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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생] 제61차 대과 문과 응시
문과 시제 (시험 문제) : 최근 민국(民國:대한민국)에서 젊은 세대의 문해력 논란이 심화하고 있다. 예를 들면 금일을 금요일로, 중식을 중국 음식으로 아는 경우인데, 그 이유를 디지털 매체의 범람으로 독서 인구가 감소했다거나 한자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있다. 응시자는 이러한 문해력 문제가 어디에서부터 비롯되었다고 생각하는가. 또 문해력 논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하겠는가. 응시자 본인의 의견을 기술하라. (300자 이상으로 답안 작성) ---------------------------------------------------------------------------------- 답안 내용 : 감히 생각하건대, 세상에 요사이 젊은 세대의 문해력이 크게 저하되었다 하나 이것이 바로 오늘내일의 일이 아니요, 단순히 독서량이 낮기 때문만도 아니며, 한문 교육이 사라져서도 아니고, 나라의 교육, 풍속, 매체가 모두 함께 기울며 생긴 누적된 병폐입니다. 공자께서 이르시길, 나날이 배우고 익히면 어찌 즐겁지 아니한가라고 하셨으니, 옛 사람들은 때맞춰 배우고 익히는 것을 큰 즐거움으로 여겼습니다. 허나 오늘날 아이들은 이보다 시험의 정량적 점수에만 매달리니 배우되 즐거움이 없고, 익히되 깊고 넓지 않습니다. 첫째로, 민국의 교육제도가 문제를 푸는 데에만 급급하고 사색과 변석을 소홀히 여긴 지 오래되었습니다. 예전에는 사서삼경을 익히고 뜻을 풀게 하며, 글을 지어 생각을 시험하게 하였으나 이제는 요지만 외우게 하여 선택지를 고르는 데에만 몰두하니 학생으로 하여금 문맥을 붙잡는 힘을 기르지 못하게 합니다. 둘째로, 가례가 무너졌습니다. 본디 부모가 책을 읽어주며 아이의 눈과 귀를 열어주는 것이 아름다운 풍속이었으나 이제는 온 집안이 각기 화면을 들여다보며 서로 통하지 않으니, 예절과 언어를 익히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언어가 줄고 생각이 짧아지니 어찌 깊은 글을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 셋째로, 디지털 세상의 흐름이 지나치게 빠릅니다. 매 순간 변화하는 숏폼과 수많은 알림이 눈과 마음을 흔들어 글자를 채 읽기도 전에 생각이 다른 데로 옮겨 갑니다. 예를 따뜻이 되새기기도 전에 곧 잊어버리고, 새로운 것도 곧 시들어버립니다. 넷째로, 사회 전체가 인문학을 홀대합니다. 문학, 철학, 역사학을 멀리하며 인간을 깊게 만드는 학문을 중시하지 않으니, 말이 가벼워지고 사상이 얕아졌습니다. 주공이 하루 세 번 몸을 숙였다 함은 자신을 낮추고 배움을 부끄러워하지 않았다는 것인데, 오늘날에는 배움을 멀리하고 본인을 내세우는 스펙을 중시하니 그 마음이 시든 것입니다. 삼가 아뢰건대, 이 병폐를 고치려면 여러 길이 함께 나아가야 합니다. 첫째, 국교인 공교육이 스스로 새로워져야 합니다. 정독과 논술을 강화하고, 스스로 읽고 쓰는 시간을 보장해 시험도 다만 답을 고르게 할 것이 아니라, 글의 맥락을 짚어내도록 가르쳐야 합니다. 둘째, 한문 교육을 되살려야 합니다. 언어의 뿌리를 알게 하고 글자 하나에 겹겹이 들어있는 뜻을 간파하게 하여 글을 함부로 흘려보내지 않고 세상의 글이 어떻게 이어지는지 깨달아야 합니다. 셋째, 독서의 풍속을 살려야 합니다. 어른이 솔선하여 독서하고 함께 글을 읽으며 생각을 나누어야 글 읽는 즐거움이 심깁니다. 넷째, 나라와 사회가 글과 생각을 귀하게 여기는 기풍을 세워야 합니다. 말이 글이 되고 글이 생각이 되는 사슬을 회복하기 위해 도서관을 늘리고 토론 문화를 장려하여야 합니다. 옛 성인은 나라의 즐거움이 재능 있는 인재를 얻어 가르치는 데에 있다고 하셨습니다. 그렇다면 반드시, 우리 사회는 글맛을 알고 생각이 깊어져, 언어가 무겁고 사상이 단단해질 것입니다. 다만 이 말씀 감히 아뢰어, 교육과 가정과 사회가 다시 글을 귀하게 여기고 사유의 힘을 기르기 바랄 뿐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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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필종
정환유
정환유
이동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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