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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 제74차 소과 생원시 응시
: 조선왕조에서 세자 책봉을 받았지만, 왕위에 오르지 못한 인물들이 여럿 있다. 인조의 장자인 소현세자도 그 중 한 명인데, 어떤 이들은 소현세자가 요절하지 않고 왕위에 올랐다면 조선의 근대화가 일찍 일어나고 결과적으로 조선을 크게 발전시켰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응시자는 과연 소현세자가 왕위를 계승했다면 조선에 크게 발전했을 것으로 생각하는가, 아니라고 생각하는가. 또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응시자 본인의 의견을 기술하라. (200자 이상으로 답안 작성) ---------------------------------------------------------------------------------- 응시 과목 : 생원시 답안 내용 : 소현세자는 본디 인조반정으로 광해군을 폐하고 보위에 오른 인조의 장남으로 병자호란을 이유로 하여 청국에서 오랜 볼모생활을 하였으며 그 와중에 청에 들어온 앞선 서양문물을 보며 앞선 청의 문물을 들인다면 조선을 부흥하게 될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고 익히 알고있습니다. 하여 오늘 세간에는 많은이들이 소현세자가 요절하지않고채로 보위에 올랐다면 그 치세기때에 다양하고 발전된 서양문물을 받아들여 조선의 발전을 꾀할 수 있었을 것이며 그 결과로 지금의 역사와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 많은 치욕을 받지않았을수도 있으며 지금의 민국이 더욱 부강하고 발전된 모습으로 굳건했을꺼라는 의견들이 왕왕한 일입니다. 허나 소인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이유로 소현세자가 보위에 올라 친정을 하였다 하여도 지금에 비교하여 그들의 생각처럼 많은 변화를 꾀했었을수는 없었으리라 사려되니 인조대왕의 치세기를 보자면 주로 서인이 정국을 주도하였음인데 서인의 뿌리는 사림, 즉 경학파인 까닭에 애초에 명국을 숭양하고, 현실보다는 관념을 중시하였기 때문에 대소신료들중 감히 오랑캐인 청국에 화친(和親)하자 하는 이가 없었으며 더욱이 화청(和晴)하는 것은 일전에 중화와의 의리를 지키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폐위된 폐주(廢主)인 광해를 옳다하는 것이니 대소신료들은 물론이거니와 소현세자가 그리하는 것은 곧 아비인 인조와 그 후손인 소현세자 스스로에 대한 부정이 되는 일인지라 현실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니 이것이 그 첫번째 이유입니다. 또한 그렇지 않다 하더라고 대저(大抵) 사대부란 당파를 불문하고 소중화의식(小中華思想)에 의하여 명국에 사대함이 지극히 온당하다 여겼음이 누구나 아는 일일것입니다. 청국이라는것이 명청멸하고 스스로 황제국이라 칭한 나라인지라 조선은 그들을 오랑캐라 부르며 감히 상대하지를 않던 상황입니다. 헌데 이러한 시국에 왕이 스스로 나서 오랑캐이고 원수국인 청국의 문물을 본받아 따르자고 하자 하는 것은 명과의 의리를 저버린 채 오랑캐와 화친(和親)하자는 것이니, 어찌 사대부들이 이를 가만히 두고 보려하였겠습니까? 이같이 그 당시에 집권세력인 서인들의 사상이 대체로 이러하니 청과 화친하여 문물을 받아들이는것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 것입니다. 가까히 광해때의 일을 보자면 광해를 지지해주던 대북의 인사(人士)들 조차 당시의 시국에 어려움이 많았음에도 불과하고, 온전히 청을 쫓자하는 것도 아닌 종사의 보존을 위한 중립외교조차 명과의 의리에 어긋난다며 반(反)하였으며, 종국에는 폐주(廢主)가 되어 왕이아닌 군이되고말았던 일이 이를 보여주는 일이아니겠습니까? 물론 온전히 이러한 이유 하나로 일어난일은 아님은 소인또한 잘 알고있으나, 이같은 일이 궁극적인 명분이 되었음은 분명 부정할수없는 일입니다. 또한 소현세자가 마침에 보위에 올랐다 한들 소현세자의 의견을 뒷받침해줄 지지세력 이라고는 없었음이 그 두 번째 이유입니다. 광해군대의 일을 보자면 광해가 보위에 오르도록 도운, 소수이긴 하였으나 분명 북인이라는 지지세력이 있었습니다. 허나 그러한 상황임에도 불과하고 광해스스로의 정치적으로의 견해를 마음껏 펴지 못하고 강한 반발에 부딪혀 할수있는일은 소수에 그쳤으니 이것이 그 세번째 이유입니다. 지지세력이 없는 소현세자가 내는 정책, 특히 그 내용이 화청이라면, 그것이 어찌 가당키나하였겠습니까 이러한 세태(世態)를 두고볼때 물론, 소현세자가 보위에 올라 나름대로 조선을 바꾸기 위한 노력은 할 수 있었을지 모르는 일이나 실제로는 현실과 사대부라는 벽에 가로막혀 많은 개혁을 꾀할 수는 없었으리라 사려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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