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회지] 제03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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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조선문학회 발행 - 단체 발행 소식지 제030호 - 개국623(2014)년 1월 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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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덕 정병욱 작 고향집 제11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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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어서 오시오!”
고태수가 존대하며 온의에게 인사하니 온의가 웃으면서 말하길,
“난 보잘 것 없이 말단직에 머물다시피 했으니 이 얼마나 큰 슬픔이런가.”
그러는 동안 고태수는 그런 온의의 말에 생각해본다.
‘참으로 세월이란 굴레가 이리도 끈질기구나. 그 正當性(정당성)도 어느 것도 없는 이 세상에서 홀로 이 길을 걸어야만 하는가. 내 아들이 있다고 하지만 아우인 태박이 잘 감당할 수 있으련지. 내가 만일 조정에 물러난다면 우리 집안은 쑥대밭이 되고도 남는다.’
한때 고태수한테도 왕이 자신의 딸을 태자비로 세워야한다고 말해온 적이 있었다. 그러나 그것을 실행하지는 않았다. 왜나면 자신의 가문을 지키기 위한 수단이었을 뿐만 아니라 선사국의 정세가 긴박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생각을 하는 동안 온의가 웃으면서,
“으허허허, 향길이 그 어린 놈이 고조선에 가서 벼슬을 얻으니 왕의 신임이 막강했으니만큼 고태수 자네가 그 사람을 불러들여 자기 사람으로 만들지 않으시려는가?”
향길의 딸이 왕비이니만큼 고태수가 직접 사돈을 맺으라는 이야기도 된다. 이미 향길은 고조선 사람인 여자와 혼인한 것은 사실이거니와 그녀와의 사이에 아이가 태어났으니 그 아들은 갓 열다섯이다. 열다섯은 혈기왕성한 나이니 혼기가 적당하거니와 고씨 집안에 들여놓아도 손색이 없다고 할 수 있었다. 온의는 그것을 두고 하는 말이었다.
“그 사람과 사돈을 맺으라고 하시면.”
“자네 딸과 그 향길이 집안의 아들하고 혼인을 하라는 이야길세.”
“어르신!”
고태수가 놀란다. 온의는 껄껄 웃으며 뭘 놀라는 식이냐며 말하고는 온희구의 이야기를 예로 들었다. 그의 부친 온희구는 사실 궁 정승이 정권을 잡기 전에서부터 젊은 시절을 보낸 사람이다. 궁 정승과 한때 대적한 적이 있으나 궁 정승이 자신의 집에 불러들여 온희구에게 정치적인 술수를 이야기하면서 가르쳐 준 인연이 있어 궁 정승이 왕위에 오르는데 크게 일조한 사람들 중에 한 사람이었다. 온희구는 반도의 중간에 있는 시골에서 가난한 농민의 자식으로 나와 어느 경로로 부자가 되어 영주로 자리해 있다가 선사국의 전조의 왕의 신하가 되어 벼슬을 지낸 인연이 있으니 온희구는 엄연히 부귀영화를 누렸던 것이다. 만일 궁 정승에게 반역을 했다면 졸지에 멸문지화를 당할 처지였으리라고 생각하였다. 온희구의 사후에 안 좋았던 온씨 집안과 왕실의 역사는 온의로 하여금 강인한 억새로 살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그런 상황이 있기에 온의가 고태수에게 혼인을 권유하라는 것이었다.
어쨌거나 온의의 주선으로 향길의 아들 香郞(향랑)과 고태수의 딸 逸花(일화)가 혼인하였으니 엄연히 향씨 집안을 이루는데 큰 공헌을 세우는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이리하여 향길은 고조선에서의 생활을 마치고 국내로 돌아와 영랑이 맡았던 충부대신을 맡게 되었다. 이어서 박천보에게도 벼슬이 주어지니 바로 집사부시중 겸 전대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이를 거절하려는 것에 대해 수락하지 않고 오로지 힘을 주겠노라고 왕이 거듭 벼슬을 청하자 감복하여 박천보는 주체할 길이 없었다.
그리고 궁배를 벼슬길에 오르게 하니 직책을 문적원감에 봉했다. 정치활동을 금지시켰던 궁소동과 궁양동 형제를 정치활동금지를 해제시키고 정치에 나아가도록 궁궐에 오도록 하였다. 이에 부친인 양동이 놀라면서 말하길,
“네가 어떻게 해서 이 못난 아비를 받아들이게 하였느냐.”
“전하께서 도와주신 덕분이옵니다.”
양동은 그런 왕의 성은에 감읍하여 무릎을 꿇어 감사하다는 말을 꺼내니 왕이 친히 다가가 그를 껴안았다. 그러면서,
“내 자네의 힘이 필요하였다네.”
이리하여 궁양동에게 우사정에 임명하였고 궁소동은 그 아래의 직책인 좌윤에 임명하기에 이르렀다. 이로서 소원이 이루어진 셈이다.
이런 상황이 일어나면서 서서히 개혁의 움직임은 다시 싹틔우기 시작했다. 이것을 두고 좌우통합이라 하나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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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가 어떻게 해서 이 못난 아비를 받아들이게 하였느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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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편전 旦昭殿(단소전)에 상소가 당도하였다. 그 상소를 쓴 주인공은 권봉달이라는 이였는데 그의 아버지 權某(권모)가 본래 덕의공주의 아들 소동의 小官(소관)으로 있을 적에 토지를 관리하던 사람이었다 한다. 한데 무엇보다 방대한 땅의 수도(이름은 고양)가 정사각형의 네모로 나뉘어질 적에 양동의 아들 奎尙(규상)이 차지한 땅마지기를 두고 운운하길,
백성들이 일제히 굶주림에 시달림에도 불구하고 세도가 노릇을 하면서 농토란 농토를 앗아갔더랍니다. 이를 바로잡아 시정해야함이 있을 줄로 아뢰오.
이에 왕이 비답내렸다.
궁양동의 아들 궁규상의 땅을 양동 일가의 집이 있는 농토를 제외한 모든 농토를 國有化(국유화)하여 백성들에게 나누어주어 이를 바로 잡고자 함이다.
이에 궁양동은 죽기 직전 아들에게 말하길,
“우리는 이미 반역을 저지를 근본도 다 사라졌느니라. 순순히 왕의 명을 받들어야 한다. 그리한다면 우리 궁씨 집안은 부강해질 것이야.”
이리하여 궁양동이 사망하자 왕은 고태수를 差使(차사)로 임명하여 궁규상이 소유한 토지들을 조사하게 하여 고태수가 왕께 아뢰니 그 말에 의하면 궁양동은 자기가 일궈놓은 토지를 아들 궁규상에게 상속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고 하여 국가에 귀속시켜도 된다는 유언을 남겼노라고 고하니 왕이 이렇게 말했다.
“아, 야심에서 벗어났구나.”
비로소 왕은 궁규상에게 기뻐하며 조위라는 벼슬을 내리니 이를 기뻐하는 자들이 많았다. 그리고 며칠 후 고태수가 사망하면서 아우 태박에게 말했다.
“우리에게 땅마지기가 있으니 그것을 잘 지켜야 함이다.”
이를 눈치 챈 궁규상은 아우 태화의 땅의 일부분을 사들인 일이 있었기에 이를 단속하기란 쉽지는 않았다. 이에 왕은 고태수의 아우 태박을 정벌장군으로 임명하여 궁규상의 영토를 습격 이곳에서 왕은 궁규상을 다른 곳으로 옮겨 가게 했으니 그가 소유한 영토를 사각형의 형태로 성을 만들어 그곳에 기거케하니 이것이 先史宮(선사궁)이라는 이름의 別宮(별궁)이었다.
이 별궁을 마련하는데 크게 일조한 사람은 온씨 일문이었다. 이 온씨 일문이 이제 왕비로 맞이할 아가씨를 보내지 않았다. 이에 운왕14세는 상왕을 여읜 지 열흘이 되어서 태자가 장차 왕성해진 것을 보고 태자비를 간택하라 이르니 좌사정 고태박이 아뢰길,
“전하. 신이 직접 알려드리리다.”
하면서 술책을 이야기했는데 수도 읍내에 있는 궁규상에게 궁궐을 지어다주는 이가 있었다고 했는데 바로 그가 玉(옥)이란 성을 가진 사람이었다. 그는 멀리 이스라엘에서 와 이곳에서 목공 일을 하다가 고태박의 눈에 들어 그에게 설득을 한 끝에 딸을 불러들여 왕비를 삼으니 이름이 章花(장화)라는 이름의 여자였다.
태자비를 보아하니 새삼 부러울 것이 없는 보연의 모습에 태후였던 임연의 모습은 참으로 고독에 젖어들었다. 임연은 그리하여 속세를 버리고 법궁을 떠나 비구니로서의 삶을 살았다. 죽은 덕수가 주지승으로 있던 그 절이었다. 임연은 그 절을 두고 “恨德寺(한덕사)”라고 이름하였다. 이 이름 없는 절이, 임자없는 이 절을 두고 안타까운 임연의 마음에 그녀는 스스로 주지승이 되기로 하고 스스로 속세에서 더럽혀진 머리를 깎았다. 그녀의 이 숭고함은 덕의공주를 능가했노라고 역사는 기록되었다.
본래 흥국사가 도리어 한덕사로 바뀔 줄이야. 선사국의 總本寺(총본사)를 흥국사 자리를 벗어나 宮太和(궁태화)의 땅에서 소작한다는 安逸(안일)이라는 안백호의 자식을 궁에 불러들여 고조선의 사신으로 보내어 대부 벼슬을 얻어오게 한 후 정당성대내상을 장병보에게 임명하게 하였다. 드디어 왕은 이윽고 태정대신을 강화시켜 온의를 임명시켰다. 그리고 집사부 전대등을 길보의 아들 용호를 임명시켜 국정의 안정을 도모할 것을 지시했다.
그러던 어느 날 뜻밖의 소식에 선사국 전역은 당혹을 금치 못하였다. 선사국의 태학이 이윽고 불태워지고 있더라는 것이다. 이를 두고 신하들은 모두 기겁하여 왕에게,
“태학에 불을 질렀다함은 필시 대역죄이옵니다.”
“역적의 수급을 베어야 합니다.”
이에 왕은 명령하였다.
“그 역적을 불러오도록 해라.”
이때 그 역적이 모습을 드러냈으니 이 사람의 이름은 陶商鎭(도상진). 이 사람은 본래 양자로 기른 도영의 아들이었다. 도원의 손자이기도 한 그는 도씨 가문의 먼 집안에 속해 있었으나 잠시 인근에 백두조에 망명을 갔다가 다시 돌아와 선비로서 생활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태학의 사치와 향락, 그리고 졸지에 홍등가로 변한 것에 대한 분개와 세도가들의 득세로 말미암아 백성들의 혈세를 약탈하고 땅마저 약탈한 대가로 태학에 대한 분개를 그곳에 불을 내는 것으로 풀어놓은 것이다. 이리하여 태학의 모든 학생들은 불에 타 죽음을 맞이했다. 이런 파렴치한 사태를 두고 신하들은 일제히 분노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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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학에 불을 질렀다함은 필시 대역죄이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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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적 도상진은 도위의 후손으로 도원의 아들 도영의 양자로 입적했사옵니다. 한데 이 집안은 본시 불교를 믿지 아니하옵니까? 이로 인해 우리 선사국에 큰 타격을 입었사오니 마땅히 도상진을 효수하심이 나을 듯 하옵니다.”
이에 반발한 신하들은 아무도 없었다. 그러나 장보공의 아들 선조성 좌상 병보의 말이 생각나기 시작했다. 이때 병보는 이에 대해 미리 상소했던 것이다. 그 급박한 상황을 왕은 결코 무시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이 태학이란 곳에 대해 분개를 느껴 불을 지른 도상진의 그 의로운 충절은 결국 죽음으로 끝을 맺을 길이 없다는 것을 미리 알고 있던 터였다. 이윽고 왕은 일어나 어명을 내린다.
“도상진 일가에게 성내의 모든 토지를 관할토록할 것이며 고조선에 瑞孫相(서손상)이라는 직책으로 책봉할 터이니 부귀영화를 누릴지어다.”
이에 도상진 일가에 대한 평이 고조선에 닿으니 왕이 크게 환대하여 도상진에게 서손상이라는 벼슬을 주고 안일에게 땅을 하사하였다.
“대소신료들은 들어라. 과인은 좌상의 말을 들은 바 도영의 아들 상진이 죽음을 면키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터이나 특히 궁씨 일가가 들고 일어나니 궁씨 일가에게 처신토록 하게 할 것이다. 그리하여 선사국의 균형을 바로잡고 새롭게 대선사국의 영광을 누리게 할 것이다.”
이리하여 도상진은 양아버지 도영을 집사부 전대등으로 임명함에 의해 급벌찬에 임명되었다. 이리하여 상대등이라는 직명을 페지시키고 서손상이라는 벼슬을 만들어냈다. 그리하여 도상진이 임명된 지 몇개월 후에 안일은 서손상에 천거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뜻밖에 안파견 환인이 훙서하자 사신을 파견해 그를 위로해 주었는데 그의 태자였던 赫胥(혁서)가 환인 자리에 오르게 되어 선사국을 두고 조공을 바칠 것을 요구하자 왕이 흔쾌히 승낙하여 先史郡王(선사군왕)이라 봉하고 그곳을 다스리게 하였으며 자기 나라의 백성들에게서 난 공주들을 모두 바치니 이를 두고 신하들이 분노하였으나 왕은 이를 묵살하였다.
날이 갈수록 흥하고 또 선사국에선 활발한 무역을 통해 평화를 얻었다. 이윽고 對盧, 太大兄, 大兄, 小兄 등의 벼슬을 만들어 덕의공주가 만들어놓은 기틀을 깨뜨리지 않고 바꿔나갔다.
이러한 관계로 선사국은 점차 나라가 강성함과 동시에 백성들의 인구 증가로 다른 곳에 정벌해야할 길이 없음을 암시해주고 있었다. 이를 기화로 사회는 급격하게 변해갔다. 들리는 소식에 의하면 산본족이 남쪽으로 침략하자 송조는 결국 북으로 달아나고 말았는데 그 뒤로 송조는 점차 나라가 쇠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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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통을 이을 사람도 없는 마당에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더란 말이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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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왕은 애석하게 여겨 송조에 사신을 보내고자 했으나 고조선에서 반발하는 바람에 이 일은 무산되고야 말았다. 그러는 사이 선사국의 신하들은 안정을 되찾아 풍류를 즐기는 이들이 점차 늘어났다.
어느 날 백성들 사이에 들리는 바에 의하면 옥상. 곧 신부대신인 그의 양자로 옥모라는 이가 들어갔다는 소문이 났다. 그 소문은 온 나라 일대를 모두 휩쓸었다. 이윽고 왕이 그를 불러내어 어떻게 된 경위냐고 물으니 옥상이 말하길,
“소신은 단지 양자로 입적하려는 것이 아니었나이다. 옥모는 본시 저의 먼 동생이나 다름이 없었나이다. 그리하여 소인이 죽은 연후에 제 아이가 왕비로 삼을 적이 되면 그 대가로 제 뒤에 대를 이을 사람이 없었기에 그에게 부탁을 한 겁니다. 그리하여 제 대를 이을만한 이들을 찾는 과정에서 양자로 입적한다는 것으로 치부되었나 봅니다.”
이에 왕이 그를 보고는 이렇게 말했다.
“왕통을 이을 사람도 없는 마당에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더란 말이오. 왕이 설령 대통을 이을 수 있다고는 할 수 없다지만 제아무리 신하라도 그런 것을 삼가해야하지 않겠소? 초씨 일가와 동방씨 일가. 그리고 도씨 일가들을 생각해보시구려. 그들은 누구요? 모두 다 왕통의 위협을 가하는 자들이 아니오? 그런 사람들이 어찌하여 이 나라를 탐하지 않을 수 없단 말이오. 그러니 과인이 민감하게 구는 것이오.”
이 말에 옥상은 무릎을 꿇으며 간절히 청한다.
“전하. 소신이 죄를 지었나이다. 부디 너그러이 눈감아 주시옵소서.”
이에 왕은 아무 일이 없다는 듯 어좌에서 일어나 옥상의 곁에 가 이렇게 말하였다.
“이렇게 딱한 사람이 있는가. 이 박복한 사람아.”
울먹이며 왕은 그에게 애정을 표했다. 그 다음날 조회에 신하들을 모두 불러 모아 신부대신 옥상의 아우로 입적한 옥모를 그 후임으로 임명하였는데 신하들이 반발하기에 이르렀지만 왕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리하여 왕비인 장화를 맞이한 왕은 장인에게 그런 예우를 가진 덕택에 옥보를 太大兄(태대형)으로 임명하여 왕을 보좌하도록 하였다. 그리하여 왕권강화라는 기치 아래 덕의공주가 세운 공영이라는 부서를 革罷(혁파)하여 새롭게 공영의 관직이름 자체를 바꾸어 그 기능을 하도록 하였다. 특히 대신 직을 서손상으로, 공영사 직을 태대형, 판서 직을 上長(상장), 참판 직을 相加(상가)로 명칭을 바꾸도록 하였다. 그러나 공영판사 직에 대해서는 조만간에 바꾸도록 하는 것으로 방향을 바꿔나가는데 이것은 그만큼 고조선에 대한 영향이 막강했다는 증거였다. 이렇게 하여 고조선과의 교류를 멈추지 않는 것에 대해 주 왕조는 불안해져 있었다. 그리하여 왕에게 사신을 파견토록 하였으나 왕을 완강히 조만간에 보낸다고 이야기하고는 보내지 않았다. 이에 대해 침략을 서슴치 않겠노라고 협박을 가하였으나 왕은 요지부동이었다. 더군다나 은 왕조가 백두조의 諸侯國(제후국)으로 있었기에 그만큼 실망이 컸다는 이야기다.
무엇보다 관직을 이렇게 바꾸는데 큰 공헌을 한 이는 바로 향길과 온의 이 두 사람이 일구어낸 결과였다. 향길의 아들 향랑의 부인인 고일화가 어느 고을에 길을 지날 무렵이었다. 그녀는 나귀에 몸을 싣고 하인들과 같이 산을 오르려 할 적에 누군가가 갑자기 달려들어 그녀 앞에 무릎을 꿇으며 말하였다.
“마님!”
그 소리에 고일화는 나귀를 멈추게 하고 그에게 말했다.
“무슨 일인가.”
고일화의 말에 나그네는 말했다.
“소인은 궁봉화의 후손이옵니다만 갑작스럽게 가문이 몰락한 바람에 이렇게 곤궁한 삶을 살아가고 있사옵니다. 하온데 소인이 딸자식을 팔아먹으려고 했으나 그 딸이 한사코 거절을 하기에 이렇게 혼란스러워하는 와중에 마님께서 오신다는 말을 듣고 이렇게 달려왔나이다.”
고일화의 눈에서는 의아해하는 표정이 지나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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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 |
최준의 시
新年
산 너머 붉은 해 떠올라
새로이 세상이 붉어지네
밝은 하늘아래 같이모여
새 희망 꿈꾼다네
바닷물 또한 기차게 떠올라
한 순간에 묵었던 모래알들
깨끗이 씻겨나가
새로운 모래알 불러오네
새해야 어서 어서
밝아오너라 밝은 태양위로 묵은 해 덮어라
어서 어서 덮어서 새해를 맞이하자꾸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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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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