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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 제78차 소과 진사시 응시
: 근래 들어 민국(民國:대한민국)의 사극이 어긋난 역사적 사실과 다른 배경, 흥미 위주의 파격적인 전개, 혹은 지나친 의복(복식) 파괴 등으로 많은 논란을 사고 있는 것이 실정이다. 이러한 사극의 변화는 여러 장단점이 있는데, 어떤 장단점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또 사극의 이러한 현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응시자 본인의 의견을 기술하라. (200자 이상으로 답안 작성) ---------------------------------------------------------------------------------- 구분 : 진사시 답안 내용 : 사극(史劇)의 본뜻은 “역사에 있었던 사실을 바탕으로 하여 만든 연극이나 희곡”이다. 그러나 최근 방영되고 있는 사극들의 경우 대다수가 ‘퓨전사극’을 표방하고 있으며, ‘전통사극’이라고 부를 수 있을만한 것은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 같이 사극에 ‘퓨전(fusion)’이라는 요소가 가미되는 현상이 나타나게 된 이유는, 무엇보다도 드라마의 주요한 시청자 그룹인 여성들에 눈높이를 맞춘 결과가 아닌가 생각된다. 예를 들자면, 언제부터인가 사극에 ‘멜로(melo)’라는 요소가 도입되었다는 점을 생각해볼 수 있을 듯하다. 필자의 기억으로는 KBS에서 제작·방영된 사극 중 ‘한명회(1994)’와 ‘용의 눈물(1996)’이 가장 엄격한 의미에서의 전통사극이라고 말할 수 있으며, ‘태조왕건(2000)’에서부터는 ‘멜로’라는 퓨전적 요소가 조금씩 가미되었다고 말할 수 있을 듯하다. 그러나 ‘태조왕건’을 포함하여 그 이후 제작된 ‘명성황후(2001)’나 ‘불멸의 이순신(2004)’까지는 적어도 문헌상 고증이 가능한 실존인물을 중심으로 ‘멜로’라는 퓨전적 요소가 실험적으로 가미되는 정도였다면, ‘대조영(2006)’부터는 문헌에 등장하지 않는 인물들이 대거 등장하였을 뿐만 아니라, 가상의 인물을 설정하여 멜로라는 요소도 대단히 적극적으로 가미되기 시작하였다고 생각된다. 문제는 KBS에서 제작·방영되는 사극들이 여전히 ‘전통사극’임을 표방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점에 있다. 예를 들자면, 최근 방영되고 있는 ‘대왕의 꿈’의 경우 ‘전통사극’을 표방하고 있지만 실상은 ‘전통사극’도 ‘퓨전사극’도 아닌 대단히 어정쩡한 장르의 사극이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그러한 이유 때문에 정치적 색채가 짙은 ‘전통사극’의 주요한 시청자 그룹인 남성들을 끌어들이지도 못하였고, 멜로적 색채가 짙은 ‘퓨전사극’의 주요한 시청자 그룹인 여성들에게마저 외면을 받아버린 것이다. 어떤 의미에서 본다면, ‘전통사극’에서 ‘퓨전사극’으로의 변화는 시대의 흐름일 수도 있다. KBS에서 제작·방영되는 사극들의 시청률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는 사실은 대중들이 ‘전통사극’에 더 이상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는 반증일 수도 있는 것이다. 요 몇 년 사이에 사랑받았던 사극들이 대개는 SBS와 MBC에서 제작·방영된 ‘퓨전사극’이었다는 사실을 생각해보면 ‘전통사극’이 설 자리는 더더욱 좁아질 듯하다. 그렇다면 이제 ‘퓨전사극’의 유행이 우리 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가의 문제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우선 장점으로는, 흔히 생각할 수 있듯이 ‘퓨전사극’이든 ‘전통사극’이든 시청자들로 하여금 역사라는 주제에 대해 흥미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이 있다. 다시 말하자면, 어렵게만 생각되는 역사라는 주제를 드라마를 통해 쉽게 풀어냄으로써 친근감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중고등학생들을 가르칠 때 딱딱하게 “영조(英祖)는 누구이고, 정조(正祖)는 누구이며, 그 업적에는 무엇이 있다.”라고 말하기보다는, 같은 설명을 하더라도 “드라마 ‘동이(2010, MBC)’에 나온 한효주 아들이 영조이다. 정조는 드라마 ‘이산(2007, MBC)’에 나온 이서진이다.”라는 언급과 함께 설명을 한다면 학생들은 오히려 더욱 친근하게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위와 같은 순기능 외에도 역기능 또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우선 가상의 스토리마저 역사적 사실로 받아들일 소지가 다분하다는 점을 생각해볼 수 있다. 예를 들자면, SBS에서 제작·방영된 ‘뿌리깊은 나무(2011)’에 나타나는 ‘밀본’이라는 비밀결사가 실제 문헌상으로는 파악하기 어려운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상당수의 사람들이 그 실존에 대해 혼란스러워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위에서 지적한 문제보다 더욱 큰 문제는 특정 시대설정 이외에는 인물과 스토리 등 모든 것이 완전히 허구인 ‘퓨전사극’에 실제 역사인물을 등장시켜 그 인물상을 훼손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태왕사신기(2007, MBC)’의 광개토대왕을 생각해볼 수 있으며, 최근 MBC에서 방영되고 있는 ‘구가의 서’의 경우에도 조선이라는 시대 이외에는 완전히 허구의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순신이라는 민족의 성웅이 등장하여 그 실제인물상을 해칠 수 있다는 점에서 대단히 우려되는 바이다. 차라리 ‘해를 품은 달(2012, MBC)’과 같이 일체의 실존인물을 등장시키지 않는 전면적인 허구의 사극이라면 그러한 우려가 없을 것이다. 드라마의 제일의 목적은 시청률에 있다. 그러다보니 드라마의 내용전개는 대중들의 취향에 대단히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이제 와서 다시 엄격한 고증을 바탕으로 한 ‘전통사극’을 제작한다고 하여 그것이 시청자들로부터 사랑을 받을 수 있을 것인지는 의문이다. 그보다는 차라리 ‘퓨전사극’이라는 시대의 흐름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이용하여 역사라는 주제를 좀 더 친근감 있는, 어렵지 않은 주제로 만들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더욱 현실적인 고민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결론에서는 대단히 원론적인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을 듯하다. 바로 ‘역사교육의 강화’이다. 아무리 ‘퓨전사극’이 유행하고, 아무리 ‘퓨전사극’으로 인해 역사인물의 실제상이 훼손된다고 하여도 그것을 바로잡아 줄 수 있는 장치, 즉 제대로 된 역사교육이 이루어진다면 아무런 문제가 될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지하다시피 우리 사회의 역사교육에는 여러모로 많은 문제들이 산적해있다. 박근혜정부가 그와 같은 문제들에 좀 더 관심을 기울이고, 바로 선 역사관의 정립을 위해 노력해주기를 바라며 글을 마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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