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가 제자들과 함께 여행을 하던 중 양식이 떨어져 오래도록 식사를 하지 못한 일이 있었습니다. 이 때 제자인 안회가 쌀을 구해와 밥을 지었는데 공자는 놀라운 광경을 목격하게 됩니다. 가장 아끼는 제자인 안회가 스승보다 먼저 밥솥에서 밥을 한 움큼 집어먹고 있었던 것입니다. 공자는 실망한 마음에 안회가 밥상을 들여오자 먼저 그 밥으로 조상에게 제사를 지내라고 말합니다. 제사 음식은 깨끗하고 아무도 손을 대지 않아야 함을 안회가 알고 있었기에 스스로 잘못을 뉘우치게 하고자 함이었습니다. 그러나 안회는 오히려 공자를 부끄럽게 만듭니다. “스승님, 제가 밥솥의 뚜껑을 열었을 때 흙덩이가 떨어졌습니다. 스승님께 올리자니 더럽고 버리자니 아까워 제가 먼저 그 부분을 먹었습니다. 이 음식으로는 제사를 지낼 수가 없을 듯합니다.” 때로 사람들은 자신의 눈과 머리를 지나치게 신뢰합니다. 그러나 그것에 따라 함부로 사람을 단정하거나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독선과 오해는 바로 자신의 눈과 머리로부터 유발되기 때문입니다.
(글=훈련도감 정병 묵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