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민일보] 제01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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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안도 백성 정병욱 발행 - 개인 발행 소식지 제011호 - 개국619(2010)년 3월 13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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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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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원교향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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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우미화 제9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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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스님께서 그 크신 어른께서 돌아가셨다. 나는 그 가운데 제주도에 유학하면서 처음으로 읽는 소설에 대해 느낀 점을 말하고자 한다. 그 소설은 불란서 소설가인 앙드레 지드의 <전원교향곡>이라는 소설의 느낀 점에 대해 말해보고자 한다.
이 소설의 스토리는 1인칭 시점에서 쓰여진 소설이면서도 일기를 쓰는 형식의 소설이다. 주인공인 목사가 시각장애를 가진 고아를 만나면서부터 겪는 이야기다. 이 이야기의 주제는 종교적인 신념에 대해 잘 묘사하는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같은 그리스도교이면서 가톨릭과 프로테스탄트로 갈라져나가 갈등을 하는 것과 똑같다. 그는 목사이면서 종교에 대한 규율을 지키려는 외골수의 면모를 보인다. 그 면모를 보는 가운데 아들인 자크와 종교적인 신념에 대해 말다툼을 하는 등 마찰을 일으키곤 한다. 그런 모습의 한 부분에서 시각장애인인 제르트뤼드에게 사랑을 동시에 준다. 그녀가 눈을 뜨게 되는 과정에서 말을 깨우치고 눈이 트일 때까지 목사의 사랑을 받으며 살아가는 과정에서 자크와의 사랑을 버리지 못하였다. 그리고 세상이 이상적이라는 것을 알게 되지만 시력이 좋아지면서부터 자신이 목사를 좋아하지 않고 자크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깨달으면서 스스로 자살하기에 이르렀고 그녀가 좋아했던 자크는 가톨릭으로 개종해 신부가 되는 것으로 결말이 맺어졌다.
자신의 원죄를 알게 된 제르트뤼드의 모습이 내 모습과 동화되는 분위기였다. 자신은 세상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목사에게 믿다가 그 목사가 외골수로 살아간 그 모습. 그녀로서는 우물 안 개구리가 돠어버리어 갈등을 느끼는 그 광경이 송두리째 그녀에게 닥쳐오는 순간과 종교적인 타협이 없는 가족 간의 종교분쟁에 대해서 작가 또한 어린 시절에 가톨릭 신자인 아버지의 죽음과 더불어 신교 신자인 어머니 밑에서 규율 아래에서 살아가야 한다는 교육을 받은 그는 속으로 반항을 했을 만큼 종교적인 갈등이 있었기에 걸작이라고 할 수 있는 전원교향곡이 나오지 않았나 싶다.
다음 주에 독후감을 연재해주실 분은 간찰로 연락주세요. |
세손은 이후 임금인 할아버지 밑에서 공부하게 되었다. 王道(왕도)의 길에 대해 배우기도 하여 할아버지에게 많은 가르침을 받아 자신도 어느덧 세력을 키우기 시작했다. 그의 측근인 鄭民始(정민시)와 洪國榮(홍국영) 등을 포용해 개혁을 이끌어나가는 준비를 취하고 있었다. 그리하여 그는 세자 지위에 올랐고 왕위를 이을 후계자로 정해졌다. 1776년 영조는 팔십 여 년 살다가 생을 마감하고 그의 후계자인 세손인 산이 왕위에 올랐다. 그는 효장세자의 양자로서 왕위에 올랐다. 이미 즉위식에는 거행되었고 백유석대감은 새 임금에게서 중앙관직에 나아갔다. 이에 왕이 친히 미화에게 올 것을 청하니 그녀가 직접 다가가 왕위에 오른 것에 대해 감축 드린다고 인사했다. 이에 정조가 웃으면서,
“大夫人(대부인).”
“예, 전하.”
미화가 대답했다.
“저한테 힘이 되어 주어 정말 고맙소.”
“별 말씀을 하십니다.”
웃으면서 임금이 시를 읊어주기를 청하였다. 이에 미화는 시를 읊었다.
태평천세를 누리고자
천지를 다스릴
봉황의 아름다운 자태
어버이요 스승인
그 어지신 얼을 얻으신
天王(천왕)께
감사하오며
은총을 받으소서.
이에 강복 받아 정조임금은 부인에게 신뢰를 가졌다. 그 후 백유석대감이 在野(재야)에서 공부했던 실학자들이 미화의 집에서 모였다. 그리하여 이들은 實利主義(실리주의)에 대해 토론하게 되었는데 미화는 이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이는 청나라의 北學(북학)에 영향을 미친 조선의 현실이었고 또 미화 자신이 겪을 현실이었다. 본래 북학을 수용하게 된 동기는 그다지 알 길이 없지만 孝宗(효종)이 北伐(북벌) 정책을 펴는 도중에 결국 사망하자 이에 학자들이 청나라의 문물을 받아들이려는 모습을 쉽게 보기도 하였다. 그래서 이들은 북학이라는 학문에 대해 깊이 연구하기도 하였다. 이는 조선에 자본주의의 맹아가 피어나기 시작했다. 實事求是(실사구시)에 근본을 두면서도 利用厚生(이용후생)을 중요하게 생각한 선비들은 백유석 대감에게 가 이 사실을 알리자 백유석 대감이 이를 받아들였다. 그래서 미화에게 가서 실학의 중요성을 알리자 미화에게 기회가 찾아왔다고 생각했다. 박지원과 정약용, 박제가, 유수원, 홍대용 등의 학자들을 만나 교류하기도 했다. 이 덕분에 백유석 대감은 미화에게 가서 이렇게 말했다한다.
“泰西(태서 : 서양)에 많은 변화가 왔다고 하오. 혁명이 일어나 평등을 이루었소. 士農工商(사농공상)이 다 평등하다고 하외다. 그 영향이 중국에서도 미치고 있으니 우리 조선도 백성들을 위하여 북학에 몸 담그지 않으란 법은 없소이다.”
“맞는 소립니다. 청나라에 문물을 본받아야지요.”
정조 8년 柳得恭(유득공)이 발행한 《발해고》라는 서적이 만들어졌다. 이 서적을 읽고 있던 미화는 순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 위대한 사건이 생길 줄이야. 곧 조선의 희망이 보인다는 것이 아니고 그 무엇이던가.’
조선이라는 나라가 만주의 넓디넓은 평야에 군림했던 역사를 가질 줄은 미처 몰랐다. 그러나 미화는 이 책을 읽으면서 조선의 정체성에 대해 한 걸음 나아갔다.
‘아, 안타깝기 그지없구나.’
이후 그녀는 백유석 대감의 소개로 정약용의 형이 되는 丁若鍾(정약종)이라는 이와 만나게 되었는데 미화에게 선뜻 西學(서학)에 대한 서적을 가져와서는 주기도 하였다. 그것도 두 개의 서적이었다. 우선 지봉유설을 읽고 난 후 천주실의를 읽는 가운데 지난날 봉수철 영감의 얼굴을 생각했다. 그녀의 어린 시절의 기억이 뚜렷하다.
사랑하는 나의 여인아
너는 지금 어디로 가느냐.
나도 매화꽃이 비처럼 내리던 날
나는 그날 너를 기다리고 있다.
푸른 하늘 아래 비처럼 내리는 매화꽃
매화향기를 맡으며 취한다.
나는 그날 너를 기다리고 있다.
매화향기를 맡으며.
버들잎보다 더 아름다운 매화야.
세세히 뿌리는 너의 그 잎은
하늘로도 승천하는구나.
桃園結義(도원결의)를 하던 지난 시절 앞에서
너의 그 잎은
아름답기 그지없다.
밤에 수놓은 별보다도
더욱 곱고
너의 그 잎은
하루하루가 아름답구나.
그녀는 눈을 감았다. 그리고 봉수철 영감의 그 귀에 어린 기도를 떠올린다.
‘천주님, 저 아이의 천진난만한 모습을 보여주시는 주님께 간곡히 청하오니 저는 이 아이를 보는 것이야말로 여한이 없사옵니다.’
그녀는 눈을 떴다. 순간 조선의 이상적인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개화의 물길을 되찾은 미화의 눈에서는 늙은 老軀(노구)의 몸임에 불구하고 강직한 모습을 유지하였다. 조선의 개화가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바라며.
나그네는 이 글을 써내려갔다. 회상하고 싶지가 않겠지만 나그네는 다시 일어나 강가를 거닐다가 초가집에 들어선다. 초가집이 그의 집인데 그 집에 들어선 나그네는 어두운 저녁노을을 바라본다. 책을 쓴 것이 거의 한 권이 다 써진 상태다. 부인은,
“서방님, 客(객)이 왔는데요.”
“누구요.”
“한양서 온 사람이라는데.”
나그네는 문을 열었다. 그랬더니 미화의 직계후손인 갓 서른 살이 된 사람이 왔다.
“무슨 일로 왔소.”
냉정히 나그네는 질문했다. 그러자 객이 왈,
“우리 조상이 되시는 우미화 할머니에 대해 쓰신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어쩌자는 게요.”
“우리 한양으로 갑시다. 유일하게 그 할머니를 본 사람이잖소.”
“내 그까짓 벼슬길하려고 이러는 게 아니오!”
“전하께오서 찾으시오.”
병이 든 나그네에게는 크나큰 부담이었다. 그 나그네는 왜 궁에 입궐하라고 하시냐고 울부짖었다.
“차차 치료받으면 되잖소!”
슬픔에 사로잡힌 나그네는 미화의 모습을 떠올렸다. 그 다음날 아침 미화의 回顧錄(회고록)을 쓴 空冊(공책)을 품에 안은 채 아내와 짐을 소달구지에 싣고 한양으로 향했다. 한양은 여전히 분주하기 그지없다. 인파들의 웅성거림. 시전을 나돌아 다니는 사람들 사이에서 나그네는 많이 낯이 설었다. 하지만 젊은 나그네가 집을 하나 사두었노라고 하며 그 집으로 들어가게 했다. 그리고는 나그네는,
“내 진심으로 거짓은 아니하오. 그러하니 짐을 정리해두고 갑시다. 도둑이 들 일이 없소이다. 하인들이 다 지켜줄게요. 나랑 같이 갑시다.”
두 사람은 궁궐에 들어섰다. 때는 1841년 憲宗(헌종) 7년. 헌종임금에게 알현을 청하였다.
“전하. 소인이 왔사옵니다.”
“바깥에 누구 있느냐.”
안에서 들려오는 임금의 목소리.
“우미화의 嫡孫(적손)인 백중국이 있사옵니다.”
“들라하라.”
문이 열리고 두 사람은 들어섰다. 헌종임금이 웃으면서 백중국의 손을 잡았다.
“자네가 그 유명하다는 우미화의 후손이더냐.”
기뻐하며 객은,
“그러하옵니다! 전하!”
헌종임금은 얼른 백중국에게 자리에 앉을 것을 청하였다. 자리에 앉은 두 사람. 백중국의 눈은 기분이 어정쩡하나보다.
“그래, 자네가 우미화에 대한 글을 쓴다고 들었네만. 잘 되어 가는가.”
그리고 웃으면서 헌종임금 왈,
“내 자네의 筆力(필력)을 팔백만 백성들이 능히 알만하다고 들었다. 일개 韓石峯(한석봉)에 비길 자가 없다 하던데 그 필력이 어디에서 나왔던가.”
그때 백중국은 그리고는 그의 품에 있던 다 쓴 서책을 임금에게 바치었다. 울부짖으며 헌종임금을 불렀다.
“전하.”
하며 두려운 마음을 추스르고 있었다.
“그래, 무슨 일이오?”
“전하.”
“말해보시구려.”
“소인이 쓰고 있는 글 가운데 서학에 대한 이야기가 있사옵니다.”
세상물정 모르던 헌종의 모습을 보기 싫은 백중국의 얼굴에서는 눈물이 나왔고 비명을 질렀다.
“으……으악!”
이에 놀라며 헌종임금이 달려와 백중국을 품을 안았다.
“괜찮네. 내 자네를 잡아서 죽이진 않는다네. 괜찮네. 괜찮아.”
하던 헌종임금도 눈물을 보이고야 말았다.
“나도 세상물정을 모르는 사람인데 우리는 同病相憐(동병상련)이구려!”
순조의 왕비 純元王后(순원왕후)의 섭정아래에 이렇게 왕위에서 좌지우지되는 자신의 갈등에 고뇌하였기에 백중국의 심정을 이해했다. 이리하여 백중국이 쓴 책을 받아 헌종임금은 읽고 또 읽었다. 드디어 승정원에다 이 책을 보급하라 일렀다. 그 후 印刷版(인쇄판)을 만들어 백중국의 이름이 써진 《牛美華(우미화)》라는 책을 市廛(시전)에 팔려 백성들에게 크나큰 인기를 불러일으켰다.
그리하여 백중국은 헌종의 간절한 부탁에 승정원에 들어가 실록을 편찬하는 일에 동참하였다. 다시 새 출발하였고 부자가 되어 반가로 다시 거듭 태어났다. 일을 마치고 육조거리를 거닐며 우미화의 그 시절로 되돌아가 회상했다.
정조가 즉위하는 기간 동안 미화는 여태까지 벌어지는 당파싸움에 대해 이렇게 지적하였다. 단 한 문장으로.
당파싸움은 곧 집안싸움이다. 그리하여 집안이 콩가루가 될 수밖에 없으니 마땅히 나라가 興(흥)하기보다 亡(망)할 것이다.
이후 미화는 낙으로 四君子(사군자)를 그리고 난을 쳤다. 우미화의 필력에는 힘이 솟아올랐다. 자신이 쓰는 일기에서는 당시 조정에 대해 이렇게 지적했다.
양심이 무엇이기에 이리 난리더냐. 자신의 양심이라고는 내세울 자가 없더란 말이냐. 세상은 참으로 난리 아닌 난리로다. 노략질하는 사람이 있다면 얼씨구나 하고 무릎을 꿇겠구나! 이 얼마나 개탄할 일인가!
정경부인으로서의 지위를 통해 드러난 자신의 모습을 보던 그녀는 놀라움을 금치 못하였다. 愛國精神(애국정신)이 몸에 배인 사람이었다. 그리하여 이렇게 명언을 남겼다.
신은 세상을 창조하였으나, 죄악과 같은 악한 짓은 인간이 창조하였다.
이를 두고 여러분들이 바라본다면 서학의 이미지가 보이지 않던가. 바로 그녀의 뇌리에는 정의로운 사회를 바라는 몸짓이 아니던가.
훗날 홍국영이 동생인 元嬪(원빈) 홍씨의 죽음을 빌미로 권력을 장악하려 했지만 이에 무마되어 유배지로 가 비참히 생을 마감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미화는 비아냥거리는 말투로 비판했다 한다.
“국영은 어찌하여 세도에 눈이 멀었느냐!”
그녀의 외침은 곧 백성들의 신음소리에 짓눌린 울부짖음과 같았다. 세도가들이 판을 치고 벼슬아치가 되려고 돈으로 벼슬을 사고 관직에 오르는 파렴치한 인간들의 오만상을 비꼬듯 시를 지었다.
하늘에는 권세가 있다더냐.
하며 떵떵거리며 콧대를 높이 세우는
저 가여운 나그네야.
그 갸륵한 정성이 하늘에 강복할
그런 날만을 기다리다가
저승길에 가면
돈이 없다고 울던데
그 돈보다 더 중한 것이
민심을 동정하는 게 아닌가.
※ 우미화 마지막 연재인 10회를 연속 연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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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우미화 마지막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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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 개설 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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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85년 그녀에게 불행이 찾아왔다.
아버지의 죽음이었다. 아버지는 노환으로 돌아가신 거다. 그러나 아버지는 행복한 죽음을 맞이했다. 딸이 잘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온갖 근심걱정을 덜어낸 아버지의 편안한 昇天(승천)을 하였다.
그 뒤를 이어 어머니도 죽음을 맞이했다. 어머니도 편안히 가시었다. 어머니는 미화에게 말했다.
“미안하다. 내 딸아. 나가 그런 짓 안했으면 너를 평생 무식하게 살게 했을 텐데. 네가 이렇게 챙겨주니까네 얼마나 큰 기쁨인지 몰랐다. 네가 그런 아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네가 반가의 며느리도 되고 온갖 복을 다 받아 여한이 없다. 이 어미 원망하지마라. 단지 네가 걱정스러워 그러니까 이 어미에 대해 미련 갖지 마라. 알았제?”
어머니의 유언에 미화는 순응했다. 사랑하는 부모양친을 하늘로 보낸 미화의 표정은 고요한 연못과 같았다.
양친을 여읜 미화는 자식들의 귀향에 환영하였다. 자식들은 하나같이 눈물을 보였다. 어미로서 해준 도리도 없건만 늙은 자식들의 모습에서 가슴이 찢어지듯 아픈 그런 심정이었다. 자식들이 울기 시작하자,
“울지 마라. 뭣 때문에 우느냐. 울지 마라. 내 너희를 잘 키웠잖은가. 울지 마라.”
미화는 자식들의 울음에 안타깝게 생각했다. 그리고 당부하였다.
“너희들은 조국을 위하여 고군분투하여라.”
미화는 몇 년 전에 사망한 백 참봉이 운영하던 객주를 정리하여 남은 재산을 향반 출신의 막내며느리에게 물려주었다.
“어머니. 제가 왜 이 돈을 가져야만 합니까.”
“네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아가거라. 만약 돈을 불리거든 가난한 이에게 주어라.”
그는 비밀리에 천주학을 믿으며 시아버지의 죽음을 순응하였다. 그의 후손들에게 洪吉童傳(홍길동전)을 읽어주면서 義賊(의적)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었다.
“의적은 백성들을 愛民(애민)하는 존재다. 그 의로운 도적이 흔하디흔하다지만 자신은 점차 돈의 구렁텅이에 빠진다. 이는 천하다고 보는 거다. 돈이 무엇이기에 그리도 사람을 매혹시킨단 말이냐. 가혹한 현실에서 돈이 있다면 뭐든지 다 사고 보는 경우가 어디 있더란 말이냐. 이는 사람에게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것밖에 없다.”
이때 미화는 자신의 理想(이상)을 아이들에게 말해주었다.
“너희와 같은 자식들은 금쪽같은 내 아이다. 조선의 희망이요, 빛이다. 글을 읽지 못하는 아이들이 왜 그리도 많던가. 開化(개화)해야 한다.”
그때 우미화는 정조임금의 초대로 수원에 있는 현륭원에 같이 가게 되었다. 임금은 미화 부부에게 지팡이를 下賜(하사)하였는데 이에 강복하여 인사로 고마움을 표했다.
“전하, 성은이 망극하여이다.”
현륭원에서 사도세자에게 제사를 지내는 동안 惠慶宮洪氏(혜경궁홍씨)는 미화에게 다가가 고마움을 표했다.
“우 부인이 없었더라면 지금쯤 아버지가 가던 길로 들었을 겁니다. 이렇게 큰 고마움을 준 이가 어디 있습니까. 우 부인, 참으로 고맙습니다.”
이에 미화는 말했다.
“제가 무슨 염치가 있어 이렇게 도와드린 대가를 바라신단 말입니까.”
혜경궁홍씨는 미소하였다. 참으로 고맙다는 말을 들은 미화의 얼굴에서는 눈물이 피어올랐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난 1800년 정조임금이 49세를 일기로 薨逝(훙서)하였다.
이 시기에 남편 백유석대감은 停年退任(정년퇴임)하여 耆老所(기로소)에 들어갔다. 그곳에서 생활하던 그는 西曆(서력) 1805년 미화의 품에서 편안히 눈을 감았다. 그 뒤를 이어 경주정씨가 세상을 편안히 떠났다. 자신이 홀로 백씨집안을 지켜야만 하는 상황에서도 꿋꿋이 지내는 그녀를 보며 백성들은 일제히 그녀를 尊對(존대)하였다. 이 얼마나 좋은 일인가. 미화는 지난날을 돌이켜보았다. 노비로 태어나 지금까지의 삶을 돌아보면서 走馬燈(주마등)처럼 스쳐가는 미화의 삶. 그 삶은 참으로 파란만장하였다.
그런 그녀에게 또 다른 걸림돌이 있었으니 바로 천주교에 대한 박해가 그것이다. 자신은 서학이라는 학문으로 받아들인 이들 가운데 하나였지만 이렇게 가혹하게 탄압하는 광경을 미화는 目睹(목도)하였다. 비참히 殉敎(순교)하는 넋을 어떻게 말해야만 하는가. 姜完淑(강완숙)의 죽음, 정약용의 유배, 丁夏祥(정하상)의 순교, 미화의 눈에서는 피눈물이 나왔다.
‘자유라는 것이 이리도 가혹한 시련이란 말인가!’
이어서 黃嗣永帛書(황사영백서)가 일어나 임금이 이에 격노하여 대대적인 탄압을 실시하였고 그 즉시 황사영을 처형하고야 말았다. 그 뒤를 이어 제주도에서 민란이 일어났고 그 뒤를 이어 洪景來(홍경래)가 난을 일으켜 西都(서도) 일대를 불바다로 만들었던 사건이 벌어지는 격동의 세월을 보내는 동안 미화는 분노하기에 이르렀다.
‘이리도 가혹하단 말이냐! 벼슬길을 사고파는 그런 惡德(악덕)한 일이 있느냐! 이는 백성들에게 크나큰 시련을 주는 것이다! 나라를 그렇게 등쳐먹다가 나라를 말아먹는 아주 야비한 사람이 되지 않느냐! 백성들은 피에 굶주려 구걸하고 피를 토하는 그런 무고한 백성들에게 자유란 것이 없다더냐! 백성들의 목을 조르는구나! 이 이리 같은 자들아!’
그 험한 소리를 털어놓자 세도가들은 일제히 그녀에게 다가가 어린양처럼 용서를 들어줄 것을 청하였다. 그러나 미화의 고집을 알고 있는 세도가들은 물질적인 것들을 주었는데 미화는 냉정하게 말했다한다.
“그놈의 물건이 뭐기에 나를 賂物(뇌물)을 바친단 말이냐. 네놈들의 머리는 돼지머리로구나.”
이렇게 비꼬면서 미화는 웃었다. 1831년 순조 31년 130세를 일기로 오랜 장수를 누리어 편안히 눈을 감았다. 미화는 이렇게 유언했다한다.
“백성들에게 開化(개화)할 수 있는 삶을 살아야한다. 조선이 개화하거든 나한테 기쁜 소식을 알려주어라. 내 가서 천주께 가 있으니 자유를 주어라. 노비들에게 자유를 주어라. 자유로이 맑은 공기를 마시며 마음껏 착하게 살라고 말이다. 어리석든 않든 자유를 주어라.”
미화의 자손들은 일제히 그녀의 죽음에 통곡하였다. 그녀가 죽기 오 년 전 세례명인 ‘막달레나’를 지어 종부성사를 보았고 죽기 직전에 성호경을 그었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그녀의 죽음에 세도가들과 조정 신료들이 미화의 장례식에 참석하였는데 好喪(호상)을 치러주어 그녀를 백씨문중의 선산에 묻었다.
그 이야기의 결말은 이렇게 쓰여 있다고 한다.
역사의 女傑(여걸) 우미화, 그는 과연 조선의 진정한 筆力(필력)을 가진 여걸이다. 황후나 태후가 부럽지 않는 우미화의 모습이 하늘에서도 보이누나.
백중국은 고종이 즉위한 지 25년이 1888년 고향산천에서 살다가 편안히 임종하였다. 그의 집안은 곧 개화하여 천주께 나아갔다. 그 후 미화가 믿었던 신앙을 그대로 물려받았으며 죽기 전에 자식들에게 우미화에 대한 이야기를 쓴 사본을 주어 읽게 하였고 庚戌國恥(경술국치)를 겪은 증손자에 의해 책이 읽혀졌고 1930년에 그녀의 玄孫(현손) 任京善(임경선)이라는 작가에 의해 《女傑牛美華(여걸우미화)》라는 책으로 간행되었다.
이날 임경선은 자신의 조상인 우미화의 후손이라는 사실을 가지고 이렇게 글을 쓰기 시작했노라고 밝혔다. 이와 동시에 백중국이 쓴 우미화에 대한 이야기를 읽고 감명을 받아쓰게 되었음을 알려 제주의 김만덕의 선행과 더불어 우미화도 백성들을 위하여 헌신한 절개를 높이 평해야한다고 하며 여걸이라 강조하였다.
그녀의 일생에 대해 노래한 《女子(여자)의 睦月(목월)》이라는 책으로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키게 되었다.
이 글을 읽어주신 독자여러분 감사드립니다.
이 글은 실제가 아닌 허구임을 밝히는 바입니다.
후속작은 槿代라는 소설입니다. |
조민일보를 만들면서 모집할까 생각했는데 그것보다도 모임을 만들어야 할 듯 싶어 이렇게 독자여러분들께서 모임개설에 대한 의견을 주셨으면 하는데 어러분의 생각은 어떠하신지요.. 의견 많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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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림] |
이화님, 김민승님 팔괘장을 수여했습니다. 대단히 축하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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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재] |
槿代 (근대) 보덕 정병욱의 소설 제1화
1926년 서울 태평로.
이곳에 한 젊은이가 걸음을 걷는다. 그는 뿔테안경에 구라파 사람같은 이미지, 그리고 명석한 외모를 가진 젊은 친구를 만났다. 그가 누구인가하면 내 친구 槿代(근대)라는 이름의 이 사나이였다. 이 사나이와 내가 알게 된 건 도쿄에서 제국대학을 유학하면서부터였다.
이때 근대는 조선 유학생들 중에서 상위권을 차지하는 경지에 이르렀다.
그의 실력을 따라잡지 못하지만 이를 악무는 한이 있더라도 강도를 쫓아 잡아야하는 내 성질을 과연 잘 알까? 잘 안다면야. 하하하……
그리하여 근대를 만나고 하면서 서로 다정스레 지내면서도 서로 서먹거리는 것까지는 참는 성질이라 뭐라 할 얘기가 없다.
근대는 본래 반가 출신이었다. 그의 姓(성)이 沈(심)이다. 심.
그러나 그의 미소 뒤에는 어두움이 드리워져 있었다.
어둠이란……
무엇일까……
그 이야기를 꺼내본다.
사실 그는 무수리 출신의 어머니와 반가의 적통을 이은 아버지 사이에 태어났다. 이를 보고 문중에서는,
“호적을 파내라!”
할 정도로 반발이 심했다. 그만큼 근대의 부친도 상처를 많이 받았다. 그 당시에 명성황후가 시해당하는 직후인지라 갈피를 잡지 못하던 차에 혼인을 치르는 것이 무엇이 대수인가. 그래서 이들의 결혼은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다.
그래서 무수리는 龍台(용태)라는 근대 부친 사이에 근대가 태어난 셈이다. 이 사실을 알고 용태부친은 호되게 용태를 혼내기 시작했다. 이후 근대의 부친 용태는 다른 반가의 여자와 혼인하고야 말았으며 근대의 생모는 궁에서 나와 구걸을 하였다. 구걸하는 내내 어느 부잣집에 들어가 식모 노릇을 하였다고 했다. 몇 년 후 근대의 생모에게 상궁이 찾아와 말하길,
“그 아이 버리고 궁궐에 다시 가지 않으련?”
당시에 궁에서 하인이 아이를 낳은 것에 대해 적대하는 성향이 있었는데 바로 이번에 이야기한 것과 연관이 있을 수 있다.
“그까짓 궁궐이 망해가는데 왜 그곳에 갑니까! 싫소!”
상궁은 그녀에게 거금을 주면서 주막집을 하라는 권유에 생모는 열심히 근대를 위해 강인하게 살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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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욱
![[1]](./skin_board/a_standard/b_img/face/sd1.gif "[1]")
성삼문 
![[2]](./data/board/member/img/1/i_5c504795e8.gif "[2]")
이상수 ![[3]](./skin_board/a_standard/b_img/face/a1.gif "[3]")
진석호 ![[4]](./data/board/member/img/1/i_5ce33a2ee2.gif "[4]")
손수건 ![[5]](./skin_board/a_standard/b_img/attrib/man2.gif "[5]")
김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