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한 내용을 잘 알았다. 이미 시관 판단을 종합한 방문이 붙었으므로 말방(末榜)에 붙이거나 할 일이 아니다."
제197차 윤대에서 전하의 비답
"창국 제25주년 기념일이 두 달 남짓 남았으므로 좌부승지가 말한 것처럼 미리 준비하는 모습이 있어야 하겠다. 주무 관청인 의정부, 예조 등에 업무 유경험자가 부족하고 특히 지금 예조좌랑이 한성부를 겸하여 관할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제20주년에 특별히 문관, 무관 가운데 각 1인을 가자한 전례가 있는데, 마침 기념일과 관련한 여러 사업을 도맡아 행할 관원이 필요하니 정3품 당하 가운데 적임을 찾아 소임을 맡기는 방법도 있을 듯하다. 25년이라는 시간이 검상이 말한 것처럼 사반세기(四半世紀)라는 상징성으로 대표되기도 하므로 20주년보다 뜻깊은 기점이라고 생각할 수 있으니, 한층 성대하게 각종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도감을 개설하는 것도 하나의 방편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여긴다. 이에 대한 의견을 말해 보도록 하라.
소과 과거 시험과 관련하여 말하면, 부정 답안 작성이 의심된 사례에 대해 형조에서 응시자에게 상세하게 입증을 요구한 것은 정도를 지나친 측면이 있다. 양심에 따라 그러한 도구를 직접 사용했거나 도움을 받은 적이 있는지 묻고, 만일 실제로 있다면 그 정도가 얼마나 되는지 간략하게 적어 내도록 하였으면 충분할 일이다. 과거 응시자들이 시권을 작성할 때 모든 내역을 기록하고 정리하여 놓는 것이 아니기에 만일 그러한 증거 제시 책임을 지운다면 적절한 자료를 미리 갖춰놓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억울한 사정에 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이번 응시자가 그러한 요구에 잘 응하여 신속하게 마무리될 수 있었지, 마음이 약한 경우에는 수모를 당한 것으로 여겨 즉시 마음을 닫고 은거할 수도 있는 일이다. 채점과 결과 발표 과정에 미흡한 부분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니, 비슷한 사안이 다시 발생할 경우에 채점자와 응시자, 그리고 과거를 지켜보는 사람들이 모두 납득할 수 있는 행정이 펼쳐질 수 있도록 예조, 형조 등에서 업무지침 등 과거 시행과 관련한 행정절차 또는 제도를 보완토록 하라."
권준우
[예조/좌랑] <업무> 비답수발
박준혁
황석
한명회
박필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