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회지] 제01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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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조선문학회 발행 - 단체 발행 소식지 제011호 - 개국622(2013)년 01월 1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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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병욱의 소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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走馬圖(주마도)
2. 장질부사보다 무서운 삶 (9)
한편, 일본에서는 장영철이 마르크스주의에 심취해 있었다.
이때 교류한 사람은 서종필과 어준하가 있었다.
이들은 모두 졸업하여 귀국해 서종필은 조선일보 기자로 일하면서 급진적인 사회주의자가 되었으며, 어준하는 서종필의 뒤를 보아주어 사회주의운동을 일으키는데 공적을 쌓고 있었다.
이들과 마찬가지로 영철은 신간회에 가담해 심부름꾼 노릇을 하고, 그와 동시에 광주학생운동에 가담해 옥고를 치른다는 소문이 호기네 집에서도 널리 퍼졌다. 이 소식을 들은 호기 노인은,
“지화자자 좋다!”
하며 호기노인은,
“조선독립만세―!”
하면서 비장하게 피를 토하며, 장렬히 죽음을 맞이했다.
병약한 부인 송씨가 대성통곡하였다. 곁에 있던 둘째며느리 별선도 옷고름으로 눈물을 감추고 있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듣고서 영철은 상주가 되었다. 며칠 전 영인이 만주로 이민을 갔다는 소식을 듣고서 분노하였을 법하련만, 채근식의 조카 뻘되는 崔炳朝(최병조)란 청년이,
“당숙(채근식 영감)께서 자네 형, 아니 장 서방에게 돈을 대주면서 만주에서 사업을 벌인다더구먼. 그래서 영인이 자네에게 아버지 임종을 지켜드리지 못해 미안하다며 전해달라고 했다. 그리고”
하며 병조의 양복 안 주머니를 더듬어 묵직한 봉투를 꺼내고서,
“아버지 장례비로 써달라고 하더구먼.”
하고서 애써 눈물을 감추고자 했으나 병조는 깊게 울부짖었다.
이에 영철은 감동했다. 주변의 동지들, 그러니까 서종필과 어준하, 그리고 기타 여러 동지들이 호기 노인의 상여를 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른 곳은 남산제가 바라다보이는 곳이었다.
어허이야―
상여를 끄는 일꾼들의 구슬픈 소리에 병든 몸을 이끌던 송씨부인의 깊은 울부짖음이 온 사람들로 하여금 슬프게 하였다.
드디어 그곳에 장지를 정하여 안장시킨 뒤, 십여 일이 지난 뒤 어머니마저 돌아가셨다. 어머니를 삼일장으로 치른 뒤 별선을 뒤로 하고 서종필과 어준하를 대동하고 평양으로 향하였다.
평양으로 가기 위해 장성역에 이르러 기차에 몸을 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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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준님의 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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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덕성님의 한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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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아련히 다가오는
바람처럼 스쳐날아들어오다
잠시금 옛 추억에 잠긴다
그 작은 기억조각 찾기위해
여행을 하는 자
그 작은 기억을 그리워하는 자
추억의 언덕에서
오늘도 그리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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旅路(나그네길)
- 東川
南至洛東江이요
亦停無等山이라
今去淸溪川이니
旅路眞勞恨이로다
남으로는 낙동강에 이르렀고
또한 무등산에 머물렀네
이제 청계천으로 가니
나그네길 참으로 수고스럽고 한스럽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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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 |
정병욱의 소설
走馬圖(주마도)
2. 장질부사보다 무서운 삶 (10)
별선이 일본에서 돌아온 것은 월반했기 때문이다.
자퇴하지도, 중퇴하지도 않고 월반한 이유는 무엇보다 일본에 지배되고 있는 서양문물을 조선의 독자적인 이미지로 승화시키는 데에 많은 연구를 기울여 왔다. 그러한 연유로 그는 무엇보다 열심히 살아왔다.
또 한편으로 영인이 집안의 상을 모두 탈상하여 곧바로 운희를 데리고 서울로 올라갔다. 서울에 오른 연유는 물론 장인의 재종질이 되는 최병조의 밑바탕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조선인들의 위생상태가 열악한 것을 가엾게 여기는 연유로 영인의 명의로 서울에다 약품도매업으로 山靈製藥(산영제약)이라는 이름의 회사를 세워 차려 지배인으로 앉히게 하여 실질적인 사장 노릇을 하게 하였다.
그러한 까닭으로 영인은 자수성가할 정도로 부를 잘 축적하였다.
“에구, 장 사장님 오셨어요?”
그가 기생집에 들었다 하면 어린 기생들이 다가와서 영인에게 인사를 하면,
“오, 그래.”
하며 어린 기생의 엉덩이를 살며시 두드린다.
곁에 있던 최병조가 말했다.
“조선에는 학생운동이 일어났다는구먼. 그것도 광주서.”
광주에 학생운동이 일어났다는 소식을 들은 영인은 순간 장영철을 떠올렸다.
영철도 일본에서 사회주의운동을 한다는 소문을 어렴풋이 들리곤 했다. 설마 했던 일이 현실이 될 줄이야. 설마 그 학생운동에 영철이 가담하였을까.
그러던 어느 날, 영인은 백부의 집으로부터 편지 한 통이 왔다.
그 편지를 읽은 즉시 영인이 얼굴을 찌푸린다.
장호균씨 큰아드님이 돌아가셨음
한글로 쓴 편지에 영인은 눈물을 뿌리고야 말았다.
호균이 이 부고 소식을 듣고 곡기를 끊었다는 내용에서부터, 손자인 동희와 심하게 갈등하고 있다고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사실 호균이 일본제국에 충성스런 개 노릇을 한 것은 무엇보다도 사실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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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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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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