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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 제91차 소과 진사시 응시
: 현재 민국(民國:대한민국) 청와대 내부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이 '현대판 십상시의 발호'라는 여론의 비판을 받고 있다. 현재 민국 정권에서 이러한 의혹들이 발생한 원인을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또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겠는가. 응시자 본인의 의견을 기술하라. (200자 이상으로 답안 작성) ---------------------------------------------------------------------------------- 응시 과목 : 진사시 답안 내용 : 암군(暗君)의 상징으로 환령(桓零)이라는 표현을 흔히 쓴다. 이는 후한 말의 황제인 환제(桓帝)와 영제(零帝)를 묶은 것이다. 이 중 영제는 불과 12세의 나이로 황제에 즉위하게 되는데 재위 기간 동안 환관들을 총애하였다. 제2차 당고지화(黨錮之禍), 황건적의 난 등이 발발하며 나라가 망국의 길로 접어든 것은 모두 이 때문이다. 특히 영제는 환관 장양(張讓)을 아버지, 조충(趙忠)을 어머니라고 부르며 따랐는데 이 둘을 포함하여 10명의 환관이 조정을 좌지우지하며 무소불위(無所不爲)의 권력을 누렸다. 또한 이들은 어린 영제를 정치로부터 관심이 멀어지게 만들고 천민 출신의 하씨를 황제의 후비(后妃)로 밀어 올리는 등 주색(酒色)에 빠지게 하였다. 우리는 이 10명의 환관을 십상시(十常侍)라고 부른다. 그 후 수많은 시간이 흐르고 작금의 민국(民國)에서는 여론들이 ‘현대판 십상시’가 발호(跋扈)했다고 하며 현 정권을 비판하고 있다. 지난 11월, 소위 ‘정윤회 문건’이라고 불리는 것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정윤회 문건은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보고한 <靑 비서실장 교체설 등 관련 VIP(정윤회) 동향>이라는 제목의 문건을 일컫는 것으로, 세계일보에서 이를 입수한 후 언론에 공개한 것이다. 이 문건에 의하면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의원이던 1998년부터 2004년까지 보좌관을 지낸 정윤회가 2013년 10월부터 매월 2회 정도 상경하여 서울 강남의 모처에서 비서관 중에서도 핵심 인물인 이재만 총무비서관, 정호성 제1부속 비서관, 안봉근 제2부속 비서관을 비롯한 10명의 관계자를 만나 국정운영에 개입하고 청와대 내부 상황을 체크하는 등 막후(幕後)의 실세로 활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사건은 정윤회 등 청와대 관계자들과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의 주장이 서로 엇갈리며 이전투구(泥田鬪狗)의 양상을 보이고, 특히 문건 유출 혐의를 받은 최 모 경위가 스스로 목숨을 끊자 더욱 의혹이 확대되었다. 그렇다면 이러한 의혹들이 발생한 원인은 무엇인가? 근본적으로 대통령의 가족과 측근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최측근이라고 할 수 있는 청와대 비서관들과,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 EG회장까지 연루되어 있다. 향간에서는 정윤회의 국정 실세 의혹을 넘어서 정윤회와 박지만 회장의 권력 암투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실상 대통령의 측근들이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문민정부에서는 김영삼 대통령의 차남인 김현철이 각종 청탁 비리와 국정 개입으로 ‘소통령(小統領)’이라고 불렸고, 국민의 정부에서는 김대중 대통령의 세 아들인 홍일, 홍업, 홍걸이 각종 금품 수수 비리로 ‘홍삼트리오’라는 오명(汚名)을 얻었다. 참여정부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의 형인 노건평이 ‘봉하대군’으로 불리며 구설수에 올랐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모든 일은 형을 통한다.’라고 하는 ‘만사형통(萬事兄通)’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의원이 문제가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측근 문제는 박근혜 정부에까지 내려온 것이다. 대통령이 되기 이전부터 대통령을 보좌해 온 소위 문고리 3인방과 정윤회, 그리고 박지만 등을 엄중 관리하지 못한 대통령 본인의 책임이 크다. 다음으로, 의혹을 해결하기 위한 수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에 의혹이 수습되지 못하고 더욱 커진 것이다. 이번 검찰 수사는 정윤회와 일부 측근 비서관들이 국정을 농단했다는 의혹에서 탈피하기 위한 확실한 해결책이 되지 못하였다. 대통령은 해당 문건의 내용을 찌라시라고 전제하고 찌라시 얘기에 나라가 흔들리고 있다고 성토(聲討)하면서도 청와대 공식문건이고 대통령 기록물이므로 문건 유출은 국기문란 사건이라고 규정하였다. 검찰 수사는 이러한 대통령의 발언에 맞춰 이루어졌다. 검찰은 문서 내용의 시시비비(是是非非)를 가리는 것이 아니라 문서의 내용은 애초에 허위로 보고 문건을 누가 어떻게 유출했는지만 집중했다. 게다가 대통령의 측근들은 검찰 수사에 응하며 서로가 서로를 공격하니 결국 이러한 혼전(混戰)를 바라보는 국민들은 청와대 내부의 암투가 외부로 유출되었다고 밖에는 인식할 수 없는 것이다. 실제로 민국의 한 여론기관에서 전국 1,000여 명의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의하면 이번 검찰 수사에 대해서 신뢰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사람들이 63.7%로 과반을 넘었다. 이번 사건에서 최선의 해결책은 비선라인의 국정 농단이 있었는지의 여부를 가리는 것이었다. 그러나 현대판 십상시의 실체를 규명하는 것은 실패했다. 검찰에서는 청와대 내부 문건 유출 혐의가 있는 조응천 전 비서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며 수사를 종결하려는 분위기이다. 현재 시점에서 차선을 찾는다면 대통령의 남은 임기 동안에 이 같은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인사쇄신을 단행(斷行)하는 것이다. 국정 농단의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만, 정호성, 안봉근 비서관 그리고 내부 비서관들을 다스리지 못한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 등의 퇴진이다. 인사 쇄신을 통해 국정을 하루속히 정상화해야 한다. 박 대통령이 자기 사람을 쉽게 내치지 않는 성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쉽지 않은 방법이다. 그렇다고 살을 베어 주고 뼈를 취하는 것이 아닌 뼈를 끊어 주고 살을 취하는 어리석은 짓은 말아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과 그 측근들이 암군과 간신의 상징으로 남을 것인가 아니면 성군과 충신의 상징으로 남을 것인가는 본인들의 몫이다. 하지만 아직 늦지 않았다. 3년의 임기가 남았고 십상시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남아있다. 지금은 읍참마속(泣斬馬謖)의 고사를 헤아려 볼 때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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