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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헌부/감찰] 모든 관원여러분께.
사헌부, 사간원, 홍문관, 이조, 호조, 예조, 병조, 형조, 공조, 외관의 모든 관리여러분들께 알림입니다. 이번 정기대과 현직관리 참여 금지 조치에 대해 관원 여러분들의 의견을 듣고자 합니다. 관리 여러분의 기탄없는 의견 바랍니다. 정기 대과에서 현직관리가 참여함에 따라 일어나는 폐단과. 참여하지 아니함으로써 일어나는 폐단이 각각 있을 것입니다. 참여에 따른 폐단은 이미 주상께서 어전에서 말씀하신바 있으니.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겠습니다. 밑은 소생이 전하께 어전에서 고한 내용이니 참고하시고 그에 대해 생각하시는 바가 있으시다면 어전에서 고해주시기 바랍니다. 어전에 고하기 어려우신 분은 삼사에 글을 올리셔도 좋습니다. 소생의 생각에 반대하셔도 좋으니. 부디 많은 관리분들의 참여를 바랍니다. ------------------------------------------------------------------------------- 전하. 신 사헌부/감찰 박희웅 아뢰옵니다. 소신이 불충하고 불민하여 전하의 큰 뜻을 이해하지 못하오니. 그 죄가 하늘에 닿았다 아니 할수 없을 것이옵니다. 대과의 시행에 관해 소신 목숨을 걸고 전하께 아뢰오니. 전하께선 부디 소신의 소를 살펴주시옵소서. 전하께서는 현직 관리의 대과 참여가 그 폐단으로 인하여. 금지코저 한다 하시오나. 현직의 관리의 대과 참여가 금지됨으로써 일어날 폐단 또한 적지 않을 것이옵니다. 현직 관리의 대과 참여가 금지됨에 따라 일어날수 있는 폐단은. 대과 자체의 수준이 저하될 여지가 높다는 것입니다. 금번 정기대과에 현직관리가 다수 응시하여 초입의 유생들과 경합을 벌여. 대부분 합격하고 상위권의 성적을 기록했다는 것은. 초입 유생들의 식견이 현직 관리에 비해 낮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도 볼수 있습니다. 이는 민감한 사안이긴 하지만. 시관을 맡아보았던 분들이라면 충분히 납득하실 바이며. 과거 시험장의 답안을 읽어보신 관리여러분 역시 납득하시리라 믿습니다. 나라의 인재를 충원하고자 시행되는 정기 대과의 수준이 낮아짐은 관리의 수급측면이나 조정의 체면을 크게 실추시키는 일이 될 것입니다. 대과의 평가는 상대평가로 이루어지며 당시 대과에 참여한 유생들의 답안의 수준에 따라 상중하가 평가됨으로. 전체적인 수준의 저하는 조정의 큰 실이 될것이며. 절대평가를 실시할 명확한 기준이 없는 논술평가이니. 대과의 현직관리 참여금지는 득보다 실이 더 많을 것입니다. 또한 사조에 관리된 자로써 관직과 품계에 연연하여 대사를 그르치는 일은 없을 것이나. 품계와 관직은 그들의 사기를 진작하고 그들의 활동에 대한 배려라 아니할수 없음이 사실입니다. 전하께서 말씀하시기를. "관리가 맡은 바 소임을 다하는 것에 대해 승품이나 승진으로 보상을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나, 그것이 어찌 대과의 시행만으로 도모할 일는 일이겠는가. 어찌 과거 시험의 점수만이 그 관리가 노력하고 있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할 수 있겠는가. 스스로 소임을 다하고는 있지만, 때가 일치하지 못해 과거에 응시하지 못한다거나 혹은 문장을 짓는 능력이 부족하여 매번 낙방을 하는 관리가 있으니, 어찌 관리들 사이에서 위화감이 생기지 않을 수 있다고 할 수 있겠는가." 하는 말씀은 참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현재 사조의 실정에서 노력하는 관리들을 포상할 수 있는 여타의 조건도 마련되어 있지 않으며. 단지 자신의 책무에 소임을 다하는 것을 주상께서 포상한다면. 관리된 자가 자신의 책무에 소임을 다하는 것은 극히 당연한 일이니. 오히려 포상을 하는 것이 더욱 이상한 일이 아니옵니까. 또한. 이미 관리된 자로써 때가 일치하지 못해 과거에 응시하지 못한다는 것은. 그 자가 조정에 입궐하여 그 때를 살피지 못했음이며. 문장을 짓는 능력이 부족하여 매번 낙방하는 것을 어찌 당연하다 하지 않겠습니까? 또한 실제 그러하다면 관리된 자로써 그런 능력을 키우도록 노력함또한 당연한 것이니. 이또한 성취동기를 부여하고 욕구를 발생시킴으로써 스스로의 능력을 배가시킬 것이니 역시 조정의 득이라 아니라 할수 없습니다. 관리된 자가 타인의 급제를 시기하여 관리간에 위화감이 조성된다면. 어찌 그런 자를 관리라 할 것이며 그런 자에게 주상께선 과연 무슨 책무를 내리시겠습니까? 그런 사조의 상황에서 대과는 관리된 자로써 가문을 빛내고 입신하여 양명하는 가장 확실하고 자신의 능력을 평가받는 최고의 기회라 아니할수 없으니. 이를 막는 다는 것은 고위직에 오를수록 기회가 적어짐을 의미하는 것이라 아니할수 없습니다. 전하께서 말씀하시기를. "10월에 별시를 시행하지 않은 것과 같이, 앞으로는 매월 별시가 있다고 할 수 없을 것이며, 또한 과인 스스로도 특별한 일이 아니면 시행을 하려 들지 않을 것이다. 만약 시행한다고 하면 별시의 경우에는 그 취재 인원을 극히 제한할 것이니, 과거가 남발될 일은 없을 것이다. 대과를 시행하면서 유생들의 문제와 현직 관리들의 문제를 달리한다면 채점을 함에 있어서도 서로 기준이 달라야 할 것이니, 과거를 나눠 실시함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문제의 성격이 다른데 어떻게 합계하여 장원 이하 갑과, 을과, 병과의 급제자를 나눌 수 있겠는가." 하셨으나. 별시의 시행은 나라의 큰 경사가 있는 등의 특별한 상황에서 시행되는 것이니 이를 시행하지 않는 것은 오히려 당연한 일이라 할 것이며. 대과란 국가의 인재를 선발하는 중차대한 일임에도 대과의 시행이 한달에 한번이니 이미 남발된다 하지 않을수 없으며. 이미 기 시행된 과거의 과거시험에서 시제는 사조에 관한 것과 윤리에 관한것, 현실에 관한 것등. 그 성격이 달랐으나 그렇다고 특별한 기준을 세워 각각 채점한 적은 없었으며. 지금까지 시행됨에 아무런 문제점도 없었으니 어찌 그것을 "시행하면서 유생들의 문제와 현직 관리들의 문제를 달리한다면 채점을 함에 있어서도 서로 기준이 달라야 할 것이니, 과거를 나눠 실시함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문제의 성격이 다른데 어떻게 합계하여 장원 이하 갑과, 을과, 병과의 급제자를 나눌 수 있겠는가." 하시나이까. 소신 전하께 주청드리오니 현재 시행되는 대과를 석달의 한번으로 줄이시고. 만일 그것으로 관리의 충원이 어렵다 하시면 필요한 인원만큼 별시를 시행함으로써 충원토록 하시옵소서. 사조는 이제 기틀을 잡아 각 아문마다 인원이 충원되었으나. 현재 마땅한 책무가 없어 그 능력을 썪히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니. 이는 호조가 그렇고 공조가 그러하며 병조또한 마찮가지 이옵니다. 이런 상황에 매달 시행되어 충원되는 대과의 수많은 인재들에게 어떤 책무를 내리실 것이며. 필요한 소수의 인원만을 충원한다면 어찌 그것을 조선의 정기 대과라 칭할수 있겠나이까. 만일 주상께서 소신의 목을 내어 놓으라 하신다면. 소신 기꺼이 목을 내놓을 것이며. 소신이 식견이 낮고 신하된 도리를 져버렸다면 파직을 감수하겠으니. 부디 이번 대과의 현직관리 참여를 금지한 하의 전교는 거두어 주시옵소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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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