는 품계가 회수된 이후이니 조정에서 조문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지평이 미활동으로 인한 삭직자가 사망하였을 경우에는 규정대로 할 것을 계청하였으므로, 당연히 그러한 뜻으로 이해하였는데 그러한 뜻이 아니었음을 알겠다. 미활동 삭직자와 징계 삭직자를 따로 분별하지 않고, 사안에 따라 공과를 살펴 처분하는 것으로 결정한다. 이외에 계한 내용은 잘 알았다. 병조에 명한다. 시관 인선을 재가한다. 성명서와 관련한 정랑의 걱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천하의 근심을 백성 대신 짊어지고 있는 자리가 바로 조정의 관직이다. 공적인 자리에서 일하다 보면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기 마련이니, 정도를 넘어선 내용이 아니라면 너그럽게 듣고 지나치는 자세도 필요한 법이다. 자세한 사정을 아는 사람이라면 현실이 어떠한지, 무엇이 옳은지 등을 능히 헤아리지 않겠는가. 이조에 명한다. 윤대가 16일에 개시되었으므로 19일에 참석하였으면 문제가 되지 않으니 심려치 말라. 한성부 명칭 변경에 관한 논의는 민간의 여론이 수렴된 이후에 다시 논의하는 것으로 하겠다. 황해감영에서 다음 제98차 윤대에 직접 참여하여 만민토론 결과를 계하고, 윤대에 참여한 관원들도 시간을 두고 고민한 후에 다시 논의에 참여하기 바란다. 예조, 병조에서는 대과 시제를 속히 계하라. 이만 윤대를 마친다."라 하고 윤대를 마치었다. ○ 광주목사 겸광주병마첨절제사 임상유가 사은숙배하며 아뢰기를, "근래 어려움을 보고 있자오니, 신하된 도리가 아니라 여겨 어리석고 무딘 신(臣)이오나 출사를 하였사옵니다. 이제 신(臣)은 임지로 떠나, 나라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백성을 돌보고 깨우치고자 하오니, 전하께옵서는 부디 심중을 편히 고치시고 종묘와 사직을 이끌어 나가시옵소서." 라 하니 상(上)께서 비답하시기를, "반년 가량 관직에서 물러나 있었고 외관직 부임이 오랜만이기에 소관 업무를 진행함에 있어서 어떤 어려움이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그동안의 경험을 잘 살린다면 능히 주어진 직책을 완수할 수 있을 것으로 여긴다. 부임하여도 좋다."라 하였다. 4월 17일 무신(戊申)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4월 18일 기유(己酉)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행형조명률 겸세제상정도감낭청 이태영이 축구 승부조작 사건의 논죄에 대해 계사하여 아뢰기를, "본 논죄는 개국621년 2월 22일, 경기감영으로 접수되어 개국621년 3월 28일 재판3부에서 개정하였습니다. 이 사건을 담당한 재판3부의 재판관은 행승정원주서 정태수이며, 검사는 행공조좌랑 라우주, 변호인은 국선으로 신이 맡았습니다. 재판이 개정된 후 이틀이 지난 시점에 제출된 검사 행좌랑의 공소장에는 '최성궁은 승부조작으로 금전적 이득을 취하고 또 많은 믿음과 사랑을 준 축구팬들의 사랑을 배신하였'으며, 또 '승부조작의 잘못을 반성하지않고 해외에서 선수생활을 이어가려 하였으니 이는 그를 신뢰하고 투자한 모든 사람에 대한 배신이고 반성하지 않는 모습이다' 하였습니다. 이에 검사는 '피고 최성궁은 축구 승부조작에 참여하여 뇌물을 수수하고 부정하게 이를 취하였으므로 징역 5년을 구형'했습니다. 검사의 공소장이 제출된 지 얼마되지않아 제출된 변호인 신의 변론에서 '피고는 민국 축구의 자존심을 무너뜨린 대역죄인이며, 검사가 구형한 5년의 실형도 부족하지 않은 큰 죄인'이라 하였으나, 민국 축구리그의 문제를 들며 '민국 축구계의 문제가 결과론적으로는 선수들의 승부조작으로 이어져 선수들의 커리어에 악영향을 미쳤다'하였으며, '직업정신을 깨가면서까지 승부조작을 감행하여 정신적으로나 물질적으로도 큰 손실을 입었다'라 하며 선처를 구했습니다. 이에 4월 2일 1차 심리를 열어 '뇌물죄, 횡령죄를 범한 자는 유배 또는 하옥 3년 이상' 조항을 피고인의 상황을 감안하여 2년, '남을 속여 이득을 취한 자는 유배 또는 하옥 1개월 이상, 3년 이하에 처한다' 조항의 경우 결과적으로 "축구팬과 국민들을 속여 이득을 취한 사실이 인정"되어 2년, '공인 신분으로 물의를 빚은 자는 하옥 10일 이상, 1년 이하에 처한다' 조항은 한때 "국가대표까지 한 축구선수로서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빚었기에 최고형인 1년을 합하여 검사가 최초에 구형한 하옥 5년형을 선고하고자 하였습니다. 이에 검사와 변호인 모두 이견 및 추가 진술이 없음을 밝혔습니다. 이 사건에 대한 형조의 의견을 아룁니다. 피고 최 모의 죄질이 악하고, 다른 선수들까지 승부 조작에 가담하게 한 점이 명명백백하게 들어났으므로 형조에서는 이견이 없습니다. 더불어서 이 재판에 신이 국선변호인 자격으로 참여하였으므로 수당 50냥을 지급하라 재판부에 이르겠습니다." 라 하니 상(上)께서 비답하시기를, "계사대로 처분하되, 1년 하옥 이후에는 모처에 유배하라. 윤대에서 배소를 계하고, 국선변호인 수당에 관한 건은 재판 제도지침의 정해진 규정에 따라 재량껏 시행하라."고 하였다. ○ 행황해도검률 이성필이 북삼도의 현황에 대하여 아뢰기를, "먼저 호구에 대하여 아뢰옵니다. 황해도의 인구는 26명으로 남자가 20명, 여자가 6명이옵니다. 유효인구는 준유요인구를 제외하면 7인으로 남자가 6명, 여자가 1명이며 준유효인구는 3명으로 남자가 1명에 여자가 2명이옵니다. 평안도의 인구는 25명으로 남자가 20명, 여자가 5명이옵니다. 유효인구는 6인이온데 전원이 남자이오며 준유효인구는 2인으로 이 2인 모두 남자이옵니다. 함경도의 인구는 28명으로 남자는 25명, 여자는 3명이옵니다. 유효인구는 5인으로 5인 모두 남자이오며 준유효인구 2인 역시 남자이옵니다. 소신의 짧은 식견으로 보건데 그동안 북삼도의 인구가 잘 늘지 않는 것은 개국621년 2월 행승문원참교인 김관이 올린 장계에서처럼 처음에 입조하는 백성들이 민국에서 현재 거주하는 곳을 중점으로 처음 입조를 하는 경향이 적지 않고 자신의 민국에서의 본가으로 입조를 하는 경우 또한 대부분을 차지함으로 인하여 북삼도의 입조가 적은 것으로 사료되옵니다. 그것은 본조를 입조할 때 본조의 체계를 모르기 때문에 그러한 일도 있다고 보여지옵니다. 본조를 활동하면서 북삼도로 본조의 본적을 옮기는 경우를 보면 그것을 알 수 있사옵니다. 하오나 북삼도는 분명 조금씩 활성화가 되고 있다고 생각하옵니다. 소신이 부족하고 비천한 몸이지만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사옵니다. 두번째로 교육현황에 대하여 아뢰옵니다. 황해도에는 자운서당이 있사옵니다. 원래 전 훈장인 정병욱이 금년 1월부터 강의를 해왔으나 3월 13일에 사임을 청하여 당시 진북위여맹으로서 지방관 업무를 대행하던 김세상에 의해 면직되었습니다. 이는 지방관 업무지침에 의거한 바로서 행해진만큼 잘못된 것은 없다고 보여지는바이옵니다. 함경도에는 천손서당이 있사옵니다. 천손서당 훈장으로는 본디 정병욱이 있사오나 그가 자운서당으로 옮겨간 후에는 공석인 상황이옵니다. 끝으로 평안도에는 대동서당이 있으며 훈장으로는 김관이 맡고있사옵니다. 현재는 형법학을 위주로 가르치는 중이오며 훈장의 업무가 조정에서 워낙 막중한 관계로 강의가 잘 이루어지지 않고는 있사옵니다. 그러나 김관이 행자산군수로 있으면서 뿌려놓은 씨앗이 있기에 그나마 지금처럼 명맥을 이어오고 있지 않나 생각되옵니다. 북삼도의 교육기관 중 자운서당과 천손서당에 훈장이 없는 상황이온데 이 지역에도 훈장이 올 수 있게 하도록 노력을 다하겠사옵니다. 세번째로 모임 현황에 대하여 아뢰옵니다. 황해도에는 홍익재단이 있사옵니다. 재단에서 진행하던 사업 중 공신 처우 개선 사업을 정석학당의 훈장이던 故 박연과 함께 하여 진행하던 도중 박연의 사망으로 사실상 일을 더 이상 하지 못하게 되었으며 회원 중 2명이 탈퇴를 한 상황이옵니다. 이에 따라 이사장인 박현철이 비상회의를 소집해 새로운 지도부를 꾸릴 것을 준비하고 있사오니 앞으로 새 지도부가 구성될 것으로 보이옵니다. 평안도에는 아현문중이 있사옵니다. 금번에 아현문중의 구성원들이 지역 게시판에 성명서를 게시하여 현재 윤대에서 이 문제가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사옵니다. 소신이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고 계하지 못한 것은 분명 소신의 잘못이옵니다. 하오나 그들은 이미 전일의 소란을 통해서 벌을 받았사오니 이제는 그들을 품어주시고 또 굽어 살펴주시옵소서. 마지막으로 함경도에는 친목모임인 박문독서회가 있사옵니다. 활동량은 크지 않으나 틈틈히 유지가 되고 있사옵니다. 북삼도가 지금은 침체되어 있다고는 하나 언젠가는 다시 일어날 것이라 생각되오며 소신이 이를 위해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사옵니다. 네번째로 관속에 대하여 아뢰옵니다. 현재 황해도에는 이방 김세상이 있으며 평안도에는 평양부전주국참사로 이여송이 있사옵니다. 김세상은 이미 토관으로서 경험이 풍부하며 처음 지방관으로 온 소신의 업무를 대행해 돕고 있사옵니다. 전주국참사 이여송은 김세상 이방과 함께 홍보를 많이 해주고 있어 부족한 소신의 업무를 많이 도와주고 있사옵니다. 두 사람 모두 현재는 지방 행정 업무를 분담하고 있어 소신의 부족한 업무 수행에 도움이 되고 있사옵니다. 마지막으로 감영에 대해 아뢰겠사옵니다. 신이 북삼도에 부임한 지 2일 만에 함경관보를 발행하였으며 이달에는 황해관보를 발행할 예정이옵니다. 첫 관보로 지역민들이 관심을 가지게 된 만큼 더욱 질높은 관보를 만들도록 노력하겠사옵니다. 그러나 4월 8일부터 4월 15일까지 시행한 식목사업에는 예상한 인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인원이 참가함으로서 마무리 되었사옵니다. 유효인구에 대한 간찰을 발송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적은 인원으로 마무리된 것은 소신의 불찰이 아니고 무엇이겠사옵니까? 신을 벌하여 주시옵소서. 4월 중순~하순으로 예정된 구월산성 축성사업에는 최대한 많은 인원의 참가를 유도하여 이를 통해 전하의 은덕이 빛나도록 노력하겠사옵니다."라 하니 상(上)께서 비답하시기를, "장계 내용이 매우 소상하여 지방관으로 노력한 것이 어느 정도인지를 짐작할 수 있게 한다. 참하관으로 처음 외관직에 부임하여 어려움이 없지 않았을 것인데, 기대 이상으로 노력하는 모습에 주위의 걱정도 대개 사라졌을 것으로 생각한다. 임기를 마치는 날까지 소임을 다하도록 하고, 만민토론과 관련하여 윤대에서 하명한 바도 잘 이행하기 바란다."라 하였다. 4월 19일 경술(庚戌)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4월 20일 신해(辛亥)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행병조정랑 겸세제상정도감낭청 묵향이 제41차 대과 무과 시제에 대하여 아뢰었다. 4월 21일 임자(壬子)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행병조정랑 겸세제상정도감낭청 묵향이 무관 인사 평정에 대하여 아뢰기를, "이번 평정으로 신이 소위장군으로, 검률 이성필이 계공랑으로, 권지참봉 김세상이 승의부위로 가계 되었습니다. 권지로 출사한 윤설영은 참알 이후 행적이 없어 판관 장지용에게 간찰로써 초입사 교육을 독려하게 하였으나 간찰마저도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이번 평정에서 하점을 주어 파직하였습니다." 라 하니 상(上)께서 비답하시기를, "근래에 과거 시행과 관련하여 시행 기간이 월말로 늦어질 뿐 아니라 시제, 시관 등의 인선이 모두 촉박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지난달 소과 생진시 계본에 이를 지적하였는데, 역시 지침에 규정된 바가 준수되지 못하였다. 시행 예정일 5일 이전에 계하도록 되어 있는 시제가 1-2일 전에서야 겨우 올라왔으니 아무런 처분이 없어서는 안 되겠다. 결국, 일정대로 과거가 시행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으니, 하루 늦어진 것을 1점씩 계상(計上)하여 참교의 평점을 4점, 정랑의 평점을 각 3점 감산한다. 정랑의 품계 승진은 취소하라. 대과는 익일부터 29일까지 7일간 시행한다."라 하였다. ○ 행승문원참교 겸세제상정도감낭청 김관이 제41차 대과 문과 시제에 대하여 아뢰었다. 4월 22일 계축(癸丑)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4월 23일 갑인(甲寅)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행형조명률 겸세제상정도감낭청 이태영이 학교폭력으로 인한 청소년 자살사건의 논죄에 대해 계사하여 아뢰기를, "본 논죄는 개국621년 02월 24일, 경상감영에 접수되어 개국621년 3월 28일 재판2부에서 개정하였습니다. 이 재판을 담당한 재판부는 재판관에는 전임 재판관은 행공조좌랑 라우주이었으며 현임 재판관은 광주목사 임상유가 맡았습니다. 또한 검사에 행주서 정태수가, 국선변호인에 장재 이원익이 맡아 재판을 진행하였습니다. 03월 28일에 재판이 시작되고 난 후, 03월 31일에 검사 행주서가 공소장을 올렸습니다. 공소장에서는 '타인을 폭행한 자는 하옥 1년 이상 10년 이하에 처한다.', '타인의 재산을 정당하지 않은 방법으로 취한 자는 유배 또는 하옥 6개월 이상, 10년 이하에 처한다.', '자살할 의사가 없는 사람에게 협박, 유혹, 모욕 등의 방법으로 자살을 결심하게한 자는 정형 또는 유배에 처한다.' 등의 규정을 내세우며 '민국 법원에서도 이례적으로 두 피고에게 실형 3년 7개월을 구형했다' 하였고, 또한 '같은 친구에게 폭행과 재산 갈취도 모자라 물고문과 폭행등을 저지른 피의자들에게는 민국의 판결보다 더 엄격하고 가중처벌이 되야할 것으로 생각' 된다 하였습니다. 이에 검사는 두 피고에 7년의 징역형을 구형하였습니다. 수술로 인해 잠시 병상에 있던 국선변호인 장재 이원익이 15일 후인 4월 15일, 변론에서 '이번 사건은 분명 피고인들의 죄가 가볍지 않다는 것은 변호인 또한 인정' 한다 하였으나 '검사께서 '더 엄격하게 가중처벌이 되야할 것'을 근거로 제기한 구형량은 지나치게 많습니다' 하며 선처를 구하였습니다. 이에 전임 재판관 행좌랑 라우주가 1차 심리에서 '피고인이 민국에서 중학생이라는 점을 감안하고 초범이기에 좀더 형량을 낮춰서 선고하고자 한다' 하였고, ' 타인을 폭행하고 그 과정중에 정당하지 않은 방법으로 재산을 갈취한 점을 인정, 하옥 5년을 선고하고자 합니다.' 하였습니다. 이 심리에 대한 검사와 변호인의 이의는 없었습니다. 이 사건에 대한 형조의 의견을 아룁니다. 비록, 두 피고가 어린 나이이나 어찌 자신이 자행한 행위에 대한 정확한 판단과 이해를 하지 못할 수가 있겠습니까. 어리지만 엄한 처벌이 있어야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첫 청소년 재판이라는 의미도 크므로 하옥 2년에 유배 3년형을 선고하는 것은 어떨까 사료됩니다." 라 하니 상(上)께서 비답하시기를, "계사대로 하되, 지난 판결처럼 1년 하옥 이후에는 모처에 유배하라. 1년 이상 형량에 대하여는 유배형에 처하는 것이 자동적으로 적용될 수 있도록 하라."고 하였다. 4월 24일 을묘(乙卯)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4월 25일 병진(丙辰)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4월 26일 정사(丁巳)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행승문원참교 겸세제상정도감낭청 김관이 제41차 대과 문과 시관에 대하여 아뢰기를, "현재 시행 중인 제41차 문과 대과 시관으로는 신과 군자감정 천어, 행이조정랑 한명회가 맡고자 하옵니다." 라 하니 상(上)께서 비답하시기를, "문과 시관 인선을 재가한다. 벌써 월말이다. 다음달 소과 준비에도 주의를 기울이도록 하라."고 하였다. ○ 행병조정랑 겸세제상정도감낭청 묵향이 청사직하며 아뢰기를, "신이 민국에서의 개학 이후 접속 체력이 급격히 떨어져 맡은바 소임을 충실히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틈틈이 접속하여 사무를 보았으나 이제는 더이상 그러지 못할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청컨대 신이 이번 대과를 마치고 사직할 수 있도록 윤허하여 주십시오." 라 하니 상(上)께서 비답하시기를, "후임을 의망하여 보도록 하라."고 하였다. 4월 27일 무오(戊午)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4월 28일 기미(己未)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4월 29일 경신(庚申)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 행병조정랑 겸세제상정도감낭청 묵향이 삭직에 대하여 아뢰기를, "봉훈랑 김기범과 승의랑 송현, 이천, 승의부위 최병욱이 삭직 대상자에 올라 병조에서 통보하였으나 소명서를 제출하지 않고 있습니다. 민국 사정을 감안하여 시일을 더 주었음에도 장기 미접속에 대한 소명이 없으니 이에 네 사람을 삭직하고자 합니다." 라 하니 상(上)께서 비답하시기를, "재가한다. 계목대로 시행하라."고 하였다. 4월 30일 신유(辛酉) ○ 상(上)께서 경복궁에 계신다. 봉렬대부 행승정원주서 이다행이 쓰다. 개국621(2012)년 08월 24일 기록 : 봉렬대부 행승정원주서 이다행 |
http://www.1392.org/bbs?sajor1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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